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아함경(中阿含經) 11~2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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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아함경 제11권

6. 왕상응품(王相應品) ①
이 「왕상응품」에는 모두 7개의 소경이 수록되어 있다. 본래는 14개의 소경이 수록되어 있었는데, 뒤편 7개의 소경은 제2송(誦)인 일송(日誦)에 소속시켰다.

칠보경(七寶經)ㆍ삼십이상경(三十二相經)ㆍ사주경(四洲經)과
우분유경(牛糞喩經)ㆍ마갈왕경(摩竭王經)과
비바려릉기경(鞞婆麗陵耆經)이며
천사경(天使經)은 가장 뒤에 있다.

58) 칠보경(七寶經)1) 제1초 1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유행하실 때에 승림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전륜왕(轉輪王)이 세상에 나올 때에는 마땅히 알아야 한다. 곧 7보(寶)가 세상에 나올 것이다. 어떤 것이 7보인가? 윤보(輪寶)ㆍ상보(象寶)ㆍ마보(馬寶)ㆍ주보(珠寶)ㆍ여보(女寶)ㆍ거사보(居士寶)ㆍ주병신보(主兵臣寶) 등을 7보라고 한다. 만일 전륜왕이 세상에 나오면 이 7보가 세상에 나온다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이 여래ㆍ무소착(無所着)ㆍ등정각(等正覺)께서 세상에 나오실 때에도 7각지보(覺支寶)가 세상에 나온다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어떤 것이 7각지보인가? 염각지보(念覺支寶)ㆍ택법각지보(擇法覺支寶)ㆍ정진각지보(精進覺支寶)ㆍ희각지보(喜覺支寶)ㆍ식각지보(息覺支寶)ㆍ정각지보(定覺支寶)ㆍ사각지보(捨覺支寶)를 7각지보라고 한다.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이 세상에 나올 때에도 이 7각지보가 세상에 나온다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칠보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82자이다.

59) 삼십이상경(三十二相經) 제2 초 1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유행하실 때에 승림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여러 비구들이 점심 식사를 한 뒤에 강당에 모여 앉아 함께 이런 일을 이야기하였다.
“여러 현자들이여, 참으로 기이하고 너무도 특이한 일입니다. 대인(大人)으로서 서른두 가지 상호를 성취한 사람이면, 반드시 두 곳에서의 역할이 있을 것이니 그 진리는 진실하여 거짓되지 않습니다. 만일 속세에 있으면 틀림없이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고 지혜가 있을 것이며 네 종류의 군사를 거느리고 천하를 다스리며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를 성취한다. 그 7보란 윤보ㆍ상보ㆍ마보ㆍ주보ㆍ여보ㆍ거사보ㆍ주병신보이다. 이 일곱 가지를 7보라고 한다. 그는 아들 천 명을 두는데, 그들의 얼굴이 다 단정하고 용맹스러워 두려워함이 없어서 능히 다른 무리들을 항복시킬 수 있다. 그는 반드시 이 모든 땅과 나아가 큰 바다까지도 전부 다스리게 되는데 그때에 칼이나 몽둥이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한다. 그리고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을 이루지 않고 도를 배우는 이가 되면 틀림없이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이 되어 그 명성이 시방에 두루 퍼지게 될 것이다.”

그때에 세존께서 연좌(燕坐:坐禪)에 계시면서 사람보다 뛰어난 청정한 천이(天耳)로써 비구들이 점심을 먹고 강당에 모여 앉아 함께 이런 일을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셨다.
“여러 현자들이여, 참으로 기이하고 너무도 특별한 일입니다. 대인으로서 서른두 가지 상호를 성취한 사람이면 반드시 두 곳에서의 역할이 있을 것이니 그 진리는 진실하여 거짓되지 않습니다. 만일 속가에 있으면 반드시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네 종류 군사를 거느리고 천하를 다스리며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를 성취할 것이다. 그 7보란 윤보ㆍ상보ㆍ마보ㆍ주보ㆍ여보ㆍ거사보ㆍ주병신보이다. 이 일곱 가지를 7보라고 말한다. 그는 또 아들 천 명을 두는데 그 얼굴이 모두 단정하며 용맹스럽고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사람을 항복시킬 수 있다. 그는 반드시 이 모든 땅과 나아가 큰 바다까지 모두 다스리게 되는데, 그때 칼이나 몽둥이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할 것이다.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 가정을 이루지 않고 도를 닦는 사람이 되면 반드시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이 되어 이름이 시방에 두루 퍼지게 될 것이다.”

세존께서 이상과 같은 공론을 들으시고 나서 해질 무렵에 연좌에서 일어나 강당으로 나아가 비구들 앞에 자리를 펴고 앉으신 다음 여러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은 오늘 강당에 모여 앉아 무슨 일을 이야기했느냐?”

그때 여러 비구들이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오늘 강당에 모여 앉아 이런 일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여러 현자들이여, 참으로 기이하고 너무도 특별한 일입니다. 대인으로서 서른두 가지 상호를 성취한 사람이면, 반드시 두 곳에서의 역할이 있을 것이니 그 진리는 진실하여 거짓되지 않습니다. 만일 속가에 있으면 반드시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네 종류 군사를 거느리고 천하를 다스리며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를 성취할 것이다. 그 7보란 윤보ㆍ상보ㆍ마보ㆍ주보ㆍ여보ㆍ거사보ㆍ주병신보이다. 이 일곱 가지를 7보라고 말한다. 아들 천 명을 두는데, 그 얼굴이 모두 단정하며 용맹스럽고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사람을 항복시킬 수 있다. 그는 반드시 이 모든 땅과 나아가 큰 바다까지 모두 다스리게 되는데, 그때 칼이나 몽둥이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할 것이다. 그가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 가정을 이루지 않고 도를 닦는 사람이 되면 반드시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이 되어 이름이 시방에 두루 퍼지게 될 것이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상과 같은 일을 이야기하느라고 강당에 모여 있었습니다.”

그러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여래로부터 서른두 가지 상호에 대해 듣고 싶으냐? 곧 대인으로서 서른두 가지 상호를 성취한 사람이면 반드시 두 곳에서의 역할이 있을 것이니 그 진리는 진실하여 거짓되지 않다. 만일 속가에 있으면 반드시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네 종류의 군사를 거느리고 천하를 다스리며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를 성취할 것이다. 그 7보란 윤보ㆍ상보ㆍ마보ㆍ주보ㆍ여보ㆍ거사보ㆍ주병신보이다. 이 일곱 가지를 7보라고 말한다. 그는 아들 천 명을 두는데, 저마다 얼굴이 단정하며 용맹스럽고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사람을 항복시킬 수 있다. 그는 반드시 이 모든 땅과 나아가 큰 바다까지도 모두 다스리게 되는데, 칼이나 몽둥이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한다. 그가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 나와 가정을 이루지 않고 도를 닦으면, 그는 틀림없이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이 되어 이름이 시방에 두루 퍼지게 될 것이다.”

그때 비구들은 이 말씀을 듣고 나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선서(善逝)시여,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만일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서른두 가지 상을 말씀하시면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잘 받아 가질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기억하여라. 내가 너희들을 위하여 자세히 분별하여 말하리라.”
비구들은 분부를 받고 부처님의 말씀을 들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인(大人)은 발바닥이 평평하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大人相)이라고 한다. 대인은 발바닥에 바퀴 같은 무늬가 있고 바퀴에는 천 개의 바퀴살이 있어 일체를 두루 갖추고 있으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대인은 발가락이 가늘고 긴데,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또 대인은 발 둘레가 네모지고 곧은데[正直],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대인은 발꿈치 양쪽이 평평하고 융만(隆滿)한데,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대인은 두 복사뼈가 융만한데,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대인은 몸의 털이 위로 향해 나있는데,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대인은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마다 얇은 막이 있어 마치 기러기의 발과 같은데,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대인은 손과 발이 극히 아름답고 부드럽고 연하기가 마치 도라화(兜羅華)와 같은데,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대인은 피부가 연하고 부드러워서 티끌이나 물이 묻지 않으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또 대인은 한 구멍에 하나의 털이 나 있다. 하나의 구멍마다 털이 나 있다고 하는 말은 온몸의 한 구멍마다 하나의 털이 나 있다는 말이며 그 색깔은 검푸르고 소라처럼 오른쪽으로 돌돌 말려 있는데,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대인은 장딴지가 마치 사슴 장딴지와 같으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대인은 남근(男根)이 감추어진 것이 마치 말[馬]의 생식기가 감추어져 있는 것과 같은데,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대인은 몸 모양이 둥글고 아름다운 것이 마치 니구류(尼拘類)나무와 같이 위아래 둥글기기 서로 꼭 맞는데,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대인은 몸을 굽히지 않는다. 몸을 굽히지 않는다는 말은 꼿꼿이 서서 팔을 펴면 몸을 구부리지 않고도 그 팔이 무릎을 만질 수 있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대인은 몸이 황금색으로서 자마금(紫磨金)과 같으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대인은 몸의 일곱 군데가 원만하다. 일곱 군데가 원만하다는 말은 두 손바닥ㆍ두 발바닥ㆍ두 어깨와 목 부분이 원만한 것을 말함이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대인은 윗몸이 커서 마치 사자와 같으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대인은 뺨이 사자와 같으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대인은 등이 평평하고 곧으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대인은 두 어깨가 위로 목과 연이어져서 두둑하고 평평하고 원만하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대인은 이가 마흔 개나 되고 이가 고르고 이가 성글지 않으며 이가 희고 제일 맛있는 것을 맛보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대인은 맑고 깨끗한 음성[梵音]이 좋아할 만한데 그 음성은 마치 가라비가(加羅毗伽)와 같으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대인은 혀가 넓고 길다. 혀가 넓고 길다는 것은 혀가 입에서 나와 온 얼굴을 두루 덮을 수 있기 때문이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대인은 눈물 받는 곳이 꽉 차서 마치 소의 그것과 같으니,2)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대인은 눈동자가 검푸르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대인은 정수리에 살상투[肉髻]가 있는데 둥근 모습으로 되어 있고 머리카락은 소라처럼 오른쪽으로 돌돌 말려 있으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대인은 두 눈썹 사이에 깨끗하고 흰 털이 났으며 오른쪽으로 감겨져 있으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모든 비구들이아, 대인으로서 이 32상을 성취한 사람이면, 반드시 두 곳에서의 역할이 있을 것이니 그 진리는 진실하여 거짓되지 않다. 만일 세속에 있으면 반드시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네 종류의 군사를 거느리고 천하를 다스리며,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를 성취할 것이다. 그 7보란 윤보ㆍ상보ㆍ마보ㆍ주보ㆍ여보ㆍ거사보ㆍ주병신보이니, 이 일곱 가지를 7보라고 말한다. 그는 아들 천 명을 두는데, 저마다 얼굴이 단정하며 용맹스럽고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사람을 항복시킬 수 있다. 그는 반드시 이 모든 땅과 나아가 큰 바다에 이르기까지 모두 다스리되 칼이나 몽둥이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할 것이다. 그가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수행하면 반드시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이 되어 그 명성이 시방에 두루 퍼지게 될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자,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삼십이상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608자이다.

60) 사주경(四洲經)3) 제3초 1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유행하실 때에 승림급고독원(勝林給孤獨園)에 계셨다.

그때 존자 아난은 고요한 곳에서 편안히 앉아 사색에 잠겨 있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상 사람은 너무나 적구나. 능히 탐욕 하는 것에 대하여 마음에 만족을 느끼는 자가 적고 탐욕을 싫어하고 근심하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가 적구나. 세상 사람들 중에 탐욕에 대하여 마음에 만족하고 탐욕에 대하여 싫어하고 근심하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는 참으로 얻기 어렵구나.’

아난은 해질 무렵에 연좌(燕坐)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한 뒤 물러나 한쪽에 앉아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고요한 곳에 편안히 앉아 사색에 잠겨 있다가 ‘세상 사람들 중에는 너무나 적구나. 능히 탐욕에 대하여 마음에 만족할 줄 아는 자가 적고 탐욕을 싫어하고 근심하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가 적구나. 세상 사람들 중에 탐욕에 대하여 마음에 만족할 줄 알고 탐욕을 싫어하고 근심하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는 참으로 얻기 어렵구나’ 하고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세상 사람들 중에는 너무도 적다. 능히 탐욕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만족할 줄 아는 자도 적고, 욕심을 싫어하며 걱정하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도 적다. 세상 사람들 중에 탐욕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만족하고, 욕심을 싫어하며 걱정하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는 참으로 얻기 어렵다. 아난아, 세상 사람들 중에서는 지극히 얻기 어렵다. 세상 사람들 중에 탐욕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을 얻기가 너무도 어렵고 욕심을 싫어하고 근심하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도 지극히 얻기 어렵다. 아난아, 다만 세상 사람들 중에 너무도 많고 너무도 흔한 것은 탐욕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만족하는 사람이 없는 것과, 욕심을 싫어하고 근심하지 않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이다. 왜냐하면 아난아, 옛날에 정생(頂生)이라는 왕이 있었다. 그는 전륜왕이 되었는데, 총명하고 지혜가 있었으며 네 종류의 군사가 있어 천하를 잘 다스리고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寶)를 갖추었었다. 그 7보란 윤보(輪寶)ㆍ상보(象寶)ㆍ마보(馬寶)ㆍ주보(珠寶)ㆍ여보(女寶)ㆍ거사보(居士寶)ㆍ주병신보(主兵臣寶)이다. 그는 아들 천 명을 두었는데, 저마다 얼굴이 단정하며 용맹스럽고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대중들을 조복시킬 수 있었다. 그는 반드시 일체의 땅과 나아가 큰 바다까지도 모두 다스리게 되지만 칼이나 몽둥이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하였다.

아난아, 그 정생왕은 뒷날에 매우 오랜 세월이 지난 어느 때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염부주를 소유하고 있다. 매우 커서 풍부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들도 소유하고 있다. 나는 7보(寶)를 가졌고 아들도 천 명이나 두었다. 그런데도 나는 궁중에 7일 동안 보물을 비처럼 내리게 하여 무릎까지 쌓이게 하고 싶다.’
아난아, 그 정생왕에게는 큰 여의족(如意足)이 있었고 큰 위덕[威德]이 있었으며 큰 복[福祐]이 있었고 큰 위신[威神]이 있었다. 마침 그런 마음을 내자마자 곧 궁중에서 7일 동안 보물이 비처럼 내려 무릎까지 쌓였다.

아난아, 저 정생왕은 뒷날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어느 때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염부주를 소유하고 있다. 지극히 커서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들도 소유하고 있다. 나는 7보(寶)를 가졌고 아들 천 명도 두었으며 궁중에는 7일 동안 보물이 비처럼 내려 무릎까지 쌓였다. 나는 일찍이 옛 사람에게 들은 것을 기억한다. 서방에는 구타니(瞿陀尼)라는 주(洲)가 있는데, 지극히 커서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나는 지금 구타니주에 가서 그 주를 다스려보고 싶다.’
아난아, 그 정생왕에게는 큰 여의족이 있었고 큰 위덕이 있었으며 큰 복이 있었고 큰 위신이 있었다. 마침 그런 마음을 내자마자 여의족으로써 허공을 타고 갔다. 네 종류의 군사들도 허공을 타고 그 뒤를 따라 갔다. 아난아, 그 정생왕은 곧 그곳을 떠나 구타니주에 이르렀다. 아난아, 그 정생왕은 거기서 머무르면서 한량없는 백천 만세 동안 구타니주를 다스렸다.

아난아, 그 정생왕은 뒷날에 매우 오랜 세월을 지나 다시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염부주를 소유하고 있다. 지극히 커서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도 있다. 나는 7보(寶)를 가졌고 아들 천 명도 두었으며 궁중에는 7일 동안 보물이 내려 무릎까지 쌓였고 나는 또 이런 구타니주까지 소유하고 있다. 그런데 나는 또 일찍이 옛사람에게서 들으니 동방에는 불바비타제(弗婆鞞陀提)라는 주가 있는데, 지극히 커서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이 살고 있다고 한다. 나는 이제 불바비타제주에 가서 그 주를 다스려 보고 싶다.’
아난아, 그 정생왕에게는 큰 여의족이 있었고 큰 위덕이 있었으며, 큰 복이 있었고 큰 위신이 있었다. 마침 그런 마음을 내자마자 여의족으로써 허공을 타고 갔다. 또 4종(種)의 군사도 허공을 타고 따라 갔다. 아난아, 그 정생왕은 곧 이곳에서 떠나서 불바비타제주에 이르렀다. 아난아, 그 정생왕은 거기서 머무르면서 백천만 세 동안 불바비타제주를 다스렸다.

아난아, 그 정생왕은 뒷날 매우 오랜 세월을 지나 어느 땐가, 다시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염부주를 소유하고 있다. 지극히 커서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들도 있다. 나는 7보(寶)를 가졌고 아들 천 명도 두었으며, 또 궁중에는 7일 동안 보물이 비처럼 내려 무릎까지 쌓여 있다. 나는 또 구타니주도 가지고 있고 불바비타제주까지도 가지고 있다. 내가 일찍이 옛사람에게서 들으니 북방에는 울단왈(鬱單曰)이라는 주가 있는데, 지극히 커서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들도 있다고 한다. 거기는 비록 남이니 나니 하는 생각이 없고 또한 느낌도 없다고 하지만 나는 이제 울단왈주에 가서 그곳을 다스리고 또 모든 권속을 거느려 보고 싶다.’
아난아, 그 정생왕에게는 큰 여의족이 있었고 큰 위덕이 있었으며 큰 복이 있었고 큰 위신이 있었다. 마침 그런 마음을 내자마자 여의족으로써 허공을 타고 따라 갔다. 또 4종(種)의 군사도 허공을 타고 갔다.

아난아, 그 정생왕은 멀리서 펑퍼짐한 땅이 하얀색으로 되어 있음을 보고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울단왈의 펑퍼짐한 땅이 하얀색으로 되어 있는 것이 보이는가?’
모든 신하들이 대답하였다.
‘보입니다. 천왕이여.’
‘그대들은 아는가? 저것은 울단왈 사람들을 위해 저절로 생겨난 멥쌀로써 울단왈 사람들이 항상 먹는 주식이다. 그대들도 저것을 먹게 될 것이다.’

아난아, 그 정생왕은 다시 멀리서 울단왈주 안에 몇 종류의 나무들이 있고 깨끗하고 아름답게 장식된 그 나무들이 온갖 찬란한 채색을 갖춘 채 난간 사이에 있는 것을 보고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울단왈주를 살펴 볼 때에 그 주 안에 몇 종류의 나무들이 있고. 깨끗하고 아름답게 장식된 그 나무들이 온갖 찬란한 채색을 갖춘 채 난간 사이에 있는 것이 보이느냐?’
‘보입니다. 천왕이여.’
왕이 다시 말하였다.
‘그대들은 아는가? 저것은 울단왈 사람들의 옷나무[衣樹]이다. 울단왈 사람들은 저 나무껍질을 취해다가 옷을 만들어 입는다. 그대들도 저 나라 사람들이 입는 저 옷을 입게 될 것이다.’
아난아, 저 정생왕은 즉시 이곳에서 떠나 저 울단왈주에 이르렀다. 아난아, 저 정생왕은 곧 울단왈주에 머무르면서 한량없는 백천 만세 동안 울단왈주를 다스리고 모든 권속들까지 거느렸다.

아난아, 그 정생왕은 뒷날에 매우 오랜 세월이 지난 어느 땐가 다시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염부주를 소유하고 있다. 지극히 크고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도 있다. 나는 7보(寶)도 가졌고 아들 천 명도 두었으며 또 궁중에는 7일 동안 보물이 비처럼 내려 무릎까지 쌓여 있다. 나는 다시 구타니주를 가졌고 또한 불바비타제주를 가졌으며 또한 울단왈주도 가졌다. 나는 또 일찍이 옛사람에게서 들으니 삼십삼천(三十三天)이라는 하늘이 있다고 한다. 내 이제 삼십삼천을 가보고 싶구나.’
아난아, 그 정생왕에게는 큰 여의족이 있었고 큰 위덕이 있었으며 큰 복이 있었고 큰 위신이 있었다. 마침 그런 마음을 내자마자 여의족으로써 허공을 타고 갔는데,또 4종(種)의 군사들도 햇빛을 향하여 따라 갔다.

아난아, 그 정생왕은 멀리서 삼십삼천 안에 있는 수미산 윗부분이 마치 큰 구름 같음을 보고 여러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삼십삼천 안에 있는 수미산 윗부분이 마치 큰 구름과 같은 것이 보이느냐?’
‘보입니다. 천왕이여.’
왕이 다시 말하였다.
‘그대들은 저것이 삼십삼천에 있는 주도수(晝度樹)라는 것임을 아느냐? 삼십삼천의 천인들은 저 나무 밑에서 기거하면서 여름 넉 달 동안 5욕(欲)을 풍족하게 갖추어 가지고 스스로 즐긴다.’
아난아, 저 정생왕은 다시 멀리서 삼십삼천에 있는 수미산 꼭대기 남쪽 가까이에 마치 큰 구름 같은 것을 보고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삼십삼천에 있는 수미산 꼭대기 남쪽 가까이에 큰 구름 같은 것이 보이느냐?’
‘보입니다. 천왕이여.’
왕이 다시 말하였다.
‘그대들은 아는가? 이것은 삼십삼천의 정법당(正法堂)이다. 삼십삼천의 천인들은 이 법당 안에서 8일ㆍ14일ㆍ15일에 하늘과 사람을 위해 법(法)을 생각하고 이치[義]를 생각한다.’

아난아, 그 정생왕은 곧 삼십삼천으로 갔다. 그 정생왕은 삼십삼천에 이르자마자 곧바로 법당으로 들어갔다. 이때 제석천은 곧 정생왕에게 자신의 자리 반을 내주고 앉게 하였고 정생왕은 곧 제석천이 내준 반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정생왕과 제석천은 조금도 차별이 없었다. 광명도 다름이 없었고 빛깔도 다름이 없었으며 얼굴도 다름이 없었고 위의와 예절과 그리고 의복도 다름이 없었는데, 오직 눈을 깜빡이는 모양[眼眴]만이 다를 뿐이었다.

아난아, 그 정생왕은 뒷날에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자 다시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염부주를 소유하고 있다. 지극히 커서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도 있다. 나는 7보(寶)도 가졌고 아들 천 명도 두었으며 또 궁중에는 7일 동안 보물이 비처럼 내려 무릎까지 쌓여 있다. 나는 또 구타니주도 가졌고 또 불바비타제주도 가졌으며 또한 울단왈주까지 가졌다. 나는 또 삼십삼천에서 천인들이 구름처럼 모인 큰 법회도 보았다. 나는 이미 그 하늘의 법당에 들어갔었는데, 또 제석천이 내게 자리를 반쯤 내 주어 나는 제석천이 내어준 반쯤의 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나는 제석과 조금도 차별이 없었으니 광명도 다름이 없었고 빛깔도 다름이 없었으며 얼굴도 다름이 없었고 위의와 예절과 옷도 다름이 없었다. 오직 눈을 깜빡이는 모양만이 다를 뿐이었다. 나는 지금 차라리 제석을 몰아내고 나머지 반 자리마저 빼앗아 천인(天人)의 왕이 되어 내 자신이 자유롭고 싶다.’

아난아, 그 정생왕이 마침 이런 생각을 내자, 갑자기 염부주에 떨어지고 어느새 여의족마저 잃고 매우 심한 중병이 생겼다. 그리고 장차 목숨이 끝나려 할 때 모든 신하들이 정생왕에게 가서 말하였다.
‘천왕이여, 만일 범지ㆍ거사ㆍ신하ㆍ백성들이 우리에게 와서 〈정생왕은 목숨이 끝나려 할 때에 어떤 일을 말하였는가?〉 하고 물으면 천왕이여, 우리들은 그 범지ㆍ거사ㆍ신하ㆍ백성들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합니까?’

그때 정생왕은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만일 범지ㆍ거사ㆍ신하ㆍ백성들이 그대들에게 와서 〈정생왕이 목숨이 끝나려 할 때에 어떤 일을 말하였는가?〉 하고 묻거든, 그대들은 이렇게 대답하라.
〈정생왕은 염부주를 얻었지만 마음에 만족하지 못하고 죽었다. 정생왕은 7보(寶)를 얻었지만 마음에 만족하지 못하고 죽었으며 아들 천 명을 두었지만 마음에 만족하지 못하고 죽었다. 정생왕은 7일 동안 보물이 비처럼 내렸지만 마음에 만족하지 못하고 죽었다. 정생왕은 구타니주를 얻었지만 마음에 만족하지 못하고 죽었고 정생왕은 불바비타제주를 얻었지만 마음에 만족하지 못하고 죽었다. 정생왕은 울단왈주를 얻었지만 마음에 만족하지 못하고 죽었으며, 정생왕은 모든 천인들의 모임을 보았지만 마음에 만족하지 못하고 죽었다. 정생왕은 5욕(欲)의 쾌락인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촉감을 두루 갖추었지만 마음에 만족하지 못하고 죽었다.〉
만일 범지ㆍ거사ㆍ신하ㆍ백성들이 그대들에게 와서 〈정생왕은 목숨이 끝나려 할 때에 어떤 일을 말하였는가?〉 하고 묻거든, 그대들은 위에서와 같이 대답하라’고 말하였다.”

그리고는 세존께서 게송을 설하셨다.

하늘이 묘한 보배 비처럼 내려 주었건만
욕심 많은 자는 만족함이 없구나.
욕심이란 괴로움만 있을 뿐, 즐거움은 없으니
지혜로운 사람들은 마땅히 알아야 하리.

또한 황금을 쌓아 놓은 더미가
마치 설산(雪山)과 같았건만
그 어느 하나에도 만족함이 없었으니
지혜로운 사람들 이렇게 생각하라.

하늘의 묘한 5욕(欲) 얻을지라도
이 5욕을 즐거워하지 않고
애욕을 끊고 애욕에 집착하지 않으면
그 사람은 등정각(等正覺)의 제자이다.

이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옛날의 정생왕을 너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느냐?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는 곧 지금의 나이다. 나는 그때에 내 자신도 요익(饒益)했지만 남도 요익하게 하였으며 많은 사람을 요익하게 하였다. 또 세상을 가엾이 여기고 하늘을 위하며 사람을 위하여 이치와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하였다. 그때에는 법을 설해 완성하지 못했고 청정함[白淨]을 완성하지 못하였으며 범행을 완성하지 못했었으며 범행을 완성하지 못한 채 명을 마치고 말았다. 그때에는 남과 늙음과 병과 죽음과 울음과 걱정과 슬픔을 여의지 못했고, 또한 일체의 괴로움을 미처 벗어나지 못했었다. 아난아, 나는 이제 세상에 나와 여래ㆍ무소착(無所着)ㆍ등정각(等正覺)ㆍ명행성위(明行成爲)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도법어 (道法御)ㆍ천인사(天人師)ㆍ불중우(佛衆祐)라고 부른다. 나는 이제 내 자신도 요익하고 남도 요익하게 하며 많은 사람을 요익하게 하고 세상을 가엾이 여기며, 하늘과 사람을 위하여 이치와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한다. 나는 이제 법을 설하여 완성하게 되었고 깨끗함을 성취하였으며, 범행(梵行)을 완성하였고 범행을 완성하여 마쳤다. 나는 이제 남ㆍ늙음ㆍ병ㆍ죽음ㆍ울음ㆍ걱정ㆍ슬픔을 여의었고 나는 이제 이미 일체의 괴로움을 벗어났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아난과 여러 비구들은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사주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2,353자이다.

61) 우분유경(牛糞喩經)4) 제4초 1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에 유행하실 때에 승림급고독원(勝林給孤獨園)에 계셨다.

그때 어떤 비구가 고요한 곳에서 연좌(燕坐)하고 사유(惟思)에 잠겨 있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색(色)인 채로 항상 머물러 있으면서[常住] 변하지 않고, 한결같이 즐거움을 누리면서 영원히 존재하는 방법은 없을까? 또는 각(覺: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인 채로 항상 머물러 있으면서 변하지 않고 한결같이 즐거움을 누리면서 영원히 존재하는 방법은 없을까?’

그 비구는 해질 무렵 연좌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고요한 곳에서 편안히 앉아 사색에 잠겨 있다가 생각하기를,‘색인 채로 항상 머물러 있으면서 변하지 않고, 한결같이 즐거움을 누리면서 영원히 존재하는 방법은 없을까? 또는 각ㆍ상ㆍ행ㆍ식인 채로 항상 머물러 있으면서 변하지 않고 한결같이 즐거움을 누리면서 영원히 존재하는 방법은 없을까?’ 하고 말입니다.”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색(色)도 항상 머물러 변하지 않고, 한결같이 즐거움을 누리면서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다. 각ㆍ상ㆍ행ㆍ식도 항상 머물러 변하지 않고 한결같이 즐거움을 누리면서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다.”

그리고는 세존께서 손가락으로 쇠똥을 조금 집어 들고 말씀하셨다.
“비구야, 너는 지금 내가 손가락으로 쇠똥을 조금 집은 것이 보이느냐?”
“보입니다. 세존이시여.”

“비구야, 이와 같이 조그마한 색[少色]도 항상 머물러 변하지 않고 한결같이 즐거움을 누리면서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다. 각ㆍ상ㆍ행ㆍ식도 항상 머물러 변하지 않고 한결같이 즐거움을 누리면서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다. 왜냐하면 비구야, 내가 옛날을 생각해 볼 때, 오랫동안 복을 짓고 복을 지은 뒤에는 오래도록 즐거운 과보를 받았다. 비구야, 내가 옛날에 7년 동안 자심(慈心)을 행하고, 세상이 일곱 번 이룩되고 무너지는 동안에도 이 세상에 오지 못하다가 세상이 무너질 때에는 황욱천(晃昱天)에 태어났고 세상이 이루어질 때에는 공범천(空梵天) 궁전에 태어나, 그 범천에서 대범천(大梵天)이 되었다. 다른 곳에서는 천 번을 자재천왕(自在天王)이 되었고 서른 여섯 번을 천제석(天帝釋)이 되었으며 또 한량없이 반복해서 찰리(刹利) 정생왕(頂生王)이 되었다.

비구야, 내가 찰리 정생왕(頂生王)이 되었을 때에는 큰 코끼리 8만 4천 마리가 있었다. 좋은 승구(乘具)를 갖추었는데 온갖 보배로 장식하였으며 백주(白珠)로 엮어 덮었으며 우사하상왕(于娑賀象王)을 우두머리로 삼았다. 비구야, 내가 찰리 정생왕이 되었을 때에는 8만 4천 마리 말이 있었다. 좋은 승구를 갖추었는데 온갖 보배로 장식하였으며, 금ㆍ은으로 엮어 덮었고, 모마왕(䭷馬王)을 우두머리로 삼았다. 비구야, 내가 찰리 정생왕이 되었을 때에는 8만 4천 대의 수레가 있었다. 네 가지로 장식하고 온갖 좋은 장식품과 사자ㆍ호랑이ㆍ표범의 알록달록한 가죽으로 장식하였으며 또한 여러 가지 빛깔로 짠 천으로 장식하였다. 그것은 지극히도 빨랐는데 낙성차(樂聲車)를 우두머리로 삼았다. 비구야, 내가 찰리 정생왕이 되었을 때에는 8만 4천 개의 큰 성이 있었다. 지극히 커서 풍족하고 안락하였으며 많은 백성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구사화제(拘舍惒堤)왕성이 으뜸이었다. 비구야, 내가 찰리 정생왕이 되었을 때에는 8만 4천 개의 다락이 있었다. 금ㆍ은ㆍ유리ㆍ수정, 이 네 가지로 누각을 지었는데, 그 중에 정법전(正法殿)이 제일이었다.

비구야, 내가 찰리 정생왕이 되었을 때에는 8만 4천 개의 자리[御座]가 있었다. 네 가지 보배인 금ㆍ은ㆍ유리ㆍ수정으로 만든 자리에 양탄자[氍氀]ㆍ모포[毾㲪]를 깔고, 금(錦)ㆍ기(綺)ㆍ라(羅)ㆍ곡(縠)으로 만든 이불을 덮었으며, 비단 속이불[襯體被]ㆍ양두안침(兩頭安枕)인 가릉가파화라(加陵伽波惒邏)ㆍ파차실다라나(波遮悉多羅那)가 있었다. 비구야, 내가 찰리 정생왕이 되었을 때에는 8만 4천 벌의 쌍의(雙衣)가 있었는데, 초마의(草摩衣)ㆍ금의(錦衣)ㆍ증의(繒衣)ㆍ겁패의(劫貝衣)ㆍ가릉가피화라의(加陵伽波惒邏衣) 등이 그것이었다. 비구야, 내가 찰리 정생왕이 되었을 때에는 8만 4천 명의 여자가 있었다. 그들의 몸에는 광택이 있고 희고 조촐하고 밝고 깨끗하며 그 아름다움은 어떤 사람보다 뛰어났으나 천녀에게는 조금 미치지 못하였다. 모습은 단정하여 보는 사람마다 기뻐하였고 온갖 보배와 영락으로 만든 장식을 두루 갖추었는데, 찰리 종족의 여자 이외에 다른 종족도 한량없이 많았다.
비구야, 내가 찰리의 정생왕이 되었을 때에는 8만 4천 가지 음식이 밤낮으로 항상 공급되어 나를 위해 차려져 있어 나로 하여금 늘 먹을 수 있도록 하였다.

비구야, 그 8만 4천 가지 음식 가운데 한 가지 음식만은 지극히 아름답고 깨끗하며 한량없는 맛이 있었는데, 나는 항상 그것을 먹었다. 비구야, 그 8만 4천 명의 여자 중에는 오직 찰리 여자가 가장 단정하고 아름다워 항상 나를 받들어 모셨었다. 비구야, 그 8만 4천 쌍 중에 하나의 쌍의가 있었는데, 혹은 초마의, 혹은 금의, 혹은 증의, 혹은 겁패의, 혹은 가릉가파화라의였다. 나는 항상 그것을 입었다. 비구여, 8만 4천 자리 중에는 하나의 어좌(御座)가 있었으니, 혹은 금으로 만들었고 혹은 은으로 만들었으며, 혹은 유리로 만들었고 혹은 수정으로 만들었다. 그 위에 구루(氍氀)와 탑등(毾㲪)을 깔고 금ㆍ기ㆍ라ㆍ곡 등 여러 가지 비단 이불을 덮고, 비단 속이불ㆍ양두안침(兩頭安枕)인 가릉가파화라와 피차실다라나가 있었는데, 나는 항상 거기에 누웠다. 비구야, 저 8만 4천 개의 다락 중에 어떤 다락 하나가 있었는데, 혹은 금으로 만들었고 혹은 은으로 만들었으며 혹은 유리로 만들었고 혹은 수정으로 장식한 것으로서 그 이름은 정법전(正法殿)이라고 하였다. 나는 항상 거기에서 머물렀다.

비구야, 저 8만 4천 큰 성 중에 한 성이 있었는데, 지극히 커서 풍족하고 안락하였으며 많은 백성들이 있었다. 그 성의 이름은 구사화제(拘舍惒堤)라고 하였다. 나는 항상 거기서 살았다. 비구야, 저 8만 4천 대의 수레 중에 한 수레가 있었는데, 온갖 좋은 물질인 사자ㆍ호랑이ㆍ표범 등 알록달록한 가죽으로 장식하였고 여러 가지 빛깔로 짜서 만든 천으로 장식하였다. 지극히 빨랐는데, 그 수레의 이름을 낙성차(樂聲車)라고 하였다. 나는 항상 그것을 타고 다니면서 공원을 구경하였다. 비구야, 저 8만 4천 마리 말 가운데 한 말이 있었으니 몸은 검푸른 빛이었고 머리 모양은 까마귀 같았는데, 그 말의 이름은 모마왕(䭷馬王)이라고 하였다. 나는 항상 그것을 타고 다니면서 공원을 구경하곤 하였다. 비구야, 저 8만 4천 마리 큰 코끼리 중에는 한 코끼리가 있었는데, 온몸이 하얗고 7지(支)가 모두 정상적인 것으로서 그 이름은 우사하상왕(于娑賀象王)이라고 하였다. 나는 항상 그것을 타고 다니면서 공원을 구경하였다.

비구야, 나는 ‘이것은 어떤 업의 과(果)이며 어떤 업의 보(報)이기에 나로 하여금 오늘 이러한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게 되었는가?’ 하고 생각하였다. 비구야, 나는 또 ‘이것은 3업(業)의 과(果)이며 3업의 보(報)로서 나로 하여금 오늘 이러한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게 한 것이다. 3업이란 첫째는 보시(布施)이며, 둘째는 조어(調御)이며, 셋째는 수호(守護)이다’라고 생각하였다.
비구야, 너는 저 일체의 소유(所有)가 다 멸하고 여의족도 역시 없어지는 것을 보았다. 비구야, 네 생각은 어떠하냐? 색은 유상(有常)한 것이냐, 무상(無常)한 것이냐?”

“무상한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무상한 것이라면 이것은 괴로움인가, 괴로움이 아닌가?”

“괴로운 것이며 변역(變易)하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무상한 것이며 괴로운 것이며 변역하는 것이라면, 이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多聞聖弟子]로서 혹 ‘이것은 나이다, 이것은 내 것이다, 나는 저의 것이다’라는 것을 받아들이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비구야, 네 생각은 어떠하냐? 각(覺)ㆍ상(想)ㆍ행(行)ㆍ식(識)은 유상한 것이냐, 무상한 것이냐?”

“무상한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무상한 것이라면 이것은 괴로운 것이냐, 괴롭지 않은 것이냐?”

“괴로운 것이며, 변역하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무상한 것이며 괴로운 것이며 변역하는 것이라면 이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이것은 나다, 이것은 내 것이다, 나는 저의 것이다’라는 것을 받아들이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그러므로 비구야, 너는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만일 색이 과거나 미래나 현재에 있어서, 혹은 안이거나 밖이거나 성글거나 가늘거나 혹은 좋거나 밉거나 멀거나 가깝거나, 저 일체는 나가 아니며 내 것도 아니며 나는 저의 것도 아니다’라고 말이다. 지혜로운 관찰로써 그 진실 그대로를 알아야 한다. ‘만일 각ㆍ상ㆍ행ㆍ식이 혹은 과거나 미래나 현재이거나 혹은 안이거나 밖이거나 성글거나 가늘거나 혹은 좋거나 밉거나 가깝거나 멀거나, 그 일체는 나도 아니며 내 것도 아니며 나는 저의 것도 아니다’라고 지혜로운 관찰로써 그러한 진실 그대로 알아야 한다. 비구야, 만일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이와 같이 관찰한다면, 그는 곧 색을 싫어할 것이며, 각ㆍ상ㆍ행ㆍ식을 싫어할 것이다. 그렇게 싫어한 뒤에는 곧 욕심이 없을 것이며 욕심이 없어진 뒤에는 곧 해탈할 것이며 해탈한 뒤에는 곧 해탈한 줄을 알아, 생(生)이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이 이미 확립되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다음 세상에서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진실 그대로를 알게 될 것이다.

이때에 저 비구는 부처님의 말씀을 들어 잘 받아 가지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 나서 물러갔다.

그 비구는 부처님의 교화를 받은 뒤에 속세를 멀리 떠나 혼자 있으면서 마음에 게으름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런 뒤에 족성자가 한 것처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 가정이 없이 도를 배웠다. 오로지 위없는 범행을 다하여 현재에 있어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고 성취하여 노닐었다.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확립되어 할 일을 이미 마쳤으므로 다시는 다음 세상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진실 그대로를 알았다. 이렇게 그 비구는 법을 안 뒤에 아라하가 되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우분유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633자이다.

62) 빈비사라왕영불경(頻裨娑邏王迎佛經)5) 제5초 1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마갈타국(摩竭陀國)에 유행하실 때에 큰 비구들과 함께 계셨는데, 비구 1천 사람은 모두 집착이 없는 지진(至眞:아라한)으로서 원래는 다 머리를 땋았었다. 일행은 왕사성 밖에 있는 마갈타읍으로 갔다. 이때에 마갈타왕 빈비사라는 세존께서 큰 비구들과 함께 마갈타국에 머물고 계시는데, 그 비구 1천은 모두 무착(無著)ㆍ지진으로서 원래는 다 머리를 땋았었다. 그 일행이 왕사성 밖에 있는 마갈타읍으로 오셨다는 말을 들었다. 빈비사라왕은 이 말을 듣고 곧 상군(象軍)ㆍ마군(馬軍)ㆍ차군(車軍)ㆍ보군(步軍) 등 4군을 모집한 뒤에 수없이 많은 무리들과 함께 1유연(由延)이나 되는 거리에 머물고 계시는 부처님의 처소로 나아갔다. 이때에 세존께서 멀리서 마갈타왕 빈비사라가 오는 것을 보시고 곧 길을 피하셔서 머물기 좋은 니구류(尼拘類)나무 밑으로 가셔서 니사단(尼師檀)을 펴고 가부좌를 하고 앉으셨다. 비구들도 그렇게 하였다.

마갈타왕 빈비사라는 세존께서 멀리 숲 사이에 계시는 것을 보니 그 얼굴이 단정하고 아름다워 마치 별 가운데 달과 같고 광채가 찬란하며 그 밝기가 금산과 같으며 상호가 구족하고 위신(威神)이 당당하며 모든 감관이 고요하고 장애가 없으며 조어를 성취하여 마음이 쉬어 고요하였다. 그런 모습을 보고 나서 왕은 수레에서 내렸다.
만일 모든 왕족의 찰리들이 물을 정수리에 붓는 의식을 마치고 왕[人主]이 되어 대지(大地)를 다스리려면 다섯 가지 의식(儀式)6)이 있으니, 첫째는 칼이며 둘째는 일산이며 셋째는 천관(天冠)이며 넷째는 구슬자루로 이루어진 불자(拂子)며 다섯째는 장엄하게 장식한 신[屣]이다. 그러나 왕은 이와 같은 일체를 다 물리치고 또 네 종류의 군사도 물리친 채 걸어서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하고 세 번 자기의 성명을 일컬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마갈타국의 왕 세니빈비사라(洗尼頻鞞娑邏)입니다.”
이와 같이 세 번 외쳐댔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대가 바로 마갈타왕 세니빈비사라입니다.”

이에 마갈타왕 세니빈비사라는 두 번 세 번 자기 성명을 외쳐댄 다음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모든 마갈타 사람들은 더러는 부처님 발에 예배한 뒤 물러나 한쪽에 앉기도 하고, 혹은 부처님께 문안을 드린 뒤 물러나 한쪽에 앉기도 하였으며, 혹은 부처님을 향해 합장한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기도 했고, 혹은 멀리서 부처님을 본 뒤에 잠자코 앉아 있기도 하였다.

그때에 존자 울비라가섭(鬱毗邏迦葉)도 대중 속에 있었다. 존자 울비라가섭은 마갈타 사람들이 대단하게 생각하는 이른바 대존사(大尊師)로서 집착이 없는 진인(眞人)이었다. 이에 마갈타 사람들은 모두 ‘사문 구담이 울비라가섭으로부터 범행을 배우려고 하는 건가, 아니면 울비라가섭이 사문 구담으로부터 범행을 배우려고 하는 건가?’ 하고 생각하였다.

그때에 세존께서 마갈타 사람들이 생각하는 바를 아시고, 곧 존자 울비라가섭을 향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울비라여, 어떤 것을 보았기에
불[火] 섬기던 일을 끊고 이곳으로 왔는가?
불을 섬기지 않는 그 까닭을
가섭아, 나에게 설명해보라.

여러 가지 음식의 맛
그 욕심 때문에 불을 섬겼네.
생(生) 가운데서 이러함을 보았기에
그 때문에 불 섬기기 좋아하지 않았네.

음식의 여러 가지 맛들을
가섭은 마음으로 좋아하지 않는구나.
어찌하여 천인(天人)을 좋아하지 않는가?
가섭아, 나에게 설명해 보라.

고요하고 사라져 다한 것 보니
함이 없어 욕계의 존재 아니었네.
더 이상 높은 하늘 없을 것 같아
그 때문에 불을 섬기지 않습니다.

세존은 가장 훌륭하시고
세존은 삿된 생각 안 하시며
분명히 알아 모든 법 깨달았으니
나는 가장 훌륭한 법 받았다네.

이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가섭아, 너는 이제 이 대중을 위하여 여의족(如意足)을 나타내어 이 대중들로 하여금 다 믿음을 내고 즐거움을 얻게 하라.”

이에 존자 울비라가섭은 곧 여기상(如其像)으로 여의족을 실행하여 앉아 있던 자리에서 사라지더니 동방으로부터 나와서 허공에 날아올라 네 가지 위의를 나타내었다. 첫째는 다니는 것[行]이며, 둘째는 머무는 것[住]이며, 셋째는 앉는 것[坐]이며, 넷째는 눕는 것[臥]이었다. 다음에는 화정(火定)에 들어갔다. 울비라가섭존자가 화정에 들자 몸에서 청ㆍ황ㆍ적ㆍ백의 여러 가지 불꽃이 나왔는데, 그 중에는 수정 빛도 있었다. 하체에서는 불을 내고 상체에서는 물을 내는가 하면 상체에서는 불을 내고 하체에서는 물을 내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남ㆍ서ㆍ북방에서도 각각 허공에 날아올라 네 가지 위의를 나타내었으니 첫째는 다니는 것이며, 둘째는 머무는 것이며, 셋째는 앉는 것이며, 넷째는 눕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다시 화정에 들었다. 존자 울비라가섭이 화정에 들어 몸에서 청ㆍ황ㆍ적ㆍ백의 여러 가지 불꽃을 내었는데, 그 중에는 수정 빛도 있었다. 하체에서는 불을 내고 상체에서는 물을 내는가 하면 상체에서는 불을 내고 하체에서는 물을 내기도 하였다.

이에 존자 울비라가섭은 여의족을 멈춘 다음 부처님께 예배하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곧 저의 스승이시고 저는 세존의 제자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일체지(一切智)가 있으시고 저에게는 일체지가 없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가섭이여, 그렇다. 가섭이여, 내게는 일체지가 있지만 너에게는 일체지가 없다.”

그때 울비라가섭이 자기 자신에 대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옛날 아무것도 몰랐을 때에는
해탈하기 위하여 불을 섬겼었네.
아무리 늙어가도 눈 뜬 장님 같아
사특하여 참 이치[眞際] 보지 못했네.

내 이제 훌륭하신 자취를 보매
위없는 용(龍)께서 하신 말씀
함이 없는 것 괴로움 벗어나는 진리로서
그것을 깨닫자 나고 죽음 다하였네.

모든 마갈타 사람들은 이러한 일을 보자,‘사문 구담이 울비라가섭에게서 범행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울비라가섭이 사문 구담으로부터 범행을 배우는 것이다’라고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모든 마갈타 사람들의 생각을 아시고 곧 마갈타왕 세니빈비사라를 위하여 설법하셔서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셨다. 한량없는 방편으로써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셔서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시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신 뒤에 모든 부처님의 법에서와 같이 먼저 단정법(端正法)을 말씀하시니, 듣는 사람들마다 모두 기뻐하였다. 곧 보시를 말씀하시고 계를 말씀하시고 천상에 나는 법을 말씀하셨다. 탐욕은 재앙이 되는 것이며 나고 죽는 것을 더러움이라고 훼자(毁咨)하시고 욕심이 없는 것을 묘도품(妙道品)의 백정(白淨)이라고 칭송하셨다. 세존께서 그 대왕을 위하여 이렇게 설법하셨다.

부처님께서 이미 그의 기뻐하는 마음ㆍ두루 갖춘 마음ㆍ부드럽고 연한 마음ㆍ참고 견디는 마음ㆍ위로 오르는 마음ㆍ한결같이 향하는 마음ㆍ의심이 없는 마음ㆍ덮임이 없는 마음이 있고, 재능이 있고 힘이 있어 바른 법을 감당해 받을 만한 사람임을 아시고, 이른바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른 진리인 고(苦)ㆍ집(集)ㆍ멸 (滅)ㆍ도(道)의 진리를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색은 났다가 없어집니다. 그대는 마땅히 색은 났다가 없어지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대왕이여, 각ㆍ상ㆍ행ㆍ식도 났다가 없어집니다. 그대는 마땅히 각ㆍ상ㆍ행ㆍ식도 났다가 없어지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대왕이여, 비유하면 마치 큰비가 내릴 때 물 위의 거품이 생겼다가 없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대왕이여, 색이 났다가 없어지는 것도 그와 같습니다. 그대는 마땅히 색은 났다가 없어지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대왕이여, 각ㆍ상ㆍ행ㆍ식도 났다가 없어집니다. 그대는 마땅히 각ㆍ상ㆍ행ㆍ식도 났다가 없어지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대왕이여, 만일 족성자가 색은 났다가 없어지는 것임을 안다면, 다시 미래에 색으로 나지 않아야 한다는 이치를 알 것입니다. 대왕이여, 만일 족성자가 각ㆍ상ㆍ행ㆍ식이 났다가 없어지는 줄을 안다면, 다시 미래에 각ㆍ상ㆍ행ㆍ식으로 나지 않아야 한다는 이치를 알 것입니다. 대왕이여, 만일 족성자가 색의 진실된 그대로를 안다면, 곧 색에 집착하지 않고 색을 꾀하지 않을 것이며, 색에 물들지 않고 색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며, 색이 곧 나라고 좋아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만일 족성자가 각ㆍ상ㆍ행ㆍ식에 대하여 진실된 그대로를 안다면, 곧 각ㆍ상ㆍ행ㆍ식에 집착하지 않고 그것을 헤아리지 않을 것이며 그것에 물들지 않고 그것에 머물지 않을 것이며 색이 곧 나라고 좋아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만일 족성자가 색에 집착하지 않고 색을 헤아리지 않으며, 색에 물들지 않고 색에 머물지 않으며, 색이 곧 나라고 좋아하지 않는다면 다시는 미래의 색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만일 족성자가 각ㆍ상ㆍ행ㆍ식에 집착하지 않고 그것을 헤아리지 않으며 그것에 물들지 않고 그것에 머물지 않으며 그것들이 곧 나라고 좋아하지 않는다면, 다시는 미래 세상에서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이러한 족성자들이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한계가 없으며 식적(息寂)을 얻어, 만일 이 5음(陰)을 완전히 버린다면 다시는 음(陰)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때 모든 마갈타 사람들은 ‘만일 색이 무상(無常)한 것이고 각ㆍ상ㆍ행ㆍ식도 다 무상한 것이라면 누가 활동하고 누가 고락을 받을 것인가?’ 하고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곧 마갈타 사람들의 마음속을 아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범부는 들은 것이 없어 나를 나라고 인식하므로 나에 대하여 집착한다. 그러나 필경 나라는 것도 없고 내 것이라는 것도 없으니, 나라는 마음도 비우고 내 것이라는 마음도 비워야 한다. 법이 생기면 생기는 것이고 법이 멸하면 멸하게 되니, 다 인연 때문에 모여 괴로움이 생기는 것이다. 만일 인연이 없으면 모든 괴로움은 곧 멸하고 말 것이다. 중생은 인연이 모여 서로 이어지면서 곧 모든 법을 내는데[生], 여래는 중생이 서로 이어가면서 나는[生] 것을 보고 곧 ‘남[生]이 있으면 죽음이 있다’고 그렇게 말하셨다. 나는 사람의 눈보다 뛰어난 청정한 천안(天眼)으로써 이 중생이 나는 때와 죽는 때,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 혹은 묘하고 묘하지 않음, 좋은 곳과 나쁜 곳으로 왕래하는 것을 보고 ‘이것들이 스스로 중생들이 지은 업을 따르는 것이다’라는 그 진실 그대로를 알았다. ‘만일 이 중생이 몸으로 짓는 악행과 입과 뜻으로 짓는 악행을 성취하여 성인을 비방하거나, 삿된 소견으로써 삿된 소견의 업을 성취하면 그는 이런 인연 때문에 그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게 되니, 저 지옥 같은 곳에 가서 태어날 것이다. 만일 이 중생이 몸으로 짓는 선행과 입과 뜻으로 짓는 선행을 성취하여 성인을 비방하지 않고 바른 소견으로써 바른 소견의 업을 성취하면, 그는 이런 인연 때문에 그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가게 되는데, 곧 천상 같은 곳에 오르게 될 것이다’라는 것을 안다.

나는 그가 이렇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들에게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곧 ‘내가 능히 깨닫고 능히 말하고 어떤 일을 시켜서 하게하고 일을 일으켰기 때문에 곧 여기저기서 선악의 과보를 받는다’고 하면, 그 중에는 혹 ‘이것은 맞지 않는다. 여기에는 머무를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 행은 법과 같아서 이것으로 인하여 저것이 생긴다. 만일 이 인(因)이 없으면 곧 저것이 생기지 않고, 이것으로 인하여 저것이 있게 된다. 만일 이것이 멸하면 저것도 곧 멸한다. 그래서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나아가 생을 인연하여 노ㆍ사가 있는 것이다. 만일 무명이 멸하면 행이 곧 멸하고 나아가 생이 멸하면 곧 노ㆍ사도 멸한다고 말한 것이다.

대왕이여, 당신의 생각은 어떠합니까? 색은 유상한 것입니까, 무상한 것입니까?”

“무상한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또 물으셨다.
“만일 무상한 것이라면 그것은 괴로운 것입니까, 괴롭지 않은 것입니까?”

“괴로운 것이며 변역하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또 물으셨다.
“만일 무상한 것이며 괴로운 것이며 변역하는 것이라면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이것은 나이다, 이것은 내 것이다, 나는 저의 것이다’ 라는 말을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대왕이여, 당신의 생각은 어떠합니까? 각ㆍ상ㆍ행ㆍ식은 유상한 것입니까, 무상한 것입니까?”

“무상한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또 물으셨다.
“만일 무상한 것이라면 그것은 괴로운 것입니까, 괴롭지 않은 것입니까?”

“괴로운 것이며 변역하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무상한 것이며 괴로운 것이며 변역하는 것이라면,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이것은 나이다, 이것은 내 것이다, 나는 저의 것이다’라는 말을 받아들일 수가 있겠습니까?”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대왕이여, 그러므로 당신은 마땅히 ‘만일 색이 과거나 미래나 현재에 있어서나 혹은 안이거나 밖이거나 혹은 거칠거나 가늘거나 혹은 좋거나 밉거나 혹 가깝거나 멀거나 간에 저 일체는 나도 아니며 내 것도 아니며 나는 저의 것도 아니다’라고 그렇게 배워야 합니다. 마땅히 지혜로 관찰하여 그 진실 그대로를 알아야 합니다. 대왕이여,‘만일 각ㆍ상ㆍ행ㆍ식도 과거나 미래나 현재에 있어서나 혹은 안이거나 밖이거나 혹은 거칠거나 가늘거나 혹 좋거나 밉거나 혹 가깝거나 멀거나 간에, 저 일체는 나도 아니며 내 것도 아니며 나는 저의 것도 아니다’라고 마땅히 지혜로 관찰하여 그 진실 그대로를 알아야 할 것입니다.
대왕이여, 만일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가 이렇게 관찰한다면 그는 곧 색을 싫어하고 각ㆍ상ㆍ행ㆍ식을 싫어하며 싫어한 뒤에는 욕심이 없어질 것이며, 욕심이 없어진 뒤에는 해탈을 얻을 것이며 해탈한 뒤에는 해탈을 알아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확립되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다음 세상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뜻을 알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이 법을 말씀하셨을 때, 마갈타왕 세니빈비사라는 티끌을 멀리하고 때[垢]를 여의어 모든 법의 법안(法眼)이 생겼고 또 8만의 천인과 마갈타 사람 1만 2천도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 모든 법의 법안이 생겼다. 이에 마갈타왕 세니빈비사라는 법을 보고 법을 얻어 백정(白淨)의 법을 깨달았고, 의심을 끊고 의혹을 벗어나 더 이상 높이 존경해야 할 다른 이가 없어 그 누구도 따르지 않았으며, 망설임이 없이 이미 과증(果證)에 머물러 세존의 법에 대하여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이 몸을 부처님과 법과 비구 스님에게 귀의합니다. 원하건대 세존께서는 저를 받아 들여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저는 오늘부터 이 몸이 다할 때까지 스스로 귀의하여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마갈타왕 세니빈비사라와 8만의 천신(天神)과 마갈타 사람 1만 2천과 또 1천(千)의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주석
1 이 경의 이역본으로는 송(宋)시대 시호(施護)가 한역한 『불설윤왕칠보경(佛說輪王七寶經)』이 있으며, 참고 경문으로는 『잡아함경』 제27권 733번째 소경과 『증일아함경』 제33권 「등법품(等法品)」 7번째 소경이 있다.
2 다른 경에는 “속눈썹이 소와 같이 수려하고 가지런하여 잡되고 혼란스럽지 않다[眼睫如牛王相]”고 한 데도 있다.
3 이 경의 이역경으로는 서진(西晋) 시대 법거(法炬)가 한역한 『불설정생왕고사경(佛說頂生王故事經)』과 북량(北涼) 시대 담무참(曇無讖)이 한역한 『문타갈왕경(文陀竭王經)』이 있으며, 참고할 만한 경문으로는 『증일아함경』 제7권 제17 「안반품(安般品)」 중 일곱 번째 소경이 있는데 그 내용이 대동소이하다.
4 이 경에 참고가 되는 경문으로는 『잡아함경』 제2권 41번째 소경인 오전경(五轉經)이 있다.
5 이 경의 이역경전으로는 유송(劉宋)시대 법현(法賢)이 한역한 『불설빈비사라왕경(佛說頻毘沙羅王經)』과 오(吳)시대 지겸(支謙)이 한역한 『찬집백연경(撰集百緣經)』 제2권 중 19번째 소경인 「빈바사라왕청불연(頻婆娑羅王請佛緣)」이 있으며, 참고 경문으로는 『십송율』 제24권과 『오분율』 제16권, 그리고 『잡아함경』 제38권 1,062번째 소경과 『별역잡아함경』 제1권 13번째 소경이 있다.
6 『증일아함경』 제13권 「지주품(地主品)」의 첫 번째 소경과 『잡아함경』 제40권 1,103번째 소경에는 모두 5식(飾)으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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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아함경 제12권

6. 왕상응품 ②
63) 비바릉기경(鞞婆陵耆經) 제6초 1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살라국(拘薩羅國)에 유행하셨다.

그때 세존께서 큰 비구들과 함께 길을 가다가 도중에서 빙그레 웃으셨다. 존자 아난은 세존께서 웃으시는 것을 보고 부처님께 합장하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웃으십니까? 모든 부처님ㆍ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는 아무 인연 없이 함부로 웃으시지 않습니다. 무슨 뜻으로 웃으셨는지 듣고자 합니다.”

그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곳은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 여기 앉아 제자들을 위하여 설법하셨던 곳이다.”

아난은 곧 거기에 자리를 펴고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원하건대 세존께서도 여기 앉으셔서 제자들을 위하여 설법하여 주십시오. 그렇게 하시면 이곳은 두 분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 설법하신 곳이 될 것입니다.”

그때에 세존께서 곧 그곳에서 아난이 편 자리에 앉으셔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곳에는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의 강당이 있었다.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는 그 강당 안에 앉아서 제자들을 위하여 설법하셨다.
아난아, 이곳에는 옛날에 비바릉기(鞞婆陵耆)라는 마을이 있었다. 지극히 풍성하고 안락한 곳이어서 많은 백성들이 살고 있었다. 아난아, 비바릉기 마을에는 범지(梵志)인 큰 장자가 살고 있었는데, 그 장자의 이름은 무에(無恚)라고 하였다. 대단히 큰 부자였으므로 재산이 한량없이 많았고, 목축 산업도 이루 다 계산할 수 없었으며,여러 가지 봉호(封戶)와 식읍(食邑)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 아난아, 저 범지 큰 장자 무에에게는 우다라마납(優多羅摩納)이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부모의 자랑거리였다. 청정하게 태어났으며 7세(世) 동안 다른 종족(種族)을 죽이지 않았으며 대대로 악한 일이 없었다. 그는 총지(總持)를 널리 듣고 네 종류의 전경(典經:吠陀)을 외우고, 인연(因緣:語彙)ㆍ정문(正文:儀軌)ㆍ희(戱:字源)ㆍ오구설(五句說:物語)에 깊이 통달하였다. 아난아, 우다라 동자에게는 좋은 벗이 있었는데, 난제파라(難提波羅)라고 하는 도사(陶師)였다. 항상 우다라 동자의 사랑을 받아 기쁘게 대하고 싫어하지 않았다.

아난아, 난제파라 도사는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비구승에 귀의하여 3존(尊)을 의심하지 않았고 고(苦)ㆍ집(集)ㆍ멸(滅)ㆍ도(道)에 대하여 의혹을 가지지 않았으며, 믿음을 얻고 계를 지키며 널리 듣고 은혜로 베풀며 지혜를 성취하였다. 살생을 여의고 살생을 끊어 칼과 몽둥이를 버리고, 제자신에 대한 부끄러움과 남에 대한 부끄러움이 있었고 자비심이 있었으며 일체 중생은 물론 나아가 곤충에 이르기까지도 다 유익함을 주었다. 그는 살생에 대하여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아난아, 난제파라 도사는 주지 않는 것 가지는 일을 여의었고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끊었으며 주는 것만 가지고 주는 것만 가지기를 좋아하였다.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였고 아낌없이 베풀고는 즐거워하였으며 보시하고도 그에 대한 어떤 보답도 바라지 않았으니, 그는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것에 대하여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아난아, 난제파라 도사는 범행이 아닌 것을 여의었고 범행이 아닌 것을 끊었으며 범행을 부지런히 닦고 묘행을 부지런히 힘쓰며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탐욕을 여의고 음욕을 끊었으니, 그는 범행이 아닌 것에 대하여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난제파라 도사는 거짓말을 여의고 거짓말을 끊었으며 진실한 이치만을 말하고 진실한 이치만을 좋아하며 진실한 이치에 머물러 움직이지 않고 일체가 다 믿음을 가질 수 있게 하였고 세상을 속이지 않았다. 그는 거짓말에 대하여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아난아, 난제파라 도사는 이간하는 말을 여의었고 이간하는 말을 끊었으며 이간하지 않는 말만 실천하고 남을 파괴하지 않았으며, 여기서 들은 말을 저기 가서 말하여 이쪽을 파괴하려 하지 않고, 저기서 들은 말을 여기 와서 말하여 저쪽을 파괴하려 하지 않았다. 갈라진 것은 화합시키려 하였고 화합하면 기뻐하였으며 당파를 만들지 않고 당파를 좋아하지 않았으며 당파를 거론하지 않았으니, 그는 이간하는 말에 대하여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아난아, 난제파라 도사는 거친 말을 여의고 거친 말을 끊었다. 만일 말씨가 거칠고 모질면 그런 악한 소리는 귀에 거슬려 사람들이 기뻐하지 않고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으며 사람을 괴롭게 하고 안정을 얻지 못하게 한다. 이와 같은 말은 끊어야 한다. 만일 말이 맑고 온화하고 부드러우면 귀에도 순하고 마음에도 들어, 기뻐할 만하고 사랑할 만하며 남으로 하여금 안락하게 한다. 말과 음성이 갖추어지고 분명하여 남들로 하여금 두려워하지 않게 하고 남들로 하여금 안정을 얻게 한다. 이와 같이 말하였으니, 그는 거친 말에 대하여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아난아, 난제파라 도사는 꾸밈말을 여의고 꾸밈말을 끊었으며, 때에 맞는 말ㆍ진실한 말ㆍ법다운 말ㆍ뜻있는 말ㆍ멈추어 쉬게 하는 말[止息說]ㆍ멈추어 쉬기를 좋아하는 말만 하였으며 일은 때를 따라 형편에 맞추고 잘 가르치고 잘 꾸짖었으니, 그는 꾸밈말에 대하여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아난아, 난제파라 도사는 살아가는 방법[治生]을 모색하는 일을 여의고 살아가는 방법 모색하는 일을 끊었으며 저울[稱]이나 말[斗]과 섬[斛]을 버리고 재물 받기를 거절해 남을 속박하지 않았으며 말이나 되 깎는 일을 바라지 않고 조그만 이익으로 남을 속이지 않았으니, 그는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는 일에 대하여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아난아, 난제파라 도사는 과부나 동녀 받는 것을 여의고 과부나 동녀 받기를 끊었으니, 그는 과부나 동녀를 받는 일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난제파라 도사는 노비 받기를 여의고 노비 받기를 끊었으니, 그는 노비를 받는 일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아난아, 난제파라 도사는 코끼리ㆍ말ㆍ소ㆍ염소 받기를 여의고 코끼리ㆍ말ㆍ소ㆍ염소 받기를 끊었으니, 그는 코끼리ㆍ말ㆍ소ㆍ염소 받는 일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아난아, 난제파라 도사는 닭이나 돼지 받기를 여의고 닭이나 돼지 받기를 끊었으니, 그는 닭이나 돼지를 받는 일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아난아, 난제파라 도사는 밭이나 점포 받기를 여의고 밭이나 점포 받기를 끊었으니, 그는 밭이나 점포 받는 일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난제파라 도사는 벼나 보리나 콩 받기를 여의고 벼나 보리나 콩 받기를 끊었으니, 그는 벼나 보리나 콩을 받는 일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아난아, 난제파라 도사는 술을 여의고 술을 끊었으니, 그는 술을 마시는 일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아난아, 난제파라 도사는 높고 넓은 큰 평상을 여의고 높고 넓은 큰 평상을 끊었으니, 그는 높고 넓은 큰 평상에 대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난제파라 도사는 화만(華鬘)ㆍ영락(瓔珞)ㆍ바르는 향ㆍ연지ㆍ분을 여의고 화만ㆍ영락ㆍ바르는 향ㆍ연지ㆍ분을 끊었으니, 그는 화만ㆍ영락ㆍ바르는 향ㆍ연지ㆍ분에 대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난제파라 도사는 노래ㆍ춤ㆍ기생ㆍ유람ㆍ광대놀이를 여의고 노래ㆍ춤ㆍ기생ㆍ유람ㆍ광대놀이를 끊었으니, 그는 노래ㆍ춤ㆍ기생ㆍ유람ㆍ광대놀이에 대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아난아, 난제파라 도사는 생색상보(生色像寶:金) 받기를 여의고 생색상보 받기를 끊었으니, 그는 생색상보를 받는 일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난제파라 도사는 점심때가 지나서 음식 먹는 일을 여의고 점심때가 지나서 음식 먹는 일을 끊었으며 항상 하루 한 끼만 먹고 밤이나 공부할 때에는 먹지 않았으니, 그는 점심때를 지나서 음식 먹는 일에 대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아난아, 난제파라 도사는 한평생 손에서 가래[鏵鍬]를 놓아 스스로 땅을 파지도 않았고 남을 시켜 파게 하지도 않았다. 만일 물가에 무너진 흙이나 쥐가 파낸 흙이 있으면 그것을 가져다가 질그릇을 만들어 한쪽에 놓아두고, 사러오는 사람이 있으면 그에게 말하기를 ‘너희들이 만일 완두콩이나 벼나 보리나 크고 작은 마두(麻豆)나 비두(錍豆)나 겨자가 있거든, 그것을 쏟아 놓고 그 그릇을 마음대로 가져가라’고 하였다. 아난아, 난제파라 도사는 한평생 부모를 공양해 모셨다. 부모가 볼 수 없어서 오직 사람을 쳐다보기만 하였으므로 그 부모를 봉양하고 섬겼다.

아난아, 난제파라 도사는 밤이 지나고 이른 새벽이 되면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 나아가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는 그를 위해 설법하셔서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셨다. 한량없는 방편으로 그를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한 뒤에는 잠자코 계셨다. 아난아, 그때 난제파라 도사는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 그를 위해 설법하셔서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시자,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의 발에 예배한 뒤 그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 물러갔다.

그때에 우다라 동자는 흰 마차를 타고 500동자와 함께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자 비바릉기(鞞婆陵耆) 마을을 나가서 한 무사처(無事處:수행처)에 이르러, 몇 나라에서 온 제자들에게 범지서(梵志書)를 읽게 하였다.
이때에 우다라 동자는 멀리서 난제파라 도사가 오는 것을 보고 곧 그에게 물었다.
‘난제파라여, 그대는 어디서 오는가?’
‘나는 지금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에게 공양하고 예를 올린 다음 이리로 오는 중이다. 우다라여, 너도 나와 함께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에게 나아가 공양하고 예로써 섬겨야 할 것이다.’
그러자 우다라 동자가 대답하였다.
‘난제파라여, 나는 그 까까머리 사문은 보고 싶지도 않다. 까까머리 사문은 아마 도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도란 얻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자 난제파라 도사는 우다라 동자의 머리채를 잡아 수레에서 끌어내렸다. 우다라 동자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난제파라 도사는 평상시 남을 조롱하지도 않았다. 미치지도 않았고 어리석지도 않은데 지금 내 머리채를 잡아끌었으니 틀림없이 무슨 까닭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한 뒤에 그에게 말하였다.
‘난제파라여, 내가 당신을 따라 가겠다. 내가 당신을 따라 가겠다.’
난제파라가 기뻐하면서 다시 말하였다.
‘간다면 오죽 좋으랴.’

이에 난제파라 도사는 우다라 동자와 함께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 나아가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난제파라 도사가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이 우다라 동자는 바로 제 벗입니다. 그는 언제나 나를 보고 좋아하고 항상 나를 보고 기뻐하며 조금도 싫어하지 않습니다. 그는 세존에 대하여 믿고 공경하는 마음이 없습니다. 원하건대 세존께서는 그를 위해 잘 설법하셔서 그를 기쁘게 하고 믿고 공경하는 마음이 생기게 해 주십시오.’
이때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는 난제파라 도사와 우다라 동자를 위해 설법하셔서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시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셨다. 한량없는 방편으로 그를 위해 설법하셔서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시고 기쁨을 성취하게 한 뒤에는 잠자코 계셨다. 이에 난제파라 도사와 우다라 동자는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 그들을 위해 설법하셔서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시자,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의 발에 예배하고 그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는 물러갔다.

이때에 우다라 동자는 얼마쯤 걸어가다가 난제파라에게 물었다.
‘난제파라여,너는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으로부터 이렇게 미묘한 법을 얻어 듣고서도 무슨 생각에 집에 머문 채, 집을 떠나 거룩한 도를 배우지 않는가?’
그러자 난제파라 도사가 대답하였다.
‘우다라여, 너는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한평생 부모를 공양해야 한다. 우리 부모는 앞을 볼 수 없어서 다만 사람을 쳐다보기만 한다. 나는 그 때문에 부모를 봉양해 모셔야 한다.’
우다라 동자가 난제파라에게 물었다.
‘난제파라여, 나도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을 따라 집을 나가 도를 배울 수 있으며, 구족계를 받고 비구가 되어 범행을 닦을 수 있겠는가?’
이에 난제파라 도사와 우다라 동자는 곧 거기서 다시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 나아가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난제파라 도사가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우다라 동자가 얼마쯤 걸어가다가 저에게 〈난제파라여, 너는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으로부터 이렇게 미묘한 법을 얻어 듣고서도 무슨 생각에 집에 머문 채, 집을 떠나 거룩한 도를 배우지 않는가?〉 하고 물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에게 〈나는 평생 동안 부모를 봉양해야 한다. 우리 부모는 앞을 볼 수가 없어서 다만 사람을 쳐다보기만 한다. 나는 그 때문에 부모를 봉양해 모셔야 한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우다라는 다시 저에게
〈난제파라여, 나도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을 따라 집을 나가 도를 배울 수 있으며, 구족계를 받고 비구가 되어 범행을 닦을 수 있겠는가?〉 하고 물었습니다. 원하건대 세존이시여, 저 사람을 제도하셔서 출가하여 도를 배우게 하시고 구족계를 주셔서 비구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는 난제파라를 위하여 잠자코 받아 주셨다. 이에 난제파라 도사는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 잠자코 받아 주심을 알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그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나서 물러갔다.

이에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는 난제파라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 우다라 동자를 제도하여 출가하여 도를 배우게 하고 구족계를 주셨다. 출가하여 도를 배우게 하고 구족계를 주신 뒤에 비바릉기(鞞婆陵耆) 마을에서 며칠을 함께 머물다가 옷과 발우를 챙겨 가지고 큰 비구들과 함께 가사국(迦私國)의 읍인 바라내(波羅㮈)로 가시려고 하였다. 계속 유행하여 곧 가사국 바라내에 이르러 바라내시의 선인이 사는 곳인 녹야원(鹿野園)에 노니셨다.

이 때에 협비왕(頰鞞王)은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 가사국에 유행하시면서 큰 비구들과 함께 이 바라내읍 선인이 살고 있는 곳인 녹야원에 오셨다는 말을 들었다. 협비왕은 그 말을 들은 뒤에 어자(御者)에게 말하였다.
‘너는 수레를 준비하라. 내가 지금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 계신 곳으로 가고자 한다.’
어자는 왕의 분부를 받고 곧 수레를 준비한 뒤에 돌아와 왕에게 말하였다.
‘이미 좋은 수레를 준비해 놓았습니다. 천왕의 뜻대로 하십시오.’

이에 협비왕은 좋은 수레를 타고 바라내를 나와 선인이 사는 곳인 녹야원으로 갔다.
그때 협비왕은 멀리 숲 사이로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의 얼굴이 단정하고 아름다워 마치 별 가운데 달과 같고 빛나고 밝고 환하기가 금산(金山)과 같으며, 상호가 구족(具足)하고 위신(威神)이 당당하며 모든 감각기관은 고요하고 안정되어 아무 장애가 없고 조어(調御)를 성취하였고 마음이 쉬어 고요하고 잠잠한 모습을 보았다. 그것을 본 뒤에 수레에서 내려 걸어서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이 계신 곳으로 나아가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협비왕이 한쪽에 앉자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는 그를 위해 설법하셔서 마음을 내게 하고 간절히 우러르게 하였으며 성취하여 기뻐하게 하셨다. 한량없는 방편으로 그를 위해 설법하셔서 마음을 내게 하고 간절히 우러르게 하며 성취하여 기뻐하게 한 뒤에는 잠자코 앉아 계셨다.

이에 협비왕은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 그를 위해 설법하셔서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시자 곧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 어깨를 드러내고 합장한 채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 여쭈었다.
‘원하건대 세존이시여, 저의 청을 분명하게 받아 주십시오. 비구 대중들도 받아 주십시오.’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는 협비왕을 위하여 잠자코 그 청을 받아 주셨다. 이에 협비왕은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 잠자코 그 청을 받아 주시는 것을 알고는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그 부처님의 주위를 세 바퀴 돌고나서 물러갔다. 그는 집에 돌아가 밤에 매우 맛있고 깨끗하고 미묘한 여러 가지 음식을 풍성하게 준비하게 하였는데, 곧 그 밤으로 다 장만하게 하고는 이른 아침에 상을 차려 놓고 청하였다.
‘세존이시여, 이제 때가 되었고 음식도 다 준비되었습니다. 원하건대 세존께서는 때를 맞추어 오시기 바랍니다.’

이에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는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모든 비구들을 데리고 협비왕의 집으로 가셨다. 세존께서는 비구들 윗자리에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이에 협비왕은 부처님과 비구들이 앉으신 것을 보고는 직접 손 씻을 물을 돌리고, 매우 맛있고 깨끗하고 미묘한 여러 가지 음식을 손수 풍성하게 차려 한껏 공양하게 하였다. 공양이 끝나자 그릇을 거두고 손 씻을 물을 돌린 뒤에 작은 평상을 가지고 와서 따로 앉아 법을 들었다. 협비왕이 앉자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는 그를 위해 설법하셔서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시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셨다. 한량없는 방편으로 그를 위해 설법하셔서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신 뒤에 잠자코 앉아 계셨다.

이에 협비왕은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 그를 위해 설법하셔서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시자 곧 자리에서 일어나 어깨를 드러내고 합장하고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 여쭈었다.
‘원하건대 세존이시여, 이 바라내에서 나를 위해 여름 안거를 받아 주십시오. 비구들께서도 받아 주십시오. 나는 세존을 위하여 방 500과 침구 500을 만들고, 또 구집(拘執)과 이렇게 하얀 멥쌀과 왕이 먹는 여러 가지 음식도 보시하여 세존과 비구들을 공양하고자 합니다.’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 협비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만 두시오, 그만 두시오. 대왕이여, 다만 마음에 만족하고 기쁘면 그만입니다.’
협비왕은 이렇게 두 번 세 번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에게 합장하고 말씀드렸다.
‘원하건대 세존이시여, 이 바라내에서 나를 위해 여름 안거를 받아 주십시오. 또 비구들께서도 받아 주십시오. 나는 세존을 위하여 방 500과 침구 500을 만들고 또 구집과 이와 같이 하얀 멥쌀과 왕이 먹는 여러 가지 음식도 보시하여 세존과 비구들을 공양하고자 합니다.’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도 두 번 세 번 협비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만두시오, 그만두시오. 대왕이여, 다만 마음이 만족하고 기쁘면 그만입니다.’

이에 협비왕은 하고 싶던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자 마음이 매우 슬퍼졌다.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는 나를 위하여 이 바라내에서 여름 안거를 받을 수 없다 하시는구나. 이렇게 생각한 뒤에 협비왕은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속가에 살고 있는 속인으로서 세존을 받들어 섬기기를 나와 같이 하는 사람이 또 있습니까?’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 협비왕에게 말씀하셨다.
‘있습니다. 왕의 경계에 있는 비바릉기(鞞婆陵耆) 마을은 지극히 풍요롭고 안락하여 많은 백성들이 살고 있습니다. 대왕이여, 그 비바릉기 마을에 난제파라라는 도사(陶師)가 있습니다. 난제파라 도사는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또 비구 대중에게 귀의하여 삼보를 의심하지 않고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해서도 의혹을 품지 않으며 믿음을 얻어 계율을 지키고 널리 듣고 은혜로 베풀며 지혜를 성취하였습니다. 살생을 여의고 살생을 끊어 칼과 몽둥이를 버리고, 제자신에 대해서나 남에 대하여 부끄러워함이 있고 자비심이 있으며 일체 중생들과 나아가 저 곤충에 이르기까지도 모두 요익하게 하고 있으니 그는 살생에 대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습니다.

대왕이여, 난제파라 도사는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여의고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끊어, 주면 가지고 주어야 가지는 것을 좋아합니다.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고 아낌없이 주기를 좋아하며 어떤 보답도 바라지 않았으니, 그는 주지 않는 것 가지는 것에 대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습니다.
대왕이여, 난제파라 도사는 범행이 아닌 것을 여의고 범행이 아닌 것을 끊어 범행을 부지런히 닦고 묘행을 부지런히 힘쓰며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탐욕을 여의고 음욕을 끊었으니, 그는 범행이 아닌 일에 대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습니다.

대왕이여, 난제파라 도사는 거짓말을 여의고 거짓말을 끊어 진실한 이치만을 말하고 진실한 진리만을 좋아하며 진실한 진리에 머물러 움직이지 않아 일체 중생이 다 믿게 하고 세상 사람을 속이지 않으니 그는 거짓말에 대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습니다.
대왕이여, 난제파라 도사는 이간하는 말을 여의고 이간하는 말을 끊어 이간하지 않는 말만 실천하여 남을 파괴하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들은 것을 저기 가서 말하여 이쪽을 파괴하려 하지도 않고, 저기에서 들은 것을 여기 와서 말하여 저쪽을 파괴하려 하지도 않습니다. 갈라진 것을 화합하게 하려고 애쓰고 서로 화합하면 기뻐하며 당파를 만들지 않고 당파를 좋아하지도 않으며, 당파를 칭송하지도 않으니, 그는 이간하는 말에 대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습니다.

대왕이여, 난제파라 도사는 거친 말을 여의고 거친 말을 끊었습니다. 만일 말의 내용이 거칠거나 말이 악하여 귀에 거슬리면 사람들이 기뻐하지 않고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아, 사람을 괴롭게 하고 안정을 얻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말은 끊어 버리며, 만일 하는 말이 맑고 온화하고 부드러우면 귀에도 순하고 마음에도 들어, 기뻐할 만하고 좋아할 만하여 남으로 하여금 안락하게 하며, 말과 음성이 다 같이 유쾌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두려워하지 않게 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안정을 얻게 합니다. 이와 같이 설하여 말하니, 그는 거친 말에 대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습니다.
대왕이여, 난제파라 도사는 꾸밈말을 여의고 꾸밈말을 끊어, 때에 맞는 말, 진실한 말, 법다운 말, 뜻 있는 말, 다툼을 여의는 말, 다툼을 여의기를 좋아하는 말만 하며, 일은 때를 따라 형편에 맞추고 잘 가르치고 잘 꾸짖으니, 그는 꾸밈말에 대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습니다.

대왕이여, 난제파라 도사는 살아가는 방법[治生]을 모색하는 일을 여의고 살아가는 방법 모색하는 일을 끊어, 저울과 말과 섬 따위를 버렸으며, 재물 받기를 거절하고 남을 속박하지 않으며, 말이나 되질할 적에 깎아 내리기를 바라지 않고 조그만 이익으로 남을 속이지 않았으니, 그는 살아가는 방법 모색하는 일에 대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습니다. 대왕이여, 난제파라 도사는 과부나 동녀 받기를 여의고 과부나 동녀 받기를 끊었으니, 그는 과부나 동녀를 받는 데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습니다.

대왕이여, 난제파라 도사는 노비 받기를 여의고 노비 받기를 끊었으니, 그는 노비를 받는 데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습니다. 대왕이여, 난제파라 도사는 닭이나 돼지 받기를 여의고 닭이나 돼지 받기를 끊었으니, 그는 닭이나 돼지 받는 데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습니다.
대왕이여, 난제파라 도사는 밭이나 점포 받기를 끊었으니, 그는 밭이나 점포 받는 일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습니다. 대왕이여, 난제파라 도사는 벼나 보리나 콩 받기를 여의고 벼나 보리나 콩 받기를 끊었으니, 그는 벼나 보리나 콩을 받는 데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습니다.

대왕이여, 난제파라 도사는 술을 여의고 술을 끊었으니, 그는 술을 마시는 데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습니다. 난제파라 도사는 높고 넓고 큰 평상을 여의고 높고 넓고 큰 평상을 끊었으니, 그는 높고 넓고 큰 평상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습니다. 대왕이여, 난제파라 도사는 화만ㆍ영락ㆍ바르는 향ㆍ연지ㆍ분을 여의고 화만ㆍ영락ㆍ바르는 향ㆍ연지ㆍ분을 끊었으니, 그는 화만ㆍ영락ㆍ바르는 향ㆍ연지ㆍ분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습니다. 난제파라 도사는 노래ㆍ춤ㆍ기생ㆍ유람ㆍ광대놀이를 여의고 노래ㆍ춤ㆍ기생ㆍ유람ㆍ광대놀이를 끊었으니, 그는 노래ㆍ춤ㆍ기생ㆍ유람ㆍ광대놀이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습니다.

대왕이여, 난제파라 도사는 생색상보(生色像寶:金) 받기를 여의고 생색상보 받기를 끊었으니, 그는 생색상보를 받는 데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습니다. 난제파라 도사는 점심식사 때가 지나서 먹는 음식[過中食]을 여의고 점심식사 때가 지나서 먹는 음식을 끊었으며 항상 하루에 한 끼니만 식사를 하고 밤이나 공부할 때에는 먹지 않으니, 그는 점심식사 때가 지나서 먹는 음식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습니다.

대왕이여, 난제파라 도사는 한평생 가래[鏵鍬]를 놓아, 스스로 땅을 파지도 않았고 남을 시켜 파게 하지도 않았습니다. 만일 물가에 무너져 내린 흙이나 쥐가 파헤친 흙이 있으면 그것을 가져다 질그릇을 만들어 한쪽에 놓아두고 그 그릇을 사려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에게 너희들이 만일 완두콩이나 보리나 크고 작은 마두(麻豆)나 비두(豍豆)나 겨자가 있거든, 그것을 쏟아 놓고 가져가고 싶은 그릇을 마음대로 가져가라고 말했습니다. 대왕이여, 난제파라 도사는 한평생 동안 부모를 봉양해 모셨습니다. 그의 부모는 앞을 보지 못해서 다만 사람을 쳐다보기만 하였으므로 봉양해 모셨습니다.

대왕이여, 나는 옛날 비바릉기 마을에서 살았던 일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대왕이여, 나는 그때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비바릉기 마을로 들어가 밥을 빌었습니다. 차례로 밥을 빌면서 가다가 난제파라 도사의 집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난제파라는 볼 일이 있어서 집을 나가고 없었습니다. 대왕이여, 나는 난제파라 도사의 부모에게 〈장로 도사는 지금 어디 갔습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그들은 내게 〈세존이시여, 시자는 볼 일이 있어서 잠깐 나가고 없습니다. 선서시여, 시자는 조그마한 볼 일이 있어 잠깐 나가고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조리 안에는 보리밥이 있고, 솥 안에는 콩국이 있습니다. 바라건대 세존께서는 저희들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셔서 마음대로 가져가십시오〉 하고 대답했습니다. 대왕이여, 나는 곧 울단왈법(鬱單曰法)을 따라 곧 조리와 가마 안에 있는 국과 밥을 가지고 떠났습니다.

뒤에 난제파라 도사가 돌아와 조리 안의 밥이 줄어들고 가마 안의 국이 줄어진 것을 보고, 부모에게 〈누가 국과 밥을 가져갔습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부모는 〈아들아, 오늘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 여기 와서 밥을 빌다가 저 조리와 가마 안에 있는 국과 밥을 가져 가셨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난제파라 도사는 그 말을 듣고 곧 〈나에게 좋은 이익이 있을 것이며, 내가 큰 공덕을 지었다.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 우리 집에 오셔서 마음대로 음식을 가져가셨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이로 인해 기뻐하면서 가부좌를 하고 앉아 마음을 고요히 하여 잠자코 있은 지 7일이나 지나갔다. 그렇게 한 지 15일이 되자 큰 환락을 얻었습니다. 그 집의 부모도 7일 안에 큰 환락을 얻었습니다.

또 대왕이여, 나는 옛날 비바릉기 마을에서 유행하던 일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대왕이여, 나는 그때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비바릉기 마을에 들어가 밥을 빌었습니다. 차례로 밥을 빌다가 난제파라 도사의 집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난제파라 도사는 작은 볼 일이 있어 집을 나가고 없었습니다. 대왕이여, 나는 난제파라의 부모에게 〈장로 도사는 지금 어디 있습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그들은 내게 〈세존이시여, 시자는 작은 볼 일이 있어 잠깐 나가고 없습니다. 선서시여, 시자는 작은 볼 일이 있어 잠깐 나가고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큰 가마 안에는 멥쌀밥이 있고 작은 가마 안에는 국이 있습니다. 오직 바라건대 세존께서는 저희들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셔서 마음대로 가져가십시오〉라고 대답했습니다. 대왕이여, 나는 곧 울단왈법을 따라 크고 작은 가마 안에서 국과 밥을 가지고 떠났습니다.

뒤에 난제파라 도사가 집에 돌아와 큰 가마 안의 밥이 줄어들고 작은 가마 안의 국이 줄어든 것을 보고, 부모에게 〈누가 큰 가마 안에서 밥을 가져갔고 작은 가마 안에서 국을 가져갔습니까?〉 하고 여쭈었습니다. 부모는 〈아들아, 오늘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 여기 와서 밥을 빌다가 저 크고 작은 가마 안에서 국과 밥을 가지고 가셨다〉고 대답했습니다. 난제파라 도사는 이 말을 듣고 곧 〈나에게 좋은 이익이 있을 것이며 나는 큰 공덕을 지었다.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 우리 집에 오셔서 마음대로 음식을 가져가셨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는 이로 인해 기뻐하면서 가부좌를 하고 앉아 마음을 쉬고 잠자코 있은 지 7일이나 되었다. 그렇게 한 지 15일 만에 환락을 얻었고 그 집의 부모도 7일 안에 환락을 얻었습니다.

다시 또 대왕이여, 나는 옛날 비바릉기 마을에서 여름 안거를 지낸 일에 대하여 기억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때 새로 집을 지어 기와를 덮지 않았었고 난제파라 도사의 집은 낡은 기와를 헐어내고 새 기와로 지붕을 덮은 일이 있었습니다. 나는 그때 시자 비구들에게 〈너희들은 난제파라 도사의 집에 가서 묵은 기와를 헐어 그 기와를 가지고 와서 우리 집을 덮도록 하라〉고 말했습니다. 시자 비구들은 곧 내가 시킨 대로 난제파라 도사의 집으로 가서 묵은 기와를 헐어 묶음으로 묶어 가지고 와서 우리 집을 덮었습니다. 난제파라 도사의 부모는 묵은 기와를 헐어낸다는 말을 듣고는 〈누가 난제파라의 묵은 기와집을 허는가?〉 하고 물었습니다. 비구들은 〈장로여, 우리들은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의 시자 비구들입니다. 난제파라 도사의 묵은 기와집을 헐어 그 기와를 묶음으로 만들어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의 집을 덮으려고 합니다〉 하고 대답하였습니다. 난제파라 부모는 〈여러분, 마음대로 가지고 가십시오. 아무도 말릴 사람이 없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뒤에 난제파라 도사가 집에 돌아와서 묵은 기와집이 헐린 것을 보고 부모에게 〈누가 우리 묵은 기와집을 헐었습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부모는 〈아들아, 오늘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의 시자 비구들이 묵은 기와집을 헐어 그 기와를 묶음으로 만들어 가지고 가서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의 집을 덮는다고 했다〉고 대답하였습니다. 난제파라 도사는 이 말을 듣고는 곧 〈나에게 좋은 이익이 있을 것이고 내가 큰 공덕을 지었다.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 우리 집에서 마음대로 기와를 가져가셨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는 이 일로 인해 기뻐하면서 가부좌를 하고 앉아 마음을 쉬고 잠자코 있은 지 7일이나 되었다. 그렇게 한 지 15일 만에 환락을 얻었고, 그 집 부모도 또한 7일 안에 환락을 얻었습니다.

대왕이여, 난제파라 도사의 묵은 기와집 때문에 여름 4개월을 마치는 동안 조금도 집이 새는 것을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부처님의 위신력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여, 난제파라 도사는 참지 못하는 일이 없고 불평하는 일이 없었으며, 마음에 걱정과 슬픔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 우리 집에서 마음대로 자재하셨다고 말한 것입니다. 대왕이여, 그런데 당신은 억제할 수도 없고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마음으로 매우 걱정하고 슬퍼합니다. 그래서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 내 청을 받아 이 바라내에서 여름 안거를 받지 않으시고 비구 대중도 그러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에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는 협비왕(頰鞞王)을 위해 설법하셔서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셨다. 한량없는 방편으로 그를 위해 설법하셔서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한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셨습니다.

협비왕은 가섭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 떠나신 지 오래지 않아 곧 시자에게 명령하였다.
‘너희들은 500대의 수레에 흰 멥쌀과 왕이 먹는 여러 가지 음식을 가득히 싣고 난제파라 도사의 집에 가서 그에게 〈난제파라여, 이 500대의 수레에는 흰 멥쌀과 왕이 먹는 여러 가지 음식이 가득히 실려 있습니다. 협비왕이 보내어 당신에게 주라고 한 것입니다. 부디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 지금 이것을 받아 주십시오〉 하고 말하라.’
그 시자는 왕의 분부를 받고 나서 500대의 수레에 흰 멥쌀과 왕이 먹는 여러 가지 음식을 가득 싣고 난제파라 도사의 집에 가서,‘난제파라 도사여, 이 500대 수레에는 흰 멥쌀과 왕이 먹는 여러 가지 음식이 가득히 실려 있습니다. 이것은 협비왕이 당신에게 보내 드리는 것이니 부디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 이것을 받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난제파라 도사는 사양하고 받지 않았다. 그리고 시자에게 ‘여러분, 협비왕은 나라가 커서 일도 많고 써야 할 경비도 많아야 할 것입니다. 나는 그렇게 알고 있기 때문에 받지 못하겠습니다’라고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네 생각은 어떠하냐? 그때의 동자 우다라를 너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느냐?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 마땅히 알라. 그때의 그는 곧 지금의 나이다. 아난아, 나는 그때에 내 자신도 요익했고 남을 요익하게 하였으며 많은 사람을 요익하게 하였고 세상을 가엾이 여겼으며 하늘을 위하고 사람을 위하여 이치와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하였다. 그러나 그때에는 법을 설하여 구경(究竟)의 경지에 이르지 못했고 최상의 경지인 백정(白淨)에도 이르지 못했으며 범행을 마치지 못하였다. 그때에는 남ㆍ죽음ㆍ늙음ㆍ병ㆍ울음ㆍ걱정ㆍ슬픔을 여의지 못했고 일체의 괴로움을 벗어날 수 없었다. 아난아, 나는 이제 세상에 출현하여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ㆍ명행성위(明行成爲)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도법어(道法御)ㆍ천인사ㆍ불중우(佛衆祐)라고 불리고 있다. 나는 이제 내 자신도 요익하고 남도 요익하게 하며 많은 사람을 요익하게 하고 세상을 가엾이 여기며 하늘을 위하고 사람을 위하여 이치와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한다. 나는 이제 법을 설하여 최후의 경지에 이르렀고 백정을 마치고 범행을 마쳤다. 나는 이제는 남ㆍ늙음ㆍ병ㆍ죽음ㆍ울음ㆍ걱정ㆍ슬픔을 여의었고, 나는 이제는 일체의 괴로움을 벗어나게 되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아난과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비바릉기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5,734자이다.

64) 천사경(天使經)1) 제7초 1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유행하실 때에 승림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보통 사람들보다 뛰어난 깨끗한 천안(天眼)으로써 저 중생들이 나는 때와 죽는 때를 보고 좋은 모습과 추한 모습을 보며 혹 묘하고 혹 묘하지 못한 것을 본다. 또 좋은 곳과 좋지 못한 곳에 오고 가는 것은 다 이 중생이 지은 업(業)을 따라 그렇게 된다는 참다운 진리를 본다. 가령 어떤 중생이 몸으로 악행(惡行)을 성취하거나 입과 뜻으로 악행을 성취하여 성인을 비방하든지 사견(邪見) 때문에 사견업(邪見業)을 성취하면 그 중생은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 나면 틀림없이 나쁜 곳에 이르는데, 저 지옥 같은 데에 태어나고 또 어떤 중생이 몸으로 착한 행을 성취하거나 입과 뜻으로 착한 행을 성취하여 성인을 비방하지 않거나 바른 견해 때문에 정견업(正見業)을 성취하면 그 중생은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틀림없이 좋은 곳에 올라가는데 천상세계 같은 곳에 태어난다.

비유하면 마치 큰비가 내릴 때에 물 위에 거품이 혹 생기기도 하고 혹은 사라지기도 하는데, 눈이 있는 사람이 한곳에 머물러 물거품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을 보는 것과 같다. 나도 그와 같이 보통 사람들보다 뛰어난 깨끗한 천안(天眼)으로 저 중생들이 나는 때와 죽는 때를 보고 좋은 모습과 추한 모습을 보며 혹 묘하고 혹 묘하지 못한 것을 본다. 또 좋은 곳과 좋지 못한 곳에 오고 가는 것은 다 이 중생이 지은 업을 따라 그렇게 된다는 참다운 진리를 본다. 가령 어떤 중생이 몸으로 악행(惡行)을 성취하거나 입과 뜻으로 악행을 성취하여 성인을 비방하든지 사견(邪見) 때문에 사견업(邪見業)을 성취하면 그 중생은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 나면 틀림없이 나쁜 곳에 이르는데 저 지옥 같은 데에 태어나고, 또 어떤 중생이 몸으로 착한 행을 성취하거나 입과 뜻으로 착한 행을 성취하여 성인을 비방하지 않거나 바른 견해 때문에 정견업(正見業)을 성취하면 그 중생은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틀림없이 좋은 곳에 올라가는데 천상세계 같은 곳에 태어난다.

비유하면 마치 큰비가 내릴 때 빗방울이 떨어져 혹은 튀어 오르기도 하고 혹은 아래로 내려가기도 하는데, 눈이 있는 사람이 한곳에 서서 빗방울이 튀어 오르고 내리는 것을 보는 것과 같다. 나도 역시 그와 같아서 보통 사람들보다 뛰어난 깨끗한 천안(天眼)으로 저 중생들이 나는 때와 죽는 때를 보고 좋은 모습과 추한 모습을 보며 혹 묘하고 혹 묘하지 못한 것을 본다. 또 좋은 곳과 좋지 못한 곳에 오고 가는 것은 다 이 중생이 지은 업을 따라 그렇게 된다는 참다운 진리를 본다. 가령 어떤 중생이 몸으로 악행을 성취하거나 입과 뜻으로 악행을 성취하여 성인을 비방하든지, 사견 때문에 사견업을 성취하면 그 중생은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 나면 틀림없이 나쁜 곳에 이르는데 저 지옥 같은 데에 태어나고, 또 어떤 중생이 몸으로 착한 행을 성취하거나 입과 뜻으로 착한 행을 성취하여 성인을 비방하지 않거나 바른 견해 때문에 정견업을 성취하면 그 중생은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틀림없이 좋은 곳에 올라가는데 천상 세계 같은 곳에 태어난다.

비유하면 마치 유리구슬이 청정하고 자연 그대로여서 생겨나면서부터 티가 없으며 8모로 곱게 다듬어져 있는데, 아름다운 끈으로 파랑ㆍ노랑ㆍ빨강, 혹은 하얀 구슬을 꿰어놓았을 때 눈이 있는 사람이 한곳에 멈추어 서서 이 유리구슬은 청정하고 자연 그대로여서 생겨나면서부터 티가 없으며, 8모로 곱게 다듬어져 있고 아름다운 끈으로 파랑ㆍ노랑ㆍ빨강, 혹은 하얀 구슬을 꿰어놓은 것을 볼 수 있는 것과 같다. 나도 역시 그와 같아서 보통 사람들보다 뛰어난 깨끗한 천안(天眼)으로 저 중생들이 나는 때와 죽는 때를 보고, 좋은 모습과 추한 모습을 보며 혹 묘하고 혹 묘하지 못한 것을 본다. 또 좋은 곳과 좋지 못한 곳에 오고 가는 것은 다 이 중생이 지은 업을 따라 그렇게 된다는 참다운 진리를 본다. 가령 어떤 중생이 몸으로 악행을 성취하거나 입과 뜻으로 악행을 성취하여 성인을 비방하든지 사견 때문에 사견업을 성취하면 그 중생은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 나면 틀림없이 나쁜 곳에 이르는데 저 지옥 같은 데에 태어나고, 또 어떤 중생이 몸으로 착한 행을 성취하거나 입과 뜻으로 착한 행을 성취하여 성인을 비방하지 않거나 바른 견해 때문에 정견업을 성취하면 그 중생은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틀림없이 좋은 곳에 올라가는데 천상 세계 같은 곳에 태어난다.

비유하면 마치 두 집이 한 문[門]을 함께 사용하여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 때에 만약 눈이 있는 사람이 한곳에 서서 사람들이 드나드는 것을 보는 것과 같다. 나도 또한 그와 같아서 보통 사람들보다 뛰어난 깨끗한 천안으로 저 중생들이 나는 때와 죽는 때를 보고 좋은 모습과 추한 모습을 보며 혹 묘하고 혹 묘하지 못한 것을 본다. 또 좋은 곳과 좋지 못한 곳에 오고 가는 것은 다 이 중생이 지은 업을 따라 그렇게 된다는 참다운 진리를 본다. 가령 어떤 중생이 몸으로 악행을 성취하거나 입과 뜻으로 악행을 성취하여 성인을 비방하든지, 사견 때문에 사견업을 성취하면 그 중생은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 나면 틀림없이 나쁜 곳에 이르는데 저 지옥 같은 데에 태어나고, 또 어떤 중생이 몸으로 착한 행을 성취하거나 입과 뜻으로 착한 행을 성취하여 성인을 비방하지 않거나 바른 견해 때문에 정견업을 성취하면 그 중생은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틀림없이 좋은 곳에 올라가는데 천상세계 같은 곳에 태어난다.

만일 눈이 있는 사람이 높은 다락 위에 있으면서 그 밑에서 사람이 가고 오고 돌아다니며 앉고 눕고 달리고 뛰는 것을 보는 것과 같다. 나도 그와 같아서 보통 사람들보다 뛰어난 깨끗한 천안(天眼)으로 저 중생들이 나는 때와 죽는 때를 보고 좋은 모습과 추한 모습을 보며 혹 묘하고 혹 묘하지 못한 것을 본다. 또 좋은 곳과 좋지 못한 곳에 오고 가는 것은 다 이 중생이 지은 업(業)을 따라 그렇게 된다는 참다운 진리를 본다. 가령 어떤 중생이 몸으로 악행(惡行)을 성취하거나 입과 뜻으로 악행을 성취하여 성인을 비방하든지 사견(邪見) 때문에 사견업(邪見業)을 성취하면, 그 중생은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 나면 틀림없이 나쁜 곳에 이르는데 저 지옥 같은 데에 태어난다. 또 어떤 중생이 몸으로 착한 행을 성취하거나 입과 뜻으로 착한 행을 성취하여 성인을 비방하지 않거나 바른 견해 때문에 정견업(正見業)을 성취하면 그 중생은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틀림없이 좋은 곳에 올라가는데 천상 세계 같은 곳에 태어난다.

만일 중생이 인간세계에 태어나서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사문 범지를 존경할 줄 모르며 진실 그대로를 실천하지 않고 복업을 짓지 않으며 후세의 죄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그는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염라왕(閻羅王)의 경계에 태어난다. 염라왕 경계의 사람들은 그를 붙잡아 왕에게 데리고 가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천왕이여, 이 중생은 본래 사람으로 있었을 때에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사문 범지를 존경할 줄 몰랐으며, 진실 그대로를 실천하지 않고 복업을 짓지 않았으며 후세의 죄를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원컨대 천왕께서는 그 죄를 처리하여 주십시오.’

이때에 염라왕이 물었다.
‘내가 첫째 천사(天使)가 한 일로써 잘 묻고 잘 검사하고 잘 가르치고 잘 꾸짖었는데, 너는 혹 이전에 첫째 천사가 오는 것을 보았는가?’
‘보지 못하였습니다. 천왕이여.’
염왕이 다시 물었다.
‘너는 일찍이 어떤 마을에서 사내나 계집애로 태어나 너무 어리고 몸이 약해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여 제가 싸놓은 똥오줌 위에 반듯이 누워 그 부모에게 말도 못하고 있는 것을 그 부모가 더러운 데서 안아 내어 아기의 몸을 깨끗하게 목욕시키는 것을 보지 못하였는가?’
‘보았습니다.’

염왕이 다시 물었다.
‘너는 그 뒤에 그것을 인식하여 알았을 때 어찌하여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느냐?〈나는 저절로 나는 법이 있어, 남[生]을 벗어나지 못한다. 나는 마땅히 몸과 입과 뜻으로 묘한 업을 실행해야 하겠다〉고 말이다.’
‘천왕이여, 나는 분명히 패하고 무너져 영원히 쇠하고 아주 멸하여 없어지고 마는 것입니까?’
‘너는 분명히 무너져 영원히 쇠하고 아주 멸하여 없어지고 만다. 이제 너를 고문하여 방일하게 행동하는 방일한 사람을 다스리듯이 하리라. 너의 이 악업은 부모가 한 일도 아니며 왕이 한 것도 아니며 하늘이 한 것도 아니며 또한 사문 범지가 한 일도 아니다. 네 스스로 본래 악하고 불선한 업을 지은 것이다. 그러므로 너는 이제 마땅히 그 과보를 받아야 한다.’

염라왕은 이 첫째 천사가 한 일로써 잘 묻고 잘 검사하고 잘 가르치고 잘 꾸짖어 마친다.
염왕은 다시 둘째 천사가 한 일로써 잘 묻고 잘 검사하고 잘 가르치고 잘 꾸짖었다.
‘너는 혹 이전에 둘째 천사가 오는 것을 보았는가?’
‘보지 못하였습니다. 천왕이여.’
염왕이 다시 물었다.
‘너는 일찍이 어떤 마을에서 남자와 여자가 매우 늙어 수명이 다하려 하고 고통이 지극하며 목숨이 끊어지려 할 시기에, 이는 빠지고 머리는 희며 몸은 굽어져서 구부리고 걸으며 지팡이를 의지해 가면서 몸을 벌벌 떠는 모습을 보지 못하였는가?’
‘보았습니다. 천왕이시여.’

염왕이 다시 물었다.
‘너는 그 뒤에 그것을 인식하여 알았을 때, 어찌하여 〈나는 저절로 늙는 법이 있어 늙음을 벗어나지 못한다. 나는 마땅히 몸과 입과 뜻으로 착한 업을 지어야겠다〉는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느냐?’
‘천왕이여, 나는 분명 패하고 무너져 영원히 쇠하고 아주 사라져 없어지고 마는 것입니까?’
‘너는 분명 패하고 무너져 영원히 쇠하고 아주 사라져 없어지고 만다. 이제 너를 고문하여 방일하게 행동한 방일한 사람을 다스리듯이 하리라. 너의 이 악업은 부모가 한 일도 아니며 왕이 한 일도 아니며 하늘이 한 일도 아니요며 또한 사문 범지가 한 일도 아니다. 네가 본래 스스로 악하고 불선한 업을 지은 것이다. 그러므로 너는 이제 마땅히 그 과보를 받아야 한다.’

염라왕은 이 둘째 천사로써 잘 묻고 잘 검사하고 잘 가르치고 잘 꾸짖어 마쳤다.
염왕은 다시 셋째 천사가 한 일로써 잘 묻고 잘 검사하고 잘 가르치고 잘 꾸짖었다.
‘너는 혹 일찍이 셋째 천사가 오는 것을 보았는가?’
‘보지 못하였습니다. 천왕이여.’
‘너는 일찍이 어떤 마을에서 남자나 혹은 여자가 병이 들어 위독하여 평상에 앉거나 침대에 누우며 혹은 땅에 앉거나 누우며 몸은 지극히 피로하고 너무도 괴로워 사랑하는 사람도 기억할 수 없을 만큼 목숨을 재촉하는 것을 보지 못하였는가?’
‘보았습니다. 천왕이여.’

염왕이 다시 물었다.
‘너는 그 뒤에 그것을 인식하여 알았을 때, 어찌하여 〈나는 저절로 병드는 법이 있어 병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나는 마땅히 몸과 입과 뜻으로 착한 업을 지어야겠다〉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느냐?’
‘천왕이여,나는 분명 패하고 무너져 영원히 쇠하고 아주 소멸되고 마는 것입니까?’
‘너는 분명 패하고 무너져 영원히 쇠하고 아주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제 너를 고문하여 방일한 행동을 한 방일한 사람을 다스리듯이 하리라. 너의 이 악업은 부모가 한 일도 아니며 왕이 한 일도 아니며 하늘이 한 일도 아니요 또한 사문 범지가 한 일도 아니다. 네가 본래 악하고 불선한 업을 지은 것이다. 그러므로 너는 이제 마땅히 그 과보를 받아야 한다.’

염라왕은 이 셋째 천사가 한 일로써 잘 묻고 잘 검사하고 잘 가르치고 잘 꾸짖어 마쳤다.
다시 넷째 천사가 한 일로써 잘 묻고 잘 검사하고 잘 가르치고 잘 꾸짖었다.
‘너는 혹 이전에 넷째 천사가 오는 것을 보았는가?’
‘보지 못하였습니다. 천왕이여.’
‘너는 일찍이 어떤 마을에서 남자나 혹은 여자가 죽었을 때에, 1ㆍ2일에서 혹은 6ㆍ7일에 이르러 까마귀나 솔개에게 쪼아 먹히거나 승냥이에게 먹히며 혹은 불에 태워지고 혹은 땅 속에 묻히며 혹은 허물어져 썩어가는 것을 보지 못하였는가?’
‘보았습니다. 천왕이여.’

염왕이 다시 물었다.
‘너는 그 뒤에 그것을 인식하여 알았을 때, 어찌하여 〈나는 저절로 죽는 법이 있어 죽음을 벗어나지 못한다. 나는 마땅히 몸과 입과 뜻으로 착한 업을 지어야겠다〉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느냐?’
‘천왕이여, 나는 분명히 패하고 무너져 영원히 쇠하고 아주 사라지고 마는 것입니까?’
‘너는 분명히 패하고 무너져 영원히 쇠하고 아주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제 너를 고문하여 방일한 행동을 한 방일한 사람을 다스리듯이 하리라. 너의 이 악업은 부모가 한 일도 아니며 왕이 한 일도 아니며 하늘이 한 일도 아니며 또한 사문 범지가 한 일도 아니다. 네가 본래 스스로 악하고 불선한 업을 지은 것이다. 그러므로 너는 이제 마땅히 그 과보를 받아야 한다.’

염라왕은 이 넷째 천사가 한 일로써 잘 묻고 잘 검사하고 잘 가르치고 잘 꾸짖어 마쳤다.
다시 다섯째 천사가 한 일로써 잘 묻고 잘 검사하고 잘 가르치고 잘 꾸짖었다.
‘너는 혹 이전에 다섯째 천사가 오는 것을 보았는가?’
‘보지 못했습니다. 천왕이여.’
‘너는 일찍이 왕의 신하가 죄인을 잡아다가 그 죄를 다스릴 때에, 손을 끊고 발을 자르며 혹은 손과 발을 다 끊기도 하고 귀를 베고 코를 베거나 혹은 귀와 코를 베기도 하며 혹은 살을 저미고 수염을 뽑거나 머리털을 뽑으며 혹은 수염과 머리털을 모조리 뽑기도 하고, 혹은 우리 안에 가두거나 혹은 옷에 불을 싸서 지지며 혹은 모래로 파묻거나 불로 감아 태우기도 하며 혹은 쇠로 만든 나귀 뱃속에 넣거나 쇠로 만든 돼지 입 속에 넣기도 하며 혹은 쇠로 만든 호랑이 입안에 두고 태우거나 구리쇠 가마 속에 두기도 하고, 혹은 쇠가마 안에 두어 태우기도 하며 혹은 동강동강 끊거나 날카로운 갈고리로 끌어당기기도 하고 혹은 갈고리로 달아매거나 쇠평상에 눕히고 끓는 기름을 붓기도 하며 혹은 쇠절구로 찧거나 혹은 용과 뱀에게 물리게 하기도 하며 혹은 채찍으로 치거나 작대기로 때리고 몽둥이로 치기도 하고 혹은 산 채로 드높은 가지 위에 꿰어 달거나 목을 베어 나무에 다는 것을 보지 못하였는가?’
‘보았습니다. 천왕이여.’

염왕이 다시 물었다.
‘너는 그 뒤에 그것을 인식하여 알았을 때에, 어찌하여 〈곧 나는 현재에 악하고 불선한 법을 본다〉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느냐?’
‘천왕이여, 나는 확실히 패하고 무너져 영원히 쇠하고 아주 사라지고 마는 것입니까?’
‘너는 확실히 패하고 무너져 영원히 쇠하고 아주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제 마땅히 너를 고문하여 방일한 행동을 한 방일한 사람을 다스리듯이 하리라. 너의 이 악업은 부모가 한 일도 아니며 왕이 한 일도 아니며 하늘이 한 일도 아니며 또한 사문 범지가 한 일도 아니다. 네가 본래 스스로 악하고 불선한 업을 지은 것이다. 그러므로 너는 이제 반드시 그 과보를 받아야 한다.’

염라왕은 이 다섯째 천사가 한 일로써 잘 묻고 잘 검사하고 잘 가르치고 잘 꾸짖은 뒤에 곧 옥졸에게 넘겨주었다. 옥졸은 그를 붙잡아 네 문이 달려 있는 큰 지옥 속에 가두어 두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네 기둥에 네 문이 있고
벽은 모났는데 모두 열두 모이며
담장은 쇠로 쌓았고
그 위엔 쇠기와를 덮었다.

지옥 안의 바닥은 쇠로 되어 있는데
벌겋게 타오르는 쇠 불을 피웠다.
깊이는 몇 유연(由延)인지 알 수 없어
땅 밑 끝까지 이르러 있다.

지극히 모질어 견딜 수 없고
불빛은 바라보기조차 싫다.
보고 나면 몸의 털 곤두서고
두렵고 무서워 너무도 괴롭다.

그는 지옥에 떨어져
다리는 위로 향하고 머리는 밑을 향했네.
조어선(調御善)과 청선(淸善)
이러한 모든 성인 비방했기 때문이네.

그 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 저 중생들을 위하여 네 문이 달린 큰 지옥에서 동문(東門)이 갑자기 열렸다. 동문이 열리자, 그 안에 있던 중생들은 그곳을 향해 달려와서 편안한 곳을 구하고 귀의할 곳을 찾는다. 만일 그들이 모여들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효가 되었을 때에는 지옥 동문은 다시 저절로 닫힌다. 그들은 그 지옥 안에서 혹독한 고통을 받아 울부짖으면서 마음이 고통스러워 땅에 드러눕지만 끝내 죽지는 않고 기어코 그들의 악하고 불선한 업이 끝나야 그친다.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면 남문ㆍ서문ㆍ북문이 다시 열린다. 북문이 열리고 나면 저 중생들은 그곳을 향해 달려와서 편안한 곳을 구하고 귀의할 곳을 찾는다. 만일 그들이 모여들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효가 되었을 때에는 지옥의 북문은 다시 저절로 닫힌다. 그들은 그 지옥 안에서 지극히 혹독한 고통을 받아 울부짖으면서 마음이 괴로워 땅에 드러눕지만 끝내 죽지 않고 결국 그들이 지은 악하고 불선한 업이 끝나야 그친다.

다시 그 뒤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면 저 중생들은 네 문이 달린 큰 지옥에서 나와, 네 문이 달린 큰 지옥의 다음 지옥인 봉암(峯巖) 지옥에 태어난다. 불이 그 안에 가득 차 있지만 연기도 없고 불꽃도 없다. 그 위를 걸으며 왔다 갔다 하면서 빙빙 돌아다니게 한다. 두 발의 껍질과 살과 피는 발을 디디면 없어지고 발을 들면 다시 생겨서 도로 본래와 같이 된다. 그들을 이렇게 다스려 그들은 한량없이 많은 세월이 흐르는 동안 혹독한 고통을 받지만 끝내 죽지는 않고 결국 그들이 지은 악하고 불선한 업이 끝나야 그친다.

다시 그 뒤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면 저 중생들은 봉암 큰 지옥에서 나와, 봉암 큰 지옥의 다음 지옥인 똥오줌[糞屎] 큰 지옥에 태어난다. 그 안에는 똥과 오줌이 가득 차 있다. 그 깊이는 무량 100길이나 되는데 저 중생들은 다 그 가운데 떨어진다. 그 똥오줌의 큰 지옥에는 많은 벌레가 살고 있는데, 그 벌레 이름은 능구래(凌瞿來)라고 한다. 몸은 희고 머리는 검으며, 그 부리는 바늘처럼 뾰족하다. 이 벌레는 저 중생들의 발을 뚫어 부수고, 그 발을 부순 뒤에는 다시 넓적다리뼈를 부수고, 넓적다리뼈를 부순 뒤에는 다시 볼기뼈를 부수고, 볼기뼈를 부순 뒤에는 다시 엉치뼈를 부수고, 엉치뼈를 부순 뒤에는 다시 등골뼈를 부수고, 등골뼈를 부순 뒤에는 어깨뼈ㆍ목뼈ㆍ머리뼈를 차례로 부수고 머리뼈를 부순 뒤에는 골을 다 먹어 치운다. 저 중생들은 이렇게 핍박 받기를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백천 세 동안 하면서, 지극히 혹독한 고통을 받지만 끝내 죽지는 않고 결국엔 그들이 지은 악하고 불선한 업이 끝나야 그친다.

다시 그 뒤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면 저 중생들은 똥오줌의 큰 지옥에서 나와 똥오줌의 큰 지옥의 다음 지옥인 철첩림(鐵鐷林) 큰 지옥에 태어난다. 저 중생들은 그것을 본 뒤에는 매우 시원하리라는 상상을 하여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는 저기 가서 유쾌하게 시원한 맛을 보자.〉
저 중생들은 그곳으로 달려가서 편안한 곳을 구하고 귀의할 곳을 찾으려 한다. 저들이 만일 그곳에 모여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백천의 수효가 되었을 때에는 곧 철첩림의 큰 지옥으로 들어간다. 그 철첩림 큰 지옥은 사방에서 매우 뜨거운 바람이 불어오는데 뜨거운 바람이 불어오면 철첩이 곧 떨어진다. 철첩이 떨어질 때에는 손이 끊어지고 발이 끊어지며 혹은 손과 발이 다 끊어지기도 한다. 혹은 귀를 베고 코를 베며 혹은 귀와 코, 그리고 사지의 마디까지도 다 베고 몸을 베어 피투성이가 되는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백천 세 동안 지극히 혹독한 고통을 받지만, 끝내 죽지는 않고 결국 그들이 지은 악하고 불선한 업이 끝나야 그친다.

다시 다음에는 저 철첩림 큰 지옥 속에는 매우 큰 개가 있다. 그 개는 아주 긴 어금니를 가지고 있는데, 저 중생들을 끌어 잡아 발에서부터 머리끝까지 먹어 치우고 머리에서부터 발에 이르기까지 껍질을 벗기고 곧 먹어버린다. 저 중생들은 이렇게 핍박을 받으면서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백천 세 동안 혹독한 고통을 받지만 끝내 죽지 않고 결국 그들이 지은 악하고 불선한 업이 끝나야 그친다.
또 저 철첩림 큰 지옥에는 큰 까마귀가 있는데, 머리가 두 개이고 쇠로 된 부리가 있어 중생들의 이마에 머물면서 산채로 눈을 뽑아 먹고 부리로 머리뼈를 부수고 골을 내어 먹는다. 저 중생들은 이렇게 핍박을 받으면서 한량없는 백천 세 동안 매우 혹독한 고통을 받지만 끝내 죽지는 않고 결국 그들이 지은 악하고 불선한 업이 끝나야 그친다.

다시 그 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면 저 중생들은 철첩림 큰 지옥에서 나와 철첩림 큰 지옥의 다음 지옥인 철검수림(鐵劍樹林) 큰 지옥에 난다. 그 큰 칼나무의 높이는 1유연(由延)이나 되고, 가시의 길이만도 여섯 자나 된다. 저 중생들로 하여금 그것을 휘어잡고 오르내리게 한다. 그 나무에 오를 때에는 그 나무의 가시는 밑으로 향하고 만일 나무에서 내려올 때에는 그 나무의 가시는 곧 위로 향한다. 그 칼나무의 가시는 중생들을 찔러 관통하는데, 손을 찌르고 발을 찌르며 혹은 손과 발을 다 찌르기도 하고 귀를 찌르고 코를 찌르며 혹은 귀와 코 그 밖에 사지 마디마다 온통 다 찌르며 몸을 찔러 피투성이가 된다. 한량없는 백천 세 동안 이렇게 매우 혹독한 고통을 받지만 끝내 죽지는 않고 결국 그가 지은 악하고 불선한 업이 끝나야 그친다.

다시 그 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면 저 중생들은 철검수림 큰 지옥에서 나와, 철검수림 큰 지옥의 다음 지옥인 회하(灰河) 지옥에 난다. 그 지옥의 양쪽 언덕은 매우 높고 그 둘레에는 가시가 나 있으며 끓는 회탕(灰湯)이 그 안에 가득 차서 아주 어둡다. 저 중생들은 그것을 보고는 냉수라고 상상하여 이렇게 다짐한다.
〈당연히 냉수가 있을 것이다.〉
그들은 이런 상상을 일으킨 뒤에 곧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는 저기로 가서 그 속에서 목욕하고 실컷 그 냉수를 배불리 마시고 유쾌하게 시원한 즐거움을 누리자.〉
그리하여 저 중생들은 다투어 달려간다. 그 속에 들어가 즐거운 곳을 구하고 귀의할 곳을 찾으려 한다. 만일 그들이 모여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백천의 수효가 이루어지면 곧 회하에 떨어진다. 저들이 회하에 떨어져서는 바로 흐르고 거꾸로 흐르며 혹은 바르게도 흐르고 거꾸로 흐르기도 한다. 저 중생들은 바로 흐르고 거꾸로 흐르고 바르게도 흐르고 거꾸로도 흐를 때에 살가죽이 익어서 떨어지고 살도 익어서 떨어지며 혹은 껍질과 살이 한꺼번에 익어서 모두 떨어져 오직 뼈만 남기도 한다. 회하의 양쪽 언덕에는 옥졸이 있어 손에 칼과 몽둥이와 쇠작살[鐵叉]을 잡고 저 중생들이 언덕으로 올라오려 하면 그때에 옥졸들은 도로 물속에 밀어 넣는다.

또 회하의 양쪽 언덕에는 옥졸이 있어 손에 갈고리와 그물을 잡고 중생들을 끌어당겨 회하에서 끌어내어 불이 벌겋게 타오르는 뜨거운 철판에 두고, 저 중생들을 들어 땅에다 사정없이 메치고 땅에 두고 빙빙 돌리면서 묻는다.
‘너는 어디서 왔느냐?’
그러면 저 중생들은 모두 한목소리로 대답한다.
‘우리는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도 모른다. 다만 우리들은 지금 매우 굶주리고 있다.’
저 옥졸들은 곧 불이 벌겋게 타오르는 뜨거운 쇠평상을 펼쳐 놓고 중생들을 강제로 그 위에 앉히고 뜨거운 쇠집게로 그 입을 비틀어 벌리고, 불에 벌겋게 달은 뜨거운 철환을 그 입에 넣는다. 그 뜨거운 철환은 입술을 태우고 입술을 태운 뒤에는 혀를 태우고 혀를 태운 뒤에는 잇몸을 태우고 잇몸을 태운 뒤에는 목구멍을 태우고 목구멍을 태운 뒤에는 심장을 태우고 심장을 태운 뒤에는 대장을 태우고 대장을 태운 뒤에는 소장을 태우고 소장(小腸)을 태운 뒤에는 위(胃)를 태우고 위를 태운 뒤에는 몸을 지나 내려가 버린다. 그들은 이렇게 핍박을 받는다. 한량없이 많은 백천 세 동안 혹독한 고통을 받지만 끝내 죽지는 않고 결국엔 그들이 지은 악하고 불선한 업이 끝나야 그친다.

그 다음에 저 옥졸들이 중생들에게 묻는다.
‘너희들은 어디로 가고 싶으냐?’
중생들은 대답한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다. 다만 몹시 목이 마르다.’
저 옥졸들은 곧 중생들을 붙잡아 불에 벌겋게 달은 뜨거운 평상을 펼쳐 놓고는 강제로 그 위에 앉히고, 뜨거운 쇠집게로 그들의 입을 비틀어 벌리고 끓는 구리 쇳물을 그 입에 들이붓는다. 그 끓는 구리 쇳물은 입술을 태우고 입술을 태운 뒤에는 혀를 태우고 혀를 태운 뒤에는 잇몸을 태우고 잇몸을 태운 뒤에는 목구멍을 태우고 목구멍을 태운 뒤에는 심장을 태우고 심장을 태운 뒤에는 대장을 태우고 대장을 태운 뒤에는 소장을 태우고 소장을 태운 뒤에는 위를 태우고 위를 태운 뒤에는 몸을 지나 내려간다. 그들은 이렇게 핍박을 받는다. 한량없이 많은 백천 세 동안 이렇게 혹독한 고통을 받지만 끝내 죽지는 않고 결국에는 그가 지은 악하고 불선한 업이 끝나야 그친다.

만일 저 중생들이 지옥에서 저들이 지은 악하고 불선한 업이 다하지 않거나 다하여 조금도 남은 것이 없게 되지 않으면, 저 중생들은 다시 회하 가운데 떨어지고 다시 철검수림 큰 지옥을 오르내리며 다시 철첩림 큰 지옥에 들어가고 다시 똥오줌 큰 지옥에 떨어지며 다시 봉암 큰 지옥으로 왕래하고 다시 네 문이 달린 큰 지옥으로 들어갈 것이다. 만일 저 중생들이 지옥에서 악하고 불선한 업이 모두 다하고 모두 다하여 조금도 남음이 없으면 그들은 그 뒤에 혹은 축생세계에 태어나거나 혹은 아귀세계 떨어지거나 혹은 하늘에 태어나게 된다.
저 중생들이 본래 사람이었을 때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사문 범지를 존경할 줄 모르며 진실 그대로를 행하지 않고 복업을 짓지 않으며 후세의 죄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그는 이와 같은 좋지 않고 기억하고 싶지 않으며 기쁘지 않은 괴로운 과보를 받게 된다. 비유하면 마치 저 지옥 속에서와 같은 고통을 받는다. 만일 저 중생들이 본래 사람이었을 때에 부모에게 효순하고 사문 범지를 존경할 줄 알며 진실 그대로를 실천하고 복덕의 업을 지으며 후세의 죄를 두려워하였으면, 그는 사랑할 만하고 기억하고 싶고 기뻐할 만한 즐거움의 과보를 받는다. 비유하면 마치 허공에 있는 신의 궁전 속과 같은 즐거움이다.

옛날 염라왕은 동산에 있으면서 이러한 원을 세웠다.
〈나는 이 목숨을 마치고 사람으로 태어난다면, 족성으로 태어나 지극히 부유하고 안락하며 재산이 한량없이 많고 목축과 산업이 헤아릴 수 없이 많으며 봉호(封戶)와 식읍(食邑)과 여러 가지를 다 구족한 그런 집에 태어나리라. 그 족성이란 어떤 족성을 말하는가 하면 곧 찰리(刹利) 대장자족(大長者族)ㆍ범지(梵志) 대장자족ㆍ거사(居士) 대장자족들이다. 다시 이러한 족성이 있어, 지극히 부유하고 안락하며 재산이 한량없이 많고 목축과 산업도 헤아릴 수 없이 많으며 봉호와 식읍과 모든 것이 구족한 그러한 집에 태어날 것이다. 그런 곳에 태어나서는 깨달음의 근(根)을 성취하여 여래께서 말씀하신 바른 법의 율에 대하여 깨끗한 믿음을 얻기를 원하고 깨끗한 믿음을 얻은 뒤에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며 오직 위없는 범행을 마치고 현재에 있어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닐며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진실 그대로를 깨달으리라.〉

옛날 염라왕은 동산 가운데서 이런 원을 세웠다.”
그리고는 게송은 설하셨다.

천사에게 꾸지람 받고도
또다시 방일을 일삼는 사람
오래도록 걱정하고 슬퍼할 것이니
더러운 욕심에 덮여 있기 때문이네.

천사에게 꾸지람 받은
진실한 상인(上人) 있으면
마침내 다시 방일하지 않고
묘하고 거룩한 법 잘 설하리.

수(受)를 보고는 두려워하게 하여
나고 늙음 다하기를 원하네.
수가 없고 수가 멸해 남음 없으면
곧 나고 늙음 끝나게 되리.

저들은 안온하고 안락함에 이르러
현재의 세계에서 멸도를 얻으며
일체의 무서움과 두려움 벗어나고
또한 세간의 흐름도 건너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주석
1 이 경의 이역경으로는 동진(東晋)시대 축담무란(竺曇無蘭)이 한역한 『철성니리경(鐵城泥犁經)』ㆍ『니리경(泥犂經)』ㆍ『오고장구경(五苦章句經)』과 유송(劉宋)시대 혜간(慧簡)이 한역한 『염라왕오천사자경(閻羅王五天使者經)』이 있으며, 참고 경문으로는 『증일아함경』 제24권 제32 「선취품(善聚品)」 중 네 번째 소경이 있다.

중아함경 제13권

6. 왕상응품 ③
이 소토성송(小土城誦)에는 모두 4품 반이 들어 있으며, 총 52개의 소경이 수록되어 있다.

오조유경(烏鳥喩經)ㆍ설본경(說本經)과
대천내림경(大天㮈林經)ㆍ대선견왕경(大善見王經)과
삼십유경(三十喩經)ㆍ전륜왕경(轉輪王經)이며
최후에 비사경(蜱肆經)이 수록되었다.

65) 오조유경(烏鳥喩經) 제1제2 소토성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유행하실 때에 죽림 가란타(加蘭哆) 동산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전륜왕이 주보(珠寶)를 시험해 보려고 하였을 때, 네 종류의 군사 곧 상군(象軍)ㆍ마군(馬軍)ㆍ차군(車軍)ㆍ보군(步軍)을 모았다. 네 종류의 군대를 모은 다음 깜깜한 밤에 높은 깃대를 세우고 그 위에 구슬을 장식해 가지고 동산으로 나가니 그 구슬의 찬란한 광명이 네 종류의 군대를 비추었는데, 그 광명은 사방 반 유연(由延:由旬)이나 비추었다. 그때에 어떤 범지가 생각하기를 ‘이제 차라리 내가 가서 전륜왕과 네 종류의 군대도 구경하고 유리구슬도 구경해야겠다’고 하였다. 그때에 범지는 또 ‘전륜성왕과 네 종류의 군대를 구경하고 유리구슬을 구경하는 것은 우선 놔두고 나는 차라리 저 숲 속으로 가리라’하고 생각하였다.

그렇게 생각한 범지는 곧 숲 속으로 들어가 한 나무 밑에 이르러 앉았다. 그런지 오래지 않아 수달 한 마리가 왔다. 범지는 수달에게 물었다.
‘잘 왔다. 수달아, 너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
‘범지시여, 이 못은 본래는 맑은 물이 가득차 넘쳤었고, 연뿌리도 많았으며 꽃도 많았었습니다. 게다가 물속에는 고기와 거북도 많아서 내가 옛날에 의지하고 살던 곳인데, 지금은 모두 말라 버렸습니다. 범지시여,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나는 이곳을 버리고 큰 강으로 떠나려고 합니다. 나는 이제 떠나려고 하지만 다만 사람들이 두렵습니다.’
이때에 그 수달은 범지와 함께 이런 이야기를 나눈 뒤에 곧 가버리고 범지는 그대로 앉아 있었다.

다시 구모조(究暮鳥)가 왔다. 범지는 구모조에게 물었다.
‘잘 왔다. 구모조야, 너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
‘범지시여, 이 못은 본래는 맑은 물이 가득 차서 넘쳐흘렀었고, 연뿌리도 많았었으며 연꽃도 많았었습니다. 이 못에는 고기와 거북도 많아 내가 옛날에 의지해 살던 곳인데, 지금은 말라 버렸습니다. 범지시여,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나는 이곳을 버리고 저 죽은 소의 시체 더미를 의지하여 거기서 살거나, 혹은 죽은 나귀를 의지하거나 혹은 죽은 사람 시체 더미를 의지하여 깃들어 살고자 합니다. 나는 지금 떠나고자 하지만 다만 사람들이 두렵습니다.’
저 구모조도 이 범지와 함께 이런 이야기를 나눈 뒤에 곧 떠나버리고 범지는 그대로 앉아 있었다.

다시 독수리가 왔다. 범지는 독수리에게 물었다.
‘잘 왔다. 독수리야, 너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
‘범지시여, 나는 큰 무덤에서 큰 무덤으로 옮겨 다니면서 생명을 해칩니다. 나는 지금 죽은 코끼리 고기나 죽은 말, 죽은 소, 죽은 사람의 고기를 먹으려고 합니다. 나는 지금 떠나고자 하지만 다만 사람들이 두렵습니다.’
이때에 그 독수리는 이 범지와 함께 이런 이야기를 나눈 뒤에 곧 가버리고 범지는 그대로 앉아 있었다.

또 식토조(食吐鳥)가 왔다. 범지는 식토조를 보고 물었다.
‘잘 왔다. 식토조야, 너는 어디서 왔으며 다시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
‘범지시여, 당신은 아까 독수리가 가는 것을 보았습니까? 나는 그 독수리가 토한 것만 먹고 삽니다. 나는 지금 떠나려고 하는데 다만 사람들이 무섭습니다.’
저 식토조도 이 범지와 이런 이야기를 나눈 뒤에 곧 가버리고 범지는 그대로 앉아 있었다.

다시 승냥이가 왔다. 범지는 승냥이를 보고 물었다.
‘잘 왔다. 승냥이야, 너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
‘범지시여, 나는 깊은 골짜기에서 깊은 골짜기로, 풀덤불에서 풀덤불로, 구석지고 조용한 곳에서 구석지고 조용한 곳으로 다니다가 왔습니다. 나는 이제 죽은 코끼리 고기와 죽은 말ㆍ죽은 소ㆍ죽은 사람의 고기를 먹고자 합니다. 나는 지금 떠나가고 싶으나 오직 사람들이 두렵습니다.’
이때에 그 승냥이는 이 범지와 함께 이런 이야기를 나눈 뒤에 곧 가버리고 범지는 그대로 앉아 있었다.

다시 까마귀가 왔다. 범지는 까마귀를 보고 물었다.
‘잘 왔다. 까마귀야, 너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
‘범지시여, 당신은 얼굴이 두껍고 미련하고 미친 사람입니다. 어떻게 내게 너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려느냐고 묻습니까?’
그때에 까마귀는 면전에서 범지를 꾸짖고 나서 떠나버렸고 범지는 그대로 앉아 있었다.

다시 성성(狌狌)이가 왔다. 범지는 성성이를 보고 곧 물었다.
‘잘 왔다. 성성아, 너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
‘범지시여, 나는 동산에서 동산으로, 집에서 집으로, 숲에서 숲으로 다니면서 맑은 샘물을 마시고 좋은 과실을 따먹으며 왔습니다. 나는 이제 어디든지 상관하지 않고 가려고 하며 또 사람들도 두렵지 않습니다.’
그 성성이는 이 범지와 이런 이야기를 나눈 뒤에 떠나갔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런 비유들을 들어 그 이치를 깨닫게 하려고 한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말에는 뜻이 담겨져 있다.
‘이때에 저 수달은 이 범지와 이런 이야기를 나눈 뒤에 곧 떠나갔다’고 했는데 내가 이 비유를 들어 말한 데에는 무슨 뜻이 있는가 하면, 어떤 비구가 마을을 의지하여 다니는 것과 같다. 그 비구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마을로 들어가 걸식할 때에, 몸을 보호하지 않고 모든 감각기관을 단속하지 않으며 바른 생각을 세우지도 않고서 법을 설하되 혹은 부처님의 말씀이라고 하기도 하고 혹은 성문의 말씀이라고 하기도 하여 그것으로 인해 의복ㆍ음식ㆍ침구ㆍ탕약 등 온갖 생활 도구를 구한다. 그는 그런 것들을 얻은 뒤에는 거기에 물들고 집착하며 접촉하고 의지하여 재앙이 되고 걱정이 되는 것인 줄 모르고 그것을 버리지 못하고서 마음에 편안하게 수용한다.

그 비구는 나쁜 계를 행하고 나쁜 법을 성취하여 맨 나중에는 부패(腐敗)의 폐단이 생긴다. 범행이 아닌 것을 범행이라 일컫고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이라 일컬으니, 마치 범지가 수달을 보고 ‘잘 왔다. 수달아, 너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 하고 물었을 때에 ‘범지시여, 이 못은 본래는 맑은 물이 차서 넘쳤었고 게다가 연뿌리와 연꽃도 많았었으며 고기와 거북도 그 안에 가득 있었으므로 내가 옛날에 의지하고 살던 곳인데 지금은 말라 버렸습니다. 범지시여,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나는 이곳을 떠나 저 큰 하수로 가려고 합니다. 내가 지금 떠나고자 하지만 다만 사람들이 두렵습니다’라고 대답했던 것처럼, 내가 말하는 저 비구도 그와 같다. 악하고 착하지 않은 더러운 법에 들어가는 것은 미래 세계에 존재하게 되는 근본과 번열(煩熱)의 괴로운 과보와 생ㆍ노ㆍ병ㆍ사의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비구는 수달과 같이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법이 아닌 것을 의지하여 스스로 목숨을 보존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마땅히 몸으로 행하는 것을 깨끗하게 하고 입과 뜻으로 행하는 것을 깨끗하게 해야 한다. 일이 없는 가운데 머물러 분소의(糞掃衣)를 입고 항상 걸식을 하되 차례로 걸식하여 조금도 욕심을 부리지 말고 늘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속세를 멀리 떠나 머무르기를 즐겨하고, 정근(精勤)을 익히고 바른 생각[正念]ㆍ바른 지식[正智]ㆍ바른 선정[正定]ㆍ바른 지혜[正慧]를 세워 항상 속세를 멀리 떠나야 한다고 이렇게 배워야 한다.

‘저 구모조는 이 범지와 이런 이야기를 나눈 뒤에 곧 떠났다’고 말했는데, 내가 이 비유를 말한 데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하면, 어떤 비구가 마을을 의지하여 다니는 것과 같다. 비구가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마을로 들어가 걸식할 때에 몸을 보호하지 않고 모든 감각기관을 단속하지 않으며 바른 생각을 세우지도 못했으면서 남의 집에 들어가 교화하고 설법하기를 혹은 부처님의 말씀이라 하기도 하고 혹은 성문의 말씀이라고 하기도 하여, 그것으로 인하여 의복ㆍ음식ㆍ침구ㆍ탕약 따위의 모든 생활 도구를 얻는다. 그는 그런 이익을 얻은 뒤에는 거기에 물들고 집착하고 접촉하고 의지하여 재앙이 되고 걱정이 되는 것인 줄 알지 못하고, 그것을 버리지 못하여 마음 편하게 수용한다.

그 비구는 나쁜 계를 행하고 나쁜 법을 성취하여 맨 나중에는 부패하는 폐단이 생긴다. 범행이 아닌 것을 범행이라 일컫고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이라 일컬으니, 마치 범지가 구모조를 보고 ‘잘 왔다. 구모조야, 너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 하고 물었을 때에 ‘범지시여, 이 못은 본래는 맑은 물이 찰랑찰랑 넘쳐흘렀었고 연뿌리와 연꽃도 많았었으며 고기와 거북도 그 안에 많이 있어 내가 옛날에 의지하고 살던 곳인데 지금은 말라 버렸습니다. 범지시여,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나는 이제 이곳을 떠나 저 죽은 소의 시체 더미를 의지하여 깃들거나 혹은 죽은 나귀를 의지하거나 혹은 죽은 사람의 시체 더미를 의지하여 살고자 합니다. 내가 지금 떠나가고자 하지만 다만 사람들이 두렵습니다’라고 대답한 것처럼, 내가 말하는 비구도 이와 같다. 악하고 착하지 않은 더러운 법을 의지하는 것은 미래세계에 존재하게 되는 근본과 번열의 괴로운 과보와 생ㆍ노ㆍ병ㆍ사의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비구는 구모조와 같이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 법이 아닌 것을 의지하여 스스로 생명을 보존하려 하지 않아야 한다. 마땅히 몸으로 행하는 것을 깨끗하게 하고 입과 뜻으로 행하는 것을 깨끗하게 해야 한다. 일이 없는 가운데 머물러 분소의를 입고 항상 걸식을 행하되 차례로 걸식하여 조그만 욕심도 부리지 말고 만족할 줄을 알아야 한다. 속세를 멀리 떠나 머무르기를 즐겨하고 정근을 익히고 바른 생각ㆍ바른 지식ㆍ바른 선정ㆍ바른 지혜를 세워 항상 속세를 멀리 떠나야 한다고 그렇게 배워야 한다.

‘그때 저 독수리는 이 범지와 이런 이야기를 나눈 뒤에 곧 떠나갔다’고 했는데 내가 이런 비유를 들어 말한 데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하면, 어떤 비구가 마을을 의지하여 다니는 것과 같다. 비구가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마을로 들어가 걸식할 때에 몸을 보호하지 않고 모든 감각기관도 지키지 못하며 바른 생각을 세우지도 않고서 남의 집에 들어가 교화하고 설법하기를, 혹은 부처님의 말씀이라 하기도 하고 혹은 성문의 말씀이라고 하기도 하면서 그것으로 인하여 의복ㆍ음식ㆍ침구ㆍ탕약 등 온갖 생활 도구의 이익을 챙긴다. 그는 이런 이익을 얻은 뒤에는 거기에 물들고 집착하고 접촉하고 의지하여 재앙이 되고 걱정이 되는 것인 줄 알지 못하고 그것을 버리지 못하여 마음 편하게 수용한다. 그 비구는 나쁜 계를 행하고 나쁜 법을 성취하여 맨 나중에는 부패가 생긴다. 범행이 아닌 것을 범행이라 일컫고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이라 일컬으니 마치 범지가 독수리를 보고 ‘잘 왔다. 독수리야, 너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라고 물었을 때에 ‘범지시여, 나는 큰 무덤에서 큰 무덤으로 옮겨 다니면서 생명을 해치다가 왔습니다. 나는 이제 죽은 코끼리의 고기ㆍ죽은 말ㆍ죽은 소ㆍ죽은 사람의 고기를 먹으려고 합니다. 내가 지금 떠나고자 하지만 다만 사람들이 두렵습니다’라고 대답한 것처럼, 내가 말하는 비구도 역시 이와 같다.

그러므로 비구는 독수리처럼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 법이 아닌 것을 의지하여 스스로 생명을 보존하려 하지 않아야 한다. 마땅히 몸으로 행하는 것을 깨끗하게 하고 입과 뜻으로 행하는 것을 깨끗하게 하라. 일이 없는 가운데 머물러 분소의를 입고 항상 걸식을 행하되 차례로 걸식하며, 조그만 욕심도 부리지 말고 만족할 줄을 알아야 한다. 속세를 멀리 떠나 머무는 일을 즐겨하며 정근을 익히고 바른 생각ㆍ바른 지식ㆍ바른 선정ㆍ바른 지혜를 세워 항상 속세를 멀리 떠나야 한다고 그렇게 배워야 한다.

‘저 식토조가 이 범지와 이런 이야기를 나눈 뒤에 곧 버리고 갔다’고 말했는데 내가 그 비유를 들어 말한 데에는 무슨 뜻이 있는가 하면, 어떤 비구가 마을을 의지하여 나다니는 것과 같다. 비구가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마을로 들어가 걸식할 때에 몸을 보호하지 않고 모든 감각기관도 잘 지키지 못하며 바른 생각을 세우지도 않고서 그는 비구니의 방에 들어가 교화하고 설법하기를, 혹은 부처님의 말씀이라 하기도 하고 혹은 성문의 말씀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러면 저 비구니는 몇몇 집에 들어가 어떻게 해야 좋고 어떻게 하면 나쁘다는 것을 말하여 신시물(信施物)을 받아다가 비구에게 가져다준다. 이것으로 인하여 의복ㆍ음식ㆍ침구ㆍ탕약 등 온갖 생활 도구의 이익을 챙긴다. 그는 이런 이익을 얻은 뒤에는 물들고 집착하고 접촉하고 의지하여 재앙이 되고 걱정이 되는 것임을 알지 못하고 그것을 버리지 못하여 마음 편하게 수용한다. 저 비구는 나쁜 계를 행하고 나쁜 법을 성취하여 맨 나중에는 부패의 폐단이 생긴다. 범행이 아닌 것을 범행이라 일컫고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이라 일컬으니 마치 범지가 식토조를 보고 ‘잘 왔다. 식토조야, 너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 하고 물었을 때에 ‘범지시여, 당신은 아까 독수리가 떠나간 것을 보았습니까? 나는 독수리가 토해낸 것을 먹고 삽니다. 내가 떠나고자 하지만 다만 사람들이 두렵습니다’라고 대답한 것과 같이 내가 말하는 비구도 이와 같다.

그러므로 비구는 식토조처럼 행동하지 않아야 한다. 법이 아닌 것을 의지하여 스스로 생명을 보존하려 하지 않아야 한다. 마땅히 몸으로 행하는 것을 깨끗하게 하고 입과 뜻으로 행하는 것을 깨끗하게 하라. 일이 없는 가운데 머물러, 분소의를 입고 항상 걸식을 행하되 차례로 걸식하여 조그만 욕심도 부리지 말고 만족할 줄을 알라. 속세를 멀리 떠나 머무르기를 좋아하고 정근을 익히고 바른 생각ㆍ바른 지식ㆍ바른 선정ㆍ바른 지혜를 세워 항상 속세를 멀리 떠나야 한다고 그렇게 배워야 한다.

‘이때에 저 승냥이는 이 범지와 이런 이야기를 나눈 뒤에 곧 떠나갔다’고 말했는데 내가 이 비유를 들어 말한 데에는 어떤 뜻이 있는가 하면, 어떤 비구가 가난한 마을을 의지하여 머무르는 것과 같다. 그가 만일 마을이나 성 안에 지혜 있고 정진하는 범행자가 많이 있는 줄을 알면 곧 피해 가고, 만일 마을이나 성 안에 지혜 있고 정진하는 범행자가 없는 줄을 알면 곧 와서 9개월이나 10개월 동안 그 안에서 머문다. 모든 비구들이 그것을 보고 곧 묻는다.
‘현자여, 어디로 유행하는가?’
그는 곧 대답한다.
‘여러분, 나는 어느 가난한 마을을 의지하여 다닙니다.’
비구들은 그 말을 듣고 나서 곧 이렇게 생각한다.
〈이 현자는 행하기 어려운 일을 행한다. 왜냐하면 이 현자는 어느 가난한 마을을 의지하여 다니기 때문이다.〉

모든 비구들은 다 그를 공경하고 예로 섬기며 공양한다. 이것으로 인하여 의복ㆍ음식ㆍ침구ㆍ탕약 등 온갖 생활 도구의 이익을 챙긴다. 그는 그런 이익을 얻은 뒤에는 물들고 집착하고 접촉하고 의지하여 재앙이 되고 걱정이 되는 것임을 알지 못하고 그것을 버리지 못하여 마음 편하게 수용한다. 저 비구는 나쁜 계를 행하고 나쁜 법을 성취하여 맨 나중에는 부패하는 폐단이 생긴다. 범행이 아닌 것을 범행이라 일컫고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이라 일컬으니, 마치 범지가 승냥이를 보고 ‘잘 왔다. 승냥아, 너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 하고 물었을 때 ‘범지시여, 나는 깊은 골짜기에서 깊은 골짜기로, 풀덤불에서 풀덤불로, 구석진 곳에서 구석진 곳으로 다니다가 왔습니다. 나는 지금 죽은 코끼리 고기ㆍ죽은 말ㆍ죽은 소ㆍ죽은 사람의 고기를 먹으려고 합니다. 내가 지금 떠나가려 하지만 다만 사람들이 두렵습니다’ 하고 대답한 것처럼, 내가 말하는 비구도 역시 이와 같다.

그러므로 비구는 승냥이와 같이 행동하지 않아야 한다. 법이 아닌 것을 의지하여 스스로 목숨을 보존하려 하지 않아야 한다. 마땅히 몸으로 행하는 것을 깨끗하게 하고 입과 뜻으로 행하는 것을 깨끗하게 해야 한다. 일이 없는 가운데 머물러 분소의를 입고 항상 걸식을 행하되 차례로 걸식하여 조그만 욕심도 부리지 말고 만족할 줄을 알라. 속세를 멀리 떠나 머물기를 즐겨하고 정근을 익히고 바른 생각ㆍ바른 지식ㆍ바른 선정ㆍ바른 지혜를 세워 항상 마땅히 속세를 멀리 떠나야 한다고 그렇게 배워야 한다.

‘그때 까마귀가 바라문을 꾸짖은 뒤에 곧 버리고 갔다’고 말했는데 내가 이 비유를 들어 말한 데에는 어떤 뜻이 있는가 하면, 어떤 비구가 가난하여 아무 일이 없는 곳에서 여름 안거(安居)를 받은 것과 같다. 그는 만일 마을이나 성 안에 지혜 있고 정진하는 범행자가 많이 있는 줄을 알면 곧 피해 가고 만일 마을이나 성 안에 지혜 있고 정진하는 범행자가 없는 줄을 알면 곧 와서 2개월이나 3개월 정도 그 안에서 머무른다. 모든 비구들이 그를 보고는 묻는다.
‘현자여, 어디서 여름 안거를 지내십니까?’
그는 대답한다.
‘여러분, 나는 지금 가난하고 일이 없는 아무 곳에서 여름 안거를 받고 있습니다. 나는 저 모든 어리석은 무리들과 달라서 평상을 만들고 5사(事)1)를 두루 갖추어 그 안에 머무르는데, 오전이나 오후나 입은 그 맛을 따르고 맛은 그 입을 따르며 구하고 또 구하며 찾고 또 찾고 있습니다.’
이때에 모든 비구가 그 말을 듣고 곧 이렇게 생각한다.
〈이 현자는 행하기 어려운 일을 행하는구나. 왜냐하면 이 현자는 어느 가난하고 일이 없는 곳에서 여름 안거를 받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한 모든 비구들은 다 함께 그를 공경하고 예로 섬기며 공양한다. 이것으로 인하여 의복ㆍ음식ㆍ침구ㆍ탕약 등 모든 생활 도구의 이익을 챙긴다. 그는 그런 이익을 얻은 뒤에는 물들고 집착하며 접촉하고 의지하여 재앙이 되고 걱정이 되는 것인 줄 알지 못하고 그것을 버리지 못하여 마음 편하게 수용한다.
그 비구는 나쁜 계를 행하고 나쁜 법을 성취하여 맨 나중에는 부패해지는 폐단이 생긴다. 범행이 아닌 것을 범행이라 일컫고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이라 일컬으니 마치 범지가 까마귀를 보고 ‘잘 왔다. 까마귀야, 너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 하고 물었을 때 ‘범지시여, 당신은 얼굴이 두껍고 미련하고 미친 사람입니다. 어떻게 나에게 너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려 하느냐고 묻습니까?’라고 대답한 것처럼, 내가 말하는 비구도 역시 이와 같다.

그러므로 비구는 까마귀와 같이 행동하지 않아야 한다. 법이 아닌 것을 의지하여 스스로 목숨을 보존하려 하지 않아야 한다. 마땅히 몸으로 행하는 것을 깨끗하게 하고 입과 뜻으로 행하는 것을 깨끗하게 해야 한다. 일이 없는 가운데 머물러 분소의를 입고 항상 걸식을 행하되 차례로 걸식하여 조그만 욕심도 부리지 말고 만족할 줄을 알아야 한다. 속세를 멀리 떠나 머물기를 좋아하고 정근을 익히고 바른 생각ㆍ바른 지식ㆍ바른 선정ㆍ바른 지혜를 세워 항상 마땅히 속세를 멀리 떠나야 한다고 그렇게 배워야 한다.

‘저 성성이는 이 범지와 이런 이야기를 나눈 뒤에 곧 떠나갔다’고 말했는데 내가 이 비유를 들어 말한 데에는 어떤 뜻이 있는가 하면, 어떤 비구가 마을을 의지하여 다니는 것과 같다. 비구가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마을로 들어가 걸식할 때에, 몸을 잘 보호하고 모든 감각기관을 단속하여 지키며 바른 생각을 세운다. 그는 마을을 따라 걸식하기를 마치고 밥을 먹은 뒤에 오후가 되면 가사와 발우를 챙기고 손과 발을 씻고 니사단을 어깨에 걸치고는 일 없는 곳으로 가거나 나무 밑으로 가거나 혹은 빈 집으로 가서 니사단(尼師檀)을 펴고 가부좌를 맺고 앉는다. 몸을 바루고 올바른 서원을 세우며 비뚤어진 생각으로 향하지 않고 탐욕을 끊고 마음에 다툼이 없으며 남의 재물과 모든 생활 도구를 보아도 탐욕을 일으켜 내 것으로 만들려 하지 않으니, 그는 탐욕하는 그 마음에 대하여 깨끗이 하였다. 이렇게 성냄과 잠과 들뜸에 대해서도 또한 그러하며 의심을 끊고 의혹을 벗어나 선법(善法)에서 망설임이 없으니, 그는 의혹하는 그 마음에 대하여 깨끗이 하였다.

그는 이미 이 5개(蓋)와 마음의 더러움과 지혜가 박약함을 끊고 욕심을 여의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어 나아가 제4선(禪)을 성취하여 노닌다. 그는 이러한 선정의 마음[定心]이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번거로움이 없어져서 향누진지통(向漏盡智通)으로 나아가 증득한다. 그는 곧 이 괴로움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알고 괴로움의 발생을 알며 괴로움의 소멸을 알며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안다. 이 누(漏:煩惱)를 알고 이 누의 발생을 알며 이 누의 소멸을 알고 이 누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안다. 그는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본 뒤에는 곧 욕루(欲漏)에서 마음이 해탈하고 유루와 무명루에서 마음이 해탈하며 해탈한 뒤에는 곧 해탈한 줄을 알아,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목숨을 받지 않는다는 진실 그대로를 안다. 마치 범지가 성성이를 보고 ‘잘 왔다. 성성아, 너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고 물었을 때에,‘범지시여, 나는 집에서 집으로, 동산에서 동산으로, 숲에서 숲으로 다니면서 맑은 샘물을 마시고 좋은 열매를 먹다가 왔습니다. 나는 이제 가고 싶은 곳이면 어디든지 가려고 하며 사람들을 두려워하지도 않습니다’라고 대답한 것처럼, 내가 말하는 비구도 역시 이와 같다.

그러므로 비구는 수달과 같이 행동하지 말고 구모조와 같이 행동하지도 말며, 독수리ㆍ식토조ㆍ승냥이ㆍ까마귀와 같이 행동하지도 말고 마땅히 성성이처럼 행동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 집착이 없는 참다운 사람은 성성이와 같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오조유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3,178자이다.

66) 설본경(說本經)2) 제2 제2 소토성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국(波羅㮈國)에 유행하실 때에 선인(仙人)이 사는 곳인 녹야원(鹿野園)에 계셨다.

그때 여러 비구들은 점심을 먹은 뒤에 조그마한 일로 강당에 모여 이런 일을 의논하였다.
“어떤가? 여러 현인들이여, 가정이 있는 거사의 이익이 아침마다 늘어나 백천만 배나 되는 것과 비구들이 계를 지키고 묘한 법을 가지며 위의를 성취하고 남의 집에 들어가 밥을 받는 것과 어느 것이 낫다고 하겠느냐?”

어떤 비구는 이렇게 말하였다.
“이익이 백천만 배나 된들 무엇에 쓰겠습니까? 만일 비구가 계를 지키고 묘한 법을 가지며 위의를 성취하고 남의 집에 들어가 밥을 받는다면 오직 이것만이 지극히 긴요한 일일 것입니다. 아침마다 이익이 불어나 백천만 배가 되는 것이 더 우세하지 못합니다.”

이때 존자 아나율타(阿那律陀)도 대중 가운데 있었다. 이에 존자 아나율타가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여러 현인들이여, 이익이 백천만 배가 되거나 비록 또 그보다 더 많은들 무엇에 쓰겠습니까? 만일 비구가 계율을 지키고 묘한 법을 가지며 위의를 성취하고 남의 집에 들어가 밥을 받는다면 오직 이것만이 가장 긴요한 일일 것이다. 아침마다 이익이 불어나 백천만 배나 된다 해도 그것은 조금도 나을게 없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옛날 바라내국에 있을 때에 너무도 가난하여 고물을 주워[捃拾]3) 생활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에 이 바라내국에는 가뭄이 든 데다 서리마저 일찍 내렸고 게다가 황충(蝗蟲)마저 기승을 부려 곡식이 여물지 않아 백성들은 부황이 나고 가난하여 구걸하여도 밥을 얻기 어려웠다. 이때에 무환(無患)이라고 하는 한 벽지불(辟支佛)이 이 바라내를 의지하여 살고 있었습니다. 그때 무환 벽지불은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바라내에 들어가 밥을 빌었습니다. 나는 그때에 고물을 줍기 위하여 일찍 바라내를 나왔습니다. 내가 나오다가 그리로 들어가는 무환이라는 벽지불을 만났습니다. 무환 벽지불은 빈 발우를 가지고 들어갔는데, 처음 들어갈 때와 같이 빈 발우를 가지고 나왔습니다.

나는 고물 줍기를 마치고 도로 바라내로 들어가다가 다시 무환 벽지불이 나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나를 보자 곧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나는 아침에 들어갈 때에 이 사람이 나오는 것을 보았다. 이제 되돌아 나오는데 다시 이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본다. 이 사람은 아직도 먹을 것을 얻지 못한 모양이다. 나는 지금 이 사람을 따라가 보아야겠다.〉
이때에 벽지불이 나를 따라 오는데 마치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주운 고물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짐을 벗어놓고 두리번거리다가 무환 벽지불이 나를 따라 오는 것이 마치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음을 보았습니다. 나는 그를 보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내가 아침에 나올 때 이 선인은 성으로 들어와 걸식하는 것을 보았는데, 이 선인은 아직까지 밥을 얻지 못한 모양이다. 나는 차라리 내가 먹을 몫을 이 선인에게 주리라.〉

이렇게 생각한 뒤 밥을 가져다 벽지불에게 주면서 말하였습니다.
‘선인이여, 마땅히 아십시오. 이 밥은 내가 먹을 밥입니다. 부디 나를 불쌍히 여기고 가엾이 여겨 이것을 받아 주십시오.’
그러자 벽지불이 내게 대답하였습니다.
‘거사여, 마땅히 알아야 하오. 금년은 가뭄이 든 데다 서리마저 일찍 내리고 게다가 황충이 기승을 부려 5곡이 제대로 여물지 못하였으므로 백성들은 부황이 나고 가난하여 구걸을 해도 얻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대는 그 반을 덜어내 발우에 담으시오. 그 반은 그대가 먹어 함께 목숨을 보존하십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소.’
‘선인이여,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저는 집이 있고 솥과 부엌이 있으며 땔나무도 있고 쌀도 있습니다. 음식 먹는 것도 아침이든 저녁이든 상관없이 때를 가리지 않습니다. 선인이여, 저를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 이 밥을 다 받아 주십시오.’

이때에 벽지불은 나를 사랑하고 가엾이 여겼기 때문에 곧 그것을 다 받았습니다.
여러 현인들이여, 나는 그에게 한 발우의 밥을 베풀어 준 복으로 인하여 일곱 번 하늘에 나서 하늘의 왕이 되었고 일곱 번 인간에 나서 사람의 왕이 되었습니다. 나는 그에게 한 발우의 밥을 베풀어 준 복으로 인하여 이렇게 석가 종족 가운데 태어나게 되었고, 큰 부자로서 모든 것이 풍족하고 넉넉하며 봉호(封戶)와 식읍(食邑)과 재산이 한량없고 보배도 두루 갖추었습니다. 여러 현인들이여, 나는 그에게 한 발우의 밥을 베풀어 준 복으로 인하여 백천 해(姟)의 금전(金錢)을 지닌 왕의 자리를 버리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데, 하물며 그 밖의 여러 가지 잡물이겠습니까?

여러 현인들이여, 나는 그에게 한 발우의 밥을 베풀어 준 복으로 인하여 왕과 왕의 신하ㆍ바라문ㆍ거사와 일체 인민에게 대우를 받고, 또 사부대중 인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에게 존경을 받는 것입니다. 나는 그에게 한 발우의 밥을 베풀어 준 복으로 인하여 항상 남의 초청을 받아 음식ㆍ의복ㆍ털담요ㆍ털자리ㆍ침구와 가에 늘어뜨리는 구슬ㆍ병을 치료하는 탕약 등 온갖 생활 도구를 받게 되었으며 나를 초청하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만일 내가 그때 그 사문이 집착이 없는 진인(眞人)인 줄 알았더라면 복의 과보를 받는 일이 배나 더 많았을 것이며, 큰 과보와 극히 묘한 공덕을 받아 광명이 환히 비쳐 지극히 넓고 매우 컸을 것이다.”

이에 존자 아나율타는 집착이 없는 진인으로서, 정해탈(正解脫)에 이른 사람이었다.
그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내가 기억해 보니 옛날에 너무도 가난하여
고물을 주워 근근이 살았었네.
최상의 덕 지니신 무환(無患) 스님께
내 먹을 밥 비워서 공양하였네.

이것으로 인하여 석가 종족으로 태어나
아나율타라 이름하였네.
악기를 잘 다루고 가무에 능하여
음악을 항상 좋아하였네.

나는 세존의 바른 깨달음이
감로(甘露)맛과 같음을 알았네.
깨닫고 나서 믿음과 즐거움 내어
집을 버리고 도를 배웠네.

나는 숙명을 알게 되어
이전에 났던 곳을 알았는데
전생에 삼십삼천에 태어나
일곱 번 그곳을 오갔었다네.

여기서 일곱 번 저기서 일곱 번
세상에 열네 번 태어났다.
인간과 또 천상을 오가면서
애당초 나쁜 곳에 떨어지지 않았네.

나는 이제 나고 죽음과
중생이 가고 오는 곳 알며
남의 마음 옳고 그름과
성현의 다섯 가지 오락(娛樂)을 알았네.

5지선정(支禪定)을 얻어
항상 마음이 쉬어 고요하고 잠잠하며
이미 바른 선정에 머물러
문득 깨끗한 천안(天眼)을 증득하였네.

이제 도를 배우기 위하여
세속을 멀리 떠나 집을 버리는 것
내 이제 그 뜻을 알아
부처님의 경계에 들게 되었네.

나는 죽음도 즐거워하지 않고
또한 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때를 따르고 가는 대로 맡겨두어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 세우리.

나는 야리(耶離) 죽림을 따라
내 목숨은 거기서 다할 것이니
마땅히 그 죽림 밑에서
남음 없는 열반에 들어가리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연좌(燕坐)에 계시면서 사람의 귀보다 뛰어난 깨끗한 천이(天耳)로써 비구들이 점심 식사를 마친 뒤에 강당에 모여 앉아 이야기 하는 말을 들으셨다.

세존께서는 그 말을 듣고 나서 해질 무렵에 연좌에서 일어나 강당으로 가셔서 비구들 앞에 자리를 펴고 앉으신 뒤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은 오늘 무슨 일로 강당에 모였느냐?”

그러자 여러 비구들이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오늘 존자 아나율타가 전생의 일로 인하여 설법하였기 때문에 강당에 모여 있었습니다.”

이에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오늘 부처님을 따라 미래의 일에 대하여 설법하는 것을 듣고자 하느냐?”

모든 비구들이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선서시여,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만일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미래의 일에 대해 설법하신다면 모든 비구들은 뒤에 마땅히 잘 받아 가질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여러 비구들아,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생각하고 잘 기억하라. 내가 마땅히 너희들을 위하여 자세히 분별하여 설명해 주겠다.”
그때 비구들은 분부를 받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아주 먼 미래 세계에 인민의 수명은 8만 살이 될 것이다. 사람의 수명이 8만 살이 될 때에는 이 염부주는 지극히 풍족하고 안락하여 백성들이 많이 살 것이며, 마을은 서로 가까워 닭이 한 번 날아 갈만한 거리가 될 것이다. 비구들아, 사람의 수명이 8만 살이 될 때에는 여자의 나이는 500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시집을 갈 것이다. 사람의 수명이 8만 살이 될 때에는 다음과 같은 걱정이 있을 것이다. 곧 추위ㆍ더위ㆍ대변ㆍ소변ㆍ음식ㆍ늙음 등의 걱정은 있으나 이 밖에 다른 걱정은 없을 것이다.

비구들아, 사람의 수명이 8만 살이 될 때에는 소라[螺]라는 이름을 가진 왕이 전륜왕(轉輪王)이 될 것이다. 그는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네 종류의 군대를 거느리고 천하를 다스리며,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를 성취할 것이다. 그 7보란 윤보(輪寶)ㆍ상보(象寶)ㆍ마보(馬寶)ㆍ주보(珠寶)ㆍ여보(女寶)ㆍ거사보(居士寶)ㆍ주병신보(主兵臣寶)이다. 1천 아들을 두는데 용모가 단정하고 용맹스러우며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무리들을 항복받을 것이다.

그는 반드시 이 일체의 땅은 물론 나아가 큰 바다까지도 다스리게 되는데 칼이나 몽둥이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할 것이다. 큰 금당(金幢)이 있어 온갖 보배로 장엄하게 꾸미는데 그 높이는 1천 주(肘)이고 둘레는 16주가 될 것이다. 그는 장차 이것을 세울 것인데 이미 세웠다가는 곧 내리고 다시 사문과 범지(梵志)와 빈궁한 자와 고독한 자와 멀리서 빌러온 사람들에게 보시하되 음식ㆍ의복ㆍ수레ㆍ화만(華鬘)ㆍ흩는 꽃ㆍ바르는 향ㆍ집ㆍ침구ㆍ털담요ㆍ털자리와 가에 드리운 구슬과 급사(給使)ㆍ등불 등을 보시할 것이다.

그는 이것들을 보시한 뒤에는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울 것이다. 그는 족성자가 한 일처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우면 오직 위없는 범행을 마치고 현재 세상에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놀 것이며,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에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다운 진리를 알게 될 것이다.”

그때 존자 아이타(阿夷哆)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 어깨의 가사를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아주 먼 미래 세계에 사람의 수명이 8만 살이 될 때에 왕이 되어 이름을 소라라고 할 것입니다.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네 종류의 군대를 거느리고 천하를 바르게 다스리며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를 성취할 것입니다. 7보란 윤보ㆍ상보ㆍ마보ㆍ주보ㆍ여보ㆍ거사보ㆍ주병신보입니다. 저는 장차 1천 아들을 둘 것인데, 한결같이 용모가 단정하고 용맹스러우며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무리들을 항복받을 것입니다. 저는 반드시 이 모든 땅은 물론 나아가 큰 바다까지도 다스리게 될 터인데 칼이나 막대기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할 것입니다.

큰 금당이 있어 온갖 보배로 장엄하게 꾸미되, 높이는 1천주이며 둘레는 16주가 될 것입니다. 저는 장차 이것을 세울 것인데, 이미 세운 뒤에는 내리고 곧 사문 바라문ㆍ빈궁한 이ㆍ고독한 이ㆍ멀리서 빌러 온 사람에게 보시하되 음식ㆍ의복ㆍ수레ㆍ화만ㆍ흩는 꽃ㆍ바르는 향ㆍ집ㆍ침구ㆍ털담요ㆍ털자리ㆍ가에 드리우는 구슬ㆍ급사ㆍ등불 등을 보시할 것입니다. 저는 이런 것들을 보시한 뒤에는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울 것입니다. 저는 족성자가 하신 일처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 가정이 없이 도를 배우면, 오직 위없는 범행을 마치고 현재 세상에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고 성취하여 노닐 것입니다.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에 목숨을 받지 않는다는 참다운 진리를 알게 될 것입니다.”

이에 세존께서 존자 아이타를 꾸짖어 말씀하셨다.
“너 어리석은 사람아, 너는 마땅히 한 번 죽었다가 다시 죽기를 구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네가 말하기를 ‘세존이시여, 저는 아주 먼 미래 세계에 사람의 수명이 8만 살이 될 때에 왕이 되어 이름을 소라라고 할 것입니다.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네 종류의 군대를 거느리고 천하를 다스리며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를 성취할 것입니다. 7보란 윤보ㆍ상보ㆍ마보ㆍ주보ㆍ여보ㆍ거사보ㆍ주병신보입니다. 저는 장차1천 아들을 둘 것인데 한결같이 용모가 단정하고 용맹스러우며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무리들을 항복받을 것입니다. 저는 반드시 이 모든 땅은 물론 나아가 저 큰 바다까지도 모두 다스리게 될 것인데 칼이나 몽둥이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할 것입니다.

큰 금당을 온갖 보배로 장엄하게 꾸미되, 높이는 1천주며 둘레는 16주가 될 것입니다. 저는 장차 이것을 세울 것인데, 이미 세운 뒤에는 곧 내리고 사문 바라문ㆍ가난한 이ㆍ고독한 이ㆍ멀리서 온 걸인들에게 보시하되, 음식ㆍ의복ㆍ수레ㆍ화만ㆍ흩는 꽃ㆍ바르는 향ㆍ집ㆍ침구ㆍ털담요ㆍ가에 드리우는 구슬ㆍ급사ㆍ등불 등을 보시할 것입니다. 저는 이런 것들을 보시한 뒤에는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울 것입니다. 저는 족성자가 한 일처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 가정이 없이 도를 배워 오직 위없는 범행을 마치고 현재 세상에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고 성취하여 노닐 것입니다.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다운 진리를 알게 될 것입니다’라고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이타야, 너는 아주 먼 미래에 사람의 수명이 8만 살이 될 때에 왕이 되어 이름을 소라라고 할 것이며,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네 종류의 군대를 거느리고 천하를 잘 다스릴 것이며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를 성취할 것이다. 그 7보란 윤보ㆍ상보ㆍ마보ㆍ주보ㆍ여보ㆍ거사보ㆍ주병신보이다. 너는 장차 1천 아들을 둘 것인데, 한결같이 용모가 단정하고 용맹스러우며 두려움이 없어 다른 무리들을 항복받을 것이다. 너는 장차 이 일체의 땅은 물론 나아가 큰 바다까지도 다스리게 될 것인데 칼이나 몽둥이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할 것이다.

큰 금당은 온갖 보배로 장엄하게 꾸미되, 그 높이는 1천 주이며 둘레는 16주가 될 것이다. 너는 장차 이것을 세울 것인데 이미 세운 뒤에는 곧 내리고 사문 바라문ㆍ빈궁한 이ㆍ고독한 이ㆍ멀리서 오는 걸인들에게 음식ㆍ의복ㆍ수레ㆍ화만ㆍ흩는 꽃ㆍ바르는 향ㆍ집ㆍ침구ㆍ털담요ㆍ가에 드리우는 구슬ㆍ급사ㆍ등불을 보시할 것이다. 너는 이것을 보시한 뒤에는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울 것이다. 너는 족성자가 한 일처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워 오직 위없는 범행을 마치고 현재 세상에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며 성취하여 노닐 것이다.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다운 진리를 알 것이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을 돌아보시면서 말씀하셨다.
“아주 먼 미래에 사람의 수명이 8만 살이 될 때에 부처님이 계실 터인데, 명호를 미륵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ㆍ명행성위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도법어ㆍ천인사ㆍ불중우라고 할 것이다. 마치 지금 나를 이미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ㆍ명행성위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도법어ㆍ천인사ㆍ불중우라고 호칭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그는 이 세상에서 하늘ㆍ악마ㆍ범(梵)ㆍ사문 범지 등 사람들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고 성취하여 노닐 것이다. 마치 지금 내가 이미 이 세상에서 하늘ㆍ악마ㆍ범ㆍ사문 범지 등 사람으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고 성취하여 노니는 것과 같을 것이다. 그는 장차 설법할 것인데 그 설법은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고 마지막도 또한 묘하며 뜻도 있고 문채도 있으며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밝게 드러낼 것이다. 마치 지금 내가 설법하되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고 마지막도 또한 묘하며 뜻도 있고 문채도 있으며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밝게 드러내는 것과 같다.

그는 장차 범행을 널리 펴고 멀리 펼쳐 큰 모임이 한량없고 사람으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잘 펴서 드날릴 것이다. 마치 지금 내가 범행을 널리 펴고 멀리 펼쳐 큰 모임이 한량없고 사람으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잘 펴서 드날리는 것과 같을 것이다. 그는 장차 한량없는 백천의 비구 대중을 둘 것이니, 마치 지금 내가 한량없는 백천의 비구 대중을 둔 것과 같을 것이다.”

그때에 존자 미륵은 그 대중 가운데 있었다. 존자 미륵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 자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아주 먼 미래세계에 사람의 수명이 8만 살이 될 때에 부처가 될 것인데, 그 명호를 미륵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ㆍ명행성위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도법어ㆍ천인사ㆍ불중우라 할 것입니다. 지금 세존께서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ㆍ명행성위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도법어ㆍ천인사ㆍ불중우라고 호칭 받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저는 이 세상의 하늘ㆍ악마ㆍ범ㆍ사문 바라문 등 사람에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고 성취하여 노닐 것이니, 지금 세존께서 이 세상의 하늘ㆍ악마ㆍ범ㆍ사문 바라문 등 사람에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며 성취하여 노니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제가 장차 설법하면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고 마지막도 또한 묘하며 뜻도 있고 문채도 있으며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밝게 나타낼 것이니, 지금 세존께서 설법하시면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고 마지막도 묘하며 뜻도 있고 문채도 있으며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밝게 나타내시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제가 장차 범행을 널리 연설하고 멀리 유포시켜 큰 모임이 한량없으며 사람에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잘 펴서 드날릴 것이니, 지금 세존께서 범행을 널리 연설하고 멀리 유포시켜, 큰 모임이 한량없고 사람에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잘 펴서 드날리시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저는 반드시 한량없는 백천의 비구를 둘 것이니, 지금 세존께서 한량없는 백천의 비구를 두신 것과 같을 것입니다.”

이에 세존께서는 미륵을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미륵아, 너의 발심은 지극히 묘하여 대중을 인도할 수 있을 것이다. 왜 그런가 하면, 네가 지금 생각한 것과 같아 ‘세존이시여, 나는 아주 먼 미래세계에 사람의 수명이 8만 살이 될 때에 부처가 될 것인데, 그 명호를 미륵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ㆍ명행성위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도법어ㆍ천인사ㆍ불중우라고 할 것이니, 지금 세존께서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ㆍ명행성위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도법어ㆍ천인사ㆍ불중우라고 호칭 받고 있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저는 이 세상의 하늘ㆍ악마ㆍ범ㆍ사문 바라문 등 사람에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며 성취하여 노닐 것입니다. 지금 세존께서 이 세상ㆍ하늘ㆍ악마ㆍ범ㆍ사문 범지 등 사람에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며 성취하여 노니시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제가 장차 설법하게 되면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고 마지막도 묘하며, 뜻도 있고 문채도 있으며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드날릴 것입니다. 마치 지금 세존께서 설법하시면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고 마지막도 묘하며, 뜻도 있고 문채도 있으며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드날리시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제가 장차 범행을 널리 연설하고 멀리 유포하여 큰 모임이 한량없고 사람에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잘 펴서 드날릴 것입니다. 마치 지금 세존께서 범행을 널리 연설하고 멀리 유포하여 큰 모임이 한량없고 사람에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잘 펴서 드날리시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미륵아, 너는 아주 먼 미래세계에 사람의 수명이 8만 살이 될 때에 반드시 부처가 될 것이니, 그 명호를 미륵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ㆍ명행성위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도법어ㆍ천인사ㆍ불중우라고 할 것이다. 마치 지금 내가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ㆍ명행성위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도법어ㆍ천인사ㆍ불중우라고 호칭 받는 것과 같을 것이다. 너는 이 세상의 하늘ㆍ악마ㆍ범ㆍ사문 범지 등 사람에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고, 성취하여 노닐 것이다. 마치 지금 내가 이 세상의 하늘ㆍ악마ㆍ범ㆍ사문 범지 등 사람에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고 성취하여 노니는 것과 같을 것이다.

네가 장차 설법하면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고 마지막도 묘하며, 뜻도 있고 문채도 있으며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드날릴 것이다. 마치 지금 내가 설법할 때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고 마지막도 묘하며, 뜻도 있고 문채도 있으며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드날리는 것과 같을 것이다. 너는 장차 범행을 널리 연설하고 멀리 유포하여 큰 모임이 한량없고, 사람에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잘 펴서 드날릴 것이다. 마치 지금 내가 범행을 널리 연설하고 멀리 유포하여 큰 모임이 한량없고, 사람에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잘 펴서 드날리는 것과 같을 것이다. 너는 장차 한량없는 백천의 비구 대중을 거느릴 것이니, 마치 지금 내가 한량없는 백천의 비구 대중을 거느린 것과 같을 것이다.”

그때에 존자 아난이 불자(拂子)를 들고 부처님을 모시고 있었다. 이에 세존께서 돌아보시며 말씀하셨다.
“아난아, 금실로 짠 옷을 가지고 오너라. 내가 지금 미륵 비구에게 주고자 한다.”

아난은 세존께서 시키신 대로 금실로 짠 옷을 가지고 와서 세존께 올렸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아난에게서 금실로 짠 옷을 받으신 뒤에 말씀하셨다.
“미륵아, 너는 내게서 이 금실로 짠 옷을 받아 불ㆍ법ㆍ승에 보시하라. 왜냐하면 미륵아, 모든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은 세간의 보호를 위하여 정의와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하기 때문이다.”

이에 존자 미륵이 여래에게서 금실로 짠 옷을 받아 불ㆍ법ㆍ승에 보시하였다.

그때 악마 파순(波旬)은 문득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사문 구담(瞿曇)이 바라내의 선인이 사는 녹야원에 머물면서 그 제자들을 위하여 미래에 대한 설법을 하는구나. 내가 이제 가서 이것을 방해하리라.’
악마 파순이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부처님을 향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저들은 장차 반드시 얻을 것이다.
얼굴 모습은 묘하기 제일이며
몸에는 꽃다발과 구슬 목걸이
팔에는 명주(明珠)를 걸을 것이니
마치 저 계두성(鷄頭城)이
소라왕의 경계 안에 있는 듯하리.

이에 세존께서 ‘이 악마 파순이 내게 와서 방해하려 한다’고 생각하셨다. 세존께서 그런 줄 아신 뒤에 악마 파순을 위하여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저들은 장차 반드시 얻을 것이다.
엎어짐이 없고 의혹도 없고
생ㆍ노ㆍ병ㆍ사를 끊어
무루로 지어야할 것을 마치니
마치 범행을 행하는 자
미륵의 경계 안에 있는 듯하리.

그때 악마 파순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저들은 장차 반드시 얻을 것이다
유명한 웃옷과 묘한 아래 옷
전단향 몸에 바르고
몸은 곧고 아름답고 늘씬하리니
마치 계두성이
소라왕의 경계 안에 있는 듯하리.

그때에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저들은 장차 반드시 얻을 것이다.
주인도 없고 또한 집도 없으며
손에는 금보를 가지지 않고
함도 없고 근심도 없을 것이니
마치 범행을 행하는 자
미륵의 경계 안에 있는 듯하리.

이에 마왕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저들은 장차 반드시 얻을 것이다.
이름과 재물과 좋은 음식에
노래와 춤을 능히 잘 알아
풍류를 읊어 언제나 즐길 것이니
마치 계두성이
소라왕의 경계 안에 있는 듯하리.

그때에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저들은 반드시 저 언덕 건너리니
마치 새가 그물 찢고 나오듯 하리.
선정을 얻어 자재하게 놀고
즐거움을 갖추어 언제나 즐기리니
너 악마여, 마땅히 알라
나는 이미 너를 항복받았다.

그러자 마왕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이 나를 알고 있다. 선서가 나를 보고 있다.’
그는 시름하고 괴로워하며 걱정스럽고 슬퍼져서 그대로 있을 수가 없었으므로 곧 거기서 갑자기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미륵과 아이타(阿夷哆)와 존자 아난 및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주석
1 5결(結)과 같은 의미로 『증일아함경』 제49권 「비상품(非常品)」의 네 번째 소경(小經)에 의하면, 첫째 게을러서 방편을 구하지 않는 것[懈怠不求方便], 둘째 허망한 것을 많이 좋아하고 잠자기를 탐하는 것[喜多妄貪在眠寐], 셋째 마음이 혼란하여 안정되지 않는 것[心已亂不定], 넷째 감각기관의 문이 안정되지 못한 것[根門不定], 다섯째 늘 시장바닥을 좋아하며 고요한 곳에 있지 않는 것[恒喜在市不在靜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2 이 경의 이역 경전으로는 역자를 알 수 없는 『불설고래세시경(佛說古來世時經)』이 있으며, 참고가 될 경문으로는 『장로게경(長老偈經)』이 있다.
3 이 부분이 『불설고래세시경』에는 “나는 풀을 지고 시장에 내다 팔아서 생활하였다[我負擔草賣以自活]”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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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아함경 제14권

6. 왕상응품 ④
67) 대천내림경(大天㮈林經)1) 제3제2 소토성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비타제국(鞞陀提國:비데하국)에 유행하실 때에 큰 비구들과 함께 미살라(彌薩羅:비데하국의 수도)에 이르러 대천내림(大天㮈林)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길을 가시다가 도중에서 빙그레 웃으셨다. 존자 아난이 세존께서 웃으시는 것을 보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께서는 어떤 인연으로 웃으십니까? 모든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는 인연이 없으시면 끝내 함부로 웃으시지 않으셨습니다. 원하건대 그 뜻을 들려주십시오.”

그때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옛날 어느 땐가 이 미살라 내림 속에 대천(大天)이라 불리는 왕이 있었다. 그는 전륜왕이 되었는데 총명하고 지혜가 있었으며 네 종류의 군대를 거느리고 천하를 바르게 다스렸고,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寶)를 성취하였으며 사람의 네 가지 여의(如意)한 덕을 얻었다. 아난아, 저 대천왕의 7보(寶)를 성취하였다는 것은 무엇을 말함인가 하면, 곧 윤보ㆍ상보ㆍ마보ㆍ주보ㆍ여보ㆍ거사보ㆍ주병신보이다. 이것을 일러 7보라고 한다.

아난아, 저 대천왕은 어떻게 윤보를 성취하였는가? 아난아, 그때에 대천왕은 매달 보름날 종해탈(從解脫)2)을 설할 때에 목욕하고 몸을 깨끗이 씻은 다음 정전(正殿)에 오르면 하늘 윤보가 동방에서 내려온다. 바퀴에는 1천 개의 바퀴살이 있어 일체를 구족하였으며 청정하고 자연스러워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며 빛은 불꽃과 같고 광명은 찬란하게 번쩍인다. 대천왕은 그것을 보고 기뻐 뛰면서 마음으로 ‘좋은 윤보가 나왔다. 묘한 윤보가 나왔다. 나는 일찍 옛사람에게 들은 말이 있다. 만일 정생찰리(頂生刹利)왕이 매달 보름날 종해탈을 설명할 때에 목욕하고 몸을 깨끗이 씻은 다음 정전에 오르면 하늘 윤보가 동방에서 오는데, 바퀴에는 1천 개의 바퀴살이 있어 일체를 구족하였으며 청정하고 자연스러워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며 빛은 불꽃과 같고 광명이 찬란하게 번쩍이면, 그는 반드시 전륜왕이 된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내가 장차 전륜왕이 될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였다.

아난아, 옛날 대천왕이 장차 스스로 하늘 윤보를 시험하려고 할 때에는 네 종류의 군대인 상군ㆍ마군ㆍ차군ㆍ보군을 모은다. 네 종류의 군사를 모은 뒤에는 하늘 윤보가 있는 곳으로 나아가, 왼손으로는 바퀴를 어루만지고 오른손으로는 이것을 굴리면서,‘하늘 윤보를 따르리라. 하늘 윤보가 굴러가는 곳을 따르리라’하고 말한다. 아난아, 저 하늘 윤보가 굴러 곧 동방으로 향하여 갔다. 그때 대천왕도 뒤를 따르고 네 종류의 군대도 뒤를 따랐다. 만일 하늘 윤보가 머무르는 곳이 있을 때에는 대천왕도 거기서 묵고 네 종류의 군대도 또한 묵었다. 그러자 동방의 모든 작은 국왕들은 다 대천왕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말하였다.
‘천왕이여, 잘 오셨습니다. 천왕이여, 이 모든 국토는 지극히 풍족하고 안락하며 인민도 많이 있는데 모두 천왕에게 소속되어 있습니다. 오직 원컨대 천왕은 법으로써 이들을 가르쳐주십시오. 우리들도 천왕을 돕겠습니다.
이에 대천왕은 모든 소왕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저마다 제가 맡고 있는 경계를 다스리되 모두 올바른 법으로써 다스려야 하고 법이 아닌 것으로 다스리는 일이 없도록 하라. 그리하여 나라 안에 모든 악업을 행하는 자나 범행이 아닌 사람이 없게 하라.’

아난아 저 하늘 윤보가 동방을 지나가는데, 동쪽 큰 바다를 건너고 돌아서 남방ㆍ서방ㆍ북방으로 갔다.
아난아, 하늘 윤보가 두루 돌아 굴러갈 때에 대천왕도 뒤를 따랐고 네 종류의 군대들도 뒤를 따랐다. 만일 하늘 윤보가 머무르는 곳이 있으면, 대천왕도 곧 거기서 묵고 네 종류의 군대도 거기서 묵었다. 이에 북방의 모든 작은 국왕들은 모두 대천왕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말하였다.
‘천왕이여, 잘 오셨습니다. 천왕이여, 이 모든 국토는 지극히 풍족하고 안락하며 백성들도 많이 있는데, 모두 천왕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원컨대 천왕은 법으로써 이를 가르치십시오. 우리들도 돕겠습니다.’
이에 대천왕은 모든 소왕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저마다 자신이 맡고 있는 경계를 다스리되 모두 올바른 법으로 다스리고 법이 아닌 것으로 다스리는 일이 없도록 하라. 그리하여 나라 안에 모든 악업을 행하는 자나 범행이 아닌 사람이 없게 하라.’
아난아, 저 하늘 윤보는 북방을 지나가는데, 북쪽 큰 바다를 건너고 곧 빨리 돌아서 본 왕성에까지 이르렀다. 저 대천왕이 정전 위에 앉아 재물을 처리할 때에 하늘 윤보는 허공에 머물렀으니, 이것을 일러 대천왕은 이와 같이 하늘 윤보를 성취하였다고 한다.

아난아, 저 대천왕은 어떻게 상보를 성취하였는가. 아난아, 그때에 대천왕은 상보를 내었다. 그 코끼리는 매우 희고 7지(支)를 갖추고 있었으며 그 이름을 우사하(于娑賀)라고 하였다. 대천왕은 그것을 보고 기뻐 뛰면서 ‘만일 잘 길들이면 아주 훌륭한 코끼리가 될 것이다’라고 생각하였다. 아난아, 저 대천왕은 그 뒤에 상사(象師)에게 말하였다.
‘너는 빨리 저 코끼리를 다스려 잘 길들여라. 만일 잘 길들여지거든 곧 와서 내게 알려라.’
그때에 상사는 왕의 명령을 받고 상보가 있는 곳으로 가서 빠른 시간에 상보를 다스려 아주 잘 길들였다. 그때에 상보는 엄격한 훈련을 받고 빠른 시간에 잘 길들여졌는데, 마치 옛날 한량없는 백천 살을 산 좋은 코끼리가 한량없는 백천 년 동안 엄격한 훈련을 받고 빠른 시간 내에 길들여진 것과 같았다. 저 상보도 이와 같이 엄격한 훈련을 받아 빠른 시간 안에 잘 길들여졌다. 그때에 상사는 빨리 상보를 다스려 엄격하게 잘 훈련시킨 뒤에 곧 대천왕에게 나아가 말씀드렸다.
‘천왕이여, 마땅히 아십시오. 나는 저 코끼리를 엄격하게 잘 다루었기 때문에 상보는 이미 잘 길들어져서 천왕의 뜻을 잘 따를 것입니다.’
아난아, 옛날 대천왕은 상보를 시험하려고 이른 아침에 상보가 있는 곳으로 가서 저 상보를 타고 모든 육지와 나아가 큰 바다에 이르기까지 두루 다니며 놀다가 빠르게 본 왕성으로 돌아왔으니, 이것을 대천왕이 흰 상보를 성취하였다고 한다.

아난아, 저 대천왕은 어떻게 마보를 성취하였는가? 그때에 대천왕은 마보를 내었다. 저 마보는 지극히 검푸른 빛깔[紺靑色]로서 머리 모양은 까마귀와 같고 털로써 몸을 장식하였기 때문에 그 이름을 모마왕(髦馬王)이라고 하였다. 천왕은 그 말을 보고 기뻐 뛰면서 ‘만일 잘 길들이면 아주 훌륭한 말이 될 것이다’라고 생각하였다. 아난아, 대천왕은 그 뒤에 마사(馬師)에게 말하였다.
‘너는 어서 말을 다스려 잘 길들여 보아라. 만일 잘 길들었거든 곧 내게 와서 알려라.’
그때에 마사는 왕의 명령을 받고 마보가 있는 곳으로 가서 빠른 시간 내에 마보를 다스려 아주 잘 길들였다. 그때에 마보는 엄격한 훈련을 받고 빠른 시간 내에 잘 길들었는데, 마치 옛날 한량없는 백천 살을 산 좋은 말이 한량없는 백천 년 동안 엄격한 훈련을 받아 짧은 시간에 길들여진 것과 같았다. 저 마보도 이와 같이 엄격한 훈련을 받아 짧은 시간에 잘 길들어졌다. 아난아, 그때에 마사는 빨리 마보를 몰아 잘 훈련시킨 뒤에 곧 대천왕에게 나아가 말하였다.
‘천왕이여, 마땅히 아십시오. 나는 이 말을 엄격하게 잘 다루었기 때문에 마보는 이미 잘 길들어서 천왕의 뜻을 잘 따를 것입니다.’
아난아, 옛날 대천왕은 마보를 시험하려고 이른 아침에 마보가 있는 곳으로 가서 그 마보를 타고 모든 육지와 나아가 큰 바다를 돌아다니며 놀다가 빠르게 왕성으로 돌아왔으니 이것을 일러 대천왕이 검푸른 마보를 성취하였다고 한다.

아난아, 저 대천왕은 어떻게 주보(株寶)를 성취하였는가? 그때에 대천왕은 주보를 내었다. 저 주보는 밝고 깨끗하고 자연스러워 만들어낸 사람이 따로 없었고 여덟 모로 되어 있는데, 때가 없고 아주 잘 다듬어졌으며 파랑ㆍ노랑ㆍ빨강ㆍ하양ㆍ까망의 다섯 가지 색깔의 끈으로 꿰어져 있다. 대천왕은 궁전 안에서 등불을 얻고자 하면 곧 주보를 쓴다. 아난아, 옛날 대천왕이 주보를 시험하려 할 때에는 곧 네 종류의 군대를 모은다. 네 종류의 군대를 모은 뒤에는 깜깜하게 어두운 밤에 높은 깃대를 세우고 구슬을 그 위에 얹어 두고 동산으로 나가면 구슬 광명이 빛나 네 종류의 군대를 비추는데 그 광명이 미치는 곳은 사방으로 반 유연(由延:由旬)이나 된다. 이것을 일러 대천왕이 밝은 주보를 성취한 것이라고 한다.

아난아, 저 대천왕은 어떻게 여보(女寶)를 성취하였는가? 아난아, 그때에 대천왕은 여보를 낸다. 저 여보는 몸에 광택이 나고 빛나고 정결하며 밝고 깨끗하여, 아름다운 얼굴이 사람보다 뛰어나고 천녀보다는 조금 못하다. 모습은 단정하여 보는 사람들마다 모두 기뻐하고 즐거워한다. 입에서는 향기가 나는데 푸른 연꽃 향기가 나고 몸의 모든 털구멍으로는 전단 향기를 내며, 겨울에는 몸이 따뜻하고 여름에는 몸이 서늘하다. 그 여자는 지극한 마음으로 왕을 받들어 섬기고 말을 하면 즐거우며 행동은 민첩하다.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선한 일 행하기를 좋아하고 즐거워한다. 그 여자는 왕을 생각하되 항상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데 하물며 몸과 입으로 행동하는 것이겠느냐? 이것을 일러 대천왕이 여보를 성취한 것이라고 한다.

아난아, 저 대천왕은 어떻게 거사보를 성취하였는가? 그때에 대천왕은 거사보를 낸다. 저 거사보는 지극히 풍부하여 재산이 한량없이 많고 많은 목축과 봉호(封戶)와 식읍(食邑)이 있으며, 여러 가지 복업의 과보를 두루 갖추었고 천안(天眼)을 얻어 모든 보배 창고가 비었는지 가득 찼는지를 보고 창고지기가 있는지 없는지와 금 창고인지 돈 창고인지와 조작한 것인지 조작하지 않은 것인지를 모두 꿰뚫어보아 안다. 아난아, 저 거사보가 대천왕에게 나아가 말한다.
‘천왕이여, 만일 금이나 돈이 필요하시다면 천왕이여,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스스로 그때를 알고 있습니다.’
아난아, 옛날 대천왕이 거사보를 시험하려고 배를 타고 강에 들어가 말하였다.
‘거사여, 내가 지금 금과 돈이 필요하다.’
거사가 말하였다.
‘천왕이여, 원컨대 배를 언덕에 대어 주십시오.’
‘거사여, 지금 이곳에서 즉시 필요하다. 바로 여기서 필요하다.’
‘천왕이여, 원컨대 배를 멈춰 주십시오.’
아난아, 그때 거사보는 뱃머리로 가서 꿇어앉아 손을 펴고 곧 물속에서 금창고ㆍ돈창고ㆍ만든 창고[作藏]ㆍ만들지 않은 창고[不作藏] 등 네 창고를 들어 올린 뒤에 말하였다.
‘천왕이여, 금이든 돈이든 필요한 것을 마음대로 쓰시고, 남거든 도로 물속에 넣어 주십시오.’
아난아, 이것을 일러 대천왕이 거사보를 성취한 것이라고 한다.

아난아, 저 대왕은 어떻게 주병신보(主兵臣寶)를 성취하였는가? 그때에 대천왕이 주병신보를 내었다. 저 주병신보는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말솜씨가 있어 미묘한 말만 하며 지식이 많아 분별을 잘 한다. 주병신보는 대천왕을 위하여 현세의 이치를 베풀어 권장하여 편안히 살게 하고, 후세의 이치를 베풀어 권장하여 편안히 살게 하며, 현세의 이치와 후세의 이치를 베풀어 권장하여 편안히 살게 한다. 저 주병신보는 대천왕을 위하여 군사를 모으고자 하면 곧 모으고 풀고자 하면 곧 풀어놓는다. 대천왕의 네 가지 군대를 피곤하지 않게 하고, 또 그들을 권장하고 도우려 할 때에는 모든 신하들도 그렇게 한다. 이것을 일러 대천왕이 주병신보를 성취한 것이라고 한다.
아난아, 이것을 대천왕이 7보(寶)를 성취한 것이라고 한다.

아난아, 저 대천왕은 어떻게 사람의 네 가지 여의(如意)한 덕을 얻었는가? 저 대천왕은 수명이 지극히 길어 8만 4천 년 동안은 동자(童子)처럼 장난치고 놀고 8만 4천 년 동안은 작은 국왕이 되며 8만 4천 년 동안은 큰 국왕이 되고 8만 4천 년 동안은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우고 선인왕(仙人王)에게 배워 범행을 닦고 이 미살라(彌薩羅)처럼 대천내림에 살고 있다. 아난아, 만일 대천왕의 수명이 지극히 길어 8만 4천 년 동안은 동자처럼 유희[嬉戱]하고 8만 4천 년 동안은 작은 국왕이 되며, 8만 4천 년 동안은 큰 국왕이 되고 8만 4천 년 동안은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고 선인왕에게 배워 범행을 닦고서 이 미살라 대천내림에 산다면 이것을 대천왕의 첫 번째 여의덕이라고 한다.

또 아난아, 저 대천왕은 병이 없고 음식 맛을 평등하게 하는 도를 성취하여 찬 것도 먹지 않고 뜨거운 것도 먹지 않아 안온하여 탈이 없다. 그런 까닭에 그 마시고 먹는 것을 잘 소화하게 된다. 아난아, 만일 대천왕이 병이 없고 음식 맛을 평등하게 하는 도를 성취하여 찬 것도 먹지 않고 뜨거운 것도 먹지 않아 안온하여 탈이 없으며 그런 까닭에 그 마시고 먹는 것이 잘 소화된다면, 이것을 대천왕의 두 번째 여의덕이라고 한다.

그리고 아난아, 저 대천왕은 몸에 광택이 있으며 깨끗하고 빛나고 청결하며 밝고 아름다운 얼굴이 사람보다 뛰어나지만 천인(天人)만은 조금 못하며 단정하고 아름다워 보는 사람마다 즐거워하고 기뻐한다. 아난아, 만일 대천왕이 몸에 광택이 있고 깨끗하고 청결하며 밝고 아름다운 얼굴이 사람보다 뛰어나지만 천인만은 조금 못하며 단정하고 아름다워 보는 사람마다 즐거워하고 기뻐한다면, 이것을 대천왕의 세 번째 여의덕이라고 한다.

또 아난아, 저 대천왕은 항상 범지(梵志)와 거사를 생각하기를 아비가 자식을 생각하듯 하고, 범지와 거사도 또한 대왕 존경하기를 자식이 아비를 존경하듯 한다. 아난아, 옛날 대천왕은 동산으로 가는 도중에 마부에게 말하였다.
‘수레를 천천히 몰아라. 나는 오래도록 범지와 거사를 바라보고 싶어서 그런다.’
범지와 거사들도 또한 마부에게 말하였다.
‘천천히 수레를 몰아라. 우리들도 오래도록 대천왕을 뵙고 싶어서 그런다.’
아난아, 만일 대천왕이 항상 범지와 거사 생각하기를 아비가 자식을 생각하듯 하고, 범지와 거사도 또한 대천왕 존경하기를 자식이 아비를 존경하듯 한다면, 이것을 대천왕의 네 번째 여의덕이라고 한다.
이상 설명한 네 가지를 일러 대천왕이 네 가지 여의덕을 얻었다고 한다.

아난아, 저 대천왕이 뒷날 이발사에게 말하였다.
‘네가 만일 내 머리에서 흰털이 난 것을 보거든 곧 내게 알려라.’
이발사는 왕의 명령을 받은 뒤, 어느 날 왕의 머리를 감기다가 흰털이 난 것을 보고 말하였다.
‘천왕이여, 마땅히 아십시오. 천사가 이미 이르렀습니다. 왕의 머리에 흰 머리칼이 났습니다.’
천왕은 또 이발사에게 말하였다.
‘너는 금족집게를 가지고 조심스럽게 흰 머리칼을 뽑아 내 손바닥 위에 올려놓아라.’
그때에 이발사는 왕의 분부를 받고 금족집게를 가지고 조심스럽게 흰 머리칼을 뽑아 왕의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아난아. 저 대천왕은 손에 흰 머리칼을 받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내 머리에 흰털이 났으니
수명도 갈수록 줄어드는구나.
천사가 이미 이르렀으니
내 이제 도를 배울 때로다.

아난아, 저 대천왕은 백발을 본 뒤에 태자에게 말하였다.
‘태자야,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천사가 이미 이르렀다. 그리하여 머리에 흰털이 났다. 태자야, 나는 이미 인간의 욕망을 얻었다. 이제는 또 장차 천상의 욕망을 구하리라. 태자야, 나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우고자 한다. 태자야, 나는 이제 이 4천하를 너에게 물려준다. 너는 마땅히 법대로 다스릴 것이며, 법이 아닌 것으로 다스리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나라 안에는 모든 악업을 행하는 이나 범행이 아닌 것을 행하는 사람이 없게 하라. 태자야, 너도 뒷날 만일 천사가 이르러 네 머리에 흰털이 난 것을 보거든 다시 나라의 정사를 너의 태자에게 물려주되 그를 잘 가르쳐 당부해야 할 것이다. 태자에게 나라를 맡긴 뒤에는 너도 마땅히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워야 한다. 태자야, 나는 이제 너를 위하여 이 상속하는 법을 전한다. 너도 마땅히 이 상속하는 법을 네 자식에게 전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의지할 곳이 없게 하지 말라. 태자야, 어떤 것이 내가 지금 너에게 상속하는 법을 전한 것이며 네가 또 이 상속하는 법을 전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의지할 곳이 없게 하지 않는 것인가 하면, 태자야, 만일 이 나라 안에서 전해 주는 법이 끊어져 더 이상 이어지지 않으면, 이것을 백성들이 의지할 곳이 없는 것이라고 한다. 태자야, 그러므로 나는 이제 너를 위하여 전하는 것이다. 나는 이미 너를 위하여 이 상속하는 법을 전하였다. 너도 마땅히 이 상속하는 법을 전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의지할 곳이 없게 하지 말라.

아난아, 저 대천왕은 이 나라 정사를 태자에게 물려주고 잘 가르쳐 당부한 뒤에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우되 선인의 왕에게 배워 범행을 닦고, 이 미살라의 대천내림 속에 살고 있었다.
그 태자도 또한 전륜왕의 7보(寶)를 성취하였고 사람의 네 가지 여의덕을 얻었다. 어떤 것이 7보를 성취하고 사람의 네 가지 여의덕을 얻는 것인가 하면, 앞에서 말한 7보와 사람의 네 가지 여의덕을 얻은 것과 같다.

아난아, 그 전륜왕도 뒷날 이발사에게 말하였다.
‘네가 만일 내 머리에서 흰 머리칼이 난 것을 보거든 곧 내게 알려라.’
이발사는 왕의 명령을 받은 뒤에 어느 날 왕의 머리를 감기다가 흰 머리칼이 난 것을 보고 왕에게 말하였다.
‘천왕이여, 마땅히 아십시오. 천사가 이미 이르렀습니다. 머리에 흰 머리칼이 났습니다.’
저 전륜왕도 또한 이발사에게 말하였다.
‘너는 금족집게를 가지고 조심스럽게 흰 머리칼을 뽑아 내 손바닥 위에 올려놓아라.’
이발사는 명령을 받고 곧 금족집게를 가지고 조심스럽게 흰 머리칼을 뽑아 왕의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아난아. 저 전륜왕은 손에 흰 머리칼을 받쳐 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내 머리에 흰 머리칼이 났으니
수명은 갈수록 줄어드는구나.
천사가 이미 이르렀으니
내 이제 도를 배울 때로다.

아난아, 저 전륜왕은 흰 머리칼을 보고 태자에게 말하였다.
‘태자야,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천사가 이미 이르렀다. 내 머리에는 흰 머리칼이 났다. 나는 이미 인간의 욕망을 이루었다. 이제는 마땅히 다시 천상의 욕망을 구하리라. 나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고자 한다. 태자야, 나는 이제 이 4천하를 너에게 물려준다. 너는 마땅히 법에 의하여 다스리고 법이 아닌 일은 하지 말라. 그리하여 나라 안에 모든 악업을 행하는 사람이 없게 하고 범행이 아닌 사람도 없게 하라. 태자야, 너도 뒷날 만일 천사가 이르러 네 머리에 흰 머리칼이 난 것을 보거든, 너 또한 마땅히 이 나라 정사를 너의 태자에게 물려주고 그를 잘 가르쳐 당부해야 한다. 태자에게 나라를 물려준 뒤에는 너도 또한 마땅히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워야 한다.

태자야, 나는 이제 너를 위하여 이 상속하는 법을 전한다. 너도 또한 마땅히 이 상속하는 법을 전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의지할 곳이 없게 하지 말라. 태자야, 어떤 것이 내가 지금 너에게 이 상속하는 법을 전한 것이며, 네가 또 상속하는 법을 전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의지할 곳이 없게 하지 않는 것인가 하면 태자야, 만일 이 나라 안에서 전해 주는 법이 끊어져 더 이상 이어지지 않으면 이것을 백성들이 의지할 곳이 없는 것이라고 한다. 태자야, 그러므로 나는 이제 너를 위하여 전하는 것이다. 나는 이제 너를 위하여 이 상속하는 법을 전하였다. 너도 또한 마땅히 이 상속하는 법을 전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의지할 곳이 없게 하지 말라.’

아난아, 저 전륜왕은 이 나라 정사를 태자에게 물려주고 잘 가르쳐 당부한 뒤에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우되 선인왕에게 배워 범행을 닦고, 이 미살라의 대천내림 속에 살고 있었다.

아난아, 이것이 이른바 ‘아들에서 아들로, 손자에서 손자로, 친족에서 친족으로, 소견[見]에서 소견으로 서로 잇따라 8만 4천 전륜왕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우되 선인의 왕에게 배워 범행을 닦고 이 미살라의 대천내림 속에 살고 있었다는 것인데, 그 최후의 왕을 니미(尼彌)라고 한다. 그는 법다운 법왕으로서 법대로 법을 행하였다. 그리고 태자와 후비(后妃)와 채녀(婇女)와 모든 신하와 백성과 사문과 범지(梵志), 나아가 곤충에 이르기까지도 한결같이 모두를 위하여 법재(法齋)를 받들어 가지고, 매달 8일ㆍ14일ㆍ15일에는 보시를 행하되 모든 궁핍한 사문 범지ㆍ빈궁한 사람ㆍ고독한 사람ㆍ멀리서 온 결식자들에게 음식ㆍ의복ㆍ수레ㆍ화만ㆍ흩는 꽃ㆍ바르는 향ㆍ집ㆍ침구ㆍ털담요ㆍ가에 드리우는 구슬ㆍ급사(給使)ㆍ등불 등을 베풀었다.

그때 삼십삼천은 선법강당에 모여 앉아 니미왕을 못내 찬탄하였다.
‘여러 현자들이여, 비타제(鞞陀提) 사람은 매우 좋은 이익이 있고 큰 공덕이 있다. 왜 그런가 하면, 저 최후의 니미라고 하는 왕은 법다운 법왕으로서 법에 따라서 법을 집행한다. 그리고 태자ㆍ후비ㆍ채녀와 모든 신하ㆍ백성ㆍ사문 범지, 나아가 곤충에 이르기까지도 한결같이 이 모두를 위하여 법재(法齋)를 받들어 매달 8일ㆍ14일ㆍ15일에는 보시를 행하되 모든 궁핍한 사문 범지ㆍ빈궁한 사람ㆍ고독한 사람ㆍ멀리서 온 결식자들에게 음식ㆍ의복ㆍ수레ㆍ화만ㆍ흩는 꽃ㆍ바르는 향ㆍ집ㆍ침구ㆍ털담요ㆍ보배 갓ㆍ급사ㆍ등불을 보시하는구나.’

그때에 천제석(天帝釋)도 대중들 가운데 있었다. 이에 천제석이 삼십삼천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그대들은 여기서 곧 저 니미왕을 보고자 하는가?’
삼십삼천이 말하였다.
‘구익(拘翼)3)이여, 우리들은 여기서 니미왕을 보고자 합니다.’
그때에 제석은 마치 역사(力士)가 팔을 굽혔다 펴는 아주 짧은 시간에 삼십삼천에서 갑자기 사라져 보이지 않더니 어느새 니미왕의 궁전에 이르렀다. 이에 니미왕은 천제석을 보고 나서 곧 물었다.
‘그대는 누구냐?’
제석이 대답하였다.
‘대왕이여, 천제석이 있다는 말을 들었는가?’
‘제석이 있다고 들었다.’

‘내가 곧 그 제석이다. 대왕은 매우 훌륭하신 이익을 베풀고 큰 공덕이 있다. 왜냐하면 33천이 그대를 위하여 선법강당(善法講堂)에 모여 앉아 못내 칭찬하고 찬탄해 말하였기 때문이다. 여러분, 비타제 사람은 곧 매우 착한 이익이 있고 큰 공덕이 있다. 왜냐하면 저 최후의 니미왕은 법다운 법왕으로서 법대로 법을 집행한다. 그리고 태자ㆍ후비ㆍ채녀(婇女) 및 모든 신하와 백성과 사문과 바라문, 나아가 곤충에 이르기까지 그들을 위하여 법재를 받들어 가지고 매달 8일ㆍ14일ㆍ15일에는 보시를 행하되 모든 궁핍한 사문 범지ㆍ빈궁한 사람ㆍ고독한 사람ㆍ멀리서 온 결식하는 이들에게 음식ㆍ의복ㆍ수레ㆍ화만ㆍ흩는 꽃ㆍ바르는 향ㆍ집ㆍ침구ㆍ털담요ㆍ보배 갓ㆍ급사ㆍ등불을 보시한다.’
‘대왕이여, 삼십삼천을 보고자 하는가?’
‘보고자 한다.’
제석이 또 니미왕에게 말하였다.
‘나는 천상에 돌아가 명하여 1천 상거(像車)를 장엄하게 꾸며 가지고 다시 올 것이다. 대왕이여, 그 수레를 타고 즐겁게 유희하면서 천상으로 올라가도록 하라.’
니미왕은 천제석을 위하여 묵묵히 허락하였다.

이에 제석은 니미왕이 묵묵히 허락한 것을 안 뒤에, 마치 역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매우 짧은 시간에 니미왕의 궁전에서 사라져 보이지 않더니 어느새 돌아가 저 삼십삼천에 이르렀다. 제석이 거기에 가서 어자(御者)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빨리 1천 상거(象車)를 장엄하게 장식해 가지고 가서 니미왕을 맞이하되 거기 가서 말하여라. 〈대왕이여, 마땅히 아십시오. 천제석이 1천 상거를 보내어 대왕을 맞이하게 하였습니다. 이 수레를 타고 즐겁게 유희하면서 천상으로 올라가십시오〉.’
왕이 수레를 타거든 다시 왕에게 이렇게 물어 보라.
‘왕이여, 저희들이 어느 길을 따라 대왕을 모셨으면 하고 생각하십니까? 나쁜 과보를 받는 나쁜 과보의 길을 따르리까? 좋은 과보를 받는 좋은 과보의 길을 따르리까?’

이에 마부는 제석의 명령을 받고 곧 1천 상거를 장엄하게 장식한 다음에 니미왕이 있는 곳으로 가서 말하였다.
‘대왕이여, 마땅히 아십시오. 제석이 이 1천 상거를 보내어 대왕을 맞이하라 하였습니다. 이 수레를 타시고 즐겁게 유희하면서 천상으로 올라가십시오.’
니미왕은 그 수레를 탔다. 마부가 다시 왕에게 말하였다.
‘저희들이 어느 길을 따라 대왕을 모셨으면 하고 생각하십니까? 나쁜 과보를 받는 나쁜 과보의 길을 따르리까? 아니면 선한 과보를 받는 선한 과보의 길을 따르리까?’
니미왕이 마부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나쁜 과보를 받는 나쁜 과보와 선한 과보를 받는 선한 과보, 이 두 길의 중간으로 나를 인도하라.’
그리하여 말 모는 사람이 악한 업을 지어 악한 과보를 받는 길과 선한 업을 지어 선한 과보를 받는 중간 길로 왕을 전송하였다. 그때 삼십삼천은 멀리서 니미왕이 오는 것을 보고 칭찬하여 말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여,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여, 삼십삼천과 함께 머물면서 즐겁게 놀아보십시다.’

니미왕은 삼십삼천을 위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비유하면 임시로 수레를 빌어다가
한 때 잠시 빌려 탄 것처럼
여기도 또한 그러하거니
남의 소유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나는 미살라로 돌아가
한량없는 선(善)을 지으리.
그로 인해 천상에 태어나
복을 짓는 밑천으로 삼으리라.

아난아, 옛날의 대천왕을 너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느냐? 그런 생각을 말라. 마땅히 알라. 그가 바로 나였다. 아난아, 나는 옛날 아들에서 아들로, 손자에서 손자로, 친족에서 친족에 이르렀고, 나에게서부터 서로 전해져서 8만 4천의 전륜왕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되 선인왕에게 배워 범행을 닦아 이 미살라 대천내림 속에 살고 있었다. 아난아, 나는 그때에 내 자신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였으며 많은 사람들을 이롭게 하였고 세상을 가엾이 여겼으며 하늘을 위하고 사람을 위하여 정의와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하였다. 그러나 그때에는 설법하여도 구경(究竟)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하였고 백정(白淨)을 성취하지 못하였으며 범행을 성취하지 못하였었다. 그때에는 나고ㆍ늙고ㆍ병들고ㆍ죽는 것과 울음과 걱정과 슬픔을 여의지 못했고 또한 미처 일체의 괴로움에서 벗어나지도 못하였었다.

아난아, 그러나 나는 이제 세상에 나와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ㆍ명행성위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도법어ㆍ천인사ㆍ불중우라는 호칭을 받고 있다. 나는 이제 내 자신도 요익하고 남도 요익하게 하며 많은 사람들을 요익하게 하고 세상을 가엾이 여기며 하늘을 위하고 사람을 위하여 이치와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한다. 나는 이제 설법하여 구경의 경지에 이르게 하고 백정(白淨)을 성취하였으며 범행을 성취하여 마쳤다. 나는 이제 나고ㆍ늙고ㆍ병들고ㆍ죽음ㆍ 울음ㆍ걱정ㆍ슬픔을 여의었고, 나는 이제 일체의 괴로움을 벗어나게 되었다.

아난아, 나는 이제 너를 위하여 계속 이어나가야 할 법을 전한다. 너도 또한 마땅히 계속 이어나가야 할 법을 전하여 부처의 종자를 끊어지게 하지 말라. 아난아, 어떻게 내가 이제 너를 위하여 계속 이어나가야 할 법을 전하고, 너도 또한 계속 이어나가야 할 법을 전하여 부처의 종자를 끊어지지 않게 할 수 있는가? 곧 그것은 8정도(正道)인 바른 소견에서부터 나아가 바른 선정에 이르는 이 여덟 가지 정도만이 그렇게 할 수 있다. 아난아, 이것이 이른바 ‘내가 이제 너를 위하여 계속 이어나가야 할 법을 전하고 너도 또한 계속 이어나가야 할 법을 전하여 부처의 종자가 끊어지게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아난과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대천내림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4,739자이다.

68) 대선견왕경(大善見王經)4) 제4제2 소토성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시성(拘尸城)에 유행하실 때에 화발단(惒跋單) 역사(力士)의 사라림(娑羅林)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최후로 반열반(般涅槃)에 드시려 하시면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너는 두 사라나무 사이에 가서 여래를 위하여 북쪽으로 머리를 두도록 자리를 펴라. 내가 오늘밤 중야(中夜)에 열반할 것이다.”

아난이 여래의 분부를 받고 곧 두 그루 나무가 있는 곳에 가서 두 그루 나무 사이에다가 여래를 위하여 북쪽으로 머리를 향하도록 자리를 폈다. 자리를 편 뒤에 부처님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서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미 여래를 위하여 두 나무 사이에다 북쪽으로 머리를 향하게 하고 자리를 펴놓았습니다. 원하건대 세존께서는 스스로 때를 아시기 바랍니다.”
이에 세존께서는 아난을 데리고 두 나무 사이로 가셔서 울다라승(鬱多羅僧)을 네 겹으로 접어 평상 위에 깔고, 승가리(僧伽梨)를 접어 베개를 만들어 베고 오른쪽 옆구리를 땅에 대고 누워 두 발을 포개고 최후로 반열반에 드시려 하셨다.

그때 존자 아난이 불자(拂子)를 잡고 부처님을 모시고 서 있다가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다시 다른 큰 성이 있습니다. 첫째는 첨파(瞻波)이고, 둘째는 사위성(舍衛城)이며, 셋째는 비사리성(鞞舍離城)이고, 넷째는 왕사성(王舍城)이며, 다섯째는 바라내성(波羅㮈城)이며, 여섯째는 가유라위성(加維羅衛城)입니다. 세존께서는 저런 곳에서 열반하시지 않고 어찌하여 이 작은 토성에서 열반에 드시려고 하십니까? 모든 성 가운데 이 성을 가장 보잘것없는 성으로 여깁니다.”

이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너는 이것을 작은 토성이라고 하여 모든 성 중에서 가장 보잘것없다고 말하지 말라. 왜냐하면 과거에 이 구시성은 구시왕성이라고 불렸는데 극히 풍부하고 안락하였으며 많은 사람이 살았다. 구시왕성의 길이는 12유연(由延)이었고 너비는 7유연이었다. 아난아, 망루를 세웠는데 그 높이가 한 사람의 키만 했고, 혹은 2ㆍ3ㆍ4 나아가 7인의 키에 이르기도 했었다. 구시왕성 밖 주위에는 일곱 겹의 해자가 성을 빙 두르고 있었는데, 그 해자는 4보(寶)인 금ㆍ은ㆍ유리ㆍ수정으로 쌓았으며 그 밑바닥도 네 가지 보배인 금ㆍ은ㆍ유리ㆍ수정으로 깔았다. 아난아, 구시왕성 둘레 밖에는 일곱 겹의 담이 있었는데, 그 담도 네 가지 보배인 금ㆍ은ㆍ유리ㆍ수정으로 쌓았다. 구시왕성 둘레에는 일곱 겹으로 4보의 다라(多羅)나무를 빙 둘러 심었는데 금다라나무는 은잎ㆍ은꽃에 은열매가 달리고, 은다라나무는 금잎ㆍ금꽃에 금열매가 달리며, 유리다라나무는 수정잎ㆍ수정꽃에 수정열매가 달리고, 수정다라나무는 유리잎ㆍ유리꽃에 유리열매가 달렸다.

아난아, 저 다라나무 사이에는 여러 가지 연못을 만들었는데, 푸른 연꽃 못ㆍ붉은 연꽃 못ㆍ빨간 연꽃 못ㆍ흰 연꽃 못이 있었다.
그 연못 언덕은 금ㆍ은ㆍ유리ㆍ수정 등 4보로 쌓았고, 그 밑바닥도 4보로 깔았다. 아난아, 그 못 가운데에는 금ㆍ은ㆍ유리ㆍ수정으로 만든 섬돌이 있었는데, 금섬돌은 은발판이며, 은섬돌은 금발판이며, 유리섬돌은 수정발판이고, 수정섬돌은 유리발판이었다. 저 못 둘레에는 4보로 만들어진 줄난간이 있었는데, 금난간은 은줄ㆍ은난간은 금줄로 되어 있었으며, 유리난간은 수정줄ㆍ수정난간은 유리줄이었다. 그 못은 그물로 덮었고 그 사이에는 방울을 달았었다. 그 방울도 4보로 되었었는데,금방울은 은 혀[舌]ㆍ은방울은 금 혀로 되어 있고, 유리방울은 수정 혀ㆍ수정방울은 유리 혀로 되어 있었다.

아난아, 그 못 가운데에는 여러 가지 물에서 자라는 꽃을 심어 놓았는데, 푸른 연꽃ㆍ붉은 연꽃ㆍ빨간 연꽃ㆍ흰 연꽃으로서 항상 물이 있었고 언제나 꽃이 있었으며, 지키는 사람이 없어서 모든 사람들이 다 드나들었다. 아난아, 그 못 언덕에는 여러 가지 육지에서 크는 꽃을 심었는데, 수마나꽃[修摩那華]ㆍ바사꽃[婆師華]ㆍ첨복꽃[瞻蔔華]ㆍ수건제꽃[修揵提華]ㆍ마두건제꽃[摩頭揵提華]ㆍ아제모다꽃[阿提牟哆華]ㆍ파라두꽃[波羅頭華]이었다.

아난아, 그 꽃못 언덕에는 많은 여자가 있었다. 그 여인들의 몸에서는 광택이 나고 빛나고 깨끗하며, 아름다운 얼굴은 사람보다 뛰어나지만 천녀보다는 조금 못하였으며 모습이 단정하여 보는 사람들마다 좋아하고 기뻐하며 여러 가지 보배와 영락으로 장엄하게 장식하였다. 그녀는 은혜로 베풀되 그 필요에 따라 음식ㆍ의복ㆍ수레ㆍ집ㆍ침구ㆍ털담요ㆍ급사ㆍ등불을 모두 보시하였다.

아난아, 그 다라 나뭇잎은 바람이 불 때에는 지극히 미묘한 음악 소리가 나는데, 마치 5종의 기공사(妓工師)가 음악을 연주하여 지극히 미묘하고 잘 어우러진 음악과 같았다. 아난아, 그 다라 나뭇잎은 바람이 불 때에도 그와 같았다. 아난아, 구시성 안에 비록 더럽고 지극히 나쁜 것을 시설한 하등 사람이라 하더라도 5종의 풍류를 얻고자 하면, 누구나 다라나무 사이에 가서 마음대로 한껏 즐길 수 있었다. 아난아, 구시왕성에는 언제나 열두 가지 소리가 있어 일찍이 끊긴 적이 없었다. 코끼리 소리ㆍ말 소리ㆍ수레 소리ㆍ걸음 소리ㆍ고둥 소리ㆍ북 소리ㆍ박락고(薄洛鼓) 소리ㆍ장구 소리ㆍ노래 소리ㆍ춤 소리ㆍ음식 소리ㆍ보시하는 소리였다.

아난아, 구시성에는 대선견(大善見)이라는 왕이 있었다. 그는 전륜왕이 되었는데, 총명하고 지혜가 있었으며 네 종류의 군사를 두어 천하를 바르게 다스리며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를 성취하고 사람의 네 가지 여의덕을 얻었다. 어떤 것이 7보를 성취하고 사람의 네 가지 여의덕을 얻은 것인가? 앞에서 말한 7보와 네 가지 여의덕과 같은 것들이다. 아난아, 이에 구시왕성의 범지와 거사들은 주보(珠寶)와 감파라보(鉗婆羅寶:毛織物의 일종)를 많이 가져다 싣고 대선견왕에게 나아가 여쭈었다.
‘천왕이여, 우리들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 이 많은 주보와 감파라보를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대선견왕이 바라문과 거사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이 이런 물건을 바치지만 나에겐 필요 없다. 내게는 많이 있다.’

아난아, 다시 8만 4천의 모든 작은 국왕들이 대선견왕에게 나아가 여쭈었다.
‘천왕이여, 우리들은 천왕을 위하여 궁전을 짓고자 합니다.’
대선견왕이 소왕(小王)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이 나를 위하여 정전(正殿)을 짓고자 하지만 내게는 아무 필요가 없다. 내게는 정전이 있다.’
8만 4천의 모든 작은 국왕들은 모두 합장하고 천왕을 향하여 두 번 세 번 여쭈었다.
‘천왕이여, 우리들은 천왕을 위하여 정전을 짓고자 합니다. 우리들은 천왕을 위하여 정전을 짓고자 합니다.’
그러자 대선견왕은 8만 4천의 모든 작은 국왕을 위하여 묵묵히 허락하였다. 그때 8만 4천의 모든 작은 국왕들은 대선견왕이 묵묵히 허락하신 것을 알고 절하고 물러나 천왕의 주위를 세 바퀴 돌고 물러갔다. 그들은 각각 본국으로 돌아가 8만 4천 대의 수레에 금을 가득 싣고 다시 돈과 사람이 만든 물건[作]과 부작(不作:천연적인 물건)을 싣고 또 낱낱 주보의 기둥을 싣고 구시성으로 갔다. 그리하여 그 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큰 정전을 지었다.

아난아, 그 큰 정전은 길이가1유연(由延:由旬)이고 너비도1유연이나 되었는데, 온통 금ㆍ은ㆍ유리ㆍ수정 등 네 가지 보배로 쌓았다. 그 큰 정전에는 네 가지 보배로 만든 섬돌이 있었는데, 금섬돌은 은발판, 은섬돌은 금발판이며, 유리섬돌은 수정발판, 수정섬돌은 유리발판으로 되어 있었다. 아난아, 그 큰 정전 가운데에는 8만 4천 개의 기둥이 있었는데, 그것도 네 가지 보배로 만들었다. 금기둥은 은주두와 은주춧돌, 은기둥은 금주두와 금주춧돌이며, 유리기둥은 수정주두와 수정주춧돌, 수정기둥은 유리주두와 유리주춧돌이다.

아난아, 그 큰 정전 안에는 8만 4천 개의 누각을 세웠는데, 금ㆍ은ㆍ유리ㆍ수정 등 네 가지 보배로 만들었다. 금누각은 은지붕, 은누각은 금지붕이며, 유리누각은 수정지붕, 수정누각은 유리지붕이었다. 아난아, 그 큰 정전 안에는 8만 4천 개의 자리를 깔아 놓았는데, 또한 네 가지 보배로 만들었다. 금누각에는 은자리를 깔고, 털담요와 털자리를 깔고 금기라곡(錦綺羅縠:비단의 종류)으로 덮었으며 비단 속이불과 양두안침(兩頭安枕)이 있는데, 가릉가파화라(加陵伽波惒邏)와 파차슬다라나(波遮悉多羅那)로 되었다.
아난아, 그 큰 정전의 둘레를 둘러 네 가지 보배로 만든 갈고리 모양의 난간이 있는데, 금난간은 은줄, 은난간은 금줄로 되어 있고 유리난간은 수정줄, 수정난간은 유리줄로 되어 있다. 아난아, 그 큰 정전은 그물로 덮고 그 사이에 방울을 달았다. 그 방울도 네 가지 보배로 되었는데, 금방울은 은혀,은방울은 금혀로 되어 있었고, 유리방울은 수정혀, 수정방울은 유리혀로 되어 있었다.

저 큰 정전을 원만하게 완성한 뒤에, 8만 4천의 모든 작은 국왕들은 정전에서 멀지 않은 곳에 큰 꽃못을 만들었다. 아난아, 저 큰 꽃못의 길이는 1유연이나 되고, 너비도 1유연이나 되었다. 아난아, 저 큰 연못은 금ㆍ은ㆍ유리ㆍ수정 등 네 가지 보배로 쌓았고, 그 밑에도 네 가지 보배 모래를 깔았다. 저 큰 꽃못은 네 가지 보배로 쌓은 섬돌이 있었다. 금섬돌은 은발판, 은섬돌은 금발판이며, 유리섬돌은 수정발판, 수정섬돌은 유리발판이었다.

그 큰 꽃못의 둘레를 빙 둘러 금ㆍ은ㆍ유리ㆍ수정 네 가지 보배로 된 줄난간이 있었는데, 금난간은 은줄, 은난간은 금줄이며, 유리난간은 수정줄, 수정난간은 유리줄이다. 아난아, 그 큰 꽃못은 그물로 덮고, 그 사이에는 방울을 달았다. 그 방울은 금ㆍ은ㆍ유리ㆍ수정으로 되어 있었는데, 금방울은 은혀, 은방울은 금혀이며, 유리방울은 수정혀, 수정방울은 유리혀로 되어 있었다.

저 큰 꽃못 가운데에는 여러 가지 물에서 나는 꽃들이 있었는데, 푸른 연꽃ㆍ붉은 연꽃ㆍ빨간 연꽃ㆍ흰 연꽃으로써 항상 물이 있고 언제나 꽃이 있으며, 지키는 사람이 있어 모든 사람을 통과시키지 않는다. 그 큰 꽃못 언덕에는 여러 가지 육지에서 피는 꽃이 있었는데, 수마나꽃[修摩那華]ㆍ바사꽃[婆師華]ㆍ첨복꽃[瞻蔔華]ㆍ수건제꽃[修揵提華]ㆍ마두건제꽃[摩頭揵提華]ㆍ아제모다꽃[阿提牟哆華]ㆍ파라뢰꽃[波羅賴華] 들이다.

아난아, 이렇게 큰 정전과 큰 꽃못이 구족하게 된 뒤에, 8만 4천의 모든 작은 국왕들은 정전에서 멀지 않은 곳에 다라(多羅) 동산을 만들었다. 그 다라 동산은 길이가1유연이나 되고 너비도1유연이나 되었다. 아난아, 다라 동산 가운데에는 8만 4천 그루의 다라나무를 심어 놓았는데, 금ㆍ은ㆍ유리ㆍ수정 등 네 가지 보배로 되었다. 금다라나무는 은잎ㆍ은꽃ㆍ은열매이며, 은다라나무는 금잎ㆍ금꽃ㆍ금열매이며, 유리다라나무는 수정잎ㆍ수정꽃ㆍ수정열매이며, 수정다라나무는 유리잎ㆍ유리꽃ㆍ유리열매였다. 아난아, 그 다라 동산의 둘레에는 네 가지 보배로 만들어진 줄난간이 있는데 금난간은 은줄ㆍ 은난간은 금줄이며, 유리난간은 수정줄, 수정난간은 유리줄이었다. 아난아, 그 다라 동산은 그물로 덮었는데, 그 사이에 방울을 달았다. 그 방울은 네 가지 보배로 만들었는데 금방울은 은혀, 은방울은 금혀요, 유리방울은 수정혀, 수정방울은 유리혀로 되어 있다.

아난아, 이렇게 큰 정전과 꽃못과 다라 동산이 구족하게 이루어진 뒤에, 8만 4천의 모든 작은 국왕들은 곧 함께 대선견왕에게 나아가 여쭈었다.
‘천왕이여, 마땅히 아십시오. 큰 정전과 꽃못, 그리고 다라 동산을 다 원만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원컨대 천왕의 마음대로 하십시오.’
아난아, 그때에 대선견왕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먼저 큰 정전에 오르지 않으리라. 만일 존경할만한 사문 범지가 구시왕성을 의지하여 머무르는 이가 있다면, 나는 그 전부를 청하여 이 대전에 모이게 하고 제일 맛있고 매우 좋은 반찬과 여러 가지 음식을 풍족하게 차리되 내 몸소 마련해 가지고 한껏 공양하게 할 것이다. 그리고 공양이 끝나면 그릇을 거두고 손 씻을 물을 돌린 뒤에 전송하여 돌아가게 할 것이다.’

대선견왕은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높은 사문과 범지로서 그 구시왕성을 의지하여 머무르는 사람들을 초청하였다. 모두 모여와 큰 정전에 올라가 앉자, 스스로 손 씻을 물을 돌리고 곧 아주 맛있고 매우 좋은 반찬이며 여러 가지 음식을 풍족하게 차리되 손수 마련하여 한껏 공양하게 하였다. 공양이 끝나자 그릇을 거두고 손 씻을 물을 돌리고 주원(呪願)을 받은 뒤에 전송하여 돌아가게 하였다.

아난아, 대선견왕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저 큰 정전 가운데서는 음욕을 행하지 않을 것이다. 내 차라리 혼자서 한 시자만을 데리고 대전에 올라가 머물 것이다.’
대선견왕은 그런 생각을 하고 나서 한 시자만을 데리고 큰 정전에 올라가 금누각으로 들어갔다. 은자리에다 털담요와 털자리를 펴고, 금기(錦綺)와 나곡(羅縠)으로 덮고 친체(襯體) 이불과 양두안 베개를 두고 가릉가파화라와 파차슬다라나에 앉았다. 거기에 앉은 다음에 탐욕을 여의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어 각도 있고 관도 있으며, 여의는 데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초선을 체득하고 성취하여 노닌다. 다음에는 금누각에서 나와 은누각으로 들어간다. 금자리에다 털담요와 털자리를 펴고 금기와 나곡으로 덮고, 친체 이불과 양두안 베개를 두고 가릉가파화라와 파차슬다라나에 앉는다. 앉은 뒤에는 탐욕을 여의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어, 각도 있고 관도 있으며, 여의는 데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초선을 체득하고 성취하여 노닌다.

다음에는 은누각에서 나와 유리누각으로 들어간다. 수정자리에다 털담요와 털자리를 펴고 금기와 나곡으로 덮고, 친체 이불과 양두안 베개를 두고 가릉가파화라와 파차슬다라나에 앉는다. 앉은 뒤에는 탐욕을 여의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어, 각도 있고 관도 있으며 여의는 데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초선을 체득하고 성취하여 노닌다. 다음에는 유리누각에서 나와 수정누각으로 들어간다. 유리자리에다 구루(氍氀)와 탑등(毾㲪)을 펴고 금기와 나곡으로 덮고, 친체 이불과 양두안 베개를 두고 가릉가파화라와 파차슬다라나에 앉는다. 앉은 뒤에는 탐욕을 여의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어 각도 있고 관도 있으며, 여의는 데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초선을 체득하고 성취하여 노닌다.

아난아, 그때에 8만 4천 부인과 여보(女寶)들은 오랫동안 대선견왕을 보지 못하여, 각각 기허(飢虛)를 품고 못내 그리워하여 보고자 하였다. 이에 8만 4천 부인은 여보들에게 나아가 말하였다.
‘천후(天后)여, 마땅히 아십시오. 우리들은 모두 오랫동안 천왕을 뵙지 못하였습니다. 천후여, 우리들은 이제 모두 천왕을 뵙고자 합니다.’
여보들은 그 말을 들은 뒤에 주병신(主兵臣)에게 말하였다.
‘너는 마땅히 알라, 우리들은 모두 오랫동안 천왕을 뵙지 못하였다. 이제 가서 보고자 한다.’
주병신은 그 말을 듣고 곧 8만 4천 부인과 여보들을 큰 정전으로 보내고, 8만 4천 마리 코끼리와 8만 4천 마리 말과 8만 4천 대의 수레와 8만 4천 명의 보병과 8만 4천 마리 소왕[牛王]들도 함께 모시고 큰 정전으로 가게 하였다. 막 떠나려 하자 그 소리가 너무 커서 음향이 진동하였다.

대선견왕은 그 소리가 너무 커서 음향이 진동하는 것을 듣고 곧 곁에 있던 시자에게 물었다.
‘이것이 무슨 소리기에 저다지도 커서 음향이 진동하는가?’
시자가 말하였다.
‘천왕이여, 이것은 8만 4천 부인과 여보들이 지금 모두 함께 큰 정전으로 오고, 8만 4천 마리 코끼리와 8만 4천 마리 말과 8만 4천 대의 수레와 8만 4천 명의 보병과 8만 4천 마리 소왕들도 함께 대정전으로 오고 있기 때문에 그 소리가 너무 커서 음향이 진동하는 것입니다.’
대선견왕은 이 말을 듣고 시자에게 말하였다.
‘너는 빨리 궁전을 내려가 맨땅에 금평상을 펴놓은 뒤에 돌아와 내게 알려라.’
시자가 분부를 받고 곧 궁전을 내려가 맨땅에 금평상을 펴놓은 뒤에 돌아와 말하였다.
‘천왕을 위하여 이미 맨땅에 금평상을 펴놓았습니다. 천왕의 뜻대로 하십시오.’

아난아, 대선견왕은 곧 시자와 함께 궁전에서 내려와 금평상에 올라가 가부좌를 하고 앉았다. 아난아, 그때에 8만 4천 부인과 여보들은 모두 함께 앞으로 나와 대선견왕에게로 갔다. 아난아, 대선견왕은 멀리서 8만 4천 부인과 여보들을 보자 곧 모든 감각기관[根]을 닫아 막아 버렸다. 이에 8만 4천 부인과 여보들은 왕이 모든 감각기관을 닫아 막아 버린 것을 보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천왕은 틀림없이 우리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 모양이다. 왜냐하면 천왕은 모처럼 우리들을 보았는데도 곧 모든 감각기관을 닫아 막아 버리셨기 때문이다.’

아난아, 그렇게 생각한 여보들은 곧 앞으로 대선견왕에게로 나아가 말하였다.
‘천왕이여, 마땅히 아십시오. 우리 8만 4천 부인과 여보들은 다 천왕의 소유입니다. 원컨대 목숨을 마칠 때까지 언제나 저희들을 생각하여 주십시오. 8만 4천 마리 코끼리, 8만 4천 마리 말, 8만 4천 대의 수레, 8만 4천 명의 보병, 8만 4천 마리 소왕들도 대천왕의 소유입니다. 원컨대 천왕은 목숨을 마칠 때까지 언제나 저희들을 생각하여 주십시오.’

그때에 대선견왕은 이 말을 듣고 여보들에게 말하였다.
‘누이들이여, 너희들은 오랫동안 나로 하여금 악을 짓게 하고 자비를 행하지 못하게 하였다. 누이들이여, 너희들은 지금부터 이 뒤로는 나로 하여금 자비를 행하게 하여 악을 짓지 않게 하라.’
아난아, 8만 4천 부인과 여보들은 물러나 한쪽에 서서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들은 천왕의 누이가 아닙니다. 그런데, 이제 천왕은 우리들을 일컬어 누이라 하십니까?’

아난아, 그 8만 4천 부인과 여보들은 각각 옷으로 눈물을 닦고 다시 앞으로 대선견왕에게 나아가 말하였다.
‘천왕이여, 우리들이 어떻게 해야 천왕으로 하여금 자비를 행하고 악을 행하지 않게 하겠습니까?’
대선견왕이 대답하였다.
‘누이들아, 너희들은 나를 위하여 마땅히 이렇게 말하라. 천왕이여, 모르십니까? 사람의 목숨은 짧아 반드시 다음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부디 범행(梵行)을 닦으십시오. 생겨나는 물질은 모두 끝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천왕이여, 마땅히 아십시오. 저 법은 반드시 다가올 것입니다. 사랑할 것도 없고 기뻐할 것도 없으며, 일체 세상을 무너뜨리는 것을 죽음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천왕이여, 8만 4천 부인과 여보들에 대하여 생각이 일어나고 욕심이 생기면, 원컨대 다 끊어 버리고 끝끝내 생각하지 마십시오. 8만 4천 마리의 코끼리, 8만 4천 마리의 말, 8만 4천 대의 수레, 8만 4천 명의 보병, 8만 4천 마리의 소왕에 대하여서도 천왕이여, 욕심이 생기고 생각이 일어나면 원컨대 그것을 다 끊어 버리고 끝끝내 생각하지 마십시오. 모든 누이들아, 너희들은 이렇게 말하여 나로 하여금 자비를 행하게 하고 악을 행하지 않게 하라,’

아난아, 8만 4천 부인과 여보들이 말하였다.
‘우리들은 이제부터 이 뒤로는 마땅히 천왕으로 하여금 자비를 행하고 악을 짓지 않게 하겠습니다. 일체 세상을 무너뜨리는 것을 〈죽음〉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천왕이여, 8만 4천 부인들과 여보들에 대하여 생각이 일어나고 욕심이 생기면, 부디 천왕은 다 끊어 버리고 끝끝내 생각하지 마십시오. 8만 4천 마리의 코끼리,8만 4천 마리의 말, 8만 4천 대의 수레, 8만 4천 명의 보병, 8만 4천 마리의 소왕에 대해서도 욕심이 생기고 생각이 일어나거든, 부디 천왕은 그것을 다 끊어 버리고 끝끝내 생각하지 마십시오.’
아난아, 대선견왕은 저 8만 4천 부인과 여보들을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한량없는 방편으로 그들을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한 뒤에 그들을 보내어 되돌아가게 하였다. 저 8만 4천 부인과 여보들은 대선견왕이 전송하려는 뜻을 알고는 각각 절하고 하직하고 돌아갔다.

아난아, 저8만 4천 부인과 여보들이 돌아간 지 오래지 않아, 대선견왕은 곧 시자와 함께 돌아와 대전(大殿)에 올라가 금누각으로 들어갔다. 은자리에다 털담요와 털자리를 펴고 금기와 나곡으로 덮고, 친체 이불과 양두안 베개를 두고 가릉가파화라와 파차슬다라나에 앉았다. 앉은 뒤에는 이렇게 관찰하였다.
‘나는 이제 마지막이다. 탐욕을 생각하고 성냄을 생각하며 해치기를 생각하고 싸우고 다투어 서로 미워하며 아첨하고 거짓을 부리며 속이고 거짓말하는 따위의 한량없이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은 이제 마지막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서 마음은 자애로움과 함께하여 1방(方)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2ㆍ3ㆍ4방과 4유ㆍ상ㆍ하 일체에 두루하여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으며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다음에는 금누각에서 나와 은누각으로 들어갔다. 금자리에다 털담요와 털자리를 펴고 금기와 나곡으로 덮고, 친체 이불과 양두안 베개를 두고 가릉가파화라와 파차슬다라나에 앉았다. 앉은 뒤에는 이렇게 관찰하였다.
‘나는 이제 마지막이다. 탐욕을 생각하고 성냄을 생각하며 해치기를 생각하고 싸우고 다투어 서로 미워하며, 아첨하고 거짓을 부리며 속이고 거짓말하는 따위의 한량없는 모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은 이제 마지막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나서 마음은 자애로운 마음과 함께하여 1방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2ㆍ3ㆍ4방과 4유ㆍ상ㆍ하 일체에 두루하여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다.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다음에는 은누각에서 나와 유리누각으로 들어갔다. 수정자리에다 털담요와 털자리를 펴고 금기와 나곡으로 덮고 천친 이불과 양두안 베개를 두고 가릉가파화라와 파차슬다라나에 앉았다. 앉은 뒤에는 이렇게 관찰하였다.
‘나는 이제 마지막이다. 탐욕을 생각하고 성냄을 생각하며 해치기를 생각하고 싸우고 다투어 서로 미워하며 아첨하고 거짓을 부리며 속이고 거짓말하는 따위의 한량없는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은 이제 마지막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나서 마음은 기뻐함과 함께하여 1방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2ㆍ3ㆍ4방과 4유ㆍ상ㆍ하 일체에 두루하여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으며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다음에는 유리누각에서 나와 수정누각으로 들어갔다. 유리자리에다 털담요와 털자리를 펴고 금기와 나곡으로 덮고, 친체 이불과 양두안 베개를 두고 가릉가파화라와 피차슬다라나에 앉았다. 앉은 뒤에는 이렇게 관찰하였다.
‘나는 이제 마지막이다. 탐욕을 생각하고 성냄을 생각하며 해치기를 생각하고 싸우고 다투면서 서로 미워하며 아첨하고 거짓을 부리며 속이고 거짓말하는 따위의 한량없는 모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은 이제 마지막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나서 마음은 평정과 함께하여 1방에 두루 차고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2ㆍ3ㆍ4방과 4유ㆍ상ㆍ하 일체에 두루하여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으며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없는 선행을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었다.

아난아, 대선견왕은 최후의 때가 이르자 미미한 죽음의 고통을 느꼈다. 마치 거사나 거사의 아들이 아주 맛있는 음식을 먹고 거북함을 느끼는 것과 같이 대선견왕도 최후의 때에 이르자 미미한 죽음의 고통을 느끼는 것이 또한 그와 같았다. 그때에 대선견왕은 4범실(梵室)을 닦아 익히고 욕심을 버린 뒤에 그로 인해 목숨이 끝나자 범천에 태어났다.

아난아, 옛날 그때의 대선견왕을 너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느냐? 그런 생각을 말라. 마땅히 알라. 그때의 그는 바로 지금의 나였다. 아난아, 나는 그때에 내 자신도 요익하게 하였지만 또한 남도 요익하게 하였으며, 많은 사람을 요익하게 하였고 세상을 가엾이 여겼으며, 하늘을 위하고 사람을 위하여 정의와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하였다. 그때에는 설법하여 구경의 경지에 이르지 못하였고 최후의 백정(白淨)을 성취하지 못하였으며 최후의 범행을 성취하지 못하고 마쳤었다. 그때에는 나고ㆍ늙고ㆍ병들고ㆍ죽음ㆍ울음ㆍ걱정ㆍ슬픔을 여의지 못하였고 미처 일체의 괴로움도 벗어나지 못하였다.

아난아, 그러나 이제 나는 세상에 나와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ㆍ명행성위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도법어ㆍ천인사ㆍ불중우라는 호칭을 받고 있다. 나는 이제 내 자신도 요익하게 하고 또 남도 요익하게 하며 많은 사람을 요익하게 하고 세간을 가엾이 여기며, 하늘을 위하고 사람을 위하여 정의와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한다. 나는 이제 설법하여 구경의 경지에 이르렀고 최후의 백정을 성취하였으며 최후의 범행을 성취해 마쳤다. 나는 이제 나고ㆍ늙고ㆍ병들고ㆍ죽음ㆍ울음ㆍ걱정ㆍ슬픔을 여의었고 일체의 괴로움을 벗어났다.

아난아,구시성(拘尸城)을 따르고 화발단(惒跋單) 역사의 사라(娑羅)숲을 따르고 니연연(尼連然)강을 따르고 파구(婆求)강을 따르고 천관사(天冠寺)를 따르고 나를 위하여 자리를 펴는 곳을 따라 나는 그 중간에서 일곱 번 몸을 버렸고 그 중간에서 여섯 번을 전륜왕이 되었으며 지금은 일곱 번째로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이 되었다.

아난아, 나는 다시 세상이나 하늘이나 악마ㆍ범천ㆍ사문 범지 등으로서 하늘에서 사람에 이르기까지 다시 몸을 버리는 일이 있는 그런 이치는 없다. 아난아, 나는 이번 생이 최후의 생이며 최후의 세계[有]이며 최후의 몸이며 최후의 형상이며 최후의 나이다. 나는 이것을 괴로움의 끝이라고 말한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아난과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주석
1 이 경의 참고 경문으로는 오(吳)시대 강승회(康僧會)가 한역한 『육도집경(六度集經)』 내의 소경인 「마조왕경(摩調王經)」과 서진(西晋)시대 법거(法炬)와 법립(法立)이 공역한 『법구비유경(法句譬喩經)』 제4권 「도리품(도利品)」과 『증일아함경』 제48권 「예삼보품(禮三寶品)」의 네 번째 소경이 그것이다.
2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라 하기도 하고 또는 계본(戒本)이라 하기도 하는데 250계를 받은 사람이 한곳에 모여 포살(布薩)할 때에 하나하나 독송하는 것을 종해탈을 설한다고 말한다.
3 또는 교시가(憍尸迦)로 쓰기도 하는데 제석천의 성(姓)이다.
4 이 경의 참고가 될 만한 경으로는 『장아함경』의 두 번째 소경(小經)인 「유행경(遊行經)」과 서진(西晋)시대 백법조(白法祖)가 한역한 『불반니원경(佛般泥洹經)』 하권과 당(唐)시대 의정(義淨)이 한역한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잡사(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雜事)』 제37권 등이 있다.

중아함경 제15권

6. 왕상응품 ⑤
69) 삼십유경 (三十喩經) 제5제2 소토성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유행하실 때에 죽림(竹林) 가란다(加蘭哆) 동산에서 큰 비구들과 함께 여름 안거를 받으셨다.

세존께서 보름날 종해탈(從解脫)을 말씀하실 때가 되자 비구들 앞에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자리에 앉아 곧 정의(定意:선정)에 드셔서 비구들의 마음을 관찰하셨다. 세존께서 비구들을 보니 고요히 앉아 잠잠하고 매우 잠잠하지만 자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것은 음개(陰蓋:번뇌의 일종)를 없앴기 때문이었다. 비구들은 앉아 매우 심오하고 지극히 심오하고, 쉬며 지극히 쉬며, 묘하고 지극히 묘하였다.

이때에 존자 사리자도 또한 대중 가운데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사리자여, 비구들은 고요히 앉아 있는데, 잠잠하고 매우 잠잠하며 잠자는 이가 없으니 음개를 없앴기 때문이다. 비구들은 앉아 있는데, 매우 심오하고 지극히 심오하며, 쉬며 지극히 쉬며, 묘하고 지극히 묘하구나. 누가 능히 비구들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기겠느냐?”

이에 존자 사리자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 어깨가 드러나게 옷을 걸치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렇게 비구들이 고요히 앉아 있는데 지극히 잠잠하며 잠을 자는 이 없으니 음개를 없앴기 때문입니다. 비구들이 앉아 있는데 매우 심오하고 지극히 심오하며, 조용하고 지극히 조용하며, 묘하고 지극히 묘합니다. 세존이시여, 능히 비구들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길 자 아무도 없습니다. 오직 세존만이 능히 법과 계율과 게으르지 않음과 보시와 선정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기실 수 있습니다. 세존만이 능히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기실 수 있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사리자야, 그렇고 그렇다. 능히 비구들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길 자 아무도 없다. 세존만이 능히 법과 비구들과 계율과 게으르지 않음과 보시 및 선정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길 수 있다. 세존만이 능히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길 수 있다. 사리자야, 비유하면 마치 왕이나 대신이 여러 가지 장엄하게 장식하는 도구인 5색 비단ㆍ금계(錦罽)ㆍ반지[指環]ㆍ팔지[臂釧]ㆍ팔목걸이[肘瓔]ㆍ목사슬[咽鉗]ㆍ생색주만(生色珠鬘)을 가진 것처럼 비구ㆍ비구니는 계덕(戒德)으로써 장엄하게 장식하는 도구를 삼는다. 사리자야,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계덕을 성취하여 장엄하게 장식하는 도구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마치 왕이나 대신이 다섯 가지 의식(儀式)인 칼ㆍ일산ㆍ천관(天冠)ㆍ구슬 자루로 된 불자(拂子) 및 장엄하게 꾸민 신을 가지고 그 몸을 지키고 보호하여 안온함을 얻게 하는 것처럼 사리자야, 비구와 비구니는 금계(禁戒)를 가지는 것으로써 범행의 으뜸으로 삼는다.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금계를 성취하여 범행을 으뜸으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마치 왕이나 대신이 합문(閤門)을 지키는 사람을 둔 것처럼 사리자야, 이와 같이 비구와 비구니도 6근(根)을 보호하는 것으로써 합문을 지키는 사람으로 삼는다. 사리자야,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6근을 보호하기를 성취하여 합문을 지키는 사람으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마치 왕이나 대신이 총명하여 지혜가 있고 분별하여 환히 아는 장군을 둔 것처럼 비구와 비구니는 바른 생각으로써 문을 지키는 장군을 삼는다. 사리자야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바른 생각을 성취하여 문을 지키는 장군으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왕이나 대신이 맑은 물이 가득 찬 좋은 욕지(浴池)를 둔 것처럼 비구와 비구니는 자기 마음을 욕지로 삼는다. 사리자야,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자기 마음을 성취하여 욕지로 삼으면 곧 능히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마치 왕이나 대신이 목욕시켜 주는 사람을 두어 항상 목욕을 시키게 하는 것처럼 비구와 비구니는 착한 벗을 목욕시키는 사람으로 삼는다. 사리자야, 비구와 비구니가 착한 벗을 성취하여 목욕시키는 사람으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왕이나 대신이 몸에 바르는 향인 목밀(木蜜)ㆍ침수ㆍ전단ㆍ소합ㆍ계설ㆍ도량(都梁)1)을 지닌 것처럼 사리자야, 비구와 비구니는 계덕으로 바르는 향을 삼는다. 사리자야,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계덕을 성취하여 바르는 향으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왕이나 대신이 좋은 의복인 초마의(初2)摩衣)ㆍ금증의(錦繒衣)ㆍ백첩의(白氎衣)ㆍ가릉가파화라의(加陵伽波惒羅衣)를 가진 것처럼 사리자야, 비구와 비구니는 부끄러워함으로 의복을 삼는다. 사리자야,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부끄러워함을 성취하여 의복으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왕이나 대신이 지극히 높고 넓고 큰 좋은 평상을 가진 것처럼 사리자야, 비구와 비구니는 4선(禪)으로써 평상을 삼는다. 사리자야,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4선을 성취하여 평상으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왕이나 대신이 이발사를 두어 항상 머리를 감기게 하는 것처럼 사리자야, 비구와 비구니는 바른 생각을 이발사로 삼는다. 사리자야,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바른 생각을 성취하여 이발사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왕이나 대신이 여러 가지 특별한 맛이 있는 음식을 먹는 것처럼 사리자야, 비구와 비구니는 기쁨으로 음식을 삼는다. 사리자야,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기쁨을 성취함으로써 음식을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마치 왕이나 대신이 여러 가지 음료수인 내음(㮈飮)ㆍ첨파음(瞻波飮)ㆍ감자음(甘蔗飮)ㆍ포도음(蒲桃飮)ㆍ말차제음(末蹉提飮)을 마시는 것처럼 사리자야, 비구와 비구니는 법미(法味)로써 음료수를 삼는다. 사리자야,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법미를 성취함으로써 음료수를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마치 왕이나 대신이 묘한 꽃다발인 푸른 연꽃다발ㆍ치자꽃다발ㆍ수마나꽃다발ㆍ바사꽃다발ㆍ아제모다꽃다발을 가진 것처럼 사리자야, 비구와 비구니는 공(空)ㆍ무원(無願)ㆍ무상(無相)의 세 가지 선정[定]으로써 꽃다발을 삼는다. 사리자야,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이 세 가지 선정을 성취하여 꽃다발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마치 왕이나 대신이 모든 집ㆍ고층집ㆍ다락집을 가진 것처럼 사리자야, 비구와 비구니는 천실(天室)ㆍ범실(梵室)ㆍ성실(聖室)의 세 가지 집으로 집을 삼는다. 사리자야,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이 세 가지 집을 성취하여 집으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마치 왕이나 대신이 전수자(典守者:집을 지키는 사람)를 둔 것처럼 사리자야, 비구와 비구니는 지혜로써 집을 지키는 사람을 삼는다. 사리자야, 비구와 비구니가 지혜를 성취하여 집을 지키는 사람으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마치 왕이나 대신이 모든 나라나 고을에 네 종류의 조세가 있어 1분(分)은 왕에게 바쳐 왕후 및 궁중의 채녀들에게 대어 주고, 2분은 태자와 여러 신하들에게 대어 주며, 3분은 나라의 모든 백성들에게 이바지하고, 4분은 사문과 범지들에게 보시하는 것처럼 사리자야, 비구와 비구니는 4념처(念處)로써 조세를 삼는다.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4념처를 성취하여 조세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마치 국왕이나 대신이 상군ㆍ마군ㆍ차군ㆍ보군의 네 가지 군대를 둔 것처럼 사리자야, 비구와 비구니는 4정단(正斷)으로써 네 종류의 군사를 삼는다. 사리자야, 비구와 비구니가 4정단을 성취하여 네 종류의 군사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마치 왕이나 대신이 상여(象轝)ㆍ마여(馬轝)ㆍ차여(車轝)ㆍ보여(步轝) 등 여러 가지 수레를 둔 것처럼 사리자야, 비구와 비구니는 4여의족(如意足)으로 수레를 삼는다. 사리자야,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4여의족을 성취하여 수레로 삼으면, 곧 능히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마치 왕이나 대신이 여러 가지 수레의 장식을 가지되 갖가지 좋은 사자ㆍ호랑이ㆍ표범 등 무늬 있는 가죽으로 짜서 잡색으로 온갖 장식을 한 것처럼 사리자야, 비구와 비구니는 지관(止觀)으로써 수레를 삼는다. 사리자야,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지관을 성취함으로써 수레를 삼으면 곧 능히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마치 왕이나 대신이 차 부리는 사람을 둔 것처럼 사리자야, 비구와 비구니는 바른 생각으로써 차 부리는 사람을 삼는다. 사리자야,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바른 생각을 성취하여 차 부리는 사람으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마치 왕이나 대신이 지극히 높은 기[幢]를 가진 것처럼 사리자야, 비구와 비구니는 자기 마음으로써 높은 기를 삼는다. 사리자야,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자기 마음을 성취하여 높은 기로 삼으면 곧 능히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마치 왕이나 대신이 평평하고 바르고 좋은 길을 만들어 동산으로만 통하는 것처럼 사리자야, 비구와 비구니는 평평하고 바른 8지성도(支聖道)로써 길을 삼아 평탄한 길을 따라 열반으로 나아간다. 사리자야,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편편하고 바른 8지성도를 성취함으로써 열반으로 나아가면, 곧 능히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마치 왕이나 대신이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분별하여 환히 아는 주병신(主兵臣)을 둔 것처럼 이와 같이 비구와 비구니는 지혜로써 주병신을 삼는다.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지혜를 성취하여 주병신으로 삼으면 곧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마치 왕이나 대신이 지극히 넓고 높고 드러난 큰 정전(正殿)을 가진 것처럼 비구와 비구니는 지혜로써 큰 정전을 삼는다. 사리자야,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지혜를 성취하여 큰 정전을 삼으면 곧 능히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마치 왕이나 대신이 높은 궁전 위에 올라가 궁전 밑의 사람들이 가고 오는 것, 달리고 뛰는 것, 멈추고 서고 앉고 눕는 것을 보는 것처럼 사리자야, 비구와 비구니는 위없는 지혜의 높은 궁전에 올라 자기 마음이 두루 하고 바르며, 부드럽고 연하며, 기뻐하고 악을 멀리 여읜 것을 관찰한다. 사리자야,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위없는 지혜의 높은 궁전에 올라 자기 마음이 두루하고 바르며, 부드럽고 연하며, 기뻐하고 악을 멀리 여읜 것을 관찰하면 곧 능히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왕이나 대신이 종정경(宗正卿)3)을 두어 종족의 일을 관장하게 하는 것처럼 비구와 비구니는 4종성(種聖)으로써 종정경을 삼는다.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4종성을 성취하여 종정경으로 삼으면 곧 능히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마치 왕이나 대신이 좋은 의사를 두어 능히 온갖 질병을 다스리는 것처럼 비구와 비구니는 바른 생각으로써 좋은 의사를 삼는다. 사리자야,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바른 생각을 성취하여 좋은 의사로 삼으면 곧 능히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왕이나 대신이 정어상(正御床)인 구루(氍氀)와 탑등(毾㲪)을 펴고, 금기(錦綺)와 나곡(羅縠)으로 덮고, 친체(襯體) 이불과 양두안침(兩頭安枕)을 두고, 가릉가파화라와 파차슬다라나를 가진 것처럼 비구와 비구니는 걸림이 없는 선정으로써 정어상을 삼는다. 사리자야,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걸림이 없는 선정을 성취하여 정어상으로 삼으면 곧 능히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마치 왕이나 대신이 명주보(名珠寶)를 가진 것처럼 사리자야, 비구와 비구니는 움직이지 않는 마음의 해탈로써 명주보를 삼는다. 사리자야,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움직이지 않는 마음의 해탈을 성취하여 명주보로 삼으면, 곧 능히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야, 마치 왕이나 대신이 지극히 깨끗하게 목욕하고 좋은 향을 몸에 발라 몸이 지극히 깨끗해진 것처럼 비구와 비구니는 자기 마음을 관찰함으로써 몸의 지극한 깨끗함으로 삼는다. 사리자야, 만일 비구와 비구니가 자기 마음을 관찰하기를 성취하여 몸의 깨끗함으로 삼으면 곧 세존의 법과 비구들과 계와 게으르지 않음과 보시 및 선정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길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사리자와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삼십유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2,388자이다.

70) 전륜왕경(轉輪王經)4) 제6제2 소토성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마두려찰리(摩兜麗刹利)에 유행하실 때에 내림사(㮈林駛)강 언덕에 계셨다.

그때에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마땅히 스스로 법등(法燈)에 불을 켜고 스스로 자기의 법에 귀의하라. 다른 이의 등에 불을 켜지 말고 다른 이의 법에 귀의하지 말라. 비구들아, 만일 스스로 법등에 불을 켜고 스스로 자기의 법에 귀의하며 다른 이의 등에 불을 켜지 않고 다른 이의 법에 귀의하지 않으면, 곧 배움을 구하여 이익을 얻고 한량없이 많은 복을 거둘 것이다. 왜냐하면 비구들아, 옛날 어느 때에 견념(堅念)5)이라는 왕이 있었다. 그는 전륜왕이 되었는데,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네 부류의 군대를 거느리고 천하를 바로 다스리며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7보를 성취하고 인간의 네 가지 여의덕(如意德)을 얻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7보를 성취하고 인간의 네 가지 여의덕을 얻었는가 하면, 앞에서 말한 것처럼 수행해서 7보를 성취하고 인간의 네 가지 여의덕을 얻었다.

그 후 어느 때에 하늘 윤보(輪寶)가 움직여 갑자기 본래 있던 자리에서 떠나갔다. 어떤 사람이 이것을 보고 견념왕에게 나아가 말하였다.
‘천왕이여, 마땅히 아십시오. 하늘 윤보가 움직여 본래 있던 자리를 떠났습니다.’
견념왕은 그 말을 듣고 말하였다.
‘태자야, 내 하늘 윤보가 움직여 본래 있던 자리에서 떠났다. 나는 일찍 옛 사람에게서 만일 전륜왕의 하늘 윤보가 움직여 본래 있던 자리에서 떠나면, 그 왕은 반드시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목숨이 길지 못하다고 들었다. 태자야, 나는 이미 인간의 욕망을 누렸으니 이제는 다시 천상의 욕망을 구할 것이다. 태자야, 나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우고자 한다. 태자야, 나는 이제 이 4천하를 너에게 물려준다. 너는 마땅히 법대로 다스려 교화하고 법이 아닌 일은 행하지 말라. 그리하여 나라 안에 온갖 악업을 행하는 이나 깨끗한 행을 하지 않는 사람이 없게 하라. 태자야, 너도 만일 뒷날에 하늘 윤보가 움직여 본래 있던 자리를 떠나는 것을 보거든 너도 이 나라 정사를 너의 태자에게 물려주되 잘 가르치고 당부하여라. 태자에게 나라를 준 뒤에는 너도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라.’
그때 견념왕은 태자에게 나라를 물려주고 잘 가르쳐 당부한 뒤에,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웠다.

견념왕이 집을 떠나 도를 배운 지 7일 후에 그의 하늘 윤보는 곧 사라지고 말았다. 하늘 윤보를 잃어버리자 찰리(刹利) 정생왕(頂生王)은 크게 걱정하고 괴로워하였고 근심하고 슬퍼하며 언짢아하였다. 찰리 정생왕은 곧 아버지 견념왕 선인(仙人)이 있는 곳에 나아가 말하였다.
‘천왕이여, 마땅히 아십시오. 천왕께서 도를 배우신 지 7일 후에 저 하늘 윤보가 곧 사라져 버렸습니다.’
아버지 견념왕 선인은 아들 정생왕에게 말하였다.
‘너는 하늘 윤보를 잃었다 하여 걱정하거나 슬퍼하지 말라. 왜냐하면 너는 아비에게서 이 윤보를 얻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생왕은 다시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천왕이여, 저는 이제 무엇을 하여야 하겠습니까?’

‘너는 마땅히 상속(相續)의 법을 배워라. 네가 만일 상속법을 배우려 하면, 보름날 종해탈(從解脫)을 연설할 때에 깨끗하게 목욕하고 정전(正殿)에 오르라. 그러면 저 하늘 윤보는 반드시 동방에서 올 것이다. 바퀴에는 1천 바퀴살이 있어 일체를 구족하고 청정하고 자연스러워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다. 그 빛은 불꽃과 같고 광명 또한 찬란하게 눈부실 것이다.’
정생왕이 다시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천왕이여, 저는 어떻게 하면 계속해서 이어가는 법을 배울 수 있고, 계속해서 이어가는 법을 배운 뒤에는 보름날 종해탈을 연설할 때에 제가 목욕하고 정전에 오르면 저 하늘 윤보가 동방에서 오되 그 바퀴에는 1천 바퀴살이 있어, 일체가 구족하고 청정하고 자연스러워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며 빛은 불꽃과 같고 광명은 찬란하게 눈부시겠습니까?’

아버지 견염왕 선인이 다시 그 아들에게 말하였다.
‘너는 마땅히 법을 관찰하되 법대로 하고 법을 실천하되 법대로 하라. 그리고 태자ㆍ후비(后妃)ㆍ채녀(婇女)와 모든 백성ㆍ사문 범지와 나아가 곤충에 이르기까지 그 모두를 위하여 법재(法齋)를 받들어 지키고, 매달 8일ㆍ14일ㆍ15일에는 보시를 행하되 모든 궁핍한 사문 범지ㆍ빈궁한 사람ㆍ고독한 사람ㆍ멀리서 온 걸식하는 이들에게 음식ㆍ의복ㆍ수레ㆍ꽃다발ㆍ흩는 꽃ㆍ바르는 향ㆍ집ㆍ침상ㆍ털담요ㆍ가에 드리우는 구슬ㆍ급사ㆍ등불 등을 보시하라. 만일 너희 나라 안에 높이 존경할 만하고 명예와 덕망이 있는 사문 범지가 있거든 너는 수시로 그에게 나아가 법을 묻고 법을 받도록 하라. 어떤 것이 선한 법이며 어떤 것이 선하지 않은 법인가, 어떤 것이 죄가 되고 어떤 것이 복이 되는가, 어떤 것이 묘하고 어떤 것이 묘하지 않은가, 어떤 것이 흑(黑)이 되고 어떤 것이 백(白)이 되며 흑ㆍ백의 법은 무엇을 좇아 생겨나는가, 어떤 것이 현세의 이치며 어떤 것이 후세의 이치인가, 어떻게 행동하면 선을 받고 악을 받지 않는가? 그에게서 들은 뒤에는 그 말대로 행하여라.

만일 너희 나라 안에 빈궁한 자가 있거든 즉시 재물을 내어 구제하여 주라. 아들아, 이것을 상속법이라 하니, 너는 마땅히 잘 배우라. 네가 잘 배운 뒤에는 보름날 종해탈을 연설할 때에, 목욕하고 정전에 오르면 저 하늘 윤보가 반드시 동방에서 올 것이다. 바퀴에는 1천 바퀴살이 있어 일체를 구족하고 청정하고 자연스러워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었으며 빛은 불꽃과 같고 광명은 찬란하여 눈이 부실 것이다.’

찰리 정생왕은 그 뒤에 법을 관찰하기를 법대로 하고 법을 행하기를 법대로 하여, 태자ㆍ후비ㆍ채녀와 모든 백성ㆍ사문 범지와 나아가 곤충에 이르기까지 그 모두를 위하여 법재(法齋)를 받들어 지키고, 매달 8일ㆍ14일ㆍ15일에는 보시를 행하였는데, 모든 빈궁한 사문 범지ㆍ빈궁한 사람ㆍ고독한 사람ㆍ멀리서 온 걸식하는 이들에게 음식ㆍ의복ㆍ수레ㆍ꽃다발ㆍ흩는 꽃ㆍ바르는 향ㆍ집ㆍ침상ㆍ털 담요ㆍ가에 드리우는 구슬ㆍ급사ㆍ등불 등을 보시하였다. 만일 나라 안에 높이 존경할 만하고 명예와 덕망이 있는 사문 범지가 있으면, 곧 몸소 수시로 그에게 나아가 법을 묻고 법을 받았다. 어떤 것이 선한 법이며 어떤 것이 선하지 않은 법인가, 어떤 것이 죄가 되며 어떤 것이 복이 되는가, 어떤 것이 묘한 것이고 어떤 것이 묘하지 않은 것인가, 어떤 것이 흑이 되고 어떤 것이 백이 되며 흑ㆍ백의 법은 무엇을 좇아 생겨나는가, 어떤 것이 현세의 이치이며 어떤 것이 후세의 이치인가, 어떻게 행동하여야 선을 받고 악을 받지 않는가? 하는 따위이다. 그에게서 이러한 법을 들은 뒤에는 곧 그 말대로 실천하였다. 만일 그 나라 안에 빈궁한 사람이 있으면, 곧 재물을 내어 제때 제때에 구제하여 주었다.

찰리 정생왕은 그 뒤 보름날 종해탈을 연설할 때에 목욕하고 정전에 오르자 그 하늘 윤보가 동방에서 왔다. 바퀴에는 1천 바퀴살이 있어, 일체를 구족하였고 청정하고 자연스러워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었으며, 빛은 불꽃과 같고 광명은 찬란하게 눈부셨다. 그도 전륜왕이 되어 7보를 성취하고 인간의 네 가지 여의덕을 얻었다. 어떻게 7보를 성취하고 인간의 네 가지 여의덕을 얻었는가 하면 그것은 또한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전륜왕도 나중에 하늘 윤보가 움직여 갑자가 본 자리를 떠났다. 어떤 사람이 이것을 보고 전륜왕에게 나아가 말하였다.
‘천왕이여, 마땅히 아십시오. 하늘 윤보가 움직여 본래 있던 자리에서 떠났습니다.’
전륜왕은 그 말을 듣고 말하였다.
‘태자야, 내 하늘 윤보가 움직여 본래 있던 자리를 떠났다. 태자야, 나는 일찍 아버지 견념왕 선인에게서, 만일 전륜왕의 하늘 윤보가 움직여 본래 있던 자리를 떠나면 그 왕은 반드시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목숨이 오래 가지 못한다고 들었다. 태자야, 나는 이미 인간의 욕망을 누렸으니 이제는 다시 천상의 욕망을 구할 것이다. 나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우고자 한다. 태자야, 나는 이제 이 4천하를 너에게 물려준다. 너는 마땅히 법대로 다스려 교화하고 법에 맞지 않는 것은 행하지 말며, 나라 안에 모든 악업을 행하는 이나 범행을 행하지 않는 사람이 없게 하라. 태자야, 너도 뒤에 만일 하늘 윤보가 움직여 본래 있던 자리를 떠나는 것을 보거든, 이 나라 정사를 너의 태자에게 물려주고 잘 가르쳐 당부하여라. 태자에게 나라를 준 뒤에는 너도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워라.’
이에 전륜왕은 태자에게 나라를 주고 잘 가르쳐 당부한 뒤에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웠다.

그 전륜왕은 집을 떠나 도를 배운 지 7일 뒤에 하늘 윤보가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하늘 윤보를 잃은 뒤에도 찰리 정생왕은 걱정하거나 슬퍼하지 않았다. 다만 욕심에 물들고 욕심에 집착하며 욕심을 탐하여 만족할 줄 몰랐다. 욕심에 묶이고 욕심에 걸리며 욕심에 부림을 당해 재앙이 되는 것임을 깨닫지 못하고 벗어나는 방법을 모르며, 곧 제 마음 내키는 대로 나라를 다스렸다. 제 마음 내키는 대로 나라를 다스렸기 때문에 나라는 결국 쇠퇴하고 멸망되어 더 이상 늘어나지 않았다. 그래도 옛날의 모든 전륜왕들은 상속법을 배워 국토와 인민은 갈수록 늘어났고 번성하였으며 쇠하여 줄어들지 않았는데, 정생왕은 그와 반대로 제 마음 내키는 대로 나라를 다스렸고 제 마음 내키는 대로 나라를 다스렸기 때문에 나라는 결국 쇠퇴하고 멸망되어 더 이상 늘어나지 않았다.

그때 국사 범지가 국경을 살피며 다니다가 국토와 백성들이 갈수록 쇠퇴하고 멸망으로 치달아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것을 보고 생각하였다.
‘찰리 정생왕이 제 마음 내키는 대로 나라를 다스렸기 때문에 국토와 백성은 갈수록 쇠퇴하고 멸망으로 치달려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구나. 옛날의 모든 전륜왕들은 상속법을 배워 국토와 백성이 갈수록 늘어나고 번성하여 쇠하고 멸함이 없었는데, 이 정생왕은 그와 반대로 제 마음 내키는 대로 나라를 다스리는구나. 제 마음 내키는 대로 나라를 다스렸기 때문에 국토와 인민이 갈수록 쇠퇴하고 멸망으로 치달려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구나.’

국사 범지는 곧 정생왕에게 나아가 말하였다.
‘천왕이여, 마땅히 아십시오. 불천왕은 스스로 마음 내키는 대로 나라를 다스렸습니다. 스스로 마음 내키는 대로 나라를 다스렸기 때문에 국토와 인민은 갈수록 쇠퇴하고 멸망으로 치달려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옛날의 모든 전륜왕들은 상속법을 배워 국토와 인민이 갈수록 늘어나고 번성하여 쇠퇴하고 멸망함이 없었는데, 이제 천왕은 그와 반대로 스스로 마음 내키는 대로 나라를 다스렸습니다. 스스로 마음 내키는 대로 나라를 다스렸기 때문에 국토와 인민은 갈수록 쇠퇴하고 멸망으로 치달려 더 이상 늘어나지 않습니다.’

찰리 정생왕은 그 말을 듣고 말하였다.
‘범지여, 그러면 내가 장차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국사 범지가 말하였다.
‘천왕이여, 나라 안에는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산수(算數)를 밝게 할 줄 아는 사람이 있으며, 나라 안에는 대신의 권속으로서 경(經)을 배워 경에 밝고 상속법을 배워 익히고 받아 가지는 이가 있는데, 그것은 마치 우리들 일체 권속과 같습니다. 천왕이여, 마땅히 상속법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상속법을 배운 뒤에 보름날 종해탈을 연설할 때에 목욕하고 정전에 오르면 저 하늘 윤보는 반드시 동방에서 올 것입니다. 바퀴에는 1천 바퀴살이 있어, 일체를 구족하고 청정하고 자연스러워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며 빛은 불꽃과 같고 광명은 눈부실 것입니다.’

찰리 정생왕이 다시 물었다.
‘범지여, 어떤 것이 상속법인가? 나로 하여금 그 법을 배울 수 있게 하시오. 만약 상속법을 배운 뒤에는 보름날 종해탈을 연설할 때에 깨끗하게 목욕하고 정전에 오르면, 저 하늘 윤보가 틀림없이 동방에서 오며 그 바퀴에는 1천 바퀴살이 있어 일체를 구족하고 청정하고 자연스러워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며 빛은 불꽃과 같고 광명은 찬란하게 눈부시겠는가?’

‘천왕이여, 마땅히 법을 관찰하되 법대로 하고 법을 행하되 법대로 하십시오. 태자ㆍ후비ㆍ채녀와 모든 백성ㆍ사문 범지와 나아가 곤충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그 모두를 위하여 법재를 받들어, 매달 8일ㆍ14일ㆍ15일에 보시를 행하되 모든 궁핍한 사문 범지ㆍ빈궁한 사람ㆍ고독한 사람ㆍ멀리서 온 걸식자들에게 음식ㆍ의복ㆍ수레ㆍ꽃다발ㆍ흩는 꽃ㆍ바르는 향ㆍ집ㆍ침구ㆍ털 담요ㆍ가에 드리우는 구슬ㆍ급사ㆍ등불 등을 보시하십시오. 만일 왕의 나라 안에 높이 존경할 만하고 명예와 덕망이 있는 사문 범지가 있거든 마땅히 몸소 수시로 그곳에 나아가 법을 묻고 법을 받으십시오. 어떤 것이 선한 법이며 어떤 것이 선하지 않은 법인가, 어떤 것이 죄가 되며 어떤 것이 복이 되는가, 어떤 것이 묘하고 어떤 것이 묘하지 않은가, 어떤 것이 흑이 되고 어떤 것이 백이 되며 흑ㆍ백의 법은 무엇을 좇아 생겨나는가, 어떤 것이 현세의 이치이며 어떤 것이 후세의 이치인가, 어떻게 행동하면 선을 받고 악을 받지 않는가에 대해 배우십시오. 그에게서 이런 법에 대하여 들은 뒤에는 그 말대로 행하십시오. 만일 나라 안에 빈궁한 사람이 있거든 재물을 내어 구제하십시오. 천왕이여, 이것을 서로 이어가는 법이라고 합니다. 마땅히 잘 배워 취하십시오. 잘 배워 취한 뒤에 보름날 종해탈을 연설할 때에 목욕하고 정전에 오르면, 저 하늘 윤보는 반드시 동방에서 올 것입니다. 그 윤보의 바퀴에는 1천 바퀴살이 있어 일체가 구족하고 청정하고 자연스러워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며 빛은 불꽃같고 광명은 찬란하여 눈부실 것입니다.’

찰리 정생왕은 그 뒤에 법을 관찰하되 법대로 하였고 법을 행하되 법대로 하였다. 태자ㆍ후비ㆍ채녀 및 모든 백성ㆍ사문 범지와 나아가 곤충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모두를 위하여 법재를 받들어, 매달 8일ㆍ14일ㆍ15일에 보시를 행하되 모든 궁핍한 사문 범지ㆍ빈궁한 사람ㆍ고독한 사람ㆍ멀리서 온 걸식하는 이들에게 음식ㆍ의복ㆍ수레ㆍ꽃다발ㆍ흩는 꽃ㆍ바르는 향ㆍ집ㆍ침상ㆍ털 담요ㆍ가에 드리우는 구슬ㆍ급사ㆍ등불 등을 보시하였다. 만일 그 나라 안에 높이 존경할 만하고 명예와 덕망이 있는 사문 범지가 있으면, 곧 몸소 수시로 그곳에 나아가 법을 묻고 법을 받았다. 어떤 것이 선한 법이며 어떤 것이 선하지 않은 법인가, 어떤 것이 죄가 되며 어떤 것이 복이 되는가, 어떤 것이 묘하고 어떤 것이 묘하지 않은가, 어떤 것이 흑이 되고 어떤 것이 백이 되며 흑ㆍ백의 법은 어디로부터 생겨나는가, 어떤 것이 현세의 이치이며 어떤 것이 후세의 이치인가, 어떻게 행동하면 선을 받고 악을 받지 않는가? 그에게서 이러한 법에 대해 들은 뒤에는 그 말대로 행하였다.

그러나 나라 안에 빈궁한 백성이 있어도 물건을 내어 구제하지 않았다. 재물이 없는 빈곤한 자를 구제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갈수록 곤궁해졌고 곤궁하기 때문에 곧 남의 물건을 훔치며 남의 물건을 훔치기 때문에 그 주인은 그를 잡아 묶어 찰리 정생왕에게 와서 말하였다.
‘천왕이여, 이 사람이 내 물건을 훔쳤습니다. 부디 천왕께서 다스려 주시기 바랍니다.’
정생왕이 그 사람에게 물었다.
‘네가 진실로 훔쳤는가?’
그가 대답하였다.
‘천왕이여, 제가 정말로 훔쳤습니다. 왜냐하면 빈곤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훔치지 않으면 무엇을 가지고 살아갈 길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정생왕은 곧 재물을 내어 주고 도둑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돌아가라. 뒤에는 다시 그런 짓을 하지 말라.’

그때 나라 안의 백성들은 정생왕이 만일 나라 안에 도둑질하는 사람이 있으면 곧 재물을 내어 준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우리도 남의 재물을 훔쳐야 하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그 나라 백성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다투어 남의 재물을 훔치기 시작했다. 이것이 이른바 재물이 없는 빈곤한 자를 구제해 주지 않아서 사람들은 갈수록 곤궁해지고 곤궁하기 때문에 도둑은 더욱 극성을 부리며 도둑이 더욱 극성스러워지기 때문에 그 사람의 수명은 갈수록 감해지고 형색은 갈수록 나빠진다는 것이다. 그 수명이 갈수록 감해지고 얼굴은 갈수록 나빠진 뒤에는 비구들아, 아버지의 수명은 8만 살이나 아들의 수명은 4만 살이 된다.

비구들아, 저 사람의 수명이 4만 살이던 때에 어떤 사람이 남의 재물을 훔쳤다. 그 주인이 그를 잡아 묶어 가지고 찰리 정생왕에게 나아가 말하였다.
‘천왕이여, 이 사람이 내 물건을 훔쳤습니다. 부디 천왕께서 다스려 주시기 바랍니다.’
찰리 정생왕이 그 사람에게 물었다.
‘네가 정말로 훔쳤는가?’
그 사람이 대답하였다.
‘천왕이여, 제가 정말 훔쳤습니다. 그것은 빈곤하였기 때문입니다. 만일 훔치지 않으면 무엇을 가지고 살아갈 길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찰리 정생왕은 그 말을 들은 뒤에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내 나라 안에 살고 있는 남의 물건을 훔친 자에게 다시 재물을 내어 나누어 준다고 하자. 이렇게 부질없이 실행하다 보면 나라 창고는 다 고갈될 것이고 도둑은 더욱 더 늘어날 것이다. 나는 이제 차라리 예리한 칼을 만들어 만일 우리나라 안에 도둑이 살고 있으면 곧 잡아다가 높은 표목[標] 밑에 앉히고 그 머리를 베리라.’

이렇게 생각한 정생왕은 그 뒤에 곧 명령하여 매우 예리한 칼을 만들어 나라 안에서 남의 물건을 훔치는 자가 있으면, 곧 명령하여 잡아다가 높은 표목 밑에 앉히고 그 머리를 베었다.
그러자 나라 안의 모든 백성들은 찰리 정생왕이 칙명을 내려 예리한 칼을 만들어, 혹 나라 안에서 남의 물건을 훔치는 자가 있으면 곧 잡아다가 높은 표목 밑에 앉히고 그 머리를 베게 한다는 말을 듣고, 나도 차라리 그것을 본받아 예리한 칼을 만들어 가지고 가서 물건을 겁탈하자. 만일 물건 주인이 와서 물건을 빼앗으면 그 물건 주인을 붙잡아 그 머리를 베자고 했다. 이에 그 사람들은 그 뒤에 예리한 칼을 만들어 가지고 가서 물건을 빼앗고 그 물건 주인을 붙잡아 목을 베었다. 이것이 이른바 재물이 없는 빈곤한 자를 구제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은 갈수록 곤궁해지고, 곤궁하기 때문에 도둑은 갈수록 더욱 심해지며 도둑이 더욱 심하기 때문에 칼로 죽이는 일이 갈수록 늘어나고 칼로 죽이는 일이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에 그 사람의 수명은 갈수록 감해지며 형색은 갈수록 나빠진다는 것이다. 그 수명이 갈수록 감해지고 몸이 갈수록 나빠지고 나면 비구들아, 아비의 수명은 4만 살이나 아들의 수명은 2만 살이 된다.

비구들아, 사람의 수명이 2만 살이던 때에, 어떤 사람이 남의 재물을 훔쳤다. 그 주인은 그를 잡아 묶어 가지고 찰리 정생왕에게 나아가 말하였다.
‘천왕이여, 이 사람이 내 물건을 훔쳤습니다. 천왕께서 다스려 주십시오.’
찰리 정생왕이 그 사람에게 물었다.
‘네가 정말로 훔쳤는가?’
그때 그 도둑은 문득 이렇게 생각하였다.
‘정생왕이 만일 그 사실을 안다면 나를 묶어 채찍으로 때리거나 혹은 메어치거나 혹은 뼈와 살을 발라내거나 돈이나 물건으로 벌금을 물릴 것이며, 혹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고통스럽게 다스리거나, 나무 가지 끝에 꿰거나 혹은 머리를 베어 나무에 매달 것이다. 내 차라리 거짓말로 정생왕을 속여야 겠다.’
이렇게 생각한 끝에 정생왕에게 말하였다.
‘천왕이여, 저는 훔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이른바 재물이 없어 빈곤한 자를 구제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은 갈수록 곤궁해지고 곤궁하기 때문에 도둑은 갈수록 더욱 더하며 도둑이 더욱 심하기 때문에 칼로 죽이는 일이 갈수록 늘어나고, 칼로 죽이는 일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에 곧 거짓말과 이간하는 말이 갈수록 더하며 거짓말과 이간하는 말이 더하기 때문에 사람의 수명은 갈수록 감해지고 형색도 갈수록 나빠진다는 것이다. 저 수명이 갈수록 감해지고 몸이 갈수록 나빠진 뒤에는 비구들아, 아비의 수명은 2만 살이나 아들의 수명은 1만 살이 된다.

비구들아, 사람의 수명이1만 살이던 때에 백성들은 덕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만일 덕이 없는 사람이 덕이 있는 사람에 대하여 질투하는 마음을 일으켜 그의 아내를 범하였다면, 이것이 이른바 재물이 없는 빈곤한 자를 구제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은 갈수록 곤궁해지고 곤궁하기 때문에 도둑은 갈수록 더욱 심해지며 도둑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에 칼로 죽이는 일이 갈수록 늘어나고, 칼로 죽이는 일이 날로 늘어나기 때문에 곧 거짓말과 이간하는 말이 심해지며 거짓말과 이간하는 말이 심해지기 때문에 곧 질투와 사음(邪淫)이 갈수록 더해지고 질투와 사음이 갈수록 더해지기 때문에 저 사람의 수명은 갈수록 감해지며 형색은 갈수록 나빠진다는 것이다. 저 수명이 갈수록 감해지고 몸이 갈수록 나빠진 뒤에는 비구들아, 아비의 수명은 1만 살이나 아들의 수명은 5천 살이 된다.

비구들아, 사람의 수명이 5천 살이던 때에 세 가지 법은 갈수록 더하였으니, 곧 비법(非法)과 탐욕(貪欲)과 삿된 법[邪法]이다. 이 세 가지 법이 더하기 때문에 저 사람의 수명은 갈수록 감해지고 형색은 갈수록 나빠졌다. 그 수명이 갈수록 감해지고 몸이 갈수록 나빠진 뒤에는 비구들아, 아비의 수명은 5천 살이나 아들의 수명은 2천 5백 살이 된다.
비구들아, 사람의 수명이 2천 5백 살이던 때에 다시 세 가지 법은 갈수록 더하였으니, 곧 이간하는 말과 추한 말과 꾸밈말이다. 세 가지 법이 더해졌기 때문에 사람의 수명은 갈수록 감해지고 형색은 갈수록 나빠졌다. 그 수명이 갈수록 감해지고 몸이 갈수록 나빠진 뒤에는 비구들아, 아비의 수명은 2천 5백 살이나 아들의 수명은 1천 살이 된다.
비구들아, 사람의 수명이 1천 살이던 때에 한 가지 법이 갈수록 더하였으니, 곧 삿된 소견이 그것이다. 한 가지 법이 더해졌기 때문에 그 사람의 수명은 감해지고 형색은 나빠졌다. 그 수명이 갈수록 감하고 몸이 갈수록 나빠진 뒤에는 비구들아, 아비의 수명은 천 살이나 아들의 수명은 500살이 된다.

비구들아, 사람의 수명이 500살이던 때에는 목숨을 다하여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사문 범지를 존경하지 않으며 순한 일을 행하지 않고 복업을 짓지 않으며 후세의 죄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들은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사문 범지를 존경하지 않으며 순한 일을 행하지 않고 후세의 죄를 돌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비구들아, 아비의 수명은 500살이나 아들의 수명은 250살, 혹은 200살이 되었다.
비구들아, 지금은 비록 장수하는 자가 있어도, 수명이 혹은 100살이거나 혹은 거기에도 미치지 못한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먼 미래에는 사람의 수명이 10세가 될 것이다. 사람의 수명이 열 살일 때에는 여자는 나서 5개월이면 곧 시집갈 것이다. 비구들아, 사람의 수명이 열 살일 때에는 돌피[稗子]라는 곡식을 제일 좋은 양식으로 삼을 것이다. 마치 지금 우리들이 멥쌀을 제일 맛있는 음식으로 여기는 것처럼 사람의 수명이 열 살일 때에는 돌피라는 곡식을 제일 좋은 양식으로 삼을 것이다. 비구들아, 사람의 수명이 열 살일 때에는 지금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맛난 것들인 타락ㆍ기름ㆍ소금ㆍ꿀ㆍ감자ㆍ사탕 따위는 죄다 없어질 것이다. 비구들아, 사람의 수명이 열 살일 때에 만약 열 가지 악업을 행하면 그는 곧 남의 존경을 받을 것이다. 마치 오늘날 열 가지 선업도를 행하면 그는 곧 남의 존경을 받는 것처럼 비구들아, 사람의 수명이 열 살일 때에도 역시 그와 같아, 만일 열 가지 악업도를 행하면 그는 곧 남의 존경을 받을 것이다. 비구들아, 사람의 수명이 열 살일 때에는 전연 선한 이름이 없을 것인데 하물며 다시 열 가지 선업도를 행할 자가 있겠느냐?

비구들아, 사람의 수명이 열 살일 때에는 탄벌(彈罰)이라는 사람이 있어, 집집마다 두루 돌아다니며 형벌을 가할 것이다. 비구들아, 사람의 수명이 열 살일 때에는 어머니는 그 아들에 대하여 해칠 마음을 가지고, 아들도 역시 어머니에 대하여 해칠 마음을 가질 것이다. 부자ㆍ형제ㆍ자매ㆍ친족들도 잇따라 서로 해칠 마음을 가질 것이다. 마치 사냥꾼이 사슴을 보면 매우 해칠 마음을 가지는 것처럼 비구들아, 수명이 열 살일 때에도 이와 같아, 어머니는 그 아들에 대하여 해칠 마음을 가지고 아들도 역시 어머니에 대하여 해칠 마음을 가질 것이며, 부자ㆍ형제ㆍ자매ㆍ친족들도 잇따라 서로 향하여 해칠 마음을 가질 것이다.
비구들아, 사람의 수명이 열 살일 때에는 7일 동안의 도병겁(刀兵劫)이 있을 것이니, 그들이 만일 풀을 잡으면 그 풀이 변화하여 칼이 되고 만일 땔나무를 잡아도 또한 그 땔나무가 변화하여 칼이 될 것이다. 그들은 이 칼로써 7일 도병겁 동안을 서로 죽이다가 7일이 지난 뒤에야 곧 그칠 것이다.

그때에도 어떤 사람들은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내어 싫어하고 미워하여 저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7일의 도병겁 동안에는 곧 산이나 들에 들어가 그윽한 곳에 숨어 있다가 7일이 지나고 나면 산이나 들의 그윽한 곳에서 나와 다시 서로 보고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어 서로 지극히 사랑할 것이다. 마치 어머니가 외아들을 두고 오랫동안 서로 떨어져 있다가 멀리서 무사히 집에 돌아와 서로 보고 나서 기뻐하고 가엾이 여겨 못내 서로 사랑하는 것처럼 이렇게 저 사람들도 7일을 지낸 뒤에는 곧 산이나 들의 그윽한 곳에서 나와, 다시 서로 보고는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어 못내 서로 사랑할 것이다. 그들은 서로 보고는 곧 이렇게 말할 것이다.
‘여러 현인들이여, 우리는 이제 서로 보고 이제 화평을 얻었다. 우리들은 서로 휩쓸려 선하지 않은 법을 행하였으므로 이제 서로 만나 보니 친족들이 다 죽고 말았다. 우리들은 이제 함께 선법을 행하자. 어떻게 함께 선법을 행할 것인가? 우리들은 모두 살생한 사람들이다. 이제 함께 살생을 여의고 살생을 끊자. 우리들은 마땅히 함께 이 선법을 행하자.’
그리고는 곧 그들은 함께 이러한 선법을 행하였다. 선한 법을 행하자, 수명은 갈수록 조금씩 늘어나고 형색도 갈수록 좋아졌다. 그들의 수명이 갈수록 조금씩 늘어나고 형색도 갈수록 좋아진 뒤에는 비구들아, 수명이 열 살이던 사람은 수명이 스무 살인 아들을 낳았다.

비구들아, 수명이 스무 살인 사람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선을 배우려 애쓰면 수명은 갈수록 조금씩 늘어날 것이고 형색도 갈수록 좋아질 것이다. 우리들은 함께 다시 선행을 늘려 나가자. 어떻게 선행을 늘려나갈 것인가? 우리들은 이미 살생을 여의었고 살생을 끊었다. 그런데 본래부터 우리들은 서로 주지 않는 것을 가지려 하였다. 우리들은 이제 주지 않는 것 가지는 일을 여의고 주지 않는 것 가지는 일을 끊어버리자. 우리들은 함께 이 선법을 행하자.’
그리고는 곧 그들은 함께 이러한 선법을 행하였다. 선법을 행하자 수명은 갈수록 늘어나고 형색도 갈수록 좋아졌다. 그들의 수명이 갈수록 늘어나고 형색도 갈수록 좋아진 뒤에는 비구들아, 수명이 스무 살인 사람은 수명이 40세인 아들을 낳았다.

비구들아, 수명이마흔 살인 사람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선을 배우려 애쓰면 수명은 곧 갈수록 늘어나고 형색도 갈수록 좋아질 것이다. 우리들은 함께 더더욱 선행을 늘려나가자. 어떻게 함께 더더욱 선행을 늘려나갈 것인가? 우리들은 살생을 여의었고 살생을 끊었으며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여의었고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끊었다. 그런데, 우리는 본래부터 사음을 행하여 왔다. 우리들은 이제 사음을 여의고 사음을 끊어 버리자. 우리들은 마땅히 서로 이 선법을 행하자.’
그렇게 생각한 그들은 곧 함께 이 선법을 행하였다. 선법을 행한 뒤에는 수명이 갈수록 늘어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졌다. 그들의 수명이 갈수록 늘어나고 형색이 갈수록 좋아지자 비구들아, 수명이 마흔 살인 사람은 수명이 여든 살인 아들을 낳았다.

비구들아, 수명이 여든 살인 사람도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선을 배우려 애쓰면, 수명은 갈수록 늘어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진다. 우리들도 함께 다시 선행을 늘려나가자. 어떻게 더욱 선행을 늘려나갈 것인가? 우리들은 이미 살생을 여의었고 살생을 끊었으며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여의었고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끊었으며 사음을 여의었고 사음을 끊었다. 그런데 본래부터 거짓말을 행하였다. 우리들은 이제 거짓을 여의고 거짓말을 끊어버리자. 우리들은 함께 이 선법을 행하자.’
그렇게 생각한 그들은 곧 함께 선법을 행하였다. 선법을 행하자, 목숨은 곧 점점 늘어났고 형색도 갈수록 좋아졌다. 그들의 수명이 갈수록 늘어나고 형색이 갈수록 좋아진 뒤에는 비구들아, 수명이 여든 살인 사람은 수명이 160살인 아들을 낳았다.

비구들아, 수명이 160살인 사람도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선을 배우려 애쓰면, 목숨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고 형색도 갈수록 좋아질 것이다. 우리들은 함께 더욱 선행을 늘려나가자. 어떻게 더욱 선행을 늘려나갈 것인가? 우리들은 이미 살생을 여의었고 살생을 끊었으며,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여의었고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끊었다. 사음을 여의었고 사음을 끊었으며 거짓말을 여의었고 거짓말을 끊었다. 그런데 본래부터 이간하는 말을 행하였다. 우리들은 이제 이간하는 말을 여의고 이간하는 말을 끊어 버리자. 우리들은 함께 이 선법을 행하자.’
이렇게 생각한 그들은 곧 함께 이 선법을 행하였다. 선법을 행하자 수명은 갈수록 늘어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졌다. 그들의 수명이 갈수록 늘어나고 형색이 갈수록 좋아진 뒤에는 비구들아, 수명이 160살인 사람은 수명이 320살인 아들을 낳았다.

비구들아, 수명이 320살인 사람도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선을 배우려 애쓰면 수명은 곧 갈수록 늘어날 것이고 형색도 갈수록 좋아질 것이다. 우리들은 다 함께 더욱 선행에 힘쓰자. 어떻게 더욱 선행을 늘려나갈 것인가? 우리들은 이미 살생을 여의었고 살생을 끊었으며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여의었고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끊었다. 사음을 여의었고 사음을 끊었으며 거짓말을 여의었고 거짓말을 끊었으며 이간하는 말을 여의었고 이간하는 말을 끊었다. 그런데, 본래부터 추한 말을 행하였다. 우리들은 이제 추한 말을 여의고 추한 말을 끊어버리자. 우리들은 다 함께 이 선법을 행하자.’
이렇게 생각한 그들은 곧 이 선법을 행하였다. 선법을 행하자, 수명은 갈수록 늘어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졌다. 그들의 수명이 갈수록 늘어나고 형색이 갈수록 좋아진 뒤에는 비구들아, 수명이 320살인 사람이 수명이 640살인 아들을 낳았다.

비구들아, 수명이 640살인 사람도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선을 배우려고 애쓰면 수명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고 형색도 갈수록 좋아질 것이다. 우리들은 다 함께 더욱 선행을 늘려나가자. 어떻게 함께 더욱 선행을 늘려나갈 것인가? 우리들은 이미 살생을 여의었고 살생을 끊었으며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여의었고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끊었다. 사음을 여의었고 사음을 끊었으며 거짓말을 여의었고 거짓말을 끊었다. 이간하는 말을 여의었고 이간하는 말을 끊었으며 추한 말을 여의었고 추한 말을 끊었다. 그런데 본래부터 꾸밈말을 행하였다. 우리들은 이제 꾸밈말을 여의고 꾸밈말을 끊어버리자. 우리들은 다 함께 이 선법을 행하자.’
그렇게 생각한 그들은 곧 이 선법을 행하였다. 선법을 행하자 수명은 곧 갈수록 늘어나고 형색도 갈수록 좋아졌다. 그들의 수명이 갈수록 늘어나 형색이 갈수록 좋아진 뒤에는 비구들아, 수명이 640살인 사람은 수명이 2천 5백 세인 아들을 낳았다.

비구들아, 수명이 2천 5백 살인 사람도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선을 배우려고 애쓰면 수명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고 형색도 갈수록 좋아질 것이다. 우리들은 다 함께 더욱 선행을 늘려나가자. 어떻게 다 함께 더욱 선행을 늘려나갈 것인가? 우리들은 이미 살생을 여의었고 살생을 끊었으며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여의었고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끊었다. 사음을 여의었고 사음을 끊었으며 거짓말을 여의었고 거짓말을 끊었다. 이간하는 말을 여의었고 이간하는 말을 끊었으며 추한 말을 여의었고 추한 말을 끊었으며 꾸밈말을 여의었고 꾸밈말을 끊었다. 그런데 본래부터 탐욕과 질투를 행하였다. 우리들은 이제 탐욕과 질투를 여의고 탐욕과 질투를 끊어버리자. 우리들은 다 함께 이 선법을 행하자.’
이렇게 생각한 그들은 곧 함께 이 선법을 행하였다. 선법을 행하자 수명은 갈수록 늘어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졌다. 그들은 수명이 갈수록 늘어나고 형색이 갈수록 좋아진 뒤에는 비구들아, 수명이 2천 5백 살인 사람이 수명이 5천 살인 아들을 낳았다.

비구들아, 수명이 5천 살인 사람도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선을 배우려고 애쓰면 수명은 갈수록 더 늘어날 것이고 형색도 갈수록 좋아질 것이다. 우리들은 다 함께 더욱 선행을 늘려나가자. 어떻게 함께 더욱 선행을 늘려나갈 것인가? 우리들은 이미 살생을 여의었고 살생을 끊었으며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여의었고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끊었다. 사음을 여의었고 사음을 끊었으며 거짓말을 여의었고 거짓말을 끊었다. 이간하는 말을 여의었고 이간하는 말을 끊었으며 추한 말을 여의었고 추한 말을 끊었다. 꾸밈말을 여의었고 꾸밈말을 끊었으며 탐욕과 질투를 여의었고 탐욕과 질투를 끊었다. 그런데 본래부터 성냄을 행하였다. 우리들은 이제 성냄을 여의고 성냄을 끊어버리자. 우리들은 이 선법을 행하자.’
이렇게 생각한 그들은 곧 함께 이 선법을 행하였다. 선법을 행하자 수명은 갈수록 늘어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졌다. 그들의 수명이 갈수록 늘어나고 형색이 갈수록 좋아진 뒤에는 비구들아, 수명이 5천 살인 사람이 수명이 1만 살인 아들을 낳았다.

비구들아, 수명이 1만 살인 사람도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선을 배우려고 애쓰면 수명은 갈수록 더 늘어날 것이고 형색도 갈수록 좋아질 것이다. 우리들은 다 함께 더욱 선행을 늘려나가자. 어떻게 함께 더욱 선행을 늘려나갈 것인가? 우리들은 이미 살생을 여의었고 살생을 끊었으며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여의고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끊었다. 사음을 여의었고 사음을 끊었으며 거짓말을 여의었고 거짓말을 끊었다. 이간하는 말을 여의었고 이간하는 말을 끊었으며 추한 말을 여의었고 추한 말을 끊었다. 꾸밈말을 여의었고 꾸밈말을 끊었으며 탐욕과 질투를 여의었고 탐욕과 질투를 끊었으며 성냄을 여의었고 성냄을 끊었다. 그런데 본래부터 삿된 소견을 행하였다. 우리들은 이제 삿된 소견을 여의었고 삿된 소견을 끊어버리자. 우리들은 함께 이 선법을 행하자.’
그렇게 생각한 그들은 곧 함께 이 선법을 행하였다. 선법을 행하자 수명은 갈수록 늘어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졌다. 그들의 수명이 갈수록 늘어나고 형색이 갈수록 좋아진 뒤에는 비구들아, 수명이 만 세인 사람은 수명이 2만 살인 아들을 낳았다.

비구들아, 수명이 2만 살인 사람도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선을 배우려고 애쓰면 수명은 갈수록 더 늘어날 것이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질 것이다. 우리들은 다 함께 더욱 선행을 늘려나가자. 어떻게 함께 더욱 선행을 늘려나갈 것인가? 우리들은 이미 살생을 여의었고 살생을 끊었으며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여의었고 주지 않는 것 가지기를 끊었다. 사음을 여의었고 사음을 끊었으며 거짓말을 여의었고 거짓말을 끊었다. 이간하는 말을 여의었고 이간하는 말을 끊었으며 추한 말을 여의었고 추한 말을 끊었다. 꾸밈말을 여의었고 꾸밈말을 끊었으며 탐욕과 질투를 여의었고 탐욕과 질투를 끊었다. 성냄을 여의었고 성냄을 끊었으며 삿된 소견을 여의었고 삿된 소견을 끊었다. 그런데, 본래부터 법이 아닌 욕악(欲惡)ㆍ탐행(貪行)ㆍ사법(邪法)을 가지고 있다. 우리들은 이제 이 세 가지 악(惡)하고 선하지 않은 법을 여의고 세 가지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끊어버리자. 우리들은 다 함께 이 선법을 행하자.’
이렇게 생각한 그들은 곧 함께 이러한 선법을 행하였다. 선법을 행하자 수명은 갈수록 늘어나고 형색은 갈수록 좋아졌다. 그들의 수명이 갈수록 늘어나고 형색이 갈수록 좋아진 뒤에는 비구들아, 수명이 2만 살인 사람이 수명이 4만 살인 아들을 낳았다.

비구들아, 사람의 수명이 4만 살인 때에는 부모에게 효순하고 사문 범지를 존중하고 공경하며 받들어 모시고 순하게 섬겨 복업을 닦고 후세의 죄를 깨달아 안다. 그들은 부모에게 효순하고 사문 범지를 존중하고 공경하며 받들어 모시고 순하게 섬겨, 복업을 닦고 후세의 죄를 깨달아 알기 때문에 비구들아, 수명이 4만 세인 사람은 수명이 8만 살인 아들을 낳았다.
비구들아, 사람의 수명이 8만 살인 때에는 이 염부주(閻浮洲)는 지극히 크고 풍족하고 안락하여 백성들이 많이 살며 마을도 서로 가깝기가 닭이 한 번에 날아갈 정도의 거리가 된다. 비구들아, 사람의 목숨이 8만 살일 때에는 여자 나이 500살이 되어야 비로소 시집갈 것이다. 비구들아, 사람의 수명이8만 살일 때에는 오직 이런 걱정만이 있을 것이니, 곧 추위와 더위와 대변ㆍ소변ㆍ욕심ㆍ음식ㆍ늙음의 걱정이며 더 이상 다른 걱정은 없을 것이다.

비구들아, 사람의 수명이 8만 살일 때에는 소라[螺]라는 왕이 있을 것이다. 그는 전륜왕이 될 터인데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네 종류의 군대를 거느리고 천하를 바르게 다스리며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를 성취할 것이다. 그 7보란 윤보ㆍ상보ㆍ마보ㆍ주보ㆍ여보ㆍ거사보ㆍ주병신보이다. 1천 아들을 두는데 모두들 용모가 단정하고 용맹스럽고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무리들을 항복받을 수 있다. 그는 반드시 이 일체의 땅과 나아가 저 넓은 바다까지 다스리게 되는데 칼이나 작대기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할 것이다. 비구들아, 모든 찰리 정생왕들은 사람의 주인이 되어 천하를 바르게 다스릴 때에는 스스로 경계를 정하되 아버지가 얻은 바를 따를 것이다. 그는 스스로 경계를 정하되 아버지가 얻은 바를 따르기 때문에 수명은 갈수록 줄어들지 않고 형색은 나빠지지 않으며 일찍 즐거움을 잃는 일이 없고 또한 힘도 쇠퇴하지 않는다.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도 역시 이와 같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우며 스스로 경계를 행하되 아버지가 얻은 바를 따라야 한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스스로 경계를 행하되 아버지가 얻은 바를 따름으로 말미암아 수명은 갈수록 줄어들지 않고 형색은 나빠지지 않으며 일찍 즐거움을 잃는 일이 없고 힘도 쇠퇴하지 않을 것이다.

비구들아, 어떻게 스스로 경계를 행하되 아버지가 얻은 바를 따를 것인가? 이 비구는 안 몸을 관찰하기를 몸 그대로 관찰하고, 안으로 깨달음ㆍ마음ㆍ법을 관찰하기를 깨달음ㆍ마음ㆍ법 그대로 관찰한다.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스스로 경계를 행하되 아버지가 얻은 바를 따른다’는 것이다.
어떤 것이 비구의 수명이라고 하는가? 이 비구는 욕정(欲定)의 여의족(如意足)을 닦아 악을 멀리 여읨을 의지하고 욕심이 없음을 의지하며 멸해 다함을 의지하여 출요(出要)로 나아가며, 정진정(精進定)을 닦고 심정(心定)을 닦고 사유정(思惟定)의 여의족을 닦아 악을 멀리 여읨을 의지하고 욕심이 없음을 의지하며 멸해 다함을 의지하여 출요로 나아간다. 이것을 비구의 수명이라고 한다.

어떤 것이 비구의 형색인가? 이 비구는 금계를 닦아 익히고 종해탈을 지켜 보호하며 또 위의와 예절을 잘 지키고 티끌만한 죄를 보아도 항상 두려움을 품으며 계율[學戒]을 받아 가진다. 이것을 비구의 형색이라고 한다.
어떤 것이 비구의 즐거움인가? 이 비구는 욕심을 여의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며 나아가 제4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닌다. 이것을 비구의 즐거움이라고 한다.
어떤 것이 비구의 힘인가? 이 비구는 모든 누(漏)가 이미 다하여 무루를 얻고 심해탈(心解脫)ㆍ혜해탈(慧解脫)을 이룩하여 현재에 있어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닐며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생에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진실 그대로를 안다. 이것을 비구의 힘이라고 한다.

비구들아, 나는 마왕의 힘처럼 항복받을 수 없는 큰 힘이 있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그러나 저 번뇌가 다한 비구는 위없는 거룩한 지혜의 힘으로써 능히 그것을 항복받는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주석
1 향기 나는 풀의 일종으로 택란(澤蘭)을 말하는데 세속에서는 이것을 도량이라고 말한다.
2 송(宋)ㆍ원(元)ㆍ명(明) 세 본에는 이 글자가 추(芻)자로 되어 있다.
3 종정(宗正)은 벼슬 이름으로서 왕가 친척들에 관련된 일들을 담당한다.
4 이 경의 참고 경으로는 『장아함경』 제6권 「전륜성왕수행경(轉輪聖王修行經)」이 있다.
5 『장아함경』에는 경고념(堅固念)으로 되어 있다.
6 이 15권 소경 두 개의 글자 수를 합하면 모두 8,701자 인데 여기에서는 8,721자로 되어 있으니 무슨 착오가 생긴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중아함경 제16권

6. 왕상응품 ⑥
71) 비사경(蜱肆經)1) 제7제2 소토성송

나는 이렇게 들었다.

어느 때 존자 구마라가섭(鳩摩羅迦葉)이 구살라국(拘薩羅國)에 유행할 때에 큰 비구들과 함께 사화제(斯惒提)2)로 나아가 그 마을 북쪽에 있는 시섭화림(尸攝惒林)3)에 머물고 있었다.

그때에 사화제 안에는 비사(蜱肆)4)라는 왕이 있었는데, 그는 지극히 풍족하고 안락하며 재산도 한량없이 많고 목축과 산업도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으며 봉호(封戶)와 식읍(食邑) 등 여러 가지를 다 구족하였다. 게다가 사화제읍의 샘물과 못과 초목 등 일체가 다 이 왕에게 소속되어 있었으니, 이는 교살라왕 바사닉(波斯匿)이 봉(封)해 준 것이었다.

그때 사화제의 범지(梵志)와 거사들은, 구마라가섭이라는 사문이 교살라국에 노닐면서 큰 비구들과 함께 이 사화제에 와서 그 마을 북쪽에 있는 시섭화림에 머무르고 있는데, 그는 큰 명성이 시방(十方)에 두루 퍼졌고 걸림 없는 말재주가 있어 말하는 것이 미묘하며 많이 들어 아는 아라하(阿羅訶:阿羅漢)로서 만일 이 아라하를 보고 공경하고 예로써 섬기면 빨리 좋은 이익을 얻는다고 들었다.
“우리들은 그곳에 가서 저 사문 구마라가섭을 뵙는 것이 옳다.”
그리하여 사화제의 범지와 거사들은 각각 무리지어 서로 따르면서 사화제에서 함께 북쪽으로 나와 시섭화림에 이르렀다.

이때에 비사(蜱肆)왕은 정전(正殿) 위에 있다가 사화제의 범지와 거사들이 제각기 무리를 지어 서로 따르며 사화제에서 함께 북쪽으로 나가 시섭화림으로 가는 것을 먼발치에서 보았다. 비사왕은 그것을 보고 나서 시자에게 물었다.
“이 사화제의 범지와 거사들이 오늘 무슨 일로 제각기 무리를 지어 서로 따르며 사화제에서 북쪽으로 나가 시섭화림으로 가는 것이냐?”

시자가 말하였다.
“천왕이여, 저 사화제의 범지와 거사들은 구마라가섭이라는 사문이 교살라에 노닐면서 큰 비구들과 함께 이 사화제에 와서 그 마을 북쪽에 있는 시섭화림에 머물고 있습니다. 천왕이여, 그 사문은 큰 명성이 있어 시방에 두루 퍼졌고 솜씨 있는 언변은 걸림이 없어 말하는 것이 너무도 미묘하며 많이 들어 아는 아라하로서 만일 이 아라하를 보고 공경하고 예로써 섬기면 빨리 좋은 이익을 얻는다는 말을 듣고, 우리들도 가서 저 사문을 뵈어야겠다면서 저렇게 몰려들고 있습니다. 천왕이여, 그 때문에 사화제의 범지와 거사들은 제각기 무리를 지어 서로 따라 사화제에서 함께 북으로 나가 시섭화림으로 가는 것입니다.”

비사왕은 이 말을 듣고 시자에게 말하였다.
“너는 사화제의 범지와 거사들에게 가서 ‘비사왕은 사화제의 범지와 거사들에게 말한다. 현자들이여, 멈추라. 나는 그대들과 함께 가서 저 사문 구마라가섭을 보리라. 그대들은 어리석게 그에게 속아 후세가 있느니 중생들은 다시 태어난다느니 하는 말을 하지 말라. 나는 후세란 없는 것이고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도 없는 것이라고 알고 또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하라.”

시자는 분부를 받고 곧 저 사화제의 범지와 거사들에게 가서 말하였다.
“비사왕은 사화제의 범지와 거사들에게 말한다. ‘현자들이여, 멈추라. 나는 그대들과 함께 가서 저 사문 구마라가섭을 보리라. 그대들은 어리석게 그에게 속아 후세가 있느니 중생들은 다시 태어난다느니 하는 말을 하지 말라. 나는 후세란 없는 것이고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도 없는 것이라고 알고 또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하라 하였소.”

사화제의 범지와 거사들은 이 분부를 듣고 시자에게 대답하였다.
“곧 분부대로 하겠소.”

시자가 돌아와 말하였다.
“이미 왕의 명령을 전하였습니다. 저 사화제의 범지와 거사들은 발길을 멈추고 천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직 원컨대 천왕은 때를 아십시오.”

그때 비사왕은 곧 말을 모는 이에게 명령하였다.
“너는 빨리 수레를 준비하라. 내가 지금 곧 가리라.”

말을 모는 사람은 명령을 받고 급히 수레를 준비한 뒤에 돌아와 왕에게 말하였다.
“수레가 이미 준비되었습니다. 천왕의 뜻대로 하십시오.”

그러자 비사왕은 곧 수레를 타고 사화제의 범지와 거사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들과 함께 북쪽으로 나아가 시섭화림에 이르렀을 때에 비사왕은 멀리서 존자 구마라가섭이 숲속에 있는 것을 보고 곧 수레에서 내려 걸어서 존자 구마라가섭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서로 문안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물었다.
“가섭이시여, 내가 묻고 싶은 말이 있는데 들어 주겠습니까?”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만일 묻고 싶은 말이 있으면 물으시오. 내가 듣고 나서 생각해 보겠소.”

그러자 비사왕이 곧 물었다.
“가섭이시여, 나는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합니다. 후세란 없는 것이고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사문 구마라가섭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존자 구마라가섭이 대답하였다.
“비사여, 내가 이제 왕에게 물을 것이니 아는 대로 대답해 주시오. 왕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지금 이 해와 달을 금세(今世)라고 하겠습니까, 후세(後世)라고 하겠습니까?”

비사왕이 대답하였다.
“사문 구마라가섭이시여, 당신이 아무리 그런 말을 하더라도 나는 다만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후세란 없는 것이고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도 없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대답하였다.
“비사여, 또 이보다 더한 악함도 있습니까?”

비사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가섭이시여, 더 심한 악함도 있습니다. 가섭이시여, 내게는 친한 친척이 있었는데 병이 들어 매우 위독하였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가서 말하였습니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나는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한다. 〈후세란 없는 것이고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도 없는 것이다.〉 친척들이여, 어떤 사문 범지들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한다. 〈후세는 분명 있고 중생은 다시 태어나게 된다.〉 그렇지만 나는 언제나 그들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는 다시 이렇게 말한다. 〈만일 어떤 남자나 여자가 악행을 짓고 정진하지 않으며 게으름을 피우고 태만하며 질투하고 간탐하며 손을 쓰지도 않고 희망을 가지지도 않으며 지극히 재물만을 집착하면 그는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태어난다. 그런데 만일 저 사문의 말이 진실하다면 너희들은 나의 친척들로서 악행을 짓고 정진하지 않으며, 게으름을 피우고 태만하며 질투하고 간탐하며 손을 쓰지도 않고 희망을 가지지도 않으며 지극히 재물만 집착한다. 만일 너희들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나거든 곧 돌아와서 내게 말하라. 비사여, 저 지옥 속은 이러이러하게 괴롭다〉고 말이다. 만일 그렇게 하면 내가 곧 현재 세상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내 말을 듣고 내 부탁을 받은 뒤에도 전혀 내게 와서 ‘비사여, 저 지옥 속은 이러이러하게 괴롭다’고 말하는 자가 아무도 없었습니다. 가섭이시여, 이 일로 말미암아 나는 후세도 없고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나는 다시 왕에게 물을 것이니 아는 대로 대답하시오. 만일 왕의 신하가 죄인을 묶어 가지고 왕에게 와서 말하기를 ‘천왕이여, 이 사람은 죄가 있습니다. 왕께서 마땅히 다스리십시오’라고 한다면 왕은 그에게 ‘너희들은 끌고 가서 두 손을 뒤로 묶어 그를 나귀에 태우고 나귀 울음소리 같은 소리가 나는 다 떨어진 북을 두드려 널리 포고(布告)한 뒤에 성 남문으로 나가 높은 표목 밑에 앉히고 그 머리를 베라’고 말하실 것입니다. 그들은 명령을 받은 뒤에 곧 죄인을 뒤로 묶어 나귀에 태우고 나귀 울음소리 같은 소리가 나는 북을 두드려 널리 포고한 뒤에 성 남문으로 나가 높은 표목 밑에 앉히고 그 머리를 베려고 하면, 이 사람은 죽음에 임박하여 그 나졸들에게 ‘너희들은 잠시만 기다리라. 내가 부모ㆍ처자ㆍ노비ㆍ하인들이 보고 싶다. 내가 잠시 집에 다녀올 것이니 이를 허가하라’고 한다면 그 나졸들은 과연 이 죄인을 놓아 잠깐 집으로 가는 것을 허락하겠습니까?”

비사왕이 말하였다.
“아닙니다. 가섭이시여.”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왕의 친척들도 이와 같습니다. 악행을 짓고 정진하지 않으며 게으름을 피우고 태만하며 질투하고 간탐하며 손을 쓰지도 않고 희망을 가지지도 않으며 지극히 재물만 집착하였습니다. 그들이 그 일로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태어날 것입니다. 옥졸들이 그를 붙잡고 몹시 괴롭게 다스릴 때에 그는 옥졸들에게 여러 옥졸들아, 너희들은 잠시만 멈추어라. 나를 너무 심하게 다스리지 말라. 내가 잠시 비사왕에게 가서 ‘저 지옥 속은 이러이러하게 괴롭다고 말해주고 오겠다. 그래서 그로 하여금 현재에서 이런 일이 있음을 알게 하고자 한다’고 한다면 그 옥졸들은 과연 왕의 친척들을 놓아 잠깐 왕에게로 오게 하겠습니까?”

“아닙니다. 가섭이시여.”

“비사여, 당신은 마땅히 이와 같이 후세를 관찰해야 할 것이며, 육안(肉眼)으로 보는 것을 가지고 함부로 생각하지 마시오. 비사여,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욕심을 끊어 욕심을 여의고 욕심을 여읜 곳으로 나아가며, 성냄을 끊어 성냄을 여의고 성냄을 여읜 곳으로 나아가며,어리석음을 끊어 어리석음을 여의고 어리석음을 여읜 곳으로 나아가면 그는 사람의 눈보다 뛰어난 깨끗한 천안(天眼)으로써 이 중생이 죽는 때와 나는 때와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과 혹은 묘하고 묘하지 않음과 좋은 곳과 좋지 않은 곳으로 왕래하는 것을 보고, 이런 일들은 다 저 중생이 지은바 업을 따르는 것이라고 그 진실한 이치를 알게 될 것입니다.”

비사왕이 다시 말하였다.
“사문 구마라가섭이 아무리 그런 말을 해도 나는 그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후세란 없는 것이고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도 없다’고 말입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또 이보다 더한 악함도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가섭이시여, 또 그보다 더한 악함도 있습니다. 내게는 친척들이 있었는데 병이 위독하였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가서 말하였습니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나는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한다. 〈후세란 없는 것이고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도 없다.〉 친척들이여, 어떤 사문 범지들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한다. 〈후세는 분명 있고 중생도 다시 태어나게 된다.〉 그렇지만 나는 언제나 그들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들은 다시 이렇게 말한다. 〈만일 어떤 남자나 여자가 묘행(妙行)을 정진하며 정근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질투가 없고 또한 간탐하지 않으며 손을 놀리거나 기대하는 것도 없으며, 마음을 열어 놓아버려 모든 외롭고 곤궁한 사람에게 공급해 주고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며 재물에 집착하지 않으면, 그는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 천상에 태어날 것이다.〉 만일 저 사문 범지들의 말이 진실이라면, 너희들은 내 친척들로서 묘행을 정진하며 정근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질투도 없고 또한 간탐하지 않으며 손을 놀리거나 기대하는 것이 없으며 마음을 열어 놓아버려 모든 외롭고 곤궁한 사람에게 공급해 주고 항상 보시하기를 즐기며 재물에 집착하지 않다가, 만일 너희들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 천상에 태어나거든 돌아와 내게 말하라. 〈비사시여, 천상은 이러이러하게 즐거운 곳’이다.〉 만일 그렇게 하면 나는 곧 현재 세상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내 말을 듣고 부탁을 받은 뒤에도 도무지 내게 와서 ‘비사시여, 천상은 이러이러하게 즐거운 곳입니다’라고 말하는 자가 없었습니다. 가섭이시여, 이 일로 말미암아 나는 후세란 없는 것이고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도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내가 비유를 들어 말할 것이니 들어 보십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하면 곧 그 뜻을 쉽게 이해합니다. 비사시여, 마치 마을 밖에 뒷간이 있는데, 깊이는 사람 머리가 빠질 만하고 똥이 그 안에 가득합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뒷간에 빠졌습니다. 다시 어떤 사람이 그를 가엾이 여겨 그를 이롭게 하고 안온과 기쁨을 주려고 곧 뒷간 위에서 그를 천천히 끌어내어 대쪽으로 긁고 나뭇잎으로 닦고 더운물로 씻어 주었습니다. 그는 깨끗이 목욕한 뒤에 몸에 향을 바르고 정전(正殿) 위에 올라가 5욕을 마음껏 즐겼습니다. 왕의 생각에는 어떻습니까? 그 사람은 과연 다시 먼저의 뒷간에서 생긴 일을 기억하여 기뻐하고 칭송하면서 다시 보고 싶어하겠습니까?”

비사가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가섭이시여.”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그 뒷간을 기억하여 기뻐하고 칭송하며 보고 싶어하더라도 곧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을 텐데, 하물며 다시 제 자신이 지난번 뒷간의 일을 기억하여 기뻐하고 칭송하면서 다시 보고자 할 리가 없을 것이오.

비사시여, 만일 왕의 친척들이 묘행을 정진하며 열심히 정근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질투가 없고 또한 간탐하지 않으며 손을 놀리거나 바라는 것이 없고 마음을 열어 모든 것을 버리고 여러 외롭고 곤궁한 사람들에게 공급해 주고 항상 보시를 좋아하여 재물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그는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 천상에 날 것이며 천상에 난 뒤에는 하늘의 5욕을 몸소 즐길 것이다. 왕의 생각에는 어떠하오. 저 하늘 천자는 과연 그 하늘의 5욕을 버리고 이 인간의 5욕을 기억하여 기뻐하고 칭송하면서 다시 보고자 하겠습니까?”

비사가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가섭이시여, 왜냐하면 인간의 5욕은 냄새나고 깨끗하지 못해 싫어할 만한 것으로서 향할 수 없는 곳이고 사랑할 수 없는 추하고 부정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가섭이시여, 인간의 5욕에 비교하면 하늘의 즐거움은 제일이 되고 가장 좋고 가장 훌륭한 것입니다. 만일 저 하늘의 천자가 하늘 5욕을 버리고 다시 인간의 5욕을 기억하여 기뻐하고 칭송하면서 다시 보고 싶어 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그대는 마땅히 이렇게 후세를 관찰해야 할 것이며 육안으로 보는 것처럼 함부로 생각하지 마시오. 비사여,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욕심을 끊고 욕심을 여의며 욕심을 여읜 곳으로 나아가고 성냄을 끊고 성냄을 여의며 성냄을 여읜 곳으로 나아가며 어리석음을 끊고 어리석음을 여의며 어리석음을 여읜 곳으로 나아간다면, 그는 사람의 눈보다 뛰어난 깨끗한 천안(天眼)으로써 이 중생들이 죽는 때와 나는 때와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과 혹은 묘하고 묘하지 않음과 좋은 곳과 좋지 않은 곳으로 왕래하는 것을 보고, 그것은 그 중생이 지은 바 업을 따르는 것이라고 그 진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비사왕이 다시 물었다.
“사문 구마라가섭께서 아무리 그런 말을 하더라도 나는 그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합니다. ‘후세는 없는 것이고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도 없다’라고.”

존자 구마라가섭이 다시 말하였다.
“비사여, 또 이보다 더한 악함도 있습니까?”

비사왕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가섭이시여, 더 심한 악함도 있습니다. 내게는 친척들이 있었는데 병으로 위독하였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가서 말하였습니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나는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한다. 〈후세란 없는 것이고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도 없다.〉 친척들이여, 어떤 사문 범지들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한다. 〈후세도 분명 있고 중생도 다시 태어나게 된다.〉 그렇지만 나는 항상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들은 다시 이렇게 말한다. 〈만일 어떤 남자나 여자가 묘행(妙行)을 정진하며 열심히 정근(精勤)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질투가 없고 또한 간탐도 없으며 손을 놀리거나 기대하는 것도 없으며, 마음을 열어 놓아버려 모든 외롭고 곤궁한 사람에게 공급해 주고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며 재물에 집착하지 않으면, 그는 이것으로 인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 천상에 태어난다.〉

만일 저 사문 범지들의 말이 진실이라면 너희들은 나의 친척으로서 묘행을 정진하며 정근(精勤)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질투도 없고 또한 간탐하지 않으며, 손을 놀리거나 기대하는 것도 없으며 뜻을 열어 놓아버려 모든 외롭고 곤궁한 사람들에게 공급해 주고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며 재물에 집착하지 않다가 만일 너희들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 천상에 태어나거든 돌아와 내게 말해 달라. 〈비사시여, 천상은 이러이러하게 즐거운 곳이다.〉 만일 너희들이 천상에서 생각하기를 〈우리가 만일 돌아가면 무슨 소득이 있을까? 비사왕의 집에는 재물이 많이 있다〉고 한다면 나는 마땅히 너희들에게 줄 것이다.’

그들은 내 말을 듣고 내가 그렇게 부탁한 뒤에도 누구하나 내게 와서 ‘비사시여, 천상은 이러이러하게 즐겁다’고 말하는 자가 전혀 없었습니다. 가섭이시여, 이 일로 말미암아 나는 후세란 없는 것이고 중생이 다시 태어난다는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천상의 수명은 길고 인간의 수명은 짧소.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 인간 세상의 100년은 삼십삼천의 하루 낮 하룻밤에 해당하오. 이러한 하루 낮 하룻밤으로 30일을 한 달, 12개월을 1년으로 계산할 때 삼십삼천의 수명은 천 년이나 되오. 왕의 생각은 어떠하시오. 당신의 친척들은 묘행을 정진하고 열심히 정근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질투가 없고 또한 간탐하지 않으며, 손을 놀리거나 기대하는 게 없고 마음을 열어 놓아버려서 모든 외롭고 곤궁한 사람들에게 공급해 주고 보시하기를 좋아하며 재물에 집착하지 않았으니, 그들은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 천상에 태어날 것이오. 천상에 태어난 뒤에는 곧 이렇게 생각할 것이오.
‘우리는 먼저 하루 낮 하룻밤 동안 하늘의 5욕을 몸소 즐기고, 혹은 2ㆍ3ㆍ4일이나 5ㆍ6일에 이르기까지 하늘의 5욕을 스스로 즐기자. 그렇게 한 뒤에 비사왕에게 가서 천상은 이러이러하게 즐겁다고 말하자. 그래서 그로 하여금 현재 세상에서 보게 하자.’
왕의 생각은 어떠하오. 그대는 과연 그렇게 오래 살 수가 있겠습니까?”

비사가 물었다.
“가섭이시여, 누가 후세에서 와서 ‘천상의 수명은 길고 인간의 수명은 짧소.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 인간 세상의 100년은 삼십삼천의 하루 낮 하룻밤에 해당하오. 이러한 하루 낮 하룻밤으로 30일을 한 달, 12개월을 1년으로 계산할 때, 삼십삼천의 수명은 천 년이나 된다’고 말하였습니까?”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내가 비유로 말할 것이니 들으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하면 바로 그 뜻을 알게 될 것이오. 비사여, 비유하면 마치 장님과 같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할 것이오.
‘검고 흰 빛깔도 없고 또한 검고 흰 빛깔을 본 적도 없다. 길고 짧은 형상도 없고 또한 길고 짧은 형상을 본 적도 없다. 가깝고 먼 형상도 없고 또한 가깝고 먼 형상을 본 적도 없다. 추하고 고운 형상도 없고 또한 추하고 고운 형상을 본 적도 없다. 왜냐하면 나는 처음부터 보지 못했고 알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빛깔이 없는 것이다.’
저 장님이 이렇게 말한다면 그것을 진실한 말이라고 하겠습니까?”

비사가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가섭이시여, 왜냐하면 검고 흰 빛깔도 있고 검고 흰 빛깔을 본 일도 있습니다. 길고 짧은 형상도 있고 또한 길고 짧은 형상을 본 일도 있습니다. 가깝고 먼 형상도 있고 또한 가깝고 먼 형상을 본 일도 있습니다. 추하고 고운 형상도 있고 또한 추하고 고운 형상을 본 일도 있습니다. 만일 장님이 말하기를 ‘나는 보지도 못했고 알지도 못한다. 그러므로 빛깔은 없는 것이다’라고 한다면, 그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진실한 것이 아닙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만일 왕께서 ‘〈 천상의 수명은 길고 인간의 수명은 짧소.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 인간 세상의 100년은 삼십삼천의 하루 낮 하룻밤에 해당하오. 이러한 하루 낮 하룻밤으로 30일을 한 달, 12개월을 1년으로 계산할 때 삼십삼천의 수명은 천 년이나 된다〉고 누가 후세에서 와서 말하는 사람이 있었습니까?’라고 말한다면, 비사왕도 장님과 같은 사람일 것입니다.”

비사왕이 말하였다.
“사문 가섭이시여, 당치도 않습니다. 그런 말씀 마십시오. 왜냐하면 사문 구마라가섭께서 나를 저 장님과 같다고 비교하십니다. 만일 나와 내 친척들이 묘행을 정진하고 열심히 정근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질투가 없고 또한 간탐하지도 않으며 손을 놀리거나 기대하는 것도 없고 마음을 열어 놓아버려 모든 외롭고 곤궁한 사람들에게 공급해 주고 보시하기를 좋아하며 재물에 집착하지 않았으므로 그들이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 천상에 태어나는 게 분명하다면, 나는 지금 곧 보시를 행하여 모든 복업을 닦고 재를 받들고 계를 지킨 뒤에 칼로 자살하거나 혹은 독약을 먹거나 혹은 구덩이에 떨어지거나 혹은 스스로 목을 매어 죽겠습니다. 사문 구마라가섭이여, 나를 견주어 저 장님과 같다고 하지 마십시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내가 다시 비유를 들어 말할 것이니 들어보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면 곧 그 뜻을 아는 것이오. 비사여, 비유하면 마치 저 범지(梵志)와 같소. 그에게는 젊은 아내가 있었는데 처음으로 아기를 배었소. 또 먼저 아내에게서 이미 한 아들을 두었는데, 저 범지는 그 중간에 갑자기 죽었소. 죽은 뒤에 그의 먼저 아내에게서 태어난 아들이 그 어머니에게 말했소.
‘작은 어머님께서는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이제 이 집안에 있는 재물은 다 내 것입니다. 같이 나눠 가져야 할 사람이 더 이상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작은 어머니가 말하였다.
‘나는 지금 아기를 배었다. 만일 사내를 낳으면 너는 마땅히 그 아이와 똑같이 이 재산을 나눠 가져야 할 것이다. 만일 계집애를 낳으면 재물은 다 네 것이다.’

먼저 아내의 아들은 다시 두 번 세 번 작은 어머니에게 말하였소.
‘이제 이 집안에 있는 재물은 다 내 것이오. 같이 나눠 가져야 할 사람이 더 이상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작은 어머니도 또한 두 번 세 번 대답하였소.
‘나는 지금 아기를 배었다. 만일 사내를 낳으면 너는 마땅히 그 아이와 똑같이 이 재산을 나눠 가져야 할 것이고, 만일 계집애를 낳으면 재물은 다 네 것이다.’
이에 작은 어머니는 어리석고 아는 게 없어서 분명하게 깨달아 알지 못하고, 지혜마저 없어서 살기를 바라면서 도리어 제 자신을 해치고 말았소. 그는 곧 방으로 들어가 예리한 칼로 배를 가르고 이것이 사내인가 계집애인가를 살펴보았소. 그는 어리석고 아는 게 없어서 분명하게 깨달아 알지 못하고 지혜마저 없어 살기를 바라면서 제 자신을 해치고 또 뱃속의 아기까지 해쳤소.

마땅히 아시오. 비사도 역시 이와 같소. 어리석고 아는 게 없어서 분명하게 깨달아 알지 못하고 지혜마저 없어 살기를 바라면서 도리어 이렇게 생각합니다.
‘가섭이시여, 만일 나와 내 친척들이 묘행을 정진하고 열심히 정근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질투가 없고 또한 간탐하지도 않으며 손을 놀리거나 기대하는 것도 없고 마음을 열어 놓아버려 모든 외롭고 곤궁한 사람들에게 공급해 주고 보시하기를 좋아하며 재물에 집착하지 않았으므로 그들이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 천상에 태어나는 게 분명하다면, 나는 지금 곧 보시를 행하여 모든 복업을 닦고 재를 받들고 계를 지킨 뒤에 칼로 자살하거나 혹은 독약을 먹거나 혹은 구덩이에 떨어지거나 혹은 스스로 목을 매어 죽겠습니다. 사문 구마라가섭이여, 나를 견주어 저 장님과 같다고 하지 마십시오.’

비사여, 만일 정진하는 사람이 장수(長壽)하면 곧 큰 복을 얻을 것이며, 만일 큰 복을 얻으면 곧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될 것이오. 비사여, 당신은 마땅히 이렇게 후세를 관찰해야 하며 육안으로 보는 것을 두고 함부로 생각하지 마시오. 비사여, 만일 사문 범지가 욕심을 끊고 욕심을 여의며 욕심을 여읜 곳으로 나아가고 성냄을 끊고 성냄을 여의며 성냄을 여읜 곳으로 나아가며 어리석음을 끊고 어리석음을 여의며 어리석음을 여읜 곳으로 나아가면, 그는 사람의 눈보다 훨씬 뛰어난 천안(天眼)으로 이 중생들이 죽는 때와 나는 때,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 혹은 묘하고 묘하지 않음과 좋은 곳과 좋지 않은 곳으로 왕래하는 것을 보고, 그것은 그 중생들이 지은 바 업을 따르는 것이라는 참다운 이치를 깨달은 것이오.”

비사왕이 다시 말하였다.
“사문 구마라가섭께서 아무리 그렇게 말해도 나는 그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합니다. ‘후세란 없는 것이고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도 없다’고 말입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또 이보다 더한 악함이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가섭이시여, 다시 그보다 더한 악함이 있습니다. 가섭이시여, 내게는 친척이 있었는데 병이 위독하였습니다. 나는 그에게 가서 위로하며 그를 보았고 그도 역시 위로하며 나를 보았습니다. 그가 만일 목숨을 마친 다음에 나는 다시 그에게 가서 위로하며 그를 보려고 하였으나 그는 결국 위로하며 나를 보지 못했고, 나 또한 다시는 위로하며 그를 보지 못했습니다. 이 일로 말미암아 나는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내가 비유를 들어 말할 것이니 들으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하면 곧 그 뜻을 잘 이해할 것이오. 비사여,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고둥을 잘 부는 것과 같소. 만일 저쪽 지방 사람은 일찍이 고둥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는데, 갑자기 저쪽 지방에 가서 깜깜한 밤중에 높은 산꼭대기에 올라가 힘을 다해 고둥을 불면, 저 많은 사람들은 일찍이 고둥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는데도 그 소리를 듣고는 곧 생각할 것이오.
‘이것이 무슨 소리이기에 이처럼 아주 미묘하고 매우 기특한가? 실로 애착이 가며 마음을 기쁘게 하는구나.’

그때 그 무리들은 곧 고둥 잘 부는 사람에게로 가서 ‘그 소리가 무슨 소리이기에 이처럼 아주 묘하고 매우 기특하여 실로 사랑할 만하며 마음을 기쁘게 하는가?’ 하고 물었소. 고둥을 잘 부는 사람은 고둥을 땅에 던지고 여러 사람에게 말하였소.
‘여러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이 소리가 바로 고둥 소리입니다.’
그러자 여러 사람들은 발로 고둥을 차면서 이렇게 말하였소.
‘고둥아, 소리를 내어라. 고둥아, 소리를 내어라.’
아무리 그래도 고둥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소. 고둥을 잘 부는 사람이 이렇게 생각하였소.
‘지금 이 무리들은 어리석고 아는 게 없구나. 분명하게 깨달아 알지 못하며 지혜마저 없다. 왜냐하면 곧 인식작용이 없는 물건에서 소리를 구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는 고둥을 잘 부는 사람은 그 고둥을 도로 가져다 물로 씻어 가지고 곧 입을 대고 힘껏 불었소. 그때 저 무리들은 이 소리를 듣고 이렇게 생각하였소.
‘고둥은 참으로 기특하구나. 왜냐하면 손으로 주워 다가 물로 씻어 입으로 바람을 내어 불면 곧 좋은 소리를 내어 사방에 두루 퍼지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비사여, 만일 사람이 살아서 목숨이 있으면 곧 말로 서로 위로할 수 있지만, 만일 목숨이 끊어지고 나면 곧 서로 말하고 위로하지 못하는 것이오. 비사여, 당신은 마땅히 이렇게 중생이 다시 태어난다는 이치를 관찰해야 할 것이며 육안으로 보는 것을 가지고 함부로 생각하지 마시오. 비사여, 만일 어떤 사문이 범지가 욕심을 끊어서 욕심을 여의며 욕심을 여읜 곳으로 나아가고, 성냄을 끊어서 성냄을 여의며 성냄을 여읜 곳으로 나아가며, 어리석음을 끊어서 어리석음을 여의며 어리석음을 여읜 곳으로 나아가면, 그는 사람의 눈보다 뛰어난 청정한 천안(天眼)으로써 이 중생들이 죽는 때와 나는 때와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 혹은 묘하고 묘하지 않음과 좋은 곳과 나쁜 곳으로 왕래하는 것을 보고 그것은 그 중생이 지은 바 업을 따르는 것이라는 참 다운 진리를 깨달은 것이오.”

비사왕이 다시 말하였다.
“사문 구마라가섭께서 아무리 그렇게 말한다 해도 나는 그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합니다.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은 없다〉고 말입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또 이보다 더한 악함도 있습니까?”

비사왕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가섭이시여, 더 심한 악함도 있습니다. 내게는 우사(右伺)5)가 있는데 죄인을 붙잡아 가지고 내게 와서 말했습니다.
‘천왕이여, 이 사람은 죄가 있습니다. 원컨대 왕께서 다스려주십시오.’
나는 그에게 말하였습니다.
‘이 죄인을 잡아다 산 채로 저울에 달아 보고 산 채로 달아 본 뒤에는 도로 땅에 내려놓고 노끈으로 목을 매어 죽인 다음에 다시 달아 보아라.’
나는 이 사람이 언제 제일 가볍고 부드럽고 연하며 빛깔은 광택이 있어 좋은가, 즉 죽은 때가 더 좋은지 살아 있을 때가 더 좋은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그는 내가 시키는 대로 그 죄인을 잡아다 산채로 달아 보고 달아 본 다음에는 도로 땅에 내려놓고 노끈으로 목을 졸라 죽인 뒤에 다시 달아 보았습니다. 그 죄인은 살아 있었을 때에는 가장 가볍고 부드럽고 연하며 빛깔도 광택이 있어서 좋았지만, 그 사람이 죽고 나자 가죽은 갈수록 무겁고 뻣뻣해져서 부드럽고 연하지 않았으며 빛깔도 광택이 없었습니다. 가섭이시여, 이 일로 말미암아 나는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내가 다시 비유를 들어 말할 것이니 들어보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하면 곧 그 뜻을 잘 알 것이오. 비사여, 비유하면 마치 쇠 탄알이나 혹은 쇠 보습을 진종일 불에 달구면 그것이 그 당시에는 아주 가볍고 부드럽고 연하며 빛깔도 광택이 있어 좋지만, 만일 불이 꺼져버리고 점점 식게 되면 갈수록 엉겨 무거워지고 단단해져서 부드럽지도 않고 연하지도 않으며 빛나던 광택도 없어진다오. 이와 같이 비사여, 만일 사람이 살았을 때에는 몸이 아주 가볍고 부드럽고 연하며 광택이 있어 좋지만, 만일 그가 죽고 나면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무거워지고 뻣뻣해지며 부드럽지도 않고 연하지 않으며 빛나던 광택도 없어진다오. 비사여, 당신은 마땅히 이렇게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이치를 관찰해야 하며 육안으로 본 것을 가지고 함부로 생각하지 마시오. 비사여,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욕심을 끊어서 욕심을 여의고 욕심을 여읜 곳으로 나아가고 성냄을 끊어서 성냄을 여의고 성냄을 여읜 곳으로 나아가며 어리석음을 끊어서 어리석음을 여의고 어리석음을 여읜 곳으로 나아가면, 그는 사람의 눈보다 뛰어난 청정한 천안(天眼)으로 중생들이 죽는 때와 나는 때,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 혹은 묘하고 묘하지 않음, 좋은 곳과 나쁜 곳으로 왕래하는 것을 보고 그것은 그 중생들이 지은 업을 따르는 것이라는 참다운 이치를 보는 것이오.”

비사왕이 다시 말하였다.
“사문 구마라가섭께서 아무리 그렇게 말하여도 나는 그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합니다.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은 없다〉고 말입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또 이보다 더한 악함도 있습니까?”

비사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가섭이시여, 더 심한 악함도 있습니다. 내게는 우사가 있어 죄인을 붙잡아 가지고 내게 와서 말하였습니다.
‘천왕이여, 이 사람이 죄를 지었습니다. 원컨대 왕께서 다스리십시오.’
나는 그에게 말하였습니다.
‘이 죄인을 잡아다 쇠 가마솥에 거꾸로 처넣거나 혹은 구리쇠가마솥 안에 넣고 그 위를 꼭 덮은 다음 밑에서 불을 지펴라. 불을 지피고는 중생이 들어가는 때와 나오는 때와 가고 오며 돌아다니는가를 관찰해 보아라.’
그는 내 분부를 받고 이 죄인을 잡아다 쇠 가마솥 안에 거꾸로 처넣거나, 혹은 구리쇠 가마솥 안에 넣고 그 위를 꼭 덮은 다음 밑에서 불을 지폈습니다. 밑에서 불을 지피고는 중생의 들어가는 때와 가고 오며 돌아다니는가를 관찰하였습니다. 가섭이시여, 나는 이와 같은 방편을 썼지만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것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이 일로 말미암아 나는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내가 이제 당신에게 물을 것이니 아는 대로 대답하시오. 당신 생각에는 어떠하오. 만일 당신이 좋아하는 아주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낮에 평상에 누워 잠을 자다가 당신은 혹 꿈속에서 동산과 목욕하기 좋은 못ㆍ풀ㆍ나무ㆍ꽃ㆍ 과실ㆍ맑은 샘ㆍ긴 강에서 마음껏 유희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꿈을 꾼 기억이 있습니까?”

비사가 대답하였다.
“예전에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가섭이 다시 물었다.
“만일 당신이 좋아하는 아주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낮에 평상에 누워 잠을 잘 때 혹 숙직하는 시자가 있었습니까?”

“있었습니다.”

가섭이 다시 물었다.
“만일 당신이 좋아하는 제일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낮에 평상에 누워 잠을 잘 때 꿈속에서 숙직하는 측근 신하가 혹 당신이 드나들고 돌아다니며 왕래하는 것을 본 사람이 있습니까?”

비사가 대답하였다.
“비록 이인(異人)이라 하더라도 볼 수가 없을 것인데 더구나 좌우에서 숙직하는 시자이겠습니까?”

“비사여, 당신은 마땅히 이와 같이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이 있음을 관찰해야 하며, 육안으로 본 것을 가지고 함부로 생각하지 마시오. 비사여, 만일 어떤 바라문이나 범지가 욕심을 끊어서 욕심을 여의고 욕심을 여읜 곳으로 나아가고 성냄을 끊어서 성냄을 여의고 성냄을 여읜 곳으로 나아가며 어리석음을 끊어서 어리석음을 여의고 어리석음을 여읜 곳으로 나아가면, 그는 사람의 눈보다 뛰어난 청정한 천안으로써 이 중생들이 죽는 때와 나는 때,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 혹은 묘하고 묘하지 않음, 좋은 곳과 나쁜 곳으로 왕래하는 것을 보고 그것은 그 중생들이 지은 업을 따르는 것이라는 참다운 이치를 깨닫는 것이오.”

비사왕이 다시 말하였다.
“사문 구마라가섭께서 아무리 그렇게 말하여도 나는 그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합니다. 〈중생은 다시 태어나는 일이 없다〉고 말입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또 이보다 더한 악함이 있습니까?”

비사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가섭이시여, 다시 그보다 더한 악함이 있습니다. 내게는 우사가 있는데 그가 죄인을 잡아 가지고 내게 와서 말하였습니다.
‘천왕이여, 이 사람이 죄를 지었습니다. 원컨대 왕께서 다스리십시오.’
나는 그에게 말하였습니다.
‘이 죄인을 잡아다 가죽을 벗기고 살을 저미고 힘줄을 끊고 뼈를 부수고 뼈 속 골수에 이르기까지 그렇게 하면서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이 있는지를 살펴보아라.
그는 내 분부를 받고 이 죄인을 잡아다 가죽을 벗기고 살을 저미고 힘줄을 끊고 뼈를 부수고 다시 뼈 속 골수를 끄집어내는 일에 이르기까지 그렇게 하면서 중생들이 다시 태어나는 일이 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나는 이러한 방편을 써서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이 있는지를 찾아보았지만 끝내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이 일로 말미암아 나는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내가 다시 비유를 들어 말할 것이니 들어 보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면 곧 그 뜻을 잘 아는 법이라오. 비유하면 마치 불을 섬기는 머리 땋은 범지(梵志)와 같습니다. 집은 길가 가까이 있었고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상인(商人)들의 숙소가 있었습니다. 그때 모든 상인들은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자 바쁜 걸음으로 떠나느라 한 어린애를 잊어버리고 갔습니다. 그때 불을 섬기는 머리 땋은 범지가 일찍 일어나 상인의 숙소로 갔다가 주인을 잃고 혼자 있는 한 어린애를 보았습니다. 그는 그 어린애를 보고 생각하였다.
‘지금 이 어린애는 의지할 데가 없다. 내가 기르지 않으면 틀림없이 죽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그는 곧 그 애를 안고 집으로 돌아가 길렀습니다. 그 아이가 차츰 자라나서 모든 감관을 성취하였습니다. 그때에 불을 섬기는 머리 땋은 범지가 속세에 작은 볼 일이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범지는 이 소년에게 명령하였습니다.
‘내가 작은 볼 일이 있어 잠시 마을로 간다. 너는 부디 불씨를 꺼뜨리지 말라. 만일 불씨가 꺼지거든 너는 이 불비비개를 가지고 불을 일으키도록 하라.’

그때 불을 섬기는 머리 땋은 범지는 잘 타일러 말하고 나서 곧 마을로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그가 떠난 뒤에 소년은 밖에 나가 놀다가 그만 불을 꺼뜨렸습니다. 그는 돌아와 불을 일으키려고 곧 불비비개를 가지고 땅에다 두드리면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불아 일어나라. 불아 일어나라.’
그러나 불은 끝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다시 돌 위에다 힘껏 두드리면서 말하였습니다.
‘불아 일어나라. 불아 일어나라.’
그러나 불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불이 일어나지 않자 그는 곧 불비비개를 부수어 열 조각 백 조각으로 만들어 내다 버리고 땅에 앉아서 ‘불을 얻을 수 없으니 장차 어떻게 할까’ 하며 걱정하였습니다.

그때에 불을 섬기는 머리 땋은 범지가 마을에서 볼 일을 마치고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와서 물었다.
‘아가야, 너는 놀지 않고 불씨를 잘 보살펴 꺼지지 않게 하였느냐?’
소년은 ‘존자님, 제가 나가 노는 사이에 불이 그만 꺼져버렸습니다. 제가 돌아와 불을 구하려고 불비비개를 가지고 땅을 두드리면서 〈불아, 일어나라. 불아, 일어나라〉 하고 말했으나 불은 끝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다시 돌 위에다 힘을 주어 두드렸습니다. 〈불아, 일어나라. 불아, 일어나라〉 하고 외쳐댔는데도 불은 결국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불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곧 불비비개를 부수어 열 조각 백 조각으로 만들어 내다 버리고 땅에 앉았습니다. 존자여, 나는 이렇게 불을 구하였지만 불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그때에 불을 섬기는 머리 땋은 범지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지금 이 소년은 너무도 미련하고 아는 게 없다. 분명하게 잘 이해하지도 못하며 지혜도 없다. 왜냐하면 인식하는 것이 없는 불비비개한테 이런 생각을 가지고 불을 구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불을 섬기는 머리 땋은 범지는 조화(燥火)를 가지고 화모(火母)를 문질렀습니다. 땅에다 대고 그것을 문지르자 곧 불이 일어나더니 점점 성해졌습니다. 그는 소년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아가야, 불을 구하는 법은 마땅히 이렇게 해야 한다. 너는 미련하여 아는 게 없고, 게다가 지혜마저 없어서 인식작용이 없는 불비비개한테 그런 생각을 가지고 불을 구하였으니 그와 같은 일을 하여서는 안 된다.’

마땅히 아시오. 비사도 또한 이와 같소. 미련하여 잘 해득하지 못하고 지혜도 없어 인식작용이 없는 죽은 살이나 나아가 뼈 속 기름에서 중생의 생을 구하였으니 말입니다. 비사여, 당신은 마땅히 이렇게 중생의 생을 관찰해야 하며 육안(肉眼)으로 본 것을 가지고 함부로 생각하지 마시오. 비사여,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탐욕을 끊어서 탐욕을 여의고 탐욕을 여읜 곳으로 나아가고 성냄을 끊어서 성냄을 여의고 성냄을 여읜 곳으로 나아가며 어리석음을 끊어서 어리석음을 여의고 어리석음을 여읜 곳으로 나아가면, 그는 사람의 눈보다 뛰어난 청정한 천안으로써 이 중생들이 죽는 때와 나는 때,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 혹은 묘하고 묘하지 않음, 좋은 곳과 좋지 않은 곳으로 왕래하는 것을 보고 그것은 그 중생들이 지은 업을 따르는 것이라는 참다운 이치를 깨달은 것이오.”

비사왕이 다시 말하였다.
“사문 구마라가섭께서 아무리 그런 말을 하여도 나는 그저 견취(見取)ㆍ욕취(欲取)ㆍ에취(恚取)ㆍ포취(怖取)ㆍ치취(癡取)를 끝내 버릴 수가 없습니다. 왜 그런가 하면 만일 다른 나라 사람들이 들으면 곧 ‘비사왕은 자기주장이 있어 오랫동안 받아 가지고 있었지만 저 사문 구마라가섭에게 항복하고 그의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고 버렸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이 견취ㆍ욕취ㆍ에취ㆍ포취ㆍ치취를 끝내 버릴 수가 없습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내가 비유를 들어 말할 것이니 들으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하면 곧 그 뜻을 잘 아는 법이오. 비사여, 비유하면 마치 두 사람의 벗과 같소. 어떤 두 사람이 집을 떠나 돈벌이를 나갔소. 그들이 길을 갈 때에 맨 처음 주인 없는 매우 많은 삼[麻]을 보았소. 한 사람은 그걸 보고는 곧 친구에게 말하였소.
‘너는 마땅히 알아야 한다. 지금 여기 매우 많은 삼이 있는데 주인이 없다. 나는 너와 함께 나누어 가지고자 한다. 한 짐 무겁게 지고 집으로 가지고 가면 살림살이에 보탬이 될 것이다.’
그리고는 곧 한 짐 잔뜩 무겁게 지고 갔소. 그들은 다시 길에서 주인이 없는 많은 무명실[劫貝:木棉]과 무명으로 만든 옷을 보았소. 또 주인이 없는 많은 은을 보았소. 한 사람은 그걸 보고는 짊어지고 가던 삼을 버리고 다시 은을 한 짐 잔뜩 무겁게 짊어지고 갔소.

다시 길에서 주인이 없는 많은 금 덩어리를 보았소. 그러자 은을 지고 가던 사람은 삼을 진 사람에게 말하였소.
‘너는 이제 마땅히 알라. 주인이 없는 금이 이렇게 많으니 너는 삼을 버려라. 나도 은을 버리겠다. 나는 너와 함께 이 금을 지고 가고자 한다. 한 짐 무겁게 지고 집으로 가지고 가면 살림살이에 보탬이 될 것이다.’
저 삼을 진 사람은 은을 진 사람에게 말하였소.
‘나는 이 삼을 이미 잘 쌌고 단단하게 묶었으며 멀리서부터 여기까지 지고 왔다. 나는 결코 버릴 수 없으니 너는 네 일이나 잘 알아 하고 내 걱정은 하지 말라.’

그러자 은을 지고 가던 사람은 삼 짐을 억지로 빼앗아 땅에 메쳐 허물어 버렸다. 저 삼을 지고 가던 사람은 은을 지고 가던 사람에게 말하였다.
‘너는 이미 내 짐을 이렇게 허물어 버렸다. 내 이 삼 짐은 단단하게 묶여져 있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멀리까지 지고 여기에 이르렀다. 나는 끝까지 이 삼을 지고 돌아갈 것이며 결코 버리지 않을 것이다. 너는 네 일이나 알아서 하고 내 걱정은 하지 말라.’

저 은을 지고 가던 사람은 곧 은 짐을 버리고 금을 무겁게 지고 돌아갔다. 금을 진 사람이 돌아가자, 부모는 멀리서 금을 지고 오는 것을 보고는 찬탄하면서 말하였다.
‘잘 왔다. 현명한 아들아, 빨리도 왔구나. 현명한 아들아, 너는 이 금으로 말미암아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을 것이며, 부모 공양은 물론 처자ㆍ노비ㆍ하인들에게도 공급해 줄 수 있을 것이며 또 사문 범지들에게도 보시하여 복이 점점 많아질 것이며 마침내는 좋은 과와 좋은 과보로 천상에 태어나서 장수(長壽)를 누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저 삼을 지고 온 사람이 그 집으로 돌아갔을 때 부모는 멀리서 삼을 지고 돌아오는 아들을 보고 꾸짖어 말하였소.
‘너 죄인이 왔구나. 덕도 없는 사람이 왔구나. 너는 이까짓 삼을 가지고서는 도저히 생활할 수도 없고 부모 공양은 물론 처자ㆍ노비ㆍ하인들에게 공급해 줄 수도 없으며, 또한 사문이나 모든 범지들에게 보시하여 복을 지어 점점 많아져서 좋은 과와 좋은 과보로 천상에 태어나서 장수할 수도 없을 것이다.’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비사도 이와 같소. 만일 당신이 이 견취ㆍ욕취ㆍ에취ㆍ포취ㆍ치취를 끝끝내 버리지 못하면 당신은 결국엔 한량없이 많은 악을 받고 또한 여러 사람의 미움을 받을 것이오.”

비사왕이 다시 말하였다.
“사문 구마라가섭께서 아무리 그렇게 말하여도 나는 그저 이 견취ㆍ욕취ㆍ에취ㆍ포취ㆍ치취를 끝끝내 버릴 수가 없습니다. 왜 그런가 하면 만일 다른 나라 사람들이 이 말을 들으면 〈비사왕은 자기주장이 뚜렷하여 오랫동안 받아 가지고 있었지만 이제는 저 사문 구마라가섭에게 항복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어 버렸다〉고 말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이 견취ㆍ욕취ㆍ에취ㆍ포취ㆍ치취를 끝내 버릴 수가 없습니다.”

“비사여, 내가 다시 비유를 들어 말할 것이니 들어보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하면 곧 그 뜻을 빨리 아는 법이오. 비사여, 비유하면 마치 어떤 장사꾼과 같소. 어느 장사꾼이 대중과 함께 1천 대의 수레를 가지고 넓은 벌판길을 가고 있었소. 그 대중 가운데에는 또한 두 주인이 있었소. 그들은 이렇게 생각하였소.
‘우리들이 어떻게 하면 이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을까?’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소.
‘우리들이 이 대중을 두 부대로 나누어 한 부대에 각각 500명씩 배치하자.’
그 장사꾼들은 곧 대중을 두 부대로 나누어 한 부대를 각각 500명씩 배치하였소.
그런데 어떤 다른 주인 상인이 500대의 수레를 거느리고 넓은 벌판길에 이르렀소. 주인 장사꾼은 언제나 앞서서 길을 인도하였소. 어떤 사람이 길 곁에서 오는 것을 보았소. 옷은 다 젖고 몸은 검고 머리는 누르며 두 눈은 아주 빨갛고, 족두리꽃으로 만든 꽃다발을 차고 나귀가 끄는 수레를 탔는데, 진흙이 두 바퀴에 잔뜩 묻어 있었소.

그 주인 장사꾼은 그 모양을 보고 물었소.
‘저 거칠고 넓은 벌판길에 비가 오던가? 거기에 신선한 물과 땔나무, 그리고 풀이 있던가?’
그는 대답하였다.
‘거칠고 넓은 벌판길에는 하늘에서 큰비가 내려 아주 신선한 물이 많고 또 땔나무와 풀로 풍족하다. 너희들은 묵은 물과 땔나무와 풀을 버려 수레의 짐을 덜어주어 지치게 하지 말라. 너희들은 오래지 않아 신선한 물과 땔나무와 풀을 얻게 될 것이다.’

그 주인 장사꾼은 그 말을 듣고 곧 돌아가 여러 상인들에게 말하였소.
‘나는 앞서 가다가 어떤 사람이 길 반대편에서 오는 것을 보았는데 옷이 다 젖어 있었고 몸은 검고 머리는 누르며 두 눈은 아주 빨갛고, 족두리꽃으로 만든 꽃다발을 차고 나귀가 끄는 수레를 타고 있었소. 진흙이 두 바퀴에 잔뜩 묻어 있기에 내가 그에게 물었소.
〈거칠고 험난한 길에 비가 오던가? 거기는 신선한 물과 땔나무와 풀이 있던가?〉
그는 내게 대답하였다.
〈거칠고 험난한 길에 하늘에서 큰비가 내려 아주 신선한 물이 많고 또 땔나무와 풀도 풍부하다. 너희들은 묵은 물과 땔나무와 풀을 버려 수레의 힘을 덜어주어 지치게 하지 말라. 너희들은 오래지 않아 신선한 물과 땔나무와 풀을 얻을 것이다.〉
여러 상인들이여, 우리들은 이 묵은 물과 땔나무와 풀을 버리자. 그렇게 하면 오래지 않아 새로운 물과 땔나무와 풀을 얻을 것이니 수레를 지치게 하지 말자.’
저 상인들은 곧 묵은 물과 땔나무와 풀을 버리고 온종일 길을 갔으나, 신선한 물은커녕 땔나무와 풀도 얻지 못하였소. 2일ㆍ3일 나아가 7일 동안 길을 갔으나 그래도 여전히 신선한 물은커녕 땔나무나 풀도 얻지 못하였소. 그리고 7일이 지난 뒤에는 식인귀(食人鬼)에게 살해당하고 말았소.

두 번째 주인 장사꾼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앞서간 주인 장사꾼이 이미 험난한 길을 지나갔다. 우리들은 이제 어떤 방법을 써서 이 험난한 고비를 벗어날 수 있을까?’
두 번째 주인 장사꾼은 이렇게 생각한 뒤에 500대의 수레를 이끌고 배고프고 험난한[飢儉] 길에 이르렀소. 두 번째 주인 장사꾼은 앞에서 길을 인도하고 있었소. 그러다가 어떤 사람이 길 반대편에서 오는 것을 보았는데 옷은 다 젖어 있었고 몸은 검고 머리는 누르며 두 눈은 아주 빨갛고, 족두리꽃으로 만든 꽃다발을 차고 나귀가 끄는 수레를 타고 있었소. 그 수레는 진흙이 두 바퀴에 잔뜩 묻어 있었소. 주인 장사꾼은 그를 보고 물었소.
‘거칠고 험난한 벌판에 비가 오던가? 거기에 신선한 물과 땔나무와 풀이 있던가?’
그는 대답하였소.
‘거칠고 험난한 벌판길에 하늘에서 큰비가 내려 아주 신선한 물이 많고 또 땔나무와 풀도 풍부하다. 그러니 너희들은 묵은 물과 땔나무와 풀을 버려 수레의 짐을 덜어 지치게 하지 말라. 너희들은 오래지 않아 신선한 물과 땔나무와 풀을 얻을 것이다.’

두 번째 주인 장사꾼은 그 말을 듣고 곧 돌아가 모든 상인에게 말하였다.
‘내가 앞서 가다가 어떤 사람이 길 반대편에서 오는 것을 보았다. 옷은 다 젖어 있었고 몸은 검고 머리는 누르며 두 눈은 아주 빨갛고, 족두리꽃으로 만든 꽃다발을 차고 나귀가 끄는 수레를 탔는데, 두 바퀴에는 진흙이 잔뜩 묻어 있었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거칠고 험난한 벌판길에 비가 오던가? 거기에도 신선한 물과 땔나무와 풀이 있던가?〉
그는 내게 대답하였다.
〈거칠고 험난한 벌판길에 하늘에서 마침 큰비가 내려 아주 신선한 물이 많고 또 땔나무와 풀도 풍부하다. 그러니 너희들은 묵은 물과 땔나무와 풀을 버려서 수레의 짐을 덜어 풍부하게 하지 말라. 너희들은 오래지 않아 신선한 물과 땔나무와 풀을 얻을 것이다.〉
여러 상인들은 말하였다.
‘그러나 우리들은 아직 묵은 물과 땔나무와 풀을 버릴 수 없다. 만일 신선한 물과 땔나무와 풀을 얻게 되면 그 뒤에 버려도 늦지 않다.’
이렇게 말하면서 그들은 묵은 물과 땔나무와 풀을 버리지 않고 온종일 길을 갔지만 신선한 물이나 땔나무와 풀을 얻지 못하였소. 2일ㆍ3일 나아가 7일 동안을 길을 걸어갔지만 그래도 여전히 새로운 물과 땔나무나 풀을 얻지 못하였소.

둘째 주인 장사꾼은 앞서갈 때에 앞의 첫째 주인과 모든 상인들이 식인귀에게 살해된 것을 보았소. 주인 장사꾼은 그것을 보고 모든 상인들에게 말하였소.
‘너희들은 앞의 주인 장사꾼을 보라. 미련하고 지혜가 없어, 이미 제몸을 죽였고 또 모든 사람까지 죽였다. 너희 상인들이여, 만일 앞서 갔던 모든 상인들의 물건을 가지고 싶은 생각이 있거든 그대들 마음대로 가져라.’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비사도 역시 이와 같소. 만일 당신이 그 견취ㆍ욕취ㆍ에취ㆍ포취ㆍ치취를 끝내 버리지 않으면 당신은 곧 한량없는 악을 받고 또한 여러 사람의 미움을 받게 될 것이오. 마치 앞의 첫째 주인 장사꾼과 그를 따라 가던 모든 상인과 같은 지경이 될 것이오.”

비사왕이 다시 말하였다.
“사문 구마라가섭께서 아무리 그렇게 말을 하여도 나는 이 견취ㆍ욕취ㆍ에취ㆍ포취ㆍ치취를 끝내 버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만일 다른 나라 다른 사람들이 이 말을 들으면, 비사왕은 자기주장이 뚜렷하여 오랫동안 받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저 사문 구마라가섭에게 항복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어 버렸다’고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섭이시여, 이 때문에 나는 이 견취ㆍ욕취ㆍ에취ㆍ포취ㆍ치취를 끝내 버릴 수 없습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다시 내가 비유를 들어 말할 터이니 들어보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하면 곧 그 뜻을 쉽게 아는 법이오. 비사여, 마치 두 사람이 떡 내기를 하는 것과 같소. 첫째 도박꾼은 떡을 훔쳐 먹는 데, 한 개ㆍ두 개ㆍ세 개를 먹거나 혹은 여러 개를 먹었소. 둘째 도박꾼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소.
‘이 사람이 서로 내기를 하자더니 자꾸 나를 속이고 떡을 훔쳐 먹는데, 한 개ㆍ두 개ㆍ세 개, 혹은 여러 개를 먹었다.’
이렇게 하는 것을 보고 그는 첫째 도박꾼에게 말하였소.
‘나는 이제 좀 쉬겠다. 뒤에 다시 놀자.’
그리고는 둘째 도박꾼이 거기서 떠나자 재빠르게 그 떡에 독약을 발랐다. 독약을 바른 뒤에 그가 돌아와 그 동무에게 말하였소.
‘오너라. 같이 놀자. 어서 와서 놀자.’

첫째 도박꾼은 다시 떡을 훔쳐 먹었는데, 한 개ㆍ두 개ㆍ세 개, 혹은 여러 개를 먹었소. 떡을 먹자마자 곧 눈을 부릅뜨고 거품을 토하면서 죽으려고 하였소. 그러자 둘째 도박꾼은 첫째 도박꾼을 향하여 곧 게송으로 말하였소.
그 떡에는 독약을 발랐는데
너는 욕심내어 먹느라 깨닫지 못했구나.
떡 때문에 날 속이는 죄에 걸려
후생에 반드시 고통을 받으리라.

마땅히 아셔야 하오. 비사도 역시 이와 같소. 만일 당신이 이 견취ㆍ욕취ㆍ에취ㆍ포취ㆍ치취를 끝내 버리지 못하면 당신은 곧 한량없는 악을 받고 또한 여러 사람의 미움을 받을 것이오. 마치 도박꾼이 떡 때문에 남을 속이다가 도로 자기가 재앙을 받는 것과 같을 것이오.”

비사왕은 다시 말하였다.
“사문 구마라가섭이시여, 아무리 그런 말을 해도 나는 그저 이 견취ㆍ욕취ㆍ에취ㆍ포취ㆍ치취를 끝내 버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만일 다른 나라 사람들이 이 말을 들으면 ‘비사왕은 자기주장이 뚜렷하여 오랫동안 받들어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저 사문 구마라가섭에게 항복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고 버렸다’고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섭이시여, 이 때문에 나는 이 견취ㆍ욕취ㆍ에취ㆍ포취ㆍ치취를 끝내 버릴 수 없습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내가 다시 비유를 들어 말할 것이니 들어보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하면 곧 그 뜻을 쉽게 아는 법이오. 비사여, 비유하면 마치 돼지를 기르는 사람과 같소. 돼지 기르는 사람이 길을 갈 때에 주인이 없는 마른 똥이 많이 있는 것을 보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소.
‘이 똥을 가지고 가면 많은 돼지를 배불리 먹일 수 있겠구나. 나는 저것을 취하여 소중히 가지고 가야겠다.’
그리고는 곧 그 똥을 취하여 짊어지고 갔소. 그가 길을 가는 도중에 큰비를 만나 똥물이 흘러내려 그 몸을 더럽혔지만 끝까지 버리지 않고 지고 갔소. 그리하여 그는 곧 제 자신이 한량없는 이러한 모진 일을 당했고 또한 여러 사람들의 미움도 받았소. 마땅히 아시오. 비사도 역시 그와 같소. 만일 당신이 저 견취ㆍ욕취ㆍ에취ㆍ포취ㆍ치취를 끝내 버리지 않으면 당신은 곧 한량없이 나쁜 일을 받고 또한 여러 사람의 미움을 받을 것이니, 마치 돼지를 기르는 사람과 같을 것이오.”

비사왕이 다시 말하였다.
“사문 구마라가섭이시여, 아무리 그런 말을 하여도 나는 그저 이 견취ㆍ욕취ㆍ에취ㆍ포취ㆍ치취를 끝내 버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만일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이 말을 들으면 ‘비사왕은 자기주장이 뚜렷하여 오랫동안 받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저 사문 가섭에게 항복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어 버렸다’고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이 견취ㆍ욕취ㆍ에취ㆍ포취ㆍ치취를 끝내 버릴 수 없습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다시 내 말을 들어보시오. 가장 마지막 비유로 말해 주겠소. 만일 당신이 알아들으면 좋겠지만 만일 모른다 해도 나는 더 이상 설법하지 않을 것이오. 비사여, 비유하면 마치 큰 돼지와 같소. 큰 돼지가 500마리 돼지들의 왕이 되어 험난한 길을 가다가 도중에서 마침 호랑이 한 마리를 만났소. 돼지는 호랑이를 보자 곧 이렇게 생각하였소.
‘만일 저놈과 붙어 싸우면 호랑이가 틀림없이 나를 죽이고 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일 겁을 내어 달아나면 친족들은 곧 나를 업신여길 것이다. 어쩔 수 없구나. 이제 나는 무슨 방편을 써야 이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한 돼지 왕은 호랑이에게 말하였소.
‘만일 싸우고자 하면 함께 싸울 것이다. 만일 그럴 마음이 없다면 내게 길을 열어주어 지나가게 해다오.’

저 호랑이는 이 말을 들은 뒤에 곧 돼지에게 말하였소.
‘네가 싸우자는 말은 따르겠지만 너에게 길을 빌려 줄 수는 없다.’
돼지는 다시 말하였소.
‘호랑아, 너는 잠시만 기다려다오. 내가 조부 때에 입었던 갑옷이 있는데 그 갑옷을 입을 동안만 기다려라. 입고 다시 올 테니 그때 싸워 보자.’
저 호랑이는 이 말을 듣고 이렇게 생각하였소.
‘저놈은 내 적수가 아니다. 하물며 조부의 갑옷을 입는다 한들 무슨 상관있으랴?’
그렇게 생각하고는 곧 돼지에게 마음대로 하라고 하였소.
돼지는 곧 자기가 살던 뒷간으로 돌아가 똥 속에 뒹굴어 몸뚱이에서 눈까지 온통 똥칠을 한 뒤에 호랑이에게 가서 말하였소.
‘네가 싸울 생각이 있거든 싸워보자. 만일 그렇지 않거든 내게 길을 빌려주어 지나가게 하라.’
그러자 호랑이는 그 돼지를 보고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소.
‘내가 평상시에 작은 벌레를 먹지 않는 것은 이빨을 아끼기 때문이다. 하물며 이 냄새나는 더러운 돼지를 가까이 하랴.’
호랑이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돼지에게 말하였소.
‘내가 너에게 길을 빌려 주겠다. 너와 싸우지 않겠다.’

돼지는 그렇게 해서 그곳을 지나가게 되었고 곧 호랑이를 돌아보고 게송으로 말하였소.
호랑아, 너도 네 발이 있지만
나에게도 역시 네 발이 있다.
너는 오너라. 나와 함께 싸우자
무슨 생각에 무서워 달아나느냐?

호랑이는 이 게송을 듣고 역시 게송으로 돼지에게 대답하였소.
네 털이 곤두서서 빽빽하구나.
모든 짐승 중에서 제일 못난이
돼지야, 너는 어서 가거라.
그 구린 냄새 견딜 수 없다.

돼지는 스스로 뽐내며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소.
마갈(摩竭)과 앙(鴦) 두 나라엔
내가 너와 서로 싸운다고 소문이 났다.
너는 오너라. 나와 함께 싸우자
무엇이 무서워 달아나느냐?

호랑이는 이 말을 듣고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소.
온몸은 물론 털까지 다 더럽구나.
돼지야, 네 냄새 내게 물들까싶다.
네가 싸워서 이기기를 구한다면
나는 이제 너에게 승리를 주리라.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나도 역시 이와 같소. 만일 당신이 이 견취ㆍ욕취ㆍ에취ㆍ포취ㆍ치취를 끝내 버리지 않으면, 당신은 곧 스스로 한량없는 나쁜 일을 받고 또한 여러 사람들의 미움도 받을 것입니다. 비유하면 마치 저 호랑이가 돼지에게 승리를 주는 것과 같을 것이오.”

비사왕이 그 말을 듣고 말하였다.
“존자여, 처음에 해와 달의 비유를 들어 말했을 때엔 내가 듣자마자 곧 알 수 있어서 기뻐하며 받들어 받아들였습니다. 다만 나는 존자 구마라가섭에게서 위없는 최상의 묘한 지혜의 말씀을 듣고자 하여 묻고 또 물었던 것입니다. 나는 이제 구마라가섭께 귀의합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당신은 내게 귀의하지 말고 내가 귀의했던 부처님께 귀의하시오.”

비사왕이 말하였다.
“존자여, 나는 이제 부처님과 법과 비구승에게 귀의합니다. 원컨대 존자 구마라가섭께서는 부처님께서 나를 받아 들여 우바새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저는 오늘부터 이 몸이 다할 때까지 귀의하여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비로소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겠습니다.”

“비사여, 당신이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겠다고 하니, 몇 사람에게나 보시하고 언제까지나 계속하려 하시오.”

비사왕이 말하였다.
“100사람에게 보시하고 혹은 1천 사람에 이를 것이며, 1일ㆍ2일 혹은 7일 동안 계속하겠습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만일 왕이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되 100사람에게 보시하거나 혹은 천 사람에 이르며, 1일ㆍ2일 혹은 7일 동안 계속한다면 모든 곳의 사문(沙門) 범지(梵志)들도 다 ‘비사왕은 자기주장이 있어 오랫동안 받아 가지고 있었지만, 저 사문에게 항복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어 버렸다’는 말을 들을 것이오.
여러 곳에서 그 말을 들으면 멀리서 다 모여 오겠지만 7일 동안 행하는 왕의 보시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오. 만일 왕의 보시를 받지 못하게 되면 왕은 곧 복이 없을 것이며 오랫동안 그 안락을 누리지 못할 것이오. 비사왕이여, 그것은 마치 종자가 부서지지 않고 무너지지도 않으며 쪼개지지도 않고 터지지도 않으며 바람이나 햇빛이나 물속에서도 상하지 않으며, 가을에 잘 간직한 것과 같소. 그러나 아무리 저 거사가 좋은 밭을 깊이 갈고 땅을 잘 고른 뒤에 때맞추어 그 종자를 뿌리더라도 적절한 시기에 비를 맞지 않는다면 비사여, 당신의 생각은 어떠하오. 저 종자가 싹이 나서 자라게 되겠소?”

“아닙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당신도 역시 이와 같소. 만일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는데 100사람에게 보시하거나 혹은 천 사람에 이르기도 하며, 1일ㆍ2일 혹은 7일 동안을 계속한다면 여러 곳의 사문 범지들이 ‘비사왕은 자기주장이 뚜렷하여 오랫동안 지켜왔지만, 지금은 저 사문 구마라가섭에게 항복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어 버렸다’는 말을 들을 것이오.
모든 곳에서는 이 말을 듣게 되면 멀리서도 모여 오겠지만 7일 동안 왕이 보시하는 것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오. 만일 왕의 보시를 먹지 못하게 되면 왕은 곧 복이 없을 것이며 오랫동안 그 안락을 누리지 못할 것이오.”

비사왕이 다시 물었다.
“존자여, 내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당신은 마땅히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고 항상 오래도록 재(齋)법을 지키시오. 만일 비사왕이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고 오래도록 재법을 지키면 여러 곳의 사문 범지들이 다 ‘비사왕은 자기주장이 뚜렷하여 오랫동안 지켜왔었지만, 지금은 저 사문 구마라가섭에게 항복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어 버렸다’는 말을 들을 것이오.
모든 곳에서 그 말을 들으면 멀리서 다 모여들 것이니, 그들이 왕의 보시에 이르게 되면 왕은 곧 복이 있고 오랫동안 그 안락을 누리게 될 것이오. 비사여, 비유하면 마치 종자가 부서지지 않고 무너지지 않으며 쪼개지지도 않고 터지지도 않으며 바람이나 햇빛이나 물속에서도 상하지 않으며, 가을에 잘 간수해 둔 것과 같소. 만일 저 거사가 좋은 밭을 깊이 갈고 땅을 잘 고른 뒤에 때맞추어 종자를 뿌리고 제 때에 비가 내리면 비사왕이시여, 그대 생각에는 어떠하오. 저 종자가 싹이 나서 자랄 수 있겠소?”

비사왕이 말하였다.
“종자에서 싹이 나와 자랄 수 있을 것입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당신도 역시 이와 같소. 만일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고 항상 오래도록 재법을 지키면 모든 곳의 사문과 범지들이 다 ‘비사왕은 자기주장이 뚜렷하여 오랫동안 지켜왔지만, 지금은 저 사문 구마라가섭에게 항복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어 버렸다’는 말을 들을 것이오.
모든 곳에서 그 말을 듣고 나면 다 멀리서 몰려들 것이니, 그들이 모두 왕의 보시에 미치게 되면 왕은 곧 복이 있을 것이며 오랫동안 안락을 누리게 될 것이오.”

그러자 비사왕이 말하였다.
“존자여, 나는 지금부터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고 항상 오래도록 재법을 지키겠습니다.”

그때 존자 구마라가섭이 비사왕과 사화제(斯惒提)의 범지와 거사들을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한량없이 많은 방편으로써 그들을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한 뒤에 잠자코 있었다.
그때 비사왕과 사화제 범지와 거사들은 존자 구마라가섭이 그들을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자, 곧 자리에서 일어나 존자 구마라가섭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그 주위를 세 바퀴 돌고는 떠나갔다.

저 비사왕은 비록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는다고 하였지만, 그러나 매우 나쁘고 더러운 콩국과 나물에 오직 한 조각 생강, 그리고 거칠고 해진 베옷을 보시하였다. 그때 우다라(優多羅)라는 부엌을 감독하는 이가 있었다. 그는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을 때, 비사왕을 위해 상좌에게 부탁하여 주원(呪願)을 행하였다.
‘만일 이 보시로 인하여 복의 과보가 있더라도 비사왕이 금생이나 후생에는 받지 않게 하라.’
비사왕은 ‘우다라는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을 때에 항상 그를 위하여 상좌에게 부탁하여 주원하기를 〈만일 이 보시로 인하여 복의 과보가 있더라도 비사왕이 금생이나 후생에는 받지 않게 하라〉’고 하였다는 그 말을 듣고 나서, 곧 우다라를 불러 물었다.
“우다라여, 너는 참으로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을 때에, 나를 위해 상좌에게 부탁하여 주원하기를,〈만일 이 보시로 인하여 복의 과보가 있더라도 비사왕이 금생이나 후생에는 받지 않게 하라〉고 하였는가?”

우다라는 말하였다.
“진실로 그렇습니다. 천왕이여, 왜냐하면 천왕은 비록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는다 하지만 극히 나쁘고 더러운 콩국과 나물, 그리고 오직 한 조각 생강뿐이었습니다. 천왕이여, 이 음식은 손도 댈 수 없겠는데 하물며 직접 먹을 수 있겠습니까? 천왕이여, 천왕은 거칠고 해진 베옷을 보시하였습니다. 이 옷은 발로 밟을 수도 없겠는데 하물며 몸소 입을 수 있겠습니까? 나는 천왕을 공경하지만 보시한 물건에 대해서는 소중히 여기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천왕이여, 나는 이 나쁜 보시로 인해 생긴 과보를 왕에게 받게 하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비사왕은 이 말을 듣고 말하였다.
“우다라여, 너는 지금부터는 내가 먹는 음식과 똑같은 음식으로 대접하고, 내가 입는 옷과 똑같은 옷을 보시하라.”
그러자 우다라는 그 뒤로는 왕이 먹는 음식과 똑같은 음식으로 대접하고, 왕이 입는 옷과 똑같은 옷을 보시하였다.

그때 우다라는 비사왕을 위해 보시를 감독하여 실행하였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다음에는 4천왕천에 태어났다. 저 비사왕은 지극하지 않은 마음으로 보시를 행하였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다음에는 용수림(榵樹林)6)의 빈 궁전에 태어났다.

존자 교험발제(橋㷿鉢帝)7)는 자주 저 용수림 빈 궁전에 가서 노닐었다. 존자 교험발제는 멀리서 비사왕을 보고 곧 물었다.
“너는 누구냐?”

비사왕이 대답하였다.
“존자 교험발제여, 혹 염부주에 있는 사화제(斯惒提)의 비사라고 이름하는 자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습니까?”

“나는 염부주에 있는 사화제의 비사라는 왕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존자 교험발제여, 내가 곧 그 사람입니다. 옛날에는 비사왕이라고 이름하였었습니다.”

존자 교험발제가 다시 물었다.
“비사왕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후세란 없는 것이고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도 없는 것이다.’
그는 무엇으로 말미암아 여기에 나서 사천왕의 작은 용수림 빈 궁전에 살고 있는가?”

비사왕이 말하였다.
“존자 교험발제여, 나는 본래는 이러한 견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문 구마라가섭에게 항복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어 버렸습니다. 만일 존자 교험발제께서 다시 염부주에 내려가거든 부디 염부주 사람들에게 두루 이렇게 말해 주십시오.
‘만일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을 때에는 마땅히 지극한 마음으로 하고 손수 주고 스스로 가서 주고 지극한 믿음으로 주고 업이 있고 업의 과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주라. 왜냐하면 그것으로 인하여 보시의 과보를 받는데 사화제의 비사왕과 같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한 때문이다. 비사왕은 보시의 주인으로서 지극하지 않은 마음으로 보시하였기 때문에 4천왕의 작은 용수림 빈 궁전에 나서 의지하고 있다.’”
그때에 존자 교험발제는 잠자코 받아 주었다.

이에 존자 교험발제는 어느 때에 염부주에 내려가, 곧 모든 염부주 사람들에게 두루 말하였다.
“지극한 마음으로 주고 직접 손으로 주고, 몸소 가서 주고 지극한 믿음으로 주고, 업이 있고 업의 과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주라. 왜냐하면 이것으로 인하여 보시의 과보를 받는데 사화제의 비사왕과 같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한 때문이다. 비사왕은 보시의 주인으로서 지극하지 않은 마음으로 보시를 행하였기 때문에 4천왕의 작은 용수림 빈 궁전에 나서 살고 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이렇게 말하자 비사왕과 사화제의 범지ㆍ거사 그리고 여러 비구들은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주석
1 이 경의 이역경전으로는 송(宋)시대 법현(法賢)이 한역한 『대정구왕경(大正句王經)』이 있으며, 참고 문헌으로는 『장아함경』 제7권 「폐숙경(弊宿經)」이 있다.
2 교살라국(憍薩羅國)의 성읍(城邑).
3 또는 신화림(申惒林)으로 쓰기도 한다. 여기에서 시섭화(尸攝惒)는 나무 이름이다.
4 왕의 이름이다. 『장아함경』 제7권 「폐숙경」에는 폐숙(弊宿)으로 표기하고 있다.
5 송(宋)ㆍ원(元)ㆍ명(明) 3본에는 유사(有司)로 되어 있는데 어떤 일을 담당한 관리라는 뜻이다.
6 사천왕천 궁전의 이름이다. 송(宋)ㆍ원(元)ㆍ명(明) 세 본에는 모두 총수림궁전(叢樹林宮殿)으로 되어 있다.
7 존자의 이름으로 혹은 교범파제(憍梵波提)로 쓰기도 하며, 의역하면 우주(牛主)ㆍ우왕(牛王)ㆍ우적(牛跡)이라고 한다.
8 「왕상응품」에 수록된 글자 수는 총 53,536자인데 여기에서는 53,556자로 표기하여 20자가 더 많다. 이것은 앞에 제15권 각주에 밝혔듯이 15권에 수록된 총 글자 수와 차질에서 미친 영향인 듯하다.

해제보기

중아함경 제17권

7. 장수왕품(長壽王品) ①
이 품에는 모두 소경 15개가 수록되어 있으며, 제2 토성송에 해당된다.

장수왕본기경(長壽王本起經)ㆍ천경(天經)ㆍ팔념경(八念經)과
정부동도경(淨不動道經)이며
욱가지라경(郁伽支羅經)과
사계제삼족성자경(娑雞第三族姓字經)이며
범천청불경(梵天請佛經)과
유승천경(有勝天經)ㆍ가치나경(迦絺那經)이며
염신경(念身經)ㆍ지리미리경(支離彌離經)과
장로상존수면경(長老上尊睡眠經)이며
무자경(無刺經)ㆍ진인경(眞人經)과
설처경(說處經)이 맨 나중에 설해져 있다.

72) 장수왕본기경(長壽王本起經)1) 제1제2 소토성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사미국(拘舍彌國)2)에 유행하실 때에 구사라(瞿師羅) 동산에 계셨다.

그때에 구사미의 비구들이 자주 다투자 세존께서 구사미의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서로 다투지 말라. 이유가 무엇이냐?
만일 다툼으로 다툼을 막으려 하면
끝내 그침을 보지 못하며
오직 참는 것만이 다툼을 그치게 하리.
이 법은 존귀하다 할 만하다.

왜냐하면 옛날 구사라국(拘娑羅國)에 장수(長壽)라고 하는 왕이 있었고, 가사국(加赦國)에는 범마달다(梵摩達哆)라는 왕이 있었는데, 그 두 국왕은 늘 서로 다투곤 하였다. 그때 가사국왕인 범마달다가 코끼리군사ㆍ말군사ㆍ수레군사ㆍ걷는 군사 등 네 종류의 군사를 일으켰다. 네 종류의 군사를 일으켜 가사국왕 범마달다가 몸소 군사를 끌고 가서 구사라국왕 장수와 맞서 싸우려고 하였다. 구사라국왕 장수는 가사국왕 범마달다가 코끼리 군사ㆍ말 군사ㆍ수레 군사ㆍ걷는 군사 이 네 종류의 군사를 일으켜 자기와 싸우려 한다는 말을 들었다. 구사라국왕 장수도 그 말을 듣고 또한 코끼리 군사ㆍ말 군사ㆍ수레 군사ㆍ걷는 군사 네 종류의 군사를 일으켰다. 군사를 일으켜 구사라국왕 장수가 직접 군사를 끌고 나가 국경 사이에 진을 치고 서로 싸움이 붙었다. 그러자 구사라국왕 장수는 저 범마달다의 네 종류 군사인 코끼리 군사ㆍ말 군사ㆍ수레 군사ㆍ걷는 군사를 공격하여 모두 빼앗고 또 가사국왕 범마달다를 사로잡았다가 놓아주면서 그에게 말하였다.
‘너는 곤궁한 사람이다. 이제 용서하여 놓아주니 뒤에는 다시 그런 짓을 하지 말라.’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다시 두 번 세 번 코끼리 군사ㆍ말 군사ㆍ수레 군사ㆍ걷는 군사 이 네 종류의 군사를 일으켰다. 다시 몸소 군사를 끌고 가서 구사라국왕 장수와 싸웠다. 구사라국왕 장수는 가사국왕 범마달다가 다시 네 종류의 군사를 일으켜 자기와 싸우려 한다는 말을 들었다. 구사라국왕 장수는 그 말을 듣고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이미 그에게 이겼는데 또 무엇 때문에 꼭 이기려 할 것이며, 내가 이미 그를 항복받았는데 무엇 때문에 다시 항복받을 필요가 있겠으며, 내가 이미 그를 해쳤는데 다시 무엇 때문에 해칠 필요가 있겠느냐? 다만 빈 활로 그를 항복받으면 족하겠다.’
구사라국왕 장수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느긋한 마음으로 다시 네 종류의 군사를 일으키지 않고 또한 몸소 싸우러 나가지도 않았다. 그때 가사국왕 범마달다가 와서 쳐부수고, 구사라국왕 장수의 네 종류 군대를 모두 빼앗아 갔다.

그러자 구사라국왕 장수는 가사국왕 범마달다가 와서 자기의 네 종류 군대를 모두 빼앗아 갔다는 말을 듣고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싸움이란 참으로 이상한 것이다. 싸움이란 아주 나쁜 것이다. 이기고 나면 다시 상대방에게 져야 하고, 항복받고 나면 다시 상대에게 항복을 해야 하며, 해치고 나면 다시 상대에게 해침을 당해야 한다. 나는 이제 차라리 혼자 아내만 데리고 수레 하나에 함께 타고 바라내(波羅㮈)시로 달아나야겠다.’
그리고는 구사라국왕 장수는 곧 혼자서 아내만 데리고 수레 하나를 타고 바라내시로 달아났다. 구사라국왕 장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차라리 시골로 내려가서 책이나 읽으면서 지식이나 넓혀야겠다.’
구사라국왕 장수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시골로 내려가 학문을 배우고 지식을 넓혀 나갔다. 그렇게 널리 들어 아는 게 많아졌다 하여 곧 이름을 장수 박사(長壽博士)로 바꾸었다.

장수 박사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배울 만한 것을 나는 이제 다 배웠다. 나는 차라리 바라내시의 서울로 가서 이 거리 저 거리, 이 골목 저 골목에 머물면서 즐겁고 기쁜 낯빛으로 아름다운 소리를 내어 풍류나 하며 살자. 이렇게 하면 바라내시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은 이것을 들은 뒤에 틀림없이 매우 기뻐하며 스스로 즐거워할 것이다.’
장수 박사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바라내시로 가서 이 거리 저 거리, 이 골목 저 골목에 머무르면서 즐겁고 기쁜 낯빛으로 아름다운 소리를 내어 풍류를 연주하였다. 이렇게 하자 바라내시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은 이 연주를 듣고 매우 기뻐하며 스스로 즐거워하였다.

그때 가사국왕 범마달다의 바깥 권속이 그 연주를 들었고, 중간 권속과 안 권속 및 범지(梵志) 국사도 다 같이 그 연주를 들었다. 범지 국사는 그 연주를 듣고 나서 곧 불러 만나보려고 하였다. 그러자 장수 박사는 범지 국사가 있는 곳으로 나아가 그를 향해 서서 즐겁고 기쁜 낯빛으로 아름다운 소리를 내어 풍류를 연주하였다. 범지 국사는 그 노래 연주를 듣고 매우 기뻐하며 스스로 즐거워하였다. 이에 범지 국사가 장수 박사에게 말하였다.
‘너는 오늘부터 나를 의지하고 살라. 내가 마땅히 네가 필요로 하는 것을 다 공급해 주겠다.’
장수 박사가 말하였다.
‘존자여, 내게는 한 아내가 있습니다. 그를 어떻게 하리까?’
범지 국사가 대답하였다.
‘박사여, 너는 그 아내도 데리고 와서 우리 집에서 같이 살라. 내가 마땅히 보살펴 주겠다.’
그러자 장수 박사는 곧 그 아내를 데리고 범지 국사 집에 들어가 함께 살았고, 범지 국사는 곧 그들을 보살펴 주었다.

그 뒤에 장수 박사의 아내는 마음에 걱정이 생겨 이렇게 생각하였다.
‘네 종류의 군사로 하여금 노부(鹵簿:旌旗 따위의 儀仗)를 벌여 놓고 서릿발같이 잘 드는 칼을 뽑아 들고 천천히 지나가게 해놓고 내가 그것을 구경하면서, 또한 칼을 간 물을 마시고 싶다.’
장수 박사의 아내는 이렇게 생각하고 곧 장수 박사에게 말하였다.
‘나는 마음에 걱정이 생겨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네 종류의 군사로 하여금 의장을 벌여 세우고 서릿발 같이 잘 드는 칼을 뽑아 들고 천천히 지나가게 하고, 나는 그것을 두루 구경하면서 또 칼을 간 물도 마시고 싶습니다.’
장수 박사가 곧 아내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왜냐하면 우리들은 이제 범마달다왕에게 파괴되었다. 그대는 무엇으로 네 종류의 군사로 하여금 의장을 벌여 세우고 서릿발 같이 잘 드는 칼을 뽑아 들고 천천히 지나게 하고, 또 두루 보고 싶어 하며, 칼을 간 물을 마시고자 하는가?’
아내가 다시 말하였다.
‘만일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나는 살 희망이 생기겠지만 만일 그렇게 될 수 없다면 나는 틀림없이 죽을 것입니다.’

장수 박사는 곧 범지 국사에게 나아가 그를 바라보고 섰다. 낯빛은 시름에 겨워 참담했고 힘없는 음성으로 풍류를 연주하였다. 범지 국사는 그 연주를 듣고 기뻐할 수 없었다. 범지 국사가 물었다.
‘박사여, 그대는 본래부터 나를 바라보고 서서 즐겁고 기쁜 낯빛으로 아름다운 소리로 풍류를 연주하였고, 나는 그 음악을 듣고는 매우 기뻐하며 스스로 즐거워하였었다. 그런데 지금 그대는 무엇 때문에 나를 바라보고 서 있는데도 낯빛에 근심이 가득해 보이며, 힘없는 소리로 풍류를 연주하는가? 내가 지금 그런 음악을 듣고는 기뻐할 수가 없다. 장수 박사여, 너의 몸에 혹 병이 생긴 건 아닌가? 혹은 마음에 걱정이나 없는가?’

장수 박사가 말하였다.
‘존자여, 내 몸에는 아무 병도 없으며 다만 마음에 걱정이 있을 뿐입니다. 존자여, 내 아내가 마음에 근심을 품고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네 종류의 군대로 하여금 의장을 갖추고 서릿발 같은 칼을 뽑아 들고 천천히 지나가게 하고, 아내는 그것을 구경해보고 싶다고 합니다. 또 칼을 간 물을 얻어 마시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내가 곧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는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우리의 처지가 지금 이러하거늘 그대가 무엇으로 네 종류의 군대로 하여금 의장을 벌려 세우고 서릿발 같은 칼을 뽑아 들고 천천히 지나가게 해놓고, 그대가 그것을 구경하고 싶어 하는가? 또 칼을 간 물을 얻어 마시고자 하는가? 아내는 다시 내게 말했습니다. 〈만일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나는 살 희망이 생기겠지만 만일 그렇게 될 수 없다면 나는 틀림없이 죽을 것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존자여, 만일 아내가 온전하지 못하면 나도 역시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범지 국사가 물었다.
‘박사여, 너의 아내를 볼 수 있겠는가?’
‘존자여,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범지 국사는 장수 박사를 데리고 그의 아내가 있는 곳으로 갔다. 이 때 장수 박사의 아내는 덕이 있는 아들을 안고 있었다. 범지 국사는 장수 박사의 아내가 덕이 있는 아들을 안고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곧 오른 무릎을 땅에 꿇고 합장하고, 장수 박사의 아내를 향하여 두 번 세 번 찬탄하며 말하였다. 구사라국 왕이 태어나셨다. 구사라국 왕이 태어나셨다. 그리고 곧 좌우에 명하여 말하였다.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
범지 국사가 말하였다.
‘박사여, 그대는 염려하지 말라. 내가 그대의 아내에게 네 종류의 군대로 하여금 의장을 벌려 세우고 서릿발 같은 칼을 뽑아 들고 천천히 지나가는 모습을 보게 해주겠다. 또한 칼을 간 물도 마실 수 있도록 하겠다.’

그러자 범지 국사는 가사국왕 범마달다에게 나아가 말하였다.
‘천왕이여, 마땅히 아십시오. 덕 있는 별이 나타났습니다. 원컨대 천왕은 네 종류의 군사를 엄숙하게 하여 의장을 벌려 세우고 서릿발 같은 칼을 뽑아 들고 천천히 인도하여 나가 군대의 위엄을 떨치게 하고, 물로써 칼을 갈게 하십시오. 그리고 천왕은 직접 나가 그것을 보십시오. 천왕이여, 만일 그렇게 하면 반드시 좋은 보답이 있을 것입니다.’
가사국왕 범마달다가 곧 주병신(主兵臣)에게 명하였다.
‘너는 지금 마땅히 알라. 덕 있는 별이 나타났다. 너는 빨리 네 종류의 군대를 엄숙하게 하여 의장을 벌려 세우고, 서릿발 같은 칼을 뽑아 들고 천천히 인도해 나가 군사의 위엄을 떨치게 하라. 그리고 또 칼을 갈도록 하라. 내가 친히 나가 보겠다. 만일 이렇게 하면 좋은 과보가 있을 것이다.’
그때 주병신은 왕의 명령을 받고 곧 네 종류의 군사를 엄숙하게 하여 의장을 벌려 세우고, 서릿발 같은 칼을 뽑아 천천히 인도해 나가 군사의 위엄을 빛나게 하고 칼을 갈았다. 그리고 범마달다는 곧 몸소 나가 보았다.

이로 말미암아 장수 박사의 아내는 네 종류의 군사가 의장을 벌려 세우고 서릿발 같은 칼을 뽑아 들고 천천히 인도해 나가 군사의 위엄을 떨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다시 칼을 간 물을 얻어 마시게 되었다. 칼을 간 물을 마신 뒤에는 답답한 증세는 없어지고 이내 덕망이 있는 아들을 낳았다. 곧 이름을 장생 동자라 짓고 다른 사람에게 맡겨 은밀히 길러 날로 장대하여 갔다.
장생 동자가 만일 찰리 정생왕이 되면 천하를 바르게 다스려 큰 국토를 얻고, 온갖 기예(技藝)인 코끼리 다루기ㆍ말 타기ㆍ말 몰기ㆍ말달리기ㆍ활쏘기ㆍ손뼉 치기ㆍ그물 던지기ㆍ갈고리 던지기ㆍ수레 타기ㆍ연(輦) 타기 등 이러한 여러 가지 묘한 기예에 능숙하고, 몇 가지 묘한 촉사(觸事)도 특히 훌륭하며 용맹하고 굳세기가 세상 사람들보다 뛰어나며, 총명도 특출하게 뛰어나 그윽하고 은은한 것까지도 두루 통달하지 않은 것이 없을 것이다.

이에 범마달다는 구사라 국왕 장수가 박사가 되어 이 바라내시 성중에 있다는 말을 듣고 곧 측근에 명령하였다.
‘그대들은 빨리 가서 구사라국왕 장수를 잡아 두 손을 뒤로 묶어 나귀에 태우고, 나귀 울음소리처럼 나는 다 떨어진 북을 쳐서 두루 알리게 한 뒤에, 성 남문으로 나가 높은 표목 아래 앉히고 그 까닭을 따져 물어 보라.’
측근 신하들은 명령을 받고 곧 가서 구사라국왕 장수를 잡아 두 손을 뒤로 묶어 나귀에 태워 나귀 울음소리처럼 나는 다 떨어진 북을 쳐 두루 알린 뒤에 성 남문으로 나가 높은 표목 밑에 앉히고 그 까닭을 따져 물었다.

이때 장생 동자는 아버지의 뒤를 따라 측근에 모시고 있다가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천왕이여,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천왕이여,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제가 즉시 이 자리에서 반드시 구원해 드리겠습니다. 반드시 구원해 드리겠습니다.’
구사라왕 장수가 말하였다.
‘동자야, 참아야 한다. 동자야, 참아야 한다. 앙심을 품지 말고 다만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여러 사람들은 장수왕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곧 왕에게 그 말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왕은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이 동자는 총명하여 반드시 내 말을 이해할 것이다.’

그때에 장생 동자는 바라내시 성 안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에게 권하였다.
‘여러분,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고 구사라국왕 장수를 위하여 주원(呪願)하십시오. 이 복을 베풀므로 말미암아 원컨대 구사라국왕 장수로 하여금 안온하게 하고 해탈을 얻게 하십시오.’
그때 바라내 성 안에 살고 있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이 장생 동자를 위해 권장하고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았다. 그리고 또 구사라국왕 장수를 위해서 주원을 하였다. 이렇게 보시하여 복을 닦음으로써 구사라국왕 장수로 하여금 안온하게 하고 해탈하게 해 주기를 빌었다.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이 바라내시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이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고, 구사라국왕 장수를 위하여 이 복을 지음으로써 부디 구사라국왕 장수로 하여금 안온하게 하고 해탈을 얻게 하도록 주원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그 말을 듣고 곧 크게 두려워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이 바라내시 성중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이 나를 배반하지 않게 할 수 없을까? 그 일은 우선 제쳐 두고 나는 지금 급히 이 일부터 먼저 처리해 없애야겠다고 생각하였다.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측근에 명령하였다.
‘너희들은 빨리 가서 구사라국왕 장수를 죽여 일곱 토막을 내어라.’
측근 신하들은 명령을 받고 곧 가서 장수왕을 죽여 일곱 토막을 내었다.

이에 장생 동자는 바라내 성 안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을 권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 이것을 보시오.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모질고 무도(無道)하여 아무 죄도 없는 내 아버지 구사라국왕 장수를 구금하고 그 나라와 창고의 재물까지 빼앗고 그것도 모자라 혹독하고 억울하게 죽여서 일곱 토막을 내었습니다. 여러분은 가서 새 비단천으로 내 아버지의 일곱 토막 난 시체를 거두어 염하고, 일체의 향과 향나무를 쌓아 화장한 뒤에 사당을 세우고 나를 위해 글을 지어 범마달다에게 주면서 말하시오. 구사라국왕 장생 동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너는 뒷날 자손을 위해 재앙을 짓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가?〉라고 말입니다.’
그러자 바라내시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은 장생 동자의 권유를 듣고 곧 새 비단천을 가지고 가서 그 일곱 토막 난 시체를 거두어 염하고 일체의 향과 향나무를 쌓아 그것을 화장한 뒤에 사당을 세우고, 다시 그를 위하여 글을 지어 범마달다에게 주면서 말하였다.
‘구사라국왕 장생 동자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너는 뒷날의 자손을 위하여 재앙을 짓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가?〉라고 말입니다.’

이에 장수왕의 아내가 장생 동자에게 말하였다.
‘너는 마땅히 알라. 이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모질고 무도하여 아무 죄도 없는 너의 아버지 구사라국왕 장수를 구금했고, 그 나라는 물론 창고에 있던 재물까지 빼앗았으며 혹독하고 억울하게 죽여 일곱 토막을 내었다. 동자야, 너는 와서 나와 함께 수레를 타고 달아나 바라내시를 빠져나가자. 만일 떠나지 않으면 장차 화가 너에게도 미칠 것이다.’
이에 장수왕의 아내는 장생 동자와 함께 한 수레를 타고 달려서 바라내시를 빠져나갔다. 그때에 장생 동자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차라리 시골로 내려가서 학문을 연마하여 지식이나 넓혀야겠다.’
장생 동자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시골로 내려가 학문을 연마하고 지식을 넓혔다. 이렇게 지식을 넓혔기 때문에 곧 이름을 바꾸어 장생 박사라고 하였다.

장생 박사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배워야 할 것을 나는 이미 다 배웠다. 나는 차라리 바라내시로 가서 이 거리 저 거리와 이 골목 저 골목을 다니면서 즐겁고 기쁜 낯빛으로 묘한 음성의 풍류를 연주하겠다. 그렇게 하면 바라내시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은 그것을 듣고 매우 기뻐하여 스스로 즐거워할 것이다.’
장생 박사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바라내시로 가서 이 거리 저 거리와 이 골목 저 골목을 다니면서 즐겁고 기쁜 낯빛으로 묘한 음성의 풍류를 연주하였다. 이렇게 하자 바라내시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은 그것을 듣고 매우 기뻐하고 스스로 즐거워하였다. 이에 가사국왕 범마달다의 바깥 권속이 들었고 중간 권속ㆍ안 권속ㆍ범지 국사 등 이렇게 잇따라 들었으며, 마침내는 가사국왕 범마달다도 듣고 곧 불러서 만나 보려고 하였다.

그리하여 장생 박사는 곧 가사국왕 범마달다에게 나아가 그를 향해 서서 즐겁고 기쁜 낯빛으로 묘한 음성의 풍류를 연주해 주었다. 이렇게 하자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그것을 듣고 매우 기뻐하고 스스로 즐거워하였다. 이에 가사국왕 범마달다가 말하였다.
‘박사여, 너는 오늘부터 나를 의지하여 살아가도록 하라. 내가 모든 것을 공급해 주겠다.’
이에 장생 박사는 곧 그를 의지하여 살아갔다.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곧 그에게 모든 것을 공급해 주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마침내 그를 신임하여 전부를 그에게 맡겼다. 그리하여 몸을 보호하는 호신용 칼마저 장생 박사에게 주었다.

그때에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곧 마부에게 명령하였다.
‘너는 수레를 준비하라. 내가 사냥하러 나가고자 한다.’
마부는 명령을 받고 곧 수레를 채비한 뒤에 돌아와 말하였다.
‘수레 준비를 이미 마쳤습니다. 천왕의 뜻대로 하십시오.’
이에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곧 장생 박사와 함께 수레를 타고 나갔다. 장생 박사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모질고 무도하여 아무 죄도 없는 우리 아버지 구사라국왕 장수를 구금하고, 그 나라와 창고의 재물까지 빼앗았으며 혹독하고 억울하게 죽여 일곱 토막을 내었다. 나는 이제 수레를 몰아 네 종류의 군사와 떨어져 있게 하여 제각기 다른 곳에 있게 하겠다.’
장생 박사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수레를 몰아 네 종류의 군사를 제각기 떨어뜨려 각각 다른 곳에 있게 하였다.

그때에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진흙길을 애써 건너고 바람과 더위에 시달려 괴롭고 목마르고 피로가 극에 달하여 눕고 싶기만 했다. 그는 곧 수레에서 내려 장생 박사 무릎을 베고 잠이 들었다. 이에 장생 박사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모질고 무도하여 아무 죄도 없는 우리 아버지를 구금하고, 그 나라와 창고의 재물까지 빼앗았으며 결국은 혹독하고 억울하게 우리 아버지를 죽여 일곱 토막을 내었다. 그런데 오늘 그가 마침 내 손 안에 있다. 마땅히 원수를 갚으리라.’
장생 박사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칼을 빼어 가사국왕의 목 위에 대고 이렇게 중얼거렸다.
‘내가 이제 너를 죽이겠다. 내가 이제 너를 죽이겠다.’
장생 박사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잘못하는 짓이다. 왜냐하면 아버지께서 옛날 높은 표목 아래서 임종하실 때 내게 말씀하신 것을 나는 기억한다. 〈동자야, 참아야 한다. 동자야, 참아야 한다. 앙심을 품지 말고 다만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하셨다.’
이것을 생각한 뒤에 그는 칼을 들어 도로 칼집에 넣었다.

그때에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꿈에서 구사라국왕 장수의 아들 장생 동자가 손으로 예리한 칼을 뽑아 자기 목 위에 대고 이렇게 중얼거리는 것을 알았다.
‘내가 이제 너를 죽이겠다. 내가 이제 너를 죽이겠다.’
그 말을 듣고는 두려워서 모골이 송연해졌다. 그리고 곧 놀라 깨어 벌떡 일어나 장생 박사에게 말했다.
‘너는 마땅히 알라. 내 꿈에 구사라국왕 장수의 아들 장생 동자가 손으로 예리한 칼을 뽑아 내 목 위에 대고 〈내가 마땅히 너를 죽이겠다. 내가 마땅히 너를 죽이겠다〉고 중얼거리는 것을 들었다.’

장생 박사는 이 말을 듣고 말하였다.
‘천왕이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천왕이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왜냐하면 저 구사라국왕 장수의 아들 장생 동자는 바로 나입니다. 천왕이여,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모질고 무도하다. 아무 죄도 없는 우리 아버지를 구금하고, 그 나라와 창고의 재물까지 빼앗았으며, 결국엔 혹독하고 억울하게 우리 아버지를 죽여 일곱 토막을 내었다. 그런데 오늘 그는 결국 내 손 안에 있다. 마땅히 원수를 갚으리라〉고 말입니다. 천왕이여, 나는 예리한 칼을 빼어 왕의 목 위에 대고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내가 이제 너를 죽이겠다. 내가 이제 너를 죽이겠다〉고 말입니다. 천왕이여, 나는 다시 생각하였습니다. 〈내가 잘못하는 짓이다. 왜냐하면 나는 아버지께서 옛날 높은 표목 아래서 임종하실 때에 내게 말씀하신 것을 기억한다. 동자야, 참아야 한다. 동자야, 참아야 한다. 앙심을 품지 말고 다만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하시지 않았는가?〉 그 말을 생각한 뒤에 칼을 들어 도로 칼집에 넣었습니다.’

가사국왕 범마달다가 말하였다.
‘동자여, 너는 〈동자야, 참아야 한다. 동자야, 참아야 한다〉고 말하였다. 나는 이미 그 뜻을 알았다. 동자여, 너는 또 말하기를 〈앙심을 품지 말고 다만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였다. 이것은 무슨 뜻인가?’
장생 동자가 대답하였다.
‘천왕이여, 앙심을 품지 말고 다만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이것을 말한 것입니다.’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이 말을 듣고 말하였다.
‘동자여, 오늘부터 내가 다스리는 나라를 다 너에게 주고 네 아버지의 나라도 너에게 돌려주겠다. 왜냐하면 네가 한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곧 내게 은혜를 베풀어 목숨을 살려 주었기 때문이다.’
장생 동자는 이 말을 듣고 말하였다.
‘천왕의 본국은 그대로 천왕의 것입니다. 우리 아버지의 나라만 돌려받으면 됩니다.’

이에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장생 동자와 함께 수레를 타고 돌아와 바라내 성으로 들어가 정전 위에 앉아서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이 만일 구사라국왕 장수의 아들 장생 동자를 본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모든 신하들은 이 말을 들었다. 그중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하였다.
‘천왕이여, 만일 그를 본다면 마땅히 그 손을 잘라버리겠습니다.’
어떤 이는 또 이렇게 말하였다.
‘천왕이여, 만일 그를 본다면 마땅히 그 발을 잘라버리겠습니다.’
어떤 이는 다시 이렇게 말하였다.
‘마땅히 그 목숨을 끊어버리겠습니다.’
가사국왕 범마달다가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구사라국왕인 장수왕의 아들 장생 동자를 보고자 한다면 여기 있는 이분을 보라. 너희들은 악의를 가지고 이분을 대하지 말라. 왜냐하면 이 동자가 한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은혜를 베풀어 나의 목숨을 살려주었다.’
이에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왕이 목욕하는 물로써 장생 동자를 목욕시키고 왕이 바르는 향을 발라 주고 왕이 입는 옷을 입히고 황금 평상에 앉힌 뒤에, 제 딸을 아내로 주어 그 본국으로 돌려보냈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을 이으셨다.
“비구들아, 그는 국왕 찰리(刹利) 정생왕(頂生王)으로서 큰 나라의 주인이 되어 천하를 바르게 다스리고 스스로 욕됨을 참아 내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이가 욕됨을 참는 것을 보면 칭찬하였으며, 스스로 사랑하는 마음을 실천하였을 뿐만 아니라 다른 이에게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것을 보면 칭찬하였으며, 스스로 은혜를 베풀었을 뿐만 아니라 또 남이 은혜를 베푸는 것을 보면 칭찬하였다. 비구들아, 너희들도 마땅히 이렇게 하라.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우되 마땅히 욕됨을 참고 또 다른 이가 욕됨을 참는 것을 보거든 칭찬하며, 스스로 사랑하는 마음을 실천하고 다른 이가 사랑하는 마음을 실천하거든 또 칭찬하며, 스스로 은혜를 베풀고 다른 이가 은혜를 베풀거든 그 또한 칭찬해야 한다.”

이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
“세존 법주(法主)께서는 이제 잠깐만 계십시오. 세존께서는 우리를 인도해 말씀하셨는데, 우리들이 어떻게 저들을 인도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에 세존께서는 구사미의 모든 비구들의 소행, 곧 위의ㆍ예절ㆍ배운 바ㆍ익힌 것에 대하여 기뻐하지 않으시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약간의 말로써
가장 높은 무리를 파괴하네.
거룩한 무리를 파괴할 때에
능히 꾸짖어 말리는 이 없구나.

몸을 부수고 목숨을 끊고
코끼리ㆍ소ㆍ말ㆍ재물을 빼앗고
나라를 부수어 다 멸망시켜도
그는 오히려 일부러 화해하였네.

하물며 너는 작은 말로 꾸짖어
능히 화합을 이루지 못함이랴.
만일 참 이치를 생각하지 않으면
맺힌 원한이 어찌 끝나리.

꾸짖고 욕하며 탓하기 자주해도
능히 화합을 이루며
만일 진실한 이치를 생각하면
원한의 맺힘은 반드시 끝나게 되리.

만일 다툼으로써 다툼을 그치게 하려 하면
끝끝내 다툼은 쉬지 않는다.
오직 참음만이 다툼을 쉬게 하며
이 법만이 존귀할 뿐이다.

지혜 있는 진인(眞人) 향해 성내고
입으로 불량한 말을 하면서
모니(牟尼) 성인을 비방하는 것
이것은 가장 천하고 지혜롭지 못한 일이네.

다른 사람은 이런 이치 모르고
오직 나만이 혼자 아는데,
만일 능히 이치를 아는 자이면
그는 성냄을 곧 그치게 되리.

만일 반드시 친구가 되어
슬기로운 사람과 함께 선(善)을 닦으면
본래 고집하던 생각 버리고
기뻐하며 항상 서로 따르리.

만일 반드시 친구를 얻지 못해
지혜로운 사람이 혼자 선을 닦으면
왕이 가혹하게 나라를 다스리는 것 같고
코끼리가 홀로 들에 있는 것 같네.

혼자 다니더라도 악은 짓지 말라
코끼리가 홀로 들에 있는 것처럼
혼자 다니더라도 착한 일 하고
악한 사람과 서로 어울리지 말라.

수행할 때 좋은 벗 얻지 못하고
자기와 같은 사람 함께하지 못하거든
마땅히 마음먹고 혼자 살면서
악한 사람과 서로 어울리지 말라.

그때에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신 뒤에 곧 여의족(如意足)으로써 허공을 타고 가서, 바라루라(婆羅樓羅)라는 마을에 이르셨다. 이때에 바라루라 마을에는 존자 바구(婆咎)라는 석씨 집안의 아들이 있었다. 낮이나 밤이나 자지 않고 부지런히 힘써 도를 닦으며 마음과 행동이 늘 고요해 도품(道品:37助道品)의 법에 머물러 있었다. 존자 석씨 가문의 아들은 멀리서 부처님이 오시는 것을 보고는 가서 맞이하여 부처님의 가사와 발우를 받들고 부처님을 위해 자리를 펴고 물을 길어다 발을 씻어 드렸다. 부처님께서 발을 씻으신 뒤에 존자 석씨 가문의 아들인 바구의 자리에 앉으신 다음에 말씀하셨다.
“바구 비구야, 너는 늘 안온하며 부족한 것은 없느냐?”

존자 바구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늘 안온하며 부족한 것도 없습니다.”

세존께서 다시 물으셨다.
“바구 비구야, 어떻게 안온하며 또한 부족한 것도 없느냐?”

존자 바구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낮이나 밤이나 자지 않고 부지런히 힘써 도를 행하며, 마음과 행동이 늘 고요해 도품의 법에 머물러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렇게 저는 항상 안온하며 부족한 것도 없습니다.”

세존께서 다시 생각하셨다.
‘이 족성자는 안락하게 유행(遊行)하는구나. 나는 이제 그를 위하여 설법하리라.’
이렇게 생각하신 뒤에 곧 존자 바구를 위해 설법하셔서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셨다. 한량없는 방편으로써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신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호사림(護寺林)으로 가셨다. 호사림에 들어가 어떤 나무 밑에 이르러 니사단(尼師檀)을 펴고 가부를 맺고 앉으셨다.

세존께서 다시 생각하셨다.
‘나는 이미 저 구사미(拘舍彌)의 모든 비구들에게서 벗어나게 되었다. 저들은 자주 서로 싸우고 서로 헐뜯으며, 서로 미워하고 서로 성내어 언쟁을 벌인다. 나는 저쪽 구사미의 비구들이 사는 곳은 생각하기조차 싫다.’

마침 그때에 어떤 큰 코끼리 한 마리가 있었는데, 코끼리들의 왕이 되었다. 그 코끼리는 코끼리 떼를 떠나 혼자 노닐다가 그 또한 호사림으로 왔다. 호사림에 들어와 현사라(賢娑羅)나무 밑에 이르러 그 나무에 기대섰다. 그때에 큰 코끼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미 저 많은 코끼리떼의 암코끼리ㆍ수코끼리ㆍ크고 작은 코끼리 새끼들에게서 벗어나게 되었다. 저 숱한 코끼리 떼들은 늘 앞서가려고 하여, 그 때문에 풀이 짓밟히고 물도 흐려졌다. 나는 그때에는 저 짓밟힌 풀을 먹고 흐린 물을 마셨었다. 그런데 이제는 새로 돋아난 풀을 먹고 맑은 물을 마시게 되었다.’

이에 세존께서는 남의 마음을 아는 지혜로써 저 큰 코끼리가 마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아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한 큰 코끼리도 보통 코끼리들처럼
몸을 이루고 어금니를 갖추었다.
마음을 대중들 마음과 같이 하면서
혼자서 숲에 살며 즐기는 것 같으리.

이에 세존께서는 호사림에서 가사를 거두고 발우를 가지시고 반나만사사(般那蔓闍寺) 숲으로 가셨다. 그때에 반나만사사 숲에는 세 족성자(族姓子)가 함께 살고 있었으니 그들의 이름은 존자 아나율타(阿那律陀)ㆍ존자 난제(難題)ㆍ존자 금비라(金毘羅)였다. 그 존자들의 실천 방법은 이러하였다. 곧 만일 누구나 걸식하고 먼저 돌아온 이가 있으면 자리를 깔고 물을 긷고 발 씻는 대야를 내어놓고, 발 씻는 발판과 종아리 닦는 수건과 물병ㆍ물동이를 제자리에 두고, 만일 빌어 온 밥을 다 먹을 수 있으면 다 먹지만, 만일 남기게 되면 그릇에 담아 뚜껑을 덮어둔다. 밥을 먹은 뒤에는 발우를 거두고 손발을 씻고 니사단(尼師檀)을 어깨에 걸치고 방에 들어가 연좌(燕坐)한다. 만일 걸식하고 뒤에 돌아오는 자가 있어서 밥을 먹을 수 있으면 또한 다 먹고, 만일 모자라면 먼저 남은 밥을 가져다 먹을 만큼 먹고, 남게 되면 곧 쏟아서 깨끗한 땅에나 벌레 없는 물속에 담그고 밥그릇을 가져다 깨끗이 씻고 닦은 뒤에는 한쪽에 치워 둔다. 평상 자리를 걷고 발 씻는 발판을 거두고, 종아리 닦는 수건을 거두고, 발 씻는 대야ㆍ물병ㆍ물동이를 치우고 식당을 청소하고, 뒷간을 깨끗이 소제한 뒤에는 가사와 발우를 챙기고 손발을 씻고, 니사단을 어깨에 걸치고 방에 들어가 연좌하였다.

그 존자들은 해질 무렵이 되어 만일 연좌에서 먼저 일어난 자가 있어 물병과 물동이가 비어 물이 없는 것을 보면, 곧 가지고 가서 힘겹지 않으면 물을 들고 와서 한쪽에 두고, 만일 힘에 겨우면 곧 손뼉을 쳐 다른 비구를 불러 둘이서 함께 들고 와서 한쪽에 두되 서로 말하지도 않고 서로 묻지도 않았다. 그 존자들은 닷새에 한 번씩 모여 혹은 함께 설법하고 혹은 부처님처럼 침묵하였다.

이에 동산지기는 세존께서 오시는 것을 멀리서 바라보고 가로막고 꾸짖으며 말하였다.
“사문(沙門)이여, 사문이여,이 숲에 들어오지 마시오. 지금 이 숲에는 세 명의 족성자가 있으니, 그들은 곧 존자 아나율타와 존자 난제와 존자 금비라입니다. 저들이 만일 당신을 보면 혹 언짢아할지도 모른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대 동산지기야, 저들이 만일 나를 보면 반드시 좋다 하면 했지 절대로 언짢아하지는 않을 것이다.”

존자 아나율타는 세존께서 오시는 것을 멀리서 바라보고 그들을 꾸짖었다.
“너 동산지기야, 세존을 꾸짖지 말라. 너 동산지기야, 선서(善逝)를 막지 말라. 왜냐하면 이분은 바로 나의 세존이신데 지금 오셨기 때문이다. 나의 선서가 오셨기 때문이다.”
존자 아나율타는 나와서 세존을 맞이하고 부처님의 가사와 발우를 받았다. 존자 난제는 부처님을 위하여 평상을 펴고, 존자 금비라는 부처님을 위하여 물을 떠다 바쳤다.

그때 세존께서는 손발을 씻으신 뒤에 존자가 편 자리에 앉으셨다. 앉으신 다음에 물으셨다.
“아나율타야, 너는 항상 안온하며 부족한 것은 없느냐?”

존자 아나율타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항상 안온하며 부족한 것이 없습니다.”

세존께서 다시 아나율타에게 물으셨다.
“아나율타야, 어떤 것이 안온한 것이며 또한 부족함이 없는 것이냐?”

존자 아나율타가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내게는 좋은 이익이 있고 큰 공덕이 있다. 곧 나는 이러한 범행자(梵行者)들과 함께 수행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항상 이 범행자들을 향하여 자애로운 마음으로 몸으로 짓는 업을 실천하여 알아주거나 알아주지 않거나 간에 평정하여 달리 대하지 않으며, 자애로운 마음으로 입으로 짓는 업을 실천하고, 자애로운 마음으로 뜻으로 짓는 업을 실천하여 알아주거나 알아주지 않거나 간에 평정하여 달리 대하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나는 이제 내 마음을 버리고 저분들의 마음을 따르자’고 말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곧 제 마음을 버리고 저분들의 마음을 따르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일찍이 한번도 언짢은 마음을 가진 적이 없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렇게 저는 항상 안온하며 부족한 것이 없었습니다.”

존자 난제에게 물으셨으나 대답은 또한 이와 같았다.

다시 존자 금비라에게 물으셨다.
“너도 항상 안온하며 부족한 것이 없느냐?”

존자 금비라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도 항상 안온하며 부족한 것이 없습니다.”

“금비라야, 어떤 것이 안온한 것이며 또한 부족함이 없는 것이냐?”
존자 금비라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내게는 좋은 이익이 있고 큰 공덕이 있다. 곧 나는 이러한 범행자들과 함께 수행한다’고 말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항상 저 범행자들을 향하여 자애로운 마음으로 몸으로 짓는 업을 실천하되, 알아주거나 알아주지 않거나 간에 평정하여 달리 대하지 않으며 자애로운 마음으로 입으로 짓는 업을 실천하고, 자애로운 마음으로 뜻으로 짓는 업을 실천하되 알아주거나 알아주지 않거나 간에 평정하여 달리 대하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이제 내 마음을 버리고 저분들의 마음을 따르자’고 말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곧 제 마음을 버리고 저 여러분의 마음을 따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일찍이 한번도 언짢은 마음을 가진 적이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렇게 저는 항상 안온하며 부족한 것이 없습니다.”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아나율타여, 그렇게 너희들은 항상 서로 화합하고 안락하여 다툼이 없으며, 한마음으로 한 스승을 섬기면서 물과 젖이 하나로 화합하듯 하는구나. 사람으로서 최상의 법을 얻어 등급이 있게 안락한 곳에 머물고 있느냐?”

“세존이시여, 그러합니다. 저희들은 항상 서로 화합하고 안락하여 다툼이 없으며, 한마음으로 한 스승을 섬기면서 물과 젖이 하나로 합해지듯 하며, 사람으로서 최상의 법을 얻어 등급이 있게 안락하게 지냅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광명을 얻어 곧 색을 보는데, 그 색에서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합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아나율타야, 너희들은 이 모습[相]에 대하여 통달하지 못하였구나. 곧 어떤 상으로 광명을 얻어 색을 보면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할 것이다. 아나율타야, 나도 본래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를 미처 깨닫지 못하였을 때에는 또한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하였었다. 아나율타야,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무슨 걱정이 있어 나로 하여금 선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나타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하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정근(精勤)하여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몸이 그쳐 머무르며,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가 있고 어리석음이 없어 결정된 한마음을 얻었다.

아나율타야,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정근하여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몸이 그쳐 머무르며,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가 있고 어리석음이 없어 결정된 한마음을 얻었다. 만일 세상에 도가 없더라도 나는 그것을 볼 수 있고 알 수 있을 것인가?’
내 마음속에는 이런 의심하는 병이 생겼다. 이 의심하는 병으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이 이내 소멸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이제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내 마음속에 의심 병이 생기지 않도록 하자.’
아나율타야, 나는 이 병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래서 문득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무슨 병이 있어 나로 하여금 선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마저 이내 다시 멸하고 마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생각 없는 병이 생겼다. 이 생각 없는 병으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마저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이제 꼭 이렇게 생각하여야 했다.
‘내 마음속에 의심 병을 내지 않고 생각 없는 병을 내지 않도록 하자.’
아나율타야, 나는 이 병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래서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무슨 병이 있어 나로 하여금 선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마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몸으로 인해 생겨나는 질병에 대하여 생각하는 걱정이 생겼다. 이 몸으로 인해 생겨나는 질병에 대하여 생각하는 걱정으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도 이내 다시 소멸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이제 꼭 이렇게 생각해야 했다.
‘나는 마음속에 이런 걱정을 하지 말고 생각 없는 걱정도 내지 말며 또 몸으로 인해 생겨나는 질병에 대하여 생각하는 걱정을 일으키지 말자.’
아나율타야, 나는 이런 걱정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래서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무슨 걱정이 있어 나로 하여금 선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이 이내 다시 소멸하고 마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 속에 수면(睡眠)에 대한 걱정이 생겼다. 이 수면에 대한 걱정으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이제 꼭 이렇게 생각해야 했다.
‘내 마음속에 의심하는 걱정을 내지 않고 생각 없는 걱정을 내지 않으며 몸으로 인해 생겨나는 질병에 대하여 생각하는 걱정을 내지 않고 또한 수면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자.’
아나율타야, 나는 이런 걱정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서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래서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하였다.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무슨 병이 있어 나로 하여금 선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마저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마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지나친 정근(精勤)의 걱정거리가 생겼다. 이 지나친 정근으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도 이내 다시 소멸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마치 역사(力士)가 파리를 사로잡으려 하면서 너무 성급하게 굴면 파리가 곧 죽는 것처럼, 아나율타야, 내 마음속에는 지나친 정근에 대해 걱정이 생겼다. 이 정근에 대해 걱정으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도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꼭 이렇게 생각했어야 했다.
‘내 마음속에 의심에 대한 걱정을 내지 않고 생각 없는 데 대한 걱정을 내지 않으며 몸으로 인해 생겨나는 질병에 대하여 생각하는 걱정을 내지 않고 수면에 대한 걱정을 내지 않으며 또한 지나친 정근에 대한 걱정을 내지 않게 하자.’
아나율타여, 나는 이 병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래서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무슨 걱정이 있어 나로 하여금 선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도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마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너무 게으름을 피우는 걱정거리가 생겼다. 이 너무 게으름을 피우는 걱정거리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도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마치 역사가 파리를 잡으려 할 때에 너무 느리게 행동하면 파리는 곧 날아가 버리는 것처럼, 아나율타야, 내 마음속에는 너무 게으름을 피우는 걱정거리가 생겼다. 이 너무 게으름을 피우는 걱정거리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이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이제 꼭 이렇게 생각해야 했다.
‘내 마음속에는 의심으로 인한 걱정을 내지 않고 생각 없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않으며 몸으로 인해 생겨나는 질병에 대해 생각하는 걱정을 내지 않고 수면에 대한 걱정을 내지 않으며 지나친 정근에 대한 걱정을 내지 않고 또한 너무 게으름을 피우는 걱정을 내지 말자.’
아나율타야, 나는 이 병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리하여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 무슨 걱정거리가 있어 나로 하여금 선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마저 이내 다시 소멸하고 마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두려움에 대한 걱정이 생겼다. 이 두려움에 대한 걱정으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도 이내 다시 소멸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마치 사람이 길을 갈 때에 사방에서 도적이 나타나면 그 사람은 그것을 보고 두려워하고 겁이 나서 모골이 송연해지는 것처럼, 아나율타야, 내 마음속에는 두려움에 대한 걱정이 생겼다. 이 두려움에 대한 걱정으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이제 꼭 이렇게 생각하여야 했다.
‘내 마음속에 의심에 대한 걱정을 내지 않고 생각 없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몸으로 인해 생겨나는 질병을 염려하는 걱정을 내지 말고 잠자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지나친 정근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고 너무 게으름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또한 두려움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자.’
아나율타야, 나는 이 걱정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리하여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 무슨 걱정이 있어 나로 하여금 선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색을 본 광명도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마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기뻐하는 걱정이 생겼다. 이 기뻐하는 걱정으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도 이내 다시 소멸되었다.’
아나율타야, 마치 사람이 일찍이 어떤 보배 창고를 구하였다가 갑자기 네 보배 창고를 얻어, 그걸 보고는 곧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처럼, 아나율타야, 내 마음속에는 기쁨이 생겼다. 이 기쁨으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되었다.

아나율타야, 나는 꼭 이렇게 생각해야 했다.
‘내 마음속에 의심에 대한 걱정을 내지 않고 생각 없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않으며 몸에 생기는 질병에 대하여 염려하는 걱정을 내지 않고 잠자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않으며 지나친 정근에 대한 걱정을 내지 않고 너무 게으름을 피우는데 대한 걱정을 내지 않으며 두려움에 대한 걱정을 내지 않고 또한 기뻐하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자.’
아나율타야, 나는 이 병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리하여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무슨 병이 있어 나로 하여금 선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색을 본 광명도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마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뽐내는 걱정거리가 생겼다. 이 뽐내는 걱정거리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도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이제 꼭 이렇게 생각해야 했다.
‘내 마음속에 의심에 대한 걱정을 내지 않고 생각 없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몸에 생기는 병에 대하여 염려하는 걱정을 내지 말고 잠자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지나친 정근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고 너무 게으름을 피우는데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두려움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고 기뻐하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또한 뽐내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자.’
아나율타야, 나는 이 병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리하여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무슨 걱정거리가 있어 나로 하여금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을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도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마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약간의 생각하는 걱정거리가 생겼다. 이 약간의 생각하는 걱정거리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되었다.’

아나율타야, 나는 이제 꼭 이렇게 생각해야 했다.
‘내 마음속에 의심하는 걱정을 내지 말고 생각 없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몸에 생기는 병에 대하여 염려하는 걱정을 내지 말고 잠자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지나친 정근으로 인한 걱정을 내지 말고 너무 게으름을 피우는 데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두려움으로 인한 걱정을 내지 말고 기뻐하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뽐내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고 또한 약간의 생각하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자.’
아나율타야, 나는 이 병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래서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무슨 걱정거리가 있어 나로 하여금 선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은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색을 본 광명도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마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색을 관찰하지 않는 걱정거리가 생겼다. 이 색을 관찰하지 않는 걱정거리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되었다.’
아나율타야, 나는 꼭 이렇게 생각해야 했다.
‘내 마음속에 의심으로 인한 걱정을 내지 말고 생각 없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몸에 생기는 병에 대하여 염려하는 걱정을 내지 말고 잠자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지나친 정근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고 너무 게으름을 피우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두려움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고 기뻐하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뽐내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고 약간의 생각하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또한 색을 관찰하지 않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자.’
아나율타야, 나는 이 걱정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리하여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다.
아나율타야, 만일 내가 마음에 의심으로 인해 걱정을 내면 그 마음은 청정을 얻고 마음에 생각이 없는 것에 대한 걱정, 몸에 생기는 질병을 염려하는 걱정, 잠자는 것에 대한 걱정, 지나친 정근에 대한 걱정, 너무 게으름을 피우는 것에 대한 걱정, 두려움에 대한 걱정, 희열에 대한 걱정, 뽐내는 것에 대한 걱정, 약간의 생각하는 것에 대한 걱정, 색을 관찰하지 않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면 그 마음은 청정을 얻는다.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마땅히 세 가지 선정을 닦고 배우자. 곧 유각유관정(有覺有觀定)을 닦고 배우며 무각소관정(無覺少觀定)을 닦고 배우며 무각무관정(無覺無觀定)을 닦고 배우자.’
아나율타야, 나는 세 가지 선정을 닦고 배웠다. 곧 유각유관정을 닦고 배우고 무각소관정을 닦고 배웠으며 무각무관정을 닦고 배웠다. 만일 내가 유각유관정을 닦으면 마음은 곧 무각소관정으로 향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결코 이 지견을 잃지 않았다. 아나율타야, 이렇게 하여 나는 이러한 것을 안 뒤에는 낮과 밤이 다하도록 유각유관정을 닦고 배웠다. 아나율타야, 나는 그때에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만일 내가 유각유관정을 닦고 배우면 마음은 곧 무각무관정으로 향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결코 이 지견을 잃지 않았다. 아나율타야, 이렇게 하여 나는 이러한 것을 안 뒤에는 낮이 다하고 밤이 다하도록 유각유관정을 닦고 배웠다. 아나율타야, 나는 그때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아나율타야, 만일 내가 무각소관정을 닦고 배우면 마음은 곧 유각유관정으로 향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결코 이 지견을 잃지 않았다. 아나율타야, 이렇게 하여 나는 이것을 안 뒤에는 낮이 다하고 밤이 다하도록 무각소관정을 닦고 배웠다. 아나율타야, 나는 그때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아나율타야, 만일 내가 무각소관정을 닦고 배우면 마음은 무각무관정으로 향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결코 이 지견을 잃지 않았다. 아나율타야, 이렇게 하여 나는 이런 것을 안 뒤에는 낮이 다하고 밤이 다하도록 무각소관정을 닦고 배웠다. 아나율타야, 나는 그때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아나율타야, 만일 내가 무각무관정을 닦고 배우면 마음은 곧 유각유관정으로 향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결코 이 지견을 잃지 않았다. 아나율타야, 이렇게 하여 나는 이것을 안 뒤에는 낮이 다하고 밤이 다하도록 무각무관정을 닦고 배웠다. 아나율타야, 나는 그때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만일 내가 무각무관정을 닦고 배우면 마음은 곧 무각소관정으로 향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결코 이 지견을 잃지 않았다. 아나율타야, 이렇게 하여 나는 이것을 안 뒤에는 낮이 다하고 밤이 다하도록 무각무관정을 닦고 배웠다. 아나율타야, 나는 그 때에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아나율타야, 나는 때로는 광명을 알면서도 색을 보지 못하였다. 아나율타야,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무슨 인연으로 나는 광명을 알면서 색을 보지 못하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내가 광명의 상을 생각하면서도 색의 상을 생각하지 않으면 그때는 나의 광명을 알면서도 색을 보지 못할 것이다.’
아나율타야, 이렇게 하여 내가 이러한 것을 안 뒤에는 낮이 다하고 밤이 다하며, 낮과 밤이 다하도록 광명을 알면서도 색을 보지 못하였다. 아나율타야, 나는 그때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아나율타야, 때로 나는 색을 보면서도 광명을 알지 못하였다. 아나율타야,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무슨 인연으로 나는 색을 보면서도 광명을 알지 못하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내가 색의 상을 생각하고 광명의 상을 생각하지 않으면 그때에 나는 색을 알면서도 광명을 알지 못할 것이다.’
아나율타야, 이렇게 하여 나는 이러한 것을 안 뒤에는 낮이 다하고 밤이 다하도록 색을 알면서도 광명을 알지 못하였다.
아나율타야, 나는 그때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아나율타야, 때로 나는 조금 광명을 알고 또한 조금 색을 보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무슨 인연으로 조금 광명을 알고 또한 조금 색을 보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내가 조금만 선정에 들면, 조금만 선정에 들었기 때문에 조금 눈이 깨끗해지고, 조금 눈이 깨끗해지기 때문에 나는 조금 광명을 알고 또한 조금 색을 보게 된다.’
아나율타야, 이렇게 하여 나는 이러한 것을 안 뒤에는 낮이 다하고 밤이 다하도록 조금 광명을 알고 또한 조금 색을 보았다. 아나율타야, 그때 나는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아나율타야, 때로 나는 널리 광명을 알고 또한 널리 색을 보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무슨 인연으로 나는 널리 광명을 알고 또한 널리 색을 보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내가 널리 선정에 들어가면, 널리 선정에 들었기 때문에 널리 눈이 청정해지고, 널리 눈이 청정해지기 때문에 나는 널리 광명을 알고 또한 널리 광명을 본다.’
아나율타야, 이렇게 하여 나는 이러한 것을 안 뒤에는 낮이 다하고 밤이 다하며 낮과 밤이 다하도록 널리 광명을 알고 또한 널리 색을 보았다. 아나율타야, 그때 나는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아나율타야, 만일 내 마음속에 의심하는 것에 대해 걱정을 내면 그 마음이 청정을 얻고, 생각 없는 것에 대한 걱정ㆍ몸에 생기는 질병에 대해 염려하는 걱정ㆍ잠자는 것에 대한 걱정ㆍ지나친 정근에 대한 걱정ㆍ너무 게으름을 피우는 것에 대한 걱정ㆍ두려운 것에 대한 걱정ㆍ희열에 대한 걱정ㆍ뽐내는 것에 대한 걱정ㆍ약간의 생각하는 것에 대한 걱정ㆍ색을 관찰하지 않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면 그 마음은 청정을 얻는다. 유각유관정을 닦고 배우고 지극히 닦고 배우며, 무각소관정을 닦고 배우고 지극히 닦고 배우며, 무각무관정을 닦고 배우고 지극히 닦고 배우며, 일향정(一向定)을 닦고 배우고 지극히 닦고 배우며, 잡정(雜定)을 닦고 배우고 지극히 닦고 배우며, 적은 선정을 닦고 배우고 지극히 닦고 배우며, 넓기가 한량없는 선정을 닦고 배우고 지극히 닦고 배우고서, 나는 지견을 내어 지극히 밝고 깨끗하여 선정에 나아가 머물러 부지런히 힘써 도품(道品)을 닦아야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다운 이치를 알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그때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아나율타ㆍ존자 난제ㆍ존자 금비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주석
1 이 경전의 참고 경문으로는 『사분율』 제43권ㆍ『오분율』 제24권ㆍ『육도집경(六度集經)』 제1권의 열 번째 소경과 역자를 알 수 없는 『장수왕경(長壽王經)』과 『증일아함경』 제16권 「고당품(高幢品)」의 여덟 번째 소경이 그것이다.
2 나라 이름. 또는 교상미(憍賞彌)로 쓰기도 하고, 혹은 구섬미(拘睒彌)로 쓰기도 하는데 지금 중인도(中印度)에 위치하고 있는 나라이다.

중아함경 제18권

7. 장수왕품 ②
73) 천경(天經) 제2제2 소토성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지제수(枝提瘦)에 유행하실 때에 수저림(水渚林)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전에 미처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無上正眞道]를 깨닫지 못하였을 때에는 이렇게 생각했었다.
‘나는 광명을 내어 그 광명으로 인하여 형색을 보고 이렇게 하여 내 지견이 지극히 크고 밝고 깨끗해지게 해야 하겠다.’
나는 지견(智見)이 지극히 크고 밝고 깨끗해지게 하기 위하여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나는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함으로 말미암아 곧 광명을 얻어 형색을 보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아직 저 하늘들과 함께 모이지 못하여 서로 문안하지 못하였고 서로 논설(論說)하지도 못하였으며 서로 답변하지 못하였다.

나는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광명을 내어 그 광명으로 인하여 형색을 보고 또 저 하늘들과 함께 모여 서로 위로하며 서로 논설하고 답변하며 이렇게 하여 내 지견이 지극히 크고 밝고 깨끗해지게 해야 하겠다.’
나는 지견이 지극히 밝고 깨끗해지게 하기 위하여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나는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함으로 인하여 곧 광명을 얻어 형색을 보고, 또 저 하늘들과 함께 모여 서로 문안하고 논설하며 대답하였다. 그러나 나는 저 하늘들이 성이 무엇이고 이름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알지 못한다.

나는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내 광명을 내어 그 광명으로 인하여 형색을 보고, 또 저 하늘들과 함께 모여 서로 문안하고 논설하며 대답하고, 또한 저 하늘들의 성이 무엇이고 이름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알아서 내 지견이 지극히 크고 밝고 깨끗해져야 하겠다.’
나는 내 지견이 지극히 밝고 깨끗해지게 하기 위하여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나는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함으로 말미암아 곧 광명을 얻어 형색을 보고, 또 저 하늘들과 함께 모여 서로 문안하고 논설하며 대답하고, 또한 저 하늘들의 성이 무엇이고 이름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저 하늘들이 어떻게 먹으며 어떻게 고락을 받는가에 대해서는 알아내지 못하였다.

나는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차라리 내 광명을 내어 그 광명으로 인하여 형색을 보고, 또 저 하늘들과 함께 모여 서로 문안하고 논설하며 대답하고, 또한 저 하늘들의 성이 무엇이고 이름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알고, 또한 저 하늘들이 어떻게 먹으며 어떻게 고락을 받는가를 알아서 내 지견이 지극히 크고 밝고 깨끗해져야 하겠다.’
나는 내 지견이 지극히 밝고 깨끗해지게 하기 위하여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나는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함으로 말미암아 곧 광명을 얻어 형색을 보고, 또 저 하늘들과 함께 모여 서로 문안하고 논설하며 대답하고, 또한 저 하늘들의 성은 무엇이고 이름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하여 알고, 또한 저 하늘들이 어떻게 먹고 어떻게 고락을 받는가를 알았다. 그러나 나는 저 하늘들이 얼마나 오래 살고 얼마나 오래 머무르며 어떻게 목숨이 다하는가는 알아내지 못하였다.

나는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차라리 내 광명을 내어 그 광명으로 인하여 형색을 보고, 또 저 하늘들과 함께 모여 서로 문안하고 논설하며 대답하고, 또한 저 하늘들의 성은 무엇이며 이름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하여 알고, 또한 저 하늘들이 어떻게 먹고 어떻게 고락을 받는가를 알며, 또한 저 하늘들이 얼마나 오래 살고 얼마나 오래 머무르며 어떻게 명이 다하는가를 알아서 내 지견이 지극히 크고 밝고 깨끗해져야 하겠다.’
나는 내 지견이 밝고 깨끗해지게 하기 위하여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나는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함으로 인하여 곧 광명을 얻어 형색을 보고, 또 저 하늘들과 함께 모여 서로 문안하고 논설하며 대답하고, 또한 저 하늘들의 성이 무엇이고 이름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알고, 또한 저 하늘들이 어떻게 먹고 어떻게 고락을 받는가를 알며, 또한 저 하늘들이 얼마나 오래 살고 얼마나 오래 머무르며 어떻게 목숨이 다하는가를 알았다. 그러나 나는 저 하늘들이 어떠한 업을 지은 뒤에 여기서 죽어 저기에 나는가를 알아내지 못하였다.

나는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내 광명을 내어 그 광명으로 인하여 형색을 보고, 또 저 하늘들과 함께 모여 서로 문안하고 논설하며 대답하고, 또한 저 하늘들의 성은 무엇이고 이름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알며, 또한 저 하늘들이 어떻게 먹고 어떻게 고락을 받는가를 알고, 또한 저 하늘들이 얼마나 오래 살고 얼마나 오래 머무르며 어떻게 목숨이 다하는가를 알며, 또한 저 하늘들이 어떠어떠한 업을 지은 뒤에 여기서 죽어 저기에 태어나는가를 알아서 이렇게 하여 내 지견이 지극히 크고 밝고 깨끗해져야 하겠다.’
나는 지견이 밝고 깨끗해지게 하기 위하여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나는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함으로 말미암아 곧 광명을 얻어 형색을 보고, 또 저 하늘들과 함께 모여 서로 문안하고 논설하며 대답하고, 또한 저 하늘들의 성이 무엇이고 이름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알고, 또한 저 하늘들이 어떻게 먹고 어떻게 고락을 받는가를 알며, 또한 저 하늘들이 얼마나 오래 살고 얼마나 오래 머무르며 어떻게 목숨이 다하는가를 알고, 또한 저 하늘들이 어떠한 업을 지은 뒤에 여기서 죽어 저기에 태어나는가를 알았다. 그러나 나는 저 하늘들이 어느 하늘 가운데 났는가에 대해서는 알아내지 못하였다.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차라리 내 광명을 내어 그 광명으로 인하여 형색을 보고, 또 저 하늘들과 함께 모여 서로 문안하고 논설하며 대답하고, 또한 저 하늘들의 성은 무엇이고 이름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알고, 또한 저 하늘들이 어떻게 먹고 어떻게 고락을 받는가를 알며, 또한 저 하늘들이 얼마나 오래 살고 얼마나 오래 머무르며 어떻게 목숨이 다하는가를 알고, 또한 저 하늘들이 어떠한 업을 지은 뒤에 여기서 죽어 저기에 태어나는가를 알며, 또한 저 하늘들이 어느 하늘에 태어났는가를 알아서 내 지견이 지극히 크고 밝고 깨끗해져야 하겠다.’

나는 내 지견이 밝고 지극히 깨끗해지게 하기 위하여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나는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함으로 말미암아 곧 광명을 얻어 형색을 보고, 또 저 하늘과 함께 모여 서로 문안하고 논설하며 대답하고, 또한 저 하늘들의 성이 무엇이고 이름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알고, 또한 저 하늘들이 어떻게 먹고 어떻게 고락을 받는가를 알며, 또한 저 하늘들이 얼마나 오래 살고 얼마나 오래 머무르며 어떻게 목숨이 다하는가를 알고, 또한 저 하늘들이 어떠한 업을 지은 뒤에 여기서 죽어 저기에 태어나는가를 알며, 또한 저 하늘들이 어느 하늘에 태어났는가를 알았다. 그러나 나는 아직 저 천상에 내가 일찍이 났었던가 일찍이 나지 않았었던가는 알지 못하였다.

나는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내 광명을 내어 그 광명으로 인하여 형색을 보고, 또 저 하늘들과 함께 모여 서로 문안하고 논설하며 대답하고, 또한 저 하늘들의 성이 무엇이고 이름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알고, 또한 저 하늘들이 어떻게 먹고 어떻게 고락을 받는가를 알며, 또한 저 하늘들이 얼마나 오래 살고 얼마나 오래 머무르며 어떻게 목숨이 다하는가를 알고, 또한 저 하늘들이 어떠한 업을 지은 뒤에 여기서 죽어 저기에 나는가를 알며, 또한 저 하늘들이 어느 하늘에 났는가를 알고, 또한 저 천상에 내가 일찍이 났었던가 일찍이 나지 않았었던가를 알아서 내 지견이 지극히 크고 밝고 깨끗해져야 하겠다.’

나는 내 지견이 밝고 깨끗해지게 하기 위하여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나는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함으로 말미암아 곧 광명을 얻어 형색을 보고, 또 하늘들과 함께 모여 서로 문안하고 논설하며 대답하고, 또한 저 하늘들의 성은 무엇인지 이름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알고, 또한 저 하늘들이 어떻게 먹고 어떻게 고락을 받는가를 알며, 또한 저 하늘들이 얼마나 오래 살고 얼마나 오래 머무르며 어떻게 목숨이 다하는가를 알고, 또한 저 하늘들이 어떠한 업을 지은 뒤에 여기서 죽어 저기에 태어나는가를 알며, 또한 저 하늘들이 어느 하늘에 났는가를 알고, 또한 저 천상에 내가 일찍이 났었던가 일찍이 나지 않았었던가를 알았다.

만일 내가 바르게 알지 못하고서 이 여덟 가지 행(行)을 얻었다면 곧 한결같이 증득했노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며, 또한 나는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깨달은 줄을 알지 못할 것이며, 나는 또한 이 세간의 모든 하늘ㆍ악마ㆍ범(梵)ㆍ사문 범지들보다 뛰어날 수 없을 것이며, 나는 또한 여러 가지 해탈을 얻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며, 나는 또한 모든 뒤바뀐 생각을 여의지 못했을 것이며 생이 다하지 못했을 것이며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다운 진리를 알지 못했을 것이다.
만일 내가 바르게 알고서 이 여덟 가지 행을 얻었다면 곧 한결같이 증득했노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나는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를 깨달은 줄 알 수 있을 것이며, 또한 이 세간의 모든 하늘ㆍ악마ㆍ범ㆍ사문 범지들보다 뛰어날 수 있을 것이며, 나는 또한 여러 가지 해탈을 얻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며, 내 마음은 이미 모든 뒤바뀐 생각을 떠나,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다운 진리를 알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천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774자이다

74) 팔념경(八念經)1) 제3제2 소토성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기수(婆奇瘦)에 유행하실 때에 타산(鼉山)2) 포림(怖林)에 있는 녹야원(鹿野園)에 계셨다.

그때 존자 아나율타(阿那律陀)는 지제수(枝提瘦)의 수저림(水渚林)에 있었다. 존자 아나율타는 고요한 곳에 앉아 정진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도는 욕심이 없는 데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욕심이 있는 데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도는 만족할 줄 아는 데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만족할 줄 모르는 데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도는 멀리 여의는 데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모임을 좋아하거나 모임에 머무르거나 모임에 어울리는 데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도는 정근(精勤)을 함으로써 생겨나는 것이지 게으름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도는 바른 생각[正念]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삿된 생각에서 얻어지는 것도 아니다. 도는 안정된 마음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혼란스러운 마음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도는 지혜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어리석음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남의 마음을 아는 지혜로써 아나율타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 헤아리고 있는 것과 실천하는 것에 대하여 아셨다. 세존께서는 그렇게 다 아시고 나서 곧 여기상정(如其像定)에 드셨다. 여기상정으로써 마치 역사(力士)가 팔 한번 굽혔다 펴는 것 같은 짧은 시간에, 세존께서는 바기수의 타산 포림에 있는 녹야원에서 갑자기 사라지더니 지제수의 수저림에 있는 아나율타 앞에 나타나셨다. 이때 세존께서는 곧 선정에서 깨어나 존자 아나율타를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아나율타야, 너는 고요한 곳에 앉아 정진하다가 이렇게 생각하구나.
‘도는 욕심이 없는 데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욕심이 있는 데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도는 족함을 아는 데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만족할 줄 모르는 데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도는 멀리 여의는 데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모임을 좋아하거나, 모임에 머무르거나, 모임에 어울리는 데에서 얻어지는 것도 아니다. 도는 정근을 함으로써 생겨나는 것이지 게으름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도는 바른 생각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삿된 생각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도는 안정된 마음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혼란스러운 마음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도는 지혜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어리석음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나율타야, 너는 여래로 부터 다시 여덟 번째 대인(大人)의 생각을 받고, 그 생각을 받은 뒤에 곧 이렇게 사유하라.
‘도는 희론(戱論)하지 않고 희론하지 않는 것을 좋아하며 희론하지 않음을 희론하는 것도 아니고 희론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며 희론하여 얻어지는 것도 아니다.’
아나율타야, 만일 네가 이 대인의 8념(念)을 성취한다면 너는 반드시 탐욕[欲]을 여의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며 나아가 제4선을 성취하여 노닐게 될 것이다.
아나율타야, 만일 네가 대인의 8념(念)을 성취하고 다시 이 네 가지 증상심(增上心)을 얻어 현재 세계에서 안락한 경지에 머물기가 어렵지 않다면, 마치 왕이나 왕의 신하가 좋은 옷상자에 여러 가지 옷을 가득 채워 두고, 뜻에 따라 자유자재로 오전에 입고 싶으면 곧 꺼내 입고 낮이나 오후에 옷을 입고 싶으면 바로 꺼내 입는 것과 같을 것이다. 아나율타야, 너도 역시 이와 같아서 분소의(糞掃衣)를 얻어 제일 좋은 옷으로 삼고, 네 마음에 욕심이 없이 이렇게 행하면서 가고 머무르고 해야 할 것이다.

아나율타야, 만일 네가 대인의 8념(念)을 성취하고 다시 이 네 가지 증상심을 얻어 현재 세계에서 안락한 경지에 머물기가 어렵지 않다면, 이는 마치 왕이나 왕의 신하가 좋은 찬장에 여러 가지 깨끗하고 맛있는 음식을 가진 것과 같을 것이다. 아나율타야, 너도 역시 이와 같이 항상 걸식하는 것으로 제일 좋은 음식을 삼고, 네 마음에 욕심이 없이 이렇게 행하면서 가고 머무르고 해야 할 것이다.

아나율타야, 만일 네가 대인의 8념을 성취하고 다시 네 가지 증상심을 얻어 현재 세계에서 안락한 경지에 머물기가 어렵지 않다면, 마치 왕이나 왕의 신하가 좋은 집이나 혹은 누각(樓閣)과 궁전을 가진 것과 같을 것이다. 아나율타야, 너도 또한 이와 같이 나무 밑에 머무는 것으로 제일 좋은 집을 삼고 네 마음에 욕심이 없이 이렇게 행하면서 가고 머무르고 해야 할 것이다.

아나율타야, 만일 네가 대인의 8념을 성취하고 다시 네 가지 증상심을 얻어 현재 세계에서 안락한 경지에 머물기를 쉽게 얻으면, 이는 마치 왕이나 왕의 신하가 털 담요와 털자리가 깔리고 금기(錦綺)와 나곡(羅縠) 이불이 덮인 좋은 평상과 몸에 걸치는 속옷과 가릉가파화라(加陵伽波惒邏)나 파차실치라나(波遮悉哆羅那)로 만든 양두안 베개[兩頭安枕]를 가진 것과 같을 것이다. 아나율타야, 너도 역시 이와 같이 풀 자리와 나뭇잎을 제일 좋은 자리로 삼고, 네 마음에 욕심이 없이 이렇게 행하면서 가고 머무르고 해야 할 것이다.

아나율타야, 만일 네가 대인의 8념을 성취하고 또 네 가지 증상심을 얻고 현재 세계에서 안락한 경지에 머물기가 어렵지 않다면, 이와 같이 너는 동방에서 노닐더라도 반드시 안락을 얻어 온갖 괴로움과 근심이 없을 것이며, 설사 남방ㆍ서방ㆍ북방에서 노닐더라도 반드시 안락을 얻어 온갖 괴로움과 근심이 없을 것이다.

아나율타야, 만일 네가 대인의 8념을 얻고 다시 이 네 가지 증상심을 얻어 현재 세계에서 안락한 경지에 머물기가 어렵지 않다면, 나는 오히려 네가 선법(善法)에 머무른다고도 말하지 않을 텐데 하물며 쇠퇴시킨다고 말하겠느냐? 다만 밤낮으로 선법을 증장(增長)시킬 뿐 쇠퇴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아나율타야, 만일 네가 대인의 8념을 성취하고 또 이 네 가지 증상심까지 얻어 현재 세계에서 안락한 경지에 머물기가 어렵지 않다면 너는 2과(果) 중에 틀림없이 어느 하나를 얻을 것이니, 현세에서 최상의 지혜를 얻거나, 혹은 다시 남은 것이 있으면 아나함(阿那含)을 얻을 것이다.

아나율타야, 너는 마땅히 이 대인의 8념을 성취하고 또한 마땅히 이 네 가지 증상심까지 성취하여 현재 세계에서 안락한 경지에 머물기가 어렵지 않게 되어야 한다. 그런 뒤에 지제수 수저림에서 여름 안거(安居)를 보내라.”

그때 세존께서는 존자 아나율타를 위해 설법하셔서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셨다. 한량없는 방편으로 그를 위해 설법하셔서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신 뒤에, 여기상정(如其像定)에 들어 여기상정으로써 마치 역사(力士)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 같은 짧은 시간에 세존께서는 지제수 수저림에서 갑자기 사라져 보이지 않으시더니 바기수 타산 포림에 있는 녹야원에 나타나셨다.

그때 존자 아난(阿難)은 불자(拂子)를 잡고 부처님을 모시고 있었다. 세존께서 선정[定]에서 깨어 돌아보시며 말씀하셨다.
“아난아, 만일 타산 포림의 녹야원에서 노니는 비구들이 있거든 그들을 모두 강당에 모이게 하고 강당에 다 모이거든 돌아와서 내게 알려라.”

존자 아난은 분부를 받은 뒤에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곧 가서 타산 포림의 녹야원에 노니는 비구들은 모두들 다 강당에 모이라고 당부하였다. 비구들이 강당에 모인 뒤 부처님께 나아가 이마를 부처님 발에 대어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서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타산 포림의 녹야원에서 노닐고 있던 비구들은 이미 다 강당에 모이게 하였습니다. 원하건대 세존께서는 마땅히 때인 줄 아십시오.”

그때 세존께서는 존자 아난을 데리고 강당으로 나아가 비구들 앞에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앉으신 뒤에 말씀하셨다.
“여러 비구들아, 나는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대인의 8념(念)에 대하여 설명하겠다. 너희들은 자세히 듣고 잘 기억하도록 하라.”
그러자 비구들은 분부를 받들어 경청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인의 8념이란 다음과 같다. 도는 욕심이 없는 데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욕심이 있는 데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도는 만족할 줄 아는 데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만족할 줄 모르는 데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도는 멀리 여의는 데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모임을 좋아하거나 모임에 머무르거나 모임에 어울리는 데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도는 정근 하는 데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게으름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도는 바른 생각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삿된 생각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도는 안정된 마음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혼란스러운 마음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도는 지혜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어리석음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도는 희론(戱論)하지 않고, 희론하지 않는 것을 좋아하며, 희론하지 않음을 실천하는 것에서 생기는 것이지 희론하는 것도 아니고 희론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며 희론하여 얻어지는 것도 아니다.

‘도는 욕심이 없는 데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욕심이 있는 데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은 무엇인가? 비구는 욕심이 없게 되면 욕심이 없어진 줄을 스스로 알 뿐, 남들이 자신에게서 욕심이 없어진 줄을 알게 하지는 않는다. 만족할 줄 알고 멀리 여의고 정근하고 바른 생각을 가지고 고요한 마음을 가지고 지혜를 얻고 희론하지 않게 되면 희론하지 않게 된 것을 스스로 알 뿐, 남들이 자신에게서 욕심이 없게 된 것을 알게 하지는 않는다. 이것이 ‘도는 욕심이 없는 데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욕심이 있는 데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도는 만족할 줄 아는 데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만족할 줄 모르는 데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은 무엇인가? 비구는 만족할 줄 알아서 옷은 몸을 가리기 위하여 입고, 밥은 배를 채우기 위하여 먹을 뿐이다. 이것이 ‘도는 만족할 줄 아는 데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만족할 줄 모르는 데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도는 멀리 여의는 데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모임을 좋아하거나 모임에 머무르거나 모임에 어울리는 데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은 무엇인가? 비구는 멀리 여의기를 행하되, 두 가지 멀리 여읨을 성취하는데, 즉 몸과 마음을 멀리 여읜다. 이것이 ‘도는 멀리 여의는 데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모임을 좋아하거나 모임에 머무르거나 모임에 어울리는 데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도는 정진하는 데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게으름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은 무엇인가? 비구는 늘 정진을 실천하여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끊고 모든 착한 법을 닦으며 항상 스스로 마음을 일으켜 오로지하고 견고히 하며 모든 선의 근본을 위해 방편을 버리지 않는다. 이것이 ‘도는 정근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게으름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도는 바른 생각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삿된 생각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은 무엇인가? 비구는 자신의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고, 안의 느낌과 마음과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한다. 이것이 ‘도는 바른 생각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삿된 생각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도는 안정된 마음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혼란한 마음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은 무엇인가? 비구는 욕심을 여의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며 나아가 제4선을 성취하여 노닌다. 이것이 ‘도는 안정된 마음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혼란한 마음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도는 지혜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어리석음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은 무엇인가? 비구가 지혜를 닦아 흥하고 쇠하는 법을 관찰하여 사실 그대로 아는 지혜를 얻고, 거룩한 지혜로써 밝게 통달하여 분별하고 환히 알아 바로 괴로움을 다한다. 이것이 ‘도는 지혜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어리석음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도는 희론하지 않고 희론하지 않는 것을 좋아하며 희론하지 않음을 실천하는 데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희론하는 것도 아니고 희론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며 희론하여 얻어지는 것도 아니다’라는 것은 무엇인가? 비구는 뜻에서 항상 희론을 없애고 무여열반(無餘涅槃)에 즐거이 머무르며,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뜻의 해탈을 기뻐한다. 이것이 ‘도는 희론하지 않고 희론하지 않는 것을 좋아하며 희론하지 않음을 실천하는 데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희론하는 것도 아니고 희론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며 희론하여 얻어지는 것도 아니다’라는 것이다.

비구들아, 아나율타 비구는 이 대인의 8념(念)을 성취한 뒤에 지제수 수저림에서 여름 안거를 보내고 있다. 나는 이것을 그에게 가르쳤고, 그는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고 있다. 그는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한 뒤에는 족성자(族姓子)들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는 까닭인 오직 위없는 범행을 마쳤고, 현생에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달으며 스스로 증득하고 성취하여 노닐 것이다. 그리고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 그대로 알 것이다.”

이때 존자 아나율타는 아라하(阿羅訶:阿羅漢)를 증득하여 마음이 바르게 해탈하고 높은 장로가 되었다. 그리하여 그때 게송을 설하였다.

멀리서 나의 생각 아신
위없는 세간의 스승께서는
곧 몸과 마음이 선정[定]에 드셔서
허공을 타고 홀연히 오셨네.

내가 마음으로 생각한 그대로를
날 위해 말씀하시고 그 다음 일러주시니
모든 부처님 희론하지 않음을 좋아하시고
일체의 희론을 멀리 여읜다 하셨네.

그분으로 인해 법을 알았고
바른 법 가운데 즐거이 머물렀네.
삼매(三昧)를 체득하여 깨달았고
불법에서 할 일을 이미 마쳤네.

나는 죽음도 즐거워하지 않고
또 사는 것도 원하지 않네.
때를 따르고 가는 대로 맡겨둔 채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 세웠네.

비야리(鞞耶離)의 대숲[竹林]
내 목숨 그곳에서 마치리.
마땅히 그 대숲 밑에서
남음이 없는 반열반에 들리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아나율타와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팔념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954자이다.

75)정부동도경(淨不動道經) 제4제2 소토성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루수(拘樓瘦)에 유행하실 때에 도읍인 검마슬담(劍磨瑟曇)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욕(欲)이란 무상(無常)한 것이며 허황한 것이며 거짓말이다. 이 거짓말 법은 곧 허깨비이고 속임이며 어리석음이다. 현세의 탐욕이나 후세의 탐욕이나 혹은 현세의 색이나 후세의 색(色)이나 그 일체는 곧 악마의 경계로서 이는 악마의 미끼이다. 그것으로 인하여 마음에 한량없이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과 탐욕[增伺]과 성냄과 또 투쟁 따위가 생기는데, 곧 거룩한 제자들이 공부할 때에 장애가 되는 것이다.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이렇게 관찰한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바에 의하여 욕(欲)은 무상한 것이며 허황한 것이며 거짓말이다. 이 거짓말의 법은 곧 허깨비이며 속임이며 어리석음이다. 현세의 탐욕이나 후세의 탐욕이나 혹은 현세의 색이나 후세의 색이나 저 일체는 악마의 경계로서 곧 악마의 미끼이다. 그것으로 인하여 마음에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과 탐욕과 성냄과 투쟁 따위가 생기는데, 곧 거룩한 제자들이 공부할 때에 장애가 된다.’

이렇게 관찰한 그는 또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큰마음으로 성취하여 노닐고 세간을 항복받고 그 마음을 잘 단속하고 지켜야 한다. 만일 내가 큰마음을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닐고 세간을 항복받으며 그 마음을 잘 단속하고 지키게 되면, 마음은 곧 한량없이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과 탐욕과 성냄과 투쟁 따위를 일으키지 않아 곧 거룩한 제자가 공부할 때에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이것을 실천하고 이것을 배우며, 이렇게 닦아 익히고 널리 편다. 그는 곧 그 자리에서 마음이 깨끗해지고 그 자리에서 마음이 깨끗하게 된 비구는 혹은 여기서 움직이지 않는 선정에 들어가게 되고 혹은 지혜로써 해탈하게 된다. 그는 뒷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다음 본래의 뜻 때문에 반드시 움직이지 않는 경지에 이를 것이니, 이것이 청정한 부동도(不動道)에 대한 첫 번째 설명이다.

또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렇게 관찰한다.
‘만일 색(色)이 있다면 그것은 모두 4대(大)와 4대로 이루어진 것[四大造色]이다. 4대는 무상한 법이며 괴로움이며 소멸되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행하고 이렇게 배우며 이렇게 닦아 익혀서 널리 편다. 그는 곧 그 자리에서 마음이 깨끗해지고 그 자리에서 마음이 깨끗하게 된 비구는 여기서 움직이지 않는 경지에 들어가게 되고 혹은 지혜로써 해탈하게 된다. 그는 뒷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다음 본래의 뜻 때문에 반드시 움직이지 않는 경지에 이를 것이니, 이것이 청정한 부동도에 대한 두 번째 설명이다.

또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렇게 관찰한다.
‘혹은 현세의 탐욕이나 후세의 탐욕이나 혹은 현세의 색이나 후세의 색이나, 혹은 현세의 탐욕이란 생각이나 후세의 탐욕이란 생각이나, 혹은 현세의 색이란 생각이나 후세의 색이란 생각이나 이러한 일체의 생각들은 다 무상한 법이며 괴로움이며 소멸되는 것이다.’
그는 그때에는 반드시 움직이지 않는 생각을 얻을 것이다. 그는 이렇게 행하고 이렇게 배우며 이렇게 닦아 익혀서 널리 편다. 그는 곧 그 자리에서 마음이 깨끗해지고 그 자리에서 마음이 깨끗하게 된 비구는 여기서 움직이지 않는 경지에 들어가게 되고 혹은 지혜로써 해탈하게 된다. 그는 뒷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다음 본래의 뜻 때문에 반드시 움직이지 않는 경지에 이를 것이니, 이것이 청정한 부동도에 대한 세 번째 설명이다.

또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렇게 관찰한다.
‘현세의 탐욕이라는 생각이나 후세의 탐욕이라는 생각이나, 현세의 색이라는 생각이나 후세의 색이라는 생각과 움직이지 않는다는 생각 등 이 일체의 생각은 바로 무상한 법이며 괴로움이며 소멸되는 것이다.’
그는 그때에는 소유한 바가 없는 곳이라는 생각[無所有處想]을 얻는다. 그는 이렇게 행하고 이렇게 배우며 이렇게 닦아 익혀서 널리 편다. 그는 곧 그 자리에서 마음이 깨끗하게 되고 마음이 깨끗하게 된 비구는 여기서 움직이지 않는 선정에 들어가게 되거나 혹은 지혜로써 해탈하게 된다. 그는 뒷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다음 본래의 뜻 때문에 반드시 움직이지 않는 선정에 이를 것이니, 이것이 청정한 무소유처도(無所有處道)에 대한 첫 번째 설명이다.

또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렇게 관찰한다.
‘이 세상은 공한 것이다. 신(神)도 공한 것이며 신의 소유도 공한 것이며 유상(有常)도 공하고 유항(有恒)도 공하며 장존(長存)도 공하니, 공한 것은 바뀌지 않는다.’
그는 이렇게 행하고 이렇게 배우며 이렇게 닦아 익혀서 널리 편다. 그는 곧 그 자리에서 마음이 깨끗해지고 그 자리에서 마음이 깨끗하게 된 비구는 혹은 여기서 소유한 바가 없는 곳[無所有處]에 들어가게 되거나, 혹은 지혜로써 해탈한다. 그는 뒷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다음 본래의 뜻 때문에 반드시 소유한 바가 없는 곳에 이를 것이니, 이것이 청정한 무소유처도에 대한 두 번째 설명이다.

또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렇게 관찰한다.
‘나는 남을 위하여 일하는 것도 아니며 또한 자기를 위하여 일하는 것도 아니다.’
그는 이렇게 행하고 이렇게 배우며 이렇게 닦아 익혀서 널리 편다. 그는 곧 그 자리에서 마음이 깨끗해지고 그 자리에서 마음이 깨끗하게 된 비구는 여기서 소유한 바가 없는 곳에 들어가게 되고 혹은 지혜로써 해탈하게 된다. 그는 뒷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다음 본래의 뜻 때문에 반드시 소유한 바가 없는 곳에 이를 것이니, 이것이 청정한 무소유처도에 대한 세 번째 설명이다.

또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렇게 관찰한다.
‘현세의 탐욕이나 후세의 탐욕이나, 혹은 현세의 색이나 후세의 색이나, 혹은 현세의 탐욕이란 생각이나 후세의 탐욕이란 생각이나, 혹은 현세의 색이란 생각이나 후세의 색이란 생각이나, 움직이지 않는다는 생각이나 소유한 바가 없는 곳이라는 생각 등의 이러한 일체의 생각은 곧 무상한 법이며 괴로움이며 소멸되는 것이다.’
그는 그때에 아무 상(想)도 없게 된다. 그는 이렇게 행하고 이렇게 배우며 이렇게 닦아 익혀서 널리 편다. 그는 곧 그 자리에서 마음이 깨끗해지고, 그 자리에서 마음이 깨끗하게 된 비구는 여기에서 상이 없는 선정[無想定]에 들어가게 되고 혹은 지혜로써 해탈하게 된다. 그는 뒷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다음 본래의 뜻 때문에 반드시 상이 없는 곳에 이를 것이니, 이것이 곧 청정한 무상도(無想道)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때 존자 아난이 불자(拂子)를 잡고 부처님을 모시고 있었다. 존자 아난이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비구가 ‘나라는 것도 없고 내 것이라는 것도 없으며, 미래에도 나라는 것은 없을 것이며 내 것이라는 것도 없을 것이다’라고 이렇게 수행한다면, 과거에 있었던 것이라 해도 곧 다해 평정[捨]을 얻게 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비구가 이와 같이 수행할 때 그들은 모든 것이 다하여 반열반(般涅槃)을 얻게 되겠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 일은 일정하지 않아 혹 얻는 자도 있겠지만 혹은 얻지 못하는 자도 있을 것이다.”

존자 아난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비구는 왜 그렇게 수행하고도 열반을 얻지 못합니까?”

“아난아, 만일 비구가, 나라는 것은 없는 것이고 내 것이라는 것도 없는 것이며 미래에도 나라는 것은 없을 것이며 내 것이라는 것도 없을 것이라고 수행한다면 과거에 있었던 것도 곧 다해 평정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아난아, 만일 비구가 그 평정을 좋아하거나 그 평정에 집착하거나 그 평정에 머무른다면 아난아, 그렇게 수행하는 비구는 반드시 열반을 얻지 못할 것이다.”

존자 아난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비구가 만일 취[受:取]하는 것이 있으면 열반을 얻지 못합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였다.
“아난아, 만일 비구가 취하는 것이 있으면 그는 반드시 열반을 얻지 못할 것이다.”

“세존이시여, 그 비구는 무엇을 취합니까?”

“아난아, 수행하는 사람들 중엔 달리 수행하는 사람도 있으니, 이른바 생각이 있기도 하고 생각이 없기도 한 곳으로서 유(有) 중에서 제일이라 하여 그 비구는 그것을 취한다.”

존자 아난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그 비구는 다시 다른 행을 받습니까?”

“아난아, 그렇다. 그 비구는 다른 행을 받는다.”

“세존이시여, 비구가 어떻게 수행해야 반드시 열반을 얻습니까?”

“아난아, 만일 비구가, 나라는 것은 없는 것이고 내 것이라는 것도 없는 것이며, 미래에도 나라는 것은 없을 것이며 내 것이라는 것도 없을 것이라고 그렇게 수행하면 과거에 있었던 것도 곧 다 버리게 될 것이다. 아난아, 만일 비구가 평정을 좋아하지 않고 평정에 집착하지 않으며 그 평정에 머무르지 않는다면 아난아, 이와 같이 수행하는 비구는 반드시 열반을 얻을 것이다.”

“세존이시여, 비구가 만일 취하는 것이 없으면 반드시 열반을 얻습니까?”

“아난아, 만일 비구가 취하는 것이 없으면 반드시 열반을 얻을 것이다.”

그때 존자 아난이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이미 청정한 부동도를 말씀하셨고 이미 청정한 무소유처도를 말씀하셨으며 이미 청정한 무상도를 말씀하셨고 이미 무여열반(無餘涅槃)을 말씀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거룩한 해탈(解脫)입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아난아,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렇게 관찰한다.
‘현세의 탐욕이나 후세의 탐욕이나, 혹은 현세의 색이나 후세의 색이나, 혹은 현세의 탐욕이란 생각이나 후세의 탐욕이란 생각이나, 혹은 현세의 색이란 생각이나 후세의 색이란 생각과 움직이지 않는 생각 소유한 바가 없는 곳이란 생각 상이 없다는 생각 등 이러한 모든 생각은 곧 무상한 법이며 괴로움이며 소멸되는 것이다. 이것을 자기유(自己有)라고 한다. 만일 자기가 존재하는 것이라면 이것은 생겨나는 것이며 이것은 늙는 것이며 이것은 병드는 것이며 이것은 죽는 것이다.’

아난아, 만일 이 법이 있어 일체가 멸해 다하여 남음이 없고 다시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하면, 그는 곧 남이 없고 늙음과 병과 죽음이 없을 것이다.
거룩한 제자는 이렇게 관찰한다.
‘만일 존재하는 것이라면 이것은 반드시 해탈의 법이며, 만일 남음이 없는 열반이 있다면 그 이름은 감로(甘露)일 것이다.’
그가 이렇게 관찰하고 이렇게 보면 반드시 욕심의 번뇌에서 마음이 해탈할 것이며 생명[有]의 번뇌와 무명의 번뇌에서 마음이 해탈할 것이다. 해탈한 뒤에는 곧 해탈한 줄을 알아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다운 진리를 알 것이다.

아난아, 나는 이제 너를 위하여 이미 청정한 부동도를 말하였고 이미 청정한 무소유처도를 말하였으며 이미 청정한 무상도를 말하였고 이미 무여열반을 말하였으며 이미 거룩한 해탈을 말하였다. 스승이 제자를 위하여 한 것처럼 큰 사랑과 슬픔을 일으켜 가엾이 생각하고 서럽게 여기고, 정의와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하는 일을 나는 이미 다하였다. 너희들도 마땅히 스스로 노력하라. 일 없는 곳이나 나무 밑에 가거나 텅 비고 조용한 곳에서 고요히 앉아 깊이 생각하라. 방일하지 말고 더욱 부지런히 정진하여 후회하지 않게 하라. 이것이 나의 가르침이며 이것이 나의 훈계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아난과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정부동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787자이다.

76) 욱가지라경(郁伽支羅經)3) 제5제2 소토성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욱가지라(郁伽支羅)에 유행하실 때에 항수지(恒水池) 언덕에 계셨다.

그때 어떤 비구가 해질 무렵에 연좌(燕坐)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원하건대 세존이시여, 저를 위하여 간략하게 잘 설법하여 주십시오. 세존께 법을 듣고 나면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겠습니다.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함으로써 족성자가 하신 것처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수행하면, 오직 위없는 범행을 마쳐서 현생에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달으며 스스로 증득하고 성취하여 노닐며,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다운 진리를 알게 될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구야,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마음으로 하여금 머무르게 하여 안에 있어서 움직이지 않고 한량없는 선행을 닦으며, 다시 안 몸을 관찰하기를 몸 그대로 관찰하고 수행하기를 매우 부지런히 힘써서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를 세우고,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려서 간탐(慳貪)을 여의게 하고 마음에 걱정과 슬픔이 없게 하라. 또 바깥 몸을 관찰하되 몸 그대로 관찰하고 수행하기를 매우 부지런히 하여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를 세우고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려서 간탐을 여의게 하고 마음에 걱정과 슬픔이 없게 하라. 비구야, 이와 같은 선정[定]은 갈 때나 올 때나 항상 잘 닦아 익혀야 하며, 섰을 때나 앉았을 때나 누웠을 때나 잠잘 때나 깨어 있을 때나 잠자다 깰 때에도 또한 잘 닦고 익혀야 한다.
또 유각유관정(有覺有觀定)과 무각소관정(無覺少觀定)을 닦아 익히고 무각무관정(無覺無觀定)을 닦아 익혀야 하며, 기쁨이 함께하는 선정 즐거움이 함께하는 선정을 닦아 익히고, 안정됨이 함께하는 선정을 닦아 익히며 평정이 함께하는 선정을 닦아 익혀야 한다.

비구야, 만일 이 선정을 닦고 지극히 잘 닦은 자는, 비구야, 다시 안의 감각을 닦고 관찰하되 감각 그대로를 관찰하고 수행하기를 매우 부지런히 힘써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를 세우고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려서 간탐(慳貪)을 여의고 마음에 걱정과 슬픔이 없게 하라. 다시 바깥 감각을 관찰하되 감각 그대로를 관찰하고 수행하기를 매우 부지런히 힘써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를 세우고,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려서 간탐을 여의고 마음에 걱정과 슬픔이 없게 하라. 다시 안팎의 감각을 관찰하되 감각 그대로를 관찰하고 수행하기를 지극히 부지런히 힘써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를 세우고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려서 간탐을 여의고 마음에 걱정과 슬픔이 없게 하여야 한다. 비구야, 이와 같은 선정은 갈 때나 올 때나 잘 닦아 익혀야 하며, 섰을 때나 앉았을 때나 누웠을 때나 잠잘 때나 깨어 있을 때에도 잘 닦아 익혀야 한다.
또 유각유관정과 무각소관정을 닦아 익혀야 하며 또한 기쁨이 함께하는 선정과 즐거움이 함께하는 선정을 닦아 익히고, 안정됨이 함께하는 선정을 닦아 익히며 평정이 함께하는 선정을 닦아 익혀야 한다.

비구야, 만일 이 선정을 닦고 지극히 잘 닦은 자는 다시 안 마음을 닦고 관찰하되 마음 그대로를 관찰하고 수행하기를 매우 부지런히 힘써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를 세우고,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려서 간탐을 여의고 마음에 걱정과 슬픔이 없게 하라. 다시 바깥 마음을 관찰하되 마음 그대로를 관찰하고 수행하기를 매우 부지런히 힘써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를 세우고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려서 간탐을 여의고 마음에 걱정과 슬픔이 없게 하라. 다시 안팎의 마음을 관찰하되 마음 그대로를 관찰하고 수행하기를 매우 부지런히 힘써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를 세우고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려서 간탐을 여의고 마음에 걱정과 슬픔이 없게 하라. 비구야, 이와 같은 선정을 갈 때나 올 때나 늘 잘 닦아 익혀야 하며 섰을 때나 앉았을 때나 누웠을 때나 잠잘 때나 깨었을 때에도 잘 닦아 익혀야 한다.
또 유각유관정과 무각소관정을 닦아 익히고 무각무관정을 닦아 익혀야 하며 또한 기쁨이 함께하는 선정과 즐거움이 함께하는 선정을 닦아 익히고 안정됨이 함께하는 선정을 닦아 익히며 평정이 함께하는 선정을 닦아 익혀야 한다.

비구야, 만일 이 선정을 닦고 지극히 잘 닦은 자는 다시 안의 법을 닦고 관찰하기를 안 법과 같이 하고, 행하기를 매우 부지런히 힘써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를 세우고 자신의 마음을 잘 제어하여 간탐을 여의고 마음에 걱정과 슬픔을 없게 하라. 다시 바깥 법을 관찰하기를 법과 같이 하고 행하기를 매우 부지런히 힘써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를 세우고 자신의 마음을 잘 제어하여 간탐을 여의고 마음에 걱정과 슬픔을 없게 하라. 다시 안팎의 법을 관찰하기를 안팎의 법과 같이 하고 행하기를 매우 부지런히 힘써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를 세우고, 자신의 마음을 잘 제어하여 간탐을 여의고 마음에 걱정과 슬픔을 없게 하라. 비구야, 이러한 선정은 갈 때나 올 때나 마땅히 잘 닦아 익혀야 하며, 섰을 때나 앉았을 때나 누웠을 때나 잠잘 때나 깨었을 때에도 또한 잘 닦아 익혀야 한다.
또 유각유관정과 무각소관정을 닦아 익히고 무각무관정을 닦아 익혀야 하며 또한 기쁨이 함께하는 선정과 즐거움이 함께하는 선정을 닦아 익히고 안정됨이 함께하는 선정을 닦아 익히며 평정이 함께하는 선정을 닦아 익혀야 한다.

비구야, 만일 이 선정을 닦고 지극히 잘 닦는 자는 마음이 마땅히 자애로움과 함께하여 1방(方)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고 이렇게 2ㆍ3ㆍ4방과 4유ㆍ상ㆍ하 일체에 두루 하며 마음이 자애로움과 함께하기 때문에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고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어야 한다. 이와 같이 불쌍히 여김과 기뻐함도 역시 그러하며 마음은 평정[捨]과 함께하기 때문에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으며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어야 한다.

비구야, 만일 네가 이 선정을 잘 닦아 익히고 지극한 선행을 닦되 그 사람이 만일 동방에 노닐면 반드시 안락을 얻어 여러 가지 괴로움과 근심이 없을 것이며, 만일 남방ㆍ서방ㆍ북방에 노닐어도 반드시 안락을 얻어 여러 가지 괴로움과 근심이 없을 것이다. 비구야, 만일 네가 이 선정을 닦아 익히고 지극한 선행을 닦아도 나는 오히려 네가 선법에 머무른다고도 말하지 않을 텐데 더구나 쇠퇴한 사람을 언급하겠느냐? 다만 밤낮으로 선법을 늘어나게 하고 자라게 하여 쇠퇴하지 않게 하라. 비구야, 만일 네가 이 선정을 닦아 익히고 지극한 선행을 닦으면 너는 2과 중에 반드시 그 하나를 얻을 것이며, 혹은 현재 세계에서 구경(究竟)의 지혜를 얻고 혹은 또 남음이 있어 아나함(阿那含)을 이룰 것이다.”

이에 그 비구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잘 받아 가지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 주위를 세 바퀴 돌고 나서 물러갔다. 그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 가지고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함으로 말미암아 족성자가 하셨던 것처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웠다. 오직 위없는 범행을 마쳐 현재 세계에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고 성취하여 노닐며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다운 진리를 알았다. 그 존자는 법을 안 뒤에는 아라하(阿羅訶)를 이루게 되었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경을 말씀하시자 저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욱가지라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206자이다.

77) 사계제삼족성자경(娑雞帝三族姓子經) 제6제2 소토성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계제(娑雞帝)4)에 유행하실 때에 청림(靑林)에 계셨다.

그때 사계제에 세 족성자(族姓子)가 살고 있었으니 존자 아나율타(阿那律陀)와 존자 난제(難提)와 존자 금비라(金毘羅)였다. 그들은 다 나이가 젊고 새로 출가하여 수행하는 사람들로서 함께 와서 이 바른 법 가운데 들어온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이 세 족성자는 다 나이도 젊고 새로 출가하여 수행하는 사람들로서 함께 와서 이 바른 법에 들어온 지 오래되지 않았다. 이 세 족성자는 자못 이 바른 법 가운데서 범행(梵行)을 수행하기 좋아하는가?”
비구들은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세존께서 다시 두 번 세 번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이 세 족성자는 다 나이 젊고 새로 출가하여 수행하는 사람들로서 함께 와서 이 바른 법에 들어온 지 오래되지 않았다. 이 세 족성자가 자못 이 바른 법 가운데서 범행 수행하기를 좋아하는가?”
비구들도 두 번 세 번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친히 세 족성자에게 묻고자 하여 존자 아나율타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세 족성자는 다 나이가 젊고 새로 출가하여 수행하는 자로서 함께 와서 이 바른 법 가운데 들어온 지 오래지 않다. 아나율타야, 너희들은 자못 이 바른 법률 가운데서 범행 수행하기를 좋아하는가?”

존자 아나율타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저희들은 이 바른 법에서 범행 수행하기를 좋아합니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아나율타야, 너희들은 나이 어린 동자들로서 청정하고 검은머리에 신체도 왕성하여 유희(遊戱)하기를 좋아하고 자주 목욕하여 그 몸은 몹시 사랑 받을 만하였다. 그 뒤에 친척들과 그 부모들은 모두 사랑하고 그리워하여 슬피 울고 눈물을 흘리면서 너희들이 집을 나가 도 배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너희들은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우고 있다. 아나율타여, 너희들은 왕을 두려워하여 도를 배우는 것이 아니다. 또한 도적을 두려워하거나 부채(負債)를 두려워하거나 무서움을 두려워하거나 가난을 두려워하거나 생활을 얻기 위하여 도를 배우는 것도 아니다. 다만 생ㆍ노ㆍ병ㆍ사와 슬픔과 걱정과 괴로움을 싫어하고 혹은 또 큰 괴로움의 무더기에서 벗어나고자 해서 도를 배우는 것이다. 아나율타야, 너희들은 이러한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것이 아니냐?”

“그렇습니다.”

“아나율타야, 만일 족성자가 이러한 마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운다면 그것으로 말미암아 한량없는 선법(善法)을 얻는다는 사실을 아는가?”

존자 아나율타가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께서는 법의 근본이 되시고 법의 주인이 되십니다. 법은 세존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니 원하건대 법을 설해 주십시오. 저희들은 그것을 듣고 나면 그 뜻을 자세히 알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곧 말씀하셨다.
“아나율타야, 너희들은 자세히 듣고 그것을 잘 기억하라. 내가 마땅히 너희들을 위하여 그 뜻을 분별해 주리라.”
아나율타와 여러 제자들은 분부를 받고 법을 들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아나율타야, 만일 욕심에 덮이고 악한 법에 묶이면 평정의 즐거움[捨樂]과 최상의 휴식처를 얻지 못할 것이다. 그 마음엔 탐냄ㆍ성냄 수면(睡眠)만 생기고 마음은 즐겁지 않고 몸은 피곤하며 많이 먹고 마음이 걱정스러울 것이다. 그 비구는 곧 굶주림ㆍ목마름ㆍ추위ㆍ더위ㆍ모기ㆍ등에ㆍ파리ㆍ벼룩ㆍ바람ㆍ햇볕 따위의 핍박을 참지 못하고 욕설과 매질도 또한 참지 못한다. 몸은 온갖 병에 걸려 몹시 고통스러워하면서 목숨이 끊어지는 듯하여 모든 즐겁지 않은 것을 다 견디고 참아내지 못한다. 왜냐하면 욕심에 덮이고 악한 법에 묶여, 평정의 즐거움과 최상의 휴식처를 얻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만일 욕심을 여의고 악한 법에 묶이지 않으면 반드시 평정의 즐거움과 최상의 휴식처를 얻게 될 것이다. 그 마음은 탐하거나 성내거나 잠자지 않고 마음이 불쾌하지 않으며 몸도 피로하지 않고 또한 많이 먹지 않으며 마음에 걱정도 없다. 그 비구는 능히 굶주림ㆍ목마름ㆍ추위ㆍ더위ㆍ모기ㆍ등에ㆍ파리ㆍ벼룩ㆍ바람ㆍ햇볕 따위의 핍박을 참아 견디고 욕설과 매질도 역시 참아낼 수 있다. 몸이 온갖 병에 걸려 매우 고통스러워하면서 목숨이 끊어지는 듯 하여 모든 즐겁지 않은 일도 다 능히 견뎌내고 참아낸다. 왜냐하면 욕심에 덮이지 않고 악한 법에 묶이지 않고 또 평정의 즐거움과 최상의 휴식처를 얻었기 때문이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아나율타야, 여래는 무슨 이유로 없애야 할 것이 있고 혹은 써야 할 것이 있으며 혹은 견뎌내야 할 것이 있고 혹은 그쳐야 할 것이 있으며 혹은 토해야 할 것이 있는가?”

아나율타가 세존께 말하였다.
“세존께서는 법의 근본이 되시고 법의 주인이 되십니다, 법은 세존으로부터 나오니, 부디 그 법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들이 그 법을 들으면 그 뜻을 자세히 알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나율타야, 너희들은 자세히 듣고 그것을 잘 기억하라. 내가 마땅히 너희를 위하여 그 뜻을 분별해 주겠다.”
아나율타와 여러 제자들은 분부를 받고 경청하였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아나율타야, 모든 번뇌와 더러움, 곧 미래세계에 생명의 근본이 되는 것과 번열의 고통스러운 과보인 생ㆍ노ㆍ병ㆍ사의 근원을 여래는 끊지 못한 것이 없으시고 알지 못하는 것이 없으시기 때문에 없애야 할 것이 있고 써야 할 것이 있으며 혹은 견뎌내야 할 것이 있고 그쳐야 할 것이 있으며 혹은 토해야 할 것이 있다. 아나율타야, 여래는 다만 이 몸으로 인한 까닭에, 6입처(入處)로 말미암기 때문에, 수명으로 말미암기 때문에 없애야 할 것이 있고 써야 할 것이 있으며 혹은 견뎌내야 할 것이 있고 그쳐야 할 것이 있으며 혹은 토해내야 할 것이 있다. 아나율타야, 여래는 이런 이유가 있기 때문에 없애야 할 것이 있고 써야 할 것이 있으며 견뎌내야 할 것이 있고 그쳐야 할 것이 있으며 혹은 토해내야 할 것이 있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아나율타야, 여래는 무슨 이치가 있기에 일 없는 곳이나 산림, 혹은 나무 밑에 머무르고 높은 바위에 살기를 좋아하며 고요하여 소리가 없고 멀리 떠나서 악이 없고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순리를 따라 연좌(燕坐)하는가?”

존자 아나율타가 세존께 말하였다.
“세존께서는 법의 근본이 되시고 법의 주인이 되십니다. 법은 세존으로부터 나오니, 원컨대 그 법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들이 그 법을 듣고 나면 그 뜻을 자세히 알게 될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아나율타야, 너희들은 자세히 듣고 그것을 잘 기억하라. 내가 마땅히 너희를 위하여 그 뜻을 분별해 주겠다.”
아나율타와 여러 제자들은 분부를 받고 경청하였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아나율타야, 여래는 아직 얻지 못한 것을 얻기 위하여 아직 거두지 못한 것을 거두기 위하여 아직 증득하지 못한 것을 증득하기 위하여 일 없는 곳이나 산림 혹은 나무 밑에 머무르거나 높은 바위에 머물기를 좋아하며, 고요히 말이 없고 멀리 떠나서 악이 없고 사람들이 없는 데에서 순리를 따라 연좌하는 것이 아니다. 아나율타야,여래는 다만 두 가지 이치가 있기 때문에 일 없는 곳이나 산림 혹은 나무 밑에 머무르고 높은 바위에 살기를 좋아하며 고요하여 아무 말이 없고 멀리 떠나 악이 없고 사람이 없는 데서 이치를 따라 연좌하는 것이니, 첫째는 자기가 현재 세계에서 즐겁게 살기 위해서이고 둘째는 후세 사람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기 때문이다. 혹은 후세 사람이 여래께서 일 없는 곳이나 산림 혹은 나무 밑에 머무르고 높은 바위에 살기를 좋아하며, 고요하여 소리가 없고 멀리 떠나서 악이 없고 사람이 없는 곳에서 이치를 따라 연좌하는 것을 본받게 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아나율타야, 여래는 이런 이유가 있기 때문에 일 없는 곳이나 산림 또는 나무 밑에 머무르고 높은 바위에 머물기를 좋아하며, 고요하여 아무 말이 없고 멀리 떠나 악이 없고 사람이 없는 곳에서 순리를 따라 연좌하는 것이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아나율타야, 여래는 어떠한 이유가 있기에 제자가 목숨을 마치면 ‘아무는 아무 데에 태어난다, 아무는 아무 데에 태어난다’고 예언하는가?”

존자 아나율타가 세존께 말하였다.
“세존께서는 법의 근본이 되시고 법의 주인이 되시며, 모든 법은 세존으로부터 나옵니다. 원하건대 그것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들이 그 법을 듣고 나면 그 뜻을 자세히 알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나율타야, 너희들은 자세히 듣고 그것을 잘 기억하라. 내가 마땅히 너희들을 위하여 그 뜻을 분별해 주겠다.”
아나율타와 여러 제자들은 분부를 받고 경청하였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아나율타야, 여래는 그 태어나는 세계[趣]를 위하거나 사람을 위하여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며, 또한 사람을 속이려는 것도 아니며 또한 사람들을 기뻐하게 하기 위하여 제자가 목숨을 마쳤을 때 ‘아무는 아무 데에 태어난다, 아무는 아무 데에 태어난다’고 예언하는 것이 아니다. 아나율타야, 여래는 다만 깨끗이 믿는 족성남이나 족성녀들로서 지극히 믿고 매우 사랑하며, 지극히 기쁜 마음을 내어 이 바른 법을 듣고 나서 마음으로 이러이러한 것을 본받게 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제자가 목숨을 마치면 아무는 아무 데에 태어난다, 아무는 아무 데에 태어난다고 예언하는 것이다.

혹 어떤 비구가 아무 존자는 아무 데서 목숨을 마쳤다. 그는 부처님의 예언을 받고 구경(究竟)의 지혜를 얻어,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이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쳤으므로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다운 진리를 알았다는 말을 듣는가 하면, 혹은 직접 그 존자를 보거나 혹은 남에게서 자주자주 이 말을 듣기도 한다. 곧 그 존자는 이와 같은 믿음이 있었고 어떻게 계를 가졌으며 어떻게 널리 들었고 어떻게 은혜로 베풀었으며 이와 같이 지혜가 있었다는 등의 말을 듣는다. 그 사람은 그러한 말을 들은 뒤에는 그 존자는 믿음이 있고 계를 가졌으며 널리 들어 아는 게 많고 은혜를 베풀었으며 지혜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이 바른 법을 들은 뒤에는 혹은 마음으로 이러이러한 것을 본받기를 원한다. 아나율타야, 이러한 비구는 반드시 보다 안락하게 살게 될 것이다.

아나율타야, 또 어떤 비구는 아무 존자는 아무 데서 목숨을 마쳤다. 그는 부처님의 예언을 받고 5하분결(下分結)5)이 이미 다해 그 사이에 나서 열반(涅槃)에 들고 물러나지 않는 법을 얻어 이 세상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을 듣는가 하면, 혹은 직접 그 존자를 보거나 혹은 남에게서 자주 이 말을 듣는다. 곧 그 존자는 어떻게 믿음이 있었고 어떻게 계를 가졌으며 널리 듣고 은혜를 베풀었으며 어떻게 지혜가 있었다는 등의 일이다. 그 비구는 이런 말을 들은 뒤에 믿음이 생겼고 계를 가졌으며 널리 들었고 은혜로 베풀었으며 지혜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이 바른 법을 들은 뒤에는 마음으로 이러이러한 것을 본받기를 원한다. 아나율타야, 이러한 비구는 반드시 보다 안락하게 살게 될 것이다.

아나율타야, 또 어떤 비구는 아무 존자는 아무 데서 목숨을 마쳤다. 그는 부처님의 예언을 받고 3결(結)이 다해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엷어져 한 번 천상과 인간을 왕래하게 되고 한 번 왕래한 뒤에는 괴로움을 벗어날 것이라는 말을 듣는가 하면, 혹은 직접 그 존자를 보거나 혹은 남에게서 자주 이 말을 듣는다. 곧 그 존자는 이와 같은 믿음이 있었고 이와 같은 계를 가졌으며 이와 같이 널리 들었고 이와 같은 은혜를 베풀었으며 이와 같은 지혜가 있었다는 등의 일이다. 그 비구는 이러한 이야기를 들은 뒤에 그 존자는 믿음이 생겼고 계를 가졌으며 널리 들었고 은혜를 베풀었으며 지혜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이 바른 법을 들은 뒤에는 마음으로 이러이러한 것을 본받기를 원한다. 아나율타야, 이러한 비구는 반드시 보다 안락하게 될 것이다.

아나율타야, 또 어떤 비구는 아무 존자는 아무 데서 목숨을 마쳤다. 그는 부처님의 예언을 받고 3결(結)이 이미 다해 수다원(須陀洹)을 얻어 악한 법에 떨어지지 않고 반드시 바른 깨달음으로 나아가 끝내 7유(有)를 받고 천상ㆍ인간에 일곱 번을 왕래한 뒤에는 괴로움을 벗어난다고 듣는가 하면, 혹은 직접 그런 존자를 보거나 혹은 남에게서 자주 이 말을 듣는다. 곧 그 존자는 이러이러한 믿음이 있었고 이러이러한 계를 가졌으며 이와 같이 널리 들었고 이러이러한 은혜를 베풀었으며 이러이러한 지혜가 있었다고 하는 등의 일이다. 그 비구는 이런 이야기를 들은 뒤에는 그 존자는 믿음이 생겼고 계를 가졌으며 널리 들었고 은혜를 베풀었으며 지혜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이 바른 법을 들은 뒤에는 마음으로 이러이러한 것을 본받기를 원한다. 아나율타야, 이러한 비구는 반드시 보다 안락하게 살게 될 것이다.

아나율타야, 또 어떤 비구니는 아무 비구니는 아무 데서 목숨을 마쳤다. 그는 부처님의 예언을 듣고 구경(究竟)의 지혜를 얻어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쳤으므로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다운 진리를 알았다는 말을 듣는가 하면, 혹은 직접 그 비구니를 보거나 혹은 남에게서 자주 이 말을 듣는다. 곧 그 비구니는 이러이러한 믿음이 있었고 이러이러한 계를 가졌으며 이와 같이 널리 들었고 이러이러한 은혜를 베풀었으며 이러이러한 지혜가 있었다는 등의 이야기이다. 그 사람은 이런 이야기를 들은 뒤에 그 비구니는 믿음이 생겼고 계를 가졌으며 널리 들었고 은혜로 베풀었으며 지혜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이 바른 법을 들은 뒤에는 마음으로 이러이러한 것을 본받기를 원한다. 아나율타야, 이러한 비구니는 반드시 보다 안락하게 살게 될 것이다.

아나율타야, 다시 어떤 비구니는 ‘아무 비구니는 아무 데서 목숨을 마쳤다. 그는 부처님의 예언을 받고 5하분결이 이미 다해 그 사이에 나서 열반에 들고 물러나지 않는 법을 얻어 이 세상에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을 듣는가 하면, 혹은 직접 그 비구니를 보거나 혹은 남에게서 자주 이런 말을 듣는다. 곧 그 비구니는 이러이러한 믿음이 있었고 이와 같이 계를 가졌으며 이러이러하게 널리 들었고 이와 같이 은혜를 베풀었으며 이러한 지혜가 있었다는 등의 이야기이다. 그 사람은 이러한 이야기를 들은 뒤에는 그 비구니는 믿음이 있었고 계를 가졌으며 널리 들었고 은혜로 베풀었으며 지혜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한다. 이 바른 법을 들은 뒤에는 마음으로 이러이러한 것을 본받기를 원한다. 아나율타야, 이러한 비구니는 반드시 보다 안락하게 살게 될 것이다.

아나율타야, 다시 어떤 비구니는 아무 비구니는 아무 데서 목숨을 마쳤다. 그는 부처님의 예언을 받고 3결이 이미 다하여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엷어져, 한 번 천상과 인간을 왕래하게 되고 한 번 왕래한 뒤에는 괴로움을 벗어난다는 말을 듣는가 하면, 혹은 직접 그 비구니를 보거나 혹은 자주 이 말을 듣는다. 곧 그 비구니는 이러이러한 믿음이 있었고 이와 같이 계를 가졌으며 이렇게 널리 들었고 이러이러한 은혜를 베풀었으며 이러이러한 지혜가 있었다는 등의 이야기이다. 그 사람은 이러한 이야기를 들은 뒤에는 그 비구니는 믿음이 생겼고 계를 가졌으며 널리 들었고 은혜로 베풀었으며 지혜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이 바른 법을 들은 뒤에는 마음으로 이러이러한 것을 본받기를 원한다. 아나율타야, 이러한 비구니는 반드시 보다 안락하게 살게 될 것이다.

아나율타야, 다시 어떤 비구니는 ‘아무 비구니는 아무 데서 목숨을 마쳤다. 그는 부처님의 예언을 듣고 3결이 이미 다하여 수다원을 얻어 악한 법에 떨어지지 않고 반드시 바른 깨달음으로 나아가 결국 7유를 받고 천상과 인간에 일곱 번 왕래한 뒤에는 괴로움을 벗어난다는 말을 듣는가 하면, 혹은 직접 그 비구니를 보거나 혹은 남에게서 자주 이런 말을 듣는다. 곧 그 비구니는 이러이러한 믿음이 있었고 이와 같은 계를 가졌으며 이와 같이 널리 들었고 이러이러한 은혜를 베풀었으며 이와 같은 지혜가 있었다는 등의 이야기이다. 그 사람은 이런 이야기를 들은 뒤에는 그 비구니는 믿음이 생겼고 계를 가졌으며 널리 들었고 은혜를 베풀었으며 지혜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이 바른 법을 들은 뒤에는 마음으로 이러이러한 것을 본받기를 원한다. 아나율타야, 이러한 비구니는 반드시 보다 안락하게 살게 될 것이다.

아나율타야, 또 어떤 우바새는 ‘아무 우바새는 아무 마을에서 목숨을 마쳤다. 그는 부처님의 예언을 듣고 5하분결이 이미 다하여 그 사이에서 나서 열반에 들고 물러나지 않는 법을 얻어 이 세상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을 듣는가 하면, 혹은 직접 그 우바새를 보거나 혹은 남에게서 이 말을 듣는다. 곧 그 우바새는 이러이러한 믿음이 있었고 이와 같이 계를 가졌으며 이렇게 널리 들었고 이러이러하게 은혜를 베풀었으며 이러이러한 지혜가 있었다는 등의 이야기이다. 그 사람은 이런 이야기를 들은 뒤에는 그 우바새는 믿음이 생겼고 계를 가졌으며 널리 들었고 은혜로 베풀었으며 지혜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이 바른 법을 들은 뒤에는 마음으로 이러이러한 것을 본받기를 원한다. 아나율타야, 이러한 우바새는 반드시 보다 안락하게 살게 될 것이다.

아나율타야, 또 어떤 우바새는 ‘아무 우바새는 아무 마을에서 목숨을 마쳤다. 그는 부처님의 예언을 받고 3결이 이미 다하여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엷어져 한 번 천상과 인간을 왕래하게 되고 한 번 왕래한 뒤에는 괴로움을 벗어난다는 말을 듣는가 하면, 혹은 직접 그 우바새를 보거나 혹은 남에게서 자주 이런 말을 듣는다. 곧 그 우바새는 이러이러한 믿음이 있었고 이와 같은 계를 가졌으며 이렇게 널리 들었고 이러이러하게 은혜를 베풀었으며 이러이러한 지혜가 있었다는 등의 이야기이다. 그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들은 뒤에 그 우바새는 믿음이 생겼고 계를 가졌으며 널리 들었고 은혜를 베풀었으며 지혜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이 바른 법을 들은 뒤에는 마음으로 이러이러한 것을 본받기를 원한다. 아나율타야, 이러한 우바새는 반드시 보다 안락하게 살게 될 것이다.

아나율타야, 다시 어떤 우바새는 아무 마을에서 목숨을 마쳤다. 그는 부처님의 예언을 받고 3결이 이미 다하여 수다원을 얻어 악한 법에 떨어지지 않고 반드시 바른 깨달음으로 나아가 결국엔 7유를 받고 천상과 인간을 일곱 번 왕래한 뒤에는 괴로움을 벗어난다고 듣는가 하면, 혹은 직접 그 우바새를 보거나 혹은 남에게서 자주 이런 말을 듣는다. 곧 그 우바새는 이러이러한 믿음이 있었고 이와 같은 계를 가졌으며 이렇게 널리 들었고 이러이러하게 은혜를 베풀었으며 이러이러한 지혜가 있었다는 등의 이야기이다. 그 사람은 이런 이야기를 들은 뒤에는 그 우바새는 믿음이 생겼고 계를 가졌으며 널리 들었고 은혜를 베풀었으며 지혜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이 바른 법을 들은 뒤에는 마음으로 이러이러한 것을 본받기를 원한다. 아나율타야, 이러한 우바새는 반드시 보다 안락하게 살게 될 것이다.

아나율타야, 어떤 우바사(優婆私:優婆夷)는 아무 우바사는 아무 마을에서 목숨을 마쳤다. 그는 부처님의 예언을 받고 5하분결이 이미 다하여 그 사이에서 나서 반열반에 들고 물러나지 않는 법을 얻어 이 세상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을 듣는가 하면, 혹은 직접 그 우바사를 보거나 혹은 또 남에게서 자주 이런 말을 듣는다. 곧 그 우바사는 이러이러한 믿음이 있었고 이와 같은 계를 가졌으며 이렇게 널리 들었고 이러이러하게 은혜를 베풀었으며 이와 같은 지혜가 있었다는 등의 이야기이다. 그 사람은 이것을 들은 뒤에는 그 우바사는 믿음이 생겼고 계를 가졌으며 널리 들었고 은혜를 베풀었으며 지혜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이 바른 법률을 들은 뒤에는 마음으로 이러이러한 것을 본받기를 원한다. 아나율타야, 이러한 우바이는 반드시 보다 안락하게 살게 될 것이다.

아나율타야, 또 어떤 우바사는 아무 마을에서 목숨을 마쳤다. 그는 부처님의 예언을 받고 3결이 이미 다하여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엷어져 한 번 천상과 인간에 왕래하게 되고 한 번 왕래한 뒤에는 괴로움에서 벗어난다는 말을 듣는가 하면, 혹은 직접 그 우바사를 보거나 혹은 남에게서 자주 이런 말을 듣는다. 곧 그 우바사는 이러이러한 믿음이 있었고 이와 같이 계를 가졌으며 이렇게 널리 들었고 이러이러한 은혜를 베풀었으며 이러이러한 지혜가 있었다는 등의 이야기이다. 그 사람은 이런 이야기를 들은 뒤에는 그 우바사는 믿음이 생겼고 계를 가졌으며 널리 들었고 은혜를 베풀었으며 지혜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이 바른 법을 들은 뒤에는 마음으로 이러이러한 것을 본받기를 원한다. 아나율타야, 이러한 우바사는 반드시 보다 안락하게 살게 될 것이다.

아나율타야, 또 어떤 우바사는 ‘아무 우바사는 아무 마을에서 목숨을 마쳤다. 그는 부처님의 예언을 받고 3결이 이미 다하여 수다원을 얻어 악한 법에 떨어지지 않고 반드시 바른 깨달음으로 나아가 결국엔 7유를 받고 천상과 인간에 일곱 번 왕래한 뒤에는 괴로움을 벗어난다고 듣는다. 혹은 직접 그 우바사를 보거나 혹은 남에게서 자주 이런 말을 듣는다. 곧 그 우바사는 이러이러한 믿음이 있었고 이와 같이 계를 가졌으며 이렇게 널리 들었고 이러이러한 은혜를 베풀었으며 이와 같은 지혜가 있었다는 등의 이야기이다. 그 사람은 이런 이야기를 들은 뒤에는 그 우바사는 믿음이 생겼고 계를 가졌으며 널리 들었고 은혜를 베풀었으며 지혜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이 바른 법을 들은 뒤에는 마음으로 이러이러한 것을 본받기를 원한다. 아나율타야, 이러한 우바사는 반드시 보다 안락하게 살게 될 것이다.

아나율타야, 여래는 이런 이치가 있기 때문에 제자가 목숨을 마치면 아무는 아무 데서 태어나고 아무는 아무 데서 태어난다고 예언한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아나율타와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주석
1 이 경의 이역경으로는 후한(後漢)시대 지요(支曜)가 한역한 『불설아나율팔념경(佛說阿那律八念經)』이 있으며, 참고 경문으로는 『증일아함경』 제37권 「팔난품(八難品)」의 여섯 번째 소경이 있다.
2 또는 시수마라산(尸收摩羅山)으로 쓰기로 하고, 혹은 설수바라산(設首婆羅山)으로 쓰기도 한다.
3 이 경의 참고 경문으로는 『잡아함경』 제24권 642번째 소경인 「울저가경(鬱低伽經)」이 있다.
4 성(城) 이름. 또는 사기다(娑祇多)ㆍ바계제(婆雞帝)로 쓰기도 한다. 북교살라국(北憍薩羅國) 경내에 있는 성으로 범어로는 Sāketa로 표기한다.
5 하분(下分)은 욕계(欲界)를 말하는 것이고 결(結)은 번뇌이다. 3계 중 가장 밑에 위치한 욕계의 세계에서 중생들을 얽어매고 있는 다섯 가지 번뇌인 욕탐(欲貪)ㆍ진에(瞋恚)ㆍ유신견(有身見)ㆍ계금취견(戒禁取見)ㆍ의결(疑結)을 말한다.

중아함경 제19권

7. 장수왕품 ③
78)범천청불경(梵天請佛經) 제7제2 소토성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에 유행하실 때에 승림급고독원(勝林給孤獨園)에 계셨다.

그때에 어떤 범천(梵天)이 범천에 머물면서 이와 같은 삿된 소견을 내었다.
‘이곳은 항상한 곳이며 이곳은 항상 존재하는 곳이며, 이곳은 영원히 존재하고 이곳은 긴요한 곳이며, 이곳은 마침이 없는 법이며 이곳은 출요(出要)로써 이 출요보다 더 뛰어나고 훌륭하며 미묘하고 제일가는 것은 없다.’

그때 세존께서 남의 마음을 아는 지혜[他心智]로써 저 범천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아시고, 곧 여기상정(如其像定)에 들어 그 여기상정으로써 마치 역사(力士)가 팔을 굽혔다 펴는 짧은 시간에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서 사라져 나타나지 않으시더니 홀연히 범천으로 올라 가셨다.

그때 범천은 세존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곧 세존을 청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큰 선인(仙人)이시여, 이곳은 항상한 곳이고 이곳은 항상 존재하는 곳이며, 이곳은 영원히 존재하는 곳이고 이곳은 긴요한 곳이며, 이 곳은 마침이 없는 법이며 이곳은 출요로서 이 출요보다 더 뛰어나고 훌륭하고 미묘하며 제일가는 것은 없습니다.”

그러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범천이여, 너는 항상 있지 않은 것을 항상 있다고 일컫고 항상 좋지 않은 것을 항상 좋다 일컬으며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 것을 영원히 존재한다고 일컫고, 긴요하지도 않은 것을 긴요하다 일컬으며 끝이 있는 법을 끝이 없는 법이라 일컫고, 출요가 아닌 것을 출요라 하면서 이 출요보다 더 이상 뛰어나고 훌륭하며 미묘하고 제일가는 것은 없다고 말하는구나. 범천이여, 너에게는 이러한 무명(無明)이 있구나.”

그때 악마 파순(波旬)이 그 대중들 가운데 있다가 세존께 말하였다.
“비구여, 이 범천이 말한 것을 거역하지 마시오. 이 범천이 말한 것을 거스르지 마시오. 비구여, 만일 네가 이 범천이 말한 것을 거역하거나 이 범천이 말한 것을 거스르면 비구여, 그것은 마치 사람이 자기에게 상서로운 일이 오는 것을 물리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비구가 한 말도 역시 이와 같다. 그러므로 비구여, 나는 너에게 ‘이 범천이 말한 것을 거역하지 말라. 이 범천의 말한 것을 거스르지 말라’고 말한 것이다. 비구여, 만일 네가 이 범천이 말한 것을 거역하거나 이 범천이 말한 것을 거스르면 이것은 비구여, 마치 어떤 사람이 산 위에서 떨어질 때에 아무리 손발로 허공을 잡으려고 해도 그리 될 수 없는 것과 같다. 비구가 하는 말도 역시 이와 같다. 그러므로 비구여, 나는 너에게 ‘이 범천이 말한 것을 어기지 말라. 이 범천이 말한 것을 거스르지 말라’하고 말한 것이다.

비구여, 만일 네가 이 범천이 말한 것을 거역하거나 이 범천이 말한 것을 거스르면, 이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나무 위에서 떨어질 때에 아무리 손발로 나뭇가지나 잎을 부여잡으려고 해도 그리 될 수 없는 것과 같다. 비구가 한 말도 역시 이와 같다. 그러므로 비구여, 나는 너에게 ‘이 범천이 말한 것을 거역하지 말라. 이 범천이 말한 것을 거스르지 말라’하고 말한 것이다.
왜냐하면 이 범천은 범(梵)이며 복[福祐]이며 변화시키는 주체[能化]이고 가장 높은 것이며 만들어내는 주체[能作]이고 조작하는 주체[能造]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아버지로서 이미 있었고 장차 있을 일체 중생은 다 이것을 좇아 나기 때문이다. 이 범천은 알아야 할 것을 다 알고 보아야 할 것을 다 알기 때문이다.

큰 선인이여,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땅[地]1)을 미워하고 땅을 헐뜯으면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 반드시 다른 하천한 기악신(妓樂神)으로 태어날 것이다. 이렇게 물ㆍ불ㆍ바람ㆍ신ㆍ하늘ㆍ생주(生主:造物主)에 대하여도 역시 그러하다. 범천을 미워하거나 범천을 헐뜯는 자가 있으면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났을 때에 다른 하천한 기악신으로 태어날 것이다. 큰 선인(仙人)이여,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땅을 사랑하고 땅을 찬탄하면,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났을 때에 반드시 가장 높은 범천에 태어날 것이다. 이와 같이 물ㆍ불ㆍ바람ㆍ신ㆍ하늘ㆍ생주에 대하여도 또한 그러하다. 범천을 사랑하고 좋아하며 범천을 찬탄하는 자가 있으면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났을 때에 반드시 가장 높은 범천에 태어날 것이다. 큰 선인이여, 너는 이 범천의 큰 권속들이 앉아 있는 것이 우리들과 같은 것을 보지 못하는가?”

저 악마 파순(波旬)은 범천도 아니며 또한 범천의 권속도 아니다. 그러나 스스로 내가 바로 범천이라고 일컬었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곧 이렇게 생각하셨다.
‘이 악마 파순은 범천도 아니며 또한 범천의 권속도 아니다. 그런데도 스스로 제 자신이 바로 범천이라고 일컫고 있다. 만일 악마 파순이 있다고 말한다면 이것은 곧 악마 파순일 것이다.’

세존께서는 이미 다 아시고 말씀하셨다.
“악마 파순아, 너는 범천도 아니며 또한 범천의 권속도 아니다. 그런데도 너는 스스로 ‘내가 바로 범천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만일 악마 파순이 있다고 말한다면 네가 바로 악마 파순일 것이다.”
그러자 악마 파순이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나를 아시고 선서(善逝)께서는 나를 보시는구나.’
이렇게 알고 나서는 시름하고 걱정하면서 곧 거기서 갑자기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그때 저 범천이 두 번 세 번 와서 세존을 청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큰 선인이시여, 이곳은 항상한 곳이고 이곳은 항상 좋으며 이곳은 영원히 존재하는 곳이며 이곳은 긴요한 곳이며 이곳은 마침이 없는 법이며 이곳은 출요로써 이 출요보다 더 뛰어나고 훌륭하며 미묘하고 제일가는 곳은 없습니다.”

세존께서도 두 번 세 번 말씀하셨다.
“범천이여, 너는 항상하지 않은 곳을 항상하다고 일컫고 항상 좋지 않은 곳을 항상 좋은 곳이라 일컬으며,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 곳을 영원히 존재한다고 일컫고 요긴하지 않은 것을 요긴하다 일컬으며 마침이 있는 법을 마침이 없는 법이라 일컫고,출요가 아닌 것을 출요라 하면서 이 출요보다 더 뛰어나고 훌륭하며 미묘하고 제일가는 것은 없다고 말하는구나. 범천이여, 너에게는 이런 무명(無明)이 있구나. 범천이여, 너에게는 이런 무명이 있구나.”

그러자 범천이 세존께 말씀드렸다.
“큰 선인이여, 옛날 어떤 사문 범지는 수명이 매우 길고 아주 오래도록 머물렀습니다. 큰 선인이여, 당신은 수명이 지극히 짧아 저 사문 범지가 한 번 연좌하는 동안도 모르십니다. 왜냐하면 그는 알아야 할 것은 다 알고, 보아야 할 것은 다 봅니다. 만일 진실로 출요가 있다 하여도 이 보다 더 뛰어나고 훌륭하며 미묘하고 제일가는 것은 없습니다. 만일 진실한 출요가 없다 하여도 이보다 더 뛰어나고 훌륭하며 미묘하고 제일가는 것은 없습니다. 큰 선인이여, 당신은 출요에 대하여 출요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출요가 아닌 것에 대하여 출요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여 당신은 출요를 얻지 못하고 곧 큰 어리석음만 이루었습니다. 왜냐하면 경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큰 선인이여,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땅을 사랑하고 좋아하며 땅을 찬탄하면 그는 나의 뜻대로 되고 내가 하고자 하는 바를 따르는 것이 됩니다. 이렇게 물ㆍ불ㆍ바람ㆍ신ㆍ하늘ㆍ생주(生主)에 대하여도 역시 그러하며, 범천을 사랑하고 좋아하며 범천을 찬탄하면 그는 나의 뜻대로 되고 내가 하고자 하는 바를 따르는 것이 되며 내가 시키는 바를 따르게 됩니다. 큰 선인이여, 만일 당신이 땅을 사랑하고 땅을 찬탄하면 당신도 또한 나의 뜻대로 되고 내가 하고자 하는 바를 따르게 되며 내가 시키는 바를 따르게 될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범천이여, 그렇다. 범천이 말한 것은 진실한 진리이다.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땅을 사랑하고 좋아하며 땅을 찬탄하면 그는 너의 생각과 같이 되고 네가 하고자 하는 바를 따르게 되며 네가 시키는 것을 따르게 될 것이다. 이렇게 물ㆍ불ㆍ바람ㆍ신ㆍ하늘ㆍ생주에 대해서도 역시 그러하다. 범천을 사랑하고 좋아하며 범천을 찬탄하면, 그는 너의 생각대로 되고 네가 하고자 하는 바를 따르게 되며 네가 시키는 바를 따르게 될 것이다. 범천이여, 만일 내가 땅을 사랑하고 좋아하며 땅을 찬탄하면, 나도 또한 네가 자재(自在)하게 할 것이며 네가 하고자 하는 바를 따르게 되며 네가 시키는 것을 따르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물ㆍ불ㆍ바람ㆍ신ㆍ하늘ㆍ생주에 대하여도 역시 그러하다. 범천을 사랑하고 좋아하며 범천을 찬탄하면, 나도 또한 너의 생각대로 되고 네가 하고자 하는 바를 따르게 되며 네가 시키는 것을 따르게 될 것이다.

범천이여, 만일 이 여덟 가지 일[事]에 대하여 내가 그 일을 따라 사랑하고 좋아하며 찬탄하면 저 또한 이와 같이 될 것이다. 범천이여, 나는 네가 온 곳과 갈 곳을 안다. 머무르는 곳을 따르고 마칠 곳을 따르며 나는 곳을 따를 것이다. 만일 범천이 있으면 큰 여의족(如意足)이 있고 큰 복이 있으며 큰 위덕이 있고 큰 위신이 있을 것을 안다.”

그러자 범천이 세존께 여쭈었다.
“큰 선인이여, 당신은 어떻게 내가 아는 것을 알고 내가 보는 것을 보십니까? 어떻게 나 알기를 마치 저 해가 자재하게 1천 세계를 두루 밝게 비추는 것처럼 그렇게 하십니까? 저 1천 세계에서 당신은 자재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나는 저들의 저곳에는 밤낮이 없음을 다 압니다. 큰 선인이여, 일찍이 그곳을 지나간 적이 있으시며 자주 그곳을 지나간 적이 있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범천이여, 해가 자재하게 모든 곳인 1천 세계를 두루 비추는 것처럼 나도 1천 세계에 대해 자재하게 할 수 있고, 또 저들의 저곳에는 밤낮이 없음을 다 안다. 범천이여, 나는 일찍이 그곳을 지나간 적이 있고 자주자주 그곳을 지나간 적이 있다. 범천이여, 세 종류의 하늘이 있으니 곧 광천(光天)ㆍ정광천(淨光天)ㆍ변정광천(遍淨光天)이다. 범천이여, 만일 저 세 종류의 하늘이 앎이 있고 봄이 있다면 나도 역시 그러한 앎과 봄이 있다. 가령 저 세 종류의 하늘은 앎이 없고 봄이 없다고 하더라도 나는 여전히 스스로 앎과 봄이 있다. 범천이여, 만일 저 세 종류의 하늘과 권속들이 앎이 있고 봄이 있으면, 나도 역시 그러한 앎과 봄이 있다. 범천이여, 만일 저 세 종류의 하늘과 그 권속들에게는 앎이 없고 봄이 없다고 하더라도 나는 여전히 스스로 앎과 봄이 있다. 범천이여, 만일 네가 앎이 있고 봄이 있으면 나도 또한 그러한 앎과 봄이 있다. 범천이여, 만일 너에게는 앎도 없고 봄도 없다고 하더라도 나는 여전히 스스로 앎과 봄이 있다. 범천이여, 만일 너와 권속들이 앎이 있고 봄이 있으면 나도 또한 그러한 앎과 봄이 있다. 범천이여, 만일 너와 권속들에겐 앎이 없고 봄도 없다고 하더라도 나에게는 여전히 스스로 앎과 봄이 있다. 범천이여, 너와 나는 일체가 다 똑같지 않고 모두가 다 똑같지 않다. 다만 내가 너보다 더 우세하고 더 뛰어나다.”

그때 범천이 세존께 여쭈었다.
“큰 선인이여, 무엇으로 말미암아 저 세 종류의 하늘이 앎이 있고 봄이 있으면 당신도 역시 그러한 앎과 봄이 있으며, 만일 저 세 종류의 하늘에게는 앎도 없고 봄이 없어도 당신만은 여전히 앎과 봄이 있습니까? 만일 저 세 종류의 하늘 권속들에게 앎이 있고 봄이 있으면 당신도 또한 그 앎과 봄이 있으며, 만일 저 세 종류의 하늘 권속들에게는 앎도 없고 봄도 없다 하더라도 당신만은 여전히 스스로 앎과 봄이 있습니까? 만일 내가 앎이 있고 봄이 있으면 당신도 또한 그러한 앎과 봄이 있으며, 만일 나에게는 앎도 없고 봄도 없어도 당신만은 여전히 앎과 봄이 있습니까? 만일 나의 권속들에게 앎이 있고 봄이 있으면 당신도 또한 그러한 앎과 봄이 있으며, 만일 나의 권속들에게는 앎도 없고 봄도 없어도 당신만은 여전히 앎과 봄이 있습니까? 큰 선인이여, 말하기 좋아해서 적당히 하신 말씀이 아닙니까? 그 말씀을 듣고 나서 어리석음만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한량없는 경계를 알았기 때문이며 한량없는 앎과 한량없는 소견과 한량없는 종별(種別)을 나는 낱낱이 알아 분별하였으므로 이 땅을 땅이라 알고, 물ㆍ불ㆍ바람ㆍ신ㆍ하늘ㆍ생주까지도 역시 그러하며 이 범천을 범천이라고 압니다.”

그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범천이여,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땅에 대하여 땅이라는 생각이 있어 ‘땅은 곧 나이다. 땅은 내 것이다. 나는 땅의 것이다’라고 한다면, 그는 ‘땅은 곧 나이다’라고 계교(計較)한 뒤에는 곧 땅에 대하여 알지 못한다. 이렇게 물ㆍ불ㆍ바람ㆍ신ㆍ하늘ㆍ생주(生主)ㆍ범천ㆍ무번천(無煩天)ㆍ무열천(無熱天)에 대하여도 역시 그러하다. 깨끗함에 대하여 깨끗하다는 생각이 있어 ‘깨끗함이 곧 나이다. 깨끗함은 곧 내 것이다. 나는 깨끗함의 것이다’라고 한다면, 그는 ‘깨끗함은 곧 나이다’라고 계교한 뒤에는 곧 깨끗함에 대하여 알지 못한다. 범천이여,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땅을 땅이라고 알아 ‘땅은 곧 내가 아니다. 땅은 내 것이 아니다. 나는 땅의 것이 아니다’라고 알고 그가 ‘땅은 곧 나이다’라고 계교하지 않은 뒤에야 그는 곧 땅을 제대로 안다.

이렇게 물ㆍ불ㆍ바람ㆍ신ㆍ하늘ㆍ생주ㆍ범천ㆍ무번천ㆍ무열천에 대하여도 또한 그러하며, 깨끗함을 곧 깨끗함이라고 알아 ‘깨끗함은 곧 나가 아니다. 깨끗함은 내 것이 아니다. 나는 깨끗함의 것이 아니다’라고 알고, 그가 ‘깨끗함은 곧 나이다’라고 계교하지 않은 뒤에야 그는 곧 깨끗함에 대하여 제대로 안다. 범천이여, 나는 땅에 대하여 곧 땅인 줄 알아 ‘땅은 곧 나가 아니다. 땅은 내 것이 아니다. 나는 땅의 것이 아니다’라고 알고, 나는 ‘땅이 곧 나이다’라고 계교하지 않으므로 나는 곧 땅에 대하여 제대로 안다. 이렇게 물ㆍ불ㆍ바람ㆍ신ㆍ하늘ㆍ범천ㆍ무번천ㆍ무열천에 대하여도 또한 그러하며, 깨끗함은 곧 깨끗함이라고 알아 ‘깨끗함은 곧 나가 아니다. 깨끗함은 내 것이 아니다. 나는 깨끗함의 것이 아니다’라고 알고, 나는 ‘깨끗함이 곧 나이다’라고 계교하지 않으므로 나는 곧 깨끗함을 제대로 안다.”

그러자 범천이 세존께 여쭈었다.
“큰 선인이여, 이 중생들은 유(有)를 사랑하고 유를 좋아하며 유를 익힙니다. 당신은 이미 유의 근본을 빼내 버렸습니다. 왜냐하면 곧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유(有)에서 두려움을 보았거든
유라는 견해 없으면 두려워하지 않으리.
그러므로 유를 좋아하지 말라
유가 어찌 끊어지지 않으리.

“큰 선인이여, 저는 이제 스스로 이 몸을 숨기고자 합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범천이여, 네가 만일 네 몸을 숨기고 싶거든 네 마음대로 하라.”

이에 범천은 곧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그 몸을 숨겼으나 세존께서는 곧 아셨다.
“범천이여, 너는 저기 있구나. 너는 여기 있구나. 너는 중간에 있구나.”

이에 범천은 여의족(如意足)을 다 발휘하여 자신의 몸을 숨기고자 하였으나 숨길 수가 없어 범천으로 돌아가 머물렀다.
그러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범천이여, 나도 역시 내 몸을 숨겨 보고자 한다.”

범천이 세존께 여쭈었다.
“큰 선인이여, 만일 직접 몸을 숨기고자 하시거든 곧 마음대로 해 보십시오.”

그러자 세존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셨다.
‘나는 이제 차라리 여기상여의족(如其像如意足)을 나타내어 지극히 묘한 광명을 놓아 범천 전부를 비추고, 내 자신은 숨어서 모든 범천과 범천의 권속들로 하여금 내 음성만 듣고 몸은 보지 못하게 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신 세존께서는 곧 여기상여의족을 나타내어 지극히 묘한 광명을 놓아 범천 모두를 비추고, 곧 자신은 숨어서 모든 범천과 범천의 권속들로 하여금 그 음성만 듣게 하고 그 몸은 보지 못하게 하셨다. 그러자 모든 범천과 범천의 권속들은 제각기 이렇게 생각하였다.
‘사문 구담(瞿曇)은 참으로 기이하고 참으로 특별하셔서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으시다. 무슨 까닭인가? 곧 지극히 묘한 광명을 놓아 일체 범천을 비추시고 자신은 숨어서 우리들과 권속들로 하여금 다만 그 음성만 듣고 몸은 보지 못하게 하신다.’

그때 세존께서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셨다.
‘나는 이미 이 범천과 범천의 권속들을 교화시켰다. 나는 이제 여의족을 거두리라.’
이렇게 생각하신 세존께서는 곧 여의족을 거두시고 돌아가 범천에 머무셨다.

이에 악마의 왕도 두 번 세 번 와서 그 대중 가운데 있었다. 그때에 마왕이 세존께 말씀드렸다.
“큰 선인이여, 잘 보고 잘 알고 잘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을 훈계하고 가르치지 말 것이며 또한 제자들을 위하여 설법하지도 말고 제자들에게 집착하지도 마십시오. 제자들에게 집착함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다른 하천한 기악신들의 세계에 태어나지 마십시오. 무위(無爲)를 행하여 현세에서 안락을 받으십시오. 왜냐하면 큰 선인이여, 그것은 부질없이 제 자신만 괴롭게 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큰 선인이여, 옛날에 어떤 사문 범지가 제자를 훈계하고 제자를 가르치며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고 제자에게 집착하였습니다. 그는 제자에게 집착함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다른 하천한 기악신들 세계에 태어났습니다. 큰 선인이여, 그러므로 나는 당신에게 말합니다.
‘제자를 훈계하고 제자를 가르치지 말 것이며 또한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지도 말고 제자에게 집착하지도 마십시오. 제자들에게 집착함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다른 하천한 기악신들 세계에 태어나지 말고 무위를 행하여 현세에서 안락을 받으십시오. 왜냐하면 큰 선인이여, 당신은 부질없이 제 자신만 괴롭게 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악마 파순아, 너는 나를 위하여 이치[義]를 구하지 않기 때문에, 요익을 위함이 아니기 때문에, 즐거움을 위함이 아니기 때문에, 안온을 위함이 아니기 때문에 ‘제자를 훈계하고 가르치지 말며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지도 말고 제자에게 집착하지도 말라. 제자에게 집착함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다른 하천한 기악신들 세계에 태어나지 말고 무위를 행하여 현세에서 안락을 받아라. 왜냐하면 큰 선인이여, 당신은 부질없이 제 자신만을 괴롭게 할 뿐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하였다. 악마 파순아,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이 사문 구담이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면 저 제자들은 법을 들은 뒤에 내 경계를 벗어날 것이다.’
악마 파순아,그러므로 너는 이제 내게 ‘제자를 훈계하지 말고 가르치지 말며 또한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지도 말고 제자에게 집착하지도 말라. 제자에게 집착함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다른 하천한 기악신들 세계에 태어나지 말고 무위를 행하여 현세에서 안락을 받으라. 왜냐하면 큰 선인이여, 당신은 부질없이 제 자신만을 괴롭게 할 뿐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악마 파순아,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제자를 훈계하고 제자를 가르치며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고 제자에게 집착하며 제자에게 집착함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다른 하천한 기악신들 세계에 태어났다면, 그 사문 범지는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이라 일컫고 범지가 아니면서 범지라 일컬으며, 아라하가 아니면서 아라하라 일컫고 등정각이 아니면서 등정각이라 일컬었기 때문이다. 악마 파순아, 나는 진실한 사문으로서 사문이라 일컫고 진실한 범지로서 범지라 일컬으며, 진실한 아라하로서 아라하라 일컫고 진실한 등정각으로서 등정각이라 일컫는다. 악마 파순아, 만일 내가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거나 혹은 설법하지 않더라도 너는 우선 떠나가라. 나는 내 자신이 제자를 위하여 설법할 것인가,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지 않을 것인가를 안다.

이것을 범천은 청하고, 악마 파순은 거역하고 어기며, 세존께서는 그들을 수순(隨順)하여 말씀하신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이 경의 이름을 범천청불(梵天請佛)이라고 하였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자 범천과 범천의 권속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범천청불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3,090자이다.

79)유승천경(有勝天經) 제8제2 소토성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때에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선여재주(仙餘財主)는 한 사자(使者)에게 분부하였다.
“너는 부처님께 나아가 나를 위하여 머리를 조아려 세존 발에 예배하고 안부를 여쭙되 ‘세존이시여, 성체(聖體) 편안하시며 안락하시고 상쾌하여 무병하시며, 기거(起居)가 가벼우시고 기력도 한결같으십니까?’ 하고 이렇게 문안드리고 나서 ‘선여재주도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세존께 문안드립니다. 성체 편안하시며 안락하시고 상쾌하여 무병하시며, 기거가 가벼우시고 기력이 한결같으십니까?’ 하고 이와 같이 여쭈어 내 안부를 전하라. 네가 이미 나를 위하여 부처님께 문안을 드렸으면 너는 다시 존자 아나율타에게 나아가 나를 위하여 그 발에 예배한 뒤에 존자에게 안부를 전하되 ‘성체 편안하시며 안락하고 상쾌하여 무병하시며, 기거가 가벼우시고 기력이 한결같으십니까?’ 하고 문안드리고 나서 ‘선여재주도 존자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존자에게 문안드립니다. 성체 편안하시며 안락하고 상쾌하여 무병하시며 기거가 가벼우시고 기력이 한결같으십니까? 선여재주는 존자 아나율타와 또 네 사람을 청하여 내일 공양을 올리겠습니다’라고 이렇게 말하라. 만일 청을 받아들이시거든 다시 ‘존자 아나율타여, 선여재주는 일이 많고 할 일도 많습니다. 왕을 위한 여러 가지 일과 정승의 일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원컨대 존자 아나율타는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 네 사람과 함께 내일 선여재주의 집으로 오십시오’라고 하여라.”

이에 사자는 선여재주의 분부를 받고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서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선여재주는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세존께 문안드립니다. 성체 편안하시며 안락하시고 상쾌하여 무병하시며, 기거가 가벼우시고 기력이 한결같으십니까?”

그러자 세존께서 사자에게 말씀하셨다.
“선여재주를 안온 쾌락하게 할 것이며 하늘ㆍ사람ㆍ아수라ㆍ건답화(揵塔和)ㆍ나찰, 그리고 그 밖의 여러 종류의 몸들까지 안락하고 쾌락하게 하겠다.”

이에 사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잘 받아 가지고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부처님의 주위를 세 바퀴 돌고는 물러갔다. 다시 아나율타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말씀드렸다.
“존자 아나율타여, 선여재주는 존자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존자에게 문안드립니다. ‘성체 편안하시며 안락하고 상쾌하여 무병하시며 기거가 가벼우시고 기력이 한결같습니까?’ 선여재주는 존자 아나율타와 네 사람을 청하여 내일 공양을 올리고자 하였습니다.”

이때에 존자 진가전연(眞迦旃延)은 존자 아나율타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서 연좌하고 있었다. 이에 존자 아나율타가 말하였다.
“현자(賢者) 가전연이여, 내가 아까 말한바 내일 우리들이 걸식하기 위하여 사위국으로 들어가자고 했던 것은 바로 이 일을 말한 것이오. 이제 선여재주가 사람을 보내 우리들 네 사람을 청하여 내일 공양하겠다고 하오.”

존자 진가전연이 즉시 말하였다.
“원컨대 존자 아나율타여, 그 사람을 위하여 잠자코 청을 받아 주시오. 우리들은 내일 이 어두운 숲을 나가 걸식하기 위하여 사위성으로 들어가십시다.”
존자 아나율타는 그 사람을 위하여 잠자코 청을 받아 주었다.

이에 사자는 존자 아나율타가 잠자코 청을 받아들인 줄 알고 이내 다시 말하였다.
“선여재주는 존자 아나율타께 말합니다. 선여재주는 일이 많고 할 일도 많습니다. 왕을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하고 정승의 일도 처리해야 합니다. 원컨대 존자 아나율타께서는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 네 사람과 함께 내일 일찍 선여재주의 집으로 오십시오.”

이렇게 존자께 전하라고 하였습니다.
존자 아나율타가 사자에게 말하였다.
“너는 곧 돌아가라. 내 자신이 그때를 알고 있다.”
이에 사자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세 번 돌고 물러갔다.

이에 존자 아나율타는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네 사람과 함께 선여재주의 집으로 갔다. 그때 선여재주는 채녀(婇女)들에게 둘러싸여 중문 밑에서 존자 아나율타를 기다리고 있었다. 선여재주는 멀리서 존자 아나율타가 오는 것을 보고 합장하고 존자 아나율타를 찬탄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존자 아나율타야, 존자께선 오랫동안 여기에 오시지 않았습니다.”
이에 선여재주는 존경하는 마음으로 존자 아나율타를 부축해 안고 인도하여 집 안으로 들어가 좋은 자리를 펴고 앉기를 청하였다.

존자 아나율타는 곧 평상에 앉았다. 선여재주는 존자 아나율타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은 뒤에 말하였다.
“존자 아나율타야여, 묻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원컨대 들어 주십시오.”

“재주여, 그대 묻고 싶은 대로 물으라. 듣고 나서 생각해 보겠다.”

선여재주는 곧 존자 아나율타에게 물었다.
“어떤 사문 범지는 내게 와서 말합니다.
‘재주여, 너는 마땅히 큰 마음의 해탈을 닦으라.’
존자 아나율타여, 또 어떤 사문 범지는 내게 와서 말합니다.
‘재주여, 너는 마땅히 한량없는 마음의 해탈을 닦으라.’
존자 아나율타여, 큰 마음의 해탈과 한량없는 마음의 해탈, 이 두 가지 해탈은 말도 다르고 뜻도 다른 것입니까? 뜻은 같은데 말만 다른 것입니까?”

“재주여, 네가 먼저 이 일을 물었으니 네가 먼저 말해 보아라. 나는 나중에 대답하겠다.”

선여재주가 말하였다.
“존자 아나율타여, 큰 마음의 해탈과 한량없는 마음의 해탈은 그 뜻은 같은데 말만 다릅니다.”
선여재주는 이 일을 대답할 수 없었다.

존자 아나율타가 말하였다.
“재주여, 마땅히 들으라. 나는 너를 위하여 큰 마음의 해탈과 한량없는 마음의 해탈에 대하여 설명해 주겠다. 큰 마음의 해탈이란 어떤 사문 범지가 일이 없는 곳에 있거나 혹은 나무 밑이나 텅 비고 편안하고 고요한 곳에 가서 마음으로 큰 마음의 해탈을 깨달아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이 마음의 해탈에 제한되어 이것을 벗어나지 못한다. 만일 한 나무를 의지하지 않으면 다시 여러 나무를 의지하여 뜻으로 큰 마음의 해탈을 해득하여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 때에도 그는 이 마음의 해탈에 제한되어 이것을 벗어나지 못한다. 만일 여러 나무를 의지하지 않으면 다시 한 숲을 의지해야 하고 만일 한 숲을 의지하지 않으면 다시 여러 숲을 의지하여야 하며 만일 여러 숲을 의지하지 않으면 다시 한 마을을 의지하여야 하고 만일 한 마을을 의지하지 않으면 다시 여러 마을을 의지하여야 하며 만일 여러 마을을 의지하지 않으면 다시 한 나라를 의지하여야 하고 만일 한 나라를 의지하지 않으면 다시 여러 나라를 의지하여야 하며 만일 여러 나라를 의지하지 않으면 다시 이 대지와 나아가서는 저 대해(大海)까지도 의지하여, 뜻으로 큰 마음의 해탈을 깨달아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 때에도 그는 이 마음의 해탈에 제한되어 이것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것을 큰 마음의 해탈이라고 한다.

재주여, 어떤 것이 한량없는 마음의 해탈인가?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일 없는 곳에 있거나 혹은 나무 밑이나 텅 비고 안락하며 고요한 곳에 가면, 마음은 자애로움[慈]과 함께하여 1방(方)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고 이렇게 2ㆍ3ㆍ4방과 4유ㆍ상ㆍ하 일체에 두루하며, 마음은 자애로움과 함께하기 때문에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없는 선행(善行)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이와 같이 불쌍히 여김[悲]과 기뻐함[喜]도 역시 그러하며, 또 마음이 평정[捨]과 함께하기 때문에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다.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이것을 한량없는 마음의 해탈이라고 한다.
재주여, 큰 마음의 해탈과 한량없는 마음의 해탈, 이 두 해탈은 뜻도 다르고 말도 다른가? 뜻은 같은데 말만 서로 다른 것인가?”

선여재주가 존자 아나율타에게 말하였다.
“만일 내가 존자에게서 들은 것과 같다면 그 이치를 알겠습니다. 이 두 해탈은 뜻도 이미 다르고 말도 또한 다릅니다.”

존자 아나율타가 말하였다.
“재주여, 세 종류의 하늘이 있으니 광천(光天)과 정광천(淨光天)과 변정광천(遍淨光天)이다. 그 중에서 광천은 한곳에 나서 있으면서도 ‘이것은 내 소유다. 저것도 내 소유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광천은 그 가는 곳을 따라 곧 거기에서 즐긴다. 재주여, 마치 파리가 고깃덩이에 있으면서도 ‘이것은 내 소유다. 저것도 내 소유다’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과 같다. 다만 파리는 고깃덩이를 따라다니면서 그 가운데서 즐길 뿐이다. 이와 같이 저 광천도 ‘이것은 내 소유다. 저것도 내 소유다’라고 생각하지 않고 다만 광천은 그 가는 곳을 따라 거기에서 즐길 뿐이다.
어떤 때 광천은 한곳에 모여 있을 때에는 비록 몸은 다르지만 광명만은 다르지 않다. 재주여, 마치 어떤 사람이 한량없이 많은 등불을 한 방에 켜 놓은 것과 같아, 그 등은 비록 다르지만 광명은 다르지 않다. 이와 같이 저 광천도 한곳에 모여 있을 때, 비록 몸은 서로 다르지만 광명은 다르지 않다. 어떤 때 광천은 각각 스스로 흩어지기도 하는데, 각각 흩어져 갈 때에는 그 몸도 이미 다르고 광명도 다르다. 재주여,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한 방에만 가득하던 등을 꺼내다가 여러 방에 나누어 놓은 것과 같아서 그 등도 각각 다르지만 광명도 역시 다르다. 이와 같이 저 광천은 각각 서로 흩어져 가는데, 그들이 각각 흩어져 갈 때에는 그 몸도 이미 다르지만 광명도 역시 다르다.”

이에 존자 가전연이 말하였다.
“존자 아나율타여, 저 광천이 한곳에 나서 있을 때에, 보다 우세한지 동등한지와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까?”

존자 아나율타가 대답하였다.
“현자 가전연이여, 저 광천이 한곳에 나서 있을 때에, 보다 우세하거나 같으며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이 있는 것을 안다고 말할 수 있다.”

존자 진가전연이 다시 물었다.
“존자 아나율타여, 저 광천이 한곳에 나서 있으면서 무슨 인연으로 보다 우세한지 동일한지와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이 있는 것을 압니까?”

“현자 가전연이여,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일 없는 곳에 있거나 혹은 나무 밑이나 텅 비고 편안하고 고요한 곳에 있으면서 한 나무를 의지하여 뜻으로 광명상(光明想)을 지을 줄 알아 성취하여 노닐고, 마음에 광명장을 지어 지극히 왕성하지만 그는 이 마음의 해탈에 제한되어 이것을 벗어나지 못한다. 만일 한 나무를 의지하지 않으면 혹은 여러 나무를 의지하여 뜻으로 광명상을 지을 줄 알아 성취하여 노닐고 마음에 광명상을 지어 지극히 왕성하지만 그는 이 마음의 해탈에 제한되어 이것을 벗어나지 못한다. 현자 가전연이여, 이 두 마음의 해탈에서 어느 해탈이 위가 되고 우세하며 묘하고 제일이 되는가?”

존자 진가전연(眞迦旃延)이 대답하였다.
“존자 아나율타여,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한 나무를 의지하지 않는다면 혹은 여러 나무를 의지하여 뜻으로 광명상을 지을 줄 알아 성취하여 노닐고 마음에 광명상을 지어 지극히 왕성하지만, 그는 이 마음의 해탈에 제한되어 이것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존자 아나율타여, 이 두 해탈 중에서 뒤의 해탈이 위가 되고 더 우세하며 묘하고 제일이 됩니다.”

존자 아나율타가 다시 물었다.
“현자 가전연이여, 만일 여러 나무를 의지하지 않으면 혹은 한 숲을 의지하고 한 숲을 의지하지 않으면 혹은 여러 숲을 의지하며 여러 숲을 의지하지 않으면 혹은 한 마을을 의지하고, 한 마을을 의지하지 않으면 혹은 여러 마을을 의지하며 여러 마을을 의지하지 않으면 혹은 한 나라를 의지하고 한 나라를 의지하지 않으면 혹은 여러 나라를 의지하며, 여러 나라를 의지하지 않으면 혹은 이 대지는 물론 나아가서는 저 대해까지 의지하여 뜻으로 광명상을 지을 줄 알아 성취하여 노닐고 마음에 광명상을 지어 지극히 왕성하지만 그는 이 마음의 해탈에 제한되어 이것을 벗어나지 못한다. 현자 가전연이여, 이 두 해탈에서는 어느 해탈이 위가 되고 우세하며 묘하고 제일이 되겠는가?”

“존자 아나율타여,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여러 나무를 의지하지 않으면 한 숲을 의지하고 한 숲을 의지하지 않으면 여러 숲을 의지하며 여러 숲을 의지하지 않으면 한 마을을 의지하고 한 마을을 의지하지 않으면 여러 마을을 의지하며 여러 마을을 의지하지 않으면 한 나라를 의지하고 만일 한 나라를 의지하지 않으면 여러 나라를 의지하며 여러 나라를 의지하지 않으면 혹은 이 대지는 물론 나아가 저 큰 바다까지를 의지하여, 뜻으로 광명상을 지을 줄 알아 성취하여 노닐고 마음에 광명상을 지어 지극히 왕성하지만 그는 이 마음의 해탈에 제한되어 이것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존자 아나율타여, 이 두 해탈 중에서 뒤의 해탈이 위가 되고 우세하며 묘하고 제일이 됩니다.”

“현자 가전연이여, 이런 인연으로 저 광천은 한곳에 나서 있지만 보다 우세하든지 동일하든지와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이 있는 줄을 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사람 마음도 보다 우세함과 같음으로 말미암아 닦는 데 곧 정밀함과 거친 것이 있고, 닦는 데 정밀함과 거친 것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사람에게는 곧 보다 우세함과 같음이 있게 된다. 현자 가전연이여, 세존께서도 이와 같이 사람에게는 보다 우세함과 같음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존자 진가전연이 다시 물었다.
“존자 아나율타여, 저 정광천(淨光天)도 한곳에 나서 있을 때 보다 우세한지 같은지 묘한지 묘하지 않은지를 알 수 있습니까?”

“현자 가전연이여, 저 정광천도 한곳에 나서 있을 때, 보다 우세한지 같은 지와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이 있는 것을 안다고 말할 수 있다.”

존자 진가전연이 다시 물었다.
“존자 아나율타여, 저 정광천은 한곳에 나서 있으면서 무슨 인연으로 보다 우세한지 같은 지와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이 있는 것을 압니까?”

존자 아나율타가 대답하였다.
“현자 가전연이여, 어떤 사문 범지는 아무 일이 없는 곳에 있거나 혹은 나무 밑이나 텅 비고 편안하고 고요한 곳에 가면 마음으로 정광천을 알아서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그러나 그는 이 선정[定]을 닦지 않고 익히지도 않으며 넓혀나가지도 않아 결국엔 성취하지 못한다. 그는 뒷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정광천에 태어난 뒤에도 지극한 지식(止息)을 얻지도 못하고 지극한 고요함을 얻지도 못하며 또한 수(壽)를 다해 마치지도 못한다. 현자 가전연이여, 비유하면 마치 푸른 연꽃이나 붉고 빨갛고 흰 연꽃이 물에서 나고 물에서 자라는데 물밑에 있을 때에는 뿌리나 줄기나 잎이나 꽃이 모두 물에 잠기고 물에 젖고 물이 묻어 어느 것 하나 물에 잠겨 있지 않은 것이 없는 것과 같다. 현자 가전연이여, 어떤 사문 범지는 아무 일이 없는 곳에 있거나 혹은 나무 밑이나 텅 비고 편안하고 고요한 곳에 이르면 마음으로 정광천을 이해하여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그러나 그는 이 선정을 닦지 않고 익히지도 않으며 넓혀나가지도 않아 결국 성취하지 못한다.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정광천에 태어난 뒤에도 지극한 쉼을 얻지도 못하고 지극한 고요함도 얻지 못하며 또한 수(壽)를 제대로 마치지도 못한다.

현자 가전연이여, 또 어떤 사문 범지는 마음으로 정광천을 이해하여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그는 이 선정을 자주 닦고 자주 익히며 자주 넓혀나가서 결국에는 성취한다.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정광천에 태어난 뒤에도 지극한 쉼을 얻고 지극한 고요함을 얻으며 또한 수를 제대로 마치게 된다. 현자 가전연이여, 비유하면 마치 푸른 연꽃이나 붉은 연꽃ㆍ빨간 연꽃ㆍ흰 연꽃이 물에서 나고 물에서 자라고 물 위로 나오게 되면 더러워지지 않는 것처럼 현자 가전연이여, 이와 같이 다시 어떤 사문 범지는 일 없는 곳에 있거나 혹은 나무 밑이나 텅 비고 편안하고 고요한 곳에 이르러 마음으로 정광천을 이해하여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그는 이 선정을 자주 닦고 자주 익히며 자주 넓혀 나가서 결국엔 성취한다.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정광천에 태어난 뒤에는 지극한 쉼을 얻고 지극히 고요함을 얻으며 또한 수명도 제대로 마치게 된다.

현자 가전연이여, 이것을 인연하여 저 정광천도 한곳에 태어나 있으면서 우세하거나 동등함과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이 있는 줄을 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사람의 마음이 우세하고 하열함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닦는 데에 정밀함과 거친 것이 있고 닦는 데에 정밀함과 거친 것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사람에게는 우세하고 못함이 있게 된다. 세존께서도 또한 이와 같이 사람에게는 우세하고 못함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존자 진가전연이 다시 물었다.
“존자 아나율타여, 저 변정광천(遍淨光天)도 한곳에 나서 있을 때에, 보다 우세하고 그만 못함과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까?”

존자 아나율타가 대답하였다.
“현자 가전연이여, 저 변정광천도 한곳에 나서 있을 때에, 보다 우세하고 그만 못함과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이 있는 줄을 안다고 말할 수 있다.”

존자 진가전연이 다시 물었다.
“존자 아나율타여, 저 변정광천이 한곳에 나서 있는데, 무슨 인연으로 보다 우세하고 그만 못함과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이 있는 것을 압니까?”

존자 아나율타가 대답하였다.
“현자 가전연이여, 어떤 사문 범지가 아무 일이 없는 곳에 있거나 혹은 나무 밑이나 텅 비고 편안하고 고요한 곳에 이르러서 마음으로 변정광천을 이해하여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그러나 그는 결국 잠을 끊지 못하고 들뜸[掉悔]을 멈추지 못해서 그가 뒷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변정광천에 태어난 뒤에도 광명은 지극히 깨끗하지 못하다. 현자 가전연이여, 비유하면 마치 등불을 켤 때에 기름과 심지가 인연이 되어 불이 켜지는 것처럼, 만일 기름에 찌꺼기가 있든지 심지가 또 깨끗하지 못하면 이로 말미암아 등불은 빛을 내더라도 그 광명이 깨끗하지 못한 것처럼, 어떤 사문 범지가 아무 일이 없는 곳에 있거나 혹은 나무 밑이나 텅 비고 편안하고 고요한 곳에 이르러서 마음으로 변정광천을 이해하여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그러나 그는 결국 잠을 끊지 못하고 들뜸을 멈추지 못한다.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변정광천에 태어난 뒤에도 광명은 지극히 깨끗하지 못하다.

현자 가전연이여, 또 어떤 사문 범지는 아무 일이 없는 곳에 있거나 혹은 나무 밑이나 텅 비고 편안하고 고요한 곳에 이르러 마음으로 변정광천을 이해하여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그는 결국엔 잠을 끊고 들뜸을 그치게 된다.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변정광천에 태어난 뒤에는 광명은 더욱 밝고 깨끗하다. 현자 가전연이여, 이를 비유하면 등불을 켤 때에 기름과 심지가 인연이 되어 불꽃이 일어나게 되는데, 만일 기름에 찌꺼기가 없고 심지도 깨끗하면 이로 말미암아 등불이 광명을 내는데 지극히 밝고 깨끗하다.

현자 가전연이여, 이와 같이 어떤 사문 범지가 아무 일이 없는 곳에 있거나 혹은 나무 밑이나 텅 비고 편안하고 고요한 곳에 이르러 마음으로 변정광천을 이해하여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그는 결국엔 잠을 끊고 들뜸을 그치게 된다.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변정광천에 태어난 뒤에는 광명은 지극히 밝고 깨끗하다.

현자 가전연이여,이것을 인연하여 저 변정광천이 한곳에 나 있으면서 우세함과 못함, 그리고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이 있는 줄을 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사람의 마음이 보다 우세하고 그만 못함으로 말미암아 닦는 데에 정밀함과 추함이 있고, 닦는 데에 정밀함과 추함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사람에도 우세하고 그만 못함이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자 가전연이여, 세존께서도 이와 같이 사람에게도 우세하고 못함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이에 존자 진가전연이 선여재주를 찬탄하며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재주여, 너는 우리들에게 매우 많은 이익을 주었다. 우리들은 일찍 존자 아나율타에게서 이러한 이치에 대해 들은 적이 없었다. ‘저 하늘에는 저런 하늘과 이런 하늘이 있다’는 이치에 대해서 말이다.”

이에 존자 아나율타가 말하였다.
“현자 가전연이여, 흔히 저런 하늘이 있다. 곧 이 해와 달은 이렇게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으나 그 광명은 저 하늘의 광명에 미치지 못한다. 저는 우리와 함께 모여 서로 위로하고 논설하며 대답한다. 그러나 나는 이것을 ‘저 하늘에는 저런 하늘과 이런 하늘이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때에 선여재주는 저 존자의 말이 이미 끝난 줄 알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손수 손 씻을 물을 돌리고 지극히 깨끗하고 아름다운 여러 가지 풍성한 음식을 직접 나누어주어 한껏 공양하게 하였다. 공양이 끝나자 그릇을 거두고 손 씻을 물을 돌린 뒤에 한 작은 평상을 가져다 따로 앉아 법을 들었다. 선여재주가 앉은 뒤에 존자 아나율타는 그를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한량없는 방편으로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한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존자 아나율타는 이렇게 말하였다. 선여재주와 비구들은 존자 아나율타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유승천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2,599자이다.

80) 가치나경(迦絺那經) 제9제2 소토성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유행하실 때에 승림급고독원(勝林給孤獨園)에 계셨다.

그때에 존자 아나율타도 사위성에 있으면서 사라라암산(娑羅羅巖山)에 머물렀다. 이에 존자 아나율타는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성 안으로 들어가 걸식하였다. 존자 아난도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존자 아나율타는 존자 아난이 또한 걸식하고 있는 것을 보고 그에게 말하였다.
“존자 아난이여, 마땅히 알라. 내 3의(衣)2)는 더럽고 다 떨어졌다. 현자여, 이제 여러 비구들에게 간청하여 나를 위해 옷을 만들어 다오.”
존자 아난이 존자 아나율타를 위하여 잠자코 그렇게 간청하기를 허락하였다.

이에 존자 아난이 사위성에서 걸식을 마치고 밥을 먹은 뒤에 오후가 되어 가사와 발우를 챙기고 손과 발을 씻고 니사단(尼師檀)을 어깨에 걸치고 손에는 열쇠[戶鑰]를 들고 방마다 두루 돌아다니면서 비구들을 보고 말하였다.
“여러분, 지금 사라라암산으로 가서 존자 아나율타를 위해 옷을 만드십시다.”

이에 비구들은 아난의 말을 듣고 모두 사라라암산으로 가서 존자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을 지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아난이 손에 열쇠를 들고 방마다 두루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물으셨다.
“아난아, 너는 무슨 일로 손에 열쇠를 들고 방마다 왔다 갔다 하면서 두루 돌아다니느냐?.”

아난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비구들을 시켜 존자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을 만들고 있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너는 왜 내게는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을 만들자고 청하지 않았느냐?”

아난이 곧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여쭈었다.
“원하건대 세존이시여, 사라라암산으로 가셔서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을 만드십시오.”
세존께서 아난을 위하여 잠자코 허락하셨다.

세존께서는 아난을 데리고 사라라암산으로 가셔서 비구들 앞에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그때 사라라암산에는 800명의 비구가 세존과 함께 모여 앉아 존자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을 짓고 있었다.

그때에 존자 대목건련(大目揵連)도 역시 대중 가운데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목건련이여, 나는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감을 펴 마름질하여 끊고 잇대어 붙이고 합하여 깁겠다.”

그때에 존자 대목건련이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 자락을 벗어 메고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세존께 여쭈었다.
“원하건대 세존이시여, 존자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감을 펴 마름질하십시오. 비구들이 마땅히 끊어서 잇대어 붙이고 모아 기울 것입니다.”

이에 세존께서 곧 존자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감을 펴 마르시고 모든 비구들은 곧 끊어서 잇대어 붙이고 모아 기워서 하루 사이에 3의(衣)를 다 지어 마쳤다.

그때 세존께서 존자 아나율타의 3의가 이미 다 지어진 것을 아시고 곧 말씀하셨다.
“아나율타여, 너는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가치나법(迦絺那法)3)을 설명하여라. 나는 지금 허리가 아파 조금 쉬어야겠다.”

존자 아나율타가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이에 세존께서는 우다라승(優多羅僧)을 네 겹으로 접어 평상 위에 펴고 승가리(僧伽梨)를 접어 베개로 삼고 오른쪽으로 누워 발과 발을 포개고, 광명상을 지어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를 세우고 언제든지 일어날 생각을 가지셨다.

그때에 존자 아나율타가 여러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내가 출가하여 도를 배우기 전에 나고ㆍ늙고ㆍ병들고ㆍ죽음ㆍ울음[啼哭]ㆍ번민[懊惱]ㆍ슬픔ㆍ걱정을 싫어하여 이 큰 괴로움의 덩어리를 끊고자 하였다. 여러분, 나는 그것을 싫어하여 이렇게 관찰하였습니다.
‘사는 집은 지극히 좁고 한없이 수고롭기만 한 곳이다.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것은 환하게 드러나고 넓고 크다. 나는 지금 집에 있으면서 사슬에 묶여 몸과 목숨이 다하도록 온갖 범행(梵行)을 닦을 수 없다. 나는 차라리 적은 재물이나 많은 재물을 다 버리고 적은 친족이나 많은 친족들도 모두 버리고,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우자.’
여러분, 나는 그렇게 관찰한 다음 적은 재물이든 많은 재물이든 다 버리고 적은 친족이나 많은 친족도 다 버리고,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웠습니다. 여러분, 나는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족성을 버린 다음, 비구의 계율을 받고 금계(禁戒)를 닦고 실천하며 종해탈(從解脫)을 지켜 보호하고 다시 위의와 예절을 잘 지키고 티끌만한 죄를 보아도 항상 두려움을 품으며 학문과 계율[學戒]을 받아 가졌습니다.

여러분, 나는 살생을 여의었고 살생을 끊었으므로 칼이나 몽둥이를 버리고, 제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도 있고 남에 대한 부끄러움도 있으며 자비심을 가져 저 곤충에 이르기까지도 요익하게 하였습니다. 나는 살생에 있어서 살생할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일을 여의었고 주지 않는 것을 가지기를 끊었으므로 주면 가지고 주는 것만 가지는 것을 좋아하였습니다.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고 기뻐하여 아낌이 없었고 그 보시에 대한 과보를 바라지 않았으며, 나는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것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범행이 아닌 것을 여의고 범행이 아닌 것을 끊었으며 열심히 범행을 닦고 묘행(妙行)을 부지런히 힘써 청정하고 더러움이 없으며 욕심을 여의고 음욕을 끊었으니, 나는 범행이 아닌 것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거짓말을 여의었고 거짓말을 끊었습니다. 진실한 말로써 진실만을 좋아하고 진실에 머물러 움직이지 않으며 일체가 믿을 수 있게 하여 세상을 속이지 않았으니, 나는 거짓말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이간하는 말을 여의었고 이간하는 말을 끊었습니다. 이간하는 말을 하지 않아 남을 파괴하는 일이 없었으며 여기서 들은 것을 저기에 가서 말하여 이쪽을 파괴하려 하지 않고, 저기서 들은 것을 여기 와서 말하여 저쪽을 파괴하려 하지 않습니다. 갈라진 것은 화합하게 하고 화합하게 되면 기뻐하며 당파를 즐겨하지 않고 당파를 칭송하지 않았으니, 나는 이간하는 말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추한 말을 여의었고 추한 말을 끊었습니다. 만일 말을 하는 도중에 말의 내용이 추하고 거칠거나 악한 음성이 귀에 거슬려 모든 사람들이 기뻐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아, 남을 괴롭게 하거나 편안하지 못하게 하는 이러한 말을 끊었습니다. 만일 말을 하게 되면 꼭 맑고 온화하며 부드럽고 감촉이 있어 귀에 순하고, 마음을 파고들어 기뻐할 만하고 사랑할 만하며 남을 안락하게 하고, 말과 음성이 모두 유쾌하여 남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고 남을 안정하게 하는 이러한 말을 하니, 나는 추한 말에 있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꾸밈말을 여의었고 꾸밈말을 끊었습니다. 때에 맞는 말, 참된 말, 이치에 맞는 말, 선정[止息]에 대한 말, 선정을 즐기는 말을 하고 때를 맞추어 알맞게 하며 잘 가르치고 잘 꾸짖으니, 나는 꾸밈말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생활하는 방법[治生]에 대하여 여의었고 생활하는 방법을 끊어 저울과 말과 섬 따위를 버리고 재물을 받지 않아 남을 속박하지 않으며, 말질할 때에 말 깎기를 바라지 않아 적은 이익으로 남을 속이지 않았으니, 나는 생활하는 방법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과부나 처녀 받아들이기를 여의었고 과부나 처녀 받아들이기를 끊었으니, 나는 과부나 처녀를 받아들이는 데에 있어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종들을 수용하는 것을 여의었고 종들을 수용하는 것을 끊었으니, 나는 종들을 수용하는 데 있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코끼리ㆍ말ㆍ소ㆍ염소를 받기를 여의었고 코끼리ㆍ말ㆍ소ㆍ염소 받기를 끊었으니, 나는 코끼리ㆍ말ㆍ소ㆍ염소 받는 데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닭이나 돼지 받기를 여의었고 닭이나 돼지 받기를 끊었으니, 나는 닭이나 돼지 받는 데에 대해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밭농사나 점방(店房) 받기를 여의었고 밭농사나 점방 받기를 끊었으니, 나는 밭농사나 점방 받는 데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날벼나 보리나 콩 받기를 여의었고 날벼나 보리나 콩 받기를 끊었으니, 나는 날벼나 보리나 콩 받는 데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술을 여의었고 술을 끊었으니, 나는 술 마시는 데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높고 넓고 큰 평상을 여의었고 높고 넓고 큰 평상을 끊었으니, 나는 높고 넓고 큰 평상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꽃다발과 영락ㆍ바르는 향ㆍ연지ㆍ분을 여의었고 꽃다발과 영락ㆍ바르는 향ㆍ연지ㆍ분을 끊었으니, 나는 꽃다발과 영락ㆍ바르는 향ㆍ연지ㆍ분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노래와 춤과 기생놀이에 가서 보고 듣는 것을 여의었고 노래와 춤과 기생놀이에 가서 보고 듣는 것을 끊었으니, 나는 노래와 춤과 기생놀이에 가서 보고 듣는 데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생색상보(生色像寶:金) 받기를 여의었고 생색상보 받기를 끊었으니, 나는 생색상보를 받는 데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오후에 음식 먹은 일을 여의었고 오후에 음식 먹는 일을 끊고 하루에 한 끼만 먹고 밤에 음식을 먹는 일과 공부 때에 음식을 먹는 일을 하지 않으니, 나는 오후에 음식을 먹는 일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이미 이 거룩한 계율의 무더기를 성취하였으니 마땅히 지극히 만족할 줄 알기를 배워야 할 것이다. 옷을 취하는 것은 몸을 가리기 위해서이고 밥은 배를 채우려고 먹는다. 가는 곳마다 옷과 발우는 늘 지니고 다니니, 아무데를 가든지 아쉬워 돌아볼 일이 없습니다. 이를 비유하면 독수리가 두 날개를 활짝 펼치고 공중을 맘대로 날아다니는 것처럼 여러분, 나도 그와 같아서 어느 곳에 가든지 가는 곳마다 의발을 갖추어 가지고 다니니 다니는 데에 아쉬워 돌아볼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 나는 이미 이 거룩한 계율의 무더기와 지극히 만족할 줄 아는 것을 성취하였으니, 마땅히 또 모든 감각기관[根]을 수호하는 것을 배울 것이다. 항상 닫고 막기를 생각하고 밝게 통달하기를 생각하며, 생각하는 마음을 수호하여 성취하고 언제나 바른 지혜를 일으켜서 만일 눈이 물질을 보더라도 모습을 받아들이지 않고 또한 빛깔에 맛들이지 않는다. 이른바 다투기 때문에 눈을 지켜 보호하여 마음속에 탐욕과 걱정과 슬픔과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내지 않고 저리로 나아가기 때문에 눈을 지켜 보호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귀ㆍ코ㆍ혀ㆍ몸도 역시 그러하며 만일 뜻이 법을 알더라도 그 모습을 받아들이지 않고 또한 법에 맛들이지도 않는다. 이른바 다툼이 있기 때문에 뜻을 지켜 보호하여 마음속에 탐욕과 걱정과 슬픔과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내지 않고 저리로 나아가기 때문에 뜻을 지켜 보호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나는 이미 이 거룩한 계율의 무더기와 지극히 만족할 줄 알기를 성취하였고 모든 감각기관을 지켜 보호하였으니, 이제는 다시 드나들기를 올바르게 알아 잘 관찰하고 분별하기를 배울 것이다. 굽히고 펴기와 엎드리고 우러르기 등 몸 가지는 태도와 그 절차, 그리고 승가리와 모든 옷과 발우를 잘 챙기고 가고 서고 앉고 눕기와 잠자고 깨고 말하고 침묵하기 등에 대하여 모두 이것을 올바르게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 나는 이미 이 거룩한 계율의 무더기와 지극히 만족할 줄 알기를 성취하였고 모든 감각기관을 수호하고 드나들기를 올바르게 알고 있으니, 이제는 또 멀리 떠나 혼자 거주하는 방법을 배울 것이다. 일 없는 곳에 있거나 혹은 나무 밑이나 텅 비고 편안하고 고요한 곳이나, 산ㆍ바위ㆍ돌집ㆍ맨땅ㆍ풀무더기 옆에 가기도 하고 혹은 숲속에 가거나 혹은 묘지로 가기도 합니다.

여러분, 나는 이미 일 없는 곳에 있거나 나무 밑이나 텅 비고 편안하고 고요한 곳에 가면 니사단을 펴고 가부좌를 하고 앉아 몸을 바르게 하고 서원을 바르게 세워 비뚤어진 생각으로 향하지 않는다. 탐욕을 끊어 없애고 마음에 다툼이 없으며 남의 재물이나 모든 생활 도구를 보아도 탐욕을 일으켜 내 소유로 만들려고 하지 않는데, 나는 탐욕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이렇게 성냄ㆍ수면(睡眠)ㆍ들뜬 마음에 대해서도 또한 그러하며 의심을 끊고 의혹을 벗어나 모든 선법(善法)에 대하여 망설임이 없으니, 나는 의혹에 대해서 그 마음을 버려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이미 이 5개(蓋)의 더러운 마음과 지혜가 잔약(孱弱)해짐을 끊고 욕심을 여의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었으며 결국에는 제4선에까지 이르러 성취하여 노닐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나는 이미 이러한 선정의 마음을 얻어 청정하여 더러움도 없고 번거로움도 없으며 부드럽고 연하여 잘 머물러 동요하지 않는 마음을 얻었고, 마음대로 날아다니는 신통을 배워 몸소 증득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한량없는 여의족(如意足)을 얻었으니, 곧 하나를 나누어 여럿을 만들고 여럿을 합하여 하나로 만들며 하나는 곧 하나에 머무르게 하고 앎도 있고 봄[見]도 있으며 돌이나 벽에도 걸리지 않아 마치 허공을 가는 것과 같다. 땅에 빠져들기를 물에 빠지듯이 하고 물을 밟고 다니기를 땅 위를 걸어 다니듯이 하며 가부좌를 하고 앉아 허공으로 올라가는 것은 마치 새가 나는 것과 같습니다. 이제 이 해와 달도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는데, 나는 손으로 그것을 어루만지면서 몸이 범천에 오릅니다.
여러분, 나는 이미 이러한 선정의 마음을 얻어 청정하여 더러움도 없고 번거로움도 없으며 부드럽고 연하여 잘 머물고 동요하지 않는 마음을 얻었으며 천이(天耳)의 신통을 배워 스스로 증득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천이로써 사람과 사람 아닌 것들의 음성이나 가깝거나 멀거나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다 듣습니다.

여러분, 나는 이미 이러한 선정의 마음을 얻어 청정하여 더러움도 없고 번거로움도 없으며 부드럽고 연하여 잘 머물고 동요하지 않는 마음을 얻었으며 남의 마음을 아는 지혜의 신통[他心智通]을 배워 스스로 증득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다른 중생들이 늘 생각하고 있는 것과 헤아리는 것이 무엇인지 하려는 짓과 하려는 행동에 대해서 남의 마음을 아는 신통으로써 남의 마음의 진실 그대로 압니다. 욕심이 있으면 욕심이 있다는 참뜻을 알고 욕심이 없으면 욕심이 없다는 참뜻을 알며, 성냄이 있는지 성냄이 없는지와 어리석음이 있는지 어리석음이 없는지와 더러움이 있는지 더러움이 없는지와 합하고 흩어짐과 높고 낮음과 작고 큼과 닦고 닦지 않음과 정하고 정하지 않음에 대해서도 다 알고, 해탈하지 않은 마음은 해탈하지 않은 마음 그대로를 알며 해탈한 마음은 해탈한 마음 그대로를 압니다.

여러분, 나는 이미 이러한 선정의 마음을 얻어 청정하여 더러움도 없고 번거로움도 없으며 부드럽고 연하여 잘 머물고 동요하지 않는 마음을 얻었으며 숙명을 기억하는 신통[宿命智通]을 배워 스스로 증득하였습니다. 여러분, 행이 있고 모양이 있으면 한량없이 오랜 옛날에 지낸 일들을 다 기억합니다. 곧 1생ㆍ2생ㆍ100생ㆍ1천생ㆍ성겁(成劫)ㆍ패겁(敗劫)ㆍ한량이 없는 성패겁 동안에 저 중생들의 이름은 무엇이었는지와 옛날에 겪은 모든 일들과, 나는 일찍이 저기서 나서 어떤 성(姓)과 어떤 이름으로 어떻게 살았고 어떻게 먹고 어떻게 고락을 받았으며 얼마만큼의 수(壽)를 누렸고 얼마나 오래 머물렀으며 어떻게 수명을 마쳤는지에 대해서와, 여기서 죽어 저기에 나고 저기서 죽어 여기에 났으며 나는 태어나서 여기 있었는데 어떠한 성과 어떠한 이름으로 어떻게 나고 어떻게 먹고 어떻게 고락을 받았으며 어떻게 오래 살았고 어떻게 오래 머물렀으며 어떻게 수명을 마쳤는지에 대해 다 압니다.

여러분, 나는 이미 이러한 선정의 마음을 얻어 청정하여 더러움도 없고 번거로움도 없으며 부드럽고 연하여 잘 머물러 움직이지 않는 마음을 얻었고, 나고 죽음을 아는 신통[生死智通]을 배워 스스로 증득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사람의 눈보다 뛰어난 청정한 천안(天眼)으로써 저 중생들이 태어날 시기와 죽을 때와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과 묘하고 묘하지 않은 것과 좋은 곳과 좋지 않은 곳으로 왕래하는 것이 모두 이 중생들이 스스로 지은 업을 따라 생겨나는 것이라는 참 이치를 압니다. 곧 ‘만일 이 중생들이 몸으로 짓는 악행과 입과 뜻으로 짓는 악행을 성취하고 성인을 비방하고 삿된 소견으로써 삿된 소견의 업을 성취하면, 그는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날 것이다. 만일 이 중생들이 몸으로 지은 묘행과 입과 뜻으로 지은 묘행을 성취하고 성인을 비방하지 않고 바른 소견으로써 바른 소견의 업을 성취하였으면, 그는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 천상에 날 것이다’라는 사실을 압니다.

여러분, 나는 이미 이러한 선정의 마음을 얻어 청정하여 더러움도 없고 번거로움도 없으며 부드럽고 연하여 잘 머물고 동요하지 않는 마음을 얻었고, 번뇌가 다한 신통[漏盡智通]을 배워 스스로 증득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이 괴로움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알고 이 괴로움의 발생을 알며 이 괴로움의 소멸을 알고 이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알며 이 누(漏:煩惱)를 알고 이 누의 원인을 알며 이 누의 멸함을 알고 이 누를 멸하는 방법의 참다운 이치를 압니다. 나는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아 욕심의 누에서 마음이 해탈하고 생명의 번뇌와 무명의 번뇌에서 마음이 해탈하고 해탈한 뒤에는 곧 해탈한 줄을 알아,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다운 이치를 압니다.

여러분, 만일 어떤 비구가 계율을 범하고 계율을 깨뜨리며 계율을 빼먹고 계율을 구멍 내며 계율을 더럽히고 계율을 나쁜 것이라고 한 사람이 계율을 의지하고 계율을 세우고 계율을 사다리로 삼아 위없는 지혜의 집과 바른 법의 누각으로 올라가려 한다면 그것은 끝내 되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 비유하면 마치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다락집[樓觀]과 높은 집[堂閣]이 있다. 그 안에 층계를 두어 10층 혹은 12층으로 만들었는데, 사람이 와서 그 집에 오르기를 원할 때에 만일 이 사다리의 제1층에서부터 오르지 않고 제2층에 곧바로 오르고자 한다면 그것은 끝내 그렇게 될 수 없을 것이며 만일 제2층을 오르지 않고 제3ㆍ4층으로 오르고자 하면 그것도 끝내 그리 될 수 없는 것처럼, 만일 어떤 비구가 계율을 범하고 계율을 부수며 계율을 깨고 계율을 구멍 내며 계율을 더럽히고 계율을 나쁜 것이라고 하면서 계율을 의지하고 계율을 세우고 계율을 사다리로 삼아 위없는 지혜의 집과 바른 법의 누각으로 오르고자 한다면 그것은 그리 될 수 없습니다.

여러분, 만일 어떤 비구가 계율을 범하지 않고 계율을 부수지 않으며 계율을 깨지 않고 계율을 구멍 내지 않으며 계율을 더럽히지 않고 계율을 나쁜 것이라고 하지 않으면서 계율을 의지하고 계율을 세우고 계율을 사다리로 삼아 위없는 지혜의 집과 바른 법의 누각으로 오르고자 한다면 그것은 반드시 그리 될 수 있습니다. 마치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다락집과 높은 집이 있어 그 안에 사다리를 만들어 열 층계, 나아가 열두 층계로 만들어 놓았는데 어떤 사람이 와서 그 집에 오르기를 원할 때에 만일 이 사다리의 제1층부터 오르고 나서 제2층에 오르고자 하면 그것은 반드시 가능한 것처럼, 어떤 비구가 계율을 범하거나 계율을 깨거나 계율을 구멍 내거나 계율을 더럽히거나 하지 않고 계율이 나쁜 것이 아니라고 한 사람이 계율을 의지하고 계율을 세우고 계율을 사다리로 삼아, 위없는 지혜의 집과 바른 법의 누각으로 오르고자 한다면 그것은 반드시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 나는 계율을 의지하고 계율을 세우고 계율을 사다리로 삼아 위없는 지혜의 집과 바른 법의 누각에 올라 작은 방편으로써 1천 세계를 관찰합니다. 여러분, 마치 눈이 있는 사람이 높은 다락 위에서 작은 방편으로써 맨땅을 내려다보거나 1천 흙구덩이를 보는 것처럼 여러분, 나도 또한 계율을 의지하고 계율을 세우고 계율을 사다리로 삼아 위없는 지혜의 집과 바른 법의 누각에 올라 작은 방편으로써 1천 세계를 봅니다. 여러분, 어떤 왕에게 큰 코끼리나 혹은 7보(寶)가 있었습니다. 혹은 또 여덟 개에도 못 미치는[減八] 다라(多羅) 나뭇잎으로 덮는데, 그것은 마치 내가 이 6신통(神通)을 간직한 것과 같습니다.

여러분, 만일 나의 마음대로 다니는 신통의 증득에 대하여 의혹이 있으면 내게 물어 보십시오. 내가 그것에 대해 그에게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 만일 나의 천이통(天耳通)의 증득에 대하여 의혹이 있으면 내게 물어 보십시오. 내가 그것에 대해 그에게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 만일 나의 남의 마음을 아는 신통의 증득에 대하여 의혹이 있으면 내게 물어보십시오. 내가 그것에 대해 그에게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 만일 나의 숙명(宿命:前生)을 아는 신통의 증득에 대하여 의혹이 있으면 내게 물어 보십시오. 내가 그것에 대해 그에게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 만일 나의 나고 죽음을 아는 신통의 증득에 대하여 의혹이 있으면 내게 물어 보십시오. 내가 그것에 대해 그에게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 만일 나의 번뇌가 다한 신통의 증득에 대하여 의혹이 있으면 내게 물어 보십시오. 내가 그것에 대해 그에게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이에 존자 아난이 말하였다.
“존자 아나율타여, 지금 사라라암산에는 800비구와 세존께서 모여 앉아존자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 만일 존자 아나율타가 마음대로 다니는 신통의 증득에 대하여 의혹이 있으면 물어 보십시오. 존자 아나율타가 대답해 줄 것입니다. 만일 존자 아나율타의 천안 신통의 증득에 대하여 의혹이 있으면 물어 보십시오. 존자 아나율타가 대답해 줄 것입니다. 만일 존자 아나율타의 남의 마음을 아는 신통의 증득에 대하여 의혹이 있으면 물어 보십시오. 존자 아나율타가 대답해 줄 것입니다. 만일 존자 아나율타의 나고 죽음을 아는 신통의 증득에 대하여 의혹이 있으면 물어 보십시오. 존자 아나율타가 대답해 줄 것입니다. 만일 존자 아나율타의 번뇌가 다한 신통의 증득에 대하여 의혹이 있으면 물어 보십시오. 존자 아나율타가 대답해 줄 것입니다. 다만 우리들은 오랫동안 마음으로써 존자 아나율타의 마음을 알았는데, 존자 아나율타와 같은 이는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병환에 차도가 있어 안온하게 되시자,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부좌를 하고 앉으셨다. 세존께서 앉으신 뒤에 존자 아나율타를 찬탄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아나율타야, 매우 훌륭하다. 아나율타야, 너는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가치나법을 설명하였고 너는 거듭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가치나법을 설명하였으며 너는 여러 번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가치나법을 설명하였구나.”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가치나법을 받았으니 가치나법을 외워 익히고 가치나법을 잘 지니도록 하라. 왜냐하면 가치나법은 법과 서로 호응하고 범행의 근본이 되며 신통을 이루고 깨달음을 이루며 또한 열반을 이루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족성자로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우는 자는, 마땅히 지극한 마음으로 가치나법을 받고 가치나법을 잘 지켜야 한다. 왜 그런가 하면 나는 과거에 모든 비구들이 이러한 옷 짓기를 아나율타와 같이 한 것을 보지 못하였고, 미래와 현재에도 모든 비구들이 이러한 옷 짓기를 아나율타와 같이 한 것을 보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곧 지금 사라라암산에는 800비구와 세존이 모여 앉아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을 만들고 있다. 이것은 아나율타 비구는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아나율타와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주석
1 송(宋)ㆍ원(元)ㆍ명(明) 세 본에는 모두 타(他)로 되어 있어 다른 사람으로 표현하고 있다.
2 출가 수행하는 비구가 입는 세 가지 옷. 첫째 승가리(僧伽梨), 둘째 울다라승(鬱多羅僧), 셋째 안타회(安陀會)를 말한다.
3 견의(堅衣) 또는 공덕의(功德衣)라고 번역한다. 안거(安居)가 끝난 뒤 4개월 혹은 5개월 동안만 착용하도록 허락된 임시 의복으로 이 기간에는 일부의 계율이 완화된다는 표시로서 이 말이 사용되기도 한다.
4 소경 세 개의 글자 수를 합하면 모두 9,469자인데 여기에서는 10,469자로 되어 있어, 1,000자가 적다. 무슨 착오가 생겼는지 알 수 없다.

중아함경 제20권

7. 장수왕품 ④
81) 염신경(念身經) 제10제2 소토성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앙기국(鴦祇國)에 유행하실 때에 큰 비구들과 함께 아화나(阿惒那)에 있는 건니(揵尼)가 사는 곳으로 가셨다.

그때 세존께서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아화나로 들어가 걸식하셨다. 공양을 마치신 뒤에 오후가 되어 가사와 발우를 챙기고 손발을 씻으신 다음 니사단을 어깨에 걸치고 어떤 숲 속으로 들어가 한 나무 밑에 이르러 니사단을 펴고 가부를 맺고 앉으셨다.

그때에 많은 비구들은 점심 식사가 끝난 다음 강당에 모여 앉아 서로 이렇게 의논하고 있었다.
“여러분, 세존께서는 참으로 기이하십니다.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시고 분별하여 널리 펴시고 잘 알고 관찰하시며 잘 닦아 익히고 보호하여 다스리시며 잘 갖추고 행하여 한마음 가운데 계십니다. 부처님께서는 ‘몸을 생각하면 큰 과보가 있어 눈을 얻고, 눈이 있으면 제일의(第一義)를 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때 세존께서 연좌(宴坐)에 계시면서 사람의 귀보다 뛰어난 깨끗한 천이(天耳)로써 여러 비구들이 점심 식사 후에 강당에 모여 앉아 서로 이 일에 대하여 의논하는 것을 들으셨다.
세존께서 이 말을 들으신 뒤에 해질 무렵쯤 되어 연좌에서 일어나셔서 강당으로 나아가 비구들 앞에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그리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아까 무슨 일을 의논하였는가? 무슨 일로 강당에 모여 앉아 있었는가?”.
그러자 모든 비구들이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희 비구들은 점심을 먹은 뒤에 강당에 모여 앉아 서로 이 일을 의논하였습니다.
‘여러분, 세존께서는 참으로 기이하고 특별하시다. 몸을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시고 분별하여 널리 펴시고 끝까지 알고 끝까지 관찰하시며, 잘 닦아 익히고 잘 보호하여 다스리시며 잘 갖추고 잘 실천해서 한마음 가운데 계십니다. 부처님께서 몸을 생각하시면 큰 과보가 있어 눈을 얻고, 눈이 있으면 제일의(第一義)를 본다고 말씀하셨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아까 서로 이런 일을 의논하였고 이 일로 모여 앉아 있었습니다.”

세존께서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언제 내가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혀서 분별하며 널리 펴면 큰 과보를 얻는다고 말하던가?”

그때 비구들이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께서는 법의 근본이 되시고 법의 주인이 되시며 법은 세존으로부터 나옵니다. 원하건대 그 법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들이 듣고 나면 그 뜻을 자세히 알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곧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자세히 듣고 이것을 잘 기억하라. 나는 마땅히 너희들을 위하여 그 뜻을 분별해 주겠다.”
그때 모든 비구들이 분부를 받아 경청하였다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떻게 비구는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혀야 하는가? 비구가 다니면 곧 다니는 줄 알고 머물면 머무는 줄 알며 앉으면 앉는 줄 알고 누우면 눕는 줄 알며 잠자면 자는 줄 알고 깨어 있으면 깨어 있는 줄 알며 잠자다 깨면 잠자다 깬 줄을 알아야 한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곧 진실 그대로를 알아야 한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근심을 끊어 결정된 마음을 얻고, 결정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그 진실 그대로를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을 비구가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는 것이라고 한다.

또 비구는 몸 생각하는 법을 닦고 익혀야 한다. 비구는 드나드는 것을 바르게 알아, 굽히고 펴기와 굽어보고 쳐다보기 등 몸 가지는 태도와 그 차례를 잘 관찰하고 분별하며 승가리와 모든 옷과 발우를 잘 챙겨 가지고서 다니고ㆍ머물고ㆍ앉고ㆍ눕는 것과 자고ㆍ깨고ㆍ말하고ㆍ침묵하는 것을 모두 바르게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이 하는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게 된다. 그가 만일 이와 같이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병을 끊어 결정된 마음을 얻고, 결정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을 비구가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는 것이라고 한다.

또 비구는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혀야 한다. 비구는 악하고 착하지 앉은 생각이 생기면 선한 법을 생각함으로써 다스려 끊고 멸해 없애야 한다. 비유하면 마치 목공예 스승이나 목공을 배우는 제자가 먹줄을 나무에 튀기고 나서 곧 잘 드는 도끼로 깎아서 똑바르게 하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비구도 악하고 착하지 않은 생각이 생기면 곧 선한 법을 생각함으로써 다스려 끊고 멸해 없애야 한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行)을 따라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아야 한다. 그가 만일 이와 같이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병을 끊어 결정된 마음을 얻고, 결정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을 비구가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는 것이라고 한다.

또 비구는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혀야 한다. 비구는 이[齒]와 이를 서로 붙이고 혀를 입천장에 대어 마음으로써 마음을 다스려 그렇게 다스려 끊고 멸해 없애야 한다. 비유하면 마치 두 역사(力士)가 한 약한 사람을 붙잡고 곳곳마다 두루 돌아다니며 마음대로 때리는 것과 같이, 비구는 이와 이를 서로 붙이고 혀를 입천장에 대어 마음으로써 마음을 다스리고 그렇게 다스려 끊고 멸해 없애야 한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걱정을 끊어 결정된 마음을 얻고, 결정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을 비구가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는 것이라고 한다.

또 비구는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혀야 한다. 비구는 들숨을 생각하면 들숨을 생각하는 줄을 알고 날숨을 생각하면 날숨을 생각하는 줄을 알며 들숨이 길면 들숨이 긴 줄을 알고 날숨이 길면 날숨이 긴 줄을 알며, 들숨이 짧으면 들숨이 짧은 줄을 알고 날숨이 짧으면 날숨이 짧은 줄을 알아 온몸에 숨이 드는 것을 배우고 온몸에서 숨이 나는 것을 배우며, 몸에 드는 숨이 그치기를 배우고 입에서 나는 숨이 그치기를 배워야 한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아야 한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병을 끊어 결정된 마음을 얻고, 결정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그 진실 그대로를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을 비구가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는 것이라고 한다.

또 비구는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되 여의는 데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에 몸을 담가 적시고 윤택하게 하여 두루 이 몸에 충만하게 하며, 여의는 데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두루 하지 않은 곳이 없어야 한다. 비유하면 마치 어떤 목욕하는 사람이 그릇에 비누를 담고 물을 타서 둥글게 뭉쳐서 사용할 때에 물에 비누가 불면 두루 충만하여 어느 곳이나 퍼지지 않은 곳이 없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비구도 여의는 데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에 몸을 담가 적시고 윤택하게 하여 두루 이 몸에 충만하게 하고, 여의는 데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두루 하지 않은 곳이 없게 해야 한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아야 한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근심을 끊어 결정된 마음을 얻고 결정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을 비구가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는 것이라고 한다.

또 비구는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혀야 한다. 비구는 선정[定:色界第二禪]에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에 몸을 담가 적시고 윤택하게 하여 두루 이 몸에 충만하고, 그 선정에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에 두루하지 않은 곳이 없어야 한다. 비유하면 마치 샘물이 깨끗하고 맑으며 가득 차서 넘쳐흘러 사방에서 물이 오더라도 그 가장자리에 맴돌 뿐 들어갈 수 없는 것과 같다. 곧 그 샘물은 땅 밑에서 저절로 솟아나 밖으로 넘쳐흘러 산을 적시고 윤택하게 하며 두루 충만하여 두루 적시지 않은 곳이 없다. 이와 같이 비구는 선정에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에 몸을 담가 적시고 윤택하게 하여 두루 이 몸 가운데 충만하며, 선정에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두루하지 않은 곳이 없어야 한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아야 한다. 그가 만일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근심을 끊어 결정된 마음을 얻고, 결정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을 비구가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는 것이라고 한다.

또 비구는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혀야 한다. 비구가 기쁨을 여의므로 인해서 생기는 즐거움에 몸을 담가 적시고 윤택하게 하여 두루 이 몸에 충만하여, 기쁨을 여읨으로 인하여 생기는 즐거움이 두루 하지 않은 곳이 없어야 한다. 마치 푸른 연꽃과 붉고 빨갛고 흰 연꽃이 물에서 나고 물에서 자랄 때 물밑에 있을 때엔 뿌리와 줄기와 꽃과 잎이 다 젖고 불어, 두루 충만하여 어느 곳에나 두루하지 않은 곳이 없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비구는 기쁨을 여읨으로 인하여 생기는 즐거움에 몸을 담가 적시고 윤택하게 하여 두루 이 몸에 충만하여 기쁨을 여읨으로 인하여 생기는 즐거움이 두루하지 않은 곳이 없어야 한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아야 한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근심을 끊어 결정된 마음을 얻고, 결정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을 비구가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는 것이라고 한다.

또 비구는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되 비구가 이 몸속에 대하여 청정한 마음으로 알고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며 이 몸속에 대하여 청정한 마음으로써 어느 곳이나 두루하지 않은 곳이 없어야 한다. 마치 어떤 사람이 7주(肘)의 옷이나 혹은 8주의 옷을 입어 머리에서 발까지 이 몸을 덮지 않은 곳이 없는 것처럼, 비구는 이 몸에 대하여 청정한 마음으로써 해득하여 성취하여 노닐며 이 몸속을 청정한 마음으로써 두루 하지 않은 곳이 없어야 한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아야 한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근심을 끊어 결정된 마음을 얻고, 결정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을 비구가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는 것이라고 한다.

또 비구는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되 광명상(光明想)을 생각하여 잘 받고 잘 가지며, 마음으로 잘 생각하는 것이 앞에서와 같이 뒤도 그러하고 뒤에서와 같이 앞도 역시 그러하며, 낮과 같이 밤도 그렇고 밤과 같이 낮도 그러하며, 아래와 같이 위도 그렇고 위와 같이 아래도 그러하다. 이렇게 뒤바뀌지 않고 마음에 얽매임이 없이 빛나고 밝은 마음을 닦으면 끝내 어둠에 덮이지 않는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아야 한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근심을 끊어 결정된 뜻을 얻고 결정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을 비구가 몸 생각하는 법 닦아 익히는 것이라고 한다.

또 비구는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되 비구가 모습[相]을 관찰하여 잘 받고 잘 가지고 마음으로 잘 생각해야 한다. 마치 어떤 사람이 앉아서 누운 사람을 관찰하고 누워서 앉은 사람을 관찰하는 것처럼, 비구도 모습을 관찰하여 잘 받고 잘 가지고 마음으로 잘 생각해야 한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그 진실 그대로를 알아야 한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근심을 끊어 결정된 마음을 얻고, 결정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을 비구가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는 것이라고 한다.

또 비구는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되 이 몸은 머무름을 따라 좋고 나쁜 대로 머리에서 발까지 온갖 더러운 것이 충만해 있다고 관찰해야 한다. 곧 이 몸에는 머리털ㆍ터럭ㆍ손톱ㆍ이ㆍ거칠고 섬세하고 엷은 살갗ㆍ피부ㆍ살ㆍ힘줄ㆍ뼈ㆍ심장ㆍ콩팥ㆍ간장ㆍ허파ㆍ대장ㆍ소장ㆍ지라ㆍ밥통ㆍ똥ㆍ골ㆍ뇌수ㆍ눈물ㆍ땀ㆍ콧물ㆍ가래침ㆍ고름ㆍ피ㆍ기름[肪]ㆍ뼛속기름[髓]ㆍ침ㆍ쓸개ㆍ오줌이 있다고 관찰해야 한다. 마치 그릇에 약간의 씨앗을 담아 두었을 때에 눈이 있는 사람이 보면 이것은 벼와 조의 종자이고, 이것은 보리ㆍ밀ㆍ크고 작은 마두(麻豆)ㆍ갓ㆍ무ㆍ겨자의 종자라고 분별하는 것과 같다. 이렇게 비구는 이 몸의 머무름을 따라 그 좋고 나쁜 대로 머리에서 발까지 온갖 더러운 것이 충만해 있다고 관찰해야 한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아야 한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근심을 끊어 결정된 마음을 얻고, 결정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을 비구가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는 것이라고 한다.

또 비구는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혀야 한다. 비구는 몸의 모든 경계를 관찰하되 ‘내 이 몸속에는 땅의 경계ㆍ물의 경계ㆍ불의 경계ㆍ바람의 경계ㆍ허공의 경계ㆍ인식의 경계가 있다’고 관해야 한다. 마치 백정이 소를 죽여 가죽을 벗겨 땅에 펴놓고 여섯 부분으로 나누는 것처럼 비구도 몸의 모든 경계를 관찰해야 한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아야 한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근심을 끊어 결정된 마음을 얻고, 결정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곧 그 참 모양을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을 비구가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는 것이라고 한다.

또 비구는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혀야 한다. 비구는 저 송장이 1ㆍ2일 혹은 6ㆍ7일이 되어 까마귀나 솔개에게 쪼아 먹히고 승냥이나 개에게 먹히며 불에 태워지고 땅에 묻혀 다 썩어 허물어지는 것을 관찰하고, 관찰한 뒤에는 자기에게 비교해 본다.
‘이제 내 이 몸도 역시 이와 같은 모든 법이 있어 끝내 면하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아야 한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근심을 끊어 결정된 마음을 얻고 결정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을 비구가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는 것이라고 한다.

또 비구는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혀야 한다. 비구는 일찍 무덤에 버려진 몸의 해골이 푸르스름하게 썩어 허물어지고 반이나 먹힌 뼈의 사슬이 땅에 뒹구는 것을 관찰하고, 관찰한 뒤에는 자기에게 견주어 본다.
‘이제 내 이 몸도 역시 이와 같이 모두 이 법을 가져 끝내 면하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아야 한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근심을 끊어 결정된 마음을 얻고, 결정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을 비구가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는 것이라고 한다.

또 비구는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혀야 한다. 비구는 일찍 무덤에 버려진 몸의 가죽과 살과 피가 분해되고, 오직 근육만이 연결된 것을 관찰하고, 관찰한 뒤에는 자기에게 견주어 본다.
‘이제 내 이 몸도 역시 이와 같이 모두 이 법을 가져 끝내 면하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아야 한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근심을 끊어 결정된 마음을 얻고, 결정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을 비구가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는 것이라고 한다.

또 비구는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혀야 한다. 비구가 일찍 무덤에 버려진 몸의 뼈마디가 분해되고, 사방에 흩어져 발 뼈ㆍ허벅다리뼈ㆍ넓적다리뼈ㆍ엉덩이뼈ㆍ등뼈ㆍ어깨뼈ㆍ목뼈ㆍ정수리 뼈가 각각 따로 따로 흩어진 것을 관찰하고, 관찰한 뒤에는 자기에게 견주어 본다.
‘이제 내 이 몸도 역시 이와 같이 모든 법이 있어 끝내 이를 면하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비구는 그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아야 한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근심을 끊어 결정된 마음을 얻고 결정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을 비구가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는 것이라고 한다.

또 비구는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되 일찍이 무덤에 버려진 몸의 뼈가 희기는 소라와 같고 푸르기는 집비둘기 빛깔과 같으며 붉기는 피를 칠한 것 같고 썩어 허물어지고 부서져 가루가 되는 것을 관찰하고 관찰한 뒤에는 자기에게 견주어 본다.
‘이제 내 이 몸도 역시 이와 같이 모두 이 법을 갖추고 있어 끝내 이를 면하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비구는 몸의 행을 따라 곧 그 진실 그대로를 보아야 한다. 그가 만일 이렇게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면 마음의 모든 근심을 끊어 결정된 마음을 얻고, 결정된 마음을 얻은 뒤에는 곧 그 진실 그대로를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을 비구가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는 것이라고 한다.

만약 이와 같이 몸 생각하는 법을 닦고 익혀서 이와 같은 것을 널리 유포한 사람은 저 온갖 착한 법이 그 속에 있게 되는데 이를 일러 도품법(道品法)이라고 한다. 만일 그가 마음으로 해득하여 두루 차면 마치 큰 바다와 같아 저 모든 작은 강물이 다 바다로 흘러들어 가듯이 이렇게 몸을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고 이렇게 널리 펴면 저 모든 좋은 법은 다 그 가운데 있다. 이것을 도품법이라고 한다.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몸에 대한 생각을 바르게 세우지 못하고 유행(遊行)할 때에 소심(小心)하기까지 하면 그에게는 악마 파순(波旬)이 틈을 노리고 있다가 결국은 제 마음대로 요리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저 사문 범지는 몸을 생각한 일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마치 물이 없이 텅 빈 병을 바르게 땅에 세워 놓은 것과 같으니, 만일 사람이 물을 가지고 와서 병 속에 쏟는다면 비구야, 네 생각은 어떠하냐? 이와 같이 할 때에 그 병이 물을 잘 받아들이겠느냐?”

비구가 대답하였다.
“잘 받아들일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그것은 속이 비어 물이 없는 데다 바르게 땅에 세워 놓았기 때문에 반드시 물을 잘 받아들일 것입니다.”

“그와 같이 만일 사문 범지가 몸에 대한 생각을 바르게 세우지 않고 유행(遊行)할 때에 소심(小心)하기까지 하면 그는 악마 파순이 그 틈을 노리고 있다가 결국은 제 마음대로 요리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저 사문 범지는 몸을 생각한 일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몸에 대한 생각을 바르게 세워 노닐면서 한량없는 마음[無量心]을 가지면 그는 악마 파순이 그 틈을 노려도 끝내 제 마음대로 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 사문 범지는 속이 비지 않은데다가 또 몸을 생각한 일이 있기 때문이니, 마치 물이 가득 찬 병을 바르게 땅에 놓아둔 것과 같다. 만일 사람이 물을 가지고 와서 병 안에 쏟아 부으면 비구야, 네 생각은 어떠하냐? 그 병을 이와 같이 하면 다시 물을 받아들이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그 병은 물이 가득 찬 채로 바르게 땅에 놓여 있기 때문에 물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이와 같아서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몸에 대한 생각을 바르게 세워 노닐면서 한량이 없는 마음을 가지면 저 악마 파순이 그 틈을 아무리 노려도 끝내 제 마음대로 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 사문 범지는 속이 비지 않은데다가 몸을 생각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몸에 대한 생각을 바르게 세우지 않은데다가 노닐 때에 소심하기까지 하면 저 악마 파순이 틈을 노리고 있다가 반드시 승리를 얻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 사문 범지는 속이 비어 있는데다가 몸을 생각한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마치 역사(力士)가 크고 무거운 돌을 진창 속에 던지는 것과 같다. 비구야,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진흙탕이 돌을 받아들이겠느냐?”

“받아드립니다. 세존이시여, 진흙은 묽고 돌은 무겁기 때문에 반드시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그와 같아서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몸에 대한 생각을 바르게 세우지 않고, 노닐 때에 소심하기까지 하면 그는 악마 파순이 그의 틈을 노리고 있다가 반드시 승리를 얻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 사문 범지는 속이 비어 있는데다가 소심하기까지 하며 몸을 생각한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몸에 대한 생각을 바르게 세우고, 노닐면서 한량없는 생각을 가지면 그는 악마 파순이 그의 틈을 아무리 노리고 있어도 끝내 승리를 얻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 사문 범지는 속이 비지 않은데다가 몸을 생각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역사가 가벼운 털 공을 평호선(平戶扇)에 던지는 것과 같다. 비구야,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털 공을 받아들이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털 공은 가볍고 세워 놓은 부채는 꼿꼿하게 서 있기 때문에 털 공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와 같아서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몸에 대한 생각을 바르게 세우고, 노닐면서 한량없는 마음을 가지면 그는 악마 파순이 아무리 그의 틈을 노린다 해도 끝내 제 마음대로 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 사문 범지는 속이 비지 않은데다가 몸을 생각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몸에 대한 생각을 바르게 세우지 않은데다가, 노닐 때에 소심하기까지 하면 그는 악마 파순이 그 틈을 노리고 있다가 반드시 승리를 얻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 사문 범지는 속이 비어 있는데다가 몸을 생각한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마치 사람이 불을 구할 때에 마른 나무를 재료로 하고 마른 나무로 문지르는 것과 같다. 비구야,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 사람이 이렇게 하여 불을 얻을 수 있겠느냐?”

“얻을 수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는 마른 나무를 재료로 하고 마른 나무로 문지르기 때문에 반드시 불을 얻을 것입니다.”

“그와 같아서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몸에 대한 생각을 바르게 세우지 못한데다가, 노닐 때에 소심하기까지 하면 그는 악마 파순이 그의 틈을 노리고 있다가 반드시 승리를 얻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 사문 범지는 속이 비어 있는데다가 몸을 생각한 일도 전혀 없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몸에 대한 생각을 바르게 세우고, 노닐면서 한량없는 마음[無量心]을 가지면 그는 악마 파순이 그의 틈을 노린다 해도 끝내 승리를 얻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 사문 범지는 속이 비지 않은데다가 몸을 생각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사람이 불을 구할 때에 젖은 나무를 재료로 하고 젖은 나무로써 문지르는 것과 같다. 비구야,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 사람이 이렇게 하여 불을 얻을 수 있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그는 젖은 나무를 모태로 삼아 젖은 나무로 문지르기 때문에 불을 얻지 못할 것입니다.”

“그와 같아서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몸에 대한 생각을 바르게 세우고, 노닐 때에도 한량없는 마음을 가지면 그는 악마 파순이 아무리 틈을 노려도 끝내 승리를 얻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 사문 범지는 속이 비지 않은데다가 몸을 생각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몸을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고 이렇게 널리 편다면, 마땅히 알라. 그는 열여덟 가지 덕(德)이 있게 된다. 어떤 것이 열여덟 가지 덕인가?
비구는 능히 굶주림ㆍ목마름ㆍ추위ㆍ더위ㆍ모기ㆍ등에ㆍ파리ㆍ이ㆍ바람ㆍ햇볕의 핍박을 받아도 참아내고 욕설과 매질을 당하더라도 또한 능히 참아내며, 모든 병에 걸려 몹시 괴롭고 목숨이 끊어지게 되는 등 즐겁지 않은 온갖 일을 당해도 다 능히 견뎌 참아낸다. 이렇게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고 이렇게 널리 펴면 이것이 그 첫 번째 덕이다.

또한 비구는 즐겁지 않은 일을 견디고 참되, 만일 즐겁지 않다는 생각이 나더라도 마음에 끝내 집착하지 않는다. 이렇게 몸을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고 이렇게 널리 펴면, 이것이 그 두 번째 덕이다.

비구는 두려움을 견디고 참되, 만일 두려움이 생기더라도 마음에 끝내 집착하지 않는다. 이렇게 몸을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고 이렇게 널리 펴면 이것이 그 세 번째 덕이다.

비구는 세 가지 사악한 생각인 탐욕의 생각ㆍ성냄의 생각ㆍ해침의 생각을 내지 않고 끝내 집착하지 않는다. 이렇게 몸을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고 이렇게 널리 펴면 이것이 그 네 번째ㆍ다섯 번째ㆍ여섯 번째ㆍ일곱 번째 덕이다.

또 비구는 욕심을 여의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며 나아가 제4선을 성취하여 노닌다. 이렇게 몸을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고 이렇게 널리 펴면 이것이 그 여덟 번째 덕이다.

비구는 3결(結)이 이미 다하여 수다원(須陀洹)을 얻어 악한 법에 떨어지지 않고 반드시 바른 깨달음으로 나아가 끝내 7유(有)5)를 받고 천상과 인간에 한 번 왕래한 뒤에는 괴로움을 벗어난다. 이렇게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고 이렇게 널리 펴면 이것이 그 아홉 번째의 덕이다.

비구는 3결이 이미 다하여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엷어져 천상과 인간을 한 번 왕래하게 되고, 한 번 왕래한 뒤에는 괴로움을 벗어난다. 이렇게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고 이렇게 널리 펴면 이것이 그 열 번째 덕이다.

비구는 5하분결(五下分結)이 다하고 저 세상에 태어나서 곧 열반에 들어 물러나지 않는 법을 얻으며 이 세상에 돌아오지 않는다. 이렇게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고 이렇게 널리 펴면 이것이 그 열한 번째 덕이다.

또 비구에게 만일 식해탈(息解脫)6)이 있으면 색(色)을 떠나 무색(無色)을 얻고 여기상정(如其像定)을 몸으로 얻어 성취하여 노닐며, 지혜의 관찰로써 번뇌를 알아 번뇌를 끊게 된다. 이렇게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고 이렇게 널리 펴면, 이것이 그 열두 번째, 열세 번째, 열네 번째, 열다섯 번째, 열여섯 번째, 열일곱 번째 덕이다.

또 비구는 여의족(如意足)ㆍ천이(天耳)ㆍ타심지(他心智)ㆍ숙명지(宿命智)ㆍ생사지(生死智)가 있고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여 번뇌가 없는 마음의 해탈[無漏心解脫]과 지혜의 해탈[慧解脫]을 얻어, 현재 세상에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해 성취하여 노닐며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진실 그대로를 안다. 이렇게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고 이렇게 널리 펴면 이것을 열여덟 번째 덕이라고 한다.
이렇게 몸 생각하는 법을 닦아 익히고 이렇게 널리 편다면, 마땅히 알라. 이와 같은 열여덟 가지 덕이 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염신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4,225자이다.

82) 지리미리경(支離彌梨經) 제11제2 소토성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유행하실 때에 죽림가란다원(竹林迦蘭哆園)에 계셨다.

그때 많은 비구들이 점심 식사를 마친 다음 조그만 일이 있어 강당에 모여 앉아 다투는 일에 대하여 결정지으려고 하였다. 곧 이 법(法)과 율(律), 그리고 이 부처님의 가르치심을 의논하고 있었다. 그때 질다라상자(質多羅象子) 비구도 그 대중들 가운데 있었다. 이에 질다라상자 비구는 많은 비구들이 이 법과 율, 그리고 이 부처님의 가르치심을 의논하고 있을 때에 그 중간에서 앞 다투어 할 말이 있다 하여, 모든 비구들의 설법이 끝나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또 공경을 다하지도 못하고 좋은 관찰로 잘 관찰하지도 못한 채 높은 장로 비구들에게 물었다.

이때에 존자 대구치라(大拘絺羅)도 그 대중들 가운데 있었다. 존자 대구치라가 질다라상자 비구에게 말하였다.
“현자여, 마땅히 알라. 많은 비구들이 이 법률과 이 부처님의 가르치심을 말하고 있을 때에 너는 중간에서 앞질러 말하지 말라. 만일 모든 비구들의 말이 다 끝나거든 그때에 말하라. 너는 마땅히 공경을 다하고 좋은 관찰로써 높은 장로 비구들에게 물어야 한다. 공경도 하지 않고 잘 관찰하지도 않고 높은 장로 비구들에게 묻지 말라.”

그때에 질다라상자 비구의 친한 친구들도 모두 대중들 사이에 있었다. 이에 질다라상자 비구의 모든 친한 친구들이 존자 대구치라에게 말하였다.
“현자 대구치라여, 그대는 너무 질다라상자 비구를 꾸짖지 마시오. 왜냐하면 질다라상자 비구는 계율을 잘 지키고 덕이 있으며 많이 알기 때문이며 게으른 듯 하면서도 잘난 체하지 않기 때문이오. 대구치라여, 질다라상자 비구는 모든 비구들이 일할 때에 순종하여 잘 도와줍니다.”

그러자 존자 대구치라가 질다라상자 비구의 모든 친한 친구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남의 마음을 잘 알지 못하는 분들이라면 함부로 옳다 그르다 하지 마시오. 왜냐하면 어떤 사람은 세존 앞이나 또는 여러 덕 높은 장로로서 제 자신에 대해서도 부끄러워할 줄 알고 남에게도 부끄러워할 줄 알며, 사랑할 만하고 존경할 만한 범행을 가진 모든 높은 장로 앞에서는 그는 몸을 잘 지키고 잘 보호하지만, 만일 뒷날 세존 앞을 떠나거나 제 자신에 대해서도 부끄러워할 줄 알고 남에게도 부끄러워할 줄 알며 사랑할 만하고 존경할 만한 범행을 가진 모든 높은 장로들 앞을 떠나면, 그는 자주 속인들과 함께 모여 시시덕거리고 잘난 체하면서 여러 가지로 떠들어댑니다. 자주 속인들과 함께 모여 시시덕거리고 잘난 체하면서 여러 가지로 떠들어댄 뒤에는 마음에 욕심을 냅니다. 그는 마음에 욕심을 낸 뒤에는 곧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이 뜨거워지며 몸과 마음이 뜨거워진 뒤에는 곧 계율을 버리고 도를 파(罷)합니다. 여러분, 마치 소가 남의 밭에 들어가면 밭 임자가 그 소를 줄로 붙들어 매거나 우리 안에 가두는 것과 같다. 여러 현자들이여, 만일 ‘이 소가 다시는 남의 밭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을 바른 말이라 할 수 있겠는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 소는 줄에 매여 있긴 하지만 그 줄을 끊거나 풀 수 있으며, 우리에 갇혀 있어도 그 우리를 부수거나 뛰쳐나올 수 있으므로 남의 밭으로 들어가는 것은 전과 다름이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혹 어떤 사람이 세존 앞에 있을 때에나, 제 자신에 대해서도 부끄러워할 줄 알고 남에게도 부끄러워할 줄 알며 사랑할 만하고 존경할 만한 범행을 가진 모든 높은 장로들 앞에서는 그들이 몸을 잘 지키고 잘 보호하지만, 만일 뒷날 세존 앞을 떠나거나 제 자신에 대해서도 부끄러워할 줄 알고 남에게도 부끄러워할 줄 알며 사랑할 만하고 존경할 만한 범행을 가진 모든 높은 장로들 앞을 떠나면, 그는 곧 속인들과 자주 어울려 시시덕거리고 잘난 체하며 여러 가지로 떠들어댑니다. 그는 자주 속인들과 함께 어울려 시시덕거리고 잘난 체하며 여러 가지로 떠들어댄 뒤에는 마음에 곧 욕심을 냅니다. 그는 마음에 욕심을 낸 뒤에는 곧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이 뜨거워지며, 그는 몸과 마음이 뜨거워진 뒤에는 곧 계율을 버리고 도를 파합니다. 여러분, 이것을 어떤 사람[有一人]이라고 합니다.

여러분, 혹 어떤 사람은 초선(初禪)을 체득하였습니다. 그가 초선을 얻은 뒤에는 스스로 편안하게 머물러 더욱 더 구하여 아직 얻지 못한 것을 더 구하려 하지 않고, 거두지 못한 것을 거두려 하지도 않으며 증득하지 못한 것을 증득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뒷날 속인들과 자주 어울려 시시덕거리고 잘난 체하며 여러 가지로 떠들어댑니다. 그런 뒤에는 곧 마음에 욕심을 냅니다. 마음에 욕심을 낸 뒤에는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이 뜨거워지며, 몸과 마음이 뜨거워진 뒤에는 곧 계율을 버리고 도를 파한다. 여러분, 마치 큰비가 와서 마을에 있는 호수에 가득 찼을 때에, 전에는 모래와 돌ㆍ풀ㆍ나무ㆍ갑충ㆍ고기ㆍ자라ㆍ두꺼비 및 모든 수족들이 갈 때와 올 때와 달릴 때와 멈출 때를 볼 수 있었는데, 물이 찬 뒤에는 모두 보이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여러분, 만일 그가 ‘저 호수 가운데에는 끝내 다시는 모래와 돌ㆍ풀ㆍ나무ㆍ갑충ㆍ고기ㆍ자라ㆍ두꺼비와 모든 수족들이 갈 때와 올 때, 달릴 때와 멈출 때를 보지 못할 것이다’라고 그렇게 말한다면, 이것을 바른 말이라 하겠는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 호수 물은 코끼리도 마시고 말도 마시며 소ㆍ나귀ㆍ돼지ㆍ사슴ㆍ물소가 마시고 혹은 사람이 가져다 쓰거나 바람에 불리거나 햇볕에 쪼이거나 하면, 그가 비록 지금은 모래와 돌ㆍ풀ㆍ나무ㆍ갑충ㆍ고기ㆍ자라ㆍ두꺼비 및 모든 수족들이 갈 때와 올 때, 달릴 때와 멈출 때를 보지 못하지만 뒤에 물이 줄어든 뒤에는 전처럼 다시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렇소. 어떤 사람이 초선을 체득하였는데 그가 초선을 얻은 뒤에는 곧 스스로 편안히 머물러 다시 구하여 아직 얻지 못한 것을 얻으려 하지도 않고 아직 거두지 못한 것을 거두려 하지도 않으며, 증득하지 못한 것을 증득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뒷날 곧 속인들과 자주 어울려 시시덕거리고 잘난 체하며 여러 가지로 떠들어댑니다. 그런 뒤에는 마음에 곧 욕심을 내고 마음에 욕심을 낸 뒤에는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이 뜨거워지며, 몸과 마음이 뜨거워진 뒤에는 곧 계율을 버리고 도를 파합니다. 여러분, 이것을 어떤 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또 여러분, 혹 어떤 사람은 제2선을 얻고 제2선을 얻은 뒤에는 곧 스스로 편안히 머물러 다시 구하여 아직까지 얻지 못한 것을 얻으려 하지 않고, 거두지 못한 것을 거두려 하지도 않으며 증득하지 못한 것을 증득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뒷날 곧 속인들과 자주 어울려 시시덕거리고 잘난 체하며 여러 가지로 떠들어댑니다. 그런 뒤에는 마음에 곧 욕심을 내고 마음에 욕심을 낸 뒤에는 곧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이 뜨거워지며, 몸과 마음이 뜨거워진 뒤에는 곧 계율을 버리고 도를 파한다. 여러분, 마치 큰비가 와서 네거리 길의 티끌이 없어져 진흙이 된 것과 같다. 여러분, 만일 ‘이 네거리 길이 티끌은 끝내 마르지 않고 다시 먼지가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을 바른 말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네 거리 길에는 혹은 코끼리가 다니기도 하고 말이 다니기도 하며 낙타ㆍ소ㆍ나귀ㆍ돼지ㆍ사슴ㆍ물소 및 사람이 다니기도 하며 바람이 불고 햇볕이 쪼이면 그 네 거리 길의 진흙은 말라 다시 먼지가 된다.”

“그렇소. 여러분, 어떤 사람이 제2선을 얻었습니다. 그가 제2선을 얻은 뒤에는 곧 스스로 편안하게 머물면서 다시 구하여 아직 얻지 못한 것을 얻으려 하지도 않고 거두지 못한 것을 거두려 하지도 않으며 증득하지 못한 것을 증득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는 뒷날 속인들과 자주 어울려 시시덕거리고 잘난 체하며 여러 가지로 떠들어댄다. 그런 뒤에는 마음에 욕심을 낸다. 마음에 욕심을 낸 뒤에는 몸이 뜨거워지며 몸과 마음이 뜨거워진 뒤에는 곧 계율을 버리고 도를 파한다. 여러분, 이것을 어떤 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여러분, 또 어떤 사람은 제3선을 얻었습니다. 그가 제3선을 얻은 뒤에는 곧 스스로 편안하게 머물면서 다시 구하여 아직 얻지 못한 것을 얻으려 하지도 않고, 거두지 못한 것을 거두려 하지도 않으며 증득하지 못한 것을 증득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뒷날 속인들과 자주 어울려 시시덕거리고 잘난 체하며 여러 가지로 떠들어댑니다. 그런 뒤에는 마음에 욕심을 냅니다. 마음에 욕심을 낸 뒤에는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도 뜨거워지며 몸과 마음이 뜨거워진 뒤에는 곧 계율을 버리고 도를 파합니다. 여러분, 마치 산속 샘물과 호수가 맑고 깨끗하고 편편하며 고요하여 움직이지도 않고 또한 물결도 없는 것과 같습니다. 만일 ‘저 산 속의 샘물과 호수는 끝내 다시는 움직이지 않고 또한 물결도 없을 것이다’라고 이렇게 말한다면, 이와 같은 말에 대하여 그가 바른 말을 했다고 하겠는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동방에서 갑자기 큰바람이 불어와서 그 호수에 물결을 일으킵니다. 이렇게 남방ㆍ서방ㆍ북방에서 갑자기 큰바람이 불어와서 그 호수에 물결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그렇소. 여러분, 어떤 사람이 제3선을 얻었습니다. 그가 제3선을 얻은 뒤에는 곧 스스로 편안하게 머물면서 다시 구하여 아직 얻지 못한 것을 얻으려 하지도 않고, 거두지 못한 것을 거두려 하지도 않으며 증득하지 못한 것을 증득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뒷날 속인들과 자주 어울려 시시덕거리고 잘난 체하며 여러 가지로 떠들어댑니다. 그런 뒤에는 마음에 욕심을 냅니다. 마음에 욕심을 낸 뒤에는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도 뜨거워지며, 몸과 마음이 뜨거워진 뒤에는 곧 계율을 버리고 도를 파합니다. 여러분, 이것을 어떤 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여러분, 또 어떤 사람은 제4선을 얻었습니다. 그가 제4선을 얻은 뒤에는 곧 스스로 편안하게 머물면서 다시 구하여 아직 얻지 못한 것을 얻으려 하지도 않고, 거두지 못한 것을 거두려 하지도 않으며 증득하지 못한 것을 증득하려 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뒷날 속인들과 자주 어울려 시시덕거리고 잘난 체하며 여러 가지로 떠들어댑니다. 그런 뒤에는 마음에 욕심을 냅니다. 마음에 욕심을 낸 뒤에는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도 뜨거워지며, 몸과 마음이 뜨거워진 뒤에는 곧 계율을 버리고 도를 파합니다. 여러분, 마치 거사나 거사의 아들이 맛있는 음식을 만족스러울 만큼 배불리 먹은 뒤에는 본래 먹고 싶어 했던 것을 다시 먹으려 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여러분, 만일 ‘저 거사나 거사의 아들이 끝내 다시는 음식을 얻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그렇게 말한다면, 이와 같은 말에 대하여 바른 말을 했다고 하겠는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 거사나 거사의 아들은 밤이 지나서 배가 고파지게 되면 그들이 비록 아까는 먹으려 하지 않았더라도 다시 먹고 싶어 할 것이기 때문이오.”

“그렇소. 여러분, 어떤 사람이 제4선을 얻었습니다. 그가 제4선을 얻은 뒤에는 곧 스스로 편안하게 머물면서 다시 구하여 아직 얻지 못한 것을 얻으려 하지 않고, 거두지 못한 것을 거두려 하지도 않으며 증득하지 못한 것을 증득하려 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뒷날 속인들과 자주 어울려 시시덕거리고 잘난 체하며 여러 가지로 떠들어댑니다. 그런 뒤에는 마음에 욕심을 냅니다. 마음에 욕심을 낸 뒤에는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도 뜨거워지며, 몸과 마음이 뜨거워진 뒤에는 곧 계율을 버리고 도를 파합니다. 여러분, 이것을 어떤 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여러분, 또 어떤 사람은 무상심정(無想心定)을 얻었습니다. 그는 무상심정을 얻은 뒤에는 곧 스스로 편안하게 머물면서 다시 구하여 아직 얻지 못한 것을 얻으려 하지도 않고 거두지 못한 것을 거두려 하지도 않으며 증득하지 못한 것을 증득하려 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뒷날 속인들과 자주 어울려 시시덕거리고 잘난 체하며 여러 가지로 떠들어댑니다. 그런 뒤에는 마음에 욕심을 냅니다. 마음에 욕심을 낸 뒤에는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도 뜨거워지며, 몸과 마음이 뜨거워진 뒤에는 곧 계율을 버리고 도를 파합니다. 여러분, 마치 어떤 일 없는 곳에서 지리미리(支離彌梨:귀뚜라미)곤충의 소리를 듣는 것과 같습니다. 그 일 없는 곳에는 왕이나 왕의 대신들이 밤에 쉬는데, 저 코끼리 소리ㆍ말 소리ㆍ걸음 소리ㆍ고둥 소리ㆍ북 소리ㆍ장구 소리[細腰鼓聲]ㆍ기생 북소리[妓鼓聲]ㆍ춤추는 소리ㆍ노래 소리ㆍ거문고 소리ㆍ음식 먹는 소리가 있어, 그가 아까는 지리미리 곤충의 소리를 들었는데 다시 듣지 못합니다. 여러분, 만일 ‘저 일 없는 곳에서는 영원히 지리미리 곤충의 소리를 더 이상 듣지 못할 것이다’라고 이렇게 말한다면 이와 같은 말에 대하여 올바른 말을 했다고 하겠는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 왕이나 왕의 대신들은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면 제각기 돌아갑니다. 그들이 비록 코끼리 소리ㆍ말 소리ㆍ수레 소리ㆍ걸음 소리ㆍ고둥 소리ㆍ북 소리ㆍ장고 소리ㆍ기생 북소리ㆍ춤추는소리ㆍ노래 소리ㆍ거문고 소리ㆍ음식 먹는 소리를 듣느라고 지리미리 곤충의 소리를 듣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들이 이미 간 뒤에는 전처럼 도로 들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소. 여러분, 무상심정을 얻고 무상심정을 들은 뒤에는 곧 스스로 편안하게 머물면서 다시 구하여 아직 얻지 못한 것을 얻으려 하지도 않고, 거두지 못한 것을 거두려 하지도 않으며 증득하지 못한 것을 증득하려 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뒷날 속인들과 자주 어울려 시시덕거리고 잘난 체하며 여러 가지로 떠들어댑니다. 그런 뒤에는 마음에 욕심을 냅니다. 마음에 욕심을 낸 뒤에는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도 뜨거워지며, 몸과 마음이 뜨거워진 뒤에는 곧 계율을 버리고 도를 파합니다. 여러분, 이것을 어떤 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때 질다라상자 비구는 얼마쯤 지난 뒤에 계율을 버리고 도를 파하였다. 질다라상자 비구와 친한 여러 친구들은 질다라상자 비구가 계율을 버리고 도를 파하였다는 말을 듣고 나서 존자 대구치라에게 나아가 말하였다.
“존자 대구치라여, 질다라상자 비구의 마음을 알았습니다. 다른 일 때문에 알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질다라상자 비구가 계율을 버리고 도를 파하였기 때문입니다.”

존자 대구치라는 그 친한 친구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그 일은 정녕 그럴 것이오. 왜냐하면 그가 진실 그대로를 알지 못함으로써 진실 그대로를 보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그가 진실 그대로를 알지 못하고 진실 그대로를 보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존자 대구치라가 이렇게 말하자 비구들은 존자 대구치라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지리미리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2,447자이다.

83) 장로상존수명경(長老上尊睡眠經)7) 제12제2 소토성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기수(婆耆瘦)에 유행하실 때에 타산(鼉山) 포림(怖林)의 녹야원(鹿野園)에 계셨다.

그때에 존자 대목건련(大目揵連)이 마갈국(摩竭國)에 노닐면서 선지식촌(善知識村)에 있었다. 이에 대목건련은 혼자 고요한 곳에서 고요히 앉아 생각하다가 곧 잠이 들었다. 세존께서는 멀리서 존자 대목건련이 혼자 고요한 곳에서 고요히 앉아 생각하다가 곧 잠이 든 것을 아시고 곧 여기상정에 드셔서, 여기상정으로써 마치 역사(力士)가 팔을 굽혔다 펴는 만큼의 짧은 시간에 바기수 조산 포림의 녹야원에서 갑자기 사라져 나타나지 않으시더니 마갈국 선지식촌에 있는 존자 대목건련에게 가셨다. 그때 세존께서 선정에서 깨어 말씀하셨다.
“존자 대목건련아, 너는 잠에 빠졌구나. 대목건련아, 너는 잠에 빠졌구나.”

존자 대목건련이 세존께 말씀드렸다.
“예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대목건련아, 너는 그런 모습으로 잠에 빠졌구나. 너는 그런 모습으로 수행하지 말고 또한 널리 펴지도 말라. 그렇게 하면 잠이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의 잠이 그대로 없어지지 않거든 대목건련아, 마땅히 전에 들었던 법을 따르고 받아 가지고 널리 펴며 외워 익혀라. 그렇게 하면 잠이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의 잠이 그래도 없어지지 않거든 대목건련아, 전에 들었던 법을 따르라. 법을 따른 다음에 받아 가져서 남을 위하여 널리 설명하라. 그렇게 하면 잠이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의 잠이 그래도 없어지지 않거든 대목건련아, 전에 들은 법을 따르고 받아 가져 마음으로 늘 생각하고 마음으로 헤아려라. 그렇게 하면 잠이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의 잠이 그래도 없어지지 않거든 대목건련아, 두 손으로 귀를 문질러라. 그렇게 하면 잠이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의 잠이 그래도 없어지지 않거든 대목건련아, 찬물로 얼굴과 눈을 씻고 또 몸에 부어라. 그렇게 하면 잠이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의 잠이 그래도 없어지지 않거든 대목건련아, 방에서 나가 사방을 둘러보고 별들을 우러러보아라. 그렇게 하면 잠이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의 잠이 그래도 없어지지 않거든 대목건련아, 집에서 나와 집 앞으로 가서 한데[露地]를 거닐면서 모든 감각기관[根]을 수호하고 마음을 가볍게 하여 안에 두어 뒤와 앞의 일들을 생각하라. 그렇게 하면 잠이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의 잠이 그래도 없어지지 않거든 대목건련아, 거닐던 길을 버리고 거닐던 길가에 니사단(尼師檀)을 펴고 가부좌를 하고 앉으라. 그렇게 하면 잠이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의 잠이 그래도 없어지지 않거든 대목건련아, 다시 방에 들어가 우다라승(優多羅僧)을 네 겹으로 하여 평상 위에 펴고 승가리(僧伽梨)를 개어 베개를 만들고 오른쪽 옆구리를 땅에 붙이고 누워 발과 발을 포개고 마음으로 광명상(光明想)을 지어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 언제든지 일어나려는 생각을 가져라.

대목건련아, 잠자리의 즐거움과 잠자고 눕는 것이 편안하고 유쾌하다는 생각을 하지 말라. 재물의 이익을 탐하지 말고 명예에 집착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나는 일체법은 함께 모이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고, 또한 함께 모여야 한다고도 말한다. 대목건련아, 내가 어떤 법을 함께 모이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는가? 대목건련아, 만일 도법과 세속법이 함께 어울리면 나는 이 법은 함께 어울려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대목건련아, 만일 도법과 세속법이 함께 어울리면 곧 말이 많게 되고 말이 많아지면 시끄러우며 만일 시끄러우면 곧 마음이 쉬지 못한다. 대목건련아, 만일 마음이 쉬지 못하면 곧 마음은 안정을 잃고 만다. 대목건련아, 그러므로 나는 함께 어울리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대목건련아, 내가 어떤 법을 함께 어울려야 한다고 말하는가? 저 아무 일이 없는 곳에는 함께하여야 한다고 나는 말한다. 곧 산림ㆍ나무 밑ㆍ텅 비고 편안하고 고요한 곳ㆍ높은 바위ㆍ돌집들은 고요하여 아무 소리도 없고, 멀리 떠나 있어서 악이 없으며 사람이 없어 이치를 따라 편안히 앉아 있기에 적합하다. 대목건련아, 나는 이런 법과는 함께 어울려야 한다고 말한다.

대목건련아, 네가 만약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려 하거든 마땅히 이익이 되는 것을 싫어하고 공양과 공경 받기를 싫어하라. 만약 네가 이익과 공양과 공경에 대하여 마음으로 싫어하게 되었거든 곧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라. 대목건련아, 높고 큰 체하는 마음으로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지 말라. 왜냐하면 모든 장자들의 집에는 이러한 일이 있기 때문이다. 곧 비구들이 와서 걸식함으로써 장자로 하여금 특별히 마음을 쓰지 않게 하고 나서 비구는 곧 이렇게 생각한다.
‘누가 이 장자의 집을 부수겠느냐? 왜냐하면 내가 장자의 집에 들어가도 장자는 특별히 마음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걱정이 생기고 걱정으로 말미암아 곧 시끄러움이 생기며 시끄러움이 생김으로 말미암아 곧 마음이 쉬지 못하고 마음이 쉬지 못함으로 말미암아 마음은 곧 안정을 잃고 만다.
대목건련아, 너는 설법할 때에 말다툼이 될 말을 쓰지 말라. 만일 말다툼이 될 만한 말을 쓰게 되면 곧 말이 많게 된다. 말이 많음으로 말미암아 곧 시끄러움이 생기고 시끄러움이 생김으로 말미암아 곧 마음이 쉬지 못하며, 마음이 쉬지 못함으로 말미암아 곧 마음은 안정을 잃는다. 대목건련아, 너는 설법할 때에 너무 과격하게 설법하여 사자처럼 하지 말라. 대목건련아, 너는 설법할 때에 마음을 낮추어 설법하되 힘을 버리고 힘을 없애고 힘을 부수어, 마땅히 과격하게 설법하여 사자처럼 하지 않아야 한다. 대목건련아, 마땅히 이렇게 배워야 한다.”

그때 대목건련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 자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하면 비구가 구경(究竟)의 경지에 이르게 되고 희고 깨끗함을 완성하며, 범행을 완성하고 범행을 완성하여 마치게 되겠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대목건련아, 즐거움을 깨닫고 괴로움을 깨달으며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것을 깨달으면, 그는 이 깨달음으로써 덧없음을 관찰하고 흥하고 쇠함을 관찰하며 끊음[斷]을 관찰하고 욕심 없음을 관찰하고 멸함을 관찰하고 평정을 관찰한다. 그는 이 깨달음으로써 덧없음을 관찰하고 흥하고 쇠함을 관찰하며 끊음을 관찰하고 욕심 없음을 관찰하며 멸함을 관찰하고 평정을 관찰한 뒤에는 이 세상에 끄달리지 않는다. 세상에 끄달리지 않은 뒤에는 곧 피로하지 않고 피로하지 않은 뒤에는 곧 열반에 들어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생의 몸을 받지 않는다는 진실 그대로를 안다. 대목건련아, 이렇게 하여 비구가 구경의 경지에 이르게 되고 희고 깨끗함을 완성하며 범행을 완성하고 범행을 완성하여 마친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대목건련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주석
5 유(有)는 생사의 과보를 일컫는 말이다. 또는 과보 받은 인(因)을 말하기도 한다.
6 팔리어로는 Santa vimokkha이다. 적정해탈(寂靜解脫)을 말한다. 색계의 선정을 넘어서 무색계의 선정에 들어 적정한 해탈에 머무는 것을 말한다.
7 이 경의 이역본으로는 서진(西晉) 시대 축법호(竺法護)가 한역한 『불설이수경(佛說離睡經)』이 있다.

중아함경 1~10권, 11~20권, 21~30권, 31~40권, 41~50권, 51~6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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