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사자월불본생경

불설사자월불본생경(佛說師子月佛本生經)

실역인명(失譯人名)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 가란타죽원(迦蘭陀竹園)에서 1,250 비구와 1백 보살과 함께 머무셨다.

이때 대중 가운데 이름이 바수밀다(婆須密多)라는 한 보살 비구가 있었는데, 대숲 동산[竹園] 사이 푸른 나무 위아래를 오르내리면서 원숭이처럼 소리를 내고, 혹은 3령(鈴)을 가지고 나라(那羅:배우, 광대) 놀이를 하였다.
이때 여러 장자와 길을 가던 사람들이 다투어 모여들어 구경을 하였는데, 여러 사람이 모일 때면 몸을 허공으로 솟구쳐 나무 꼭대기에 올라가서 원숭이 소리를 내니, 기사굴산(耆闍崛山)의 8만 4천 금빛 원숭이가 보살이 있는 곳으로 모였다. 그러자 보살 또한 갖가지로 변화해 그들을 기쁘게 하였다.
이때 대중은 각각 이 말을 하였다.
“사문 석자(釋子)가 마치 광대[戱兒]처럼 모든 이들을 눈 홀림[幻]으로 속이고, 몹쓸 짓만 하여 사람이 신용(信用)이 없으며, 새나 짐승과 더불어 법답지 못한 짓[非法]을 하는구나.”
이와 같은 나쁜 소문이 왕사성에 두루 퍼졌다.

한 범지(梵志)가 대왕인 빈바사라(頻婆裟羅)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사문 석자가 법답지 못한 짓을 하고, 새나 짐승과 더불어 나라(那羅) 놀이를 하고 있나이다.”
왕은 이 말을 듣고 석자를 미워하여 곧 장자 가란타(迦蘭陀)에게 명령하였다.
“이 석자가 많은 원숭이를 모아 그대의 동산에 있으면서 무엇을 하는지 여래(如來)께서 아시느냐?”
장자가 왕에게 아뢰었다.
“바수밀다는 변화의 일을 지어 모든 원숭이로 하여금 기쁘게 하므로 모든 하늘이 꽃을 비추어 공양하나니 무엇을 하는지는 신이 알지 못하나이다.

이때 대왕인 빈바사라는 수레에 이름난 코끼리를 멍에 매어 행렬을 앞뒤로 하여 부처님의 처소에 나아갔다. 가란타 대숲 동산에 이르자 곧 코끼리에서 내려 멀리 바라보니 세존께서 중각(重閣) 위에 계시는데, 몸은 붉은 금빛이며 바야흐로 몸이 장(丈) 6으로 7보(寶)의 꽃에 앉아 32상(相)과 80종호(種好)가 모두 광명을 놓으시어 붉은 금산과 같았다.
불꽃 가운데 처하시어 금빛이 둘러서 널리 대중으로 하여금 금빛과 같이하셨다.
‘존자 바수밀다와 8만 4천 원숭이도 또한 금빛을 지었다.’

이때 모든 원숭이는 대왕이 오는 것을 보고 혹 노래하며 혹 춤추며 북을 치며 조개를 붙어 가지가지로 변화하였으며 그 가운데 꽃을 따서 왕에게 받들어 올려 기도하였다.
대왕이 본 뒤에 모든 대중으로 더불어 부처님께 예배하고 바른 쪽으로 세 바퀴 돌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모든 원숭이가 숙세에 무슨 복이 있어서 몸이 금빛을 지었으며 또한 무슨 죄가 있어서 축생의 가운데 태어났으며, 존자 바수밀다는 또한 숙세에 무슨 복을 심었기에 장자의 집에 태어났으며 믿는 집이 아닌 집에서 출가(出家)하여 도를 배웠으며 또한 무슨 죄가 있기에 비록 사람 가운데 태어나서 모든 근기가 구족하였지만 계행을 갖지 아니하고 모든 원숭이와 함께 짝이 되어 노래하고 말하는 소리가 모두 원숭이와 같아서 모든 외도(外道)로 하여금 우리들을 희롱하고 웃게 하나이까? 오직 원하옵건대 천존(天尊)께서는 저희들을 어여삐 여기시어 분별로 연설하시어 열려 알게 하옵소서.”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생각할 지어다.
내가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분별하여 풀어 말하겠노라. 지난 과거 한량없는 억 겁을 지내기 앞서 연등(然燈)이라는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시었으니 10호(號)가 구족하시었다.
저 부처님이 멸도하신 뒤에 모든 비구가 산에 늪 가운데에서 부처님의 법을 수행하여 아련야(阿練若) 12두타(頭陀)을 갖추어 금계(禁戒)를 굳게 갖기를 사람이 눈을 보호하듯 하였다.
이로 인하여 곧 아라한의 도를 증득하여 3명(明)과 6통(通)과 8해탈(解脫)을 갖추었다.
이때 빈 못 가운데 한 원숭이가 있었는데, 나한의 처소에 이르러 나한이 좌선하여 선정에 들었음을 보고 나한의 앉은 도구를 취하여 가사처럼 입고 사문의 법과 같이 오른 어깨를 걷고 손으로 향로를 들고 비구를 둘러 다니었다.
이때 저 비구가 선정으로부터 깨어나서 이 원숭이가 선을 좋아하는 마음이 있음을 보고 곧 손가락을 퉁기면서 원숭이에게 말하였다.
‘법자(法子)여, 너는 이제 응당 위없는 도의 마음을 발할지어다.’
원숭이는 말을 듣고 기뻐하여 5체(軆)를 땅에 대고 공경히 비구에게 예배하고 일어나서 또한 꽃을 따서 비구의 위에 흩었다.

이때 비구는 곧 원숭이를 위하여 3귀의를 말하였다.
‘법자여, 네가 이제 3세의 불법을 따라 배우려면 응당 3귀의와 5계를 받아야 한다.’
이때 원숭이는 곧 일어나서 합장하고 아뢰었다.
‘큰스님이시여, 제가 이제 불(佛)ㆍ법(法)ㆍ승(僧)에 귀의하려고 생각합니다.’
비구는 말하였다.
‘너는 마땅히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승가에 귀의하겠습니다〉라고 해야 한다. 두 번째 세 번째도 또한 이와 같이 말할지어다.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법에 귀의합니다. 승가에 귀의합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도 또한 이와 같이 말한 다음 마땅히 참회할지어다.’
또 원숭이에게서 말하였다.
‘너는 전세에 한량없는 겁을 지내 오면서 탐욕과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과 삿된 견해와 질투와 교만과 비방과 파계(破戒) 등의 모든 악한 일을 지어 10악(惡)을 구족하였으며, 5역죄(逆罪)를 짓고 방등경(方等經)을 비방하고 비구니를 음행하며, 승기(僧祇)의 물건을 도적질 하여 모든 중한 죄를 지음이 한량없고 끝이 없었다.
나는 이제 태어나 직분을 이미 다하여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 대아라한으로서 능히 중생의 한량없는 무거운 죄를 제거하노라.
무슨 까닭인가.
내가 처음 태어날 때 대비(大悲)와 함께 태어났으며, 3세 현성(賢聖)의 법도 모두 이와 같이 또한 대비로 더불어 모두 함께 세상에 태어났다.’
이와 같이 은근(慇懃)히 세 번 원숭이를 위하여 죄를 몰아내고 참회하는 것을 말하였다.
이미 참회한 뒤에 원숭이에게 말하였다.
‘법자여, 네가 이제 청정하였으니 이것을 보살이라고 이름하는 것이니, 네가 오늘로부터 형체의 수명이 다함에 이르도록 죽이지 않는 계를 받들지어다.
3세 모든 부처님 때 아라한이 영원히 산 것을 죽이지 아니하고 몸과 입과 뜻이 청정하였나니 너도 또한 이와 같이 할지어다.’

이때 원숭이는 나한에게 사뢰었다.
‘내가 부처님 됨을 원하여 큰스님의 말씀대로 오늘로부터 부처 이룸에 이르기까지 마침내 산 것을 죽이지 않겠습니다.’
이때 나한은 원숭이의 말을 듣고 몸과 마음이 기뻐서 곧 5계를 주면서
‘법자여, 네가 오늘로부터 형체의 수명이 다함에 이르도록 부처님의 법을 배울지어다. 3세 모든 부처님과 모든 성문(聲聞)들이 몸의 업이 청정하여 항상 산 것을 죽이지 아니하여 죽이지 않는 계를 가졌나니, 너도 또한 이와 같이 형체의 수명이 다함에 이르도록 죽이지 않는 계를 가져야하는데 능히 받아 갖겠느냐?’
원숭이는 대답하였다.
‘제가 능히 받들어 갖겠나이다.’
다음은 도적질 아니하며 삿되고 음란하지 아니하며 망령된 말을 아니하며 술을 마시고 아니함을 받아야 한다고 하여 또한 위의 법과 같이 이미 계를 받았다.
이때 아라한은 말하였다.
‘너는 마땅히 원을 내어라.
너는 이 축생으로서 현세의 몸에는 도를 장애하나니, 다만 부지런히 정진(精進)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辱多羅三藐三菩提)를 구할지어다.’

이때 원숭이는 원을 발함을 마치고 기뻐하여 높은 산에 올라가 푸른 나무에서 춤추며 희롱하다가 땅에 떨어져 죽었다.
아라한한테 5계를 받은 까닭에 축생의 업을 부수고 목숨을 마치고는 곧 도솔천(兜率天) 위에 태어나서 일생보처보살(一生補處菩薩)을 만났는데, 보살이 위없는 도의 마음을 설하자, 그는 하늘 꽃을 가지고 빈 못 가운데 내리어 나한을 공양하였다.
나한은 그것을 보고는 곧 빙긋이 웃으며 말하였다.
‘천왕이여, 선과 악의 보(報)는 그림자가 형체 따르듯 마침내 서로 여의지 아니하는 것이다.’
이때 나한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업이 능히 몸을 장엄하여
곳곳마다 취(趣)와 취를 따르나니
법은 잃지 아니함을 약속[券] 같이 하고
업은 재물을 짊어진 사람같이 해야 한다.

네가 이제 하늘 위에 태어난 것은
5계 업으로 말미암은 것이며
전세의 몸이 원숭이에 떨어진 것
계를 범했기 때문에 난 것이다.

계를 지니면 하늘에 태어나고
계를 부수면 솥에 끓여지며
내가 계를 가진 사람을 보니
광명으로 몸을 장엄하고

7보의 묘한 집에
모든 하늘이 급사(給使)가 되며
모든 보물로 평상의 휘장을 만들며
마니(摩尼) 구슬로 꽃영락 만들고
미래의 부처님을 만나
즐겨 수승한 법을 말하며

내가 계를 파한 사람을 보니
니리(泥犁) 가운데 떨어져
쇠 보습으로 그 혀를 갈아서
쇠 평상 위에 눕혀 놓고
구리를 녹여 사면으로 흘리며
불살라 구어 그 몸을 무너뜨리며
혹 칼 산과
칼 숲과 끓는 오줌과
회하(灰河)와 찬 얼음 감옥에
쇠 탄알과 녹인 구리를 마신다.
이런 따위 괴로운 일이
항상 몸의 영락이 되나니

만일 모든 어려움을 벗어나며
3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아니하고
천인(天人)의 길에 놀며
초월(超越)하여 열반을 얻고자 한다면
부지런히 청정한 계를 지녀
보시하고 청정한 명(命)을 닦을지어다.

이때 아라한은 이 게송을 말한 뒤에 묵묵히 소리가 없었다. 원숭이 천자는 말하였다.
‘큰스님이시여, 제가 전세의 몸일 적에는 무슨 죄업을 지어서 원숭이 가운데 태어났으며 또한 무슨 복이 있어서 큰스님을 만나 축생을 면하고 하늘 위에 태어났나이까?’
나한은 대답하였다.
‘너는 이제 진실히 듣고 잘 생각할지어다.
이에 지난 과거에 이 염부제(閻浮提)에 부처님이 계시어 세상에 출현하시었는데 이름은 보혜(寶慧)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로서 십호가 주족하시었다.
세상에 출현하시어 3종(種)으로 반열반(般涅槃)을 나타내신 뒤의 상법(像法) 가운데 연화장(蓮華藏)이라는 한 비구가 있었는데 많은 국왕과 장자와 거사를 친우(親友)로 삼았다.
삿된 생활[邪命]로 아첨하고 간사하여 계행을 갖지 아니하였다.
몸이 무너져 목숨을 마치고는 속이고 현혹한 까닭에 장사(壯士)가 팔을 굽혔다가 펼 동안에 아비(阿鼻) 대지옥(大地獄) 가운데 떨어졌다. 연꽃이 펴지는 것처럼 그 몸이 두루 18격중(鬲中)에 가득하니 뜨거운 쇠 탄알이 비오듯 정수리로부터 들어왔으며, 백 천 맹열한 불과 뜨거운 쇠바퀴가 공중으로부터 한량없고 끝없는 아비지옥의 수명 1겁 동안 내리고 겁이 다하면 다시 태어나 이와 같이 모든 대지옥을 거쳐 지내기를 8만 4천 겁을 하였다.
지옥으로부터 나와서 아귀(餓鬼)의 가운데 떨어져 녹인 구리쇠를 삼켜 마시고 뜨거운 쇠 탄알을 먹으면서 8만 4천 세를 지내고, 아귀로부터 나와서 5백 몸 가운데 항상 소의 몸이 되고 또 5백 몸은 낙타(駱駝)로 태어나고 또 5백 몸은 개로 태어나고 또 5백 몸은 돼지로 태어나고 또 5백 몸은 원숭이로 태어났는데, 앞에 계를 지닌 비구를 공양한 것을 인연하여서 원을 맺고 요(要)함이 중하였으므로 이제 또한 나를 만나 목욕하고 맑게 화(化)하여 하늘 위에 태어남을 얻었나니, 계를 가진 비구는 곧 나의 몸이요 방일(放逸)한 비구는 곧 너의 몸이니라.’

이때 원숭이 천자는 이 말을 들은 뒤에 마음이 놀라 털이 서서 앞의 죄를 참회하고 곧 하늘 위로 돌아갔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저 원숭이는 비록 이 축생이지만 한번 나한을 보고 3귀의와 5계를 받아 가져 이 공덕의 인연으로 1천 겁의 중한 악의 죄를 초월하여 하늘 위에 태어남을 얻어서 1생 보처보살을 만났다.
이로부터 뒤로 부처님을 수 없이 만나 청정히 범행을 닦아 6바라밀(婆羅蜜)을 갖추어 수능엄삼매(首楞嚴三昧)에 머무르며 퇴전치 않는 자리에서 머물렀다가 맨 뒤의 몸이 다음 미륵(彌勒)의 뒤에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룰 것이다.
그때 왕의 이름은 보광(寶光)인데 국토가 청정하여 도리천(忉利天)과 같으며 저 나라에 태어나는 모든 중생들은 모두 십선을 행하고 계를 갖추어 결함이 없으며, 부처님의 호(號)는 사자월(師子月)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부처님 세존인데, 만일 중생이 저 부처님의 이름을 들으면 태어나고 태어나는 곳에 항상 축생의 몸을 멀리 여의고 한량없는 겁에 생사의 죄를 제거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저 나라 사자월 부처님을 알고자 하는가. 이 모임 가운데 바수밀다 비구이니라.”
이때 빈바사라는 이 말을 듣고서 바로 일어나서 합장하고 온몸에 땀이 흐르면 슬피 울어 눈물이 비오듯 하여 허물을 후회하고 스스로 꾸짖으면서 바수밀다를 향하여 머리와 낯을 땅에 대고 발의 접하여 예배하며 앞의 죄를 참회하였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이들 8만 4천 금빛 원숭이를 알고자 하는가. 과거 구루진(拘樓秦) 부처님 때에 바라내국(波羅奈國)과 구섬미국(俱睒彌國) 두 나라의 가운데에 8만 4천 비구니가 함께 있으면서 모든 그른 법을 행하니, 여러 재가자[白衣]와 더불어 통(通)하는 것으로 믿는 명을 이르며 중한 금계[重禁]를 범하는 것으로 신체를 장식하여 건달바녀(乾闥婆女)와 같았지만 부끄러움이 없어서 음란으로 영락을 삼고 모든 계를 범하는 일로 꽃목걸이를 삼았다.
교만한 깃대를 세우고 잘난 체하는 북을 치며 방일(放逸)한 거문고를 타며 악한 소리를 찬양하여 미치고 어리석어 지혜가 없는 것이 어리석은 원숭이와 같아 좋은 비구와 착하고 좋은 덕 있는 이를 도적처럼 여겼다.

이때 저 세상에 이름이 선안은(善安隱)이라고 하는 한 비구니가 있었으니, 아라한을 얻어 3명(明)과 6통(通)과 8해탈(解脫)이 구족하였는데, 여러 비구니의 처소에 이르러 언니와 아우에게 말하였다.
‘세존께서 세상에 계실 적에 항상 이 게송을 말씀하셨습니다.

만일 비구니가
여덟 가지 공경을 수행치 않으면
이는 석종(釋種)의 여자가 아니라
전다라(栴陀羅)와 같으며
만일 비구니가
방일하여 여덟 가지 중한 것을 범하면
마땅히 알아 이 일체는
하늘 사람의 가운데 큰 도적이여서
항상 아비지옥에 처하여
18겁을 지내고
그 남은 3악도는
자기의 동산이 되어
백 천 한량없는 겁에
3보의 이름도 듣지 못하고

또한 뜨거운 쇠 탄알을 먹으며
찬 얼음에 구리 기둥을 안는다.
이러한 죄를 마친 뒤에는
비둘기의 몸에 태어나며
독사와 족제비와
지네와 백족(百足) 등
이러한 모든 여러 유를
모두 거쳐 지낸다.’

이때 모든 비구니는 아라한 비구니의 이 게송을 듣고 마음으로 분하고 한함을 품어 악한 말로 꾸짖었다.
‘이 늙은 원숭이가 어느 곳에서 와서 악한 말과 망령된 말로 지옥을 함부로 말하느냐.’
이때 아라한이 모든 악한 사람이 선하지 않은 마음을 내는 것을 보고 곧 자비를 일으켜 몸을 허공에 솟구쳐서 18변화를 지었다.
이때 모든 악한 사람은 변화하는 것을 보고서 각각 금반지를 벗겨 아라한 비구니의 위에 흩으면서 말하였다.
‘원하옵건대 저의 태어나고 태어나는 데마다 몸이 금빛을 짓게 하소서. 앞에 지은 바 악은 이제 모두 참회하나니, 오직 원하옵건대 저희들은 어여삐 여기시고 불쌍히 여기시어 저희의 공양을 받으소서.’
이때 아라한 비구니는 곧 공중으로부터 내려와서 모든 악한 여자들의 갖가지 공양을 받았다.
이때 모든 악한 사람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서 아비지옥에 떨어져서 연꽃이 핀 것처럼 두루 지옥 가운데 가득하였다.
또한 다시 차례로 모든 남은 18대지옥을 거쳐 지내어 모든 지옥 가운데 수명이 정히 평등하여 각각 1대겁이었다.
이렇게 92겁을 되풀이 하여 항상 지옥에 처하였으며 지옥으로부터 나와서는 5백 몸 가운데는 항상 아귀가 되었고 아귀로부터 나와서 1천 몸 가운데는 항상 원숭이가 되어 몸이 금빛을 지었었느니라.’
“대왕이여, 마땅히 알라. 이때 8만 4천 계를 범한 비구니가 나한을 꾸짖던 이는 이제 이 모임 가운데 8만 4천 모든 금빛 원숭이이며, 이때 모든 악한 비구니를 공양하던 이는 바로 대왕이다. 이 모든 원숭이가 숙세의 습(習)으로 말미암은 까닭에 꽃과 향을 가지고 대왕을 공양하는 것이니, 이때 저 비구니의 계를 더럽히었던 이는 바로 구가리(瞿迦梨)와 왕 5백 황문(黃門)이니라.”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몸과 입과 뜻의 업을 가히 삼가지 아니치 못할 것이다.”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계는 감로의 약이 되어서
먹는 이는 늙고 죽지 아니하며
계의 덕은 가히 믿을만한 것이어서
복의 보가 항상 몸에 따르며

계를 가지면 안은을 얻어
태어나는 곳에 환난이 없으며
또한 마땅히 모든 부처님을 뵈옵고
법을 받아 해탈을 얻는다.

계를 파하면 지옥에 떨어져
비유하면 이 원숭이아 같나니
태어나는 곳에 항상 낮고 천하여
지옥의 괴로움이 몸에 간절하다네.
대왕이여, 마땅히 자세히 들어서
악을 그치고 모든 선을 닦을지어다.

이때 빈바사라왕은 이 게송을 말씀하심을 듣고 부처님을 대하여 참회하고 부끄러워하며 후회하여 스스로 꾸짖고 환히 뜻이 풀리어 아나함(阿那含)을 이루었다.
왕이 거느린 무리 8천 사람이 왕에게 출가하기를 구하자, 왕은 곧 허락하였다.
부처님이 “잘 왔다. 비구여” 하고 말씀하시자 수염과 머리털이 저절로 떨어지며 가사가 몸에 입혀져서 곧 사문을 이루고, 이마를 부처님 발에 대어 예배하되 머리를 들기 전에 아라한을 이루어 3명과 6통과 8해탈을 갖추었다.
왕이 거느린 남은 무리 1만 6천 사람은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켰으며 8만 모든 하늘도 또한 함께 마음을 일으켰다. 8만 4천 금빛 원숭이는 옛적 인연을 듣고 부끄러워서 스스로 꾸짖고 부처님을 천 바퀴 돌고 부처님을 향하여 참회하고 각각 위없는 보리의 마음을 내어 수명의 길고 짧음을 따라 각각 스스로 목숨을 마쳤다.
목숨을 마친 뒤에 도솔천에 태어나서 미륵을 만나 또한 다시 정진하여 퇴전치 아니함[不退轉]을 얻었다.

이때 존자 마하가섭은 이 일을 본 뒤에 모든 대중에게 말하였다.
“보살은 청정을 행하여 이에 축생으로 하여금 도의 마음을 일으키게 하나니, 바수밀다도 오히려 이와 같이 부처님의 일을 잘하는데, 하물며 다른 보살의 위덕이 한량없음에랴.”

이때 모든 천자와 산신(山神)과 지신(地神)과 하늘과 용과 8부(部) 모든 원숭이가 보리(菩提)의 마음을 발하여 하늘 위에 태어나서 퇴전치 아니함을 얻는 것을 보고 마음으로 기뻐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모든 원숭이가 어느 때 부처를 이루나이까?”

부처님께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백만억 나유타아승지항하사겁(那由他阿僧祗恒河沙劫)을 지나고, 겁의 이름은 대광(大光)이다.
저 겁 가운데 마땅히 부처님 이름을 얻어서 8만 4천 부처님이 차례로 세간에 출현하여 한가지로 동일한 겁에 모두 보금광명주(普金光明主)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부처님 세존이라고 이름할 것이다.”

이때 모인 대중은 부처님 세존께서 모든 원숭이에게 보리의 기(記)를 주심을 듣고 곧 몸 위의 가장 묘한 영락을 벗어서 여래와 비구승에게 공양하고 똑같은 소리로 세존의 한량없는 덕행을 찬탄하였다.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심이 정히 이런 모든 원숭이의 유(類)를 위함이로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원숭이도 법을 듣고 오히려 부처님 이룸을 얻는데 하물며 저희들이 미래세에 부처님을 이루지 못하겠나이까.”

이때 모인 대중이 부처님의 말씀하신 것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고 예배하며 갔다.

한글대장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