원로 큰스님들께 올리는 호소문

존경하는 원로의원 큰스님들께 미랍 설조가 삼가 청원드립니다.

중단되었어야 마땅할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결과를 보면서 미랍은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원로 큰스님들께서도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 교단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일부 적주, 유사승들의 도덕성 문제로 인하여 청정한 수행공동체의 정체성이 무너지고 국민과 종도로부터 신뢰를 잃는 누란의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단을 장악하고 있는 적폐의 무리들은 또 다시 그들의 이권을 지키고 확대하기 위하여 절대 다수 선량한 스님과 불자들의 염원을 짓밟고 제2의 아바타 원장 선출을 밀어붙이듯 강행하였습니다.

이번 선거의 부당성은 선거에 후보자로 참여했던 3분 스님들이 지난 9월 26일 선거를 보이콧하는 상황에서도 잘 드러나 있습니다. 세 분 후보자 스님들은 사퇴의 변을 통해 “이권만 있으면 불교는 안중에도 없는 기존 정치세력 앞에 종단변화를 염원하는 저희들의 노력은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통감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이 얼마나 무서운 말입니까. 불교, 즉 부처님의 고구정녕(苦口丁寧)한 가르침보다 이권을 앞세우는 기존 정치세력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을 세 분 후보께서 사실로 천명하신 것이 아닙니까?

또한 세 분 후보 스님들은 “만약 이번 제 36대 총무원장선거가 현재대로 진행된다면 종단파행은 물론이거니와 종단은 특정세력의 사유물이 되어 불일(佛日)은 빛을 잃고 법륜(法輪)은 멈추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세분 후보 스님들의 우려대로라면 우리 교단은 ‘불일이 빛을 잃고 법륜이 멈추는’ 기막힌 상황을 맞이한 것입니다. 2000년 역사 동안 우리 민족과 함께 해온 한국불교가 사라질 수도 있는 엄중한 기로에 선 것입니다.

이제 우리 교단이 청정승가 회복을 통한 불자와 국민의 귀의처로 다시 살아날 희망은 오직, 원로 큰스님들의 결단에 달려 있습니다. 더 이상 불자들이 기댈 곳은 없습니다. 오직 원로 큰스님들께서 이 교단을 살리는 결단밖에 남아 있지 않은 것입니다.

부디 적주 및 유사승 세력의 하수인에 불과한 아바타 당선자에 대한 인준을 단호히 거부함으로써 다시 이 땅에 불일이 증휘하고 법륜이 상전할 수 있도록 일대전기를 마련해주실 것을 이 늙은 중이 돈수백배 호소 드립니다.

불기 2562(2018)년 9월 28일
비구 설조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