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 2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 1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 2

이때 관세음(觀世音)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셀 수 없는 항하사겁(恒河沙劫)전의 일을 생각해 보니, 관세음(觀世音)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을 때, 저는 그 부처님께 보리(菩提)의 마음을 내었습니다. 그 부처님께서는 저에게 ‘듣고 생각하고 닦는 지혜[聞思修]로 삼마지(三摩地)에 들어가라’고 가르쳐주셨습니다.

처음에 듣는 성품 가운데[聞中]서 성품의 흐름[流; 法流]을 따라 들어가니, 소리의 대상[所: 聲塵]이 없어지고, 소리의 대상[所]과 들어간 지혜[入]가 이미 고요해지니, 소리의 움직임과 조용한 두 모양은 전혀 생기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점차 증진(增進)하여 듣는 지혜[聞; 動靜을 아는 지혜]와 듣는 대상[所聞; 動靜]이 다하고, 들음이 다한 자리[盡聞; 듣는 지혜와 듣는 대상이 사라짐]에도 머물지 않으니, 깨닫는 지혜[覺; 能覺, 들음이 다한 줄 아는 智慧]와 깨닫는 대상[所覺; 들음이 다한 곳]이 공하여, 공(空; 覺과 所覺이 空함)을 깨달은 지혜[覺; 空을 아는 智慧]가 지극히 원만해져서, 공의 지혜[空; 能空, 覺과 所覺이 滅한 줄 아는 智慧]와 공의 대상[所空; 覺과 所覺이 滅한 곳]이 멸하자, 생멸(生滅; 動ㆍ靜ㆍ根ㆍ覺ㆍ空)이 이미 멸하여, 적멸(寂滅)한 경지가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러자 홀연히 세간과 출세간을 초월하여 시방이 원만하게 밝아지면서 두 가지 뛰어난 능력을 얻었습니다. 첫째는 위로 모든 시방 부처님의 본래 깨달음의 묘한 마음과 합하여 모든 부처님의 사랑의 힘과 동일한 능력이며, 둘째는 아래로 시방의 일체 육도중생(六道衆生)과 합하여 모든 중생의 간절한 소원[悲仰]과 동일한 능력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관음여래(觀音如來)를 공양하며, 그 여래께서 가르쳐주신 ‘환술(幻術)처럼 듣는 성품을 훈습하여 듣는 성품을 수행하는 금강삼매[如幻聞薰聞修金剛三昧]’를 받들어 닦아서 여래와 사랑의 힘이 같기 때문에, 제 몸은 서른두 가지의 순응력[三十二應]을 성취하여 모든 국토에 들어갑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보살들이 삼마지(三摩地)에 들어가서 정진하여 샘이 없는 법을 닦고 뛰어난 견해[勝解]가 원만하게 드러나면, 저는 부처님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해탈케 하고, 만일 배우는 단계의 수행자들이 고요한 경지가 묘하게 밝아서뛰어난 미묘함이 원만하게 드러나면, 저는 그 앞에 독각(獨覺)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해탈케 하며, 만일 배우는 단계의 수행자들이 12인연(因緣)을 끊고, 인연이 끊어진 훌륭한 성품에 뛰어난 미묘함이 원만하게 드러나면, 저는 그 앞에 연각(緣覺)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해탈케 합니다.

만일 배우는 단계의 수행자들이 4제(諦)의 공한 이치를 얻고 도를 닦아 열반[滅]에 들려고 할 때, 뛰어난 성품이 원만하게 드러나면, 저는 그 앞에 성문(聲聞)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해탈케 하고, 만일 중생들이 음욕에 얽힌 마음[欲心]을 밝게 깨달아서 음욕의 경계[欲塵]를 범하지 않고 몸을 청정하게 지니고자 하면, 나는 그 앞에 범왕(梵王)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해탈케 하며, 만일 중생들이 천주(天主)가 되어 모든 하늘을 거느리고자 한다면, 저는 그 앞에 제석(帝釋)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합니다.
만일 중생들이 자재한 몸으로 시방세계를 유행(遊行)하고자 한다면, 저는 그 앞에 자재천(自在天)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하고, 만일 중생들이 자재한 몸으로 허공을 날아다니고자 한다면, 저는 그 앞에 대자재천(大自在天)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하며, 만일 중생들이 귀신(鬼神)을 통솔하여 국토를 구제하고 보호하기를 좋아하면, 저는 그 앞에 천대장군(天大將軍)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합니다.

만일 중생들이 세계를 통치하면서 중생을 지키고 보호하기를 좋아하면, 나는 그 앞에 사천왕(四天王)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하고, 만일 중생들이 하늘 궁전에 태어나서 귀신 부리기를 좋아하면, 저는 그 앞에 사천왕국(四天王國)의 태자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하며, 만일 중생들이 인간의 왕위에 오르기를 좋아한다면, 저는 그 앞에 왕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합니다.
만일 중생들이귀족의 우두머리가 되어 세상 사람들에게 추앙 받는 일을 좋아한다면, 나는 그 앞에 장자(長者)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하고, 만일 중생들이 명언(名言)을 이야기하면서 청정하게 살기를 좋아한다면, 저는 그 앞에 거사(居士)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하며, 만일 중생들이 국토를 다스리면서 방읍(邦邑)을 바로잡아 결단하기를 좋아한다면, 저는 그 앞에 황제 신하의 몸[帝官身]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합니다.

만일 중생들이 온갖 음양 등의 술수[諸數術]로 사람들의 몸과 생명을 조절하여 기르면서 스스로 살아가기를 좋아한다면, 저는 그 앞에 바라문(婆羅門)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하고, 만일 어떤 남자가 배우기를 좋아해서 출가하여 모든 계율을 지키려고 한다면, 저는 그 앞에 비구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하며, 만일 어떤 여인이 배우기를 좋아해서 출가하여 모든 금계(禁戒)를 지키려고 하면, 저는 그 앞에 비구니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합니다.
만일 어떤 남자가 5계(戒)를 받아 지키기를 좋아한다면, 저는 그 앞에 우바새(優婆塞)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하고, 만일 또 여자가 스스로 5계를 지키며 살아가고자 한다면, 저는 그 앞에 우바이(優婆夷)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하며, 만일 어떤 여인이 집안 살림살이로 출세해서 관저[家]와 나라를 다스리고자 한다면, 저는 그 앞에 황후의 몸[女主身]과 재상 부인[國夫人]과 고위 관직의 부인[命婦]과 정사(政事)에 모범이 되는 여인[大家]의 모습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합니다.

만일 어떤 중생이 남근(男根)을 허물지 않고자 한다면, 저는 그 앞에 동남(童男)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하고, 만일 처녀(處女)가 그대로 처녀의 몸으로 남아 있기를 좋아하여 사나운 침범을 원하지 않는다면, 저는 그 앞에 동녀(童女)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하며, 만일 하늘들이 하늘의 무리에서 나오기를 좋아한다면, 저는 하늘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합니다.만일 용들이 용의 무리에서 나오기를 좋아한다면 저는 용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하고, 만일 야차(夜叉)들이 본 무리[本倫]에서 떠나기를 좋아한다면, 저는 그 앞에 야차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하며, 만일 건달바(乾闥婆)들이 그 무리에서 벗어나기를 좋아한다면, 저는 그 앞에 건달바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합니다.

만일 아수라(阿修羅)들이 그 무리에서 벗어나기를 좋아한다면, 저는 그 앞에 아수라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하고, 만일 긴나라(緊那羅)들이 그 무리에서 벗어나기를 좋아한다면, 저는 그 앞에 긴나라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하며, 만일 마호라가(摩呼羅伽)들이 그 무리에서 벗어나기를 좋아한다면, 저는 그 앞에 마호라가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합니다.
만일 중생들이 사람으로 태어나기를 좋아하여 사람으로 태어나는 길을 닦고자 한다면, 저는 사람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하고, 만일 사람이 아닌 무리로서, 형상이 있는 중생이나 형상이 없는 중생이나 생각이 있는 중생이나 생각이 없는 중생이 그 무리에서 벗어나기를 좋아한다면, 저는 그 앞에 다 그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서 성취케 합니다.
이를 ‘묘하고 청정한 서른두 가지의 순응력으로 국토에 들어가는 몸’이라고 하오며, 모두 듣는 성품을 훈습(熏習)하여 듣는 성품을 수행하는 삼매에서 나온 무심작용의 묘한 힘[無作妙力]으로 자재하게 성취한 법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또 이 듣는 성품을 훈습하여 듣는 성품을 수행하는 삼매의 무심작용의 묘한 힘[聞熏聞修金剛三昧無作妙力]으로, 시방삼세(十方三世)의 일체 6도(道) 중생과 함께 간절한 소원[悲仰]이 동일하기 때문에, 모든 중생이 저의 몸과 마음에서 열네 가지 무외공덕(無畏功德)을 얻게 합니다.
첫째는 저는 스스로 소리를 관찰하지 않고 관찰하는 자체를 관찰함에 따라, 저 시방 고뇌중생들이 그 음성을 관찰케 하여 해탈할 수 있게 하고, 둘째는 알고 보는 작용을 돌이켜 회복함에 따라,중생들이 큰불 속에 들어갈지라도 불이 태울 수 없게 하며, 셋째는 성품으로 관하여 듣고 돌이켜 회복함에 따라, 중생들이 큰물에 떠내려갈지라도 물에 빠지지 않게 합니다.

넷째는 허망한 생각을 단멸(斷滅)하여 마음에 살해하려는 생각이 없어짐에 따라, 중생들이 귀신 세상에 들어가도 귀신이 해칠 수 없게 하고, 다섯째는 듣는 성품을 훈습해서 듣는 성품을 성취하여 여섯 감관을 소멸하고 근원을 회복하여 소리와 들음이 동일함에 따라, 중생들이 피해를 당할 지경에 놓일지라도, 칼은 조각조각 부서지고, 군사의 무기[兵戈]는 마치 물을 베고 빛을 불어 끄듯이, 성품이 흔들리지 않게 하며, 여섯째는 듣는 작용을 훈습한 지혜[聞熏]가 정교하게 밝고 밝음이 법계에 두루 원만하여 온갖 깊은 어둠[幽暗]이 제 성질을 전혀 지키지 못함에 따라, 그 중생들 곁에 야차(夜叉)ㆍ나찰(羅刹)ㆍ구반다귀(鳩槃茶鬼)ㆍ비사차(毘舍遮)ㆍ부단나(富單那) 등이 가깝게 있을지라도 눈으로 볼 수 없게 합니다.
일곱째는 소리의 성질이 원만하게 소멸하고 관찰하여 듣는 작용을 돌이켜 들어가서 소리의 온갖 허망한 경계를 벗어남에 따라, 그 중생의 몸에 구금(拘禁)하고 묶는 칼[枷: 칼 또는 項鎖]과 족쇄(足鎖)가 붙을 수 없게 합니다.

여덟째는 소리를 멸하고 듣는 성품이 원만하여 두루 사랑의 힘이 나옴에 따라, 그 중생들이 험한 길을 갈지라도 도적이 겁탈할 수 없게 하고, 아홉 번째는 듣는 본성을 훈습하여 소리의 경계[塵]를 벗어나서 요망한 색[色]이 겁탈할 수 없음에 따라, 음욕이 많은 중생들을 애정의 탐욕에서 멀리 벗어나게 하며, 열 번째는 소리가 순수하고 소리의 경계가 없어져서 감관[根]과 경계[塵]가 원만하게 융통하여 마주할 자와 마주할 상대가 없어짐에 따라, 노여움과 원한[忿恨]이 많은 일체중생을 온갖 성냄에서 벗어나게 합니다.

열한 번째는 소리의 경계[塵]를 소멸하여 밝음을 돌이켜서 법계(法界)의 몸과 마음이 유리처럼 밝게 사무쳐 장애가 없어짐에 따라, 어둡고 우둔하여 성품이 막힌 일체 아전가(阿顚迦: 阿顚底迦 Acchatika의 줄임이며, 一闡提라고도 함]들을 어리석은 어둠에서 영원히 벗어나게 하며, 열 두 번째는 형체를 두루 녹여 듣는 본성을 회복하여 도량에서 움직이지 않고 세간을 끌어들이지만 세계를 허물지 않으면서, 티끌처럼 많은 여래들을 공양하며 각각 부처님의 곁에서 법왕자(法王子)가 됨에 따라, 자식이 없어서 남자아기를 원하는 법계의 중생들에게복덕(福德)과 지혜를 갖춘 남자아기를 탄생케 하며, 열세 번째는 여섯 감관을 원만하게 통달하여 차별 없이 밝게 비추고, 시방세계를 머금어 크고 둥근 거울의 공한 여래장[大圓鏡空如來藏]을 세워서, 시방의 티끌처럼 많은 여래의 비밀법문을 받들어 순종하고 받아들인 법을 잃지 않음에 따라, 자식이 없어서 여자아기를 원하는 법계의 중생들에게 단정하고 복덕을 갖추고 유순하여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귀하게 여길 잘 생긴 여자아기를 탄생케 합니다.

열네 번째는 이 삼천대천세계의 백억 일월에서 현재 세간에 살고 있는 62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법왕자들이 법을 닦고 모범을 드리워 중생들을 교화하고 있으나, 중생에 맞춰 따르는 방편과 지혜는 각기 다릅니다. 제가 얻은 원만하게 통달한 근본 감관[本根]의 경우에는, 묘한 귀의 문을 연 뒤에 몸과 마음이 미묘하게 두루 법계를 머금어 받아들이기 때문에, 나의 이름을 부르는 중생의 공덕을 저 62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법왕자들의 이름을 다 부르는 중생의 공덕과 비교해도, 두 사람의 복덕은 동등하여 다르지 않게 합니다. 세존이시여, 나의 한 이름의 공덕이 저 수많은 이름의 공덕과 다르지 않음은 제가 수행하여 진실하고 원만한 통달 법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중생들이 복을 갖추도록 베푸는 열네 가지 두려움이 없는 힘’이라고 합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또 이 원만한 통달 법을 얻고 더없이 높은 도를 닦아 증득했기 때문에, 또 네 가지 부사의한 무심 작용의 묘한 공덕[無作妙德]을 잘 성취할 수 있었습니다.
첫째는 제가 처음에 묘하고 또 묘한 듣는 마음을 얻고, 마음이 정밀하여 듣는 작용을 버리니,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작용이 따로 가로막히지 않게 되어, 한결같이 원만하고 융통하고 청정하고 보배로운 깨달음을 성취하였습니다. 따라서 저는 뜻대로 여러 가지 묘한 용모를 나타내어, 한없는 비밀신주(祕密神呪)를 마음대로 설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한 머리 세 머리, 다섯 머리 일곱 머리, 아홉 머리 열 한 머리에서, 이렇게 백 팔 머리천 머리 만 머리, 팔만 사천 금강머리[爍迦羅首]를 나타내기도 하고, 두 팔 네 팔, 여섯 팔 여덟 팔, 열 팔 열두 팔, 열네 팔 열여섯 팔, 열여덟 팔 스무 팔에서, 스물네 팔까지, 이렇게 일백 팔 팔천 팔, 만팔 팔만 사천 수인 팔[母陀羅臂: 結印, 手印]을 나타내기도 하며, 두 눈 세 눈, 네 눈 아홉 눈에서, 이렇게 백팔 눈 천 눈, 만 눈 팔만 사천 청정한 보배의 눈[淸淨寶目]을 나타내기도 하며, 때로는 자비로, 때로는 위엄으로, 때로는 선정으로, 때로는 지혜로, 중생을 구제하여 보호하는데 뛰어나게 자재한 능력을 얻었습니다.

둘째는 제가 듣고 생각하는 지혜로 여섯 경계를 벗어 나옴이 마치 소리가 담을 넘어도 장애가 없는 것과 같기 때문에, 저는 묘하게 낱낱 형상을 나타내어 낱낱 주문을 설할 수 있으며, 그 형상과 그 주문은 중생들에게 두려움이 없는 법을 잘 베푸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시방의 티끌처럼 많은 국토에서는 저를 ‘두려움이 없는 법을 베푸는 자’라고 부릅니다.
세 번째는 제가 본래 묘하고 청정하고 원만하게 통달한 근본 감관[本妙圓通淸淨本根]을 수행하였기 때문에, 유행(遊行)하는 세계마다 중생들이 몸에 지닌 진귀한 보배의 애착을 버리면서 저에게 가엾게 여겨 구제해 주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네 번째는 제가 부처님의 마음을 얻고 구경(究竟)법을 증득했기 때문에, 가지가지 진귀한 보배로 시방 여래(十方如來)께 공양하게 되었으며, 한편으로는 법계의 육도중생(六道衆生)이 아내를 구하면 아내를 얻게 하고, 자식을 원하면 자식을 얻게 하며, 삼매를 구하면 삼매를 얻게 하고, 긴 수명을 원하면 긴 수명을 얻게 하며, 이와 같이 또 대열반(大涅槃)을 구하면 대열반을 얻게 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한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귀의 문에서 원만하게 비춰 밝히는 삼매로부터 인연하는 마음[緣心]이 자재하고, 그 자재한 마음으로[因] 흐르는 모양[流相]에 들어가서 삼마제(三摩提)를 얻고 보리를 이루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세존이시여, 저 부처님 여래[佛如來; 觀世音]께서는 ‘원만하게 통달하는 법문을 훌륭하게 얻었다’고 감탄하시며, 큰 법회에서 저를 수기하시어 관세음(觀世音)의 이름을 내려주셨습니다. 그래서 저의 관찰하여 듣는 법이 시방에 원만하게 밝혀졌기 때문에 관음(觀音)이란이름이 시방세계에 두루 알려진 것입니다.

이때 세존께서 사자좌(師子座)에서 온몸[五體]으로 똑같은 보배의 광명을 놓으셔서 시방의 티끌처럼 많은 여래와 법왕자보살(法王子菩薩)들의 이마를 비추셨으며, 저 모든 여래께서도 온 몸으로 다 같이 보배의 광명을 놓으시니, 그 광명은 미진 세계를 거쳐 와서 부처님의 이마를 비추고, 아울러 법회의 뛰어난 보살과 아라한들을 비췄다. 그러자 숲과 나무와 못과 시냇물들은 다 법을 연설하였으며, 교차된 광명은 서로 짜여 보배 실 그물처럼 어우러지니, 대중들은 이전에 본적이 없는 광경을 보면서 모두들 널리 금강삼매(金剛三昧)를 얻었다. 즉시 하늘에서 온갖 보배의 연꽃이 비 오듯 내리니, 푸른 색 노란 색 붉은 색 하얀 색이 사이마다 섞이고 현란하게 조화되어 시방허공은 온통 일곱 가지 보배 색으로 변했다. 이 사바세계의 대지와 산과 강은 동시에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으며, 오직 시방의 티끌처럼 많은 국토가 합쳐서 하나가 된 세계만 보이는 가운데, 자연히 울려 퍼지는 범패(梵唄)와 영가(詠歌)의 소리가 들릴 뿐이다.

여기에 여래께서 문수사리법왕자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이 스물다섯 뛰어난 무학보살(無學菩薩)과 아라한(阿羅漢)들을 보아라. 그들은 각기 최초의 성도방편(成道方便)을 설하면서 다들 진실한 원통 법을 닦았다고 말했다. 저들의 수행은 참으로 우열과 전후의 차별이 없다. 내가 이제 아난을 깨우치려면, 25행(行) 가운데 어떤 법이 그 근기에 가장 알맞겠으며, 또 내가 열반한 뒤에 이 사바세계 중생들이 보살 법[菩薩乘]에 들어가서 더없이 높은 도를 구하려면, 어떤 방편문(方便門)을 닦아야 쉽게 성취할 수 있겠느냐.”

문수사리법왕자가 부처님의 자비로운 뜻을 받들어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의 위신(威神)을 받들어서 게송으로 부처님께 답하였다.

깨달음의 본래성품 고요하고 원만하며
원만하게 고요한 깨달음은 미묘합니다.
원래 밝음 비치어 밝힐 대상 생겨나니
밝힐 곳 서고 나서 밝은 성품 없어졌습니다.

미혹 망상 아득하여 허공으로 변했으며
넓은 허공 의지하여 모든 세계 세워지자
헛된 생각 가라앉아 온갖 국토 되었으며
허망하게 지각하여 중생으로 변합니다.

깨달음의 둥근 데서 불쑥 생긴 저 허공도
넓은 바다 작디작은 한 방울의 거품인데
생멸 따라 변화하는 티끌처럼 많은 국토
하나같이 허공에서 생겨 나온 존재입니다.

물거품이 사라지면 저 허공도 본래 없는데
그 가운데 삼계인들 어느 곳에 기대리까.
근원으로 가는 성품 두 갈래 길 없사오나
방편 따라 가는 길엔 여러 문이 있습니다.

성인 성품 무엇에나 거침없이 통달하여
알맞음도 거슬림도 한결같이 방편 되나
초심자가 수행하여 선정삼매 들 때에는
늦고 빠른 근기 달라 한결같지 않습니다.

색상이란 망상으로 얽혀 짜인 경계로서
정교하게 추궁해도 사무칠 수 없사온데
명철하게 꿰뚫어서 알아내지 못한다면
어떻게 원만한 통달 법을 이루리까.

음성이란 온갖 말이 두루 섞인 경계로서
낱말들과 이름들과 구절들의 내용일 뿐
한 마디로 일체 뜻을 담아내지 못하는데
어떻게 원만한 통달 법을 이루리까.

향냄새란 화합으로 맡아 아는 경계로서
인연 화합 떠난다면 향냄새가 원래 없어
항상 느껴 알 수 없는 오락가락 저 냄새로
어떻게 원만한 통달 법을 이루리까.

맛봄이란 그 자체가 본연 아닌 경계로서
혀를 대어 맛볼 때만 온갖 맛을 알게 되니
그 느낌이 한결같이 있지 않는 저 맛으로
어떻게 원만한 통달 법을 이루리까.

감촉이란 닿음 따라 밝혀 아는 경계로서
닿는 대상 없어지면 감촉인줄 모르는데
대고 떼는 그 성질이 정처 없는 감촉으로
어떻게 원만한 통달 법을 이루리까.

법 경계란 뜻을 따라 인연하는 경계로서
경계 따라 인식할 때 그 대상이 있게 되니
능과 소를 떠나서는 알지 못할 저 법으로
어떻게 원만한 통달 법을 이루리까.

보는 성품 환히 밝혀 온갖 것을 본다 해도
보는 앞은 분명하나 뒤는 밝게 볼 수 없어
네 구석에 하나 반이 보는 작용 부족한데
어떻게 원만한 통달 법을 이루리까.

코로 쉬는 들숨날숨 들이쉬고 내쉬지만
들고나는 그 중간에 어우러진 숨결 없어
내쉬거나 들이쉴 뿐 두루 밟지 못하는데
어떻게 이 법으로 원통 법을 이루리까.

맛을 보고 아는 데는 그 까닭이 확실해서
단맛 쓴맛 있어야만 이를 따라 느끼지만
단맛 등이 없어지면 아는 작용 없어지니
어떻게 원만한 통달 법을 이루리까.

몸의 작용 닿는 경계 합할 때는 동일하나
각기 따로 지각할 때 원만하지 못하면서
몸과 촉의 경계선이 어디인지 모르는데
어떻게 이 법으로 원통 법을 이루리까.

뜻 감관은 생각으로 어지럽게 뒤섞여서
고요하여 맑은 경지 볼 여가가 아예 없어
생각하고 기억하며 벗어날 줄 모르는데
어떻게 원만한 통달 법을 이루리까.

세 가지가 섞여 합한 안식으로 보는 작용
그 근원을 따져보면 제 모양이 있지 않아
자체부터 애매하여 결정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원만한 통달 법을 이루리까.

시방곳곳 막힘없이 마음으로 듣는 법은
마음 다한 첫 수행의 큰 힘에서 나왔으니
초심자가 들기에는 너무 높은 경지인데
어떻게 원만한 통달 법을 이루리까.

코끝에다 모은 생각 본래부터 방편으로
그 마음을 잡아들여 머물도록 단속할 뿐
머물 때는 그 마음이 머무를 곳 머무르니
어떻게 원만한 통달 법을 이루리까.

설법이란 음성으로 문자들을 농하는 일
여러 생을 갈고 닦아 깨친 이는 가능하나
이름이나 구절들은 무루법이 안 되는데
어떻게 원만한 통달 법을 이루리까.

지와 범의 계율 닦아 이 한 몸을 단속하나
이 한 몸을 떠나서는 단속 대상 전혀 없어
원래부터 모든 것에 원만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원만한 통달 법을 이루리까.

신통술은 본래부터 많은 생에 닦은 인연
법 경계를 분별함과 무슨 상관있으리까.
생각하는 인연들은 물체에서 못 떠나니
어떻게 원만한 통달 법을 이루리까.

흙의 요소 그 본질을 세밀하게 살핀다면
단단하고 걸리어서 뚫려 있지 아니하고
변화하는 생멸 법은 진실성품 아니거니
어떻게 원만한 통달 법을 이루리까.

물의 요소 그 본질을 면밀하게 살핀다면
생각이나 기억들은 진실 법이 아니어서
부동불변 여여 경지 추궁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원만한 통달 법을 이루리까.

불의 요소 그 본질을 자상하게 살핀다면
존재현상 싫어함도 해탈이라 할 수 없어
초심자가 방편 삼아 수행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원만한 통달 법을 이루리까.

바람요소 그 본질을 섬세하게 살핀다면
흔들림과 고요함이 서로기대 마주 서니
마주서면 무상각을 성취하지 못 하는데
어떻게 원만한 통달 법을 이루리까.

공의 본질 그 바탕을 깊이깊이 살핀다면
둔탁하고 어두움은 깨달음이 원래 없어
깨달음이 아니라면 보리라고 못하는데
어떻게 원만한 통달 법을 이루리까.

인식 성질 그 근본을 꼼꼼하게 살핀다면
관찰하는 인식부터 영원히 머물지 않고
마음 쓰는 그 자체가 부질없고 허망한데
어떻게 원만한 통달 법을 이루리까.

변천하는 온갖 행이 영원하지 아니해서
염불하는 그 성품도 원래부터 생멸인데
원인결과 지금 와서 달리 받긴 하였으나
어떻게 원만한 통달 법을 이루리까.

저는 이제 제 소견을 부처님께 아룁니다.
세존께서 중생 위해 사바세계 나오셔서
이 세상의 중생들을 교화하는 진실 법도
부처님의 청정하신 음성 따라 듣게 되니
누구든지 수행하여 삼마제를 취하려면
듣는 성품 돌이켜야 들어가기 쉽습니다.

온갖 고통 벗어나서 해탈경지 이룬 이여
훌륭하다 그 이름 관세음보살이여
항하강의 모래처럼 많은 겁이 지나도록
티끌처럼 많고 많은 불국토에 들어가서
훌륭하고 걸림 없는 자재한 힘 성취하여
고통 받는 중생에게 무외법을 베풀도다.

묘음으로 설법하고 세상 소리 관찰하여
때에 맞는 해조음과 집착 떠난 범음으로
이 세상을 구제하여 너나 없이 편케 하고
출세간의 수행자는 상주 진리 얻는구려.

저는 이제 부처님께 제 진심을 아룁니다.
관세음이 설한 법을 비유하여 말한다면
사람들이 소리 없이 조용하게 쉬는 곳에
시방에서 한꺼번에 북을 쳐서 소리 내면
온갖 곳에 고루 퍼져 한 순간에 다 들리니
이 경지가 바로 원만[圓]의 진실입니다.

눈을 뜨고 본다 해도 막힌 곳을 볼 수 없고
입과 코의 그 작용도 이 경우와 한가지며
몸의 촉은 닿아야만 닿는 줄을 알게 되고
마음으로 생각할 땐 두서없이 섞이지만
소리 듣는 그 성품은 담과 벽에 막힘없어
먼 곳이나 가까운 곳 하나같이 다 들어서
다섯 감관 이와 달라 듣는 작용 못 따르니
이 경지가 바로 통달[通]의 진실입니다.

소리 경계 그 본질은 움직이고 조용하여
듣는 성품 가운데서 있다 없다 작용하니
듣는 소리 없을 때는 듣는 성품 없다 하나
듣는 성품 실제로는 없어지지 아니하여
소리작용 없다 해도 없어진 일 원래 없고
소리작용 있다 해도 생겨난 일 본래 없어
생과 멸의 두 경계를 뚜렷하게 떠났으니
이 경지가 바로 영원[常]의 진실입니다.

깊이 잠든 꿈속에서 소리 듣고 생각하여
마음 쓰지 아니해도 생각 없지 아니하니
깨침으로 관찰하여 사유의 길 떠난 자리
몸과 마음 다하여도 따를 수가 없습니다.

넓고 많은 세계 중에 사바국토 중생들은
음성으로 담론하며 자기 뜻을 밝히지만
중생들은 우둔하여 듣는 본성 미혹하고
소리만을 따르면서 윤회하고 있습니다.

아난 비록 많이 외워 아는 지식 뛰어나도
삿된 생각 떨어짐을 면할 길이 없었으니
음욕 늪에 빠지는 일 벗어나질 못했으나
소리 흐름 돌이키면 헛된 생각 없습니다.

아난이여 너는 이제 나의 말을 잘 들어라.
나는 이제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서
금강처럼 견고하고 환술처럼 부사의한
부처님의 근본이신 진실한 삼매를
너를 위해 설하여 밝혀 주리라.

지금 너는 한량없는 부처님을 받들면서
하고 많은 비밀법문 남김없이 들었으나
처음부터 음욕번뇌 제거하지 못하다가
듣는 지식 쌓아올려 과오를 저질렀다.

들음으로 부처님의 바른 법을 지니면서
어찌하여 듣는 성품 들으려고 안 했느냐.

들음이란 자연으로 발생하지 아니하고
소리 따라 이름이나 글자들만 있느니라.
듣는 성품 돌이켜서 소리에서 해탈하면
해탈한 자 네가 아닌 누구라고 하겠느냐.

한 감관을 돌이켜서 근원으로 돌아가면
여섯 가지 감관들도 남김없이 해탈한다.

보고 듣는 작용들은 헛것 보는 눈병 같고
욕계 색계 무색계는 허공 꽃과 다름없다
듣는 본성 되돌려서 눈병 뿌리 제거하면
티끌번뇌 스러져서 깨달음이 맑아지리.

맑은 경계 끝 간 데서 본래 광명 통달하고
고요하게 밝게 비쳐 온 허공을 두루 삼켜
세상으로 돌아와서 온갖 것을 돌아보면
꿈속 일과 다름없이 허망하게 보이리니
꿈속에서 즐겨 노는 그림자 마등가가
어떤 수로 네 형체를 붙들 수 있겠느냐.

세상에서 묘한 술법 자랑하는 환술사가
교묘하게 환술 부려 남녀들을 부릴 적에
눈과 입과 손과 발이 움직임을 볼지라도
한 기틀의 발동으로 흔들리고 움직이니
한 기틀이 발동 멈춰 고요한 데 돌아가면
환술 따라 놀던 남녀 어디에서 찾겠느냐.

여섯 가지 감관으로 흔들리는 그 작용도
원래부터 한 정기의 밝은 데를 의지하여
따로 각기 여섯으로 어우러져 나눴으니
한 감관만 멈춰 쉬어 밝은 본성 회복하면
여섯 가지 감관들도 모든 작용 멈춰 쉬니라.

티끌 번뇌 때 번뇌를 마음대로 소멸하여
원만하게 밝고 맑은 묘한 경지 이루리라.
티끌번뇌 남은 동안 유학자리 머물다가
밝은 경지 완연하면 그게 바로 여래니라.

아난이여 대중이여
너희들은 뒤바뀌어 듣는 틀을 되돌려라.
듣는 성품 돌이켜서 제 성품을 듣는다면
제 성품으로 더없이 높은 도를 이루리라.
원만한 통달법도 진실로 이와 같을 뿐이다.

이것이 티끌처럼 많은 부처님께서
한 길을 따라 행하신 열반의 문이다.
지난 세상의 모든 부처님께서도
이 열반의 문을 이미 성취하셨고
현재 세상의 여러 보살들도
지금 원만한 밝음에 들어가고 있으며
미래에 닦고 배울 사람들도
마땅히 이러한 법을 의지하리라.

나 또한 이 방법으로 증득했으니
어찌 관세음보살만 그렇겠느냐.

참으로 부처님 세존께서
제게 방편의 선택을 명하신 뜻은
말겁 세상을 구제하시고
세상 사람들을 구출하시려는 것이오니
말겁에 열반의 마음을 성취시키려면
관세음의 방편이 가장 뛰어납니다.

그 외 나머지 모든 방편들은
부처님께서 위신력으로
당한 일에 따라 번뇌를 버리게 하신 법이니
오래 닦고 배우거나 얕고 깊은 근기에게
한가지로 두루 설할 법이 못 됩니다.

번뇌 없는 불가사의한
여래장에 머리 숙여 예를 올리오니
부디 미래중생에게 가피를 내리시어
이 문에 의혹이 없게 하시고
방편을 쉽게 성취케 하옵소서.

아난과 말겁의 고해 중생들을
교화하기에 가장 알맞은 법이오니
단지 이 감관으로 닦기만 하면
원만한 통달이 다른 방편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이것이 저의 진실한 마음입니다.

여기에 아난과 대중들은 몸과 마음이 시원하게 훌륭한 가르침을 깨닫고, 부처님의 보리와 대열반(大涅槃)을 바라보니, 마치 볼일 때문에 먼 곳에 갔던 사람이 아직 돌아오지는 못했으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확실하게 아는 것과 같았다.
법회에 모인 천룡팔부(天龍八部)와 배우는 단계의 이승[有學二乘]과 새로 발심한 보살들은, 그 수가 무려 열 항하의 모래처럼 많았으나, 모두들 본 마음을 깨닫고 번뇌를 멀리 벗어나서 청정한 법의 눈을 얻었다. 성비구니(性比丘尼)는 게송이 끝나자, 아라한을 성취하였으며, 한량없는 중생들은 다 ‘비할 데 없이 평등하고 더없이 높고 바르고 두루 통달한 깨달음의 마음[無等等阿耨多羅三藐三菩提]’을 내었다.

아난은 옷을 바르고 대중 가운데서 합장하고 이마를 조아려 예를 올리면서 마음과 향할 길[迹]이 뚜렷이 밝은 가운데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였다. 미래의 중생들에게 이익을 베풀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머리 숙여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비하신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이미 성불법문(成佛法門)을 깨달았으니,이 법으로 수행하는 데 아무런 의혹이 없습니다.
저는 항상 여래로부터 ‘자신은 아직 해탈하지 못했으나 남을 먼저 해탈시키려는 것은 보살이 발심이며, 자신이 이미 원만하게 깨달아서 남을 깨우치는 것은 여래가 세상에 순응하는 행이니라’는 말씀을 들어왔습니다. 제가 비록 아직 해탈하지 못했으나, 말겁(末劫)의 일체중생을 제도하고 싶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중생들이 부처님과 점차 더 멀어져서 삿된 스승의 설법이 항하의 모래처럼 많아질 때, 그 마음을 거둬들여 삼마지(三摩地)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도량을 안전하게 설치해야만 온갖 마군(魔軍)의 장애를 멀리 벗어나서 보리의 마음이 물러나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세존께서 대중들에게 아난을 칭찬하시면서 말씀하셨다.
“참으로 좋은 생각이다. 네가 물은 바와 같이 도량을 안전하게 설치하여 생사에 잠길 말겁(末劫)의 중생들을 구제하려면, 너는 이제 자세히 들어라. 너를 위해 설하리라.”
아난과 대중은 ‘예[唯然]’라고 대답하고 가르침을 받들고자 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항상 들어온 바와 같이 나는 계율[毗奈耶]에서 수행해야할 세 가지 결정된 뜻을 설해왔다. 아른 바 마음을 거둬들이는 계(戒)와 계에서 생기는 정(定)과 정에서 일어나는 혜(慧)이니, 이를 3무루학(無漏學)이라고 한다.
아난아, 어째서 내가 마음을 거둬들이는 수행을 계라고 했겠느냐.
만일 모든 세계의 여섯 갈래 중생이 그 마음에 음욕이 없으면, 생사를 따라 상속(相續)하지 않느니라.
네가 삼매를 닦는 뜻은 본래 번뇌에서 벗어나려는 데 있으나, 음욕 심을 버리지 못하면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비록 지혜가 많고 선정(禪定)이 앞에 나타날지라도, 음행을 끊지 않으면 반드시 마의 길에 떨어져서, 상품은 마왕(魔王)이 되고 중품은 마의 백성이 되고 하품은 마의 여자가 된다. 저 온갖 마군(魔軍)들도 각기 거느린 무리가 있어서, 스스로 더없이 높은 도를 이뤘다고 하느니라.

내가 열반한 뒤 말법(末法)에는 이 마의 백성들이 세상에 치성(熾盛)하여 음욕을 자행하면서 선지식(善知識)이라고 하며,온갖 중생들을 애욕과 사견[愛見]의 구덩이에 떨어트려 보리의 길을 잃게 하느니라.
네가 세상 사람들을 교화하여 삼마지(三摩地)를 닦게 하려면 먼저 마음의 음욕을 끊게 해야 한다. 이것이 이 여래와 이전 세존께서 첫째로 결정한 청정하고 밝은 가르침이니라.

그러므로 아난아, 만일 음행을 끊지 않고 선정을 닦는다면, 모래와 돌을 삶아서 밥을 지으려는 격이니, 백천 겁을 지낼지라도 뜨거운 모래일 뿐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밥의 재료가 아닌 돌과 모래이기 때문이다. 네가 음욕을 행하는 몸으로 부처님의 묘한 과위[妙果]를 구한다면, 아무리 묘하게 깨달을지라도 모두 음욕의 뿌리이니라. 뿌리가 음욕으로 얽혀 있으면 세 갈래 세상을 굴러다니면서 벗어날 수 없을 텐데, 여래의 열반을 어느 길에서 닦아 증득하겠느냐.
반드시 음욕의 틀[婬機]을 몸과 마음에서 함께 끊어야 하고 끊었다는 생각까지 없어져야만 부처님의 보리를 바랄 수 있느니라.
나의 이러한 말이 부처님의 말씀이며, 이와 다른 말은 파순(波旬)의 말이니라.

아난아, 또 만일 모든 세계의 여섯 갈래 중생이 그 마음에 생명을 죽일 생각이 없으면, 생사를 따라 상속하지 않느니라.
네가 삼매를 닦는 뜻은 본래 번뇌를 벗어나려는 데 있으나, 죽이는 마음을 버리지 못한다면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비록 지혜가 많고 선정(禪定)이 앞에 나타날지라도, 살생을 끊지 않으면 반드시 귀신의 길에 떨어져서, 상품은 큰 힘을 가진 귀신이 되고, 중품은 날아다니는 야차(夜叉)나 귀신의 우두머리가 되고, 하품은 땅에 다니는 나찰(羅刹)이 된다. 저 모든 귀신들도 각기 거느린 무리가 있어서, 스스로 더없이 높은 도를 이뤘다고 하느니라.
내가 열반한 뒤 말법(末法)에는 이러한 귀신들이 세상에 성행하여 스스로 ‘고기를 먹어야 보리의 길을 얻는다’고 말하리라.

아난아, 나는 비구들에게 다섯 가지 깨끗한 고기를 먹어도 좋다고 허락하였으나, 이 고기들은 모두 다 나의 신력(神力)으로 변화시킨 것으로 본래 생명이 없었느니라. 너희 바라문(婆羅門)들이 살고 있는 곳은, 땅이 찌는 듯이 덥고 습기가 심한 데다 돌과 모래가 많아서, 풀이나 채소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대비신력(大悲神力)으로 가피를 내려큰 자비의 방편으로 고기라고 하니, 너희들은 그 맛을 보았을 뿐인데, 이 여래가 열반한 뒤에 중생의 고기를 먹는 사람을 어찌 나의 제자[釋子]라고 하겠느냐.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고기를 먹는 사람이 비록 삼마지(三摩地)를 얻은 듯 마음이 환하게 열릴지라도, 이들은 다 대나찰(大羅刹)들로서, 과보(果報)가 끝나면 반드시 생사고해에 빠질 자들이요, 불제자(佛弟子)가 아니니라. 이러한 사람들이 끊임없이 서로 죽이고 서로 삼키고 서로 잡아먹기를 그치지 않으니, 어찌 이런 사람들이 3계(界)에서 벗어날 수 있겠느냐.
네가 세상 사람들을 교화하여 삼마지(三摩地)를 닦게 하려면, 음욕 다음에 살생을 끊게 해야 한다. 이것이 이 여래와 이전 세존께서 두 번째로 결정한 청정하고 밝은 가르침이라고 하느니라.

그러므로 아난아, 만일 살생을 끊지 않고 선정을 닦는다면, 마치 제 귀를 막고 큰 소리 치면서 남이 듣지 않기를 바라는 격이니, 이를 ‘숨기려고 할수록 더욱 드러내는 짓’이라고 한다. 청정비구와 보살들은 좁은 길을 지날 때도 살아있는 풀을 밟지 않는데, 더욱이 손으로 뽑겠느냐. 또 어찌 중생을 가엾게 여기는 보살이 중생들의 피와 고기를 취해서 음식으로 여겨 배를 채우겠느냐. 만일 비구들이 동쪽 나라에서 나는 명주실과 솜과 비단 등으로 짠 옷을 입지 않으며, 이 지방에서 나는 가죽 신발을 신지 않으며, 짐승의 털과 가죽으로 만든 옷을 입지 않으며, 짐승의 젖과 젖으로 만든 음식을 먹지 않는다면, 이러한 비구들은 세상을 진실하게 해탈하여 지난 세상의 빚을 갚고 3계(界)에서 떠돌지 않으리라. 왜냐 하면 다른 몸의 가죽 등[身分]을 입으면 다 그들과 인연을 맺기 때문이다. 마치 겁 초의 사람들이 그 땅에서 나는 온갖 곡식을 먹다가 발이 땅에서 벗어나지 못한 경우와 같으니라.
반드시 몸과 마음으로 모든 중생의 몸이나 몸의 몫을 몸과 마음의 두 길에서 입거나 먹지 않도록 단속한다면 나는 이 사람들을 진정한 해탈자라고 하리라.
나의 이러한 말은 부처님의 말씀이며, 이와 다른 말은 파순(波旬)의 말이니라.

아난아, 만일 모든 세계의 여섯 갈래 중생이 그 마음에 훔칠 뜻이 없으면, 생사를 따라 상속하지 않느니라.
네가 삼매를 닦는 뜻은 본래 번뇌를 벗어나려는 것이나,훔치는 마음을 버리지 못한다면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비록 지혜가 많고 선정(禪定)이 앞에 나타날지라도, 훔치는 생각을 끊지 않으면 반드시 삿된 길에 떨어져서, 상품은 정령(精靈)이 되고 중품은 요망한 도깨비[妖魅]가 되고 하품은 삿된 사람이나 온갖 도깨비에 홀린 자가 된다. 저 여러 삿된 자들도 각기 거느린 무리가 있어서, 스스로 더없이 높은 도를 이뤘다고 하느니라.
내가 열반한 뒤 말법(末法)에는 이러한 요망한 삿된 무리들이 세상에 성행하여, 몰래 숨기는 간사한 속임수[內心]로 선지식이라 칭하여, 각기 스스로 훌륭한 사람의 법을 얻었노라 하면서, 무식한 사람을 현혹시켜서 두려움으로 마음을 잃게 하고 지나는 곳마다 그 집안의 재산을 탕진시키느니라.

내가 비구들에게 법에 따라 걸식[循乞]하도록 가르친 까닭은, 탐욕을 버리고 보리의 도를 성취시키려는 뜻이며, 또 비구들이 스스로 음식을 익혀 먹지 않도록 한 것도, 남은 생을 3계(界)에 머물다가, 한 번만 왕래하여 가고 나면 되돌아오지 않음을 보이려는 뜻이다. 그런데 어찌 도적이 나의 의복으로 위장하여 여래를 팔아 여러 가지 나쁜 업을 지으면서 모두 불법(佛法)이라 하고, 출가하여 계를 갖춘 비구들을 소승도(小乘道)라고 비방하다가, 이로 인하여 한량없는 중생을 의혹 시켜 그르쳐서 무간지옥(無間地獄)에 떨어지게 하겠느냐.

만일 내가 열반한 뒤에 만일 어떤 비구가 발심하여 뜻을 결정하고 삼매를 닦으면서, 여래의 형상 앞에서 한 등불로 몸을 태우거나, 한 손가락을 태우거나, 향 하나로 몸을 태운다면, 나는 이 사람은 한량없는 지난 세상의 빚을 일시에 갚고 길이 세상을 하직하여, 영원히 온갖 번뇌를 해탈하리라고 설할 것이며, 비록 그 자리에서 더없이 높은 깨달음의 길을 밝히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 사람은 그 보리 법에 이미 마음을 결정했다고 하리라. 만일 이렇게 몸을 버리는 작은 인연이라도 맺지 않는다면, 비록 무위법(無爲法)을 성취할지라도, 반드시 인간으로 환생하여 그 묵은 빚을 갚게 되니, 바로 내가 말먹이 보리를 먹은 일과 다르지 않으리라.
네가 세상 사람들을 교화하여 삼마지(三摩地)를 닦게 하려면 음욕과 살생 다음으로 훔치는 마음을 끊게 해야 한다. 이것이 이 여래와 이전 세존께서 세 번째로 결정한 청정하고 밝은 가르침이라고 하느니라.

그러므로 아난아, 만일 훔치는 마음을 끊지 않고 선정을 닦는다면, 마치 어떤 사람이 새는 바가지에 물을 부어 채우려고 하나, 오랜 겁을 지내도 끝내 가득 채울 수 없는 것과 같으리라. 만일 비구들이 가사와 발우 외에 조금도 재물을 쌓아두지 않고, 얻은 밥을 남겨서 주린 중생에게 베풀거나,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 합장하여 대중에게 예배하거나, 다른 사람이 때리고 욕해도 칭찬으로 받아들이면서, 반드시 몸과 마음을 다 버리고 몸과 살과 뼈와 피를 중생과 함께 하고, 여래의 불요의설(不了義說)을 자기 뜻대로 해석하여 초심자[初學]를 잘못 가르치지 않는다면, 나는 이 사람을 인가하여 진정한 삼매를 얻었다고 하리라.
나의 이러한 말은 부처님의 말씀이며, 이와 다른 말은 파순(波旬)의 말이니라.

아난아, 이러한 세계의 여섯 갈래 중생이 비록 몸과 마음이 살생과 투도와 음욕에서 벗어 나와 세 가지 행이 이미 원만할지라도, 만일 큰 거짓말[大妄語]을 자행하면, 삼마지(三摩地)가 청정하지 못하여 애욕과 사견의 마[愛見魔]로 변해서 여래의 종자를 잃게 되리라. 큰 거짓말이란 이른바 ‘얻지 못한 것을 얻었다 하고 증득하지 못한 것을 증득했다’고 부풀리는 말이니라. 세상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이 되기 위하여 앞사람에게 ‘나는 지금 수다원과(須陀洹果)와 사다함과(斯陀含果)와 아나함과(阿那含果)와 아라한도(阿羅漢道)와 벽지불승(辟支佛乘)과 십지지전(十地地前)의 제위보살(諸位菩薩)을 얻었노라’고 하면서, 상대에게 예배와 참회를 바라고 공양을 탐내는 행위이니라. 이 일천제[一顚迦]는 깨달음의 종자를 마치 칼로 다라 나무 베어내듯 소멸시켰으니, 나는 이런 사람을 ‘영원히 선근(善根)을 죽이고 더 이상 지견(知見)이 없어서, 3도(途)의 고해(苦海)에 잠기기만 할 뿐, 삼매를 이루지 못할 자’라고 단언하리라.

나는 보살과 아라한들에게 명하여 ‘너희들은 내가 열반한 뒤 응신(應身)으로 말법 세상에 태어나서 가지가지 형상을 나타내어 생사의 윤회에서 헤매는 중생을 제도하라. 때에 따라 사문(沙門)과 세속의 거사[白衣居士]와 왕[人王]과 재상[宰官]과 동남(童男)과 동녀(童女)로부터, 음녀(婬女)와 과부(寡婦)와 간사한 도둑[姦偸]과 백정[屠販]에 이르기까지, 그 모습을 나타내기도 하여,그들과 같은 일을 하고 불승(佛乘)을 찬양하여 그들의 몸과 마음을 삼마지(三摩地)에 들게 하라. 그러나 오직 임종할 무렵, 남몰래 유언할 때를 제외하고는 끝내 스스로 나는 진실한 보살이다. 진실한 아라한이다라고 말하여, 초심자[末學]에게 부처님의 밀인(密因)을 가볍게 누설시키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했으니, 어찌 이런 사람들이 중생을 어지럽게 미혹시키는 대망어(大妄語)를 저지르겠느냐.
네가 세상 사람들을 교화하여 삼마지(三摩地)를 닦게 하려면 음욕과 살생과 투도 다음으로 또 온갖 대망어(大妄語)를 끊게 해야 한다. 이것이 이 여래와 이전 세존께서 네 번째로 결정한 청정하고 밝은 가르침이라고 하느니라.

그러므로 아난아, 만일 대망어를 끊지 않는다면, 마치 인분(人糞)을 깎아서 전단(栴檀)나무의 모양을 만들어 놓고 향내 나기를 바라는 것처럼 이치에 맞지 않는 행이니라. 나는 비구들에게 ‘곧은 마음이 바로 도량’이라고 가르쳐 왔기 때문에, 비구들은 다니고 머물고 앉고 눕는 일체 행에 조금도 허망한 거짓이 없는데, 어찌 위대한 사람의 법[上人法]을 얻었노라고 하겠느냐. 헐벗은 거지가 제왕(帝王)을 사칭하다가 스스로 죽음을 취하는 것과 같은데, 더욱이 어찌 감히 법왕(法王)의 이름을 훔치겠느냐. 수행의 첫 자리[因地]가 진실하지 못하면 과위(果位)도 구부러진 것을 부른다. 진실하지 못한 행으로 부처님의 보리를 구하려고 한다면 배꼽을 씹으려는 사람과 같으니, 무엇이 이뤄지기를 바라겠느냐.
만일 비구들의 마음이 활줄처럼 곧다면 일체가 진실하여 삼마지(三摩地)에 들어가도 영원히 마의 장애가 없으리라. 나는 이 사람에게 ‘보살의 더없이 높은 깨달음[菩薩無上知覺]을 성취할 자라고 인가하리라.
나의 이러한 말은 부처님의 말씀이며, 이와 다른 말은 파순(波旬)의 말이니라.

“아난아, 네가 마음 거둬들이는 법을 물었기 때문에, 내가 지금 먼저 삼마지(三摩地)에 들어가서 닦고 배우는 묘한 문을 설했으니, 보살도(菩薩道)를 구하려면, 반드시 먼저 이 네 가지 율의(律儀)를 얼음과 서리처럼 깨끗하게 지켜야 한다. 그러면 저절로 일체의 가지와 잎이 생길 수 없으니, 마음으로 짓는 세 가지 업과 입으로 짓는 네 가지 업이 생길 까닭이 없느니라.
아난아, 이러한 네 가지 계율을 잃지 않고 지킨다면, 마음은 조금도 색(色)과 냄새[香]와 맛[味]과 촉감[觸]에 붙들리지 않을 텐데, 일체 마의 장애[魔事]가 어떻게 발생하겠느냐.
만일 묵은 습기를 없애지 못할 경우에는 너는 그 사람에게 일심으로 나의 불정광명(佛頂光明)에서 나온 마하살달다반달라무상신주(摩訶薩怛多般怛羅無上神呪)를 외우게 하라.
이는 이 여래의 무견정상무위심불(無見頂相無爲心佛)이 정수리로부터 빛을 놓고 보배 연꽃에 앉아서 설하신 마음의 주문이니라.
또 너는 지난 세상에 마등가(摩登伽)와 여러 겁을 지내면서 인연을 맺어왔으니, 맺은 은혜와 사랑의 습기는 한 생이나 한 겁이 아니다. 그럼에도 마등가는 내가 한 번 선양한 주문으로 애욕에 얽힌 마음을 영원히 해탈하여 아라한(阿羅漢)이 되었다. 마등가는 오히려 음녀(婬女)로서 수행할 마음이 없었음에도, 은연중 신비한 힘이 안으로 감응하여 빨리 무학(無學)을 증득했으니, 어찌 너희들은 이 모임의 성문으로서 최상의 법을 구하여 성불(成佛)을 결정한 데 비기겠느냐. 비유하면 너희들은 마치 순풍에 티끌을 날리듯 순조로운데 무슨 어려움이 있다고 하겠느냐.

만일 말세에 태어나서 도량에 앉고자 한다면, 먼저 비구의 청정한 금계(禁戒)를 지키면서 반드시 청정한 계행(戒行)이 가장 뛰어난 사문을 선택하여 스승을 삼아야 한다. 만일 참답게 청정한 스님을 만나지 못한다면, 네 계율의 위의[戒律儀]는 결코 성취하지 못하리라.
계행(戒行)을 성취한 뒤에는깨끗한 새 가사를 입고 향을 태우며 조용히 머물러서, 이 마음 부처님(心佛)이 설하신 신비한 주문을 일백팔 편 독송한 뒤에, 일정한 경계를 정하여[結界] 도량을 건립하고, 현재 시방국토에 계시는 더없이 훌륭한 여래들께 대비(大悲)의 광명을 놓아 이마에 비춰주시기를 원하라.
아난아, 이렇게 말세의 청정비구와 비구니와 세속 신도[白衣檀越]가 마음속에 음행의 탐욕[貪婬]을 멸하여 부처님의 청정한 계율을 지니고, 도량 안에서 보살의 원을 일으켜 출입할 때마다 목욕하고 여섯 때에 도를 행하여 잠을 자지 않고 삼칠일(三七日)을 보낸다면, 나는 스스로 몸을 나타내어 그 사람 앞에 가서 이마를 만지며 위로하고 그를 깨우쳐 주리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여래의 더없이 자비로운 가르침을 받들어 마음은 이미 깨달아서 스스로 무학의 도를 닦고 증득하고 이루는 법을 알았으나, 말법(末法)의 수행자가 도량을 건립하려면 어떻게 수행의 경계를 정해야만 부처님의 청정한 법칙에 알맞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말세의 수행자가 도량을 세우고자 한다면, 먼저 설산(雪山)에서 비니향초(肥膩香草)를 먹고 자란 힘이 센 흰 소를 찾아야 한다. 이 소는 오직 설산(雪山)의 깨끗한 물만 마시기 때문에 그 똥이 미세하다. 그 똥을 취하여 전단(栴檀)과 섞어서 그 땅에 발라야 한다. 만일 설산(雪山)의 흰 소똥이 아니면, 그 소똥은 냄새가 더럽고 추해서 땅에 바를 수 없다. 또 따로 평원에서 땅 겉을 다섯 자쯤 파서 버리고 그 아래 황토를 취하여, 위의 전단(栴檀)과 침수(沈水), 소합(蘇合), 훈육(薰陸), 울금(鬱金), 백교(白膠), 청목(靑木), 영릉(零陵), 감송(甘松), 계설향(雞舌香)과 섞을 때, 이 열 가지를 미세하게 갈아 가루로 만들고 황토와 합하여 짓이겨서 도량 세울 땅에 발라야 하느니라.

여기에 모나고 둥근 열여섯 자의 팔각단(八角壇)을 세워서, 단 복판에 금과 은과 동과 나무로 만든 한 연꽃을 두고, 그 연꽃 안에 발우를 놓고, 발우 속에 먼저 팔월의 이슬 물을 담아서, 이슬 물 속에는그 시절 따라 있는 꽃과 잎을 두고, 여덟 개의 둥근 거울을 취해서 각각 그 모서리에 두어 꽃과 발우를 에워쌀 것이며, 거울 밖에는 열여섯 연꽃을 세우고, 꽃 사이마다 열여섯 향로를 놓아 향로로 장엄하고, 순전히 침수 향만을 태우되 불이 보이지 않게 하라.
또 흰 소의 젖[白牛乳]을 열여섯 그릇에 담아 놓고, 우유로 만든 전병(煎餠)과 온갖 사탕[諸砂糖]과 기름떡[油騈]과 젖 죽[乳糜]과 소합(蘇合)과 꿀 저린 생강[蜜薑]과 순소(純酥)와 순 꿀[純蜜]과 온갖 과자와 음식(飮食)과 포도(葡萄)와 벌꿀[石蜜] 등 여러 가지 맛이 뛰어나고 미묘한 음식을 연꽃 밖에 각각 열여섯 그릇씩 담아 놓고 연꽃 밖을 둘러싸서 모든 부처님과 훌륭한 보살들을 받들어라.

언제나 식사 때는, 만일 밤이면 식사 때를 중야(中夜)에 맞추고, 꿀 반 되에 수(酥) 세 홉을 취해서 준비한 다음, 단 앞에 따로 작은 화로 하나를 놓고, 도루바향(兜樓婆香)을 달인 향 물[香水]로 그 숯들을 듬뿍 적셔서 불꽃이 맹렬히 타게 하고, 소(酥)와 꿀을 화로 안에 던져 연기가 없어질 때까지 태워서 불보살께 공양하여라.

그 사방 둘레에는 두루 기와 꽃을 달고, 단실(壇室) 안의 네 벽에는 시방 여래(十方如來)와 모든 보살들의 장식된 형상[所有形像]을 설치하되, 마땅히 정면[當陽]에는 노사나불(盧舍那佛)과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과 미륵불(彌勒佛)과 아촉불(阿閦佛)과 아미타불(阿彌陀佛)을 차례로 모시고, 온갖 뛰어난 변화를 갖춘 관음보살의 형상과 함께 금강장보살(金剛藏菩薩)을 그 좌우편에 안치하고, 제석(帝釋)과 범왕(梵王)과 오추슬마(烏芻瑟摩; 火頭金剛)와 람지가(藍地迦: 淸面金剛)와 모든 군다리(軍茶利: 三目金剛)와 비구지(毘俱胝: 持鬘髻金剛)와 사천왕(四天王) 등과 빈나(頻那; 猪頭)와 야가(夜迦; 象鼻)를 문 옆 좌우로 안치하라.
또 여덟 거울을 가지고 허공에 엎어 매달아 단 마당[壇場]에 둔 거울 면과 서로 마주하여 그 형상과 그림자를 겹겹이 서로 비치게 하라.

첫 번째 칠일 동안은 지성으로 시방 여래와 훌륭한 보살들과 아라한들에게 정례하면서, 항상 여섯 때에 주문을 외우고 단을 돌면서 지극한 마음으로 도를 행하되, 한 때에 항상 일백팔 번씩 행하도록 하라.
두 번째 칠일 동안은 한결같이온 마음을 기울여 보살 원을 일으켜서, 마음에 잠시도 끊어지지 않도록 하라. 그 원(願)에 대한 가르침은 내가 미리 율장(律藏; 毘奈耶)에 설해두었으니 그대로 행하라.
세 번째 칠일 동안은 십이시(十二時)에 한결같이 부처님의 반달라주(般怛羅呪)를 지송(持誦)하라.
세 번째 칠일 마지막 날이 되면 시방 여래께서 일시에 출현하시니, 거울이 어울려 비치는 곳에서 부처님께서 이마를 만져주실 것이며, 이를 받들어 바로 도량에서 삼마지(三摩地)를 닦게 되리라. 일체 여래께서는 이와 같이 말세 수행자들의 몸과 마음을 유리처럼 밝고 깨끗하게 하시느니라.

아난아, 만일 이 비구의 본 수계사(受戒師)나 같은 모임의 열 비구 가운데, 한 비구라도 계행(戒行)이 깨끗하지 못한 자가 있으면, 이러한 도량은 흔히 성취되지 않느니라.
삼칠일(三七日)을 지낸 뒤 단정하게 앉아 편안히 머물러서 백일을 보내면, 뛰어난 근기[利根]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수다원(須陀洹)을 얻을 것이며, 비록 몸과 마음이 아직 거룩한 과위(果位)를 성취하지 못하고 있을지라도, 앞으로 틀림없이 결코 성불하리라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되리라. 네가 질문한 도량 건립은 이와 같으니라.”

아난은 부처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출가한 뒤에도 부처님께서 귀여워 해주시리라 믿고 많이 듣고 아는 지식만을 구했기 때문에, 아직도 무위의 법[無爲]을 증득하지 못하였습니다. 저 범천(梵天)의 사술(邪術)을 만나서 갇혔을 때도, 마음으로는 분명하게 알았으나 힘은 자유롭지 못했는데, 다행히 문수보살을 만나서 풀려났습니다. 비록 여래의 불정신주(佛頂神呪)의 혜택을 입고 은연중 그 힘을 얻었다고 하나, 여태껏 직접 이 주문을 들어 본적이 없습니다. 부디 넓은 사랑으로 거듭 다시 설하셔서, 이 법회의 모든 수행자들을 가엾게 여겨 구제해주시고, 생사에 윤회할 미래 중생들도 부처님의 비밀한 법문[密音]을 받들어서 몸과 마음을 해탈케 하옵소서.”
그러자 일체 법회 대중은 두루 다 예를 올리고 여래께서 설하실 비밀장구(祕密章句)를 듣고자 하였다.

이때 세존께서 정상의 육계(肉髻)에서 온갖 보배의 광명을 놓아 비추시자, 광명 가운데 천 잎의 보배 연꽃이 솟구쳐 나왔으며, 그 보배 연꽃에 앉아 계신 화신여래께서 정수리로 열 줄기의 온갖 보배의 광명을 놓으시니, 낱낱 광명마다열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금강밀적(金剛密迹)이 두루 시현(示現)하여 산을 받쳐 들고 금강저(金剛杵)를 쥐고 허공계(虛空界)에 가득 찼다.
대중들은 우러러 보고 두려움과 흐뭇함이 어울린 가운데 부처님께 불쌍히 여겨 도와주시기를 바라면서, 일심으로 부처님의 무견정상(無見頂相)의 광명에서 출현하신 화신 여래께서 설하시는 신비한 주문을 들었다.

「대불정여래방광실달다발달라보살만행품(大佛頂如來放光悉怛多鉢怛囉菩薩萬行品)」은 『관정부록(灌頂部錄)』에서 나왔는데, 일명 중인도나란타만다라관정금강대도장신주(中印度那蘭陁曼茶羅灌頂金剛大道場神呪)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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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바나136) 호훔 도로훔137) 사탐바나138) 호훔 도로훔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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百四十二塞曇婆那羯囉喫卻他咒百四十三呼吽二合咄嚕吽三合百四十四薩嚩藥叉勇猛百四十 갈라 샤사아라하남146) 비타방사나가라147) 호훔 도로훔148)五喝囉引刹娑揭囉訶喃百四十六毘陀防娑那羯囉打破百四十七呼吽二合咄嚕吽三合百 자도라시디남149) 가라하사라남150) 비타방사나가라151)四十八者都羅尸底喃百四十九揭囉訶娑囉喃八萬四千神王衆百五十毘陀防娑那羯囉百五 호훔 도로훔152) 아스타미 마사뎨남153) 나카 사다라남154)十一呼吽二合咄嚕吽三合百五十二阿瑟吒微二合摩舍帝喃上百五十三那佉上沙怛囉喃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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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녜다례163) 아볘댜 ­ 지바리다나타가164) 마하바저로타 라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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夜火難百七十三烏陀迦婆夜水難百七十四吠沙婆夜毒難百七十五舍薩多囉婆夜刀仗難百七十 바라자가라바야177) 도리사바야178) 아사니바야179)六波囉斫羯囉婆夜兵難百七十七突▼(口+栗)叉婆夜穀貴飢饉難百七十八阿舍儞婆夜雹難百七十九

아가라마리 투바야180) 아다라니보미검바181) 가바다바
阿迦囉沒▼(口+栗)利吉反駐婆夜掩死難百八十阿陀囉尼部彌劍波總持地動百八十一伽波哆婆
야182) 오라라가바다바야183) 라자단다바야184) 나 가
夜險難百八十二烏囉囉迦波多婆夜道路難百八十三囉闍彈茶婆夜王刑罰難百八十四那上伽
바야185) 미디슈바야186) 소바걸니바야187) 약사가라
婆夜龍怖難百八十五微地揄婆夜閃電難百八十六蘇跋▼(口+栗)尼婆夜金翅鳥難百八十七藥叉揭囉
하188) 라샤사가라하189) 비리다가라 하190) 비사 차아라하191)
訶百八十八羅刹娑揭囉訶百八十九畢唎哆揭囉二合訶餓鬼難百九十毘舍上遮揭囉訶廁神
보다아라 하192) 구반다아라하193) 보다나가라
百九十一部多揭囉二合訶神鬼衆百九十二鳩槃茶揭囉訶守宮婦女鬼一百九十三布單那揭囉二 하194) 가타보다나가라 하195) 스건타가라하196)合訶魄鬼百九十四羯吒布單那揭囉二合訶奇魄鬼一百九十五塞揵陀揭囉訶鳩摩羅童天子百九十 아바사마하가라 하197) 오단마타가라 하198) 차야가라六阿婆娑摩囉揭囉二合訶羊頭鬼百九十七烏檀摩陀揭囉二合訶熱鬼百九十八車耶揭囉二合

하199) 리바디가라하200) 자디하리니201) 가라바하리니202)
訶影鬼百九十九梨婆底揭囉訶陰謀鬼二百闍底訶哩泥食初産鬼二百一羯囉婆訶哩埿食 로디라하리니203) 망사하리니204) 계타하리니205)懷孕鬼二百二嚧地囉訶哩泥食血鬼二百三芒娑訶哩泥食肉鬼二百四計陀訶哩泥食脂鬼二百五
마자하리 니206) 자다하리니207) 시볘다하리니208)
摩闍訶哩輕呼去聲泥食髓鬼二百六闍多訶哩泥食氣鬼二百七視吠哆訶哩泥食壽命鬼二百八
바다하리니209) 바다하리남아슈차하리니210) 짇다하리니211)
婆多訶哩泥食風鬼二百九皤多訶哩喃阿輸遮訶哩泥食不淨鬼二百一十質多訶哩泥食心 뎨삼살비삼212) 살바가라하남213) 비댜 ­ 214)鬼二百十一帝衫薩毘衫如是等衆二百十二薩嚩揭囉訶喃一切執祖鬼二百十三毘地也明咒藏二百 진타야미215) 기라야미216) 바리바라자가라217) 가리十四嗔陀夜彌斬伐罪者二百十五枳囉夜彌二百十六波哩跋囉斫迦羅外道二百十七訖哩離 담미댜 ­ 218) 진타야미219) 기라야미220) 다기니221)枳反上擔微地也明咒藏二百十八嗔陀夜彌二百十九枳囉夜彌捕罰二百二十茶枳尼狐魅鬼二百二十一

가리담미댜 ­ 222) 진타야미기라야미223) 마하바슈바디야224)
訖哩擔微地也明咒二百二十二嗔陀夜彌枳囉夜彌二百二十三摩訶鉢輸鉢底夜二百 로타라225) 가리탐미댜 ­ 226) 진타라미기라야미227)二十四嚕陀囉大自在天二百二十五訖哩耽微地也明咒二百二十六嗔陀夜彌枳羅夜彌二百二 나라야나야텬신228) 가리탐미댜 ­ 229) 진타야미기라야미230)十七那囉耶拏耶天神二百二十八訖哩耽微地也明咒二百二十九嗔陀夜彌枳囉夜彌二百 다드바가 로다1) 가리참미댜 ­ 232) 진타야미기라야미233)三十怛怛嚩伽上嚕茶金翅鳥王二百三十一訖哩耽微地也二百三十二嗔陀夜彌枳羅夜彌
마하가라234) 마다라가나가리 탐미댜 ­ 235) 진
二百三十三摩訶迦羅大黑天神二百三十四摩怛囉伽拏訖哩離枳反上耽微地也二百三十五嗔
타야미기라야미236) 가바리가237) 가리탐미댜 ­ 238) 진타
陀夜彌枳羅夜彌二百三十六迦波哩迦髑髏外道二百三十七訖哩耽微地也二百三十八嗔陀
야미기라야미239) 자야가라240) 만도가라241) 살바라타사다니242)
夜彌枳囉夜彌二百三十九闍夜羯囉二百四十曼度羯囉二百四十一薩婆囉他娑達儞持一切物二百四十二

가리탐미댜 ­ 243) 진타야미기라야미244) 자도리 바
訖哩耽微地也二百四十三嗔陀夜彌枳囉夜彌二百四十四者都▼(口+栗)利吉反薄
기니245) 가리탐미댜 ­ 246) 진타야미247) 기라야미248)
祁儞姊妹神女二百四十五訖哩耽微地也二百四十六嗔陀夜彌二百四十七枳囉夜彌二百四十八
빙 의리지249) 난니 계수바라250) 가나바디251)
憑去儀哩知鬥戰勝神幷器仗二百四十九難泥外道雞首婆囉孔雀王器仗二百五十伽那鉢底毘那夜 사혜야252) 가리탐미댜 ­ 253) 진타迦王二百五十一娑醯夜野叉王兄弟三人各領二十八萬衆二百五十二訖哩耽微地也二百五十三嗔陀
야미254) 기라야미255) 나연나실라 바나256) 가리
夜彌二百五十四枳囉夜彌二百五十五那延那室囉引婆拏裸形外道二百五十六訖哩離吉反皆同
탐미댜 ­ 257) 진타야미258) 기라야미259) 아라하다260) 가
耽微地也二百五十七嗔陀夜彌二百五十八枳囉夜彌二百五十九阿囉訶多羅漢二百六十訖
리탐미댜 ­ 261) 진타야미262) 기라야미263) 미다 라 가264)
哩耽微地也二百六十一嗔陀夜彌二百六十二枳囉夜彌二百六十三微怛多音囉引迦起尸鬼二百六十四

가리탐미댜265) 진타야미266) 기라야미267) 바저 라
訖哩耽微地也二百六十五嗔陀夜彌二百六十六枳囉夜彌二百六十七跋折時熱反囉
바니268) 바저라바 니269) 구혜야가270) 디바디271)
波儞執金剛神二百六十八跋折囉婆重呼尼二百六十九具醯夜迦密跡力士二百七十地鉢底總管二 가리타미댜 ­ 272) 진타야미기라야미273) 라사라사망274)百七十一訖哩耽微地也二百七十二嗔陀夜彌枳羅夜彌二百七十三囉叉囉叉罔一切諸佛菩 바가범275) 인누나마마나사276) 바가범사薩天仙龍神方護二百七十四薄伽梵佛二百七十五印▼(少/免)那麽麽那寫某乙寫二百七十六婆伽梵薩
다타가도오스니사277) 싣달다바다라278) 나무소 도 양279)
怛他揭都烏瑟尼沙二百七十七悉怛多鉢怛囉華蓋二百七十八南無嗉上都上羝頂禮二百七十 아싣다나 라 라가280) 바라바비사보타281) 비가싣달다282)九阿悉多那引囉引囉迦白光分明二百八十鉢囉婆毘薩普吒二百八十一毘迦悉怛多二百八 바디리283) 지바라지바라294) 타라타라285) 빈타라빈타라286)十二鉢底哩二百八十三什嚩囉什嚩囉光焰二百八十四陀囉陀囉二百八十五頻陀囉頻陀囉二百八十六

진타진타287) 함후함후288) 바바바289) 바타바타290) 사
嗔陀嗔陀二百八十七含吽含吽二百八十八泮泮泮二百八十泮吒泮吒二百九十莎
바하291) 혜혜바292) 아모가야바293) 아바라디하다바294)
皤訶二百九十一醯醯泮二百九十二阿牟伽耶泮不空大使二百九十三阿鉢囉底訶多泮無障礙
바라바라 타바295) 아소라비타아바가바296) 살
二百九十四皤囉鉢囉二合陀泮與願二百九十五阿素囉毘陀囉皤迦泮修羅破壞二百九十六薩
바뎨볘볘바297) 살바나나가볘바298) 살바약사볘바299)
皤提吠弊泮一切天神二百九十七薩皤那那伽弊泮一切龍衆二百九十八薩皤藥叉弊泮一切勇 살바건달바볘바300) 살바아소라볘바301) 살바아로다볘鬼神二百九十九薩皤乾闥婆弊泮一切音樂神三百薩皤阿素囉弊泮三百一薩皤揭嚕茶弊
바302) 살바긴나라볘바303) 살바마호라가볘바304) 살바라샤사볘바305)
泮三百二薩皤緊那羅弊泮三百三薩皤摩護囉伽弊泮三百四薩皤囉刹莎弊泮三百五
살바마로려볘바306) 살바아마노려볘바307) 살바보다나볘바308)薩皤摩努曬弊泮三百六薩皤阿摩努曬弊泮三百七薩皤布單那弊泮三百八

살바가타보다나볘바309) 살바도란기뎨볘바310) 살바도스타비리가시뎨볘
薩皤迦吒布丹那弊泮三百九薩皤突蘭枳帝弊泮一切難過三百十薩皤突瑟吒畢哩乞史帝弊
바311) 살바지바리볘바312) 살바아바살마려볘바313)
泮一切難三百十一薩皤什皤梨弊泮一切瘧壯熱三百十二薩皤阿波薩麽▼(口+黎)弊泮一切外道出三百 살바사라바나볘바314) 살바디리티계볘바315) 살보다바뎨볘바316)十三薩婆奢羅皤拏弊泮三百十四薩嚩底▼(口+栗)恥雞弊泮三百十五薩菩怛波提弊泮一切鬼 살바미댜 ­ 라서차려볘바317) 자야가라마도가라318)惡三百十六薩皤微地也囉誓遮黎弊泮一切持咒博士等三百十七闍耶羯囉摩度羯囉三百十 살바라타사타계볘바319) 미댜 ­ 차리예볘바320) 자도라남八薩婆囉他娑陀雞弊泮一切物咒博士三百十九微地也遮唎曳弊泮三百二十者咄囉南
바기니볘바321) 바저라구마리가볘바322) 바저라구람
薄祁儞弊泮四姊妹神女三百二十一跋折囉俱摩唎迦弊泮金剛童子三百二十二跋折囉俱藍
타리반바323) 미댜 ­ 라 자볘바324) 마하바라등자리볘바325)
陀利弊泮三百二十三微地也囉引闍弊泮咒王等三百二十四摩訶鉢囉登耆▼(口+麗)弊泮三百二十 바저라상갈라 야바326) 바라등기라라 자 야바327)五跋折囉商羯囉引夜泮金剛連鎖三百二十六鉢囉登祁囉囉引闍引耶泮三百二十七

마하가라야바328) 마하마다리 가나야바329) 나모스가리 다
摩訶揭囉耶泮大黑天神三百二十八摩訶摩怛哩二合伽拏耶泮鬼衆三百二十九娜牟塞揭哩二合多
야바330) 비슬나미예바331) 바라훔마니예바332) 아기니
耶泮三百三十毘瑟拏尾曳泮毘紐天子三百三十一皤囉▼(合+牛)摩尼曳泮梵王三百三十二阿祁尼
예바333) 마하가리예바334) 가라다다예바335)
曳泮火天三百三十三摩訶迦哩曳泮大黑天女三百三十四迦囉檀特曳泮大鬼帥黑奧神三百三十五
예니리예바336) 차문지예바337) 노다리예바338) 가라
翳泥哩曳泮帝釋三百三十六遮文遲曳泮怒神三百三十七嘮怛哩曳泮瞋怒神三百三十八迦囉
다리예바339) 가바려예바340) 아디모기다가시마사나바싣니예바341)
引怛哩曳泮三百三十九迦波▼(口+黎)曳泮三百四十阿地目▼(扌+只)多迦尸麽舍那皤悉儞曳泮三百 예기자나사다사다바342) 도스타짇다343) 노특라짇四十一曳髻者那薩怛薩怛皤若有衆生三百四十二突瑟吒質多惡心鬼三百四十三澇持囉質
다344) 오자하라345) 가바하라346) 노디라하라347)
多三百四十四烏闍訶囉食精氣鬼三百四十五揭婆訶囉食胎藏鬼三百四十六嘮地囉訶囉食血鬼三百四十七

망사하라348) 마사하라349) 사다하라350) 시미다
芒娑訶囉食肉鬼三百四十八摩社訶囉食産鬼三百四十九社多訶囉三百五十視微多
하라351) 바략야하라352) 건타하라353) 보스바하
訶囉食壽命鬼三百五十一皤略耶訶囉食祭鬼三百五十二健陀訶囉食香鬼三百五十三布瑟波訶
라354) 바라하라355) 사사하라356) 바바짇다
囉食花鬼三百五十四破囉訶囉食五果子鬼三百五十五薩寫訶囉食五穀種子鬼三百五十六波波質多
도스타 짇다357) 로타라짇다358) 다라짇다약샤가라하359)
突瑟吒知諫反質多惡心鬼三百五十七嘮陀羅質多嗔心鬼三百五十八陀囉質多藥叉揭囉訶
라샤사가라하360) 볘려다아라하비사차아라하361) 보다가라
三百五十九囉刹娑揭囉訶三百六十閉曬多揭囉訶毘舍遮揭囉訶三百六十一部多揭囉
하362) 구반다아라하363) 스건타아라하364) 오다라타아라하365)
訶神衆三百六十二鳩槃茶揭囉訶三百六十三塞健陀揭囉訶三百六十四烏怛摩陀揭囉訶
차야아라하366) 아바사마라아라하367) 타
三百六十五車夜揭囉訶影鬼三百六十六阿波娑摩囉揭囉訶羊嗔鬼鬼如野狐三百六十七侘坼阿反上長平呼

가다기니가라하368) 리바디가라하369) 자미가
迦茶祁尼揭囉訶魅鬼魅女鬼三百六十八▼(口+梨)婆底揭囉訶如狗惱小鬼三百六十九闍弭迦
가라하370) 사구니가라하371) 만다라난뎨가아라하372)
揭囉訶如烏鬼三百七十舍俱尼揭囉訶如馬三百七十一漫怛囉難提迦揭囉訶如貓兒三百七十二
아람바아라하373) 라노건도바니아라하374) 지 바라 예
阿藍皤揭囉訶如蛇三百七十三訶奴建度波尼揭囉訶如雞三百七十四什入音皤囉壯熱瘧鬼翳
가혜가 덕볘디가375) 뎨리뎨약가 저도리타가376)
迦醯迦一日一發德吠底迦二日一發三百七十五帝哩帝藥迦三日一發折咄▼(口+栗)他迦四日一發三百 니디야지바라377) 비사마지바라378) 바디가 배디七十六眤底夜什皤囉常壯熱鬼三百七十七毘沙摩什皤囉壯熱三百七十八皤底迦風病鬼背底
가379) 실례스미가 380) 사니바디가381) 사바지바라382)
迦黃病鬼三百七十九室禮瑟彌迦痰飮三百八十娑儞波底迦痢病三百八十一薩皤什皤囉一切壯 실로아라디383) 아라다바뎨384) 아가사로검385)熱三百八十二室嚕喝囉底頭痛三百八十三阿羅陀皤帝半頭痛三百八十四阿乞史嚧劍飢不食鬼
모카로감386) 가리도로감387) 가라하슈람388)
三百八十五目佉嚧鉗口痛三百八十六羯唎突嚧鉗愁鬼三百八十七羯囉訶輸藍咽喉痛三百八十八

가나슈람389) 단다슈람390) 길리타야슈람391) 마마
羯拏輸藍耳痛三百八十九檀多輸藍齒痛三百九十頡哩馱耶輸藍心痛三百九十一末摩
슈람392) 바라시바슈람393) 배리스타슈람394) 오타라
輸藍盧鉗反三百九十二跋囉▼(口+室)婆輸藍肋痛三百九十三背哩瑟吒輸藍背痛三百九十四烏馱囉
슈람395) 단지슈람396) 바싣뎨슈람397) 오 로슈람398)
輸藍盧鉗反腹痛三百九十五羶知輸藍腰痛三百九十六跛悉帝輸藍裸骨痛三百九十七鄔上嚧輸藍
상가슈람399) 아사다슈람400) 바다슈람401) 안가바
腿髀痛三百九十八常伽輸藍腕痛三百九十九喝薩多輸藍手痛四百波陀輸藍脚痛四百一頞伽鉢
라등슈람402) 보다볘다다403) 다기 니404) 스바라타도
囉登輸藍四支節痛四百二部多吠怛茶起尸鬼四百三茶枳呼哽反上尼魅鬼四百四什皤囉陀突
로건추405) 기디 바로다406) 볘사라바로하 릉 가407) 슈
盧建紐四百五吉知蜘蛛婆路多丁瘡四百六吠薩囉波嚕訶侵淫瘡凌里孕反伽赤瘡四百七輸
사다 라사나가라비사슈가408) 아기니 오타가 마라볘라건다라409)
沙多引囉娑那迦囉毘沙喩迦上坎四百八阿祁尼火烏陀迦水摩囉吠囉建多囉四百九

아가라미리410) 다리보가디리라타비실지가411) 사라바412)
阿迦囉蜜▼(口+栗)二合駐橫死四百十怛▼(口+麗)部迦地哩囉吒毘失脂迦蝎四百十一薩囉波蛇四百十 나구라1) 싱 가414) 뱌 ­ 가라415) 닥 ­ 사416)二那俱囉虎狼四百十三僧思孕反伽師子四百十四吠也揭囉大虫四百十五怛乞叉豬熊四百十六
다락 ­ 사마라 시바뎨삼417) 살비삼살비삼418) 싣달다바
怛囉乞叉末囉馬熊視皤帝衫此等四百十七薩毘衫薩毘衫一切此說者四百十八悉怛多鉢
다라419) 마하바저로420) 스니삼마하바라등기람421) 야
怛囉花蓋四百十九摩訶跋折嚕大金剛藏四百二十瑟尼衫摩訶鉢囉登祁藍四百二十一夜
바수타사수사나422) 편다려나비 디야반타가로미423)
婆埵陀舍喩社那乃至十二由旬成界地四百二十二便怛曬拏毘入聲地夜畔馱迦嚧彌云我大明咒 뎨수반타가 로미424) 바라미댜十二由旬結界禁縛莫入四百二十三帝殊畔陀迦居那反嚧彌佛頂光聚縛結不得入界四百二十四波囉微地
반타가로미425) 다디타426) 옴427)也途迦反畔陀迦嚧彌能縛一切惡神鬼四百二十五怛地他卽說咒曰四百二十六唵四百二十七

아나례비사뎨428) 비라429) 바저라430) 아리반타431) 비타니432)
阿那㘑毘舍提四百二十八鞞囉四百二十九跋折囉四百三十阿唎畔陀四百三十一毘陀儞四百三十二
바저라바니바433) 호훔434) 도로훔435) 사바하436) 옴훔437)
跋折囉波尼泮四百三十三呼吽四百三十四咄嚕吽三合四百三十五莎皤訶四百三十六唵吽四百 비로뎨438) 사바하439)三十七毘嚕提四百三十八莎皤訶四百三十九

위의 주문은 모두 439구(句)이다.

“아난아, 이 내 정수리의 광명 덩어리 실달다반달라(悉達多般怛羅) 비밀게송[祕密伽陀]의 미묘한 장구(章句)는 시방의 일체 부처님들을 출생시키느니라.
시방 여래께서는 이 주문의 비밀심인[呪心]으로 더없이 높고 바르고 두루 아는 깨달음[無上正遍知覺]을 성취하시며, 시방 여래께서는 이 주문의 비밀심인(祕密心印)을 잡고 모든 마군을 항복시켜서 온갖 외도를 제압하시며, 시방 여래께서는 이 주문의 비밀심인을 타고 보배연꽃에 앉으셔서 티끌처럼 많은 국토에 응하시느니라.
시방 여래께서는 이 주문의 비밀심인을 머금어 티끌처럼 많은 국토에서 큰 법륜(法輪)을 굴리시며, 시방 여래께서는 이 주문의 비밀심인을 지니시어 능히 시방세계에서 정수리를 만져 수기를 내리시니, 자기 과위(果位)를 아직 성취하지 못한 행자는 시방 어디에서나 부처님의 수기를 받느니라. 시방 여래께서는 이 주문의 비밀심인을 의지하여 시방(十方)에서 온갖 괴로움을 뽑아 건져주시니라.

이른 바 지옥의 괴로움, 아귀의 괴로움, 축생의 괴로움, 눈 먼 괴로움, 귀 먹은 괴로움, 벙어리의 괴로움, 원망하고 미워하는 사람끼리 서로 만나는 괴로움, 사랑하는 사람끼리 서로 헤어지는 괴로움, 아무리 원해도 얻지 못하는 괴로움, 다섯 쌓임이 치성한 괴로움, 크고 작은 횡액의 괴로움들을 동시에 해탈하며, 도적의 난리, 군사의 난리, 왕 법의 난리, 감옥의 난리와,바람의 재난, 불의 재난, 물의 재난과, 흉년들어 굶주리고 가뭄에 목마른 괴로움과 가난에 시달리는 괴로움들이 생각대로 소멸하느니라.
시방 여래께서는 이 주문의 비밀심인을 따라 시방에서 선지식(善知識)을 섬기며, 다니거나 머물거나 앉거나 누울 때도 마음대로 공양하시므로,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여래께서는 모임 가운데서 큰 법왕자로 추천하시며, 시방 여래께서는 이 주문의 비밀심인을 행하시어 친한 이와 인연 있는 이를 거둬들이며, 소승들이 비밀법장[祕密藏]을 듣고도 놀라거나 두려움이 생기지 않게 하시며, 시방 여래께서는 이 주문의 비밀심인을 외우시어 더없이 높은 깨달음을 성취하시고 보리수에 앉으셔서 대열반에 드시느니라.
시방 여래께서는 이 주문의 비밀심인을 전하여 열반하신 뒤에 불법 일을 부탁하시어 끝까지 머물러 유지되게 하시고, 계율을 엄하고 깨끗이 하여 다 청정케 하시느니라.

만일 내가 이 부처님정수리의 광명덩어리 반달라주(般怛羅呪)의 공덕을 설한다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음성을 연이어 자구(字句)를 중간에 겹치지 않고,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겁을 지낼지라도 끝내 다 설할 수 없느니라.
또 이 주문의 이름을 여래정(如來頂)이라고도 한다. 너희들 유학이 아직 윤회를 다 벗어나지 못하고 발심해서 지성으로 아라한이 되려고 하면서, 이 주문을 외우지 않고 도량에 앉아서 몸과 마음이 온갖 마군의 장애에서 벗어나려는 것은 옳지 않느니라.

아난아, 만일 모든 세계의 여러 국토에 있는 중생들이 그 나라에서 나는 자작나무 껍질[樺皮]이나 패엽(貝葉)이나 종이나 흰 천[白疊]에 이 주문을 쓰고 베껴서 향주머니에 넣어 두거나, 이 사람의 마음이 어두워서 외울 수 없을 경우, 몸에 지니고 다니거나 집안에 써둔다면,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의 일생 동안에는 온갖 독이 해칠 수 없느니라.

아난아, 나는 이제 너를 위해서 다시 또 이 주문으로 세상을 구호하여 두려움이 없는 큰 법을 얻고, 중생에게 출세간의 지혜를 성취시키는 공덕을 말하리라.
만일 내가 열반한 뒤에 말세중생이 자신이 외우면서 남에게 외우게 한다면,마땅히 알라. 이와 같이 외어서 지니는 중생은 불이 태울 수 없고 물이 빠트릴 수 없고 코고 작은 독이 해칠 수 없으며, 이와 같이 용과 하늘과 귀신과 정령의 토지 신[精祇]과 악마의 도깨비[魔魅]들이 가지고 있는 나쁜 주문까지도 다 범접할 수 없느니라.
또 이 주문은 마음에 삼매를 얻게 하므로, 일체의 저주[呪詛]와 양밥의 독벌레[厭蠱]와 독약(毒藥)과 금독(金毒)과 은독(銀毒)이며, 풀, 나무, 벌레, 뱀 등 만물의 독기(毒氣)들이 이 사람의 입에 들어가면 감로(甘露)의 맛으로 변하느니라
일체의 나쁜 별과 온갖 귀신들과 마음속에 독을 품은 사람일지라도, 이와 같이 주문을 지닌 사람에게는 악을 일으킬 수 없으며, 빈나(頻那)와 야가(夜迦)의 온갖 귀신 왕과 그 권속들은 모두 이 주문에 깊은 은혜를 입고 항상 더욱 수호하느니라.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주문에는 항상 팔만사천나유타항하사구지(八萬四千那由他恒河沙俱胝)의 금강장왕보살(金剛藏王菩薩) 종족이 있어서, 그 들 낱낱이 권속으로 거느린 금강신중들이 밤낮으로 따라다니면서 모시느니라.
가령 어떤 중생이 마음이 산란하여 삼마지(三摩地)에 들지 못하고 마음으로 생각하여 입으로 외울지라도, 이 금강왕(金剛王)들은 언제나 저 선남자들을 따라다니는데, 더욱이 어찌 보리의 마음을 결정한 사람이겠느냐. 금강보살장왕(金剛菩薩藏王)들이 정교한 마음으로 가만히 빠르게 저 결정한 사람의 신비한 식[神識]을 일깨우면, 이 사람은 즉시 마음에 팔만사천항하사겁(八萬四千恒河沙劫)의 일을 기억하여 두루 분명히 알고 아무 의혹이 없게 되느니라.
주문을 시작한 제일 겁으로부터 최후의 몸[後身]을 받을 때까지 태어날 때마다 약차(藥叉)와 나찰(羅刹)과 부단나(富單那)와 가타부단나(迦吒富單那)와 구반다(鳩槃茶)와 비사차(毘舍遮)들과 모든 아귀(餓鬼)와 형상이 있는 것과 형상이 없는 것과 생각이 있는 것과 생각이 없는 것 등 이와 같은 나쁜 곳에 태어나는 일이 없느니라.
이 선남자가 읽거나 외우거나 쓰거나 베끼거나 휴대하거나 갈무리하거나 여러 가지 색(色)으로 공양하면, 태어나는 겁(劫)마다 가난하고 헐벗고 낮고 천해서 좋아할 수 없는 곳에 태어나지 않느니라.

이 모든 중생이 비록 그 자신이 복을 짓지 못했을지라도,시방 여래께서 지니신 공덕을 다 이 사람에게 주시니, 이 공덕으로 항하사 아승기 불가설 불가설 겁 동안 항상 모든 부처님과 한 곳에 같이 태어나게 되며, 이 한량없는 공덕으로 여럿이 함께 나서 자라는 악차(惡叉)열매 덩어리처럼 같은 곳에서 수행하며 영원히 헤어지는 일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이 주문은 파계(破戒)한 사람에게는 계의 근본을 청정케 하고, 계를 얻지 못한 사람에게는 계를 얻게 하며, 정진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정진하게 하고, 지혜 없는 사람에게는 지혜를 얻게 하며, 청정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빨리 청정한 몸을 얻게 하고, 재계(齋戒)를 지니지 못한 사람에게는 스스로 재계를 지니게 하느니라.

아난아, 이 선남자가 이 주문을 지닐 때에는, 가령 주문을 수지하기 전에 금계(禁戒)를 범했을지라도, 주문을 지닌 뒤에는 온갖 파계 죄는 가볍고 무거움을 가리지 않고 일시에 소멸하며, 비록 술을 마시고 오신채(五辛菜) 등 가지가지 부정(不淨)한 음식을 먹고 지냈을지라도, 일체 모든 부처님과 보살과 금강과 하늘과 신선과 귀신(鬼神)들은 그것을 잘못으로 여기지 않는다. 또 가령 터지고 헤진 부정한 옷을 입었을지라도, 한 번 행하고 한 번 머무는 모습이 모두 한결같이 청정하며, 또 비록 단을 만들지 않고 도량에 들어가지 않고 도를 행하지 않을지라도, 이 주문을 지니고 외우면 단에 들어가서 도를 행한 공덕과 전혀 다르지 않느니라.
가령 무간지옥(無間地獄)에 떨어질 5역중죄(逆重罪)를 지었거나 모든 비구 비구니의 4바라이죄[四棄]와 8바라이죄[八棄]를 범했을지라도, 이 주문을 외우고 나면 이러한 무거운 업도 사나운 바람이 모래더미를 불어 흩어버리듯 모두 다 사라져서 털끝만큼도 남기지 않느니라.

아난아, 가령 어떤 중생이 헤아릴 수 없는 오랜 겁의 일체 가볍고 무거운 죄와 업장을 지난 세상에 참회하지 못했을지라도, 만일 이 주문을 읽고 외우고 쓰고 베껴서 몸에 지니고 다니거나, 혹은 살고 있는 전원주택이나 정원관사에 모신다면, 이와 같이 쌓인 업장은 끓는 물에 눈 녹듯 사라져서 오래지 않아 모두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으리라.

또 아난아, 가령 어떤 여인이 아들과 딸을 낳지 못하여 아기 베기를 원하여,만일 지극한 마음으로 이 주문을 간절히 생각하며 염송(念誦)하거나 혹은 이 실달다반달라(悉怛多般怛羅)를 몸에 지니고 다닌다면, 곧바로 복덕과 지혜를 갖춘 아들과 딸이 태어나느니라. 장수[長命]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빠르게 장수를 얻고, 과보(果報)를 구하여 빨리 원만하게 이뤄지기를 바라는 사람은 빠르게 원만함을 얻으며, 몸[身]과 생명[命]의 건강[色]과 힘[力]을 원하는 경우도 이와 마찬가지니라. 죽은 뒤에 소원을 따라 시방국토에 태어날 때에도, 결코 변두리의 천박한 종족으로 태어나지 않을 텐데, 더욱이 어찌 잡된 형상을 받겠느냐.

가령 모든 국토의 큰 고을과 작은 고을과 촌락에서 흉년이 들고 전염병이 돌고, 혹은 군사의 난리와 도적난리가 일어나고 투쟁이 벌어지거나, 그 외에 일체 재난이 발생한 곳일지라도, 이 신비한 주문을 베껴서 성의 네 문에 붙이든지, 공양하는 곳[支提]에 모시든지, 혹은 깃대[脫闍]에 달아 올려서, 그 국토 중생들에게 이 주문을 받들어 맞이하게 하고 예배 공경하여 일심으로 공양케 하고, 그 백성들이 각기 몸에 차기도 하고 혹은 각기 살고 있는 집에 모시게 한다면, 일체 재앙[災厄]이 모두 다 소멸하느니라.

아난아, 가는 곳곳마다 그 국토 중생들이 이 주문을 따라 행하면, 하늘과 용들이 기뻐하니, 바람과 비가 때에 맞춰 순조로워지고 다섯 가지 곡식이 풍성하게 넘치고, 만 백성은 즐겁고 편안하게 지내느니라. 뿐만 아니라 일체 나쁜 별들이 곳을 따라 나타내는 괴변(怪變)을 진압하여, 재앙의 장애가 일어나지 않으니, 사람들은 횡액이나 요절[橫夭]을 당하는 일이 없고, 칼과 고랑으로 그 몸을 묶는 일도 없고, 밤과 낮이 편안하여 잠잘 때도 나쁜 꿈이 없느니라.

아난아, 이 사바세계에는 재앙의 괴변을 일으키는 8만 4천의 나쁜 별들이 있으니, 그 가운데 스물여덟 개의 나쁜 별들이 우두머리며, 또 그 가운데 여덟 개의 나쁜 별이 최고 으뜸이니라. 이 별들이 가지가지 형상을 지어 세상에 나타날 때는, 중생들에게 가지가지 재앙과 이변을 일으키고 있으나, 이 주문이 있는 땅에서는 모두 다 소멸되며,12유순(由旬)의 도량 경계가 정해진 땅[結界地]에는 온갖 나쁜 재앙이 영원히 들어갈 수 없느니라.

그러므로 여래가 이 주문을 선양하여 보이는 까닭은, 미래세상에서 처음 배우는 모든 수행자들을 보호하여, 수행자들이 삼마지(三摩地)에 들어가서 몸과 마음이 태연하여 크게 안온한 경지를 얻고, 더 이상 일체 온갖 마군과 귀신과 시작 없는 오랜 겁 동안 맺어 온 원한의 횡액과 지난 세상의 재앙과 옛 업의 묵은 빚이 부딪쳐 서로 괴롭히고 해치는 일이 없게 하려는 것이니라.
너와 대중 가운데 유학(有學)들과 미래 세상의 모든 수행자들이 내가 설한 도량설치 법[壇場]에 의지하여, 법대로 계를 지니고 청정한 전계사(傳戒師)를 만나서 이 주문의 비밀심인(祕密心印)을 지닌다면, 의심하고 후회하는 일이 생기지 않으리라. 그러고도 이 선남자가 부모에게 받은 몸으로 마음을 통달하지 못한다면, 시방 여래의 말씀은 곧바로 허망한 말[妄語]이 되리라.”

부처님께서 이 설법을 끝내시자, 법회의 한량없는 백 천의 금강들이 일시에 부처님 앞에 합장하여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의 말씀대로 저희들은 당연히 성심으로 이와 같이 보리를 닦는 사람들을 보호하겠습니다.”

이때 범천왕(梵天王)과 제석천왕(帝釋天王)과 사천왕들도 부처님 앞에 동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은 마땅히 이와 같이 닦고 배우는 좋은 사람들을 잘 살펴서 마땅히 온 마음을 기울여 지성으로 보호하여 일생 동안 닦는 일이 원대로 이뤄지게 하겠습니다.”

또 한량없는 약차대장(藥叉大將)과 나찰왕(羅刹王)과 부단나왕(富單那王)과 구반다왕(鳩槃茶王)과 비사차왕(毘舍遮王)과 빈나(頻那)와 야가(夜迦)와 큰 귀신왕[大鬼神王]들과 귀신 장수들도 부처님 앞에 합장하여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아뢰었다.
“저희들도 서원을 세워서 이러한 사람들을 보호하여 보리의 마음이 빨리 원만하게 이뤄지도록 하겠습니다.”

또 한량없는 일월천자(日月天子)와 풍사(風師)와 우사(雨師)와 운사(雲師)와 뇌사(雷師)와 아울러 전백(電伯) 등과 연세순관(年歲巡官)을 맡은 모든 별의 권속들도 법회 가운데서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도 이러한 수행자들을 보호하여 도량을 안전하게 세우는데 두려운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또 한량없는 산신(山神)들과 해신(海神)들과 일체 토지신(土地神)들과 물과 육지와 허공에 다니는 만물의 정기(精祇)들과 풍신왕(風神王)과 무색계천(無色界天)들이 여래 앞에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도 이러한 수행자들을 보호하여 보리를 성취할 때까지 영원히 마군의 장애가 없도록 하겠습니다.”

이때 법회에 있는 8만 4천 나유타항하사구지금강장왕보살(那由他恒河沙俱胝金剛藏王菩薩)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닦은 공덕은 오래 전에 보리를 성취할 수 있었지만 열반에 들지 않고, 항상 이 주문을 따라 다니면서 말세의 삼마제(三摩提)를 닦는 바른 수행자를 구호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렇게 마음을 닦아서 삼매[正定]를 얻으려는 사람들이 가령 도량(道場)에 있거나 나다니거나 심지어 마음이 흩어져 촌락에서 놀지라도, 저희들 무리는 항상 따라다니면서 이 사람을 모시고 지킬 것입니다. 비록 마왕이나 대자재천(大自在天)이 방편을 찾아 해치려고 할지라도 끝내 찾을 수 없도록 할 것이며, 온갖 작은 귀신들 가운데 발심하여 즐겁게 선정을 닦는 자를 제외한 그 나머지는 이 뛰어난 사람들과 10유순(由旬) 밖에 있도록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러한 악마(惡魔)와 악마의 권속들이 이 훌륭한 사람을 침범하여 흔들려고 한다면, 저희들은 보배의 금강저(金剛杵)로 그 머리를 쳐 부셔서 가루[微塵]처럼 만들고 항상 이 사람이 닦는 일이 원대로 이뤄지게 하겠습니다.”

아난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이 우둔해서 많이 듣고 아는 지식만을 좋아하여 온갖 번뇌의 마음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가, 이제 부처님의 자비로운 가르침을 받들어 바르게 닦는 길을 알게 되니, 몸과 마음이 시원하게 큰 이익을 얻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부처님의 삼마제(三摩提)를 닦고 증득하여열반에 이르기 전까지 그 사이 어떤 것을 이름하여 간혜지(乾慧地)와 44심(心)이라고 하며, 어느 정도 차례로 닦아야만 수행자란 명목을 얻겠습니까. 또 어느 곳[方所]까지 나아가야 지(地) 가운데 들어갔다고 하며, 어떤 경지를 등각보살(等覺菩薩)이라고 합니까.”
이렇게 말하고 나서 아난은 온몸을 땅에 엎드려 대중과 함께 일심으로 부처님의 자비한 말씀을 기다리면서 눈을 바로 뜨고 집중하여 부처님을 우러러 보았다.

이때 세존께서 아난을 칭찬하시며 말씀하셨다.
“참으로 좋은 질문이다. 너희들은 널리 지금의 대중과 말세에 삼마제를 닦아 대승을 구할 일체중생을 위하여, 범부에서 대열반에 이를 때까지 미리 더 없는 바른 수행의 길을 보여 달라고 하니, 너희들은 이제 자세히 들어라. 너희들을 위하여 설하리라.”
아난과 대중은 마음을 비우고 합장하여 묵묵히 가르침을 받들고자 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묘한 성품은 원만하게 밝아서 온갖 이름과 모양을 떠났음으로 본래 세계와 중생이 없으나, 허망으로 인하여 생겨남[生]이 있고 생겨남으로 인하여 사라짐[滅]이 있으니, 생겨남과 사라짐을 허망이라 하며, 허망이 사라진 것을 진실이라고 한다. 이를 여래의 무상보리(無上菩提)와 대열반의 둘이 서로 의지하여 구르는 법[二轉依號]이라고 하느니라.
아난아, 네가 이제 진실한 삼마제를 닦아서 바로 여래의 대열반을 향하여 나아가고자 한다면, 먼저 마땅히 이 중생과 세계의 두 가지 뒤바뀐 원인을 알아야 한다. 뒤바뀜이 생기지 않으면 이것이 여래의 진실한 삼마제니라.

아난아, 중생의 뒤바뀜이란 무엇이겠느냐. 아난아, 성품이 밝은 마음은 성품의 밝음이 원만하기 때문에 밝음으로 인해서 성품이 일어나고 성품에서 허망한 보는 작용이 생기니, 끝까지 없는데서[畢竟無] 끝까지 존재하는 것[究竟有]이 이뤄졌느니라. 이 존재 자체[有; 能有, 煩惱]와 존재의 대상[所有; 業]은 원인 자체[因; 能因, 業]도 원인의 대상[所因; 煩惱]도 아니며, 머무는 자체[住; 能住, 業]와 머무는 대상[所住; 煩惱]의 모양도 전혀 근본이 없는데, 이 머묾이 없는 모양[無住]을 바탕으로 세계와 온갖 중생이 세워졌느니라.
본래의 원만한 밝음을 미혹하여 허망이 생겼으니,허망한 성질은 자체가 없으며 의지할 대상이 있지 않느니라. 오히려 진실을 회복하고자 하여 진실 하려고 해도, 이미 진실한 진여의 성품이 아닌데, 진실이 아닌 것으로 회복하기를 구하면 완전히 잘못된 모양을 이루느니라. 잘못된 생겨남과 잘못된 머무름과 잘못된 마음과 잘못된 법이 연달아 발생하고, 생기는 힘이 환하게 열려서 훈습하여 업을 이루어 같은 업을 서로 받고, 받는 업[感業]이 있음에 따라 서로 멸하고 서로 나니, 이로 인해서 중생의 뒤바뀜이 있느니라.

아난아, 세계의 뒤바뀜이란 무엇이겠느냐. 이 존재 자체[有]와 존재의 대상[所有]으로 분단생사[分段; 分段生死]가 허망하게 생기니, 이로 인하여 계(界)가 세워졌느니라. 원인 자체[因]도 원인의 대상[所因]도 아니고, 머무는 자체[住]도 머무는 대상[所住]도 없어서, 옮기고 흘러 머물지 않으니, 이로 인하여 세(世)가 세워졌느니라. 이렇게 3세와 4방이 화합하고 서로 밟아서, 변화하는 중생이 열 두 종류가 되었느니라.
그러므로 세계는 움직임으로 인하여 소리가 있고 소리를 따라 물질[色]이 있으며, 물질을 따라 냄새[香]가 있고 냄새를 따라 감촉[觸]이 있으며, 감촉을 따라 맛[味]이 있고 맛을 따라 법(法)을 알면서 여섯 가지 어지러운 망상(妄想)이 업의 성질을 이루기 때문에 열두 종류로 나눠지니[十二區分], 이로 인하여 굴러다니느니라. 그래서 세간의 소리와 냄새와 맛과 감촉 등이 열둘의 변화를 다하면서 한 바탕 휘도느니라.
이 윤회하는 뒤바뀐 모양을 타서 구르기 때문에, 세계에는 알로 나는 중생과 태로 나는 중생과 습한데서 나는 중생과 변화하여 나는 중생과 색이 있는 중생과 색이 없는 중생과 생각이 있는 중생과 생각이 없는 중생과 색이 있지도 않는 중생과 색이 없지도 않는 중생과 생각이 있지도 않는 중생과 생각이 없지도 않는 중생이 있느니라.

아난아, 세계에서 허망한 생각을 따라 윤회[虛妄輪迴]하는 흔들림의 뒤바뀜이 있기 때문에, 기(氣)와 화합을 이룬 8만 4천의 무리가 날아다니거나 잠기기를 어지럽게 생각하느니라. 그러므로 알의 갈라람(羯邏藍)이 국토에 흐르고 굴러서, 고기와 새와 거북과 뱀의 종류가 가득 차느니라.

세계에서 잡된 오염을 따라 윤회[雜染輪迴]하는 애욕[欲]의 뒤바뀜이 있기 때문에, 불려 기르는 양분[滋]과 화합을 이룬 8만 4천의 무리가 기거나[橫] 서기를[竪] 어지럽게 생각하느니라.그러므로 태의 알포담(遏蒲曇)이 국토에 흐르고 굴러서, 사람과 축생과 용과 신선의 종류가 가득 차느니라.

세계에서 집착을 따라 윤회[執着輪迴]하는 향하여 나감의 뒤바뀜이 있기 때문에, 따뜻함과 화합을 이룬 8만 4천의 무리가 뒤집히고 엎어지기를 어지럽게 생각하느니라. 그러므로 축축한 모양의 폐시(蔽尸)가 국토에 흐르고 굴러서, 우물거리고 쭈물거리고 꿈틀거리고 움직거리는 종류가 가득 차느니라.

세계에서 변하여 바뀜을 따라 윤회[變易輪迴]하는 거짓의 뒤바뀜이 있기 때문에, 촉감과 화합을 이룬 8만 4천의 무리가 묵은 것을 새 것으로 바꾸기를 어지럽게 생각하느니라. 그러기 때문에 변화하는 모양의 갈남(羯南)이 국토에 흐르고 굴러서, 허물을 벗고 날아다니는 종류가 가득 차느니라.

세계에서 막힘과 걸림을 따라 윤회[留礙輪迴]하는 장애[障]의 뒤바뀜이 있기 때문에, 밝음[著]과 화합을 이룬 8만 4천의 무리가 정밀하게 비추기를 어지럽게 생각하느니라. 그러므로 색이 있는 모양의 갈남(羯南)이 국토에 흐르고 굴러서, 길한 별[休]과 흉한 별[咎]과 정기가 밝은 종류가 가득 차느니라.

세계에서 스러져 흩어짐을 따라 윤회[消散輪迴]하는 미혹[惑]의 뒤바뀜이 있기 때문에, 어둠과 화합을 이룬 8만 4천의 무리가 어둠 속에 숨기를 어지럽게 생각하느니라. 그러기 때문에 색이 없는 갈남(羯南)이 국토에 흐르고 굴러서, 허공에 흩어지고 스러져 잠기는 종류가 가득 차느니라.

세계에서 형체 없는 그림자를 따라 윤회[罔象輪迴]하는 그림자의 뒤바뀜이 있기 때문에, 기억[憶]과 화합을 이룬 8만 4천의 무리가 속으로 몰래 맺기를 어지럽게 생각하느니라. 그러므로 생각이 있는 모양의 갈남(羯南)이 국토에 흐르고 굴러서, 신(神)과 귀(鬼)와 정령(精靈)의 종류가 가득 차느니라.

세계에서 우둔함을 따라 윤회[愚鈍輪迴]하는 어리석음의 뒤바뀜이 있기 때문에,완고함과 화합을 이룬 8만 4천의 무리가 바싹 마르기를 어지럽게 생각하느니라. 그러므로 생각이 없는 갈남이 국토에 흐르고 굴러서, 정신(精神)이 화하여 흙과 나무와 쇠와 돌이 되는 종류가 가득 차느니라.

세계에서 서로 기댐을 따라 윤회[相待輪迴]하는 허위[僞]의 뒤바뀜이 있기 때문에, 오염[染]과 화합을 이룬 8만 4천의 무리가 서로 기대기를 어지럽게 생각하느니라. 그러기 때문에 색의 모양이 있지 않으면서 색을 이룬 갈남(羯南)이 국토에 흐르고 굴러서, 온갖 해파리 등이 새우의 눈을 빌리는 종류가 가득 차느니라.

세계에서 서로 이끌어 들임을 따라 윤회[相引輪迴]하는 성질[性]의 뒤바뀜이 있기 때문에, 주술(呪術)과 화합을 이룬 8만 4천의 무리가 불러들이기를 어지럽게 생각하느니라. 그러기 때문에 색상이 없지 않으면서 색이 없는 갈남이 국토에 흐르고 굴러서, 저주(詛呪)와 양밥[厭生]으로 남을 해치는 종류가 가득 차느니라.

세계에서 거짓과 어울림을 따라 윤회[合妄輪迴]하는 속임수의 뒤바뀜이 있기 때문에, 다른 성질과 화합을 이룬 8만 4천의 무리가 돌려 짜 맞추기를 어지럽게 생각하느니라. 그러기 때문에 생각의 모양이 있지 않으면서 생각을 이룬 갈남(羯南)이 국토에 흐르고 굴러서, 저 나나니벌처럼 다른 성질을 서로 이루는 종류가 가득 차느니라.
세계에서 원한의 해침을 따라 윤회[寃害輪迴]하는 죽임의 뒤바뀜이 있기 때문에, 괴이한 성질과 화합을 이룬 8만 4천의 무리가 부모를 잡아먹는 것으로 생각하느니라. 그러므로 생각의 모양이 없지 않으면서 생각이 없는 갈남이 국토에 흐르고 굴러서, 흙덩이를 품고 자식을 만드는 토효(土梟)와 독 나무의 열매를 품고 자식을 만드는 파경조(破鏡鳥)처럼 자식이 자라서 부모를 잡아먹는 종류가 가득 차느니라.
이것을 12류 중생이라고 하느니라.

“아난아, 이러한 중생은 낱낱 종류 가운데 각각 열두 가지 뒤바뀜을 갖췄으니, 마치 눈을 눌렀을 때 어지러운 꽃이 발생하는 것과 같다. 미묘하고 원만하고 진실하고 청정하고 밝은 마음이 뒤바뀌어 이와 같이 허망한 어지러운 생각을 갖춘 것이니라.
네가 이제 부처님의 삼마제(三摩提)를 닦아서 증득하려면, 이 근본 원인이 되는 원래의 어지러운 생각에, 세 가지 차례로 닦는 방편[三漸次]을 세워야만 비로소 없앨 수 있느니라.
그릇 속에서 독한 꿀을 제거하려면 끓는 물과 재 섞인 향료로 그릇을 씻어내야만 감로(甘露)를 담을 수 있는 것과 같다.
세 가지 점차(漸次)란 무엇이겠느냐. 첫째는 수습(修習)으로서 그 돕는 원인을 제거하는 행이고, 둘째는 진실한 수행으로서 근본 성품[正性]을 뽑아내는 행이며, 셋째는 증진하는 법으로서 현재의 업을 어기는 행이니라.

무엇을 돕는 원인이라고 하겠느냐. 아난아, 이러한 세계의 12류 중생은 스스로 보전하지 못하고 네 가지 음식으로 살아간다. 이른 바 단식(段食)과 촉식(觸食)과 사식(思食)과 식식(識食)이다. 그러므로 부처님은 설하시기를 ‘일체중생은 다 음식을 의지하여 살아간다’고 하셨다.
아난아, 일체중생은 맛난 음식을 먹으면 살고, 독을 먹으면 죽는다. 그러므로 중생이 삼마제를 닦으려면 마땅히 세간의 다섯 가지 매운 채소[五種辛菜]를 끊어야 한다. 이 다섯 가지 매운 채소는 익혀서 먹으면 음욕을 일으키고 생으로 먹으면 노여움을 돋우느니라. 이렇게 매운 채소를 먹는 세상 사람이 비록 12부경(部經)을 잘 설할지라도, 하늘과 신선은 그 더러운 냄새를 싫어하여 다 버리고 멀리 떠나느니라. 또 매운 채소를 먹을 때는 굶주린 귀신[餓鬼]들이 그 입술을 핥음으로, 항상 귀신들과 더불어 사는 격이니, 복덕(福德)이 날로 소멸하여 영원히 이익이 없느니라.또 이 매운 채소를 먹는 사람이 삼마지(三摩地)를 닦을지라도, 보살과 하늘과 신선과 시방의 좋은 신들은 와서 수호하지 않으니, 힘센 마왕(魔王)이 그 방편을 얻고 부처님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면서 금계(禁戒)를 비방하여 헐고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婬怒癡]을 찬양하느니라. 이러한 사람은 죽은 뒤에 스스로 마왕의 귄속(眷屬)이 되었다가, 마의 복을 다 받고 나면 무간지옥(無間地獄)에 떨어지느니라.
아난아, 보리를 닦는 사람은 영원히 다섯 가지 매운 채소를 끊어야 한다. 이것이 첫째 증진수행의 차례[第一增進修行漸次]이니라.

무엇을 근본 성품[正性]이라고 하겠느냐. 아난아, 만일 중생이 삼마지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먼저 청정한 계율을 엄하게 지키면서, 영원히 음욕심(婬欲心)을 끊고 술과 고기를 먹지 않아야 하며, 음식을 불로 잘 익혀 조리해서 먹어야 하고, 날것으로 먹지 않아야 한다.
아난아, 수행자가 음욕과 살생을 끊지 않고 삼계(三界)를 뛰어넘으려는 것은 올바른 생각이 아니니, 마땅히 음욕을 잘 살펴서 독사처럼 여기고 원수처럼 보아야 한다. 먼저 성문(聲聞)의 4기(棄;波羅夷)와 8기(棄)를 잘 지켜서, 몸을 단속하여 흔들리지 않게 하고, 뒤에 보살의 청정한 율의(律儀)를 행하여 마음을 단속해서 일어나지 않게 하여라. 금계(禁戒)를 성취하면, 세상에 서로 태어나고 서로 죽이는 업이 영원히 없어지며, 도둑질과 겁탈을 행하지 않으면, 서로 허물을 짊어질 일이 없고, 세간에서 묵은 빚을 갚을 일도 없느니라.
이와 같이 청정한 사람이 삼마지를 닦으면, 부모에게 받은 육신으로 천안통(天眼通)을 구하지 않고도, 자연히 시방세계를 관찰하게 되며,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듣게 되며, 친히 거룩한 뜻을 받들어 큰 신통을 얻고, 시방세계를 마음대로 유행하며 지난 세상의 일[宿命]이 청정하니, 어려운 일이 없느니라. 이를 둘째 증진수행의 차례라고 하느니라.

무엇을 현재의 업이라고 하겠느냐. 아난아, 이렇게 청정하게 계율을 지키는 사람은 마음에 음욕을 탐내지 않으니, 바깥 여섯 경계[六塵]에 그다지 방탕하게 흐르지 않으며, 방탕하게 흐르지 않기 때문에 근원을 돌이켜 스스로 돌아가느니라. 경계[塵]를 이미 인연하지 않고 감관[根]이 짝할 상대가 없으며,흐름을 돌이켜 유일한 진실이 완전하여 여섯 작용이 행하지 않으므로, 시방국토가 밝고 맑아서, 유리 안에 밝은 달이 달린 것과 같으리라. 그러면 몸과 마음이 시원하고 미묘하고 원만하고 평등하여 매우 안온한 경지에 들어서, 일체여래의 원만하고 청정하고 미묘하고 비밀한 도리가 다 그 속에 나타나니, 이 사람은 곧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게 되며, 이로부터 차례로 닦는 가운데 곳에 따라 수행을 일으켜서 안전하게 성인의 자리에 들게 되느니라. 이를 셋째 증진수행의 차례라고 하느니라.

아난아, 이 선남자가 애욕이 말라서 감관과 경계가 짝을 맺지 않음으로 현재의 몸을 다하고 나서 더 이상 계속 태어나는 일이 없으며, 집착한 마음이 비고 밝아서 지혜가 순수하고, 지혜의 성품이 밝고 뚜렷하여 시방세계를 비추는 가운데, 애욕의 습기가 말라서 생긴 지혜를 간혜지(乾慧地)라고 한다. 이 지혜는 애욕의 습기가 처음 말랐을 뿐, 아직은 여래의 법이 흐르는 물과 닿지 않았느니라.
곧 이 마음으로 가운데[中; 乾慧觀心中]에서 가운데[中; 中道直觀]로 흘러 들어가면, 원만하고 미묘한 경지가 환하게 열려서, 진실하고 미묘하고 원만한 경계로부터 더욱 진실하고 미묘한 경계가 발생하여 미묘한 믿음이 영원히 머물러서, 일체의 망상이 남김없이 멸하여 다한 가운데, 중도가 순수하고 진실한 자리를 신심주(信心住)라고 한다.
진실한 믿음이 환하게 밝아서 일체를 원만하게 통달하여, 5음(陰)과 12처(處)와 18계(界)의 장애를 받지 않으며, 이와 같이 나아가 과거와 미래의 한량없는 겁 동안 몸을 버리고 몸을 받은 일체 습기가 다 앞에 나타나서, 이 선남자가 다 잘 기억하여 잃거나 잊지 않는 자리를 염심주(念心住)라고 한다.

미묘하고 원만한 경계가 순수하고 진실하여 진실한 정기가 변화를 일으켜, 시작 없는 겁의 습기가 하나로 통하여 정교하게 밝아서, 오직 정교한 밝음이 진실한 청정으로 향하여 나아가는 자리를 정진심(精進心)이라고 한다.
마음의 정진이 앞에 나타나서 순전히 지혜만 작용하는 자리를 혜심주(慧心住)라고 하며, 지혜의 밝음을 그대로 유지해서 두루 고요하고 맑은 가운데 고요하고 미묘함이 항상 엉기는 자리를 정심주(定心住)라고 하며, 선정의 빛이 밝음을 일으키고 밝은 성품이 깊이 들어가서 오직 나아가기만 하고 물러나지 않는 자리를 불퇴심(不退心)이라고 한다.
마음의 정진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여 잃지 않고 시방 여래의기분(氣分)과 어울려 닿는 자리를 호법심(護法心)이라고 한다.
깨달음의 밝음을 보호하여 유지하고 묘한 힘으로 부처님의 자비한 빛을 돌이켜서, 부처님을 향하여 편안히 머무는 능력이, 마치 두 거울의 광명이 마주하여 그 가운데 묘한 그림자가 겹겹이 서로 들어가는 것과 같은 자리를 회향심(迴向心)이라고 하느니라.
마음의 빛을 은밀히 회향하여 부처님의 변함없이 엉긴 더없이 묘한 맑음을 얻고 무위(無爲)의 경지에 편안히 머물러 잃지 않는 자리를 계심주(戒心住)라고 한다.
계(戒)에 자재하게 머물러 시방을 유행하면서 소원 따라 가는 자리를 원심주(願心住)라고 한다.

아난아, 이 선남자가 진실한 방편으로 이 열 가지 믿는 마음을 일으켜서 마음의 정기가 빛을 발하여 열 가지 작용을 밟아 들어가서 원만하게 한 마음이 된 자리를 발심주(發心住)라고 한다.
마음 가운데서 밝음을 일으킴이 마치 깨끗한 유리 안에 정교한 황금이 나타나듯, 앞의 묘한 마음으로 밟아서 경지[地]를 다져 성취한 자리를 치지주(治地住)라고 한다.
마음과 경지가 서로 통하여 알고 함께 명료해져서 시방을 자유롭게 다녀도 막히거나 걸림이 없는 자리를 수행주(修行住)라고 한다.
수행이 부처님과 동일하여 부처님의 기분(氣分)을 받음이 마치 중음신(中陰身)이 스스로 부모를 찾을 때처럼, 은밀한 신호[陰信]가 가만히 통하여 여래의 종성(種姓)에 들어가는 자리를 생귀주(生貴住)라고 한다.
이미 도의 태(胎)에 노닐며 직접 깨달음의 후사[覺胤]를 받듦이, 마치 태를 이미 이루고 사람의 모양을 모자람 없이 갖춘 것과 같은 자리를 방편구족주(方便具足住)라고 하며, 용모도 부처님 같고 마음상태도 부처님과 동일한 자리를 정심주(正心住)라고 하며, 몸과 마음을 함께 성취하여 날마다 더욱 자라나는 자리를 불퇴주(不退住)라고 하며, 열 가지 몸[十身]의 영묘한 모양을 일시에 다 갖춘 자리를 동진주(童眞住)라고 한다.
형상을 이루고 태에서 나와 친히 불자(佛子)가 된 자리를 법왕자주(法王子住)라고 하며, 성인(成人)을 표함이 마치 대왕이 나라의 일들을 태자에게 나눠 맡기려고 장성한 찰리왕세자(刹利王世子)를 위하여 관정식(灌頂式)을 행함과 같은 자리를 관정주(灌頂住)라고 하느니라.

아난아, 이 선남자가 불자(佛子)가 되고 나서 한량없는 여래의 묘한 덕을 원만하게 갖추고, 시방에 알맞게 순응하는 행을 환희행(歡喜行)이라 하며,능숙하게 일체중생의 이익을 잘 처리하는 행을 요익행(饒益行)이라 하며, 스스로 깨닫고 남을 깨우치면서 어기거나 거절함이 없는 행을 무진한행(無瞋恨行)이라고 한다.
종류마다 불법에 출생케 하여 미래가 다하도록 3세와 평등하고 시방을 통달한 행을 무진행(無盡行)이라 하며, 일체와 합동(合同)하여 가지가지 법문이 어긋나거나 잘못이 없는 행을 이치란행(離癡亂行)이라 하며, 같은 가운데 여러 다른 모양을 나타내고, 낱낱 다른 모양에서 각각 같은 모양을 보이는 행을 선현행(善現行)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시방허공에 이르기까지 미진(微塵)을 충분히 갖추고, 낱낱 티끌 가운데 시방세계를 나타내어, 티끌을 나타내고 세계를 나타내어도, 서로 막히거나 걸리지 않는 행을 무착행(無著行)이라 하며, 가지가지 앞에 나타나는 것마다 다 제일바라밀다(第一波羅蜜多)가 되는 행을 존중행(尊重行)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원만하고 융통하여 시방 모든 부처님의 법칙을 잘 성취하는 행을 선법행(善法行)이라 하며, 낱낱이 다 청정하여 샘의 번뇌가 없고, 한결같이 진실 무위하여 본래 그대로 작용하는 행을 진실행(眞實行)이라고 하느니라.

아난아, 이 선남자가 신통을 원만하게 갖추고 불사(佛事)를 성취하고 나서 순수하고 깨끗하고 정교하고 진실하여, 온갖 장애의 시름을 멀리 벗어나게 되어 당연히 중생을 제도하면서도, 제도하는 모양이 사라져 없는 가운데, 무위(無爲)의 마음을 돌려서 열반의 길로 향하는 자리를 구호일체중생이중생상회향[救護一切衆生離衆生相迴向]이라고 하며, 무너뜨릴 것을 무너뜨리고 온갖 벗어나야 할 것을 멀리 벗어난 자리를 불괴회향(不壞迴向)이라고 한다.
본래의 깨달음이 고요하여 깨달음이 부처님의 깨달음과 가지런한 자리를 등일체불회향(等一切佛迴向)이라고 하며, 정밀한 진실이 밝음을 일으켜서 지위[地]가 부처님과 같은 자리를 지일체처회향(至一切處迴向)이라 한다.
세계와 여래를 통하여 들어가서 걸림이 없는 자리를 무진공덕장회향[無盡功德藏迴向]이라고 하며, 부처님과 동등한 지위에 들어 지위 가운데 각각 청정한 수행원인[淸淨因]을 내고 그 원인[因]을 의지해서 빛을 발하여 열반의 길을 취하는 자리를 수순평등선근회향(隨順平等善根迴向)이라고 하며, 진실한 선근[眞根]을 이미 성취하고 나서 시방중생이 다 나의 본성임을 증득하고,중생의 성품을 원만하게 성취하여 중생을 잃지 않는 자리를 수순등관일체중생회향[隨順等觀一切衆生迴向]이라고 한다.
일체 법과 일치한 가운데 일체 모양을 벗어나서 일치함과 벗어남에도 집착이 없는 자리를 진여상회향(眞如相迴向)이라고 하며, 진실이 본래 여여한 경지에 들어 시방에 걸림이 없는 자리를 무박해탈회향(無縛解脫迴向)이라 하고, 성품의 공덕을 원만하게 성취하여 법계의 한량이 사라진 자리를 법계무량회향(法界無量迴向)이라고 하느니라.

아난아, 이 선남자가 청정한 41심(心)을 다하고 나면, 그 다음에 네 가지 미묘하고 원만한 가행(加行)을 성취하느니라. 곧 부처님의 깨달음을 자기 마음으로 삼았으나, 그 깨달음의 경지가 나올 듯하면서도 아직 나오지 않음이, 마치 나무를 비벼 불을 피울 때 그 나무에 불이 붙으려는 상태를 난지(煖地)라고 한다.
또 자기의 마음으로 부처님이 밟은 경지를 성취하였으나, 의지한 듯하면서도 의지하지 못함이, 마치 높은 산에 올라갔을 때 몸은 허공에 들었지만, 아래는 미약한 걸림이 있는 상태를 정지(頂地)라고 한다.
마음과 부처가 둘이 동등하여 중도(中道)에 잘 들었으나, 마치 일을 참는 사람이 품은 것도 아니고 벗어난 것도 아닌 상태를 인지(忍地)라고 한다.
수(數)와 양(量)이 소멸하여 미혹과 깨달음이 중도인지 중도가 아닌지 둘 다 이름 붙일 수 없는 상태를 세제일지(世第一地)라고 하느니라.

아난아, 이 선남자가 대보리(大菩提)를 잘 통달하여 깨달음이 여래와 통해서 부처님의 경계를 다한 경지를 환희지(歡喜地)라고 하며, 다른 성품이 같은 성품에 들어가서 같은 성품도 멸한 경지를 이구지(離垢地)라 하며, 맑음이 끝까지 다하여 광명이 발생하는 경지를 발광지(發光地)라고 한다.
밝음이 끝까지 다하여 깨달음이 원만한 경지를 염혜지(燄慧地)라고 하며, 일체 같고 다름이 이를 수 없는 경지를 난승지(難勝地)라고 하며, 무위진여(無爲眞如)의 성품이 맑고 밝게 드러난 경지를 현전지(現前地)라고 한다.
진여의 경계를 끝까지 다한 경지를 원행지(遠行地)라고 하며, 한결같은 진여의 마음을 부동지(不動地)라 하며, 진여의 작용이 일어나는 경지를 선혜지(善慧地)라고 한다.

아난아, 이 보살들이 여기서부터 이후는 닦는 공덕을 마치고 공덕을 원만하게 성취하므로, 이 지(地)를 수습위(修習位)라고 한다.
자비의 그늘과묘한 구름이 열반의 바다를 덮고 있는 경지를 법운지(法雲地)라고 하느니라.
여래는 생사의 흐름을 거슬러 왔고, 이러한 보살은 열반의 흐름을 따라 행하여 깨달음의 경계에 들어 어울리는 경지를 등각(等覺)이라고 하느니라.

아난아, 이렇게 마른 지혜의 마음으로부터 등각에 이르면, 이 깨달음은 비로소 금강처럼 견고한 마음[金剛心]의 첫 마른 지혜[初乾慧地]를 얻느니라.
이와 같이 겹겹이 단(單; 初乾慧, 煖位, 頂位, 忍位, 世第一位, 等覺, 金剛乾慧)으로 복(複; 十信, 十住, 十行, 十廻向, 十地)으로 열 두 자리[十二: 初乾慧地, 十信, 十住, 十行, 十迴向, 煖位, 頂位, 忍位, 世第一位, 十地, 金剛乾慧地, 等覺]를 닦아야만, 비로소 묘한 깨달음[妙覺]을 다하여 더없이 높은 도를 이루느니라.
이 가지가지의 지위마다 다 금강(金剛)의 마음으로 환술과 같은 열 가지 깊은 비유를 관찰하고, 사마타(奢摩他) 가운데서 모든 여래의 관찰 법[毗婆舍那: 觀察]으로 청정하게 닦고 증득하여 점차 깊이 들어가야 한다. 아난아 이와 같이 다 세 가지 증진수행 법[增進]을 쓰기 때문에 훌륭하게 55위의 진실한 보리의 길을 잘 성취할 수 있느니라.
이러한 관찰이 바른 관찰이요, 이와 다른 관찰은 삿된 관찰이니라.”

이때 문수사리법왕자(文殊師利法王子)가 대중 가운데서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경의 이름은 무엇이며, 저희들과 중생들은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의 이름은 ‘대불정실달다반달라무상보인시방 여래청정해안(大佛頂悉怛多般怛囉無上寶印十方如來淸淨海眼)’이며, 또한 구호친인도탈아난급차회중성비구니득보리심입변지해(救護親因度脫阿難及此會中性比丘尼得菩提心入遍知海)이라고도 이름하며, 또한 여래밀인수증요의(如來密因修證了義)라고도 이름하며, 또한 대방광묘연화왕시방불모다라니주(大方廣妙蓮華王十方佛母陀羅尼呪)라고도 이름하며, 또한 관정장구제보살만행수능엄(灌頂章句諸菩薩萬行首楞嚴)이라고도 이름하니, 너희들은 마땅히 잘 받들어 지니도록 하여라.”

이 말씀이 끝나자, 아난과 대중은 여래께서 열어 보이신 밀인반달라(密印般怛囉)의 뜻을 받들고, 겸하여 이 경의완벽한 뜻을 갖춘 이름을 들으니, 선나(禪那)로 성인의 자리를 닦아 더욱 위로 향하는 묘한 이치를 단번에 깨달아서, 심려(心慮)가 텅 비어 3계(界)에서 마음을 닦는 6품(品)의 미세한 번뇌를 끊었다.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두 손 모아 공손하게 부처님께 아뢰었다.
“위대한 위덕(威德)을 갖추신 세존이시여, 자혜로운 음성으로 차별 없이 중생의 깊고 미세한 번뇌를 훌륭하게 깨우쳐주시니, 저는 이제 몸과 마음이 상쾌하며 큰 이익을 얻었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이 묘하고 밝고 진실하고 청정하고 묘한 마음이 본래 두루 원만하다면, 이와 같이 넓은 땅과 풀과 나무와 꿈틀거리는 미물까지도 본원(本元)이 진여(眞如)이며, 그대로 여래께서 성불(成佛)하신 진실한 본체입니다. 부처님 자체의 진실[佛體眞實]이라면, 어째서 또 지옥과 아귀와 축생과 수라와 인간과 천상 등의 길이 있는 것입니까.
세존이시여, 이 길은 본래 그대로 있는 것입니까, 중생의 망상습기로 생기는 것입니까.

세존이시여, 보살계(菩薩戒)를 받은 보련향(寶蓮香) 비구니는 남몰래 음욕을 행하면서 ‘음행은 살생도 아니고 도둑질도 아니니 업보가 없다’고 망언하다가 그 말이 끝나자, 먼저 여근(女根)에서 일어난 맹렬한 불이 온몸의 마디마디를 태우면서 무간지옥(無間地獄)에 떨어졌습니다. 또 유리(瑠璃)대왕과 선성(善星)비구도 마찬가집니다. 유리는 구담족(瞿曇族)을 죽인 죄로, 선성은 ‘일체 법이 공하다’고 한 거짓말로, 각각 살아 있는 몸으로 아비지옥(阿鼻地獄)에 빠졌습니다. 이 모든 지옥은 일정한 곳이 있습니까, 아니면 자연히 저들마다 업을 일으켜 각각 홀로 받는 것입니까. 부디 큰 자비를 내리시어 어린 어리석음을 깨워주시고, 계를 지닌 중생들이 결정된 뜻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높이 받들어 조심하여 깨끗이 지켜서 범하지 않게 하옵소서.”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시원하게 잘 물었다. 모든 중생이 삿된 견해에 들어가지 않게 하려고 물었으니, 너는 자세히 들어라. 마땅히 너를 위하여 설하리라.
아난아,일체중생은 참으로 본래 진실하고 청정하나, 저 허망한 보는 작용에 따라 허망한 습기가 생기니, 이로 인하여 내분(內分)과 외분(外分)으로 나뉘어 열린 것이니라.
아난아, 내분은 곧 중생의 분내(分內)이니, 온갖 애욕의 집착[愛染]으로 인하여 허망한 정을 일으켜서 정이 쉬지 않고 쌓이면, 애욕의 물이 생기느니라. 그러므로 중생이 마음속으로 맛난 음식[珍羞]을 생각하면 입안에서 침이 나오고, 마음속으로 앞사람을 생각하여 가련하게 여기거나 한탄하면, 눈 속에 눈물이 고이며, 탐욕으로 재물과 보배를 구하여 마음속에 애착의 군침을 흘리면 온몸이 탐욕 빛으로 윤택해지고, 마음속으로 음욕을 행하려고 하면 남근(男根)과 여근(女根)에서 자연히 정액[液]이 흐르느니라.
아난아, 온갖 애욕이 비록 다를지라도 흘러서 맺힘은 한가지니, 젖어 축축한 것은 오르지 못하여 자연히 아래로 처지기 마련이다. 이를 내분(內分)이라고 한다.

아난아, 외분(外分)은 곧 중생의 분외(分外)이니, 온갖 간절한 우러름으로 인하여 빈 생각을 밝혀서 생각이 쉬지 않고 쌓이면, 뛰어난 기운이 생기느니라. 그러므로 중생이 마음으로 금계(禁戒)를 지키면 온몸이 가볍고 맑아지며, 마음에 주인(呪印)을 지니면 돌아보는 모습이 웅대하여 씩씩해지고, 마음으로 천상에 나기를 원하면 날아다니는 꿈을 꾸며, 마음을 부처님의 나라에 두면 성스러운 경계가 은연중 나타나고, 선지식을 섬기면 스스로 몸과 목숨을 가볍게 여기느니라.
아난아 온갖 빈 생각이 비록 다를지라도 가볍고 들뜸은 한가지니, 날아 움직이는 것은 가라앉지 않고 자연히 뛰어오르기 마련이다. 이를 바깥 몫이라고 하느니라.

아난아, 일체세간에는 생사가 서로 이어지고 있는데, 생(生)은 순종하는 습기를 좇고, 죽음은 변한 흐름을 좇느니라. 죽음이 닥쳐서 아직 따스한 감촉을 버리기 전에는 일생의 선악(善惡)이 동시에 모두 나타나서, 죽음을 거역하고 생을 순종하는 두 습기가 서로 어울리느니라.
순수한 생각[想]뿐이면 곧 날아 올라 반드시 천상에 태어나게 된다. 만일 날아오르는 마음 가운데 복덕과 지혜와 청정한 원을 겸하고 있다면, 자연히 마음이 열려서 시방 부처님을 뵙게 되고 일체 정토에 소원대로 왕생하느니라.
정(情)이 적고 생각이 많으면 멀리까지 가볍게 날지는 못하나, 곧 날아다니는 신선[飛仙]이나, 힘센 귀신 왕[大力鬼王]이나, 날아다니는 야차(夜叉)나,땅에 다니는 나찰(羅刹)이 되어, 네 하늘[四天]에 놀며 다니는 데는 걸림이 없느니라.

그 가운데 만일 좋은 원과 좋은 마음이 있어서 불법[我法]을 보호하여 지키거나, 혹은 금계(禁戒)를 보호하여 계를 지키는 사람을 따르거나, 혹은 신비한 주문[神呪]을 보호하여 주문 가진 사람을 따르거나, 혹은 선정(禪定)을 보호하여 법인(法忍)을 안전하게 지킨다면, 이들은 친히 여래의 자리 아래에서 부처님을 모시게 되느니라.
정(情)과 생각[想]이 균등하면 날지도 못하고 처지지도 않아서 인간으로 태어나게 되는데, 생각은 밝아서 총명하고 정은 깊어서 우둔 하느니라.
정이 많고 생각이 적으면 축생[橫生]으로 흘러 들어가서, 무거운 것은 털 달린 짐승[毛群]이 되고, 가벼운 것은 깃 달린 짐승[羽族]이 되느니라.
정이 7푼이고 생각이 3푼이면 수륜(水輪)에 잠겨 내려가서 화륜(火輪)의 경계에 태어나는데, 기(氣)가 맹렬한 불을 받아 몸이 아귀(餓鬼)가 되니 항상 불에 타서 물도 몸을 해치므로, 먹지도 목하고 마시지도 못하며 백천 겁을 지내느니라.
정이 9푼이고 생각이 1푼이면 화륜(火輪)을 뚫고 내려가서 몸이 풍륜(風輪)과 화륜(火輪)이 맞닿아 지나는 곳에 들어가서는, 두 가지 지옥 곧 고통을 쉴 틈이 있는 가벼운 지옥[有間]과 고통을 쉴 틈이 없는 무거운 지옥[無間]에 태어나느니라.
순수한 정 뿐이면 곧 잠겨서 아비지옥(阿鼻地獄)에 들어간다. 만일 잠기는 마음 가운데 대승을 비방한 죄와 부처님의 금계를 헌 죄와 거짓말로 속여 설법한 죄와 헛되게 시주의 보시를 탐한 죄와 분에 넘게 공경을 받은 죄와 5역죄(逆罪)와 10중죄(重罪)가 있으면, 다시 시방의 아비지옥(阿鼻地獄)에 태어나느니라.
나쁜 업을 따라 지은 죄는 비록 자신이 홀로 불러들이나, 여럿이 공동의 몫[衆同分] 가운데서는 원래의 땅[元地; 地獄을 뜻함]을 겸하느니라.

아난아, 이런 일들은 모든 중생이 자기 업으로 감염된 경계[所感]로서, 열 가지 습인(習因)을 지어 여섯 어울린 과보[六交報]를 받는 것이니라.
무엇을 열 가지 원인이라고 하겠느냐.

아난아, 첫째는 음욕의 습기로 접촉하여 어울리는 행위[交接]이니라. 서로 비비는데서 발생하여 문지르고 비비는 작용을 쉬지 않기 때문에, 죽는 순간에 맹렬한 큰 불빛이 그 가운데서 발동하는 모양을 보는 것이니, 마치 사람이 스스로 손을 마주 비비면 따뜻한 기운이 뚜렷이 나타나는 것과 같으니라.
이렇게 두 습기가 서로 타기 때문에 무쇠평상과 구리기둥의 일들이 있느니라.
그러므로 시방의 일체 여래께서도 다같이 음행을 지목하여 ‘애욕의 불꽃’이라고 이름하셨으며, 보살은 애욕의 경계를 보면불구덩이를 피하듯 멀리하느니라.

둘째는 탐욕의 습기로 계략을 일삼아 어울리는 행위이니라. 서로 빨아 들이키는데서 발생하여 당기는 작용을 그치지 않기 때문에, 죽는 순간에 차가움이 쌓인 딱딱한 얼음 가운데서 얼어 터지는 모양을 보는 것이니, 마치 사람이 입으로 공기[風氣]를 빨아 들이키면, 서늘한 촉감이 생기는 것과 같으니라.
이렇게 두 습기가 서로 능멸하기 때문에 죽은 뒤에 ‘타타(吒吒) 파파(波波) 라라(囉囉)’라는 추위를 참는 소리와 푸르고 붉고 흰 연꽃 빛깔의 차가운 얼음 등의 일들이 있느니라.
그러므로 시방의 일체 여래께서도 다같이 탐욕으로 많이 구하는 일을 지목하여 ‘탐욕의 물[貪水]’이라고 하셨으며, 보살은 탐욕의 경계를 보면 장독(瘴毒)이 흐르는 바다를 피하듯 멀리하느니라.

셋째는 아만(我慢)의 습기를 따라 능멸로 어울리는 행위니라. 서로 자랑하는데서 발생하여 달려 흐름이 쉬지 않기 때문에, 죽는 순간에 솟구쳐 달리는 물결이 물결을 쌓아 물이 되는 모양을 보는 것이니, 마치 사람이 입안을 혀로 핥아서 연이어 맛을 보면 물이 생기는 것과 같으니라.
이렇게 두 습기가 서로 두드리기 때문에 죽은 뒤에 피의 강물, 잿빛 강물, 독한 바닷물, 끓는 구리 물을 붓고 삼키는 일들이 있느니라.
그러므로 시방의 여래께서도 다같이 아만(我慢)을 지목하여 ‘어리석은 물을 마시는 짓’이라고 하셨으며, 보살은 아만(我慢)의 경계를 보면 큰 소용돌이를 피하듯 멀리하느니라.

넷째는 성냄의 습기를 따라 충돌로 어울리는 행위이니라. 서로 거슬리는데서 발생하여 거슬림이 맺혀 쉬지 않고 마음의 열이 불을 일으켜서 기운을 달구어 쇠가 되기 때문에, 죽는 순간에 칼산과 쇠몽둥이와 칼 나무와 칼 바퀴와 도끼와 작두와 창과 톱의 모양을 보는 것이니, 마치 원한을 품으면 살기가 펄펄 살아 움직이는 것과 같으니라.
이렇게 두 습기가 서로 치기 때문에 죽은 뒤에 생식기[宮]를 헐고 몸을 잘라내고 목을 베고 몸을 두 쪽 내고 허리를 꺾고 몸에 말뚝을 박고 몽둥이로 때리고 창으로 치는 일들이 있느니라.
그러므로 시방의 일체 여래께서도 다같이 성냄[瞋恚]을 지목하여 ‘날카로운 칼’이라고 하셨으며, 보살은 성냄의 경계를 보면 죽이는 곳을 피하듯 멀리하느니라.

다섯째는 속임수의 습기를 따라 유혹으로 어울리는 행위이니라. 서로 달래어 꾀는데서 발생하여 이끌어 일으키기를 멈추지 않기 때문에, 죽는 순간에 밧줄로 묶고 주리를 틀고 몸을 얽어 칼을 씌우는 모양을 보는 것이니, 마치 물이 밭에 스며들어 풀과 나무가 자라는 것과 같으니라.
이렇게 두 습기가 서로 연이어 끌어들이기 때문에 죽은 뒤에 칼을 씌우고 족쇄를 채우고 채찍질하고곤장을 치고 몽둥이로 때리는 일들이 있느니라.
그러므로 시방의 일체 여래께서도 다같이 간사한 거짓을 지목하여 ‘남을 모함하는 도적[讒賊]’이라고 하셨으며, 보살은 속임수의 경계를 보면 승냥이와 이리처럼 두렵게 여기느니라.

여섯째는 속임의 습기를 따라 기만(欺瞞)으로 어울리는 행위이니라. 서로 업신여겨 속이는데서 발생하여 꾸며 속이기를 그치지 않고 날랜 마음으로 간사한 꾀를 내기 때문에, 죽는 순간에 티끌과 먼지와 똥과 오줌의 더럽고 부정한 모양을 보는 것이니, 마치 티끌을 바람에 날려 보내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하는 것과 같으니라.
이렇게 두 습관이 서로 더하기 때문에 죽은 뒤에 빠져 가라앉고 치어 오르고 날리다가 떨어지고 물에 뜨고 잠기는 일들이 있느니라.
그러므로 시방의 일체 여래께서도 다같이 속임을 지목하여 ‘겁살(劫殺)’이라고 하셨으며, 보살은 속임의 경계를 보면 뱀을 밟은 듯 피하느니라.

일곱째는 원망의 습기를 따라 거리낌으로 어울리는 행위이니라. 한을 품는데서 발생하기 때문에, 죽는 순간에 돌멩이가 날리고 큰 돌을 던지고 궤짝에 가두고 수레 울에 갇혀 끌려가고 독 안에 담기고 포대에 쌓여 치는 모양을 보는 것이니, 마치 몰래 독을 가진 사람이 가슴속에 악을 쌓아 품는 것과 같으니라.
이렇게 두 습기가 서로 잡아 삼키기 때문에 죽은 뒤에 집어던지고 잡아들이고 치고 쏘고 내동댕이치고 거머쥐는 일들이 있느니라.
그러므로 시방의 일체 여래께서도 원망하는 사람을 지목하여 ‘몰래 해치는 귀신’이라고 하셨으며, 보살들은 원망을 보면 짐독의 술[鴆酒]을 피하듯 멀리하느니라.

여덟째는 나쁜 소견의 습기를 따라 밝힘[明]으로 어울리는 행위이니라. 살가야(薩迦耶)와 견취(見取)와 계금취(戒禁取)와 같은 온갖 업이 삿되게 깨닫고 거역하는 데서 발생하여 상반된 견해를 내놓기 때문에, 죽는 순간에 왕사(王使)의 주리(主吏)가 문적(文籍)으로 증명하여 집행하는 모양을 보는 것이니, 마치 길가는 사람이 오고가면서 서로 보는 것과 같으니라.
이렇게 두 습기가 서로 어울리기 때문에 죽은 뒤에 힐문[勘問]하고, 유도하여 사실을 심문[權詐考訊]하고, 고문[推鞫]하고 방문조사로 증거를 대고[察訪], 숨긴 일을 드러내어 규명하고[披究], 업경대(業鏡臺)로 비춰 밝히고[照明], 선악동자(善惡童子)가 문부(文簿)로 변론하는 일들이 있느니라.
그러므로 시방의 일체 여래께서도 다같이 나쁜 소견을 지목하여 ‘나쁜 소견의 구덩이’라고 하셨으며, 보살은 온갖 허망하게 두루 집착한 소견의 경계를 보면 독 구렁[毒壑]에 들어가듯 멀리하느니라.

아홉째는 덮어씌움의 습기를 따라 가해(加害)로 어울리는 행위이니라. 모함하고 헐뜯는데서 발생하기 때문에, 죽는 순간에 두 산이 합하는 사이에 끼이기도 하고 두 바위가 마주 부딪치는 사이에 치이기도 하고 방아와 맷돌에 부서지기도 하고 보습에 혀와 몸이 갈리기도 하는 모양을 보는 것이니, 마치 남을 모함하는 도적이 어질고 착한 사람을 핍박하여 죄를 덮어씌우는 것과 같으니라.이렇게 두 습기가 서로 배척하기 때문에 죽은 뒤에 누르고 비비고 방망이로 때리고 눌러 앉고 짓밟아 문지르고 자루로 걸러내고 몸을 짓눌러 실처럼 뽑아내는 일들이 있느니라.
그러므로 시방의 일체 여래께서도 다같이 원망하여 헐뜯음을 지목하여 ‘간특한 범[讒虎]’이라고 하셨으며, 보살은 덮어씌움의 경계를 보면 벼락을 만나듯 멀리하느니라.

열 번째는 송사의 습기를 따라 말다툼으로 어울리는 행위이니라. 감춰 덮는 데서 발생하기 때문에, 죽는 순간에 거울로 비추고 촛불로 밝히는 모양을 보는 것이니, 마치 햇빛에 그림자를 감출 수 없는 것과 같으니라.
두 습기가 서로 펴서 늘어놓기 때문에 나쁜 벗과 업 거울과 불구슬로 지난 죄업을 들춰내고 증거를 대는 일들이 있느니라.
그러므로 시방의 일체 여래께서도 다같이 덮어 감춤을 지목하여 ‘숨어 있는 도적’이라고 하셨으며, 보살은 덮어 감추는 경계를 보면 높은 산을 이고 큰 바다를 밟는 것처럼 무겁게 여기느니라.

무엇을 여섯 과보라고 하겠느냐. 아난아, 일체중생이 6식(識)으로 업을 지어 불러들인 나쁜 과보가 여섯 감관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어찌하여 나쁜 과보가 여섯 감관에서 나온다고 하겠느냐.
첫째는 보는 작용의 업보(業報)가 나쁜 과보를 불러들이는 것이다. 이 보는 작용의 업이 어울리면, 죽을 무렵에 먼저 시방세계에 가득 찬 맹렬한 불꽃을 보면서, 망(亡)자의 혼령[神識]이 날아 떨어져서 연기를 타고 무간지옥(無間地獄)에 들어가느니라.
망자는 여기서 두 모양을 밝히는데, 하나는 밝음을 보는 작용이니, 가지가지 나쁜 경계를 두루 잘 보면서 한량없는 두려움을 내는 일이며, 하나는 어둠을 보는 작용이니, 적막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한량없는 공포를 일으키는 일이다.
이러한 보는 작용의 불[見火]이 듣는 작용[聽]을 태우면 가마솥의 끓는 쇳물과 끓는 구리 물이 되고, 숨[息]을 태우면 검은 연기와 검붉은 불꽃이 되며, 맛[味]을 태우면 불에 탄 알맹이와 쇠죽이 되고, 촉감[觸]을 태우면 뜨거운 재와 화로의 숯이 되며, 의식[心]을 태우면 작은 불꽃들이 생겨서 빠르게 번져 허공계(虛空界)를 세차게 두드리느니라.

둘째는 듣는 작용의 업보가, 나쁜 과보를 불러들이는 것이다. 이 듣는 작용의 업이 어울리면, 죽을 무렵에 먼저 하늘과 땅이 파도에 빠져 잠기는 모양을 보면서, 망자의 혼령[神識]은 휩쓸려 내려가서 흐름을 타고 무간지옥(無間地獄)에 들어가느니라.
망자는 여기서 두 모양을 밝히는데,하나는 들음이 열린 작용이니, 가지가지 시끄러운 소리를 들으면서 정신이 아득하여 어지러워지는 일이며, 하나는 들음이 막힌 작용이니, 적막하여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가운데 유명(幽冥)의 넋이 침몰하는 일이다.
이러한 듣는 작용의 물결[聞波]이 듣는 작용에 흘러들면 책망과 힐난이 되고, 보는 작용에 흘러들면 우레와 우레 소리와 악독한 기운이 되며, 숨에 흘러들면 비와 안개가 되어 온갖 독충(毒蟲)이 흩어져서 신체에 가득 차게 되고, 맛에 흘러들면 고름과 피가 되어 가지가지 잡된 더러움을 이루며, 감촉에 흘러들면 축생과 귀신과 똥과 오줌이 되고, 의식[心]에 흘러들면 번개와 우박이 되어 마음의 넋을 부셔 무너뜨리느니라.

셋째는 냄새 맡음의 업보가 나쁜 과보를 불러들이는 것이다. 이 냄새 맡는 업이 어울리면, 죽을 무렵에 먼저 독한 기운이 멀고 가까운 곳에 꽉 찬 모양을 보면서, 망자의 혼령이 땅에서 솟아 나와 무간지옥에 들어가느니라.
망자는 여기서 두 모양을 밝히는데, 하나는 냄새 맡음이 통한 작용이니, 온갖 나쁜 냄새를 심하게 맡는 가운데 마음이 뒤흔들리는 일이며, 둘째는 냄새 맡음이 막힌 작용이니, 기가 가리어 통하지 않는 가운데 땅에 넘어져서 기절하는 일이다.
이러한 냄새 맡는 기운[齅氣]이 숨에 부딪치면 막힘과 통함이 되고, 보는 작용에 부딪치면 불과 횃불이 되며, 듣는 작용에 부딪치면 잠김과 빠짐과 녹음과 끓음이 되고, 맛에 부딪치면 썩는 것과 쉬어 변하는 것이 되며, 감촉에 부딪치면 불어터짐과 썩어 문드러짐과 산처럼 큰 살덩어리가 되어 백 천의 구멍에서 한량없는 벌레들이 뜯어먹는 것이 되고, 생각에 부딪치면 재와 장독[瘴毒]과 날리는 모래와 자갈이 되어 몸을 쳐부수느니라.

넷째는 맛의 업보가 나쁜 과보를 불러들이는 것이다. 이 맛의 업이 어울리면, 죽을 무렵에 먼저 쇠 그물에 붙은 맹렬한 불꽃이 치열하게 타올라 세계를 두루 덮는 모양을 보면서, 망자의 혼령[神識]은 아래를 뚫고 내려가다가 그물에 걸려 머리가 거꾸로 매달린 채 무간지옥(無間地獄)에 들어가느니라.
망자는 여기서 두 모양을 밝히는데, 첫째는 빨아들이는 기의 작용이니, 그 기운이 맺혀 차가운 얼음이 되는 가운데 육신이 얼어 터지는 일이며, 둘째는 내뱉는 기의 작용이니, 그 기운이 날려 맹렬한 불꽃이 되는 가운데 골수(骨髓)가 타서 문드러지는 일이다.
이러한 맛보는 작용이 맛을 만나면 승복(承服)과 참음이 되고,보는 작용을 만나면 불에 달군 쇠와 돌이 되며, 듣는 작용을 만나면 군사의 예리한 칼이 되고, 숨결을 만나면 커다란 쇠 울타리가 되어 국토를 가득 덮으며, 감촉을 만나면 활과 화살과 쇠뇌와 쏘는 것이 되고, 생각을 만나면 날아다니는 뜨거운 쇠가 되어 허공에서 비 오듯 내리느니라.

다섯째는 감촉의 업보가 나쁜 과보를 불러들이는 것이다. 이 감촉의 업이 어울리면, 죽을 무렵에 먼저 큰 산이 사방으로 밀려와 합쳐서 더 이상 나갈 길이 없는 모양을 보는 가운데, 망자의 혼령[神識]은 또 커다란 무쇠 성[大鐵城]의 불 뱀과 불개와 호랑이와 이리와 사자를 거느리고 손에 창검을 든 소머리 옥졸[牛頭獄卒]과 말머리 나찰[馬頭羅刹]이 성문 안으로 몰아넣는 모양을 보면서 무간지옥(無間地獄)으로 향하느니라.
망자는 여기서 두 모양을 밝히는데, 하나는 합하는 감촉작용이니, 합치는 산이 몸을 핍박하여 뼈와 살과 피가 터져 나오는 일이며, 둘째는 떼는 감촉작용이니, 칼과 검이 몸에 닿아서 심장과 간을 도려내는 일이다.
이와 같이 합하는 촉감이 촉감을 만나면 감옥 길[道]과 관망대[觀]와 가두는 청사[廳]와 문초하는 책상[案]이 되고, 보는 작용을 만나면 불타고 불사르는 것이 되며, 듣는 작용을 만나면 때리고 치고 찌르고 쏘는 것이 되고, 숨을 만나면 홀쳐 묶고 포대에 담고 고문하고 결박하는 것이 되며, 맛을 만나면 보습으로 갈고 재갈물리고 베어내고 잘라내는 것이 되고, 생각을 만나면 떨어지고 튀어 오르고 삶아내고 구어 내는 것이 되느니라.

여섯째는 생각의 업보가 나쁜 결과를 불러들이는 것이다. 이 생각의 업이 어울리면, 죽을 무렵에 먼저 사악한 바람이 몰아쳐서 국토가 부서지는 모양을 보면서, 망자의 혼령[神識]은 바람에 날려 공중에 올랐다가 바로 떨어져서 바람을 타고 무간지옥(無間地獄)에 떨어지느니라.
망자는 여기서 두 모양을 밝히는데, 첫째는 미혹하여 깨지 못한 경계이니, 극도로 미혹하여 황망한 가운데 날뛰기를 쉬지 않는 일이며, 둘째는 미혹하지 않고 깨어 있는 경계이니, 괴로움만 깨달아 아는 가운데 한량없이 삶기고 불에 타는 심한 고통을 참지 못하는 일이다.
이러한 삿된 생각이 생각에 맺히면 벌 받는 방향과 장소가 되고, 보는 작용에 맺히면 비춤과 증명이 되며, 듣는 작용에 맺히면합쳐 부딪는 큰 돌과 얼음과 서리와 티끌과 안개가 되고, 숨에 맺히면 큰 불 수레와 불 배와 불 우리가 되며, 맛에 맺히면 큰 외침과 뉘우침과 눈물 흘림이 되고, 감촉에 맺히면 커졌다가 작아졌다 하면서 하루 동안 만 번 살고 만 번 죽는 것과 엎어지고 자빠지는 것이 되느니라.

아난아, 이를 지옥의 열 가지 원인과 여섯 가지 결과라고 하는데, 모두 중생의 미혹한 망상으로 지은 경계이니라.
만일 중생들이 나쁜 업을 두루 갖춰 짓는다면, 아비지옥[阿鼻獄]에 들어가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으며 한량없는 겁을 지내느니라.
여섯 감관이 각기 따로 지어서, 저 짓는 업이 경계와 감관을 겸한다면, 이 사람은 8무간지옥(無間地獄)에 들어가느니라.
몸과 입과 뜻의 셋으로 살생과 투도와 음욕을 짓는다면, 이 사람은 18지옥에 들어가느니라.
3업(業)을 겸하지 않고 중간에 한번 살생을 범하거나 한번 투도를 범한다면, 이 사람은 36지옥에 들어가느니라.
(여섯 감관 가운데) 보는 작용일 경우, 보는 작용의 한 감관만이 단독으로 한 업을 범한다면 이 사람은 108지옥에 들어가느니라.
이로 인하여 중생이 각기 따로 지을지라도, 세계 가운데서는 같은 몫의 지옥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모두 망상으로 발생한 일일 뿐, 본래 있는 것이 아니니라.

또 아난아, 이 중생들이 계율[律儀]를 비방하여 파하거나 보살계를 범하거나 부처님의 열반을 훼방하거나 그 외 잡된 업을 지으면, 여러 겁에 걸쳐 불에 타는 고통을 당하다가, 죄 값을 다 치른 뒤에, 온갖 귀(鬼)의 형체를 받느니라.
만일 본래 원인이 물건을 탐내어 죄를 지은 사람이 죄 값을 치른 뒤에 물건을 만나서 형체를 이루면, 괴귀(怪鬼)라고 하며, 색욕[色]을 탐내어 죄를 지은 사람이 죄 값을 치른 뒤에 바람을 만나서 형체를 이루면, 발귀(魃鬼)라고 하며, 유혹을 탐내어 죄를 지은 사람이 죄 값을 치른 뒤에 축생을 만나서 형체를 이루면, 매귀(魅鬼)라고 하며, 한풀이를 탐내어 죄를 지은 사람이 죄 값을 치른 뒤에 충(蟲)을 만나서 형상을 이루면, 고독귀(蠱毒鬼)라고 하며, 나쁜 기억을 탐내어 죄를 지은 사람이 죄 값을 치른 뒤에 쇠퇴한 운을 만나서 형체를 이루면, 여귀(癘鬼)라고 하느니라.
오만(傲慢)을 탐내어 죄를 지은 사람이 죄 값을 치른 뒤에 기(氣)를 만나서 형체를 이루면, 아귀(餓鬼)라고 하며, 거짓 꾸밈을 탐내어 죄를 지은 사람이 죄 값을 치른 뒤에 어둠을 만나서 형체를 이루면 염귀(魘鬼)라고 하며, 밝힘[明]을 탐내어 죄를 지은 사람이 죄 값을 치른 뒤에 정령(精靈)을 만나서 형체를 이루면 망양귀(魍魎鬼)라고 하며, 일의 성취를 탐내어 죄를 지은 사람이 죄 값을 치른 뒤에 밝음을 만나서 형체를 이루면, 역사귀(役使鬼)라고 하며, 무리지음을 탐내어 죄를 지은 사람이 죄 값을 치른 뒤에 사람을 만나서 형체를 이루면 전송귀(傳送鬼)라고 하느니라.
아난아, 이 사람들은 다 순수한 정(情)으로 지옥에 떨어졌다가 업의 불길이 다 타고 말라서 위로 벗어 나와 귀(鬼)가 되었으나, 이것들은 다 자기 망상의 업으로 불러들인 경계일 뿐이다. 만일 보리를 깨친다면 미묘하고 원만하게 밝아서 본래 아무것도 없느니라.

또 아난아, 귀(鬼)의 업이 이미 다 없어져서 정(情)과 생각[想]의 둘이 다 함께 비어야만, 비로소 세상에서 원래 빚진 사람과 더불어 원한의 상대로 서로 만나서, 축생이 되어 그 묵은 빚을 갚게 되느니라.
물건에 붙은 괴귀(怪鬼)가 물건이 스러져 과보를 다 받고 나서 세상에 태어나면, 흔히 올빼미 종류가 되고, 바람에 붙은 발귀(魃鬼)가 바람이 스러져 과보를 다 받고 나서 세상에 태어나면, 흔히 흉조(凶兆)를 전하는 일체 이상한 종류[咎徵一切異類]가 되며, 축생에 붙은 매귀(魅鬼)가 축생이 죽고 과보를 다 받고 나서 세상에 태어나면, 흔히 여우 종류가 되고, 충에 붙은 고독귀(蠱毒鬼)가 충이 멸하여 과보를 다 받고 나서 세상에 태어나면, 흔히 독을 품은 종류가 되며, 쇠퇴한 운에 붙은 여귀(癘鬼)가 쇠퇴한 운이 다하여 과보를 다 받고 나서 세상에 태어나면, 흔히 회충의 종류[蛔類]가 되느니라.
기를 받은 아귀(餓鬼)가 기가 스러져 과보를 다 받고 나서 세상에 태어나면 먹히는 종류가 되며, 어둠에 붙은 염귀(魘鬼)가 어둠이 스러져 과보를 다 받고 나서 세상에 태어나면, 흔히 복종하는 종류가 되고, 정령(精靈)과 어울린 망양귀(魍魎鬼)가 어울림이 스러져 과보를 다 받고 나서 세상에 태어나면, 흔히 시절을 따르는 종류[應類]가 되며, 밝음에 붙은 신령한 역사귀(役使鬼)가 밝음이 멸하여 과보를 다 받고 나서 세상에 태어나면, 흔히 길조(吉兆)를 전하는 일체 종류가 되고, 사람을 의지한 전송귀(傳送鬼)가 사람이 죽고 과보를 다 받고 나서세상에 태어나면, 사람을 따르는 종류가 되느니라.

아난아, 이들은 다 업의 불이 마르고 나서 그 묵은 빚을 갚느라고, 기어 다니는 축생이 된 것이다.
이 들도 또한 모두 자기의 허망한 업으로 불러들인 경계일 뿐이다. 만일 보리를 깨친다면 이 허망한 인연은 본래 아무것도 없느니라.
네가 말한 보련향(寶蓮香) 등이나, 유리왕(瑠璃王)이나 선성비구(善星比丘)의 이러한 악업(惡業)은 본래 자신이 밝혀서 일으킨 일이요, 하늘에서 내려온 것도 아니고 땅에서 솟아난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이 준 것도 아니다. 자기 망상으로 불러들인 결과를 도로 자신이 받는 경계이며, 보리의 마음 가운데는 허망하게 떠서 엉겨 맺힌 망상이니라.

또 아난아, 축생으로 묵은 빚[先債]을 갚을 때, 만일 빚 갚는 중생이 갚을 몫보다 더 많이 갚았다면, 이들 중생은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서 그 나머지 몫을 되돌려 받는다. 이때 만일 돌려줄 사람이 힘이 있고 복덕을 겸한다면, 사람의 세상에서 사람의 몸을 버리기 전에 더 받은 노력을 되갚아 주겠지만, 만일 복이 없다면 다시 축생이 되어 나머지 몫을 갚게 되느니라.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가령 돈과 재물을 빌려 쓰거나 그 힘을 부렸을 경우, 빚을 충분히 갚는다면 저절로 끝나겠으나, 만일 중간에 저 중생의 몸과 생명을 죽이거나 혹은 그 고기를 먹는다면, 이러한 상태는 미진겁(微塵劫)이 지나가도 계속되어 서로 잡아먹고 서로 죽이기를 마치 바퀴가 서로 높낮이를 따라 구르듯 쉬지 않을 것이며, 사마타(奢摩他)의 힘이나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지 않는다면 영원히 멈추지 않으리라.
너는 이제 마땅히 알아야 한다. 저 올빼미 종류가 충분히 갚고 형상을 회복하여 인간 세상에 태어나면 완고한 무리와 어울려 섞이느니라.
저 흉조(凶兆)를 전하는 종류가 충분히 갚고 형상을 회복하여 인간 세상에 태어나면 이상한 무리와 어울려 섞이느니라.
저 여우의 종류가 충분히 갚고 형상을 회복하여 인간 세상에 태어나면 용렬한 무리와 섞이느니라.
저 독을 품은 무리가 충분히 갚고 형상을 회복하여 인간 세상에 태어나면 사나운 무리와 어울려 섞이느니라.
저 회충의 종류가 충분히 갚고 형상을 회복하여 인간 세상에 태어나면 미천한 무리와 어울려 섞이느니라.저 먹히는 종류가 충분히 갚고 형상을 회복하여 인간 세상에 태어나면 유약한 무리와 어울려 섞이느니라.
저 복종하는 종류가 충분히 갚고 형상을 회복하여 인간 세상에 태어나면 노역(勞役)의 무리와 어울려 섞이느니라.
저 시절을 따르는 종류가 충분히 갚고 형상을 회복하여 인간 세상에 태어나면 글을 아는 무리와 섞이느니라.
저 길조(吉兆)를 전하는 종류가 충분히 갚고 형상을 회복하여 인간 세상에 태어나면 총명한 무리와 어울려 섞이느니라.
저 순종하는 종류가 충분히 갚고 형상을 회복하여 인간 세상에 태어나면 통달한 무리와 섞이느니라.

아난아, 이들은 다 묵은 빚을 갚고 사람으로 태어났으나, 모두 시작 없는 옛적부터 업에 얽혀 뒤바뀐 탓으로, 서로 태어나 서로 죽이면서, 여래도 만나지 못하고 바른 법도 듣지 못하여, 번뇌 가운데서 번뇌 그대로[法爾] 굴러다니니 이런 무리들을 가련하다고 하느니라.

아난아, 또 사람에 속한 부류로서, 바른 깨달음을 의지하여 삼마지(三摩地)를 닦지 않고, 따로 허망한 생각을 닦아서 생각[想]을 보존하여 형상을 굳히고, 사람이 닿지 않는 산림(山林)의 깊숙한 곳에서 노니는 열 가지 신선이 있느니라.

아난아, 저 중생들이 약 복용 법을 굳게 지켜서 쉬지 않는 가운데, 복용하는 도법을 원만하게 성취한 신선을 지행선(地行仙)이라고 하며, 풀과 나무의 약물을 굳게 지켜서 쉬지 않는 가운데, 약물의 도법을 원만하게 성취한 신선을 비행선(飛行仙)이라고 하며, 금석(金石)의 약물을 굳게 지켜서 쉬지 않은 가운데, 변화의 도를 원만하게 성취한 신선을 유행선(遊行仙)이라고 하며, 움직이고 멈추는 법을 견고하게 지켜서 기(氣)와 정(精)을 원만하게 성취한 신선을 공행선(空行仙)이라고 하며, 진액(津液)을 새롭게 하는 법을 굳게 지켜서 쉬지 않는 가운데, 윤택한 덕을 원만하게 성취한 신선을 천행선(天行仙)이라고 하느니라.
정색(精色)의 보존법을 굳게 지켜서 쉬지 않는 가운데, 순수한 정기의 흡수 법을 원만하게 성취한 신선을 통행선(通行仙)이라고 하며, 주문 법[呪禁]을 굳게 지켜서 쉬지 않는 가운데, 술법(術法)을 원만하게 성취한 신선을 도행선(道行仙)이라고 하며, 일정한 사념(思念)을 굳게 지켜서 쉬지 않는 가운데, 생각하는 법을 원만하게 성취한 신선을 조행선(照行仙)이라고 하며, 음양의 짝 맞추기를 굳게 지켜서 쉬지 않는 가운데, 감응의 법[感應]을 원만하게 성취한 신선을 정행선(精行仙)이라고 하며,변화의 이치를 굳게 지켜서 쉬지 않는 가운데, 깨달음을 원만하게 성취한 신선을 절행선(絶行仙)이라고 하느니라.

아난아, 이들은 다 사람들 가운데서 바른 깨달음을 닦지 않고, 별도로 마음을 단련하여 사는 이치를 깨달아서 천만 세의 수명을 누리는 가운데, 인적이 끊어진 깊은 산 속이나 큰 바다의 섬에 머물러 살고 있지만, 이들 역시 윤회하면서 허망한 생각으로 흘러 다닐 뿐이니, 삼매(三昧)를 닦지 않으면, 과보가 다한 뒤에 다시 돌아와서 온갖 세상[諸趣]으로 흩어져 들어가느니라.

아난아, 모든 세상 사람이 영원한 진리[常住]를 구하지도 않고, 아직은 처첩의 은혜와 사랑도 버리지 못했으나, 마음이 삿된 음행에 방탕하게 흐르지 않고 몸이 맑고 밝아서 광채가 나면, 죽은 뒤에 일월과 가까운 곳에 태어나느니라. 이와 같은 한 부류의 곳을 4천왕천(天王天)이라고 한다.
자신의 처방(妻房)에서 음행을 즐기는 정은 엷고 미약하나, 청정하게 머무를 때 청정한 맛이 완전하지 못한 사람은, 죽은 뒤에 일월(日月)의 밝은 세상을 뛰어넘어 인간 세상의 최정상에 태어나느니라. 이와 같은 한 부류의 곳을 도리천(忉利天)이라고 한다.
음욕의 경계를 만나면 잠시 어울렸다가 돌아서면 아무 생각이 없는 성품으로서, 인간 세상에 흔들림이 적고 고요함이 많은 사람은, 죽은 뒤에 허공세계에 밝게 안주하는데, 해와 달의 광명이 그 위까지 닿지 않으나, 이 사람들의 몸에는 저절로 광명이 비치느니라. 이와 같은 한 부류의 곳을 수염마천(須燄摩天)이라고 한다.

언제나 조용히 지내다가 응해야할 접촉 상대가 왔을 때 어기지 못하는 사람은, 죽은 뒤에 정밀하고 미묘한 세계에 올라가서 태어나는데, 아래의 인간과 하늘 세계들과 접하지 않고, 겁(劫)의 무너지는 시기에 이르러도 3재(災)가 미치지 않느니라. 이와 같은 한 부류의 곳을 도솔타천(兜率陀天)이라고 한다.
나는 음행할 욕심이 없으나 너를 따라 관계한다는 심정으로, 뜻과 달리 관계를 맺으면서도 밀을 씹듯 맛을 모르는 사람은, 죽은 뒤에 뛰어넘어 변화의 세계[化地]에 태어나느니라. 이와 같은 한 부류의 곳을 낙변화천(樂變化天)이라고 한다.
세상일에 마음이 없으나 세상일을 함께 행하고, 일을 행하며 어울리면서도 뚜렷이 초월한 사람은, 죽은 뒤에 변화의 세계와 변화가 없는 세계를 초월한 경계에 태어나느니라.이와 같은 한 부류의 곳을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이라고 한다.

아난아, 이러한 여섯 하늘이 형체로는 비록 흔들림에서 벗어났으나, 마음의 자취는 아직도 어우러져 있으니, 이 하늘까지를 욕계(欲界)라고 하느니라.

아난아, 세상에서 마음을 닦는 사람들 중에 선나(禪那)에 의지하지 않아서 지혜는 없으나, 단지 몸을 잘 단속하여 음욕(婬慾)을 행하지 않고, 다닐 때나 앉을 때나 생각과 기억이 함께 없어져서, 애욕의 집착[愛染]이 생기지 않는 사람은 욕계(欲界)에 머물지 않고 뜻에 따라 몸이 범천의 백성[梵侶]이 되느니라. 이와 같은 한 부류의 곳을 범중천(梵衆天)이라고 한다.
음욕의 습기를 이미 없애고 음욕에서 벗어난 마음이 나타나서 모든 율의(律儀)를 좋아하여 즐겁게 따라 행하는 사람은 즉시 범천의 덕을 행할 수 있느니라. 이와 같은 한 부류의 곳을 범보천(梵輔天)이라고 한다.
몸과 마음이 미묘하고 원만하여 위의(威儀)에 모자람이 없고 계율[禁戒]을 청정하게 지키면서 더욱 밝게 깨달아 나아가는 사람은 즉시 범천(梵天) 대중을 잘 통솔하는 대범왕(大梵王)이 되느니라. 이와 같은 한 부류의 곳을 대범천(大梵天)이라고 한다.
아난아, 이 뛰어난 세 부류는 일체 고뇌의 핍박을 받지 않는다. 비록 바르게 진실한 삼마지(三摩地)를 닦지 않았을지라도, 청정한 마음 가운데 온갖 번뇌가 동하지 않기 때문에 초선천[初禪]이라고 한다.

아난아, 그 다음 범천(梵天)은 범천 사람들을 도맡아 다스리며, 범행(梵行)이 원만하고 맑은 마음이 흔들리지 않아서, 고요한 맑음이 광명을 내느니라. 이와 같은 한 부류의 곳을 소광천(少光天)이라고 한다.
광명과 광명이 서로 어울려 끝없이 빛나고 시방 경계를 비춰서 온 경계가 두루 수정유리로 변하는 부류가 있으니, 이와 같은 한 부류의 곳을 무량광천(無量光天)이라고 한다.
원만한 광명을 흡수하여 지녀서 교화의 바탕을 성취하고, 교화를 일으킴이 청정하여 적응하는 작용이 끝이 없는 부류가 있으니, 이와 같은 한 부류의 곳을 광음천(光音天)이라고 한다.
아난아, 이 뛰어난 세 부류는 일체 근심과 걱정의 핍박을 받지 않는다. 비록 바르게 진실한 삼마지(三摩地)를 닦지 않았을지라도,청정한 마음 가운데 거친 번뇌[麤漏]를 이미 눌렀기 때문에 이선천[二禪]이라고 한다.

아난아, 이러한 하늘 사람은 원만한 광명으로 소리를 성취하여, 소리를 펴서 묘한 이치를 드러내며 정교한 행을 일으키고 성취하여 적멸(寂滅)의 즐거움을 통하느니라. 이와 같은 한 부류의 곳을 소정천(少淨天)이라고 한다.
깨끗한 공[淨空]이 앞에 나타나 이끌어 냄이 끝이 없어서, 몸과 마음이 가볍고 편안하여 적멸(寂滅)의 즐거움을 성취한 부류가 있으니, 이와 같은 한 부류의 곳을 무량정천(無量淨天)이라고 한다.
세계와 몸과 마음이 일체 원만하게 깨끗하여 청정한 공덕을 성취하고, 훌륭한 의지처가 앞에 나타나서, 적멸(寂滅)의 즐거움으로 돌아가는 부류가 있는데, 이와 같은 한 부류의 곳을 변정천(遍淨天)이라고 한다.
아난아, 이 뛰어난 세 부류는 뛰어난 수순(隨順)의 능력을 갖추고 몸과 마음이 고요하고 평온한 가운데 한량없는 즐거움을 누리느니라. 비록 바르게 진실한 삼마지(三摩地)를 닦지 않았을지라도, 안온한 마음 가운데 선정(禪定)의 환희(歡喜)를 다 갖췄기 때문에 삼선천(三禪天)이라고 한다.

아난아, 다음 하늘 사람들은 몸과 마음이 핍박을 받지 않아서, 괴로움의 원인이 이미 다 사라졌으나, 즐거움이 영원히 머물지 않고 오래되면 반드시 무너지는 일이 있음으로, 괴롭고 즐거운 두 마음을 동시에 함께 버리니[俱時頓捨; 捨는 고락을 떠난 평등], 거칠고 무거운 모양이 사라져서 청정한 복의 성품이 생기느니라. 이와 같은 한 부류의 곳을 복생천(福生天)이라고 한다.
고락을 떠난 평등한 마음[捨心]이 원만 융통하여 뛰어난 견해[勝解]가 청정하고 복이 막히지 않은 가운데, 묘한 수순(隨順)의 능력을 얻어 미래를 다하는 부류가 있으니, 이와 같은 한 부류의 곳을 복애천(福愛天)이라고 한다.
아난아, 이 하늘[是天; 福愛天] 가운데서 두 갈래 길이 있느니라. 한 갈래는 만일 이전 마음에 무량한 청정광명과 뚜렷이 밝은 복덕으로 닦고 증득하여 머물렀다면, 이와 같은 한 부류의 곳을 광과천(廣果天)이라고 한다.
또 한 갈래는 만일 이전 마음에 고락(苦樂)을 함께 싫어하여 평등한 마음[捨心]을 정밀하게 연마해서 끊임없이 계속하여 평등한 도[捨道]를 원만하게 추궁하고, 몸과 마음이 함께 멸하여 마음의 생각을 재처럼 굳혀서 500겁을 지낸다면, 이 사람은 이미 원인이 생멸(生滅)에 있기 때문에 생멸을 떠난 성품을 밝혀낼 수 없으니, 처음 반 겁(半劫) 동안은 멸(滅)하고 뒤의 반 겁 동안은 생(生)하느니라. 이와 같은 한 부류의 곳을 무상천(無想天)이라고 한다.
아난아, 이 네 뛰어난 부류는 일체 세간의온갖 고락의 경계가 흔들 수 없으니, 비록 무위(無爲)의 진실한 부동지(不動地)는 아닐지라도, 닦아서 얻은 마음에 공덕작용이 순수하게 성숙되었기 때문에 사선천(四禪天)이라고 하느니라.

아난아, 이 가운데 또 오불환천(五不還天)이 있으니, 아래 세계에서 9품(品)의 습기를 동시에 멸하여 없애고 괴로움과 즐거움이 다 없어져서, 아래 세계에는 더 이상 머무를 데가 없으니, 고락을 떠난 마음으로 함께 한 공동체[捨心衆同分] 가운데 안전하게 거처를 마련한 곳이니라.
아난아, 괴로움과 즐거움이 다 멸하여, 마음이 다투는 일과 어울리지 않는 부류가 있으니, 이와 같은 한 부류의 곳을 무번천(無煩天)이라고 한다.
기(機)440)와 괄(括)441)이 홀로 행하여 어울려 연마할 곳이 없는 부류가 있으니, 이와 같은 한 부류의 곳을 무열천(無熱天)이라고 하느니라.
시방세계를 보는 묘한 작용이 원만하게 맑아서 더 이상 티끌 경계의 형상[塵像]과 일체 잠긴 때가 없는 부류가 있으니, 이와 같은 한 부류의 곳을 선견천(善見天)이라고 한다.
정교한 보는 작용이 앞에 뚜렷이 나타나서 걸림 없이 도야(陶冶; 陶鑄)하는 부류가 있으니, 이와 같은 한 부류의 곳을 선현천(善現天)이라고 한다.
뭇 미세한 요소[幾]를 끝까지 추궁하여 색성(色性)의 본질을 다하고 경계가 없는데 들어가는 부류가 있으니, 이와 같은 한 부류의 곳을 색구경천(色究竟天)이라고 한다.

아난아, 이 불환천(不還天)은 저 모든 사선천(四禪天)의 네 천왕도 홀로 소문으로 듣기만 하고 부러워 할 뿐, 알지도 못하고 본 일도 없으니, 마치 지금 세상에 넓은 들과 깊은 산의 거룩한 도량에는 다 아라한들이 머물고 있으나, 세상의 거친 번뇌에 얽힌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것과 같으니라.
아난아, 이 열 여덟 하늘은 홀로 행하여 애욕의 어울림은 없으나, 아직 형체의 얽힘을 다 벗지 못했으니, 여기까지를 색계(色界)라고 하느니라.

또 아난아, 색구경천[有頂色邊際]으로부터 그 사이에 또 두 갈래 길이 갈리느니라. 한 갈래는 만일 평등한 마음[捨心]으로 지혜를 밝혀서 지혜의 광명이 원만하게 통하여 곧바로 번뇌의 세간[塵界]을 벗어나서 아라한(阿羅漢)을 성취하고 보살 법[菩薩乘]에 들어갔다면, 이와 같은 한 부류를 마음 돌린 대아라한[迴心大阿羅漢]이라고 하며, 또 한 갈래는 만일 평등한 마음(捨心}에 있으면서 평등한 법도 싫어하여 벗어남[捨厭]을 성취하고 몸이 장애임을 깨달아서 장애를 소멸하여 공에 들어갔다면,이와 같은 한 부류의 곳을 공무변처[空處]라고 한다.
온갖 장애가 이미 소멸되고 장애가 없는 데서[無礙] 그 없는 것[無]마저 멸(滅)하여, 오직 아뢰야식(阿賴耶識)과 말나(末那)의 미세한 세력 절반[半分微細]만이 남아있는 부류가 있으니, 이와 같은 한 부류의 곳을 식무변처[識處]라고 하느니라.
공(空)과 색(色)이 이미 없어지고 인식하는 마음[識心]도 모두 멸하여 시방이 고요한 가운데, 아득히 돌아갈 곳이 없는 부류가 있으니, 이와 같은 부류의 곳을 무소유처(無所有處)라고 한다.
식의 성품[識性]이 움직이지 않는 데서 멸법[滅]을 추궁하고 연마하여, 다함이 없는 가운데 다했다는 성품을 들춰 일으켜서, 있는 듯 하나 있지 않고 다한 듯 하나 다하지 않는 부류가 있으니, 이와 같은 부류의 곳을 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라고 하느니라.
이들은 공을 추궁하였으나 공의 이치를 다하지 못하고, 불환천(不還天)에서 성인의 도[聖道]만을 다한 부류인데, 이와 같은 한 부류를 마음을 돌이키지 못한 둔한 아라한이라고 하며, 만일 무상(無想)의 모든 외도천(外道天)에서 공을 추궁하여 돌아오지 못하고 번뇌에 미혹[迷漏]되어 들은 법이 없으면, 곧바로 윤회에 들어가느니라.

아난아, 이 모든 천상(天上)의 각각 천인(天人)들은 범부의 업보로 받은 결과이니, 그 과보가 끝나면 윤회에 들어가나, 저 하늘의 왕들은 곧 보살로서 삼마제(三摩提)를 닦고, 점차 증진하여 성인들의 수행하는 길로 회향(迴向)하느니라.
아난아, 이 4공천(空天)은 몸과 마음을 멸하여 다하고 선정의 성품이 뚜렷이 나타나서, 업의 과보로 받는 색[業果色]이 없으니, 이로부터 끝까지를 무색계(無色界)라고 한다.
이것은 다 묘한 깨달음의 밝은 마음을 알지 못하고 망상을 쌓아 발생하는데서 허망하게 3계(界)가 있으니, 중간에 허망하게 일곱 갈래[七趣]를 따라 빠지고 잠기는 중생들[補特伽羅]이 각기 그 종류를 따르는 것이니라.

또 아난아, 이 3계(界) 가운데 네 종류의 아수라(阿修羅)가 있느니라.
만일 귀신의 길에서 법을 지킨 힘으로 신통을 부려서 허공에 들어간다면, 이 아수라는 알로 태어나며 귀신의 갈래에 포함되느니라.
만일 하늘에서 복덕이 감하여 아래로 떨어져서 그 사는 곳이 일월과 가깝다면, 이 아수라는 태로 태어나며 사람의 갈래에 포함되느니라.또 아수라의 왕이 세계를 붙들어 쥐고 힘이 넘쳐서 두려움이 없는 가운데, 범왕(梵王)과 제석천(帝釋天)과 사천왕(四天王)과 패권(覇權)을 다툰다면, 이 아수라는 변화로 태어나며 하늘 갈래에 포함되느니라.
아난아, 별도로 한 종류의 낮고 열등한 아수라가 있어서, 큰바다 한 복판에 태어나서 물이 빠지는 곳[水穴口]에 잠겨 있는 가운데, 아침에는 허공에서 놀다가 저녁에는 물로 돌아와서 자는 경우가 있으니, 이 아수라는 습기로 태어나며 축생의 갈래에 포함되느니라.

아난아, 이와 같이 지옥(地獄)과 아귀(餓鬼)와 축생(畜生)과 사람[人]과 신선(神仙)과 하늘[天]에서 아수라[阿修羅]까지 일곱 갈래[七趣]를 자세히 추궁해보면, 모두 다 어둠에 잠겨있는 온갖 인연변화의 모양[有爲相]으로서, 망상으로 태어나고 망상으로 업을 따르고 있으나, 미묘하고 원만하고 밝고 인연작용을 떠난 본 마음[無作本心]에는 허공 꽃과 같이 원래 집착할 경계가 없으며 단지 한결같이 허망할 뿐, 더 이상 아무런 근거가 없느니라.
아난아, 이들 중생이 본래의 마음을 알지 못한 가운데, 생사에 굴러다니면서 한량없는 겁이 지나도록 청정한 진실[眞淨]을 얻지 못하는 까닭은, 다 살생과 투도(偸盜)와 음욕을 따르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 살생과 투도와 음욕[三種]을 행하지 않으면, 살생과 훔침과 음욕이 없는 곳에 출생하리라. 살생과 투도와 음욕이 있는 곳[有]은 귀신의 무리라고 하며, 살생과 투도와 음욕이 없는 곳[無]은 하늘의 갈래라고 한다. 이렇게 있는 곳[有]과 없는 곳[無]이 번갈아 기울어져서[相傾] 윤회의 근성이 일어나느니라.
만일 묘하게 삼마제(三摩提)를 일으킬 수 있는 행자라면, 미묘하고 영원하고 고요하여, 있고 없는 둘이 없어지고, 둘이 없어진 자체도 사라져서, 오히려 살생하지 않고 훔치지 않고 음행하지 않는 자체도 없을 텐데, 어찌 다시 살생하고 음행하고 훔치는 일을 따르겠느냐.

아난아, 세 가지 업을 끊지 못하는 것은 각 개인의 행위에 있으나, 각 개인의 행위로 인하여 여러 개인이 공동으로 받는 몫[同分]에는 일정한 곳이 없지 않느니라. 스스로 망상에서 발생하였으며 망상은 생긴 원인이 없으니, 추궁하여 찾을 길이 없느니라.
네가 열심히 수행하여 보리를 얻고자 한다면, 반드시 세 가지 미혹[三惑; 殺盜婬]을 끊어야 한다. 세 가지 미혹을 다 끊지 않으면 비록 신통을 얻을지라도, 다 이 세간의 인연 따라 변하는 공덕작용[有爲功用]일 뿐이다. 습기를 없애지 못하면 마의 길에 떨어지기 때문에, 망상을 없애려고 할지라도 허위(虛僞)만 배로 더할 뿐이니, 이 여래는 가련한 자라고 하는 것이다.이것은 네가 허망하게 스스로 짓는 일이요, 보리의 허물이 아니니라.
이렇게 설해야 올바른 말이며, 이와 다른 설은 마왕의 말이니라.”

즉시 여래께서 법회[法座]를 마치려고 하시다가 사자의 자리(師子床)로부터 7보(寶)의 책상을 끌어당기시고 자금산(紫金山)처럼 빛나는 몸을 돌려 다시 기대시면서 널리 대중과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배우는 단계의 연각과 성문이 지금 마음을 돌이켜 대보리(大菩提)의 더없이 미묘한 깨달음으로 나가려고 하기 때문에 나는 지금까지 이미 진실한 수행법을 설해 왔다. 그러나 너희들은 오히려 사마타(奢摩他)와 비바사나(毗婆舍那)를 수행할 때 생기는 미세한 마군의 일을 알지 못하고 있느니라. 마의 경계가 앞에 나타나도 잘 알지 못한다면, 닦는 마음이 바르지 못하여 삿된 견해에 떨어지기 마련이다. 너희들 자신의 음마(陰魔)든지, 혹은 또 천마(天魔)든지, 혹은 귀신이 붙거나, 혹은 도깨비[魑魅]를 만났을 때, 마음속이 밝지 못하여 도적을 자식으로 알거나, 또는 그 가운데서 작은 것을 얻고 만족하면, 제 사선천(四禪天)에 관하여 들어본 적이 없는 비구[無聞比丘]가 성인의 법을 증득했노라고 망언(妄言)하는 가운데, 하늘의 과보가 이미 끝나서 쇠약한 모양이 앞에 나타난 것을 보고, 아라한도 다시 다음 세상의 몸을 받는다고 하다가 아비지옥[阿鼻地獄]에 떨어진 경우와 같게 되리라. 너희들은 잘 들어라. 내가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자세히 분별하리라.”
아난은 자리에서 일어나 법회의 유학(有學)들과 함께 기쁜 마음으로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엎드려 자비로운 가르침을 듣고자 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과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번뇌세계의 12류 중생도 본각(本覺)이 묘하게 밝고 깨달음이 원만한 마음의 본체는 시방부처님과 둘이 없고 다르지도 않으나, 너희들의 허망한 생각으로 진리를 미혹한 것이 허물이 되어, 어리석은 애욕이 발생하고 발생해서는 두루 미혹했기 때문에 허공의 성질이 있으며, 미혹이 쉬지 않고 변화하여 세계가 생겼느니라. 따라서 이 시방의 티끌처럼 많은 국토는 번뇌가 아닌 것[非無漏者]이 없으며, 모두 다 완고하게 미혹한 망상으로 세워졌느니라. 그러니 마땅히 알아야 한다. 허공이 네 마음속에서 생겨난 것도 넓고 맑은 하늘에 조각구름인데,더욱이 온갖 세계가 허공 안에 있는 것이겠느냐.
너희들 가운데 한 사람이 진리를 밝혀 근원으로 돌아가면, 시방허공도 사라져 없어지는데, 어찌 허공 속에 있는 세계가 흔들려 부서지지 않겠느냐.

너희들이 선정을 닦아 삼마지(三摩地)를 장엄하여[飾], 시방보살과 무루대아란(無漏大阿羅漢)과 마음의 정기가 꼭 맞아 통해서 그 자리가 맑고 고요지면, 일체 마왕과 귀신과 온갖 범부천(凡夫天)은 그들의 궁전이 까닭 없이 무너지고 대지가 쪼개져서 물과 뭍의 중생들이 모두 어지럽게 날아오르며 두려워하는 모양을 보느니라. 어둠에 묻힌 범부들은 그런 변화를 느끼지 못하지만, 저들은 누진통(漏盡通)을 제외한 5신통(神通)을 갖추고 이 번뇌의 세상[塵勞]을 사랑하고 있으니, 어찌 너희들이 그 곳을 부수도록 내버려두겠느냐. 그러기 때문에 귀신들과 모든 하늘의 마군들과 도깨비[魑魅]들과 요정(妖精)들은 너희들이 삼매(三昧)에 들었을 때, 몰려와서 너희들을 괴롭히는 것이니라.

그러나 저 온갖 마들이 비록 크게 성낼지라도, 저들은 번뇌 속에 들어 있고, 너는 묘한 깨달음 가운데 있으니, 바람으로 빛을 불어 끄고 칼로 물을 베는 것과 같이 전혀 서로 닿지 않으며, 또 너는 끓은 물과 같고 저들은 굳은 얼음과 같으니, 따뜻한 기운이 점차 가까워지면 얼마 안 가서 녹아버리느니라.
저들은 한갓 신력만을 믿고 있으나 단지 손님일 뿐이며, 성취와 파멸은 너희들 마음속의 5음(陰)주인에 달렸느니라. 주인이 미혹하면 손님은 그 틈을 노리겠으나, 당연히 선정[禪那]에 들어서 깨달음에 헷갈림이 없으면, 저 마의 장난은 너를 어찌할 수 없느니라. 5음(陰)을 소멸하여 밝은데 들어가면, 저 삿된 마들은 다 어두운 기운을 받아 태어났음으로, 어둠을 무너뜨리는 밝음이 가까워지면 저절로 사라져버리는데, 어찌 감히 머물러서 선정을 어지럽게 흔들겠느냐.
만일 밝게 깨닫지 못하여 음마(陰魔)의 홀림을 당한다면, 너 아난은 반드시 마군의 자식으로 태어나서 마군이 되고 말리라. 저 마등가(摩登伽)는 힘이 나약하여, 오직 주문으로 네 율의(律儀)의 8만 세행(細行) 가운데 단지 한 계율만을 헐려고 하였으니, 그나마 마음이 청정한 까닭에 오히려 빠지지 않았지만, 이 음마(陰魔)가 바로 너의 보배로운 깨달음의 온몸을 무너뜨림은마치 재상 가문이 졸지에 적몰(籍沒)을 당하여 완전히 헐벗어도 가엾게 여겨 구할 길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

아난아, 잘 알아야 한다. 네가 도량에 앉아서 모든 생각이 스러져 없어지다가 그 생각이 다 사라지면, 생각을 떠난 경계가 일체 정교하게 밝아서, 움직임과 고요함이 옮기지 않고 기억과 잊음이 한결같게 되리라. 바로 그 자리에 머물러서 삼마지(三摩地)에 들면, 마치 눈 밝은 사람이 무척 깊은 어둠에 처한 듯 정밀한 성품이 미묘하고 청정하나, 마음은 아직 빛을 발하지 못한다. 이를 ‘색음(色陰)에 가린 보금자리[區宇]’라고 한다.
만일 여기에 눈이 환하게 열려서 캄캄한 모양이 없어지면, 이를 ‘색음(色陰)이 다 사라진 경계’라고 하며, 이 경계에 이른 사람은 능히 겁탁(劫濁)을 초월하느니라. 그 색음(色陰)에 가린 까닭을 살펴보면 견고한 망상이 근본이니라.

아난아, 이러한 가운데 묘한 밝음을 정교하게 추궁하면, 4대(大)의 짜임이 풀려서 잠깐사이에 몸이 장애에서 벗어난다. 이를 ‘정밀한 밝음이 앞 경계에 흘러넘친 상태’라고 한다. 이것은 단지 공덕의 작용으로 잠깐 이러한 경계를 얻을 뿐,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 진실하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뛰어난 경계라고 하겠으나, 만일 진실한 경계로 알면 곧장 여러 삿된 마의 유혹을 당하느니라.
아난아, 또 이러한 마음으로 묘한 밝음을 정교하게 연마하여 그 몸속까지 환하게 사무치면, 이 사람은 갑자기 몸속에서 요충이나 회충을 끄집어내어도 몸의 모습이 완전하여 조금도 상하지 않는다. 이를 ‘정밀한 밝음이 형체에 흘러넘친 상태’라고 한다. 이것은 단지 정진수행으로 잠시 이러한 경계를 얻을 뿐,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 진실하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뛰어난 경계라고 하겠으나, 만일 진실한 경계로 알면 곧장 여러 삿된 마의 유혹을 당하느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안과 밖을 정밀하게 연마하면, 이때 현재의 몸[執受身]을 제외한 혼(魂)과 백(魄)과 의(意)와 지(志)와 정신(精神)이 모두 끼어 들어가서 서로 손님과 주인이 되어, 별안간 공중에서 설법하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혹은 시방에서 함께 비밀의 뜻을 연설하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이를 ‘정기와 넋이 번갈아 서로 떠나고 합하는 상태’라고 한다. 단지 뛰어난 종자[善種]를 성취하여 잠시 이러한 경계를 얻을 뿐,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 진실하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뛰어난 경계라고 하겠으나, 진실한 경계로 알면 곧장 여러 삿된 마의 유혹을 당하느니라.

또 이러한 마음이 맑게 드러나고 밝게 사무쳐서 안으로 빛이 밝게 나타나면, 시방이 온통 염부단(閻浮檀)의 금빛이 되고 일체 종류가 여래로 변화한다. 그때 천광대(天光臺)에 앉아서 천불(千佛)에 둘러싸인 비로자나(毘盧遮那)의 모습과 백억 국토와 연꽃이 한꺼번에 출현하는 모양을 보게 되느니라. 이를 ‘마음의 넋이 신령한 깨달음에 집착된 상태’라고 한다. 이것은 마음의 빛을 연마하여 밝혀서 온갖 세계를 비추는 가운데 잠시 이러한 경계를 얻을 뿐,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 진실하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뛰어난 경계라 하겠으나, 만일 진실한 경계로 알면 곧장 여러 삿된 마의 유혹을 당하느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미묘한 밝음을 정밀하게 연마하고 끊임없이 관찰하여, 누르고 항복시켜서 제지하는 힘이 지나치면, 이때 갑자기 시방 허공이 일곱 가지 보배의 빛깔이 되거나 백 가지 보배의 빛깔로 변하여, 동시에 두루 가득 차서 서로 막히거나 걸리지 않는 가운데, 청색과 황색과 적색과 백색이 각각 순수하게 나타나느니라. 이를 ‘누르는 공력(功力)이 과분한 상태’라고 한다. 잠시 이러한 경계를 얻을 뿐,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 진실하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뛰어난 경계라고 하겠으나, 진실한 경계로 알면 곧장 여러 삿된 마의 유혹을 당하느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연마하고 추구하는 가운데 맑음이 사무쳐서 정교한 빛이 어지럽지 않으면, 별안간 한 밤중에 어두운 방안에서 여러 가지 물건을 보아도 대낮과 다름없고, 암실의 물건도 남김없이 그대로 보느니라. 이를 ‘마음이 세밀하여 보는 작용이 맑아져서 어둠을 뚫어보는 상태’라고 한다. 잠깐 이러한 경계를 얻을 뿐,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 진실하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뛰어난 경계라고 하겠으나, 만일 진실한 경계로 알면 곧장 여러 삿된 마의 유혹을 당하느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뚜렷하게 비어 융통한 데 들어가면, 사지(四肢)가 갑자기 풀과 나무와 같이 되어불로 태우고 칼로 잘라도 조금도 아픔을 느끼지 못하고, 또는 불에 타지도 않으며, 비록 그 살점을 베어낼지라도 마치 나무를 깎는 것과 같게 되느니라. 이를 ‘5진(塵)이 병합하여 4대(大)의 성질을 물리치고 한결같이 순수한 데 들어간 상태’라고 한다. 잠깐 이러한 경계를 얻을 뿐,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 진실하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뛰어난 경계라고 하겠으나, 만일 진실한 경계로 알면 곧장 여러 삿된 마의 유혹을 당하느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청정한 경계를 성취하여 깨끗한 마음의 공덕이 극에 달하면, 홀연히 대지와 시방의 산과 강이 다 부처님의 나라가 되어, 거기서 일곱 가지 보배의 빛깔을 두루 갖춘 원만한 광명을 보기도 하고, 또 항하(恒河)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이 허공세계에 두루 가득한 가운데 누각과 전당이 화려함을 보기도 하며, 아래로는 지옥을 보고 위로는 하늘 궁전을 보기도 하나, 아무런 장애가 없느니라. 이를 ‘좋아함과 싫어함이 엉긴 생각이 날로 깊어서 생각이 오래 변화한 상태’라고 할 뿐,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 진실하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뛰어난 경계라고 하겠으나, 만일 진실한 경계로 알면 곧장 여러 삿된 마의 유혹을 당하느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연마하여 추구한 경계가 깊고 멀리 뻗치면, 먼 곳의 저자와 우물과 바른 길[街]과 굽은 길[巷]과 친족과 권속들을 보기도 하고, 그 말을 듣기도 하느니라. 이를 ‘마음을 다그쳐서 다그침이 극에 달하여 마음이 빛이 날아 오른 탓에 여러 막힌 곳을 뚫어 보는 상태’라고 할 뿐,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 진실하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뛰어난 경계라고 하겠으나, 만일 진실한 경계로 알면 곧장 여러 삿된 마의 유혹을 당하느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연마하여 추구하는 행이 정교하여 극에 달하면, 선지식의 형체가 옮기고 변하면서 잠깐 동안 까닭 없이 가지가지로 바뀌고 달라지는 모양을 보느니라. 이를 ‘삿된 마음으로 도깨비[魑魅]를 머금어 받아드렸거나, 심복(心腹)에 들어온 하늘의 마군에게 까닭 없는 설법을 듣고 묘한 뜻을 통달한 상태’라고 할 뿐,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 진실하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마군의 일이 소멸하여 없어지겠으나, 만일 진실한 경계로 알면 곧장 여러 삿된 마의 유혹을 당하느니라.

아난아, 이와 같은 열 가지 선나(禪那)에서 나타나는 경계는 모두 색음(色陰)에서작용하는 마음이 서로 엇갈려 다투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이 나타나면 중생들은 완고하게 미혹하여 스스로 헤아리지 못한다. 그래서 이러한 인연을 만나면 혼미하여 스스로 알지 못하고, 성인의 경지에 올랐노라 하면서 대망어(大妄語)를 지어 무간지옥[無間獄]에 떨어지느니라. 너희들은 반드시 이 말을 의지해서 여래가 열반한 뒤에 말법(末法) 세상에 이 뜻을 널리 선양하여, 하늘의 마군들이 방편을 얻지 못하도록 잘 지녀서 덮고 보호하여 더없이 높은 도를 이루게 하여라.

아난아, 저 선남자가 삼마제(三摩提)와 사마타(奢摩他)를 닦는 가운데 색음(色陰)이 다 사라진 행자는, 모든 부처님의 마음을 밝은 거울에 비친 모양과 같이 환히 보게 되어, 소득이 있는 듯 하나 아직 응용하지 못한다. 마치 가위눌린 사람이 손발이 완전하고 보고 들음이 분명하나, 마음이 객사(客邪)에 저촉되어 움직일 수 없는 것과 같다. 이를 수음(受陰)에 가린 보금자리[區宇]라고 하느니라.
만일 가위눌림의 증세가 없어지고 그 마음이 몸을 벗어나서, 그 얼굴을 돌이켜 보기도 하고, 가고 머묾이 자유로워서 더 이상 막히거나 걸림이 없으면, 이를 수음이 다 사라진 경계라고 하며, 이 경계에 이른 사람은 견탁(見濁)을 초월하느니라. 그 수음(受陰)에 가린 까닭을 살펴보면 비고 밝은 망상[虛明妄想]이 근본이니라.

아난아, 저 선남자가 이러한 가운데서 큰 광명이 환하게 비추는 경계를 얻고, 그 마음이 환하게 밝아서, 안으로 누르는 공이 분에 넘치면, 갑자기 한없는 슬픔이 생겨서, 심지어 모기나 등에를 보고도 발가벗은 갓난아기처럼 가련하게 여기는 마음을 내고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게 되느니라. 이를 ‘공덕의 작용이 지나치게 억누른 상태’라고 한다. 깨달아 알면 허물이 없으나,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라. 혼미하지 않고 깨달아서 한참 지나고 나면 저절로 사라지지만, 만일 진실한 경계로 알면, 곧 슬픈 마가 그 심부(心腑)에 끼어들어, 사람을 볼 때마다 한없이 울면서, 삼매[正受]를 잃고 반드시 떨어지고 마느니라.

아난아, 또 저 선정에 든 선남자들이 색음(色陰)이 사라지고 수음(受陰)이 분명하여, 뛰어난 모양이 앞에 나타난 것을 보고 지나치게 감격하면,갑자기 그 가운데 한없는 용기가 생겨서, 그 마음이 용맹하여 예리한 나머지 모든 부처님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 3아승기겁[三僧祇]을 한 생각에 뛰어넘을 수 있다고 장담하느니라. 이를 ‘공덕작용이 지나치게 강하여 능멸하는 상태’라고 한다. 깨달아 알면 허물이 없으나,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라. 깨달아 알고 혼미하지 않고 한참 지나면 저절로 사라지지만, 만일 진실한 경계로 알면 곧 미친 마가 그 심부(心腑)에 끼어들어 사람을 볼 때마다 자랑하여 아만(我慢)이 비길 데 없이 넘쳐서, 그 마음에 위로는 부처님도 보잘것없이 여기고 아래로는 사람도 보잘것없이 여기다가, 삼매[正受]를 잃고 반드시 떨어지고 마느니라.

또 저 선정에 든 선남자들이 색음(色陰)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한 경계에서, 앞을 보면 새롭게 증득한 경계가 없고, 뒤를 보면 예전에 머물던 곳을 잃게 되니, 지혜의 힘이 쇠약하여 중간이 무너진 자리에 들어간다. 여기서 아득하여 아무것도 보이는 것이 없으면, 마음 가운데 갑자기 바싹 마른 생각이 일어나서, 언제든지 그 생각에 잠겨 벗어나지 못하니, 이 바싹 마른 생각을 부지런히 정진할 모양으로 여기느니라. 이를 ‘지혜 없이 마음을 닦으면서 스스로 잃는 상태’라고 한다. 깨달아 알면 허물이 없으나,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라. 만일 진실한 경지로 알면, 곧 생각에 잠긴 마가 그 심부(心腑)에 끼어들어, 아침저녁으로 마음을 졸이면서 한 곳에 매달리다가, 삼매[正受]를 잃고 반드시 떨어지고 마느니라.

또 저 선정에 든 선남자들이 색음(色陰)이 사라지고 수음(受陰)이 명백한 모양을 보면, 지혜의 힘이 선정보다 뛰어나서, 지혜의 예리한 용맹으로 선정을 잃고, 모든 것에 가장 훌륭하다는 성질을 마음속에 품어서, 자기 마음에 이미 노사나(盧舍那)가 된 것이 아닌가 의심하며, 조금 얻고 만족하게 여기느니라. 이를 ‘마음작용이 한결같은 사유[恒審]를 잃고 지견(知見)에 빠진 상태’라고 한다. 깨달아 알면 허물이 없으나,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라. 만일 진실한 경지로 알면, 곧 쉽게 만족하게 여기는 비열한 마가 그 심부(心腑)에 끼어들어 사람을 볼 때마다 ‘나는 더없이 가장 뛰어난 진리[無上第一義諦]를 얻었노라’고 하다가, 삼매[正受]를 잃고 반드시 떨어지고 마느니라.

또 저 선정에 든 선남자들이 색음(色陰)이 사라지고 수음(受陰)이 명백한 가운데, 새롭게 증득한 경계는 아직 얻지 못하였고, 예전의 마음은 이미 없어진 것을 보고, 앞뒤의 두 곳[二際]을 두루 살피다가 스스로 어렵고 험한 생각을 내니, 홀연히 마음에 끝없는 근심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마치 철상(鐵床)에 앉은 듯 독약을 마신 듯 살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니, 항상 남에게 ‘이 목숨을 해쳐서 빨리 해탈을 얻게 해 달라’고 부탁하느니라. 이를 ‘수행에 방편을 잃은 상태’라고 한다. 깨달아 알면 허물이 없으나,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라. 만일 진실한 경지로 알면, 곧 한결같이 항상 근심만 하는 마가 그 심부(心腑)에 끼어들어 손에 칼을 들고 스스로 그 살점을 베어내며 목숨 버리기를 좋아하기도 하고, 때로는 항상 근심에 잠겨 산중 숲 속으로 달려가서 사람 보는 일을 견디지 못하기도 하다가, 삼매[正受]를 잃고 반드시 떨어지고 마느니라.

또 저 선정에 든 선남자들이 색음(色陰)이 사라져서 수음(受陰)이 명백한 경계를 보고, 청정한 경계에 처한 가운데 마음이 조용하고 아늑해지면, 별안간 저절로 한없는 기쁨이 생겨서 마음속의 즐거움을 억제할 수 없게 되느니라. 이를 ‘가볍고 편안한 마음을 스스로 금할 지혜가 없는 상태’라고 한다. 깨달아 알면 허물이 없으나,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라. 만일 진실한 경지로 알면, 곧 한결같이 항상 좋고 기쁘고 즐기기만 하는 마가 그 심부(心腑)에 끼어들어 사람들을 볼 때마다 웃는 가운데 길거리에서 노래 부르고 춤을 추면서 스스로 이미 걸림 없는 해탈을 얻었노라고 하다가, 삼매[正受]를 잃고 반드시 떨어지고 마느니라.

또 저 선정에 든 선남자들이 색음(色陰)이 사라지고 수음(受陰)이 명백한 경계를 보고, 스스로 이미 만족하게 여겼다면, 별안간 까닭 없이 큰 아만[大我慢]이 일어난다. 이와 같이 아만[慢]과 지나친 아만[過慢]과 아만이 더욱 지나친 아만[慢過慢]과 혹은 얻지 못하고도 얻었다는 아만[增上慢]과 비열한 아만[卑劣慢]이 일시에 함께 일어나느니라. 이 경계에 잡히면 마음속으로 오히려 시방 여래도 가볍게 여기는데, 더욱이 어찌 하위의 성문과 연각을 가볍게 여기지 않겠느냐.이를 ‘견해의 뛰어남을 스스로 구제할 지혜가 없는 상태’라고 한다. 깨달아 알면 허물이 없으나,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라. 만일 진실한 경지로 알면, 곧 한결같이 큰 아만[大我慢]만을 부리는 마가 그 심부(心腑)에 끼어들어, 부처님을 모신 탑묘(塔廟)에 예배하지도 않고 경전과 불상[經像]을 부수고 헐면서, 신도[檀越]들에게 “이 불상은 쇠나 구리이거나 흙과 나무이며, 또 경은 나뭇잎이거나 천이나 비단일 뿐이다. 이 육신(肉身)은 영원한 진리인데 스스로 공경하지 않으면서, 되려 흙과 나무 따위를 숭배하고 있으니, 참으로 뒤바뀐 짓이다”라고 하면, 그 가운데 믿음이 깊은 자는 그를 따라 헐고 부셔서 땅속에 묻어버린다. 이렇게 중생을 의혹시키고 잘못 인도하여 무간지옥(無間地獄)에 들어가게 하다가, 삼매를 잃고 반드시 떨어지고 마느니라.

또 선정에 든 선남자들이 색음(色陰)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한 경계를 보고, 정교한 밝음 가운데 원만하고 정밀한 이치를 깨달아, 뜻대로 수순하는 큰 방편[大隨順]을 얻어서, 그 마음이 별안간 한량없이 가볍고 편안해지면, 미리부터 ‘나는 성인이 되어 대자재를 얻었노라’고 말하느니라. 이를 ‘지혜로 인하여 가볍고 편안하고 청정한 경계를 얻은 상태’라고 한다. 깨달아 알면 허물이 없으나,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라. 만일 진실한 경지로 알면, 한결같이 가볍고 편안하고 청정하기만을 좋아하는 마가 그 심부(心腑)에 끼어들어 스스로 말하기를 ‘이대로 만족하니, 더 이상 닦을 필요가 없다’고 한다. 이들은 흔히 무문비구(無聞比丘)가 되어 중생을 의혹시키고 그르쳐서 무간지옥[阿鼻獄]에 떨어지게 하다가, 삼매[正受]를 잃고 반드시 추락하고 마느니라.

또 저 선정에 든 선남자들이 색음(色陰)이 사라지고 수음(受陰)이 명백한 경계를 보고, 밝은 깨달음에서 비고 밝은 성품을 얻으면, 그 가운데 홀연히 영원히 멸한 경계로 돌아가서 인과(因果)가 없다고 주장하여 한결같이 공에 들어간다. 따라서 공한 마음이 앞에 나타나면, 마침내 마음에 오래도록 아무것도 없다는 견해[長斷滅解]를 일으키느니라. 깨달아 알면 허물이 없으나,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라. 만일 진실한 경지로 알면, 곧 공마(空魔)가 그 심부(心腑)에 끼어들어 지계(持戒)를 소승(小乘)이라 비방하고, 보살은 공(空)을 깨쳤으니 지키고 범할 것이 무엇이냐고 호언한다. 이 사람은 항상 신심(信心) 있는 신도[檀越]를 상대로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고 널리 더러운 음욕을 자행하며, 마력(魔力)으로 앞사람들을 홀려 들이니 그들은 의심하거나 비방할 마음을 내지 못한다. 귀신의 마음이 오래 들린 탓에, 혹은 똥과 오줌을 먹는 것이 술 고기를 먹는 것과 다르지 않으니 한가지로 모두 공하다고 하면서, 부처님의 율의(律儀)를 파하고 사람들을 그르쳐 죄에 빠져들게 하다가, 삼매[正受]를 잃고 반드시 떨어지고 마느니라.

또 선정에 든 선남자들이 색음(色陰)이 사라지고 수음(受陰)이 명백한 경계를 보고, 그 비고 밝은 경계에 잠긴 맛이 마음과 뼛속 깊이 스며들면, 그 마음에 홀연히 한없는 애욕이 생기고 애욕이 극에 달하여 광증(狂症)을 일으켜서, 문득 음욕을 탐내는 행으로 변하느니라. 이를 ‘마음속에 파고든 안온하고 포근한 선정의 경계를 스스로 단속할 지혜가 없어서 온갖 애욕에 잘못 들어간 상태’라고 한다. 깨달아 알면 허물이 없으나,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다. 만일 진실한 경지로 알면, 곧 음욕의 마가 그 심부(心腑)에 끼어들어 한결같이 음욕을 보리도(菩提道)라고 설하여, 온갖 세속사람들에게 평등하게 음욕을 행하도록 교화하여, 음욕을 행하는 것이 법의 아들[法子]을 지키는 일이라고 한다. 귀신의 힘이기 때문에 말세 가운데 그에게 포섭되는 어리석은 범부는 그 수가 백 명에서 일백 명, 이백 명에 이르며, 혹은 5, 6백 명이 되기도 하고, 많게는 천만(千萬) 명이 되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마가 마음에 싫증을 내어 그 몸을 떠나서 위덕(威德)이 없어지면, 왕 법의 환난에 빠지게 된다. 이렇게 중생들을 의혹시키고 잘못 인도하여 무간지옥[無間獄]에 떨어지게 하다가, 삼매[正受]를 잃고 반드시 떨어지고 마느니라.

아난아, 이와 같은 열 가지 선나(禪那)에서 나타나는 경계는 모두 수음(受陰)에서 작용하는 마음이 서로 엇갈려 다투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이 나타나면 중생들은 완고하게 미혹하여 스스로 헤아리지 못한다. 그래서 이러한 인연을 만나면 혼미하여 스스로 알지 못하고, 성인의 경지에 올랐노라 하면서 대망어(大妄語)를 지어 무간지옥[無間獄]에 떨어지느니라. 너희들은 마땅히 여래의 말을 간직하여 내가 열반한 뒤에 말법(末法)에 전하여 두루 중생들에게 이 뜻을 깨닫게 하고, 하늘의 마군들이 방편을 얻지 못하도록 잘 지녀서 덮고 보호하여 더없이 높은 도를 이루게 하여라.

아난아, 저 선남자가 삼마제(三摩提)를 닦아서 수음(受陰)이 다 사라지면, 비록 샘의 번뇌는 다 없어지지 않았을지라도, 마음이 형체를 떠남은 새가 새장을 벗어나듯 이미 범부의 몸으로부터 위로 보살의 60성위(聖位)를 거치는 과정을 잘 성취하여 뜻대로 태어나는 몸[意生身]을 얻고, 가는 곳마다 장애가 없느니라. 비유하면 깊이 잠든 사람의 잠꼬대와 같다. 잠꼬대하는 사람은 따로 알지 못하고 있으나, 그 말은 소리의 높고 낮은 차례[音韻倫次]를 이루니, 잠들지 않는 옆 사람은 다 그 말을 알아듣는 경우와 같다. 이를 상음(想陰)에 가린 보금자리[區宇]라고 하느니라.
만일 흔들리는 생각이 사라지고 들뜬 생각이 소멸되면, 깨달음의 밝은 마음에 티끌과 때를 씻은 듯 하고, 한 무리 생사의 처음과 끝[首尾]이 원만하게 비치니, 이를 상음(想陰)이 다 사라진 경계라고 하며, 이러한 사람은 능히 번뇌탁(煩惱濁)을 초월하느니라. 그 상음(想陰)에 가린 까닭을 살펴보면 융통한 망상[融通妄想]이 근본이니라.

아난아, 저 선남자가 수음(受陰)이 비고 묘하여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않고, 원만한 선정이 밝게 드러난 삼마제(三摩提) 가운데서, 마음이 원만한 밝음을 좋아하여 그 정교한 생각을 날카롭게 돋우고 뛰어난 방편[善巧]을 탐내어 구하면, 그때 틈을 노려 기다리던 하늘의 마가 정령(精靈)을 날려 보내서 사람에게 붙게 하여 그 사람의 입으로 경법(經法)을 설하게 한다. 이 사람은 마에 잡힌 줄도 모르고 스스로 ‘더없이 훌륭한 열반을 얻었노라’고 하며, 뛰어난 방편을 구하는 선남자에게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한다. 설법하는 동안 그 형상은 잠깐사이에 비구로 변하여 그 사람에게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제석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부녀(婦女)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비구니가 되기도 하고, 혹은 어두운 방에 자면서 몸으로 광명을 놓기도 한다.

이 선남자는 어리석고 혼미하여 보살로 착각하고 그 교화를 믿는 가운데, 그 마음이 방탕하게 흔들려서 부처님의 율의(律儀)를 파하며 몰래 탐욕을 행하게 되느니라.
또 입으로 재앙과 상서의 이변에 대해서 말하기를 좋아하여, 여래가 어느 곳에 나왔다거나, 최후 겁에 생기는 불의 재앙(劫火)을 말하거나, 혹은 칼부림의 재앙[刀兵]을 설하기도 하여 사람들을 두렵게 하면서, 까닭 없이 그 집안의 재산을 탕진시키느니라. 이것은 괴이한 귀신[怪鬼]이 늙어서 마로 변한 경우인데, 이 사람을 어지럽게 괴롭히다가만족한 나머지 싫증을 내어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버리면, 제자와 스승은 함께 왕 법의 환난에 빠지게 되느니라. 네가 마땅히 미리 깨달아 안다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아난아, 또 선남자가 수음(受陰)이 비고 묘하여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않고 원만한 선정이 밝게 드러난 삼마제(三摩提) 가운데서, 마음이 방탕한 놀이를 좋아하여 그 정교한 생각을 날려 편력[經歷]을 탐내어 구하면, 이때 틈을 노려 기다리던 하늘의 마가 정령을 날려 보내서 사람에게 붙게 하여 그 사람의 입으로 경법(經法)을 설하게 한다. 그 사람 역시 마에 잡힌 줄도 모르고 스스로 ‘더없이 훌륭한 열반을 얻었노라’고 하며, 저 편력을 구하는 선남자에게 와서 자리를 펴고 법을 설한다. 설법자의 형체는 변함이 없으나, 법을 듣는 사람은 홀연히 보배 연꽃에 앉아 온몸이 황금빛 덩어리[紫金光聚]로 변한 자신을 보느니라. 청중들은 각각 이와 같은 모양을 보게 되니 이전에 본적이 없는 일이라고 한다.

이 선남자는 어리석고 혼미하여 보살로 착각하고, 그 마음에 음욕이 넘쳐흘러서 부처님의 율의(律儀)를 파하며 몰래 탐욕을 행하게 되느니라.
또 입으로 부처님의 출현에 대하여 말하기를 좋아하여, 어느 곳의 그 누구는 당연히 어느 부처님의 화신으로 이곳에 오셨고, 어느 사람은 어느 보살로서 인간을 교화하기 위하여 왔다고 한다. 그 사람은 직접 보기 때문에 몹시 애타는 마음으로 정성을 기울이는 사이에, 삿된 견해가 몰래 일어나고 지혜의 종자는 소멸하느니라. 이것은 가뭄귀신[魃鬼]이 늙어서 마로 변한 경우인데, 이 사람을 어지럽게 괴롭히다가 만족한 나머지 싫증을 내어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버리면, 제자와 스승은 함께 왕법의 환난에 빠지게 되느니라. 네가 마땅히 미리 깨달아 안다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또 선남자가 수음(受陰)이 비고 묘하여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않고, 원만한 선정이 밝게 드러난 삼마제(三摩提) 가운데서, 마음에 면밀한 계합을 좋아하여 그 정교한 생각을 깨끗이 하고 완벽한 계합(契合)을 탐내어 구하면, 그때 틈을 노려 기다리던 하늘의 마가정령(精靈)을 날려 보내서 사람에게 붙게 하여 그 사람의 입으로 경법(經法)을 설하게 한다. 이 사람은 마에 잡힌 줄도 모르고 스스로 ‘더없이 훌륭한 열반을 얻었노라’고 하며, 계합(契合)을 구하는 선남자에게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한다. 설법자의 형체와 듣는 사람들은 겉으로는 다른 변화가 없으나, 듣는 사람들은 듣기도 전에 마음이 저절로 열리어 깨닫게 되고 생각마다 옮겨 바뀌느니라. 때로는 지난 세상의 일을 통[宿命]하기도 하고, 때로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통[他心]하기도 하고, 때로는 지옥을 보기도 하고, 때로는 인간의 좋고 나쁜 온갖 일을 알기도 하고, 혹은 게송을 설하기도 하고, 혹은 스스로 경을 독송하기도 하니, 각각 기쁨에 들떠서 이전에 본적이 없는 일이라고 한다.

이 선남자는 어리석고 혼미하여 보살로 착각하고, 그 마음에 은밀히 애착이 생겨서 부처님의 율의(律儀)를 파하며 몰래 탐욕을 행하게 되느니라.
또 입으로 부처님의 크고 작음에 대해서 말하기를 좋아하여, 어느 부처님은 앞 부처님이고 어느 부처님은 뒤 부처님으로서, 그 가운데 진짜 부처님과 가짜 부처님과 남자 부처님과 여자 부처님이 있다고 하며, 보살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 사람은 직접 보기 때문에 본심(本心)을 씻어 내버리고 쉽게 삿된 깨달음에 빠져드느니라. 이것은 유혹의 귀신[魅鬼]이 늙어서 마로 변한 경우인데, 이 사람을 어지럽게 괴롭히다가 만족한 나머지 싫증을 내어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버리면, 제자와 스승은 함께 왕 법의 환난에 빠지게 되느니라. 네가 미리 분명하게 깨달아 안다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또 선남자가 수음(受陰)이 비고 묘하여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않고, 원만한 선정이 밝게 드러난 삼마제(三摩提) 가운데서, 마음이 근본(根本)을 추궁하여 물질이 변화하는 성질의 끝과 시작에 대해서 살피기를 좋아하고, 그 마음을 정교하게 밝히며 가려 분석하는 일을 탐내어 구하면, 그때 틈을 노려 기다리던 하늘의 마가 정령(精靈)을 날려 보내서 사람에게 붙게 하여 그 사람의 입으로 경법(經法)을 설하게 한다. 이 사람도 역시 이미 마에 잡힌 줄도 모르고 스스로 ‘더없이 훌륭한 열반을 얻었노라’고 하며, 근원을 구하는 선남자에게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한다. 이 정령이 붙은 사람은 위신이 넘쳐흐르는 몸으로 근원을 구하는 사람을 꺾어 눌러서 자리 아래에 앉게 하면, 그는 법을 듣기도 전에 자연히 마음이 굴복되고 만다. 그 틈을 타서 ‘이 모든 사람들은 평등하게 부처님의 열반과 보리의 법신을 지녔으니,바로 현재 우리들의 육신이다. 아버지와 아버지, 자식과 자식이 대를 바꿔 서로 태어나는 자체가, 법신이 영원히 머물러 끊어지지 않음이요, 현재의 모든 것이 곧 부처님의 국토를 가리키는 것이니, 따로 정토[淨居]와 금빛 몸[金色相]이 없다’고 하면, 그 사람은 믿고 받드는 사이에 이전의 마음을 잃고 몸과 목숨을 다 받쳐 귀의하면서 이전에 들은 적이 없는 법을 얻었다고 하느니라.

이들은 어리석고 혼미하여 보살로 착각하고, 그 마음을 추구하는 가운데 부처님의 율의(律儀)를 파하며 몰래 탐욕을 행하게 되느니라.
또 입으로 즐겨 말하기를 ‘눈과 귀와 코와 혀가 다 정토요, 남녀의 두 생식기는 즉시 보리열반의 진실한 자리’라고 하면, 저 무지한 사람들은 이 더러운 말을 그대로 믿느니라. 이것은 고독귀(蠱毒鬼)나 가위눌림의 악귀[魘勝惡鬼]가 늙어서 마로 변한 경우인데, 이 사람을 어지럽게 괴롭히다가 만족한 나머지 싫증을 내어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버리면, 제자와 스승은 함께 왕 법의 환난에 빠지게 되느니라. 네가 미리 분명하게 깨달아 안다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또 선남자가 수음(受陰)이 비고 묘하여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않고, 원만한 선정이 밝게 드러난 삼마제(三摩提) 가운데서, 마음이 미리 감응[懸應]하기를 좋아하여 여러 방면으로 두루 정밀하게 연마하고 은밀한 감응을 탐내어 구하면, 그때 틈을 노려 기다리던 하늘의 마가 정령(精靈)을 날려 보내서 사람에게 붙게 하여 그 사람의 입으로 경법(經法)을 설하게 한다. 이 사람도 역시 원래 마에 잡힌 줄도 모르고 스스로 ‘더없이 훌륭한 열반을 얻었노라’고 하며, 감응을 구하는 선남자에게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한다. 그는 청중(聽衆)에게 잠깐 백천 세를 살아온 듯한 몸을 보여서, 그들이 애착심을 일으켜 버리고 떠날 수 없도록 하면, 그들은 몸종이 되어 음식과 의복과 의약과 침구[四事]로 공양하면서 피로를 느끼지 못한다. 또 자리 아래에 있는 각 사람들의 마음에 이전의 스승이나 본래의 선지식(善知識)으로 알도록 하면, 그들은 특별히 법에 애착심을 내어 아교와 옻칠처럼 찰싹 달라붙어서 이전에 없던 법을 얻었다고 한다.

이 선남자는 어리석고 혼미하여 보살로 착각하고, 그 마음을 더욱 가까이하여 부처님의 율의(律儀)를 파하며 몰래 탐욕을 행하게 되느니라.또 입으로 즐겨 말하기를 ‘내가 지난 세상의 어느 생에서 먼저 누구를 제도하여 당시에는 나의 처와 첩과 형제가 되어 살았는데, 또 지금도 서로 만나 제도하게 되었으니, 나는 너희들과 함께 서로 따라서 어느 세계로 돌아가서 어느 부처님께 공양하게 되리라’고 하기도 하며, 혹은 말하기를 ‘따로 큰 광명이 비치는 하늘이 있어서 그 가운데 부처님이 계시는데, 그 하늘이 바로 일체 여래께서 쉬는 곳이다’라고 하면, 저 무지한 자들은 허망한 거짓말을 믿고 본심을 잃어버리고 만다. 이것은 전염병을 퍼뜨리는 여귀(癘鬼)가 늙어서 마로 변한 경우인데, 이 사람을 어지럽게 괴롭히다가 만족한 나머지 싫증을 내어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버리면, 제자와 스승은 함께 왕 법의 환난에 빠지게 되느니라. 네가 미리 분명하게 깨달아 안다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또 선남자가 수음(受陰)이 비고 묘하여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않고, 원만한 선정이 밝게 드러난 삼마제(三摩提) 가운데서, 마음이 깊이 들어가기를 좋아하여 자기극복을 부지런히 행하며, 그늘져 고요한 곳에 처하기를 즐기면서 정밀(靜謐)한 경계를 탐내어 구하면, 그때 틈을 노려 기다리던 하늘의 마가 정령(精靈)을 날려 보내서 사람에게 붙게 하여 그의 입으로 경법(經法)을 설하게 한다. 이 사람도 역시 본래 마에 잡힌 줄도 모르고 스스로 ‘더없이 훌륭한 열반을 얻었노라’고 하며, 정밀한 경계를 구하는 선남자에게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한다. 그는 청중들에게 각기 과거의 업[本業]을 알게 하느니라. 때로는 바로 그 자리에서 어느 한 사람에게 ‘그대는 지금 아직 죽지도 않았는데 벌써 축생이 되었구나’라고 말하며, 다른 한 사람을 시켜 뒤에서 꼬리를 밟도록 명령하고 갑자기 그 사람을 일어날 수 없도록 하면, 이를 본 한 무리는 온 마음을 기울여 존경하며 굴복한다.

또 사람이 마음속으로 무엇을 생각하는지 미리 그 조짐[肇]을 알아내고, 부처님의 율의(律儀)보다 이 법을 더욱 애써 정밀하게 닦아야 한다고 하면서, 조금도 거리낌 없이 비구를 비방하고 제자[徒衆]들을 꾸짖으며 남의 일을 들춰내느니라.
또 입으로 아직 일어나지 않은 재앙과 복덕에 대하여 말하기를 좋아하는데, 말한 일은 때가 되면 털끝만큼도 틀리지 않는다. 이것은 무척 힘센 귀신[大力鬼]이 늙어서 마로 변한 경우인데, 이 사람을 어지럽게 괴롭히다가 만족한 나머지 싫증을 내어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버리면,제자와 스승은 함께 왕 법의 환난에 빠지게 되느니라. 네가 미리 분명하게 깨달아 안다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또 선남자가 수음(受陰)이 비고 묘하여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않고, 원만한 선정이 밝게 드러난 삼마제(三摩提) 가운데서, 마음에 지견(知見)을 애착하여 부지런히 연마하고 추구하여, 숙명통[宿命]을 탐내어 구하면, 그때 틈을 노려 기다리던 하늘의 마가 정령(精靈)을 날려 보내서 사람에게 붙게 하여 입으로 경법(經法)을 설하게 한다. 이 사람은 달리 마에 잡힌 줄도 모르고 스스로 ‘더없이 훌륭한 열반을 얻었노라’고 하며, 지견[知]을 구하는 선남자에게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한다.

이때 이 선남자는 설법하는 자리에서 까닭 없이 훌륭한 보배구슬을 얻는다. 그 마는 때에 따라 축생으로 변해서 입으로 구슬과 여러 구슬이 어울린 보배와 서적[簡冊]과 예언서[符牘] 등 여러 기이한 물건들을 물어다가 먼저 그 사람에 준 뒤에 그 몸에 붙기도 한다. 때로는 설법 듣는 사람들을 유인하여 땅속에 묻히게 하면, 명월주(明月珠)가 그 곳을 밝게 비치는 것을 보면서, 이 여러 듣는 사람들은 일찍이 본적이 없는 일이라고 한다. 또 약초를 많이 먹고 맛있는 음식을 먹지 않으며, 어떤 때는 날마다 한 알의 삼씨와 한 알의 보리만을 먹어도 그 형체가 살찌고 충실하니, 마의 힘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조금도 거리낌 없이 비구를 비방하고 제자들을 꾸짖느니라.

또 입으로 즐겨 말하기를 ‘다른 지방에 보배를 갈무린 곳이 바로 시방의 성인과 현인이 숨어있는 곳’이라고 하면, 그 뒤를 따라 가본 사람들은 가끔 기이한 사람을 보기도 한다. 이것은 산신[山], 나무 신[林], 토지 신[土地], 성황신[城隍], 내신[川], 산악 신[嶽]이 늙어서 마로 변한 경우인데, 때로는 음욕을 찬양하고 부처님의 계율을 파하여 받들어 섬기는 자들과 몰래 5욕(欲)을 행하기도 하며, 때로는 정진하며 순전히 풀과 나무를 먹기도 한다. 이렇게 일정하지 않는 일을 행하면서, 이 사람을 어지럽게 괴롭히다가 만족한 나머지 싫증을 내어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버리면, 제자와 스승은 함께 왕 법의 환난에 빠지게 되느니라. 네가 미리 분명하게 깨달아 안다면 마땅히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또 선남자가 수음(受陰)이 비고 묘하여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않고, 원만한 선정이 밝게 드러난 삼마제(三摩提) 가운데서, 마음에 신통(神通)의 가지가지 변화를 애착하여, 변화의 근원을 연마하고 추궁해서, 신통의 힘을 탐내어 취하려고 하면, 그때 틈을 노려 기다리던 하늘의 마가 정령(精靈)을 날려 보내서 사람에게 붙게 하여 그 사람의 입으로 경법(經法)을 설하게 한다. 이 사람은 진실로 마에 잡힌 줄도 모르고 스스로 ‘더없이 훌륭한 열반을 얻었노라’고 하며, 신통[通]을 구하는 선남자에게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한다. 때로는 손에 불빛[火光]을 잡고 그 빛을 떼어내어 법문을 듣는 사부대중[四衆]의 머리로 나눠보내면, 그 듣는 사람들의 정수리에 두어 자 길이의 불빛이 닿지만, 뜨거운 기운도 없고 타지도 않으며, 때로는 물위를 평지처럼 다니기도 하고, 때로는 허공 가운데 편안히 앉아서 움직이지 않기도 하고, 때로는 병 속에 들어가기도 하며, 때로는 주머니 속에 들어 있기도 하며, 창을 넘고 담을 뚫어 나가기도 한다. 이럴 때는 조금도 장애가 없으나, 오직 칼과 병기에서는 자재하지 못하느니라.

그런 가운데 스스로 부처님이라 하여 세속 옷을 입은 채 비구의 예배를 받으면서, 거리낌 없이 선(禪)과 율(律)을 비방하고 제자들을 꾸짖으며, 남의 일을 들춰내느니라.
또 입으로 항상 신통자재(神通自在)를 설하는 가운데, 때로는 사람들에게 곁으로 부처님의 국토를 보이기도 한다. 이것은 귀신의 힘으로 사람을 미혹시키는 일일 뿐,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또 음행을 찬탄하여 추잡한 짓이라고 헐지 않고 오히려 남녀의 문란한 온갖 짓이 법을 전하는 일이라고 한다. 이것은 천지간에 무척 힘이 센 산 정령, 바다정령, 바람정령, 강 정령 땅 정령과 오래 묵은[積劫] 일체 풀과 나무의 정매(精魅)와, 혹은 용매(龍魅)이거나, 혹은 수명이 다하여 죽은 신선이 다시 살아나서 도깨비[魅]가 되었거나, 혹은 기한이 다 차서 죽어야할 신선이 그 형체가 없어지지 않고 다른 괴물에 붙어서 된 것들이 늙어서 마로 변한 경우인데, 이 사람을 어지럽게 괴롭히다가 만족한 나머지 싫증을 내어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버리면, 제자와 스승은 함께 왕 법의 환난에 빠지게 되느니라. 네가 미리 분명하게 깨달아 안다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또 선남자가 수음(受陰)이 비고 묘하여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않고, 원만한 선정이 밝게 드러난 삼마제(三摩提) 가운데서, 마음이 멸한 경지에 들기를 좋아하여, 변화의 본질[化性]을 연마하고 추궁해서, 심오한 공[深空]을 탐내어 구하면, 그때 틈을 노려 기다리던 하늘의 마가 정령(精靈)을 날려 보내서 사람에게 붙게 하여 그 사람의 입으로 경법(經法)을 설하게 한다. 이 사람은 끝내 마에 잡힌 줄도 모르고 스스로 ‘더없이 훌륭한 열반을 얻었노라’고 하며, 공(空)을 구하는 선남자에게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한다. 설법하는 가운데 대중 속에서 그 형체가 홀연히 공하여 누구도 볼 수 없게 하다가 다시 허공에서 불쑥 나타난다. 이렇게 나타나고 사라짐을 자재하게 행하여, 때로는 그 몸을 유리처럼 투명하게 나타내기도 하고, 때로는 손발을 내밀어 전단향기를 풍기기도 하고, 때로는 대소변을 두터운 벌꿀[石蜜]처럼 보이기도 하면서, 계율을 비방하여 헐고 출가를 가볍고 천하게 여기느니라.

또 입으로 항상 설하기를 ‘원인도 없고 결과도 없으니, 한번 죽으면 영원히 사라져서 다음 세상의 몸도 없고 범부도 성인도 없다’고 한다. 비록 공적(空寂)한 경계를 얻었다고 하나, 몰래 탐욕을 행하니, 그 탐욕의 기운을 받은 자들도 공한 마음을 얻고 인과가 없다고 주장하느니라. 이것은 일식과 월식[日月薄蝕]의 정기와 금과 옥과 신령한 풀[芝草]과 기린, 봉황, 거북, 학 등이 천만년이 지나도록 죽지 않고 정령이 되어 국토에 출생했다가 늙어서 마로 변한 경우인데, 이 사람을 어지럽게 괴롭히다가 만족한 나머지 싫증을 내어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버리면, 제자와 스승은 함께 왕 법의 환난에 빠지게 되느니라. 네가 미리 분명하게 깨달아 안다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또 선남자가 수음(受陰)이 비고 묘하여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않고, 원만한 선정이 밝게 드러난 삼마제(三摩提) 가운데서, 마음에 장수(長壽)를 애착하여 생명의 미세한 틀[幾]을 수고롭게 연마하고 영원한 수명을 탐내어 구해서, 분단의 생사[分段生]를 버리고 단번에 변역의 세밀한 모양으로 영원히 머무는 몸[變易細相常住]을 원하면, 그때 틈을 노려 기다리던 하늘의 마가 정령(精靈)을 날려 보내서 사람에게 붙게 하여 그 사람의 입으로 경법(經法)을 설하게 한다. 이 사람은 마침내 마에 잡힌 줄도 모르고 스스로 ‘더없이 훌륭한 열반을 얻었노라’고 하며, 영원한 생을 구하는 선남자에게 와서자리를 펴고 설법한다. 설법하는 가운데 다른 곳에 막힘없이 왕래하는 능력을 자랑삼아 말하면서, 때로는 만 리 밖에 갔다가 순식간에 다시 오는데, 그 지방의 물건들을 다 가져오기도 하고, 때로는 어느 한 곳에 두서너 걸음 밖에 안 되는 한 방안에서, 사람을 시켜 동쪽 벽에서 서쪽 벽까지 가라고 하면, 이 사람은 급하게 걸어가지만, 수년이 걸려도 도달할 수 없도록 한다. 이를 본 사람들은 마음으로 믿으면서 부처님이 앞에 나타난 것이 아닌가 의심하느니라.

또 입으로 항상 말하기를 ‘시방중생은 다 나의 아들이며, 나는 모든 부처님을 낳았고 내가 세계를 내었다. 나는 근원 부처로서 자연 그대로 세상에 나온 것이며, 닦아서 얻는 경계가 아니다’라고 한다. 이것은 세상에 머무는 자재천마(自在天魔)가 그의 권속인 자문다(遮文茶)나 사천왕의 비사동자(毗舍童子)와 같은 발심하지 않는 자들을 시켜서, 그의 비고 밝은 기를 이롭게 여겨 그 정기를 먹게 한 것이니라. 때로는 스승과 관계없이 그 수행자는 집금강(執金剛)이라고 자칭하는 자가 ‘너에게 긴 수명을 주리라’고 하며 나타낸 아름다운 여자의 몸을 직접 보고 음욕을 탐하여 왕성하게 행하다가, 해를 채 넘기기도 전에 간과 뇌가 고갈되고 만다. 입에 겸한 혼잣말이 다른 사람에게는 요망한 도깨비처럼 들려도, 이 수행자[前人]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흔히 왕 법의 난에 빠지지만, 채 형벌을 받기도 전에 이미 먼저 말라죽고 마느니라. 마는 이렇게 저 사람을 어지럽게 괴롭히다가 죽음으로 몰아넣으니, 네가 미리 분명하게 깨달아 안다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아난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이 열 가지 마는 말세 때 불법[我法] 가운데 출가하여 도를 닦으면서, 때로는 사람의 몸에 붙기도 하고, 때로는 스스로 형체를 나타내기도 한다. 이들은 모두 말하기를 ‘나는 이미 두루 다 아는 바른 깨달음을 이뤘노라’고 하며, 음욕을 찬탄하고 부처님의 율의(律儀)를 파하면서, 앞서 악마에 걸린 스승과 마의 제자는 음욕과 음욕을 서로 전하느니라. 이와 같이 삿된 정령이 그 마음을 매혹시키는 일은 짧게는 9생(生)에 이르고 길게는 백세(百世)를 넘기면서, 진실한 수행자들을 모두 마의 권속으로 만들어 버리니, 목숨을 마친 뒤에는 반드시 마의 백성이 되어 두루 다 아는 바른 지혜를 잃고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너는 이제 명심해서 미리 열반[寂滅]에 들지 말고, 비록 무학(無學)을 얻을 지라도 원을 세워 저 말법 가운데 들어가서 큰 자비를 일으키고, 바른 마음으로 믿음이 깊은 중생들을 구제[救度]하여 마에 잡히는 일이 없도록 하고 바른 지견(知見)을 얻게 하여라. 나는 이제 너를 제도하여 이미 생사를 벗어나게 하였으니, 네가 부처님의 말씀을 따라 지켜야만 부처님의 은혜를 갚는다고 하리라.

아난아, 이러한 열 가지 선나(禪那)에서 나타나는 경계는 모두 상음(想陰)에서 작용하는 마음이 서로 엇갈려 다투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나타나면 중생들은 완고하게 미혹하여 스스로 헤아리지 못한다. 그래서 이러한 인연을 만나면 혼미하여 스스로 알지 못하고 성인의 경지에 올랐노라 하면서 대망어(大妄語)를 지어 무간지옥[無間獄]에 떨어지느니라. 너희들은 마땅히 여래의 말을 간직하여 내가 열반한 뒤에 말법(末法)에 전하여 보여서 두루 중생들이 이 뜻을 깨닫게 하고, 하늘의 마군들이 방편을 얻지 못하도록 잘 지녀서 덮고 보호하여 더없이 높은 도를 이루게 하여라.

아난아, 저 선남자가 삼마제(三摩提)를 닦아서 상음(想陰)이 다 사라지면, 평소에도 꿈과 생각이 소멸하여 자고 깸이 한결같아서, 깨달음의 밝음이 맑게 개인 하늘처럼 비고 고요하여, 거칠고 무거운 앞 경계의 그림자 모양이 없어지느니라. 세상의 대지와 산과 강들을 보아도 거울이 밝게 비치듯 와도 와서 붙는 일이 없고 가도 간 흔적이 없다. 빈 그대로 받아들여 비춰 응해서 전혀 묵은 습기[陳習]도 없고, 오직 하나의 정교한 진실뿐이니라. 여기에 생멸의 근원이 열려 드러남으로, 시방의 12류 중생들이 종류마다 생기는 곳을 죄다 보게 되느니라. 비록 아직은 각 생명이 유래한 시초[各命由緖; 識陰]를 통하지 못했을지라도, 같이 태어나는 공동의 터[同生基]가 마치 아지랑이가 번들거리듯 맑게 흔들리면서 뜬 감관[浮根塵]이 짜이는 구경의 주요 원천[究竟樞穴]을 보느니라. 이를 행음의 보금자리[行陰區宇]라고 한다.
만일 이 맑게 흔들려 번들거리는 근원의 성품이 그 성품[性] 그대로 원래 고요한 자리[元澄; 識陰]에 들어가서 단번에 원래의 습기를 가라앉히면, 마치 파도가 사라져서 고요한 물로 화한 것과 같은 상태를 행음(行陰)이 다 사라진 경계라고 하며, 이 경계에 든 사람은 능히 중생탁(衆生濁)을 초월하느니라. 그 행음(行陰)에 가린 까닭을 살펴보면, 깊이 숨은 망상[幽隱妄想]이 근본이니라.

아난아, 잘 알아야 한다. 바른 지견을 얻고 사마타(奢摩他)에 든 선남자들은밝음을 굳히고 마음을 바로잡아 열 가지 하늘 마가 그 틈을 노릴 수 없는 경계에 들었으니, 비로소 정교하게 연마하여 태어나는 종류의 근본을 추궁하게 되느니라. 이때 태어나는 근본 종류 가운데 태어나는 근원이 드러난 행자가 저 깊고 맑고 원만하게 요동하는 근원을 관찰하다가, 원만한 근원 가운데서 생각을 일으켜 헤아리면, 이 사람은 두 가지 원인이 없다고 주장하는 논리[二無因論]에 떨어지느니라.

첫째는 이 사람은 근본[本]을 보고 원인이 없다고 주장하느니라. 왜냐 하면 이 사람은 이미 생겨나는 틀이 완전히 무너진 경계를 얻었으니, 눈 감관의 8백 공덕에 의지하여 8만 겁 안에 있는 중생들이 업의 흐름을 따라 굽이돌며 여기서 죽고 저기서 나는 모양을 보기 때문이다. 이렇게 단지 중생이 그 곳에서 윤회하는 모양만 볼 뿐, 8만 겁을 떠나서는 아득하여 본 일이 없으니 ‘이 세간의 시방 중생은 8만 겁 동안 원인 없이 저절로 있다’고 생각하느니라. 이렇게 헤아리기 때문에 두루 아는 바른 지혜를 잃고 외도로 타락해서 보리의 성품을 미혹하느니라.

둘째는 이 사람은 끝[末]을 보고 원인이 없다고 주장하느니라. 왜냐하면 이 사람은 태어나는 데서 이미 그 근본을 보았으니, 사람은 사람을 낳는 줄 알고, 새는 새를 낳고 까마귀는 본래 검고 고니는 본래 희며, 사람과 하늘[天]은 서서 다니고 축생은 기어 다니며, 흰 것은 씻어서 희어진 것이 아니고, 검은 것은 물들여 검어진 것이 아니라고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팔만 겁 동안 더 이상 달리 바뀌는 일이 없으니, 이제 이 형상을 다할지라도 역시 마찬가지다. 나는 본래 보리를 본 적이 없는데, 어찌 다시 보리를 이루는 일이 있겠는가. 마땅히 현재[今日]의 일체 물상은 다 본래 원인이 없음을 알아야 한다’고 하느니라. 이러한 생각 때문에 두루 아는 바른 지혜를 잃고 외도로 타락해서 보리의 성품을 미혹하느니라. 이를 ‘첫 번째 외도가 내세운 원인이 없다고 주장하는 논리[無因論]’라고 한다.

아난아, 이 삼마제(三摩提)에 든 선남자들은 밝음을 굳히고 마음을 바로잡아 마가 틈을 노릴 수 없는 경계에 들었으니, 태어나는 종류의 근본을 추궁하게 되느니라. 여기서 저 깊고 맑게 항상 요동하는 근원을 관찰하다가, 항상 원만한 가운데서 생각을 일으켜 헤아리면, 이 사람은 네 가지 두루 영원하다고 주장하는 논리[四徧常論]에 떨어지느니라.

첫째는 이 사람이 마음과 경계의 본질에서 두 곳이 원인이 없는 이치를 추궁하여 닦고, 2만 겁 가운데 시방 중생이 소유한 생멸은 모두 다 순환하여 잠깐도 흩어지거나 잃지 않음을 알고는 영원하다고 생각하느니라.

둘째는 이 사람이 4대(大)의 근원을 추궁하여 네 성질이 항상 머무는 이치를 닦고, 4만 겁 가운데 시방 중생이 소유한 생멸이 모두 다 자체가 항일(恒一)하여 잠깐도 흩어지거나 잃지 않음을 알고는 영원하다고 생각하느니라.

셋째는 이 사람이 여섯 감관[6根; 6識의 뜻]과 7식과 8식[執受; 8식]을 끝까지 추궁하여, 심의식(心意識) 가운데 본원의 유래한 곳은 성품이 영원히 항일하므로 그대로 닦아서, 8만 겁 가운데 일체중생이 순환하여 잃지 않음을 본래 영원히 머무는 진리로 알고, 잃지 않는 성품을 추궁하며 영원하다고 생각하느니라.

넷째는 이 사람은 ‘상음[想]의 근원이 다 없어졌으니, 생(生)의 이치는 더 이상 흐르거나 멈추거나 옮기거나 구르는 일이 없다. 생멸을 생각하는 마음이 이제 이미 영원히 멸했으니, 이치 가운데 자연히 생멸이 아닌 법을 성취한 것이리라’고 헤아리는 마음으로 인하여 영원하다고 생각하느니라.
이렇게 영원하다는 생각 때문에 두루 아는 바른 지혜를 잃고 외도로 타락해서 보리의 성품을 미혹하느니라. 이를 ‘두 번째 외도가 내세우는 원만한 영원이라고 주장하는 논리’라고 한다.

또 삼마제(三摩提)에 든 선남자들은 굳게 집중하고 마음을 바로잡아 마가 틈을 노릴 수 없는 경계에 들었으니, 태어나는 종류의 근본을 추궁하게 되느니라. 여기서 저 깊고 맑고 항상 요동하는 근원을 관찰하다가, 자타(自他)가운데서 생각을 일으켜 헤아리면, 이 사람은 ‘네 가지 뒤바뀐 소견의 한 편은 영원하지 않고 한 편은 영원하다는 논리’에 떨어지느니라.

첫째는 이 사람이 묘하고 밝은 마음이 시방세계에 두루 원만함을 관찰하고는 고요한 경계[湛然]를 구경의 신비한 나[究竟神我]로 여기고, 여기서 생각하기를 ‘나는 시방에 두루 밝음을 굳혀서 흔들리지 않으나, 일체중생은 나의 마음 가운데서 저절로 생겼다가 저절로 죽을 뿐이니, 나의 심성(心性)은 영원하고 저 생하고 멸하는 것은 영원하지 않다’고 하느니라.

둘째는 이 사람이 그 마음은 관찰하지 않고,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시방국토만을 두루 관찰하여, 겁이 무너지는 곳을 보고는 끝까지 영원하지 않는 종류[種性]라 하고, 겁이 무너지지 않는 곳을 보고는 끝까지 영원한 경지라고 하느니라.

셋째는 이 사람이 따로 관찰하기를 ‘나의 마음은 정밀하고 미세함이 마치 미세한 티끌과 같아서, 시방에 흐르고 굴러도 성품은 옮기거나 바뀌지 않는 가운데 이 몸을 생기게 하고 멸하게 한다’고 하여, 그 무너지지 않는 본질을 나의 성품의 영원이라 하고, 일체 생사는 나에게서 흘러나왔으니 영원하지 않는 성질이라고 하느니라.

넷째는 이 사람은 상음(想陰)이 다 사라졌음을 알고 행음(行陰)의 흐름을 보면서, 행음이 항상 흐르는 상태를 영원한 본질로 생각하고, 색음(色陰)과 수음(受陰)과 상음(想陰)은 이제 이미 멸하여 없으니 영원하지 않다고 하느니라.
이렇게 한 편은 영원하지 않고 한 편은 영원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외도로 타락하여 보리의 성품을 미혹하느니라. 이를 ‘세 번째 외도가 내세운 한 편이 영원하다는 논리’라고 한다.

또 삼마제(三摩提)에 든 선남자들이 굳게 집중하고 마음을 바로잡아 마가 틈을 노릴 수 없는 경계에 들었으니, 태어나는 종류의 근본을 추궁하게 되느니라. 여기서 저 깊고 맑게 항상 요동하는 근원을 관찰하다가, 나뉘어진 자리[分位]에서 생각을 일으켜 헤아리면, 이 사람은 ‘네 가지 한계가 있다는 논리[有邊論]’에 떨어지느니라.

첫째는 이 사람이 마음으로 태어나는 근원의 흐르는 작용이 쉬지 않는다고 헤아려서, 과거와 미래를 한계 있는 경계[有邊]로 생각하고, 현재 상속하는 마음을 한계 없는 경계[無邊]로 생각하느니라.

둘째는 이 사람이 8만 겁을 보면 중생들이 보이지만, 8만 겁 이전은 적막하여 듣거나 본적이 없으니, 듣거나 본적이 없는 곳을 한계 없는 경계라 하고, 중생이 있는 곳을 한계 있는 경계라고 하느니라.

셋째는 이 사람이 생각하기를 ‘나는 두루 알아서 한계 없는 성품을 얻었으니, 저 모든 사람은 내가 두루 아는 경계에 나타나는 것이다. 내가 조금도 저들의 아는 성품을 알지 못하는 것은, 저들은 한계 없는 마음을 얻지 못하고 단지 한계 있는 성질만 있기 때문이다’라고 하느니라.

넷째는 이 사람이 행음(行陰)의 공한 이치를 추궁한 소견으로 마음의 길을 따라 일체중생의 한 몸을 깊이 따져보고,모두 다 반은 생하고 반은 멸한다고 생각하여, 그 세계의 일체 소유(所有)도 절반은 한계 있는 경계로, 절반은 한계 없는 경계로 밝히느니라.
이렇게 한계 있는 경계와 한계 없는 경계를 헤아리기 때문에, 외도로 타락하여 보리의 성품을 미혹하느니라. 이를 ‘네 번째 외도가 내세운 네 가지 한계 있는 논리[有邊論]’라고 한다.

또 삼마제(三摩提)에 든 선남자들이 굳게 집중하고 마음을 바로 잡아 마가 틈을 노릴 수 없는 경계에 들었으니, 태어나는 종류의 근본을 추궁하게 되느니라. 여기서 저 깊고 맑게 항상 요동하는 근원을 관찰하다가, 지견(知見) 가운데서 생각을 일으켜 헤아리면, 이 사람은 ‘네 가지 뒤바뀐 소견으로 죽지 않는 뜻을 교란(矯亂)하여 두루 헤아리는 헛된 논리’에 떨어지니라.

첫째는 이 사람이 변화의 근원을 관찰하여 옮겨 흐르는 곳을 보고는 변한다고 하며, 상속(相續)하는 곳을 보고는 한결같다고 하며, 보이는 곳을 보고는 생(生)이라 하며, 보는 곳이 보이지 않으면 멸(滅)이라 하며, 상속의 원인에서 그 성질이 끊어지지 않는 곳을 불어난다[增]고 하며, 상속하는 가운데 사이[中]가 여읜 곳을 줄어든다[減]고 하며, 각각 생기는 곳을 있다[有]고 하며, 서로 서로 없어지는 곳을 없다[無]고 한다. 이치로는 전체를 다 관찰하면서 마음을 쓸 때는 별도로 보고, 법을 구하는 사람이 와서 그 뜻을 물으면 ‘나는 이제 생기기도 하고 멸하기도 하며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며 불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한다’고 답하여, 언제든지 모두 그 말을 어지럽히면서 앞사람에게 글귀[章句]를 잃게 하느니라.

둘째는 이 사람이 그 마음이 서로 서로 없어지는 곳을 자세히 관찰하여 무(無)로 인해서 증득했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와서 물으면 오직 한 글자로 답하여 무(無)라고 말할 뿐, 무(無)라는 말 외에 어떤 말도 하지 않느니라.

셋째는 이 사람은 그 마음이 각각 있는 곳을 자세히 관찰하여 유(有)로 인해서 증득했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와서 물으면 오직 한 글자로 답하여 이것[是]이라고 말할 뿐 이것이란 말 외에 어떤 말도 하지 않느니라.

넷째는 이 사람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을 함께 보다가 그 경계가 갈라지므로 그 마음도 어지러워져서, 어떤 사람이 와서 물으면 ‘있기도 한 것이 곧 없기도 한 것이며, 없기도 한 가운데 있기도 한 것이 아니다’라고 답하여 일체를 교란(矯亂)하여 따질 수 없게 하느니라.
이렇게 허무(虛無)한 교란을 헤아리기 때문에 외도로 타락해서 보리의 성품을 미혹하느니라. 이를 ‘다섯 번째 네 가지 뒤바뀐 소견으로 죽지 않는 뜻을 교란하여 두루 헤아리는 헛된 논리’라고 한다.

또 삼마제(三摩提)에 든 선남자들이 굳게 집중하고 마음을 바로잡아 마가 틈을 노릴 수 없는 경계에 들었으니, 태어나는 종류의 근본을 추궁하게 되느니라. 여기서 저 깊고 맑게 항상 요동하는 근원을 관찰하다가, 끝없이 흐르는 경계에서 생각을 일으켜 헤아리면, 이 사람은 ‘죽은 뒤에 모양이 있다고 마음을 내는 뒤바뀜’에 떨어지느니라.
혹은 스스로 몸을 굳게 지켜서 색(色)이 바로 나라 하기도 하며, 혹은 나는 원만하게 국토를 두루 머금었다고 보고 나는 색을 소유[有]했다고 하기도 하며, 혹은 저 앞의 인연이 나를 따라 회복된다고 하여 색은 나에게 속했다고 하기도 하며, 혹은 또 나는 행음(行陰)의 상속을 따른다 하여 나는 색 안에 있다고 하기도 하면서, 모두 헤아려 말하기를 ‘죽은 뒤에 상이 있다’고 하므로, 이와 같이 순환하여 열여섯 모양이 있게 되느니라.
이로부터 혹은 번뇌는 끝까지 번뇌이고 보리는 끝까지 보리이니, 두 성품이 나란히 달려도 각기 서로 저촉되지 않는다고 하느니라.
이렇게 죽은 뒤에 모양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외도로 타락하여 보리의 성품을 미혹하느니라. 이를 ‘여섯 번째 외도가 내세운 5음(陰) 가운데서 죽은 뒤에 모양이 있다고 마음이 뒤바뀐 논리’라고 한다.

또 삼마제(三摩提)에 든 선남자들이 굳게 집중하고 마음을 바로 잡아 마가 틈을 노릴 수 없는 경계에 들었으니, 태어나는 종류의 근본을 추궁하게 되느니라. 여기서 저 깊고 맑게 항상 요동하는 근원을 관찰하다가, 먼저 멸한 색음(色陰)과 수음(受陰)과 상음(想陰) 가운데서 생각을 일으켜 헤아리면 이 사람은 ‘죽은 뒤에 모양이 없다고 마음을 낸 뒤바뀜’에 떨어지느니라.
그 색음(色陰)이 멸한 자리를 보고 형체는 원인 할 곳이 없다고 하며, 그 상음(想陰)이 멸한 자리를 보고 마음에 얽매인 경계가 없다고 하며, 그 수음(受陰)이 멸한 자리를 알고 몸과 마음이 더 이상 연결될 수 없다고 하면서 ‘음(陰)의 성질이 소멸하여 흩어져버렸으니, 비록 태어나는 이치가 있더라도수음[受]과 상음[想]이 없음으로 초목과 다를 바 없다. 현재 앞에 있는 이 몸[質]도 오히려 얻을 수 없는데, 죽은 뒤에 어찌 더 이상 온갖 모양이 있으랴’고 생각한다. 이로 인해 곰곰이 따져서 죽은 뒤에 모양이 없다고 하므로, 이와 같이 순화하여 여덟 가지 모양이 없다는 견해가 있게 되느니라. 이로부터 혹은 열반의 원인과 결과도 일체 공하여 이름만 있을 뿐, 구경에는 아무것도 없다[斷滅]고 생각하느니라.
이렇게 죽은 뒤에 모양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외도로 타락하여 보리의 성품을 미혹하느니라. 이를 ‘일곱 번째 외도가 내세운 5음(陰) 가운데서 죽은 뒤에 모양이 없다고 마음을 낸 뒤바뀐 논리’라고 한다.

또 삼마제(三摩提)에 든 선남자들이 굳게 집중하고 마음을 바로 잡아 마가 틈을 노릴 수 없는 경계에 들었으니, 태어나는 종류의 근본을 추궁하게 되느니라. 여기서 저 깊고 맑게 항상 요동하는 근원을 관찰하다가, 행음(行陰)이 있는 가운데서 수음(受陰)과 상음(想陰)의 멸한 경계를 겸하여 쌍으로 있고 없는 모양을 헤아려 자체의 모양을 파하면, 이 사람은 ‘죽은 뒤에 함께 부정[俱非]하는 뒤바뀜을 일으킨 논리’에 떨어지느니라.
색음(色陰)과 수음(受陰)과 상음(想陰) 가운데서 있는 것을 보아도 있는 것이 아니며, 행음(行陰)이 흘러 옮기는 속에서 없는 것을 보아도 없는 것이 아니라고 하며, 이와 같이 순환하여 음의 경계[陰界]를 추궁하여 다하고 여덟 가지 함께 부정하는 모양[八俱非相]을 한 연[一緣; 四陰의 한 연씩]마다 따라 얻고는, 다 죽은 뒤에 유상(有相)이며, 무상(無相)이라고 말하느니라.
또 온갖 행(行)의 성질이 옮겨 달라진다고 헤아리기 때문에, 마음에 통하여 깨달았다는 생각을 일으켜 유무(有無)를 함께 부정하면서 허와 실을 종잡지 못하느니라.
이렇게 죽은 뒤에 함께 부정하는 경계를 헤아림에 따라 뒤의 경계는 어리둥절하여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외도로 타락하여 보리의 성품을 잃어버리느니라. 이를 ‘여덟 번째 외도가 세운 5음(陰)가운데서 죽은 뒤에 함께 부정하는 마음이 뒤바뀐 논리’라고 한다.

또 삼마제(三摩提)에 든 선남자들이 굳게 집중하고 마음을 바로 잡아 마가 틈을 노릴 수 없는 경계에 들었으니, 태어나는 종류의 근본을 추궁하게 되느니라. 여기서 저 깊고 맑게 항상 요동하는 근원을 관찰하다가, 뒤로 계속 없는 곳에서 생각을 일으켜 헤아리면, 이 사람은 ‘7단멸론(斷滅論)’에 떨어지느니라.
혹은 몸[身; 欲界의 人天]을 단멸이라 생각하고, 혹은 욕심이 다한 곳[欲盡; 初禪天]을 단멸이라 하며, 혹은 괴로움이 다한 곳[苦盡; 二禪天]을 단멸이라 하고,혹은 지극히 즐거운 곳[極樂; 三禪天]을 단멸이라 하며, 혹은 지극히 평등한 곳[極捨; 四禪天과 無色界]을 단멸이라 하느니라. 이렇게 순환하여 일곱 경계를 끝까지 추궁하여, 현재 눈앞에 소멸하여 멸하고 나면 더 이상 돌아오는 일이 없다고 한다.
이렇게 죽은 뒤에 아무것도 없다[斷滅]고 헤아리기 때문에 외도로 타락하여 보리의 성품을 잃게 되느니라. 이를 ‘아홉 번째 외도가 세운 5음 가운데서 죽은 뒤에 아무것도 없다는 소견으로 마음이 뒤바뀐 논리’라고 한다.

또 삼마제(三摩提)에 든 선남자들이 굳게 집중하고 마음을 바로 잡아 마가 틈을 노릴 수 없는 경계에 들었으니, 태어나는 종류의 근본을 추궁하게 되느니라. 여기서 저 깊고 맑게 항상 요동하는 근원을 관찰하다가, 뒤로 계속 있는 곳에서 생각을 일으켜 헤아리면, 이 사람은 ‘다섯 열반(涅槃)의 논리’에 떨어지느니라.
혹은 욕계천[欲界]을 바르게 굴려 의지할 곳[正轉依]으로 삼는 것은 원만한 밝음을 보고 애착하여 사모하기 때문이며, 혹은 초선천[初禪](을 바르게 굴려 의지할 곳으로 삼는 것)은 성품에 근심이 없기 때문이며, 혹은 이선천(二禪天)(을 바르게 굴려 의지할 곳으로 삼는 것)은 마음에 괴로움이 없기 때문이며, 혹은 삼선천(三禪天)(을 바르게 굴려 의지할 곳으로 삼는 것)은 지극한 기쁨이 따르기 때문이며, 혹은 사선천(四禪天)(을 바르게 굴려 의지할 곳으로 삼는 것)은 괴로움과 즐거움이 다 없어서 생멸의 윤회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번뇌가 있는 하늘을 무위(無爲)의 경지로 잘못 알고, 다섯 곳의 안온함을 뛰어나게 깨끗한 의지처(勝淨依)로 여기고, 이렇게 순환하여 다섯 곳을 구경(究竟)으로 삼느니라.
이렇게 다섯 곳을 현재 그대로 열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외도로 타락하여 보리의 성품을 미혹하느니라. 이를 ‘열 번째 외도가 세운 5음(陰) 가운데서 다섯 곳을 현재 그대로 열반이라는 소견으로 마음이 뒤바뀐 논리’라고 한다.

아난아, 이러한 열 가지 선나(禪那)의 미친 견해[狂解]는 모두 행음(行陰)에서 작용하는 마음이 서로 엇갈려 다투는 까닭에 이러한 깨달음이 나타나지만, 중생들은 완고하게 미혹하여 스스로 헤아리지 못해서, 이러한 경계가 앞에 나타나면 미혹을 견해[解]로 삼고 스스로 성인의 경지에 올랐노라 하면서 대망어(大妄語)를 지어 무간지옥[無間獄]에 떨어지느니라.
너희들은 반드시 여래의 말을 간직해서 내가 열반한 뒤 말법(末法)에 전하여, 중생들이 두루 이 뜻을 깨달아서 마음의 마가 스스로 깊은 재앙을 일으키지 못하도록지키고 보호하여 삿된 견해를 소멸케 하여라. 또 그 몸과 마음으로 하여금 진실한 뜻을 열어 깨닫도록 가르쳐서 더없이 높은 도에 헷갈린 길[枝岐]을 만나지 않게 하고, 마음에 조금 얻고 만족하게 여기는 일이 없게 하여, 부처님[大覺王]이 목적한 청정한 뜻을 이루도록 하여라.

아난아, 저 선남자가 삼마제(三摩提)를 닦아서 행음(行陰)이 다 사라지면, 모든 세간의 본질[性]인 깊고 맑게 요동하는 공동의 생명 틀[同分生機]에서 문득 미세하게 잠긴 주요매듭[沈細綱紐]이 허물어지고, 또 보특가라(補特伽羅)가 업을 갚는 깊은 맥에서 감응(感應)이 멀리 끊어지니, 열반의 하늘에 장차 크게 깨달음이 밝으려는 조짐은 마치 나중에 우는 닭소리를 듣고 동쪽을 돌아보면 이미 정교한 빛깔이 있는 것과 같으니라. 이에 여섯 감관이 비고 고요하여 더 이상 치달음이 없고 안과 밖이 고요히 밝아서 들어가도 들어갈 곳이 없는데 이르러, 시방의 12류 중생이 생명을 받는 근원[元]과 유서[由]를 깊이 사무쳐서 유서(由緖)를 보고 근원을 잡으니, 온갖 종류가 생명을 불러들이지[召] 못한 가운데, 시방의 유정 경계[界]에 이미 동화[同]하는 능력을 얻게 되며, 정교한 색(色)이 잠기지 않고 그윽한 생명의 비밀[幽祕]이 열려 나타나느니라. 이를 식음(識陰)의 보금자리라고 한다.
만일 여러 종류들이 생명을 불러들이는 곳에서 이미 동화하는 능력을 얻은 가운데, 여섯 문[六門; 六根]을 소멸하고 합쳐 여는 능력을 성취하면, 보고 듣는 작용이 가깝게 통해서 서로 융통한 작용[互用]이 청정하여, 시방세계와 몸과 마음이 폐유리(吠瑠璃)와 같이 안과 밖이 밝게 사무친 상태를 식음(識陰)이 다 사라진 경계라고 하며, 이 경계에 이른 사람은 능히 명탁(命濁)을 초월하느니라. 그 식음(識陰)에 가린 까닭을 살펴보면, 있는 듯 하나 없는 모양이 허무한 뒤바뀐 망상[罔象虛無顚倒妄想]이 근본이니라.

아난아, 잘 알아야 한다. 선남자가 모든 행음(行陰)이 공한 이치를 추궁하여 식음[識]에서 근원을 돌이켜 이미 생멸을 멸했으나, 적멸(寂滅)의 정밀하고 미묘한 경지는 아직 원만하지 못하느니라. 그러니 자기 몸에 따로 막혀 작용하는 감관을 합쳐 열고, 시방의 온갖 종류와 통하여 깨달아서 깨달아 아는 작용이 꼭 맞게 뚫려야만, 원만한 근원으로 들어갈 수 있느니라.
여기서 만일 돌아갈 곳에 영원한 진리의 원인[眞常因]을 세우고 이를 훌륭한 경지로 알면, 이 사람은 원인을 세운 곳에 원인을 두는 집착에 떨어져서, 사비가라(娑毘迦羅)와 같이 명제(冥諦)로 돌아가 의지하는 무리와 벗이 되어,부처님의 보리를 미혹하여 지견(知見)을 잃게 되느니라.
이를 ‘첫 번째 소득(所得)이 있는 마음을 세우고 돌아간 결과[所歸果]를 성취하는 자’라고 하며, 여기에 원만한 통달을 멀리 어기고 열반성(涅槃城)을 등져서 외도의 종류로 태어나느니라.

아난아, 또 선남자가 모든 행음(行陰)이 공한 이치를 추궁하여 이미 생멸을 멸했으나, 적멸(寂滅)의 정밀하고 미묘한 경지는 아직 원만하지 못하느니라. 여기에 만일 돌아갈 곳[識陰]을 자체(自體)로 보고 ‘온 허공세계의 12류 중생은 모두 나의 몸속에서 한 종류로 흘러나왔다’고 하며, 이를 훌륭한 경지로 알면, 이 사람은 할 수 없는 데서 할 수 있다는 집착에 떨어져서, 마혜수라(摩醯首羅)와 같이 한없는 몸을 나타내는 무리와 벗이 되어, 부처님의 보리를 미혹하고 지견(知見)을 잃게 되느니라.
이를 ‘두 번째 할 수 있다는 마음을 세우고 할 수 있는 일의 결과[能事果]를 성취하는 자’라고 하며, 여기에 원만한 통달을 멀리 어기고 열반성(涅槃城)을 등져서 나는 두루 원만하다는 대만천(大慢天)의 종류로 태어나느니라.

또 선남자가 모든 행음(行陰)이 공한 이치를 추궁하여 이미 생멸을 멸했으나, 적멸(寂滅)의 정밀하고 미묘한 경지는 아직 원만하지 못하느니라. 여기에 만일 돌아갈 곳에 돌아가 의지할 곳이라 하여, 스스로 의심하기를 ‘몸과 마음은 저기에서 흘러나왔으며, 시방의 허공도 다 저기에서 생겨났다’고 하면, 곧 모두 일으켜 떨쳐 흐르는 자리[都起所宣流地]를 영원히 머무는 진리의 몸[眞常身]으로 여겨 생멸이 없는 법으로 아느니라. 이것은 생멸 가운데 있으면서 미리 영원히 변치 않는 진리[常住]라고 생각한 것이니, 이미 생멸을 떠난 진리도 모를 뿐 아니라, 생멸 자체도 미혹한 것이니라. 이렇게 편안히 머물러 미혹에 잠겨 있으면서 이를 훌륭한 경지로 알면, 이 사람은 영원하지 않은 것을 영원하다고 집착하는 경계에 떨어져서 자재천(自在天)과 같이 생각하는 무리와 벗이 되어, 부처님의 보리를 미혹하고 지견(知見)을 잃게 되느니라.
이를 ‘세 번째 의지하는 마음[因依心]을 세우고 허망한 헤아림의 결과를 성취하는 자’라고 하며, 여기에 원만한 통달을 멀리 어기고 열반성(涅槃城)을 등져서 뒤바뀐 원만의 종류로 태어나느니라.

또 선남자가 모든 행음(行陰)이 공한 이치를 추궁하여 이미 생멸을 멸했으나, 적멸(寂滅)의 정밀하고 미묘한 경지는 아직 원만하지 못하느니라. 여기에 만일 아는 경계에서 아는 능력이 두루 원만한 까닭에아는 능력을 따라 견해를 세우면, ‘시방의 풀과 나무들도 다 유정(有情)으로서 사람과 다름이 없으니, 풀과 나무들은 사람이 되고 사람은 죽어서 다시 시방의 풀과 나무가 되는 일을 가리지 않고 두루 안다’고 하느니라. 이를 훌륭한 경지로 알면, 이 사람은 모르는 것을 안다고 집착하는 경계에 떨어져서 파타(婆吒)나 선니(霰尼)와 같이 일체를 깨달았다는 무리와 벗이 되어, 부처님의 보리를 미혹하고 지견(知見)을 잃게 되느니라.
이를 ‘네 번째 원만하게 아는 마음을 헤아려 허망하고 그릇된 결과를 성취하는 자’라고 하며, 여기에 원만한 통달을 멀리 어기고 열반성(涅槃城)을 등져서 뒤바뀐 지견의 종류로 태어나느니라.

또 선남자가 모든 행음(行陰)이 공한 이치를 추궁하여 이미 생멸을 멸했으나, 적멸(寂滅)의 정밀하고 미묘한 경지는 아직 원만하지 못하느니라. 여기에 만일 원만하게 융통한 감관이 서로 작용하는 가운데서 이미 순조롭게 따르는 능력을 얻고는, 곧바로 ‘원만한 변화에서 일체가 발생한다’고 하여, 불의 요소에서 광명(光明)의 이치를 구하고, 물의 요소에서 맑은 이치를 즐기고, 바람의 요소에서 두루 흐르는 이치를 좋아하고, 흙[塵]의 요소에 성취하는 이치를 관찰하여, 각각 숭배하고 섬기면서, 이 여러 요소[群塵]가 일으켜 짓는 근본원인을 영원히 변치 않는 진리로 여기는 견해를 세우면, 이 사람은 생멸이 없는 법[無生]을 생긴다는 집착에 떨어져서, 모든 가섭파(迦葉波)와 바라문(婆羅門)들과 같이 열심히 마음을 닦고 몸을 부려 불을 숭배하고 물을 섬기며 생사에서 벗어나기를 구하는 무리와 벗이 되어, 부처님의 보리를 미혹하고 지견(知見)을 잃게 되느니라.
이를 ‘다섯 번째 숭배하고 섬기는 일을 생각해서 집착하고 마음을 미혹하여 물체를 따르면서 허망하게 구하는 원인을 세우고 허망하게 바라는 결과를 찾는 자’라고 하며, 여기에 원만한 통달을 멀리 어기고 열반성(涅槃城)을 등져서 뒤바뀐 변화의 종류로 태어나느니라.

또 선남자가 모든 행음(行陰)이 공한 이치를 추궁하여 이미 생멸을 멸했으나, 적멸(寂滅)의 정밀하고 미묘한 경지는 아직 원만하지 못하느니라. 여기에 만일 뚜렷이 밝은데서 밝음이 텅 비었음을 헤아려 온갖 변화를 완전히 멸[非滅; 絶滅]하여, 영멸의(永滅依; 外道의 涅槃)로써 돌아가 의지할 곳을 삼고, 이를 훌륭한 경지로 알면, 이 사람은 돌아갈 곳이 없는 데를 돌아가려는 집착에 떨어져서, 무상천(無想天)의 순야다(舜若多; 空性에 집착한 部類)들과 벗이 되어, 부처님의 보리를 미혹하고 지견(知見)을 잃게 되느니라.이를 ‘여섯 번째 원만하게 비어 없는 마음[圓虛無心]으로 공하여 없는 결과를 성취하는 자’라고 하며, 여기에 원만한 통달을 멀리 어기고 열반성(涅槃城)을 등져서 단멸(斷滅)의 종류로 태어나느니라.

또 선남자가 모든 행음(行陰)이 공한 이치를 추궁하여 이미 생멸을 멸했으나, 적멸(寂滅)의 정밀하고 미묘한 경지는 아직 원만하지 못하느니라. 여기에 만일 원만하여 영원히 변함이 없는 자리[圓常]에 몸을 굳혀 영원히 머물러서, 정밀한 원만함과 한 가지로 영원히 죽지 않으려고 하며, 이를 훌륭한 경지로 알면, 이 사람은 탐하지 않아야 할 것을 탐내는 집착에 떨어져서, 아사타(阿斯陀)들과 같이 긴 수명을 구하는 무리와 벗이 되어, 부처님의 보리를 미혹하고 지견(知見)을 잃게 되느니라.
이를 ‘일곱 번째 생명의 근원을 집착하여 견고한 허망의 원인[妄因]을 세우고 긴 수고로움의 결과로 향하는 자’라고 하며, 여기에 원만한 통달을 멀리 어기고 열반의 성[涅槃城]을 등져서 허망하게 수명을 늘리는 종류로 태어나느니라.

또 선남자가 모든 행음(行陰)이 공한 이치를 추궁하여 이미 생멸을 멸했으나, 적멸(寂滅)의 정밀하고 미묘한 경지는 아직 원만하지 못하느니라. 여기서 생명이 서로 융통함을 관찰하고 문득 번뇌[塵勞]에 머물러서, 그것이 스러져 사라질까 염려하여, 곧 이 기회에 연화궁전에 앉아서 널리 일곱 가지 보배를 변화시키고, 보배로운 아가씨들을 많이 불려서, 마음껏 즐기려고 하며 이를 훌륭한 경지로 알면, 이 사람은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로 여기는 집착에 떨어져서, 타기(吒枳)와 가라(迦羅)들과 벗이 되어 부처님의 보리를 미혹하고 지견(知見)을 잃게 되느니라.
이를 ‘여덟 번째 삿된 사유의 원인[邪思因]을 일으켜 진로번뇌를 치성케 하는 결과[熾塵果]를 세운 자’라고 하며, 여기에 원만한 통달을 멀리 어기고 열반의 성을 등져서 천마(天魔)의 종류로 태어나느니라.

또 선남자가 모든 행음(行陰)이 공한 이치를 추궁하여 이미 생멸을 멸했으나, 적멸(寂滅)의 정밀하고 미묘한 경지는 아직 원만하지 못하느니라. 생명이 밝은 가운데서 정밀과 거칢[麤]을 분별하여 진실과 허위를 결단하고, 인과(因果)를 서로 갚는다 하여, 오직 감응(感應)만을 구하면, 청정한 도를 등지느니라. 이른바 고(苦)를 보고 집(集)을 끊으며, 멸(滅)을 증득하여 도를 닦아서, 멸(滅)에 머물러 이미 쉬어 버리고, 더 이상 닦아나가지 않는다는 뜻이니, 이를 훌륭한 경지로 알면, 이 사람은 정성성문(定性聲聞)에 떨어져서 얻은 법 없이 얻었다고 교만을 부리는[增上慢者] 무식한 비구[無聞僧]들과 벗이 되어,부처님의 보리를 미혹하고 지견(知見)을 잃게 되느니라.
이를 ‘아홉 번째 정밀하게 응하는 마음을 원만히 갖춰서 열반[寂]으로 향하는 결과를 성취하려는 자’라고 하며, 여기에 원만한 통달을 멀리 어기고 열반성(涅槃城)을 등져서 공(空)에 얽매인 종류로 태어나느니라.

또 선남자가 모든 행음(行陰)이 공한 이치를 추궁하여 이미 생멸을 멸했으나, 적멸(寂滅)의 정밀하고 미묘한 경지가 아직 원만하지 못하느니라. 여기에 만일 원만 융통하고 청정한 깨달음이 밝은 데서, 깊고 묘함을 밝히고 연마하여 곧 열반이라 주장하고 더 이상 닦아나가지 않으면서, 훌륭한 경지로 알면, 이 사람은 정성벽지(定性辟支)에 떨어져서 연각(緣覺)과 독각(獨覺)들과 벗이 되어, 부처님의 보리를 미혹하고 지견(知見)을 잃게 되느니라. 이를 ‘열 번째 깨달음의 융통한 마음을 원만히 갖춰서 고요한 밝은 결과를 성취하려는 자’라고 하며, 여기에 원만한 통달을 멀리 어기고 열반의 성을 등져서 깨달음을 원만하게 밝히려고 하나 원만하게 밝히지 못하는 종류로 태어나느니라.

아난아, 이러한 열 가지 선나(禪那)를 닦다가 중도에 미치는 것은 미혹을 의지한 탓이며, 만족하지 못한 가운데 만족하게 증득했다는 생각을 내는 것도 다 이 식음(識陰)에서 작용하는 마음이 서로 엇갈려 다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한 자리에 나지만, 중생들은 완고하게 미혹하여 스스로 헤아리지 못하고 이런 경계가 앞에 나타나면, 각기 애착해온 이전 습기로 마음이 미혹하여 스스로 멈춰 쉬면서, 장차 최후에 돌아갈 편안한 자리로 여기고 스스로 말하기를 ‘더없이 높은 보리를 만족하게 성취했노라’고 하며 대망어(大妄語)를 짓느니라. 그러다가 외도(外道)와 사마(邪魔)는 받은 업이 끝나면 무간지옥[無間獄]에 떨어지고, 성문(聲聞)과 연각(緣覺)은 더 이상 향상하지 못하느니라.

너희들은 명심해서[存心] 여래의 도를 간직하여 이 법문을 가지고, 내가 열반한 뒤 말법(末法)에 전해서, 널리 중생들에게 이 뜻을 깨달아 알게 하여 견마(見魔)로 하여금 스스로 깊은 재앙을 짓지 않게 할 것이며, 잘 보호하여 가엾게 여겨 구제해서 삿된 인연을 소멸시키고, 그 몸과 마음으로 하여금 부처님의 지견에 들게 하고 처음부터 성취해서 갈림길을 만나지 않도록 하여라.지난 세상 항사겁(恒沙劫)의 미진(微塵) 여래께서도 이 법문을 의지하여 마음을 열고 더없이 높은 도를 얻으셨느니라.
식음(識陰)이 다 사라지면 현재 너의 모든 감관은 서로 융통하게 작용할 것이며, 서로 융통하게 작용하는 가운데 보살의 금강간혜(金剛乾慧)에 들어가면, 뚜렷이 밝고 정밀한 마음이 그 속에서 일으키는 변화는 마치 깨끗한 유리 안에 보배의 달을 먹음은 듯 하리라. 이와 같이 10신(信)과 10주(住)와 10행(行)과 10회향(迴向)과 4가행심(加行心)과 보살이 행할 금강10지(地)를 뛰어넘어 등각(等覺)이 원만하게 밝은 가운데, 여래의 묘장엄해(妙莊嚴海)로 들어가서 보리를 원만하게 성취하여 얻을 법이 없는 경지로 돌아가느니라.

이 법문은 바로 과거 부처님 세존께서 사마타(奢摩他)의 비바사나(毗婆舍那)에서 깨달음의 밝은 지혜로 분석하신 미세한 마의 일이니, 마의 경계가 앞에 나타났을 때 네가 잘 알아서 마음의 때를 씻고 삿된 견해에 떨어지지 않으면, 음마(陰魔)는 소멸하고 천마(天魔)는 꺾여 무너지고, 힘센 귀신은 넋을 잃고 달아나며, 이매망양(魑魅魍魎)은 더 이상 나오지 않으리라. 그러면 바로 보리로 나아가는데 모자란 일들이 없으니, 열등한 자[下劣; 二乘]들도 증진(增進)하여 대열반(大涅槃)에 마음이 미혹하거나 답답하지 않으리라.
만일 말세에 우둔한 중생들이 선나(禪那)도 모르고 설법할 줄도 모르면서 삼매(三昧)를 즐겨 닦을 때, 네가 그들이 삿된 마[邪]와 함께 어울릴 것을 염려한다면, 나의 불정다라니주(佛頂陀羅尼呪)를 권하여 일심으로 지니게 하여라. 만일 외우지 못할 경우에는 선당(禪堂)에 써 붙이거나 몸에 지니기만 해도, 일체 온갖 마가 흔들 수 없느니라. 너는 마땅히 시방 여래께서 끝까지 닦아 나아가도록 최후에 내리신 모범을 존중해야 하느니라.”

아난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머리를 조아려 정중히 받들어 기억하여 잃지 않고, 대중가운데서 다시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5음(陰)의 모양 가운데 다섯 가지 허망이 본래 생각하는 마음[本想心]’이라고 하셨으나, 저희들은 평소에 여래로부터 자세한 가르침을 받들지 못했습니다.이 5음(陰)을 한꺼번[倂]에 없애야 합니까, 아니면 차례로 없애야 합니까. 또 이러한 다섯 겹은 어디까지를 경계로 정해야 하겠습니까.
부디 여래께서는 큰사랑을 베푸셔서 이 대중의 마음과 눈을 깨끗이 밝혀주시고, 말세(末世)의 일체중생에게도 장래의 안목이 되게 하옵소서.”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정밀하고 진실하고 미묘하고 밝은 본각(本覺)은 원만하고 청정하여 생사와 온갖 티끌 번뇌와 때 번뇌와 내지 허공까지도 머문 일이 없으니, 모두 허망한 생각으로 발생하여 일어난 경계이니라. 원래 본각(本覺)이 묘하고 밝고 진실하고 정밀한데서, 허망하게 온갖 물질 세간이 발생했으니, 마치 연야다(演若多)가 제 머리를 미혹하고 그림자로 잘못 안 일과 같으니라.
망상이 원래 원인이 없는데, 허망한 생각 가운데 인연의 성질을 세우기도 하고, 인연을 미혹한 자는 자연이라고 하나, 저 허공의 본질도 실제는 오히려 환영(幻影)으로 생겼으니, 인연과 자연도 다 중생의 허망한 마음으로 헤아릴 뿐이니라.
아난아, 망(妄)이 일어난 곳을 안다면 망의 인연을 설하겠으나, 망이 원래 없다면 망의 인연을 설한다 해도 원래 아무것도 없는데, 더욱이 어찌 알지 못하고 자연으로 미루겠느냐.
그러므로 여래는 너에게 5음의 본 모양은 다 같이 망상이라고 밝힌 것이니라.

너의 몸은 당초에 부모의 생각으로 생겨났으나, 네 마음이 생각하지 않았다면, 생각 가운데 와서 생명을 전할 수 없었으리라. 내가 앞서 ‘마음으로 신맛을 생각하면 입에서 침이 생기고, 높은 벼랑에 오른다고 생각하면 발바닥이 시큼하다’고 말했듯이, 높은 벼랑이 있지도 않고 신 물건이 오지도 않았는데, 네 몸이 분명 허망과 통하는 종류가 아니라면, 어째서 신 이야기를 따라 입에서 침이 나오겠느냐. 그러니 마땅히 알아야 한다. 현재 너의 색신(色身)을 첫 번째 견고망상(堅固妄想)이라고 하느니라.
또 말한 바와 같이 높은데 오른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너의 형체에 실제로 시큼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으며, 여기에 수음(受陰)이 생긴 까닭에 몸[色體]을 움직일 수 있게 하였으니, 네가 지금 현재 이익은 따르고 손해는 어기는 두 가지가 뚜렷이 달리는 작용을, 두 번째 허명망상(虛明妄想)이라고 하느니라.
네 생각으로 네 몸[色身]을 부리고 있는데, 몸은 생각의 종류가 아님에도,너의 몸은 무슨 이유로 생각의 부림을 따라 가지가지로 본뜨고[取像] 마음이 나면 몸[形]이 취해서 생각과 상응하여, 깨어 있는 동안은 생각하고 잠자는 동안은 꿈을 꾸겠느냐. 이렇게 너의 생각이 흔들리는 허망한 정[妄情]을 세 번째 융통망상(融通妄想)이라고 하느니라.
변화하는 이치가 머물지 않고 계속 움직여 가만히 옮기는 가운데, 손톱이 자라고 털이 나고 기운이 스러지고 용모가 쭈그러지면서 밤낮으로 서로 바뀌고 있으나, 잠깐도 깨닫지 못하느니라.

아난아, 이것이 만일 네가 아니라면 어째서 몸이 변하며, 만일 분명 진정한 너라면 어째서 깨닫지 못하는 것이냐. 이렇게 너의 모든 행음(行陰)이 생각마다 멈추지 않는 작용을 네 번째 유은망상(幽隱妄想)이라고 하느니라.
또 너의 정밀하고 밝고 고요하여 흔들리지 않는 곳을 영원히 변치 않는 경지[恒常]라고 한다면, 몸에서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 작용이 나오지 않아야 하며, 또 만일 참으로 정밀하고 진실한 경지[精眞]라면 망(妄)을 익히는 작용을 용납하지 않아야 하리라. 그런데 무슨 이유로 너희들은 예전에 본 기이한 물건을 여러 해가 지나서 기억하는지 잊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가, 뒤에 홀연히 이전의 기이한 물건을 다시 보면, 분명하게 기억하여 조금도 잃지 않는 것이냐. 이 정교한 앎이 고요하여 흔들리지 않는 가운데 생각마다 받아 훈습하는 작용을 어떻게 헤아리겠느냐.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고요한 경계도 진실이 아니니라. 마치 급하게 흐르는 물이 겉으로 보기엔 담담하여 조용한 듯 하나, 흐름이 빨라서 보이지 않을 뿐, 흐름이 없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이것이 만일 생각의 근원이 아니라면 어찌 생각의 습기[想習]를 받아들이겠느냐. 네 여섯 감관의 서로 융통한 작용이 합쳐 열리지 않는다면, 이 망상은 사라질 때가 없으리라. 그러므로 네가 지금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 작용이 가운데를 꿰어 익히는 미세한 기미[中串習幾]이니라. 이것이 고요히 아는 속에 있는 듯한 모양이 허무한 상태[罔象虛無]를 다섯째 전도미세정상(顚倒微細精想)이라 하느니라.

아난아, 이 5수음(受陰)은 다섯 망상으로 이뤄졌느니라.
너는 이제 원인의 경계[因界]가 얕은지 깊은지를 알고자 하였으니, 물질[色]과 공(空)은 색음(色陰)의 가장자리[邊際]이고, 닿음[觸]과 뗌[離]은 수음(受陰)의 가장자리이며, 기억[記]과 잊음[忘]은 상음(想陰)의 가장자리이고, 사라짐[滅]과 생김[生]은 행음(行陰)의 가장자리이며, 고요한 데 들어가서 고요함과 합함은 식음(識陰)으로 돌아가는 가장자리니라.이 5음(陰)은 원래 겹겹으로 겹쳐 생겼으니, 생기는 법[生]은 식음(識陰)을 근거로 있으나, 멸하는 법[滅]은 색음(色陰)으로부터 제거하느니라. 이치[理]로는 단번에 깨달아서 깨달음을 따라 모두 소멸할 수 있으나, 실제[事]로는 단번에 없애지 못하니 수행절차를 밟아 없애야 하느니라. 나는 이미 너에게 겁바라천(劫波羅天)수건의 매듭으로 밝혔는데, 무엇이 분명하지 않아서 다시 또 묻는 것이냐.
너는 마땅히 이 망상의 근원으로 마음을 열어 통하고 나서, 장래 말법(末法)의 수행자들에게 전하여 허망함을 알고 깊이 싫어하는 생각이 저절로 우러나게 하며, 열반이 있음을 알고 3계(界)에 연연하지 않게 하여라.

아난아, 만일 어떤 사람이 시방에 두루 원만한 허공에 가득 찰만한 7보를 가지고, 티끌처럼 많은 부처님을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면서 잠시도 헛된 마음으로 보내지 않는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사람이 이렇게 부처님께 보시한 인연으로 얼마나 많은 복을 받겠느냐.

아난이 답했다.
“허공도 다함이 없고 보배도 끝이 없다고 하셨으니, 옛날 어떤 중생은 부처님께 7전(錢)만을 보시하고도, 오히려 몸을 버린 뒤에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었는데, 더욱이 이 눈앞의 허공을 이미 다하고 부처님의 국토가 가득 차도록 모두 진보(珍寶)를 보시한 일이겠습니까. 겁이 끝나도록 말하거나 생각해도 오히려 따를 수 없는데, 이 복이 어찌 또 끝이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제불여래(諸佛如來)의 말씀에는 허망함이 없느니라. 가령 어떤 사람이 몸에 네 가지 무거운 죄와 열 가지 바라이(波羅夷) 죄를 가득 짊어지고 순식간에 이곳 저 곳의 아비지옥(阿鼻地獄)을 겪어야 할 지경이거나, 심지어 시방의 무간지옥(無間地獄)을 끝까지 두루 다 겪어야 할 지경이라도, 일념(一念)으로 이 법문을 가지고 말겁(末劫) 가운데 배우지 못한 이들을 깨우칠 수 있다면, 이 사람의 죄와 업장은 생각 따라 소멸해서, 그 받을 지옥고통의 원인은 변하여 안락한 국토가 되느니라. 따라서 얻는 복도 앞의 칠보로 보시한 사람보다 훨씬 뛰어나 백배 천배 천만억 배이며, 이렇게 계속 계산[算數]하고 비유(譬喩)해도 따를 수 없느니라.아난아, 또 만일 어떤 중생이 능히 이 경을 외우고 이 주문을 지닌다면, 내가 아무리 겁이 끝나도록 오래 설할지라도 다 설할 수 없느니라. 내가 가르친 말[敎言]을 의지해서 가르친 대로 도를 행한다면, 바로 보리를 성취하여 더 이상 마의 업이 없어지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다 설하시자, 비구와 비구니와 우바새(優婆塞)와 우바이(優婆夷)와 모든 세상의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와 다른 곳에서 온 보살과 이승(二乘)과 성선동자(聖仙童子)와 처음 발심한 대력귀신(大力鬼神)들은 모두들 무척 기뻐하면서 예를 올리고 그 자리를 떠났다.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 해제

1. 개요
음녀(淫女)의 환술에 걸린 아난을 구제한 부처님께서 진실과 허망을 구분하는 바른 관찰과 계율의 이행 및 능엄주의 지송 등을 설하신 경전이다. 산스크리트경명은 Śuraṅgama Sūtra이고, 티벳어경명은 Bcom ldan ḥdas kyi gtsug tor chen po de bshin gśegs paḥi gsaṅ ba sgrub paḥi don mṅon par thob paḥi rgyu byaṅ chub sems dpaḥ thams cad kyi spyod pa dpaḥ bar ḥgro baḥi mdo leḥu stoṅ phrag bcu pa las leḥu bcu pa이다. 줄여서 『능엄경(楞嚴經)』․『수릉엄경(首楞嚴經)』이라고 한다. 별명은 『대불정경(大佛頂經)』․『대불정수릉엄경(大佛頂首楞嚴經)』․『만행수릉엄경(萬行首楞嚴經)』․『중인도나란다대도량경(中印度那蘭陀大道場經)』이다.

2. 성립과 한역
이 경이 설해진 시기에 대해서는 반야와 법화의 중간에 설해졌을 것이라는 주장과 야륜다라(耶輪多羅)가 『법화경』을 듣고 수기(授記)를 받았다는 구절 등이 있는 것으로 보아 『법화경』 이후에 설해졌으리라는 주장이 있다. 이 경전은 인도의 유명한 사찰인 나란타사(那爛陀寺)에 숨겨져 있어 당나라 이전까지는 중국에 들어오지 못하다가 반랄밀제(般剌蜜帝, Pāramiti)가 가져와서 705년에 광주(廣州)의 제지사(制旨寺)에서 번역하였다. 그 번역에 대해서는 이견(異見)이 있는데, 이 경의 범본이 없는 것에 대해 반랄밀제가 그 원본을 중국에 가져왔다가 번역을 마친 뒤에 다시 본국으로 가져갔다는 점과, 유교나 도교의 술어가 가끔 언급되는 점 등으로 미루어 중국에서 만들어진 위경(僞經)일 것이라는 설도 있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이 경의 주석서(註釋書)는 거의 1백 종류나 되는데, 중국의 것으로는 인악(仁岳)의 『능엄경집해(楞嚴經集解)』 10권․계환(戒環)의 『능엄경요해(楞嚴經要解)』 20권․함휘(咸輝)의 『능엄경의해(楞嚴經義解)』 30권 등이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 보환(普幻)의 『능엄경신료』 2권․『능엄환해산보기(楞嚴環解刪補記)』 2권과 조선시대 유일(有一)의 『능엄경사기』 1권․의첨(義沾)의 『능엄경사기』 1권 등이 있다. 특히 송대(宋代)의 계환(戒環) 소(疏)는 그 내용이 간단명료하나 요해(要解)에 잘못된 곳이 적지 않아서 이것을 고려의 보환(普幻)스님이 바로잡고 『능엄환해산보기(楞嚴環海刪補記)』를 지었는데, 이것을 예로부터 환해(幻解)라 부른다. 이 외에도 세조 당시의 간경도감에서 간행한 언해본이 있으며, 현대에 이르러서는 역경에 온 힘을 기울이신 운허(耘虛)스님의 한글 번역본이 있다.

4. 구성과 내용
총 10권으로 구성된 이 경은 부처님께서 이 경을 설하여 능엄주에 의해 악마의 장애를 물리치고 부지런히 참선 정진하여 여래의 진실한 지혜를 얻어 생사의 괴로움을 벗어나게 하려고 한다는 내용이다. 이 경의 제목을 풀이하면, 대(大)는 크다는 뜻이고, 불정(佛頂)은 높다는 뜻이다. 여래밀인(如來密印)은 여래께서 성불하시는데 은밀히 의지하셨던 인행법(因行法)이란 뜻이니 밀교적인 기능이고, 수증요의(修證了義)는 닦아 증득한 요의법(了義法)이란 뜻이니 현교적(顯敎的) 기능이다. 제보살만행(諸菩薩萬行)은 보살들이 만행을 닦는데 의지해야 할 법이란 뜻이고, 수능엄(首楞嚴)은 범어로 번역하면 건상분할(健相分割), 즉 건전한 재상이 사물을 분별하는 것 같아서 이론이 정형하다는 뜻이고, 또한 필경견고(畢竟堅固)라고도 하는데 이 진리가 완벽하게 견고하다는 뜻이다. 이 뜻을 종합하면 크고 높은 여래의 비밀한 인행(因行)이며 닦아서 증득하신 요의(了義)의 법이며 보살들이 이를 인하여 만행을 닦으면 성불할 수 있는 논리가 건상(健相)의 분별 같고 금강(金剛)과 같이 굳은 경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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